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여친에 대하여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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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117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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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습니다.
주말에 시골집에 내려가 추수도 하고 여친도 만나야 해서 지금에서야 올립니다.

야누스님의 경고 메일은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는 한방에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일인칭 시점으로 쓰니, 하대어가 나와도 이해 부탁 드립니다.

각설하고 그 이후에 일을 써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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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공부때문에 날 멀리 한다는 사실을 그때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애원도 해보았지만 한번 맘을 정한 그녀는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학교나 학원을 찾아가는 미련한 짓도 해보았지만, 무안만 당하고 돌아서야 했다.

그런 그녀에게 난 많은 상처를 받게 되었다. 처음앓아본 열병이었고,
또 처음 느껴본 배신감 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참 많이 원망 했었다.

그녀는 학업에 열중했고, 난 상처를 달랜다는 이유로 참 많이 놀았다.
친구들과 음주가무를 많이했고,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와 첫 관계도 가졌다.(첫 여자는 후에 기회가 되면 쓰지요)
중이 고기맛을 알면 못뗀다고 하였던가? 한번 여자를 알고나니 거칠것이 없었다.
그녀와 헤어진 후 여러명의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 했고, 생활은 점점더 엉망이 되어갔다.

고1 겨울방학때 시골에 내려가서는 부모님께 많은 꾸증을 들었다.
"뼈빠지게 농사져서 자식새끼 공부 시키는데 성적이 이게 모냐?"
"내가 언제 너에게 성적 가지고 모라한적은 없지만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
정말 많이 힘들었다. 부모님께 죄송스러웠지만, 한번 멀어진 공부는 좀처럼 따라잡지를 못했고.
집중이 않돼 도저히 공부를 할수가 없었다.
그래도 중학교 시절 공부꽤나 한다는 소리 들었는데 비참했다.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과 나자신에대한 후회가 많이 들었던 시점이다.

고2가 되어서는 더욱더 생활은 암담해져만 갔다.
같이 살던 누나는 학교를 졸업한후 취직을 하여 서울로 올라갔고, 형은 고3이 되는관계로
학교앞에서 하숙을 하기 시작했다. 결국 나혼자 자취를 하게된것인데 관섭할 사람이나,
잔소리할 사람이 없어지니 더욱더 생활은 엉망이 되어갔다. 흔히 말하는 폐인의 생활이었다.
나 스스로가 견디지를 못해 술을 엄청나게 먹고 자살을 기도할려고 까지 했다.

그녀와 다시 본건 우연이었다.
고2때 잠시 아르바이트로 학교앞 교복집에서 하는 책받침 사진을 찍은적이 있었는데,
사진 몇장 찍는 대가로 20만원을 주었다. 어린나이에는 상당히 큰 액수의 돈이었다.
결국 몇일 못하고 포기햇지만. 말처럼 쉬운게 아닌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지금도 모델하는 사람들을 보면 존경한다.
한장의 사진을 찍기위해 잠도 않자고 20시간씩 사진을 찍는데 난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
무척 힘이드는 작업이었다. 3일간 고생만 하다 결국 몇만원의 돈을 받고 그만두었다.
몇푼의 돈을 받아지고는 친구 한명과 학교를 땡땡이 치고 계룡산으로 놀러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녀를 다시 볼수 있었다.
난 학교를 땡땡이 치고 놀러 간것이고 그녀는 학교에서 소풍을 온것이다.
참으로 보고 싶었고, 만나보고 싶은 그녀 였지만 초라한 몰골과 노는 모습을 보인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그녀가 먼저 알아보고 말을 건네왔다.
"오랫만이네, 잘지냈어?"
응, 그저 그렇게 지냈지 모.
"응, 너 소식은 가끔 들었어. 오빠가 너걱정 많이 하더라"
그녀는 나의형과 가끔 교회에서 만나 이런저런 말을 주고 받던중 나의대한 정보를 흘린것이다.
그녀가 나를 안다는것이 더욱더 비참하게 했다. 나의 엉망진창인 생활에 대해 안다는듯한 말과,
실망한듯한 눈, 추잡한 그 무언가를 보는듯한 눈길로 보였다.
여전히 이쁘고, 천사 같았지만 나에게 무안주는 그녀가 너무나 미웠다.
"야, 충고 하는거라면 집어치워라"
"우리 그냥 모른체 지나치자, 너에대한 미련없으니까 관섭말어"
난 매정한 말을 남기고 돌아섯다. 그리고 그날밤 또다시 난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그날이후로 난 조금씩 변했다. 자취방에 일체의 친구들의 출입을 막았다.
하루아침에 변한것은 아니지만 점차 변해갔고, 멀어져버린 공부도 차츰 제자리를 찾아갔다.
고3이되어서는 정말 열씨미 공부했다.
다른친구들에 비해 머리가 딸리는지 그리 좋지는 못한 성적이었지만,
예전에 비해 많이 향상되어 중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지옥같은 고3시절을 버티겨 해준건,
그녀였던거 같다. 그녀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차돌처럼 단단해져 버린것이다.

