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릴리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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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2,84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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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옷을 벗어요."
퍼터슨 박사는 이름, 생년월일, 병력(病歷)로 등을 진찰 기록부
에 적은 다음 그렇게 말했다. 그는 내 쪽으로 얼굴을 돌리더니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피터슨 박사는 가무잡잡한 피부에 머리에는 새치가 드문드문
섞여 있는, 마흔 살정도의 윤곽이 뚜렷하고 갸름한 얼굴이었다.
간호사처럼 횐 가운를 입었는데, 그 속에는 아무것도 입고 있
지 않은 것 같았다.

"친구한테서 대강 이야기는 들었어요. 하지만 일단 기본적인
검사부터 시작하지요. 옷을 모두 벗으세요."
그는 말했다.
박사는 줄곧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횐 가운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은 진찰실 안이 따뜻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나는 일어서서 옷을 벗기 시작했
다. 구두, 블라우스, 바지, 스타킹 ‥‥‥
그러는 동안 그는 나를 계속 응시하고 있었다. 브래지어, 그리
고 팬티‥‥‥‥
상대가 의사라고는 하지만 그 눈앞에서 알몸이 된다는 것은 왠
지 부끄럽고 불안해서, 자신이 아주 조그마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쪽을 봐요."
박사가 말했다.
나는 그에게 등을 돌렸다. 피터슨 박사는 책상에서 일어나, 안
경을 벗고 내 쪽으로 오더니 내 주위를 한바퀴 빙 돌았다.
그러다가 멈춰 서서 내 가슴과 엉덩이를 자세히 보았다. 그러
더니 한 번, 따뜻한 손바닥을 갖다댔다. 그러고 나서 다시 내 앞
에 섰다.
"똑바로 서요."
시키는 대로 하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었다.


"대체 뭘 고민하고 있지요?'
그가 물었다.
그 말은 나를 당혹하게 만들었고, 나는 얼른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는 책상으로 돌아가 뭔가를 적었다. 그러고 나서 고개도 들
지 않고 아래를 내려다본 채로 말했다.
"학생은 외관상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체형을 가지고 있군요.
가슴도 엉덩이도 전체적으로 매우 잘 발육돼 있어요. 잠시 여기
에 앉아서 다리를 꼬아 보세요."


퍼터슨 박사는 여성 환자가 두 다리를 올려 놓을 수 있도록 금
속 받침대가 달려 있는, 바퀴 달린 테이블처럼 생긴 진찰대 쪽으
로 나를 불렀다.
내가 그 가장자리에 걸터앉자, 그는 다시 뭔가 두세 가지를 적
은 다음 머리가 고무로 된 작은 망치를 손에 들고 내게 다가왔다.
"학생의 몸에는 아무런 결함도 없으니까 조금도 부끄러워할 필
요는 없어요, 옷을 벗는 것쯤 기꺼이 자랑으로 여길 정도라구요.
학생은 자신이 왜 고민하고 있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아뇨‥‥‥‥ 저, 예."
나는 대답했다.
"우선 반사 기능부터 검사해 볼까요?


그는 꼬고 앉아 있는 내 위쪽 다리의 무릎 밑을 고무 망치로
가볍게 쳤다. 내 다리는 총이 발사된 것처럼 튀어올랐다. 다리
위치를 바꾸고 다시 똑같이 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좋아요, 이상 없군. 그러면 눈을 감고 이번엔 오른손 집게손
가락으로 코끝을 만져 봐요. 좋아, 이번에는 왼손으로."
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좋아, 됐어요. 그러면 이번에는 누워서, 긴장하지 말고 편안
하게. "
나는 다리를 발판에 올려 놓을지 어쩔지 망설이면서 반듯하게
누웠다.


"저......"
나는 꾸물거렸다.
"가만가만, 그대로 누워 있기만 하면 돼요, 긴장을 풀어요, 위
험은 없으니까. 마음 편하게, 아무것도 걱정할 것 없어요. 여성
은 누구나 옷을 벗으면 당신과 똑같으니까. 그러나 여자라는 사
실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에요."
그는 모든 것을 자기에게 맡기라는 투로 말했는데, 나는 그 진
찰실에서 옷을 벗는 것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느졌
다. 방을 따뜻하게 해놓은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았다.


