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맞선본 여자와의 경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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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893회 작성일 17-02-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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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티니입니다.
출근해서 네이버3에 입장해보니 격려 멜들이 날라 왔더군요. 직접 답장은 못해드리고 대신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제 글과 경험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능력껏 경험담을 올려 드리죠. 여러분의 호응이 다할때까지 게시판에 올려도 부끄럽지 않은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의 얘기는 맞선본 여자와의 경험 입니다.
내가 처음으로 선을 본건 28세 때였죠. 사실 남자 나이로 그리 급한건 아니었지만 돈까지 줘가며 여자를 만나보라는 부모님 성화에 못이기는척 자리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사실 선이라는게 그래요. 소개팅과 달리 어른이 개입되는 자리인지라 체면을 생각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하쟎아요. 그런 경직됨이 맘에 안들어 그간 피했던건데 그날은 할일도 없고 심심한지라 별 생각 없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장소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이었고 어른은 안나가고 당사자와 중매쟁이만 나가기로 했지요.
약속시간 10분전 도착해서 쥬스를 한잔 마시며 기다리고 있으니 약속시간 정각에 중매쟁이와 아가씨가 같이 들어 오더군요.
인상을 훑어보니 얌전하고 여성스런 느낌을 주는 아가씨였어요.
중매쟁이가 서로 인사를 시키고 조금 있다 자리를 뜬 후 우리는 본격적인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뭐 사실 아직 결혼이 급해서 나온건 아닌지라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를 했어요. 일단은 개략적인 자기 소개를 들었죠.
그녀는 명문 사립대 영어교육과를 나왔고 당시 종금사에 근무하던 27세의 대전여자 였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며 서울에 올라온 후 죽 자취를 해왔다더군요.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자리에 나온 저와는 달리 어느정도 나이가 찬 그녀는 진지한 생각으로 자리에 나온것 같았습니다.
다소는 가볍고 덜렁거리듯 얘기를 하는 저와는 달리 눈빛까지 빛내며 또박또박 얘기를 하더군요.
한 30여분이 지나서 호텔 커피숍을 나온 우리는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차마시고 나니 갈데가 없더라구요. 선본 여자랑 대낮부터 술마시기도 그렇구요.
브로드웨이 극장을 가보니 마침 시간이 맞는 영화가 있길래 표를 끊고 영화를 감상했지요.
저야 심드렁히 보고있는데 그녀는 안경까지 꺼내 쓰고 열심히 보더군요. 옆에서 보니 사회생활에 잘 단련된 야무진 오피스 레이디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영화를 보고 나니 6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원래 선본 첫날은 오래 있는것도 실례라던데 전 그런건 개의치 않았습니다. 제겐 단지 그날 하루를 즐겁게 지내야 한다는 의욕이 더 컸으니까요.
그래서 그쯤에서 헤어지지 않고 술겸 저녁을 먹을 수 있는 로바다야끼로 자릴를 옮겼지요.
그녀도 선선히 응하는것 봐서는 제가 싫지는 않았나 봅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맞은편의 매화에서 자리를 잡고 좀더 유연한 대화를 시작했죠.
처음인지라 조금은 어색했던 분위기도 많이 사그러 들더군요. 그리고 제 주량 못지 않은 그녀의 주량은 술자리를 점점 유쾌하게 만들어 갔습니다.
막걸리로 유명한 학교 출신답게 (혹 이글을 읽는 분중 같은학교 출신이란 이유로 불쾌하신 분 계시면 죄송합니다. 리얼리티 때문이니 이해해 주세요.) 술이 세더라구요.
그렇게 술이 들어가니 내성적으로 보이던 그녀도 자연스럽게 많은 얘기를 하더군요. 학창시절 얘기, 직장얘기 등등 허물없는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그러면서 얘기 하더군요. 이번 선이 일곱번째인데 그 동안은 딱딱한 분위기 때문에 영 어색하다가 오늘은 참 편안한게 좋다구요. 선 보는게 아니라 소개팅 하는 기분 이라나요.
선에 큰 이미를 부여하지 않은 저의 평소같은 모습이 되려 그녀에게 더욱 어필했나 봅니다.
참! 직장 얘기를 하다보니 직장이 서로 가까운 곳에 있더군요. 다 같이 종로 부근 이더라구요. 그런 공통분모를 발견한 우리는 더욱 친밀감을 느끼며 후에 회사 부근에서 뭉치자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녀와 헤어진 후 집에 들어가서 단단히 혼났습니다.
도대체 선보러 간 놈이 술까지 퍼마시고 들어온다는게 부모님 눈에는 이해가 안가셨나봐요.
맘에 들더냐는 부모님 질문을 뒤로한 채 전 제 방에 들어와 곰곰 생각 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만남을 가져야 할까..'
이게 주제였죠. 그 동안 만난 애들처럼 어찌어찌 하여 먹자니 엄연히 어른들이 주선한 맞선 본 아가씨요,혹 잘못해서 결혼이라도 해야하면 그것도 문제 아닙니까?
아가씨 외모와 품성이 싫은건 아니었지만 왠지 부담이 되더라구요.
그렇다고 그냥 안보자니 아까운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회사도 가깝고하니 가끔 술친구로 만나자 였습니다.
그러다가 그녀가 결혼 얘기를 넌지시 띄우면 그땐 그만 보자고 결정을 짓고 그날은 잠에 들었죠.

다음날 새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회사로 출근한 저는 점심때가 되서 그녀에게 안부전화를 했습니다. 뭐 어제 잘 들어갔냐는 식의 형식적인 얘기를 나누었고 전화를 끊었죠.
그녀의 목소리에서 전화를 기다렸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하지만 결혼 할것도 아닌데 하는 생각에 긴 얘기는 안하고 간단한 얘기만을 한거지요.
이틀 후 수요일이 되었습니다.
아침에는 날씨가 괜찮았는데 오후 3시쯤 되니 비가 부슬부슬 오더군요. 퍼붓는 비는 아니고 딱 술생각 나게 하는 그런 비였습니다.
그 때가 초겨울인지라 따뜻한 정종 내지는 청하가 그리워지는 분위기였죠. 문득 그녀가 생각 났습니다. 술친구 하자는 농담도 떠올랐구요.
전화를 하자 그녀가 반갑게 받더군요. 거두절미하고 날씨 핑계를 들어 술 한잔 하자고 말을 했더니 자기도 마침 술생각을 했다지 뭡니까. 그러면서 혼쾌히 응하더군요.
약속은 7시로 잡고 인사동에서 만나기로 하였죠. 차값을 아낄겸 아예 주점으로 장소를 잡고 저는 시간이 되어 약속장소에 나갔습니다.
가보니 그녀는 먼저 나와 있더군요. 곤색의 투피스에 롱코트 차림이대요.
반갑게 인사를 하고 술을 주문했습니다. 오늘의 종목은 청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술과 함께 얘기를 시작했죠.


이어지는 얘기는 잠시 후에..

명색이 네이버3 게시판 글인데 진한 장면이 없어서 실망하진 않으셨는지요. 하지만 제 생각엔 게시판의 짧은 글일망정 어느 정도의 구성은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암튼 첫글이 아쉬운 분들은 다음편 기대하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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