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친구의 고민, 그리고 나의 첫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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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2,263회 작성일 17-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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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방은 처음입니다. "창작/번역" 방에 좀 가학스러운 구라 올렸던 사람이고요,




얼마전 새벽에 친구랑 오랜 시간 채팅을 했더랍니다. 동갑내기인 여자애였고, 모 동호회에서 편하게 알고 지내던 사이였어요.
최근에 "사고를 치고" 고민중이더군요. 나도 몇번 본 적있는 걔의 (전) 남자친구하고 얼마전 헤어지고, 심란하던 차에 전부터 은근히 맘에 들어 하던 남자랑 술을 먹다가... 그만 필름이 끊어지고 말았답니다.
그 남자하고는 최근에 연애쪽으로 거의 가닥을 잡고 있던 참이었는데... 그래서 실은 더 조심스러워서 긴장하고 술을 먹느라, 빈 속에, 그것도 빨리 집에 갈려고 서둘러(-_-) 먹다가 그만 끊어져 버렸다더군요.


깨어보니까 텔이더라는군요. 당연히 옆 자리에 그 친구가 누워 있고요...
전날 밤 일이 전혀 생각안나더래요. 물어봐도 남자쪽은 이상하리만치 쑥스러워 하면서, 겨우 단서는 "...너, 오랄 디게 잘하더라...?"
그래놓고 나니까 이게 또 예정일이 지나도 생리가 안되더라는 거에요. 가슴이 덜컥했겠죠? 기억은 하나도 안나지만 그 판국에 피임을 제대로 했을 것 같지도 않고...



결국 그날 밤새도록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답니다. 원치 않는 임신과 중절에 대해서는 저도 좀 쓰라린 기억이 있거든요. 해서 선배 (-_-;) 로서 이것저것 조언도 해 주고 하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거에요.
만리장성을 쌓아 놓고도 전날 밤 일에 대해 너무 쑥스러워 하고, '기왕 이렇게 된 거~' 하는 심정으로(?) 담날 아침에 뭔가 좀 해 보려고 해도 잘 안되더라나요? 여자애 왈, "내 몸 상태가 안좋아서 안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남자는 할려고 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니?" 운운.
순간적으로 뭔가 턱 짚히는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랬죠. : "야... 어쩌면 그 친구, 밤에 안했을지도 몰라! 한번 물어봐~"



다다음날인가에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용인즉슨, 생리가 시작됐다... 죽다 살았다! 그리고
그 남자랑 진지하고 좋은 분위기에서 얘기해서... 결국 일이 잘됐다! 지금 아주 행복하다 뭐 이런 거였습니다. 헌데 물어봤더니... 정말 그 밤에 안(못)한 게 맞더라는군요.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그 얘기 들으면서 속으로 그랬잖니... 'pleasure~! 돗자리를 깔아라!'라고 말야."


그거 읽으면서 저는 그냥 웃었더랍니다. 왜냐면 그런 감이 왔던 게, 제가 진짜로 뭐 통찰력이 있다든가 경험이 풍부하다든가 해서가 아니고...
실은 그 상대 남자친구가 사실 "나랑 같은 꽈~"였던 겁니다. 대개 전문 용어로 "낯가리는 거시기~" 라는 겁니다. 쉽게 말해 처음 관계하는 여자한테는 좀처럼 뭐가 말을 듣지 않는 타입이라는 거지요.



비너스님이란 분이셨던가요? 친구들 중에 하룻밤치기 선수들이 있는데, 그 중에 첫 만남에선 잘 못한다는 남자가 있다 그랬지요.
전 비록 선수가 아니지만, 그 대목에서 얼마나 공감이 갔는지......


4살 연상의 여자와 첫 경험을 했었습니다. 상대는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친한 누나~" 였고, 사귀게 되거나 이성 관계로 발전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었지요. 헌데 그만 일이 그렇게 돼 버린 겁니다.
뭐뭐 같이 가기로 한 사람들이 갑자기 다 빵구를 내서 엉겁결에 단둘이 여행을 가게 되고, 가서는 사흘동안 손목 한번 아니 잡고 아무일이 없다가 서울 돌아와서 술 먹는데...... 어쩌구저쩌구, 뭐 좀 공교롭고 야시시하면서도 무슨 삼류 드라마같은 스토리가 있었습니다. 뭐 그런 얘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든가 하고요,