피터슨 박사와 진찰실은 반드시 여자들이 옷을 벗는 곳이다.
모두들 그러기 위해서 이곳을 찾아을 것이다. 그는 내 옆에 와서
미소를 지었다.
"이제부터는 서로 이름을 부르기로 하지, 그래야 허물없이 이
야기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 릴리안, 나에게서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면 무엇이든지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지 않으면 곤
란해. 여기서는 옷을 입지 않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한 일
이야. 무슨 일이든, 먼저 부끄러워하는 것부터 고쳐야만 해.
아무것도 부끄럽지 않아. 부끄러워할 일은 아무컷도 없다구.
알겠지?"


그는 내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손목의
안쪽을 쓰다듬었다. 그것은 기묘한 진정 작용이 있었다.
그는 손을 내 팔 안쪽을 따라 이동시키며 다시 몇 번인가 손목
에서부터 겨드랑 밑까지 되풀이해서 쓰다듬었다.


나는 그가 좀더 계속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은 믿을 수 없을 만큼 가벼워서 마치 살아 있는 것처
럼 움직였는데, 잠시 누른다든지 할 때에는 매우 강하게도 느껴
졌다.
"어때? 뭔가 느껴지나?"
"네."
나는 대답했다.

그러자 피터슨 박사는 보드라운 털이 나 있는 내 겨드랑 밑으
로 손을 넣었다. 뼈 속까지 전해지는 듯한 접촉이었으므로 나는
뚜렷이 느낄 수 있었으며 몸까지 떨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겨드랑 밑을 간지르기도 했다. 그것은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분이어서, 나는 그의 앞에서 알몸으로 누워 진찰
받고 있는 일에 희열을 느꼈다.


그는 겨드랑 밑에 엄지손가락을 닿게 한 채 내 옆에 걸터앉아
물었다.
"웃을 벗고 있는 데에 좀 익숙해졌나?"
"네."
나는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떤 기분인지 정확하게 말해 주지 않겠어?"
"어깨에서부터 등 쪽으로 무엇인가 꿰뚫고 지나가는 것 같아
요."
박사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해주기를 바라는 일이 있으면 말해 봐. 나를 봐요, 이야기할
때는 내 눈을 보라구. 뭔가 해주기를 바라는 일은 없어? 부끄러
워하지 말고 말해 봐. 누구에게나그런 욕망은 있는 법이니까."


나는 브리타가 해주었던 일이 생각났다. 하지만 도저히 입에
담을 수는 없었다.
피터슨 박사는 웃으며 내 입술에 손가락 끝을 깃털처럼 가볍게
대고는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였다.
몹시 간지러워서 나는 소리 내어 웃었다. 그러나그 동작은 나
를 굳어지게도 만들었다.
그는 내 가슴에 손을 대고 젖꼭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웠다. 가
볍게 살짝 그랬기 때문에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젖꼭지를 놓았지만 손은 가슴에 댄 채 그대
로 두고 있었다.


그의 손은 따뜻했는데, 한동안 꼼짝 않고 있더니 이윽고 조금
씩 그리고 천천히 쓰다듬듯이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횐 가운 속에 있는 것을 만지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이번에 그는 다시 젖꼭지를 주무르기 시작하더니 차츰
차츰 강하게, 조금 아파질 정도로까지 세게 만졌다.
가끔 손을 멈추고는 다시 전과 똑같이 조심스럽게 시작하곤 했
다. 내 젖꼭지는 빨갛게 부풀고 단단하게 굳었다.


느닷없이 박사가 몸을 굽히더니 내 젖꼭지를 입에 머금고는 부
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그 다음 다정하게 잘근잘근 씹다가 다시
세게 빨기도 했다.
도중에 두 번 가량 멈추고는 다시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시작했
다. 나의 두 가슴엔 약동하는 생명이 불어넣어져 홍조를 띠었고,
쑤시는 것 같은 달콤한 쾌감으로 채워졌다.


이쯤에서 뭔가 다른 일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그는 다
만 잠시 사이를 두고는 가슴을 계속 애무하기만 했다.
그 동작이 10분 가량 계속되었을까, 그는 손의 움직임을 멈추
었다.
"일어나요."
그가 말했다.
나는 일어나서 걸터앉은 자세로 되돌아갔다.


