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아내가 이럴수가.....(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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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978회 작성일 17-02-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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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이럴수가....
* * * *

빌이 우리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 것이
어언 두달로 접어들고 있다.
나는 지금 형언할 수 없는 참담함과 자괴감에 눌려 이글을 쓴다.

나는 그져 평범한 중소기업의 셀러리맨이며 외형으로 보면 크게 주눅들
것 없는 이땅의 중산층 소시민이지만 스스로는 늘 미래에 대한 불안, 안주하
고 있는 자신에 관한 무력감 이러한 것들로 항상 우울해 한다.

이 시대, 이 땅에 살아가면서 서른 아홉이란 사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
엇이며, 또한 꿈꾸지 말아야 할 일들은 무엇인가?
자꾸만 자신을 잃고 왜소해져가는 모습이, 문득문득 서러울때가 있다.

나는 시내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서른다섯살난 아내와 남매를 두
고 있다.
대개의 아버지들이 그러하겠지만 나도 별 잔병치레 없이 자라서 이제 나란
히 초등학교에 입학해준 쌍둥이 남매가 자못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그렇다.

어쩌다 아이들과 외출이라도 하게 될 때, 길가던 마음씨 좋은 아주머가 귀
여워하며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나도 동심이 된양 기분이 좋아진다.

결혼후 몇 년까지만 해도 자잘한 일로 와이프랑 꽤 트러블도 많았는데. 점
점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요즘은 왠만하면 대부분의 일을 와이프에게 일임해 버리는 편이다.
오히려 그녀가 요즘은 더욱 말수가 늘고, 매사에 적극적이 되어 버렸다.

솔직히 나의 와이프가 미인은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피부가 곱고 희다는 것과. 시댁식구라도 올라치면 그토록 살
갑고 정가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내가 평가해 주고 싶은 대목이다.
시댁식구 뿐아니라
와이프는 사교에 재능이 높다.
그걸 사교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지 모르지만 남을 편하게 대하고 쉬운말
도 반복해서 전달해주며, 사소한 말도 무안할 정도로 진지하게 들어주는 습
성이 있다.
때로는 지나치다 싶은 남에 대한 배려가 위험해 보이고 싫을때도 많았다.
나는 직업에서 얻은 습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며
유감스러운 것은 나에게 대할때는 예외인듯한 입장이 아쉬울 따름이다.

남사스러운 얘기지만 나는 와이프 보다 키가 조금 작다
그녀의 키가 유난히 크다기 보다는 내가 좀 외소한 축에 들어서다.
묻지 않는다고 모를리도 없지만, 한번도 나의 신장을 물어봐 주지 않은 와이
프가 고맙다.

그래왔기에
지금 이 나의 분노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 * * *

금년 신학기가 막 시작되고 얼마 않돼서
와이프는 내게 이런 제의를 해왔다.

학교 동료 선생님의 사례를 들어가며
애들의 장래를 위해 외국인 선생을 들이자는 제안이었다.
이해 되지 않는 얘기 였지만 그녀는 특유의 언변으로 시간반인가를 설득을
퍼붓기 시작했다.

[당신 직장에서도 외국어를 잘하는 정대리가 사장님 해외 출장때마다
동행을 하며 훗날을 돈독히 쌓아 올리지 않느냐?
영어에 대한 사회적인 붐과, 필요가 절박해 안팎으로 심혈들을 기울이고 있
지만 지금과 같은 학습 프로그램으로는 10여년 영어책을 붙들고 있어도 반
벙어리인 당신과 차별화를 기대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영어를 잘하면 출세에 다소의 보탬이 될 수 있었던 당신세대와는 달리
아이들이 생활할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묶어주는 글로발 시대가 되놔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곧 생존을 결정짓는 화두가 될 것이다.]

이렇게 영어의 필수불가결론을 늘어놓은후
구체적인 사례 조율에 들어갔다.

와이프 또래의 같은 학교 선생님의 조언과 협조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이며
원한다면 그 분이 알선까지 맡아 주시기로 했고.
한국에 영어 강사로 오신 외국인을 가정에 체류시켜 주면 아이들이 생활에
녹아든 영어의 원류를 체득할 수 있지 않는냐 하는 와이프의 요지였다.

아울러 불법체류자나 학습을 전수할 능력이 부진한 사람을 피해야한다는
우려를 짚는 세심함도 보였다.

처음엔 낯선 사람 그것도 이국인과 함께 거주해야 한다는 불편함도 느껴졌
지만 아내의 주장이 내게도 꽤 설득력 있게 닥아왔다.

나는 아내에게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입장을 표명해준 뒤
자못 들떠있는 분위기로 몇일이 지났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것같이 어둡던 토요일 오후.......
퇴근했던 아내는 레스토랑에서 약속을 했다며 옷을 갈아 입고 서둘러 나갔
다.
비가 오려하니 우산을 갖고 나가라는 나의 말을 듣지 못한채 아내는 총총히
사라졌다.

