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레시피매거진C 이탈리아 프로세코 - One name, many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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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92회 작성일 16-02-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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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코는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이며, 제한적인 지역에서 제한된 품종으로 생산한다. 품종을 보호하고 원산지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서다. 전 세계적인 인기는 샴페인을 넘어섰다. 가격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다. 품질이 좋고 일정해서 언제 어떤 자리에서 마셔도 좋다.

이탈리아 북동부에 자리한 베네토(Veneto)주는 ‘물의 도시’로 유명한 베니스와 ‘작은 베니스’라 불리는 베로나로 유명하지만, 와인 생산량을 따지면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생산지다. 토착 품종인 글레라, 코르도바, 가르가네 등을 비롯해 국제 품종 샤르도네, 피노 그리지오,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을 7만 헥타르가 넘는 규모에서 재배하며 14개의 DOCG와인과 27개의 DOC와인 등급을 비롯해 비교적 값싼 IGT 등급까지 다양하다. 하늘의 별 만큼이나 많은 와인 중에 베네토를 대표하는 쉽고 편한 와인을 꼽으면 단연 프로세코다. 물론 고급 와인으로 유명한 아마로네 생산지도 있고, 발폴리첼로나 소아베같이 유명한 와인도 생산하지만, 베네토 지역을 대표하는 와인은 가히 프로세코라고 할 만하다.




프로세코는 쉬운 스파클링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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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밭인 카르티제 언덕. 유네 스코 보존지역이기도 한 발도비아데네 타운 인근 은 경관이 뛰어날 뿐 아니라 우수한 프로세코 와인 생산지다. 이곳 포도밭은 규모도 작고 남동쪽을 향 해 급경사다. 그래서 대규모 생산이 어려울 뿐더러 기계 수확도 어렵다. 손으로 수확해야 한다. 토양은 석회질의 점토라 산도가 높다. 카르티제에선 107헥 타르의 밭을 140여 농가가 나눠 갖고 있어 농가당 평균 1헥타르도 못 되는 수준의 밭을 경작한다.



프로세코는 샴페인처럼 끊임없이 기포가 올라오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여기서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잠시 소개하면, 스파클링 와인은 생산 방법에 따라 크게 샴페인 방식과 샤르마 방식으로 나눈다. 거품이 생성되는 2차 발효가 병에서 이루어지면 샴페인 방식이고, 스테인리스스틸 탱크에서 짧은 시간에 숙성시키는 것이 샤르마(Charmat) 방식이다. 샴페인 방식의 스파클링 와인은 프란치아코르타가 유명하며 그 외 이탈리아 동북부의 트렌티노 알토 아디제와 밀라노 남부의 올트레포 파베제 지역 등이 있다. 여기에 소개하는 프로세코는 샤르마 방식, 그러니까 스테인리스스틸 탱크에 발효를 시킨다. 그리고 프로세코는 탄산 정도에 따라 다시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거품이 미세한 프로세코 프리잔테, 그리고 거품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프로세코 스푸만테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프로세코 스푸만테가 맞지만 흔히 프로세코로 통용된다.

당분 함유량에 따른 스타일도 있다. 브뤼트, 엑스트라 드라이, 드라이 순으로 당분 함유량이 높아지는데 전체적으로 과일향이 신선하되 당도가 그다지 높은 것은 아니다. 2차 숙성기간이 짧아 토스티한 효모의 향이 있는 샴페인보다 꽃향기나 과일향이 풍부해 언제든 편하게 마시기 좋다.




프로세코는 오직 트레비소(Treviso)에서 만든다




이탈리아 대부분 와인 명칭이 앞에 와인 품종, 뒤에 생산 지역 이름이 온다. 그래서 프로세코 와인의 본디 명칭은 프로세코 디 코넬리아노 발도비아데네이다(이 긴 이름을 줄여서 ‘프코발’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노릇이다). 코넬리아노 발도비아데네는 베니스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진 곳으로 생산지 이름이 길고, 또 다른 지역에는 프로세코를 생산하지 않아서 ‘프로세코’라고 부른다.

프로세코는 품종 이름이었다. 2009년 7월부터는 이탈리아 농림부에서 프로세코를 새롭게 규정했다. 이 규정에 의하면 베네토 지역에서 토착품종인 글레라로 생산한 프로세코 와인에 ‘프로세코’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다. 규정이 생기게 된 원인은 프로세코가 세계적으로, 특히 영국·독일·미국 등지에서 인기를 끌자 신대륙 와인 생산자들도 프로세코란 이름을 사용했고, 이탈리아의 프로세코 와인 생산자들과 농림부가 발 빠르게 프로세코 보호규정을 마련했다.