"어떤 느낌이었지?"
박사는 온화하게 물었다.
나는 현기증이 나고 숨결이 거칠어져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것
은 그가 가슴을 빨아준다든지 좀더 기막힌 일을해준다든지, 아
무튼 애무를 계속해 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목구멍이 막히기나 한 것처럼,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
았다.
"아주 좋았어요, 굉장히."


그렇게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피터슨 박사가 미소를 지으며
그 다음에 한 일이라고는, 과일이라도 집듯이 내 가슴을 가볍게
쥔 것뿐이었다.
"무언가 특별히 해주기를 원하는 것은 없어?"
그는 레스토랑에서 무얼 주문하겠느냐고 묻는 것처럼 조용찬
말투로 물었다.
나는 그가 내 다리 사이를 만져 주기를 기대하면서 "어머!" 하
고 소리를 지르며 진찰대 위에 쓰러지듯이 누웠다. 그렇지만 기
대했던 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는 가슴에서 배꼽을 거쳐 체모가 있는 데까지 내 앞쪽을 가
볍게 문질렀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그 곳 주위가 조금 아파 오기 시작하면서 아랫배의 근육과 신
경이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피터슨 박사는 다른 한 손으로 내 머리와 얼굴을 다정하게 어
루만졌다. 그러자 마치 머리카락에 전류가 통하기라도 하는 것
처럼 머리가 욱신욱신거렸다.
그의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온몸이 그에게 반응을 나타냈다.


"아직 젖지 않았어?"
갑자기 그가 물었다.
나는 목구멍이 바싹 말라서, 헛기침을 하지 않고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모르겠어요. "
나는 거짓말을 했다.
'됐다' 이렇게 되면 박사도 스스로 알아볼 수밖에 없겠지. 어
쨌든 한 번은 만져 보지 않고는 ‥‥‥‥


그러나 그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스스로 만져 봐. "
나는 거짓말이 들통난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손을 그 곳으로
가져 갔다. 그 곳은 이미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나는 젖어 있다는 것을 그에게 보이기 위하여 젖은 손을 그의
눈앞에 내밀었다.
"조금 젖어 있는 것 같아요. "
"그 곳의 반응도 이상이 없는 것 같군."
피터슨 박사는 말하며 일어섰다.


"엎드려 봐요. "
나는 돌아누워서 벌거벗은 엉덩이를 드러내었다. 그리고 브리
타를 생각하며, 박사도 뒤에서 똑같은 일을 해주었으면 하고 빌
었다. 사실은 앞쪽을 만져 주기를 바랐지만 뒤라도 상관없었다.


잠시 후 나는 그가 내 의사를 알아차리도록 엉덩이를 살짝 들
어올렸다. 그러고는 멈칫거리며 허리를 비비꼬아 보았다.
"그만. "
피터슨 박사는 말했다.
나는 다시 진찰대에 납작 엎드렸다. 그는 내 쪽으로 허리를 구
부려 두 손을 가슴 밑으로 넣고 두 가슴을 잡았다. 나는 헐떡이
듯이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는 촉촉하고 따뜻한 입술을 내 목덜미에서부터 어깨뼈 있는
데까지 미끄러지듯이 더듬다가 목덜미로 되돌아왔다.


나는 소리가 터져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면서 몸부림쳤다.
박사의 입술은 내 어깨뼈 사이를 천천히 기어 내려갔다가 다시
목덜미의 머리카락이 난 데까지 되돌아오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
했다.
이윽고 피터슨 박사는 손을 놓고 허리 뒷부분에 길게 입을 맞
추었다. 나는 가슴까지 꿰뚫고 지나가는 듯한 감각이 엄습하여
더 이상 참을 수 없는지경이 되었다.
그는 입맞춤을 계속하며 차츰차츰 아래쪽으로, 허리 뒤에서 엉
덩이의 작은 세모 부분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다시 위로 되돌아
와 몇 번이고 그 동작을 되풀이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두 손을 앞으로 돌려 내 아랫부분을 만
졌다. 나는 어느 사이엔가 숨을 죽이고, 두 손으로 내 머리카락
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
고 그저 가만히 손을 대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는 위를 보고 누워 있었으므로, 다리 사이와 엉덩이 쪽으
로도 젖은 것이 흘러내려 그의 손도 젖어 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허리에서 엉덩이에 걸쳐 키스해 주는 쾌감은 더 이상 참기 어
려을 정도까지 이르러 있었기 때문에, 박사가 그 동작을 그치자
나도 모르게 울음 소리를 냈다.