학교에서 학원으로 분주했을 아이들은 피곤했는지. 제 방에서 나란히 잠이
들어 있다.

나는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서 맥주를 한켄 집어들었다.
내일 회사 동료와 김포로 낚시를 가기로 했는데..
비가 오면 어쩌지...... 하는 염려가 들었다.
자주 가는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안좋은 날씨에만 가게된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나갔던 아내가 돌아왔다.
아내 등뒤로 머리하나만큼 더 큰 서양사람이 동행하는 것이 보였다.
나이가 짐작되지 않았다.
흑인도 아니고 백인도 아닌 것이........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생각에 성큼 닥아가 먼저 악수를 청했다.
개털처럼 무성한 팔뚝이 눈에 들어왔다.
"빌"이라고 했다.
어눌한 말투로 "안녕하세요"를 몇번인가 반복했다.

아내가 뭐라고 나를 소개하는 눈치였다.
아내가 영어를 어느정도 구사한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입밖으로 내보인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친절의 극치를 보이듯 아내는 집안 이곳 저곳을 소개하며 다니고
집채만한 몸을 쭐래쭐래 흔들며 따라 다니는 빌을 마지막으로
비워놓은 방으로 안내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좁은 집은 아닌데 오늘따라 집안이 옹색하게 느껴 졌다.
나와 빌사이를 오가며 통역하듯 분잡을 떠는 아내의 모양새가
왠지 짜증이 났다.
나도 얼추 알아듯는데 말인데......

아내는 식사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냉장고에서 켄을 꺼낼 때 낮선 재료들이 가득했던 것이 아마
빌을 위해 준비해뒀던 음식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몇가지 음식들이 식탁에 올랐다.
아이들은 경계하며 호감을 느끼며. 헬로만 연발하며 빌을 따랐다.
'저도 한국음식 좋아해요'
빌의 두 번째 한국어가 어색하게 표현됐다.
'그럼 다음 부터는 저희가 먹는대로 준비할께요'
아내가 빌에게 포크를 건네며 그렇게 얘기했다.

평소보다 더욱 밝고 말수가 늘어난 아내는
집에서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드라도 가급적 영어로 표현해 줄 것을
빌에게 당부하며 식사를 마쳤다.

아내에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 내가 가장 내심 염려스러웠던 일은
첫날부터 생겨주고 말았다.
체질에 맞지 않는 샴페인을 몇순배 돌리고
아내가 정성스레 마련한 과일과 커피를 모두 비우고
늦은 시각이 돼어서야 서로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이런 저런 많은 얘기가 오고 가는 듯 했지만
아내가 생각보다 영어가 유창하다는 사실만 확인했을뿐
이해되는 대목도 또 기억에 남는 이야기도 없는 듯 했다.

잠이 오질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도록 뒤척이고만 있는데
화장실을 갔던 아내가 단발마의 짧은 비명을 지르고
얼굴이 상기되어 뛰어 들어왔다.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나 앉았다.

"왜 그래?"
".............."
"무슨 일이냐니까?"

부적절한 예감과 함께 평소의 나 답지 않게 채근하고 있는 자신을 느꼈다.

"샤~워"
"샤워가 왜?"

"빌이 샤워를 하고 있어요"
평소대로 노크없이 화장실문을 열어재켰을 아내를 상상했다.
"난~~ 또 뭐라고"
봤냐고 묻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은 것을 누르고 다시 누웠다

상기된 표정이 가시지 않은채 아내는 침대모서리에 걸터 앉았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모습이 틀림없이 아내는 무언가 확인한 것이 틀림 없었
다.
의도적으로 태연하게 하려니 더욱 몸을 뒤척일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도 잠이 드는데 꽤 오랜시간이 걸리는 듯 했다.

이틑날 아침
아내는 어제보다 더욱 활발하게 보이려는 듯 했으나 말수는 반으로 줄고
그 어느 곳에도 시선을 두지 못하는것처럼 나는 분명히 느껴졌다.

식사를 하지 않은채 서둘러 낚시가방을 챙겨 문을 나섰다.
빈속으로 가면 어쩌냐고 아내가 묻는 듯 했으나.
약속시간이 늦었다고 얘기하고 홀연히 나왔다.

만감이 교차했다.
그 이후로
아내가 그 양놈의 물건을 받아들이기까지 두달남짓이 걸렸습니다.
어쩌면 제가 주의력이 부족하여 확인하는데 두달이나 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어떠한 결단을 내려야 할 참으로 처절하기 짝이없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그러한 결단이 있기전에 여러분에게 공개하는 것이
저에게 어떠한 도움이 될까를 사려한 후에
뒷얘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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