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이웃집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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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4,289회 작성일 17-02-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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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요즘 사정이 안 좋아서 몇달째 집에 있습니다.
애들한테서 주부 소리까지 들어가면서요.
이거 정말 못 할 짓입니다.
남들 다 일할 시간에 집에서 죽치고 있노라면 신경쓰이는게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애들엄마나 애들 친구들이 집에 놀러올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나야 괜찮지만 애들엄마나 애들한테 억수로 미안합니다.
끄응.....

넉달전 쯤인가 그때도 면도 안 한 얼굴로 부스스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습니다.
기획하고 있는게 있어서 인터넷을 뒤지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띵똥 띵똥....!

(이크......또 누구야?.........)

띵똥 띵똥 띵똥.....!

문을 열지 말까 하다가 연거푸 초인종이 울리길래 할수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웃집여자였습니다......3층 아래에 있는....
평소에 애들엄마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이였습니다.
아마 제가 집에 있는것도 알 것입니다.
마누라는 솔직(끄응.....)하거든요.......

"애엄마 없어예?"
"네........나갔심다......"
(일하러 갔다는 말은 못 하겠습니다........넌 일 안 하고 마누라는 일 보냈나?
그럴까봐서요....
그렇지만 이 여자......우리 마누라 일하는것도 알게 분명합니다.)

그렇게 계속 문 앞에서 머뭇머뭇 하고만 있습니다.
무슨 할 말이 있지 싶어서 일단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현관문은 활짝 열어놓고요........

"요즘 과외 안 해예?"
고운 목소리입니다.
"예.....요즘은 안 하고 있심다."
"과외 안 하실래예?"
배시시 웃습니다.

(이 여자가 날 지금 동정하고 있나?......쩝......동정이건 뭐건.....)

"예에.......있으면 하지예."
같이 웃습니다.........잘 보이기 위한 웃음이 아니라고 애써 생각하면서요.

애가 중2인데 공부를 못 해서 어쨌다는 둥 뭐라는 둥.....

같이 맞장구치면서 얼굴이 꽤 귀엽게 생겼다는 생각을 합니다.
약한 웨이브진 짧은 단발의 생머리에 보조개가 살짝 옴푹 패인 얼굴입니다.
살색도 유백색입니다....하얗게......
그동안 오고가면서 보기는 했지만 바가지... 인근의 여자들은 유심히 안 보는 편이라서.......
왜냐고요?.....내꺼 될리 없는 거 절대 신경 안 쓰는 주의입니다.....쩝
아무리 이쁘더라도요....

우쨌거나 과외하기로 했습니다.
제 담뱃값이야 그동안 꼬불쳐둔 돈으로 우째 하지만 애들이 속도 모르고 용돈달라느니......뭐 사달라느니.......그럴때는 쫌.........

일주일에 세번씩......애가 학원갔다가 오는 시간에 맞춰서.......
근데 그 시간이 턱도 없이 늦은겁니다.
중학교 2학년 밖에 안 되는 애한테 무슨 공부를 그리 시키는지.......몇시간씩 학원이야 가야금 레슨이야........
9시 넘어서 파김치 되어 온 애한테 밥먹고 또 과외를 하라니......
그래도 내 입에서 이러지 말라는 이야기는 안 나옵니다.
우리 애들 용돈 벌어야 되니까요.

애가 지 엄마 닮았습니다.
배시시 배시시......
근데 공부는 영 꽝입니다.
도대체가 생각을 안 합니다......죽어라 공식만 외어댑니다......
영어는 좀 낫습니다.........문법은 전혀지만 발음이나 흐름은 어느정도 따라가고 있습니다.........
얘 적성은 완전 어문계통인거 같습니다......
공부 가르치는건 힘들지만 애는 참 착하고 귀엽습니다.
그래서 재미있습니다.
이젠 용돈버는 차원이 아니라 활력을 얻으러 가는거 같습니다.

공부시간이 끝나면 꼭 맥주캔을 내옵니다.
목이 마르실건데 한잔 하고 가시라고 하면서요.
거실에서 두 모녀가 제가 캔을 다 마실때까지 재잘재잘거립니다.
종달새 두 마리 같습니다.
친구같은 모녀입니다.
늘 배시시거립니다.........둘 다

애 아빠는 지금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으로 공장을 막 이전해서 기반을 잡을라고 하는 참인 것 같습니다.
한달에 두번 정도 한국에 나옵니다.
시집과 친정도 빵빵한 모양입니다.
부러울게 없는 집입니다.
나하고는 대조적입니다........쩝

이제 엘리베이터나 슈퍼같은데서 만나면 "어머...선생니임......." 하면서
아주 친숙하게 찰랑찰랑거립니다.
그럼 제 기분도 쭈삣쭈삣 좋아집니다...........


한꺼번에 쓸라니 시간이 없네요......지금 나가야 되거든요
......다른 님들 글만 읽다가 제가 쓸라고 하니까 힘들기만 하고 재미도 없고.......^^
뒷이야기는 다음에 올리겠습니다........그럼........
후다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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