익명경험담 와이프의 사진에 마음이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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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434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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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올립니다, 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연휴가 워낙 짧다보니 즐거워야 할 귀성길이 오히려 피곤함만 더 안겨준 고행길이 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신 분들에게는

틀림없이 뜻깊고 보람찬 귀성길이 되었으리라 봅니다.
 

 

저희부부가 근래에 겪은 색다른 경험이긴 합니다만...

일의 시작은 올해 여름철 무렵부터 시작됐는데요,

어느 날 저녁에 제 와이프가 저더러 뭘 좀 보랩니다.

 

다름아니라 제 와이프의 미니홈피 방명록에 어느 분께서 글을 남기셨더라고요.

 

내용인즉슨, 스토리사진을 전문으로 찍으시는 작가분인데,

우연히 제 와이프의 싸이에 들렀다가 사진을 몇 장 봤는데, 이미지가 마음에 들더랍니다.

그래서 느낌있는 순수한 작품사진을 제작하려 하는데 모델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는...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제 아내 미니홈피는 기본적으로 일촌공개로 되어있고, 그냥 사진 몇 장만 메인으로 전체공개화 되어 있는데요,

승무원유니폼 입은 사진은 안 보이도록 되어 있고 (전체공개로 보더라도 별로 많이 올려놓지도 않았습니다만),

그 때는 여름철에 주로 제가 찍어 준 사진 몇 장만 보이게끔 되어 있었는데, 그걸 보시고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제 와이프가 방명록에 그분께서 남기신 글을 보고 조금 놀랬는지, 그분이 소개한 그분 홈피에도 들어가 봤더라고요.

저도 들어가서 함께 봤더니 그분 말씀대로 순수한 스토리사진을 찍으시는 분이더군요,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느낌인 듯 했습니다,
전체적인 색광이며, 구도며...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뭐가 달라도 다르더군요.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와이프는 대학시절에 의류며 제화모델도 한 적이 있어서 스타일이 잘 나옵니다.

(스타일이 좋아서 모델을 한 것인지, 모델을 하다보니 스타일이 더 좋아진 것인지... 상호작용이 있겠죠.)

 

사실 제 친구 몇몇이 사진동호회 회원이어서 연애시절에 제 와이프가 가끔씩 야외출사 모델이 되어준 적도 있습니다.

부천의 야인시대 세트장이라든가, 선유도, 춘천, 서울의 대학캠퍼스 등등에서요.

 

아무튼 뜻밖의 글이 방명록에 남겨져 있길래, 와이프도 다소 신기해하고 저도 기분이 묘해지더군요.

 

하지만 제가 각종 영상물이나, 시각적인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분 홈피까지 확인하고 나니 안심도 되고, 또 호기심도 동해서 한번 해보라고 와이프에게 권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도 괜찮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와이프도 그분 홈피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뜯어보고선 호기심이 동하는 것 같았고,

또 제 얘기에 귀가 솔깃했는지 은근히 해보고 싶어하는 듯 하더군요

(원래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고, 사진 찍히는 것도 좋아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래서 그분에게 글 남기고 나중에 서로 연락해서 그분 스토리사진의 모델을 하기로 했죠.

 

다만 와이프가 승무원이다보니 휴일이 정기적으로 있는 것은 아니어서,

데이오프에만 촬영이 가능하다고, 그리고 너무 멀리까지 가서 촬영하기는 좀 힘들 것 같고(피곤하니까 ㅋ),
될 수 있는 한 가까운 곳에서만 가능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그분도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어차피 적당한 장소는 많으니까, 가까운 곳에서 될 수 있는한 속성으로 찍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처녀인 줄 알았다며 유부녀인줄은 몰랐다고 하시더랍니다.

(그런 말씀은 왜 하신대? 그래서 와이프 미니홈피의 메인사진을 우리 둘이 함께 있는 사진으로 바꿨습니다 ㅡㅡ;;;)

 

세세한 과정은 생략하고 나중에 사진이 나온 걸 보니... 흐뭇하더군요^^
 
컨셉은 고독과 고독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욕망의 몸부림을 이미지로 형상화 하는 것이었는데,
그래도 와이프가 소시적에 모델경험이 있어서인지 작가님의 요구대로 잘 맞춰주려고
노력을 많이 한 모양이더군요.
 
마치 제가 아는 그녀가 아닌, 다른 어떤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작가님도 무척 흡족하셨는지 우리 부부에게 나중에 또 한번 따로 술대접을 해주셨습니다

(푸짐한 모듬 회에 소주잔이 정겹게 오가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죠.)

제가 스토리사진에 남자모델은 왜 별로 쓰지 않는지 물어봤더니, 쓸 때도 있다더군요.

하지만 자연사물과 어우러지면서 보다 더 강렬한 순간적인 느낌의 이미지를 창조하는데는

여성모델이 남성모델보다 확실히 더 효과가 강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원래 어떤 일이든지 한번 인연이 닿기만 하면 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법이죠.
 

그 작가분이 매개체가 되시면서 와이프가 또 그 작가분 친구분의 모델을 해주게 되었고

(이번에는 스튜디오 안에서 찍은 스토리 사진이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웨딩모델로도 한번 나섰습니다.

 

처음에 좀 얼떨떨했던 것이 저랑 와이프가 바로 현재까지 신혼부부 아닙니까.