수능시험 보기 100일전 내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야 백일주 한잔하자?, 시내 이안경점 앞에서 기다릴테니까 와라"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을것 같아 그녀에게 연락을 한것이다.
나올지 않나올지 모르지만 예전보다 자신감 있는 나의 모습을 보인다는것에 자그마한 설렘은 왔다.

나보다 먼저 그녀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을 같이 먹고 술한잔을 시작했다.
그녀와 참 많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의 엉망이었던 생활은 말하지 않았다.
학교얘기, 예전 즐거웠던일, 진학예기 등등..
참으로 오랫만에 그녀와 느끼는 오붓한 시간이었다. 술을 잘못하는 그녀였지만,
권하는술 빼지 않고 낼름낼름 잘 받아 먹었다.

취한 그녀를 업고 그녀집에 바래다 주면서 참 행복했다. 맘을 정리한줄 알었는데 그게 아니었고,
차가워진줄 알었던 가슴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던것을 알았으므로 나 스스로 만족해 했다.
술에취해 비틀거리는 그녀를 잡고 그녀집 대문앞에서 처음으로 그녀 입술에 키스를 했다.
놀란 눈으로 날 처다보며 수줍어 하는 그녀를 보며 어찌 사랑의 불꽃이 다시 일지 않겠냐?

그주의 주말에 그녀가 자취방으로 날 찾아왔다.
그녀에게 저녁을 해주고 TV를 같이 보고 있는데, 그녀가 술한잔 하자고 제의를 했다.
술을 잘 못하고 고통스러워 하는데 참 의외였다. 그녀와 왠지 어색하게 몇잔 주고 받는도중
그녀가 아주 중요한 질문이 있으니 답하라 한다.
"나 너가 처음인데, 너 왜 나한테 그랬어?"
'모가 처음이고 몰해?"
"어! 그거,,, 키스한거.ㅠㅠ"
'그냥.. 좋아서 했지, 그냥 키스하고 싶어서 했어'
'근데 너 정말 처음이었냐?'
"그럼? 넌 아냐?"
'응, 난 아닌데'

바로 귀에서 불이 낫다. 그녀의 손이 날라온것이다.
그녀는 울며 "이~ 더러운놈, 누구랑 했어? 누구랑?"
황당스러울 뿐이었다.
"용서할수 없어, 어디 불결하게 다른여자에게 대엇던 입을 나한테 대니?"
"난 오빠나, 다른 친구들에 너에대해서 말할때 믿지 않았는데, 사실인거니?"
할말이 없었다. 그녀에게 나의 구차하고 엉망이었던 과거에대해서 잘못을 빌수도,
용서해 달라고 말할수가 없었다. 나에게 화가나 미칠거 같았다.
'날 떠난건 너 아니었니?, 넌 너 자신이 중요했자나.'
'난 힘들었고, 너처럼 가족이 옆에 있는것도 아니었고, 너처럼 공부에 목숨 걸지도 못해'
'그래서 그랬어, 지금의 너에게 미안 하지만 이미 지난일들에 대해 지울수는 없는거자나'

그녀는 아무말 없이 한참을 노려보다가, 찬바람을 일으키며 가버렸다.
"우리 시험 끝나고 다시 보자, 그때까지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하자"
'그래, 너도 시험 잘보길 바래'
우린 그후로 몇번 학원과 도서관에서 마주치었지만 모르는체 지나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수능을 보고 논술을 보고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같은 학교에 그녀는 의예, 난 기계공학과에 입학을 했다.

다시 그녀를 학교에서 마주치게 되어서 기쁘기도 했지만, 어색함은 더욱더 진해졌다.
또다시 난 공부라는 것에대한 해방감과 같지않은 지방대지만 성취했다는 만족감에,
술마시고 노는대에 열올리기 시작했다.
나에대해 않좋은 소문이 6개월만에 학교에 흘러다닐 지경이 된후 그녀를 일대일로 만나게 되었다.
"너~ 모하는 얘니?"
"너 정말 실망이야, 학교에 소문 쫙 퍼졌다."
'난, 그런거 신경않써. 모라하던 내인생이야."
그녀는 울 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너 정말 모르겠니?, 왜 이렇게 내 속을 썩히니? 그만해도 되지 않아?"
"나, 너한테 미안해서 우리 다시 시작하자고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는데 모르니?"
"너 강의 시간에 맞추어서 어떻게 하면 마주칠까, 어색하게 서성이는 날 보지 못했어?"
'......'
"난, 너 한번도 잊은적 없어. 너에게 잘못한건 인정 하지만 너가 이런거 더는 못보겠어"
'왜 이제와서 이러니?'
"이제와서라니, 너가 나한테 키스한 그날 난 알었어. 넌 내 남자란걸"
"널 사랑하나봐, 아니 사랑해"
그녀가 처음 나에게 고백한 날이다. 이날은 난 잊지 못할것이다.
그날이후 우리는 정말 다정한 연인이 되었다.
무엇을 하던 같이 했고 섹스를 제외한 모든것을 함께하고 공유하였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녀는 정말 왕고집에 땡강이 장난이 아니었다.
'엽기적인 그녀' 수준은 아니지만 한번 땡강부리고 맘잡고 하는거는 그 누구도 말리지 못할 정도였다.
그녀가 "자기야~~~~~?" 이렇게 부르면 정말 무서워 졌다.
대학 초년병 시절 그렇게들 많이 하는 미팅 한번 못해보고 그녀와 시간 보내기에 바빴다.

