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귀국하다가 - 기내에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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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624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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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스튜어디스 아가씨가 제게 살짝 건넨 한마디 “일곱번 만난 사람…”이라는 한 마디가

머리 속에서 자꾸만 맴돌면서 예전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횟수는 달라졌지만, 분명히 제가 뚜렷이 기억하는 표현이었거든요.

 

이렇게 되자 모른 척 하고 앉아있을 수가 없더군요.

 

조금 기다리니 또 그녀가 갤리에서 나와서 복도를 걸어 반대 쪽으로 향합니다.

 

제가 일어서서 슬그머니 뒤따라 갔죠.

그리고 화장실 쪽에 잠시 서 있었습니다.

 

그녀가 다시 이쪽으로 오더군요.

저를 보고 살짝 미소 짓습니다.

 

좀 어리둥절 하기도 하고…겸연쩍기도 했습니다.

이런 적 잘 없는데 말이죠…

 

잠시 우물쭈물 하면서 그녀의 모습을 재빠르게 뜯어봤습니다.

 

단정하고 깔끔한 예쁜 모습…

이제 예전 모습이 조금씩 오버랩 되기 시작합니다.

 

“생각지도 못했어요, 여기서 또 볼 줄은…세상 정말 좁구나.”

 

“네, 저두요” 그녀가 웃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잘 모르겠더군요…

잠시 생각을 정리할 틈이 필요했는데…그러질 못했나 봅니다.

 

그녀가 살짝 웃으면서 다시 갤리 쪽으로 걸어가더군요.

 

그리고 그 후부턴 저절로 계속 그녀 쪽으로 시선이 향해지더군요.

 

나중에 착륙할 시간이 다가올 때 그녀는 자기의 승무원 좌석 쪽에 앉아 있었습니다.

가끔씩 저와 눈이 마주 쳤는데, 눈이 마주 칠 때마다 저한테 살짝살짝 미소를 보내 줍니다.

 

그녀의 맞은 편에는 중년신사 한 분이 앉아 계셨는데,

그 분이 맞은 편의 그녀에게 뭐라고 계속 말을 걸더군요.

 

그녀가 웃음 띈 얼굴로 신사 분 얘기를 경청하면서
가끔씩 뭔가 질문을 받은건지 뭐라고 뭐라고 웃으면서 대답합니다.
 
무척 호감가는 이미지...그래서 그 분도 계속 얘길 걸고 싶었나 봅니다.
 
때로는 얘기가 잘 안들리는지 신사분 가까이로 얼굴을 가까이 하고 “네?”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리고 또 다시 웃으면서 뭐라뭐라 그러고…
 

참 밝은 모습…긍정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더군요.

그렇게 표정 하나하나가 제 눈에 담기더군요.

 

뭔가 약간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고…뭔가 답답한 느낌도 들고…

뭔가 알고 싶기도 하고…그렇더군요…

 

이윽고 비행기가 착륙하고 승객들이 일어서서 짐을 꺼내들고…

주저하다가 참을 수 없어서 제가 그녀 곁으로 슬쩍 다가섰습니다.

 

그녀는 승객들이 내리기 전에 보딩인사 준비를 하고 있고….

살짝 다가서서 낮은 소리로 말을 건넸죠.

 

“밖에서…기다려도 돼요?”

 

그녀가 제 얼굴을 보면서 아주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살짝 옅은 미소를 띄어 줍니다. 

 

“나오면 제가 보일거에요…”

 

그렇게 말하고선 게이트를 향해 걸어나갔습니다.
 

 

  

꽤 오래 전 일인데...전시회가 있었습니다.

 

유명 전시장에서 열린 규모가 큰 전시회였고, 기간 내도록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북적북적, 흥청흥청, 들락날락…

여러 날 동안 계속 열렸었는데, 성공적으로 잘 끝난 전시회였죠.

 

그 때 저도 그곳에 참가했었죠.

그 곳에서도 새로운 사람들도 적지 않게 알게 되고, 뜻하지 않게 제 친구와 후배도 여러 사람 만났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어려서부터 일본에서 자란 알고 지내는 후배였는데,

그 친구는 그 행사에서 일본어 통역을 맡고 있었습니다.

 

통역요원들은 따로 준비된 부스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었는데,

좀 쉴 수 있는 시간이 나면 그 곳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후배와 후배의 동료 선후배들과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 곳에서 호감가는 성격을 지닌 마음 맞는 친구들도 새로 여럿 알게 되었고요.

그 부스가 위치한 곳 바로 2층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었고,

젊은 남자통역들은 수시로 그 곳으로 가서 음료를 들기도 하고,

그 곳을 담당하는 도우미들과 인사도 주고받고 했습니다.

 

도우미들은 대부분 알바생들이었는데, 하나같이 키도 크고 늘씬하고 얼굴도 예뻤었습니다.

깔끔하고 단정한 흰색 블라우스와 검은 스커트로 통일하고 대부분 머리를 단정히 올리고 있었죠.
 
나중에 알게 된 일인데 모두 같은 스튜어디스 학원을 다니고 있었던 승무원 지망생들이었죠.

 

저도 새로 알게 된 통역 친구들을 따라서 그 곳으로 가서 음료를 들면서 친구와 얘기를 나누곤 했었죠.

그 때는 기본적으로 상당히 바쁜 일정이어서 그다지 눈길을 주진 않았죠.

오히려 새로 알게 된 친구들과 틈틈히 이런저런 한담을 나누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입담이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이런저런 대화 중에도

상당히 재치있는 유머를 구사하면서 새 친구들에게 호감을 많이 얻었죠.