그런데 새 신부인 제 와이프가 웨딩모델을 해도 되는 것인지 좀 헷갈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때는 분위기 탓이었는지 한번 해보라고 그랬죠.

 

제 와이프도 웨딩모델을 해 본 경험은 한번도 없었던터라 한번 해보고 싶은 모양이더군요.
 

그래서 와이프가 평일의 데이오프 날에 혼자 스튜디오로 나가서 웨딩모델 촬영을 했고

나중에 사진 나온 걸 보니... 잘 나오긴 무척 잘 나왔더군요... ㅡㅡ;;;

 

우리가 올해 초에 결혼할 때 찍었던 웨딩사진은 여러가지 재미있는 컨셉의 설정사진들이었는데

(와이프가 절 걷어차는 사진, 함께 야외에서 뛰는 사진 등등...
주로 젊은 커플의 명랑하고 활기 찬 애정을 컨셉으로 한 사진들이었습니다),
 
이번에 와이프가 웨딩모델 하면서 찍은 사진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고 대할 수 있는
사랑과 고요함, 평화로움(?) 만이 가득 느껴지는 그런 사진들이었습니다.
 
와이프가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다시한번 몸에 걸치고선(?) 홀로 의자에 앉은 사진, 바닥에 앉은 사진,
쇼파에 비스듬히 누운 사진,
창가에 기대어 앉은 사진, 거울을 보며 미소짓는 사진 등등.. 보기 좋더군요.
 
그리고 곧 이어 눈에 들어오는 남자모델과 함께 한 사진들...
남자모델도 물론 스타일 괜찮고 인상이 참 좋아보였는데...
와이프보다 한 살 동생이라더군요, 모델활동한지 5년 된 친구랍니다.
 
이런저런 설레임이라든지 행복이 가득 엿보이는 그런 컨셉으로로 찍은 사진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둘이 마주보고 서서는 다정스레 손을 맞잡은 사진이 나오더니...
 
와이프의 한쪽 발에 신발을 정성스레 신겨주는 사진,
 
앉아있는 와이프의 턱을 남자모델이 한쪽 손으로 받친 채 살짝 들어올리며 둘이 미소짓는 사진,
 

서로 등을 맞대고 앉은 채로 와이프가 뒤로 살짝 꺾어올린 고개를 남자모델의 뒷목 부근에 기대고선

서로 손을 뒤로 내밀고 다정스레 맞잡은 사진,
 
와이프의 뒤에서부터 와이프의 허리를 남자모델이 가볍게 껴안고 와이프가 살짝 돌아보며 둘이 미소짓는 사진,

남자모델이 다리를 쭈욱 뻗고 앉아있고, 거기에 와이프가 목을 받치고 누워서는
둘이 얼굴을 서로 마주보며(물론 웃으면서) 손을 맞잡고 있는 사진,
 
와이프의 이마에 가볍게 입 맞추는 시늉을 하는 사진,

둘이 창틀에 함께 앉아 와이프의 볼에 가볍게 입맞추는 시늉을 하는 사진,

드디어...
남자모델이 한쪽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른 한 손으론 와이프의 손을 가볍게 맞잡아 올리고선
와이프의 입술 가까이에 키스하는 컨셉
(다행히(?) 와이프는 고개를 살짝 뒤로 뺀듯한 모습,
자기도 모르게 긴장한 빛이 역력한 바람직한(?) 모습, 적어도 제가 보기에는 그랬음)....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살짝이긴 하지만 제 와이프의 허리를 껴안은 모습은 왜 그리 많아보이는지...ㅠㅠ
이 사진기사 아저씨가 정말...
 
아니아니... 오해할 것 없는 작품사진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그 사진들을 보는 제 기분이 묘해진 건 틀림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와이프도 살짝 눈치보였는지 어떤 사진들에선 귀여운 눈망울로 흘끔흘끔 제 표정을 훔쳐본다는 걸 확실히 느꼈습니다.
 
살짝 묘하고, 그보다 더해지는 사알짝 복잡한 심경은 제 머리 속에서만 피어오른 채 맴돌 뿐이었고,
의식적으로 무표정에 가끔씩 미소를 더하면서 일단 사진들 감상을 다하고는,
와이프 얼굴을 직시하며 한마디씩 던져줬습니다.
 
"예쁘다!", "잘 나왔다!!", "너무 멋진거 아냐???", "헉! 이건 웬지 모르게 살짝 야하다! 뭘까, 이 야릇한 기분...?"
 
"그냥 컨셉이니까..." 우물쭈물하며 변명하는 와이프의 귀여운 모습을 쳐다보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보기좋아!!" 하고 안심시켜 줬습니다.
 
결혼을 하고나니 "나의 것, 내 사람, 내 아내"라는 의식이 확고해져서인지, 기정사실이 되어버려서인지
오히려 결혼 전보다 더 애틋한 마음이 들고, 질투심도 웬지 모르게 더 커져 버린 듯 합니다.
 
결혼생활이 오래되면 애틋함도 변한다지만, 아직까진 신혼이라서 그런걸까요...
아니겠죠, 결혼생활이 오래되면 애틋함이 퇴색 될지는 모르지만 미운 정 고운 정도 그만큼 더 들고 더 굳어지겠죠?
 
어쨋든 사진 한장 한장에 따라 웃고 울던 제 마음...
 
직업연기자를 배우자로 둔 분들도 이런 심정을 많이 느꼈겠지? 하는 공연한 생각도 들었던,
어쨋든 즐겁고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저녁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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