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결혼이야기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342회 작성일 17-02-08 08:32

본문

신혼시절 내가 세들어 사는 2층집은 주인부부가 모두 의사로 남편은 내과 아내는
소아과를 보고 있었는데..... 나이가 80 이 넘은 노부부는 여름밤 집 현관 앞
정원에서 때로는 한국어로 때로는 일본어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백발이 허연 두 노부부 그러나 명절이 되어도 자식하나 찾아오질 않았고..
항상 두분이서 간호원도 두질 않고 병원을 지키곤했다....

그런데 어느날 저녁을 먹고 집앞 정원에서 쉬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눈치도 없이 자식은 몇이나 두셧는지 물어보게 되었는데....
할아버지 내게 미소 지으며 "무자식이 상팔자지.....늙은딸 하나 키우며 산다"
는 것이었다..... 그말을 듣고는 "할아버지 따님이 너무 늙어셨던데.... 할머니 들으면 속상하시겠다"
라고 했더니....

옛날 이야기 하나 해줄까? 하시면서 젊은시절의 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1930년대 학교에서 유난히 공부를 잘하던 할아버지는 넉넉한 집안의 장남으로
동경의대를 유학을 가게되었다. 그기서 고향의 향수인지.... 너무도 착한
일본아가씨를 사귀게 되었는데.... 긴 일본생활끝에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그러나 8.15 광복이 되고 일본인들이 본국으로 쪼ㅈ기어가자
일본여자를 처로 두고 있던 할아버지는 참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한다.
그러나 부부가 직업이 의사이다보니 처가 일본인 이었지만 그리 냉대는 심하진 않았지만...
아내를 쳐다보는 곱지않은 시선이 늘 맘이 걸렸고... 따가운 눈초리와 질시를 묵묵히 참고...
때론 혼자서 고즈늑히 우는 아내에게 너무 미안 했었다한다....
그러나 결혼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내는 임신이 되질 않았고, 6남매의 장남이었던
의사할아버지는 너무 오랫동안 임신이 되질 않자 부부가 검사를 해봤는데...
자신에게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날 저녁 부부가 함께 누웠는데...
아내가 천정을 보며 "자기는 괜찮으니 아직 늦지않았으니...재혼하세요...."
"너무 미안했으요" 라고 아내가 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의사 할아버지는
심성이 너무 곱고 정말 사랑해서 결혼한 이국의 아내를 이대로 보내기 싫었고....
"아이는 없어도 되니..다시 그런 이야기 하지말라"고 하고 베게머리에 눈물이 흘러 내리는
아내를 위로했다고 한다.... 그러나 한달후 아내는 다시 이혼을 요구했고....
남편은 이를 거절했는데..... 아내는 다음날 아무말없이 나가더니....
일본으로 돌아가 근 2년동안 돌아오지 않았다한다.... 아내가 떠난후 할아버지는
집안의 재혼요구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기다렸으며, 그의 아버지가 숨지며 둘째아들에게
장남은 필요없으니 둘째 네가 대를 이어라고 전답이랑 전재산을 물려 주었는데...
장례식날 친지의 따가운 눈총과, 공부만 열심히 했지..쓸모없는놈이란....
친지어른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참기힘든 모욕을 견디어야 했었다..
장례식후 할아버지는 일본의 아내를 찾으러 떠났고...
일본에서 소아과 병원을 개업하고 홀로 살고 있는 아내에게
" 2년이나 당신을 기다렸는데...이제 내게 돌아올때가 되질 않았소" 하고
아내를 붙들었고.... 할아버지의 말을듣고 조용히 울고있던 아내는 일본에서의 모든 생활을 청산하고
다시 할아버지와 함께 부산땅을 밟았다한다...

그리하여 그 노부부가 해로하여 나이 80을 넘겼고.......
자식은 몇이나 두셧는지 물어보는 내게 할아버지는 부부사이에서 진정으로 소중한게 무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사랑하는 이와 평생을 함께 살겠다고 생각하시고 계신가요?
"그의 결점까지 평생동안 사랑하겠는지요? "
...................................................................................

그후의 이야기.......
1998년 6월 할머니는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나셧습니다....
할아버지는 마지막 아내가 떠나는 순간까지 아내의 병상을 지키셨죠...
그리고 6개월후 할아버지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아내가 숨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내는 남편이 암으로 투병 중인걸 까맣게 몰랐죠..
그리고 할아버지는 남은 재산을 복지원에 기증하시고 가셧습니다.

너무도 아름답게 사셧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러나 너무도 쓸쓸하고 황량햇던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흐른답니다...

영원히 행복하세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