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늑대와 함께 춤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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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189회 작성일 17-02-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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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3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올리는 글이고 더군다나 9년쯤 전의 일을 기억을 되살려 쓰려니 한계가 있어 최선을 다하겠지만 혹시 지루하고 어색하면 바로 연락주세요. 언제든지 삭제 하겠습니다. 이름은 가명이고 지명은 모두 생략하겠으며 4번에(손->입->몸->달) 걸쳐서 나누어 올립니다.

몇 번 통화는 하였지만 내가 그녀를 처음으로 본 것은 그해 여름 산에서 땀을 흘리며 올라온 뒤 찬물에 발을 담그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친구, 친구동생, 동생친구)는 매년 여름만 되면 산에 텐트를 치고 10여일 씩 있곤 하였는데, 그때는 아는 사람은 모두 찾아와서 피서도 하고 술도 먹고 바둑도 두고 고스톱도 치면서 이글거리는 뜨거운 여름을 이겨가곤 한 것이 몇 년째가 되건만 마누라들이 아닌 다른 여자, 특히 처녀가 올라온 것은 아주 오랜만의 일이었다.

그녀는 친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며 다른 지방에서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언니가 살고 있는 이곳에 와서 취직을 한 것이었다. 적당한 키에 전혀 어색함이 없는 몸매와 무엇인가 감추는 듯한 수줍은 눈빛을 하고 있는 여자라고 하면 올바르게 그녀의 모습을 표현한지는 모르지만, 결혼생활이 제법 몇 년이 지나 권태로운 일상의 내가 볼 때에는 흡사 감로수라고 할까?

그날 늦은 산에서 작은 모닥불 피우고 고기 구워서 친구 사무실직원들, 친구들 동생친구들과 어울려 밤이 깊도록 마시다가 하나둘씩 잠을 자러 가고 서 너 명이 마지막까지 붙어 앉아서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다가 나도 이젠 잠이 온다고 가서 잔다고 할 때 그녀의 말이
"나도 오늘 아저씨텐트에서 잘께요"
"오면 좋지만 처녀가 못하는 말이 없네"
"아뇨..... 농담!" 술기운에 볼이 붉어진 그녀의 말이었다.
그렇지만 그 말은 들은 나는 밤새 가슴이 두근대고 먼동이 하얗게 터 올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도저히 지나갈 것 같지 않은 더위도 가고, 하늘빛이 아름다운 가을이 되기 전에도 가끔 친구 사무실에 친구를 찾는다는 핑계를 대고 가끔 전화를 하여 그녀와 통화를 하고 은근설쩍 유혹의 말을 하곤 하였는데, 그때인가 그전인가 유행하던 코메디프로에서 인용한...
"나, 오늘 매우 한가 한데요, 경희씨는 시간이 없나요"하고 운을 띠우면
"나도 한가해요."
"그럼, 나는 바쁩니다."
이렇게 이야기 할 정도로 나는 숫기가 없었으며 '친구 사무실에 근무하는 아가씨를 어떻게 넘보는냐? 차라리 술집에 가서 노는 것이 나에겐 더 어울린다.'라고 생각을 하였다.

이런 통화가 몇 번하고 나서 잊어버리지도 않는 쌍십절날(10월10일) 또 전화를 하게 되었는데 그녀가 먼저 이러는 것이었다.
"아저씨 나 한가해요."
"......."
'아저씨!"
"왜 여자는 봄에 바람이 난다고 알고 있는데 가을에도 바람이 나는 모양이네."
어디까지나 농담으로 몰고 가는 '내가 참 못난 놈이다' 라는 생각이 들고
"30이 훨씬 넘긴 나이에 25살 아가씨와 데이트는 언감생심이지, 그리고 어찌 여자 못났으면 아직 애인도 없냐?"
이야기를 하면서도 전화기 저쪽의 동태를 유심히 살피는 것은 역시 남자의 본능이리라.
그런데 그녀의 그날 전화는 차라리 진지 하였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뒤의 상황을 보면......

그날 시내 번화가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니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과연 내가 옳은 일을 하는가? 아니면 나 역시 사람인데 감정이 흘러가는 데로 나를 놓아버릴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약속시간은 다가오고 나는 그곳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싣고 있고...

두어달 만에 만나본 얼굴은 여전히 예쁜데 조금 초췌해진 것 같았다.
"얼굴이 조금 안 좋아 보이네. 무슨 걱정이 있어요?"
"아저씨 생각하느라 그랬지.. 히히히"
"허 참, 내생각 하면 다른 남자는 언제 생각하지, 경희씨도 이상한 여자네."
"유부남은 부담이 없잖아요."
반쯤은 농담이고 반쯤은 진심이 보이는 말투였다.
같이 소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고 조용한 카페에 가서 술 한 잔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지금은 기억도 없고 집에 바래다 줄려고 차는 많이 다니지만 인적이 드문 큰길을 가다가 짐짓 술이 취한 척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끝이 떨리는 것을 느끼면서 조용히 둘이 손을 잡고 밤거리를 걸어갔다.

그녀의 집 앞의 가로등에 비친 다리가 어찌 그렇게 예쁘든지...
나는 그때 무형의 존재, 이를테면[내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마음]도 생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잉태는 그전이라도, 태어난 것은 그 순간이었다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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