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이혼위기..조언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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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650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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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 글에 댓글은 많이 달아봤어도, 답글을 달아보기는 처음이네요.^^
또 답글을 달 만큼의 가정문화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고, 저보다 훨씬 지혜롭고 똑똑하신 네이버3 회원님들도 많으시지만,
글을 보다 가슴이 아파서, phoseman 님을 응원하고 위로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댓글을 달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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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되신다면 여행을 다녀오십시오.
가능한 만큼 집(현재 처해있는 현실)에서 먼 곳으로, 가능한 만큼 긴 여정(최소 3박이상)으로,
가능한 만큼 좀 힘든 곳(호텔이런데 마시구, 지리산 종주라든가...), 가능한 아무도 두 사람을 알지 못하는 낯선 곳으로...
(이 것은 현재 현실에서 가지고 있는 문제를 최대한 멀리 떨어져 제 3자적인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다시 생각해보고,
서로의 문제를 바라보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방법입니다.)
그런 두 분만의 여행을 잡아주시고, 적어도 2박 3일 이상의 시간은 아내의 이야기를 들어만 주세요...
열심히 듣고있음을, 공감하고 있음을(최소한 공감하려고 노력이라도 하고 있음을) 표현해주시되,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은 절대 표시하지 마시고, 아내가 남편(회원님)에게 서운하고 미운 감정을 내비쳐 속상하더라도, 이혼하자고 하던 시댁 욕을 하던, 이보다 더한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절대 받아치지 마시고 그냥 들어주세요...

물 컵에 물이 꽉 차있으면 새 물이 들어갈 수 없는 법입니다. 먼저 비워야죠. 비워야 새 물을 채울 수 있는 겁니다....
현재 아내께서 남편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물)을 마음(물컵)에 가득 담고 있는 이상, 새 물(새로운 생각과 감정)을
담을 수는 없는 겁니다.
기존에 차여있던 물이 컵에서 잠깐이라도(여행기간 만이라도) 비워진다면, 그 때 아내는 새로운 물을 받아들이려 할 겁니다. 그 때 한 마디만 해주세요....

"난 당신을 아직 사랑하고 있고,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다..."
라구요....
예전 흙탕물과 새 물이 섞이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흙탕물에 새 물 섞이면 혼탁해져 더럽기만 할 뿐 (아내 분이)마시지 못합니다. 마음안에 예전 감정과 새 감정이 섞이면 혼란에 빠지기만 할 뿐 결국 (먹지 못하는)흙탕물인 건 마찬가지라는 거죠....
옛 물이 얼마나 비워졌는지 확인 할 수 있는 팁만 조금 드릴께요.
이야기를 듣기 시작해서 처음 몇 시간(그동안 서로간 대화를 얼마나 많이 했느냐에 따라 몇 분이나 몇십 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혼자 이야기하고 나면 이상(혼자 이야기하니 어색해서)해서라도 물어볼 겁니다. 왜 당신은 아무 얘기안하고 듣기만 하냐고...

그럼 대답해주세요.
당신 목소리를 이렇게 들어본 지가 오래됐다고, 그동안 내 생각, 내 사정 이야기만 하고 당신 이야기는 들어주지 못한 것 같다고...
중간에 물이 반 쯤 비워지면 한 번 더 묻거나 요청할 겁니다. 당신은 할 말 없냐고, 해보라고...
그때는 반 쯤 비워진거고, 다 비워진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여자들은 기질상 내 이야기를 잘 듣고 있나(내가 지금 존중받고 있는가)를 확인하고픈 것이지, 남편의 생각이나 감정을 듣고싶은 게 아닙니다.

그럴 때는 질문하세요. 기억나는 사건, 좀 많이 아팠던 사건, 예전 일들에 대해서 그 때 당신 마음이, 당신 감정이 어땠냐고 물어보세요.
이 때의 질문은 바닥에 깔린 흙탕물의 흙가지 퍼내줄 펌프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반응이 더 격렬할겁니다. 어쩌면 남편께 쌍욕을 할지도 모르죠. 그거 다 받아주셔야 합니다...
처음 단계의 물을 받아주는 것은 가라앉은 흙탕물 위의 그나마 맑은 물이어서 조금만 참으면 받아줄 수 있겠지만,
이번 단계의 물은 좋은 성격의 신랑이라도 받아주기 힘든 흙탕물이 바가지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좍좍 붙어지는 심정일겁니다.
하지만 참아야죠. 참아야 하는겁니다. 이 물이 버려져야 컵이 비어지는 것이고, 새 물이 부어질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다 비워지면 그 때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싶어 할 겁니다.
목소리가 차분해졌다면, 남편과 눈을 맞추고 '당신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면 다 비워진겁니다...
이야기를 하라면서 말투나 얼굴 표정이 아직 차분해지지 못하고 감정이 상승되어있다면,
조금 남아있는 것까지 비워야 하니 더 질문해야합니다... 혹시 내가 기억못하는 당신 상처받은 다른 일이 있냐고요...

목소리가 차분하거나, (감정을 다 쏟았으니) 지쳐보인다거나, 허탈해보인다거나 하면 다 비워진 겁니다.
거기까지 다 비워졌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 새 물을 부어주십시오.
남편의 감정을 붓지 말고, 남편의 생각을 부어주시고, 부인의 잘못(행동/태도 등 눈에 보여지는 것)을 지적하지 말고,
그에 대한 남편의 반응(태도/말)이 부족했음을 지적하세요.
그리고 회원님 글 마지막에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부인을 사랑하신다면 그렇게 말씀해주세요.
"난 당신을 아직 사랑하고 있고,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다..."
라구요....
기회를 달라는 식으로 말씀하지 마시고, 지켜봐달라는 말씀을 하시고, 지켜보는 제일 좋은 방법은 곁에 있는 것이니
곁에서 떨어지지 말고, 같이 있으면서 아내의 생각/감정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그자리에서 바로 이야기해달라고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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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전과 분명히 달라질 것이고, 최악의 경우 두 분이 헤어지시는 일이 생기더라도,
적어도 Phoseman님 스스로 원하지 않는 방법이나 모습으로 사태가 흘러가는 것은 막을 수 있을겁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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