어쨌든 술김에 그 여자분이랑 여관을 갔었어요. 근데... 이건 안믿으시면 어쩔 수 없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제가 진짜 순진했었거든요? 그래서 뭔 텔이란 데 가면서도, 가서 응응응을 하게 되리라고는 별로 기대를 안했었답니다.
그냥 술 취해갖고 쏘다니다가 상대방이 "여관 가자~" 그래서, 아, 방에 들어가서 한잔 더하잔 거구나~? 하고 별 생각없이 들어갔던 거죠. 아... 그 전에 공원인가에서 어찌어찌 뽀뽀는 했던 거 같애요. 그때도 별 생각없었는데... 나중에 사귀게 되면서 니가 먼저 하자고 입술삐죽 내밀었네, 아니 니가 먼저 하자고 얼굴 갖다 들이밀었네... 뭐 이런 해결되지 않는 논쟁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


제가 무슨 생각으로 결국 그 여자분이랑 발가벗고 눕게 되었던지 잘 모르겠어요. 처음엔 아무 생각없었고, 점점 진전(?)되면서 맘속에 은근히 기대를 품게 됐다는 게 정확하겠죠.
어쨌든 어찌어찌 그렇게 됐고, 전 그때까지도 이게 도대체 어찌되는 플레이인지 잘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쯤 됐으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렇게 말하면 좀 나쁜 놈인것 같기도 하지만
그 여자분이랑 어떻게 돼 보겠다는 생각도 확실히 없으면서도, 그래도 사실은 한번 해 보고 싶었답니다. 뭔가 아까운 기회같단 생각도 들고, 숫기없는 제가 경험해 볼 수 있는 놓치기 힘든 계기란 생각이... 참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어렸죠... 지금 생각하면 그땐 진짜 어리고 단순했던 거 같아요. 하기야 그 여자분이 당시에 워낙 예쁘기도 했어요.)


헌데 그래서 해 볼라니까... 허허, 이게 결정적인 순간에서 안되는 겁니다.


친한 누나로 여겼기 때문에 거시기가 거부 반응을 일으켰던 걸까요? 아니면 처음으로 접하는 적나라한 여체에, 그때껏 비디오내지 소설 갖고 손장난이나 치던 데서 미처 적응을 못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상대방 알몸이 드러나고, 나도 걸쳤던 걸 벗고... 심지어 여기저기 처음 보는 신체 부위에 손을 가져가도 보고 또 상대방 손길도 느꼈습니다만
도무지 색스러운 생각이 안일어나는 겁니다. 기껏해야 야한 만화책 보고 몽정하던 저로선, 그 실제 여체는 색욕의 대상이 되기에는 너무... 따뜻하고 뭉클한 게 생생했어요.
알던 여자의 꺼풀을 벗겨 속살에 접했는데도, 거기서 색욕이 들거나 감춰진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다기보다는... 그냥 그 속까지도 평소 알던 그 여자의 모습이랑 다를 게 없는 것 같은... 쉽게 말해 벗은 몸이나 그 얼굴이나 (그리고 입은 모습이나,) 그냥 똑같은 그 여자의 모습같게만 느껴지는 느낌... 아실까요?


술 기운에 꽤 적극적으로 절 리드하던 여자분은 또 술 기운에 금새 지쳐버렸겠죠. 해서 결론은, "에이... 그냥 자자~" 그러고는 눕고, 불 끄고...
그날 밤 저는 밤새도록 악몽에 시달렸답니다. (무슨 악몽이었는지는 기억안나요.) 그리고 눈을 떠 보니, 너무나도 잘 알고 친한 누나가 옆에서 발가벗고 누워 있는 거에요.
그 여자분이 잠 깨지 않은 틈을 타서, 살짝 이불을 들추고 살펴봤답니다. 거기엔 생전 처음 보는 진짜 여체가 있었어요. 그 매무새는 참 이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도 색스럽게 느껴지거나 신비스럽지가 않고, 그냥 "이질적"이란 느낌이더군요. 그냥 처음 보는 낯선 육체였어요. 참 신기하긴 했죠.


