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미용실 여인네의 살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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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3,044회 작성일 17-02-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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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티니입니다.
입장해보니 격려의 멜이 몇 통 날라왔군요. 모두들 감사합니다. 음~ 상담요청까지 있던데요 제가 상담할 경지까지 도달했나 솔직히 모르겠네요. 일단 답변은 드렸는데.. 글쎄요.
이번에는 어떤 얘기를 들려드릴까요?
네이버3의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조만간 글쓸 기회도 사라질것 같으니 최대한 서둘러서 흔적을 남겨야 할텐데..
오늘은 미장원에서 있었던 일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글의 속도를 위해 편의상 존칭은 생략하겠으니 양해 바랍니다.

요즘은 남자들도 대부분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본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내 단골은 회사 옆에 있는 미용실이다.
우선 값이 8,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솜씨도 있는 관계로 자주 애용해왔다.
그러던 어느날 머리를 다듬으려 미용실을 가보니 늘상 내 머리를 손보던 아가씨가 그만둔걸 알게됐다. 잠시 망설였으나 어차피 깎을 머리다 싶어 다른 아가씨에게 머리를 맡겼는데 왠걸 머리를 완전 영구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이래서 머리는 아무한테나 맡기면 않돼' 혼자 속으로 생각했지만 이미 뒤늦은 후회였다.
일그러진 내 얼굴을 보며 어쩔줄 몰라하는 아가씨를 뒤로하고 나오면서 다시는 그 곳을 이용하지 않겠노라 맹세까지 해가며 출구를 나왔다.

한 달이 지나가며 예의 내 머리는 더부룩 자랐고 나는 또 머리를 손봐야할 시기가 왔음을 알게됐다.
'이번에는 어디서 손을 봐야하나'하는 생각도 물론 그 순간 들었고..
그래봐야 '에라 모르겠다. 지나가다 눈에 띄는 곳에서 자르지 뭐'하고 생각한게 전부였지만..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문득 보니 동네 골목에 조그마한 미장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간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막상 내가 아쉬운 일이 생기니 눈에 띄었나보다.
동네 미용실 솜씨가 미덥지 않은 생각도 들었지만 지난 번보다 더 심하랴 하는 생각에 미용실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한 명의 손님이 머리를 파마하고 있었고 주인인듯한 여자가 열심히 손보고 있었다.
문소리가 나자 날 발견한 주인은 "어서 오세요. 잠시 기다리시겠어요?"라는 말과 함께 소파에 자리를 권했다.
순간 얼마나 기다려야할지 몰라 잠시 머뭇거리자 눈치를 챘는지 "금방 끝나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라고 재차 주인은 권했다.
'그래,집에 가봐야 할 일도 없고 달리 찾아갈 미용실도 없는데 여기서 기다리자.'하는 생각을 하고 소파에 앉아 여성잡지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 시작했다.
머리감기와 드라이까지 끝내고 파마손님을 보낼 때까지 20분 정도 시간이 지난것 같았다.
손님이 나간 후 주인은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라는 말과 함께 내게 자리에 앉기를 권했다.
넥타이를 풀고 자리에 앉자 주인은 "직장 다니시나 보내요. 집이 이 근처세요?"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작은 미용실이다 보니 단골확보 차원에서라도 친절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나보다.
묻는 말에 대답을 하며 거울을 통해 주인을 보니 나이는 서른 셋을 넘기진 않았을것 같았다. 굵은 웨이브 파마 머리 틀어올렸고,흰 박스형 셔츠에 검정색 레깅스 차림으로 활동적인 인상을 주는 여자였다.
키는 160대 초반 정도로 보였고 전반적으로 남자들이 따를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머리 다듬는 솜씨도 생각보다 괜찮았다. '음~ 앞으로 단골 삼아도 되겠군,' 하는 생각이 세록새록 들기 시작했다.
글쎄 네이버3 독자분들도 그런 생각을 해봤는지 모르지만 미용실을 이용하다보면 미용사를 어떻게 해봤으면 하는 상상을 하진 않는지.. 친구놈들 말을 들어봐도 한번쯤 그런 생각을 할때가 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날 내 경우는 막연한 상상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것 같은 기대감이 드는 경우였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일단 그녀의 정체를 확인할 필요를 느꼈다.
먼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려가며 미용실을 탐색하니 한쪽에 작은 방이 있는게 눈에 띄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 생활도 한다는 얘기고 혼자 살 확률이 많다는 추정을 할 수 있었다.
좀더 자세한 정보를 알기위해 슬슬 말을 걸었다.
"가게는 몇시까지 열어요?"
"대중 없어요. 동네장사니까 손님 들때까지 해요."
"그러면 집에서 뭐라고 않해요?"
"집요? 여기가 집인데요."
"손님들은 많아요?"
"얼마 안돼요. 동네 아줌마들 보고 한는거죠."
"남자들은 많이 와요? 솜씨 좋아서 올것 같은데.."
"글쎄요. 그렇지도 않네요."
대충 이런 얘기가 오갔다. 어느정도 그녀에 대한 윤곽이 잡히는 기분이었다.
이윽고 머리를 다 깎고 머리를 감기 위해 자리를 옮기게 됐다. 긴 의자에 누워 눈을 감고 있으니 그녀의 손이 내 머리를 익숙하게 감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으로 인해 내 팔꿈치에 그녀의 허벅지가 부딘혔고 그때마다 탄력있는 느낌이 네게 전해졌다.
머리를 다감고 드라이를 하며 가벼운 농담으로 그녀를 즐겁게 했고 앞으로 자주 오겠다는 얘기와 함께 잘 부탁한다는 말로 내 인상을 심었다.
집으로 돌아온는 길에 '앞으로는 1주일에 한 번 머리를 손봐야 하나.'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걸어갔다.

다음날부터는 그 미장원 골목을 통해 출퇴근을 하기 시작했다. 간혹 마주쳐서 눈인사라도 해놓는 편이 아무래도 나을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얼추 몇시까지 문을 여는지 확인할 심산도 있었다. 다음에 갈 때는 느즈막히 가야할테니까…
며칠간의 결과 그녀와 마주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다만 미장원의 불빛이 밤 11시 넘어서도 켜져 있는걸 몇 번 확인했다. 그렇다고 딱히 손님이 있는 낌새도 없었고 는 조용했다.
그로부터 두 주가 지날 무렵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다. 쓴 소주를 마시고 맥주로 입가심을 한 후 파장을 하고 보니 시간은 10시를 넘기고 있었다.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가기 시작했다. 30분을 넘기며 집 부근에 도착하고보니 술로 몽롱한 정신 한 편에서 11시까지도 문을 열던 미장원이 떠올랐다.
'그래, 지금 한 번 가자.'
나는 발걸음을 미장원으로 돌렸다.

가급적 하나의 주제는 그 날로 마무리 지으려 하지만 이번에는 그게 어렵겠군요. 내일하고 모레 출근을 안하거든요.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새 주에는 이어진 얘기 들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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