다음에 박사는 내 안 쪽 발목을 잡고 발바닥에 입을 댔다. 눈
썹 밑까지 온갖 근육에 경련이 번졌는데, 나는 발을 움직이지 않
으려고 필사적으로 기를 썼다. 그는 또 다른 쪽 발에도 똑같이
했다.
그다음 무릎 안쪽으로 옳겨 갔는데, 이것도 역시 나쁘지는 않
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잠시 쉬었다.


그 후 피터슨 박사가 다시 "엉덩이를 조금 들어 봐요"가고 해
서, 나는 그 말에 따랐다.
그러자 그는 왼손은 내 밑의 앞쪽으로 넣고 오른손은 뒤쪽 엉
덩이 옆에 대고서 내 몸을 진찰대에다 지그시 눌렀다.
그의 손은 한 쪽은 앞에, 또 한 쪽은 뒤에 있었다. 내 심장은
희열로 정지해 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박사는 내가 원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대
신 일종의 마사지를 하며 내 아랫배의 근육을 풀어 주었다.


두 손으로 골반을 따라 원을 그리면서 어루만졌기 때문에, 내
꽃잎의 바깥쪽이 몸 밑에 있는 손에 의해 문질러지는 셈이었다.
그러나 앞이든 뒤든 그가 통 내 안으로 들어올 기색이 없자 나
는 울화가 치밀 것 같았다.
'이번엔, 이번에야말로 시작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가 갑자기 내 몸에서 손을 뗐다.


"일어나도 좋아."
박사는 말하며,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고서 있었다.
나는 일어나 무릎을 끌어안고 그 위에 턱을 괴고 앉았다. 그때
내 밑의 횐 시트에 얼룩이 진 것을 알았다. 그도 거기에다 시선
을 주었다.
"당신의 외적 반사 기능은 완전히 정상이야. 아무런 장애도 찾
아볼 수 없군."
피터슨 박사는 책상으로 돌아가 앉았다.


나는 입을 반쯤 벌리고 눈과 다리 사이를 적신 채, 아찔한 현
기증을 느꼈다.
몸은 활활 타고 있었고 그 곳의 내부에서는 통증 같은, 아니
애타게 미칠 것만 같은 감각이 느껴지고 있었다.
'이게 말이나돼? 여기까지 와서 그만두다니' 하고 생각됐다.
"외진은 끝났어요. 옷을 입어도 좋아요."


그는 흘끗 나를 보았다. 아까 내가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뭔가 언짢은 일이라도?" 하고 그가 금방 물
었기 때문이다.
나는 한마디도 대답을 못하고 반쯤 벌어진 입술을 축이며, 이
마에 내려온 머리를 쓸어 올리기만 했다.
"뭐 부탁할 것이라도? 아니면 내게 무슨 특별한 희망 사항이라
도 있어?"


'이번에는 다리 사이를 집중적으로 마사지해 주세요' 라고 부탁
하고 싶었다. 하지만 헛기침을 하는 순간, 엄마의 얼굴이 떠을
랐다.
오, 엄마는 뭐라고 하실까! 가족의 미래이자 회망인 내가, 겨
우 열여덟 살 나이에 의사 앞에 알몸으로 앉아 엉덩이 밑에 얼룩
이나 만들고, 초면인 남자에게 다리 사이를 쓰다듬어 달라고 부
탁하는 것을 보신다면 엄마나 할머니는 뭐라고 하실까?


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엄마나 할머니의 얼굴은 나를
마비시켰지만, 내 소망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 별다른 희망 사항은 없는 거지?"
피터슨 박사는 이렇게 말하며 내 진찰 기록부에 몇 가지를 더
써넣었다.
나는 눈을 딱 감고 용기를 내어, 간접적이면서도 사리에 맞게
부탁하는 방법을 궁리해 내며 이렇게 말했다.
"죄송합니다만 이제 검사는 모두 끝났나요?"


