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경험담 나의 동정을 바친 여인과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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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0건 조회 1,288회 작성일 17-02-0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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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의 일입니다.
오랜만에 친구 녀석과 가족 동반으로 강남에 있는 모 훼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와이프끼리도 나이가 같고 해서 코로나 맥주를 곁들여서 아주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데 저쪽 테이블에 앉아있는 여인과 눈이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순간 어디서 본 것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세상을 살다보면 워낙 비슷한 느낌의 사람을 만날 때가 많았기에 그런가보다 했지요.
나중에 화장실을 가면서 그녀와 다시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녀였습니다. 10여년전 나의 동정을 가져간 여인, 허탈해하던 나를 두고 흰 눈밭을 멀어져갔던 그녀였던 것입니다.
그녀도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앉아 있더군요. 사실 이 부부는 헤어지고 얼마안되어 공항에서 한번 마주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약혼자가 있었고, 아울러 상당히 복잡한 과거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순결한 사랑만이 진실된 것이라 믿었던 저는 그러한 그녀를 받아들이기에는 용기가 없었고 너무나 어렸습니다.
그녀도 약간은 놀라는 기색이 보였습니다만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전혀 티가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하면서 많은 생각과 추억에 잠겨있었는데 그녀의 가족들이 나가려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자리가 출입구 방향이라 우리 테이블 곁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나는 눈을 깔고 일행들과 식사를 하는 척 했습니다. 그랬는데...
"아니, 이거 누구야, 김사장 아냐? "
하는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어보니 마침 친구 녀석과 그녀의 남편이 사업 상 잘 아는 사이였던 것입니다. 세상은 참 좁지요.
그 남편이란 사람은 키가 작고 뚱뚱한 편이었지만 좋은 사람처럼 보이더군요. 아내의 모든 과거를 포용하고 보듬어준 사람이었습니다. 친구와 악수를 나누고 각자 가족을 소개하고 저하고도 악수를 하고 명함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녀는 저희 가족들을 보고 서 있다가 제 친구와 그녀 남편의 얘기가 길어지자 어색한지 고개를 돌리더군요.
그들이 나가자 친구의 와이프와 제 처가 여자가 참 미인이네하고 감탄하더군요. 우리도 식사를 다 했으므로 계산을 치르고 나왔습니다.
나와서 차를 타러 주차장에 갔는데 차 문을 여는 순간 바로 우리 옆의 차가 출발을 하는데 그녀의 남편이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뒤로 고개를 빼고 차를 후진시키고 있었고 조수석에 앉아있는 그녀는 저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더군요. 그리곤 그 차는 곧 어둠속으로 멀어져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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