프로세코에 사연은 더 있다. 원래 프로세코는 프리울리주 남부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 이름이고, 이 지역에서 글레라 품종을 사용했다. 그래서 프로세코 이름은 전통에 따라 ‘프로세코’로 불려야 하며, 포도는 글레라 품종 85%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산도를 조절하기 위해 베르디소(Verdiso), 과일향을 보태주는 페레라(Perera), 비앙케타(Bianchetta) 등을 15% 이내로 사용할 수 있다.




프로세코가 트렌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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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코는 치즈, 햄, 파스타, 닭고기, 돼지고기, 각종 생선과 해산물 등 모든 요리와 잘 어울린다. 꼬치에 허브와 올리브오일에 마리네이 드한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꿰어 숯불 위에 돌리며 익히는 베네토 스타일의 B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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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코가 마시기 편한 가격대의 와인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샴페인을 능가하는 고급 프로세코도 있다. 고급 프로세코 와인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코네리아노(Conegliano)’란 이름은 옛날에 베네치아 귀족들이 눅눅하고 더운 날씨를 피해 여름을 보내던 피서지 이름이다. 이곳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포도밭인 카르티제 언덕에서 생산되는 프로세코다. 빌라 산디의 카르티제는 미네랄리티와 산도가 샴페인을 능가한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 와인 전체 생산량에서 20~25% 차지하며, 생산량도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무려 117%나 증가했고 수출량도 크게 늘었다. 프로세코 전체 생산량의 70%를 모두 수출할 정도다. 프로세코가 샴페인을 넘어서 스파클링 와인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다. 프로세코의 인기비결이 단순히 샴페인보다 싼 가격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샴페인보다 마시기 편하고 신선한 맛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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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코 잘 고르는 법을 소개한다. 프로세코 병목에 하늘색 띠가 붙어있는 것을 추천한다. 이 마크는 이탈리아 정부가 품질을 보증한다는 의미이다. 그 밖에 라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있다. Prosecco DOC 또는 Prosecco Donominazinoe di Origine Controllata를 확인한다. 와인 산지는 나라별로 현지 기후나 풍토에 적합한 품종을 정해 ‘원산지통제명칭’을 엄격하게 지킨다. 가령, 프랑스에 AOC가 있다면 이탈리아엔 DOC이다. 생산지가 이탈리아(Prodotto in Italia)도 확인하자.



프로세코를 국내에서 마시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마시기 편한 이탈리아 와인 하면 한국에서는 ‘모스카토 다스티’ 가 더 인깆있는데, 프로세코 또한 대중성이 높은 이탈리아 와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잔에 따르면 엷은 노란색과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솟아오르는 기포를 확인할 수 있다. 당분 함유량에 따라 브뤼트, 엑스트라 드라이, 드라이 순으로 나뉘지만 모스카토보다 당도는 적고 기포에 힘이 있다. 기름진 요리, 생선·해산물 요리, 디저트 등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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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토주는 폴렌타로도 유명하다. 폴렌타는 옥수수를 뭉근히 끓여 만드는데, 이 지역에서는 죽과 비슷한 질감으로 만든 후 제철 버섯을 곁들인다.



사견을 붙이면 샴페인이 주는 맛뿐만 아니라 고급스러운 이미지까지도 좋아한다. 그런데 막상 샴페인을 사려고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 내 지갑은 프로세코에는 관대하다. 샴페인 기분을 팍팍 내면서 말이다. 베네토 지역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프로세코를 시음했다. 한 가지 공통점은 각각의 프로세코들은 눈에 띄는 개성은 없지만, 모든 프로세코는 본디 지니고 있어야 할 성격을 분명히 갖고 있었다. 그것은 신선함, 과일 향, 청량감이다. 프로세코의 주품종인 글레라라는 품종이 토양보다는 포도 품종에 그 성격이 잘 표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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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토에서는 프로세코를 먹을 때 소프레사(Sopressa)를 즐겨 먹는다. 소프레사는 이탈리아 살라미의 일종으로 베네토주를 대표하는 햄이다. 살라미를 오랫동안 보관하여 만들며 살라미보다 질감도 풍미도 부드럽다. 비첸차 지방에서 만들며 이를 소프레사 비첸티나(Sopressa Vicentina)로 칭하며 원산지통제명칭의 보호를 받는다.



전통적으로 트레비소 지역 농부들은 오전 11시 프로세코에 치즈나 햄,빵을 곁들여 먹는다. 묘한 것은 트레비소 농부 스타일로 오전부터 프로세코를 마시다 보니 더욱 프로세코 팬이 되었다. 결국 ‘프로세코= 베네토 와인= 신선하고 쉬운 스파클링’이라는 이야기를 길게 한 것이다. 와인을 마시려고 어려운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머리 아픈 일이다. 그러나 좋은 포도가 나오는 포도밭, 넓게는 생산지를 알아두면 와인을 구입할 때 분명 유용하다. 그러니 이탈리아 스파클링 프로세코를 편하게 마실 땐 베네토 와인인지 확인하자.



글·사진
문경옥



발행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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