사실은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디게 고민했었어요. 아 씨... 왜 안되지? 혹시 난 불구가 아닐까? 아마 악몽에 시달린 것도 그거하고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해서 심지어는, 깨지 않는 틈을 타서 손장난할 때처럼 제꺼를 건드려도 보았답니다. '아 씨바... 좀 일어나 봐! 평소엔 아무때나 벌떡벌떡 잘도 꼿꼿해 지더니... 꼭 필요할 때 왜 이러냐? 아아, 결국 난 평생 총각으로 늙게 된단 말인가...!!!'
......오버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그땐 진짜 심각했다고요. -_-;



나중에 듣자니, 아침에 일어나서 그 여자분이야말로 황당했더랍니다. 전혀 생각도 못한 녀석이 같이 빨가벗은채 누워있고... 이 녀석은 벗겨논 거 보니까, 이게 남자의 육체라기보다 소년의, 어찌 보면 소녀에 더 가까와 보이는 몸이더래요. (...예, 제가 좀 빈약하긴 합니다. -_-; 그땐 더 어렸구요.)
뭐래드라... 처녀아일 잠자리로 꼬드긴 중년 남자가 된 기분이라나요? (나아참...) 하기야 그때는 어리고, 좀 곱상&뽀샤시했던 것 같기도 해요. (원래 지나간 건 다 아름답게 기억되나 봅니다. -_-)


아침나절내내 참 "노력"해 봤습니다만 결국 안되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 그 여자분이 편안하게 대해주지 않았다면 전 그게 컴플렉스가 돼서 진짜 못하게 됐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그 여자분은 계속해서 포근하게, 전날까지 편하게 지내던 누나로서 자연스럽게 대해 주었죠. 그 여자분이랑 그 후 2년인가 사귀다가 헤어진 뒤에도, 여러가지 서로간에 서운한 일이 지나간 후에도... 그 점 하나만은 지금껏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 몰라요.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을라나?)


그 여자분은 사실 그때 제가 마음에 들었다더군요. 헌데 그 이유가 황당해요. 제가... 그냥 남자같지 않고 여자같더래요. -_-; 덜자란 몸매가 소녀같고, 예민해 보이고 어쩌구저쩌구... 아마 그 분이 당시에 남자 문제로 이것저것 엄한 일을 많이 겪은 터라서 더 그랬겠지요.
...참고로 그 여자분은, 몇년 후 저랑 헤어지고 나서, 결국은 양성애자로서 여성을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딱 그 소식까지만을 듣고 이후로는 어찌 지내는지 듣지 못했어요.
나중에 우리 관계가 악화되게 된 것도, '어... 여자앤줄 알았는데 남자였잖아???' 뒤늦게 응응응의 즐거움을... 그것도 남자 본위의 쾌락(제 아이디입니다.)에 눈을 뜬 제가 너무 심하게, 또 이기적으로 밝혀댔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사귀고 있는 애인은 저보다 좀 많이 어려요. 헌데 걜 처음 여행 델구가서 본격적으로 벗겨 놓았을 (;;;) 때도
그 참... 이상하게 안되더만요! -_-; 뭐 그쯤 됐으면 대충 자신의 생리를 알았기 때문에 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었지만요.
벗겨 놓은채 "아, 참 이쁘다~~~"를 연발하면서 직접 행동에는 안들어갔었답니다. 생각해 보면 그게 상대 여자한테 좀 이상한 환상을 심어 버리는 것 같기도 해요.
말하자면 이 남자는 좀 다른 것 같다... '욕심'이 좀 적은 것 같다... 내지는 여성스럽다...??? 뭐 이런 거요. 사실 저는 진짜 욕심사납고, 숫컷으로서의 이기심이 심각한 녀석인데 말이죠.






나름대로 오랜 시간이 지나...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자니 좋은 소식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나더라고요.
낯 가리는 거시기... 이 증세의 원인이 뭔지는 모르겠어요. 저같은 경우 첫 경험 이후로 계속 그러는데 그게 그때 일때문인 것 같지는 않고... 소심해서 그럴 지도 모르겠어요. 아니면 너무 편하게 지내던 사람과 작업에 돌입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인지도...? (글세?)


실제 본 적도 없고, 이야기를 통해 전해들었을 뿐이지만
그 친구의 남자친구한테 왠지모를 동질감이랄까? 아니면 공범의식(-_-)같은 게 들었답니다.
언젠가 그 남자분이랑 같이 술이라도 한잔 하게 될지 어떨지? 만약에 그렇게 되면 넌지시 물어보고 싶어요.



"그대는 낯 가리는 거시키의 비밀을 아는가~?" 라고요...
혹시 그것때문에 본인이 성 불구가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은 없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끄적거리다 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즐거운 밤 되시고... 행복하고 짜릿짜릿한 일만이 함께 하는 네이버3 생활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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