 

그 친구들은 대부분 통역이어서 그랬는지, 언어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재치있는 화술을 조리있게 구사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런데 제가 친구들을 재미있게 해 준 경우가 꽤 많았는데, 그럴 때면 인포메이션 센터의

여자 도우미들 (보통 두 명이 함께 근무했습니다)도 곁에서 제 얘기를 엿듣고 웃음을 곧잘 터뜨리곤 했었죠.

 

나름대로 제가 매너도 좋은 편이었던지, 통역을 하시던 누님(유부녀였습니다)이 한분 계셨는데,

그 분이 다들 있는 곳에서 절 보면서 불쑥 “애인으로 삼고 싶다”고 농담 하시더군요.

 

여자 통역들 까르르 웃으면서 저더러

“어떡하면 좋아요? 언니가 애인 삼고 싶대잖아요.” 라며 놀리더군요 ㅡㅡ^

 

곁에 있던 도우미 아가씨들도 모두 까르르 웃어대고…뭐가 그리들 잼나는지…

암튼 그 곳에서 잠시잠시 쉬는 순간만큼은 다들 분위기가 매우 화기애애 했습니다.

 

한번은 혼자서 그 곳을 지나는데 도우미 둘이서 상당히 피곤한 기색으로 멍하니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창 피로를 느끼고 있었나 봐요. 보기 딱하더군요.

 

그래서 커피를 들면서 그녀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 중 무척 귀여운 인상의 한 사람이 반갑게 저더러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더군요.

나름대로 얼굴이 익었나 봅니다.

 

그래서 말했어요.

“뭘로 주문하시겠습니까?”

 

“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군요.

 

“맛있는 걸로 사 올께요, 뭘로 주문하시겠습니까? 편안하게 주문하세요, 거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그랬더니 알아차리고선 까르르 웃습니다.

 

“정말 그래도 돼요? 이런이런 것만 사다 주시면 너무 고맙죠.”
 
이런 얘기를 나누는 중에도 몰래몰래 제 시선은 그녀와 그녀 곁의 동료의 얼굴 요모조모를,
몸매를, 늘씬한 각선미를 살짝살짝 훔쳐보고 있더군요 ㅡㅡ^
뭐, 저절로 눈이 그렇게 향합디다...쩝...

 

아무튼 오케바리 하고선 매점으로 또르르 뛰어가서는 그녀가 주문하신 제품에,

다시 패스트푸드 점으로 쭈르르 달려가서는 듬뿍듬뿍 사들고선 돌아왔습니다.

 

우선 그녀들 몫을 정중히 건네니,

“어머! 이렇게 많이 안사주셔도 되는데, 고맙습니다!”

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합니다.

 

“뭘요, 많이 힘드시죠? 요령있게 지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그리고 다시 통역부스의 친구들에게도 일부 갖다주고, 부스로 다시 나머지를 갖고 돌아왔죠.

 

그리고 어느 정도 바쁜 시간이 또 지속되었고, 또 다시 어느 정도 한가해졌을 때,

다시한번 부스들 좀 돌아보고 나서, 다시 인포메이션 센터 앞으로 지나게 됐습니다.

 

새로 알게 된 통역 친구가 마침 그 곳에서 커피를 들고 있었고,

도우미들도 한가한 틈을 타서 제가 원조한 식량(?)을 야금야금 삼키고들 있더군요.

 

그녀들을 관리하는 여성팀장일 겁니다, 그 분이 저쪽에서 걸어오시더니

“어머, 맛나는 것 먹고있네? 어디서 이렇게 많이 났어?”

 

그러자 그 예쁜 얼굴의 도우미 아가씨가 저와 친구가 서 있는 곳을 가리키며 밝게 웃으며 말합니다.

“저기 계신 잘생기신 분이 사다 주셨어요.”

 

제가 제 친구를 가리키면서 그 팀장님을 향해 얼른 말했죠.

“여기 이 분 아닙니다!”

 

팀장님과 도우미 아가씨들이 까르르 한바탕 크게 웃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분위기는 무척 화기애애 했었네요.

 

그 귀엽게 생긴 도우미에게 물었죠.

“허접한 솜씨로 급히 만든 거였는데…맛있나요?”

 

그녀가 활짝 웃으면서 “약간 허접하지만, 맛있네요.”

그러더니 저한테 불쑥 “이름이 XX인가요?”

 

어리둥절한 가운데서도 얼떨결에 대답했죠,

“네, 성까지 합치면 XXX에요, 어떻게 아셨어요?”

 

“엿들었어요, 귀가 밝아서요.”

그러면서 또 까르르 웃는 모습이 참 귀엽더군요.

 

그리고 다시 제 자리에 돌아와서 또 열심히 그 날 오후 업무를 봤습니다.

다음 날은 부스에서 하루 종일 제가 지키면서 열심히 업무를 봤죠.

 

외근도 나가야 했고…기나긴 시간이 정신없이 빨리 지나더군요.

 

그리고 퇴근하고 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고…핸드폰을 꺼내들었습니다.

 

처음 보는 번호로 온 문자가 눈에 띄더군요.

 

“여섯번 만난 사람…다시는 기다리지 않도록 해주세요...^^”

 

잠시 어리둥절 했지만, 이내 누군지 직감적으로 알겠더군요,

 

바로 그 도우미 아가씨였습니다.

 

그녀가 바로 얼마 전에 제가 출장갔다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다시 만난 그 스튜어디스 그녀였죠.

 

 

 

자꾸만 글이 길어지네요, 죄송합니다.

한꺼번에 얘기를 다 풀어내면 좋겠는데 시간이 좀...

나중에 이어서 올리겠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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