2학년이 되면서 부터는 그녀와 나 둘다 바빠졌다. 난 의대가 그렇게 많이 공부 하는줄 몰랐다.
눈이 핑핑 돌아갈 정도의 책을 몇번이고 보고, 외워대는것에 그녀는 매우 피곤해했다.
나는 공대이긴 했지만 여전히 공부에 취미가 없었고. 그저 친구들과 놀기에 바빴다.
그녀와 정말 좋은 시간들을 보내긴 했지만 그녀가 바빠지면서 짜증도 늘어갔다.
자주 못보는것에 대해 그녀는 불만이 많아졌고, 항상 불안해 하며,
혹시라도 내가 바람피우는지 친구들에게 물었다.
또 그녀 집에서 날 탐탁치 않게 봐라 보았다.
당신들 딸이 의사가 될거라는 대단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계셨다.
(물론 지금은 그녀가 없어도 자고가라고 한사코 붙잡지만 그때에는 날 별로 좋게 보시지 않았다.)

2학년 1학기중간쯤 난 군대에 지원했다. 어짜피 갈거면 빨리 갔다오는 편이 나을거 같아서였다.
그녀에게 말하면 불같이 화낼거 뻔하므로 아무말 없이 준비를 했다.
영장이 나오고서도 한참이 지난후에 그녀에게 말했다.
'은수나?'
"왜..~~? 자기."
'응, 너 공부 열씨미 하지?'
"그럼, 이번에 장학금은 못받지만 그래도 성적 괜찮게 나왔자나"
'응, 그래 공부 열씨미 하고 너 지금이 중요한 시기니까. 잠시 나와 떨어져 있는게 좋겠다.'
"???"
'나 군대 가야 할거 같다. 지원해서 영장 나왔다.'

그녀는 아무말이 없고. 그저 앉아서 눈물만을 흘렸다.
난 욕을 무지 얻어 먹거나, "그래, 넌 군대갓다와야 사람된다."
이런말들을 들을줄 알았는데 그녀는 날 원망의 눈빛으로 쳐다 봤다.
'미안해'
어짜피 한번 치뤄야 한다면 빨리 치루어야 하자나?
26개월 금방가고 그때쯤이면 너도 국가고시 보고 인턴 과정이자나
우리 조금만 참자.

그녀는 창원까지 날 쫓아왔다. 머리깍는것을 보고 눈물을 흘렸고, 멋쩍어 하는 날위해 웃어주었다.
입소 전날 그녀와 사회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나에게 모든것을 처음 준 그녀였다. 여자 스스로 옷을 벗는다는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난 안다.
날위해 그녀가 첫 고통을 아무말없이 참아주고, 아프지만 인상찌푸리지 않고 날 안아 주었다.
순결을 잃은 슬픔과 나와 한동안 떨어져야 한다는 슬핌이 동시에 밀려 왔는지.
그녀는 아침에 정말 많이 울었다.

내가 입소하고 그녀는 학교로 돌아가고 그렇게 우린 다시 만날날들을 기약했지만,
그녀는 많이 힘들어 했는데, 난 도움을 줄수가 없어서 그녀와 나 둘다 지쳐갔다.
군대가면 길어야 6개월이란 말이 실감이 낫다.

싸우고 화해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몇번의 싸움과 화해속에 난 제대를 하였고,
그녀는 국가고시에 정신이 없었다.
난 학교에 복학을 하지 않았다. 등록금이 아깝게 느껴졌고, 차라리 취직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2000년 난 취직을 했고, 그녀는 인턴을 시작했다.
그녀는 나의 시골집과 가까운 한 종합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함께 이수하기로 했고,
난 서울의 모건설업체에 취직을 했다.

지금 그녀는 레지던트 2년차이고 난 말단 직원이다.
지금 그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남자가 되기위해서 노력은 하지만 하도 바가지를 긁어대는 통해 죽을 맛이다.
예전의 착하고 부끄러워하던 모습은 다 어딜가고, 남친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낫다.

하지만 난 여전히 그녀를 좋아하고 내가 결혼이라는것을 하게 된다면 나에게는 단한명의 신부가 도리것이다.

끝.


P.S 너무 길게 쓴거 같군요. 잡다한거 뺀다고 다 뺏는데도 길어져서 죄송 합니다.
월욜인데 모두들 즐거운 한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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