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김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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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866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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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택시 기사 이야기를 읽고 저도 얼마전 택시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써 봅니다. (절대로 회원 개편이 있다는 말에 쫄아서 그런 것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후덜덜..)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너무 몸이 안좋아서 조퇴를 하고 조금 먼 거리임에도 과감하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는 제가 타자 마자, 삼성 르노 차에 대한 불평을 좌르르르하시더군요. 삼성과 르노가 사실은 아무 관계도 아니다에서부터 시작해서 외제차로 등록되고 어쩌구 저쩌구 브레이크 결함에 어쩌구...
 
몸도 안좋지만 나름 처음 듣는 이야기라 그런가보다하고 유심히 들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대충 차 이야기가 끝나갈 무렵, 갑자기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그러시더군요. 자신이 일주일 전쯤에 제가 사는 지역에서 한 남자를 태웠답니다. 30중반 쯤되는 사내였는데 눈에서 독기가 뿜어져 나오더랍니다. 그래서 택시 기사분께서는 왠 남자가 이렇게 성을 내고 있나 싶어서 조심스래 운전을 하는데 이 사내분께서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더랍니다.
 
집도 가난하고 배운 것도 없어서 대학은 나왔지만 취직하기가 너무 힘들더랍니다. 더군다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단 둘이 작은 방 하나에서 생활을 해왔답니다. 아버지도 딱히 일도 안하고 집에서 논다는군요. 그래도 먹고 살기 위해 대리 운전일을 하면서 악착같이 돈을 5년 동안 3천만원을 모았답니다. 그리고 그 3천만원으로 베트남 여자와 결혼을 했답니다. 말은 잘 안통하지만 그래도 귀여웠는지라 나름 알콩달콩 아버님을 모시며 잘 살았다고 하네요. 그렇게 1년 정도를 지났답니다.
그 날도 다른 날처럼 저녁이 되자 대리 운전을 하러 집을 나섰답니다. 그런데 그날 따라 날씨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랍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다시 집으로 들어와서 집안으로 들어가자 안방에서 아내하고 아버지하고 같이 응응을 하고 있더랍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벌써 반년도 넘게 그런 관계를 해왔다는 겁니다. 너무 황당하고 분이 넘쳐 바로 집을 뛰쳐나와 술을 진탕 마셨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들어가니 아내는 짐 싸서 도망가버리고 아버지는 방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 계시더랍니다.
 
그래도 아버지인지라 어찌하지 못하고 그날부터 아버지를 거의 무시하면서 지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지났을까, 어느날 밥을 먹는데 아버지가 그러더랍니다.
 
"다시 돈 모아서 결혼하거라."
 
그 말을 들으니 피가 거꾸로 솟더랍니다. 내 돈 모아서 또 네 계집이나 대줄까하는 말을 내밷으려다가 그냥 밥상을 밀어내고 나와서 탄 것이 그 택시였던 겁니다.
 
.... 택시 기사 아저씨께서 제가 그러시더군요. 자기가 들었지만 정말 황당해서 이게 꾸며낸 이야기인가 정말인가 판단하기 힘들었다고. 그런데 청년 눈에서 나오는 독기가 장난이 아니여서 이게 거짓말 같진 않더랍니다. 저도 생각해보니 괜히 택시타서 거짓말 할 이유는 아무것도 없기에 그냥 세상 사 참 요지경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냥 생각난 이야기였습니다. 별로 재미없었다면 죄송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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