"좀더 계속할까?
그가 대꾸하자, 나는 눈을 감았다.
"네. "
나는 작은 목소리로 처량하게 대답했다. 그는 일어나 내가 앉
아 있는 진찰대 쪽으로 왔다.
그는 내 뒤에 커다란 베개를 놓고 말했다.
"뒤로 기대요. 하지만 다리는 그대로 두고"
나는 베개를 목 뒤에 대고 누워 내 은밀한 곳이 잘 보이도록
무릎을 세웠다.
그는 다시 젖꼭지를 입에 머금는 일부터 시작했으므로, 내 의
도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 때문에 일은 점점 더 꼬였지
만, 마침내 내가 그토록 바라던 일이 벌어졌다.
퍼터슨 박사는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허벅지의 민감한
피부에 입술을 갖다댔다. 한가운데 언저리부터 시작해서 차츰차
츰 위쪽으로 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허벅지의 가장 안쪽으로 혀를 굴리기 시작
했지만, 얇은 비단 같은 살을 가진 아랫배를 경계로 삼아 다른
곳으로는 옳겨 가지 않았다.
그는 혀를 조금씩 움직이면서 보드라운 털로 덮인 곳을 가볍게
쿡쿡 찌르기도 하고 핥기도 했다. 아랫배도, 아직 젖어 있지 않
았던 부분도 모두 흥건해졌다.
가슴과 등, 목덜미, 눈에 이르기까지 온몸이 간지러웠다. 박사
는 입과 손가락을 동시에 썼는데, 내 비밀스런 곳에서 꿀물이 흘
러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고개를 젖히고, 이제는 더 이상 엄마 생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갑자기 울음 소리를 냈다.
그는 내 다리 사이의 열려 있는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찰싹 대
고 입맞출 수 있도록 무릎을 세우게 했다. 나는 미칠 것만 같
았다.
그는 혀를 세게 대고 두 다리 사이의 가장 안쪽 깊숙한 곳을
핥았다. 나는 더 이상 무릎을 세우고 있을수도 없게 되었으므로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나 자신도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였
다. 그 순간 갑자기 그는 동작을 그만두고 일어섰다.
"릴리안의 반사 기능은 모두 정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
군. "
"아뇨 "
나는 말했다.
"아니라고?"
피터슨 박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다.
"어디 나빴던 데라도 있었나?"


"저 ‥‥‥‥ 아니, 저 ‥‥‥‥"
나는 호소하는 듯한 눈길로 대답했다.
"뭐 특별히 원하는 거라도 있으면 말해요. "
그는 조름 전과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엄마 얼굴의 환영은 많이 희미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어딘가에
서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
었다.
"좋아요. 그럼 오늘은 이것으로 끝났어요."
그가 말했다.


"가지 말아요!"
나는 애원했다.
"뭔가 원하는 게 있으면 분명하게 그렇다고 말해야지. 자, 말
해 봐요!"
그는 내게 명령하듯 말했다.
나는 온몸의 힘을 쥐어짜며 말했다.
"다리 사이를 만져 주세요. "
내 목소리는 내가 들어도 힘이 없고 처량하게 들렸다.


"어디를? 두 군데가 있잖아."
그는 침착하게 반문했다.
"앞쪽, 앞이 제일 좋아요."


피터슨 박사는 내 비너스의 골짜기에 손을 대고, 한참 동안 그
대로 있었다. 그 다음엔 가볍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하늘에라도
오르는 듯한 기분으로 나는 허공을 잡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손가락을 조금 안으로 밀어넣고 천천히 아래위로 움직였
다. 내 혈관 속으로 불덩이가 지나가고 아랫배가 뜨겁게 굳어지
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근육이 굳어지면서 잔잔한 파도와 같은
황흘한 전율이 서서히 밀려왔다.


그러다가 피터슨 박사가 갑자기 제일 긴 손가락을 내 안 깊숙
이 밀어 넣었기 때문에, 나는 길게 흐느껴 우는 소리를 냈다.
그는 손가락을 넣었다 꺼냈다 했는데, 너무 오래 넣어 두지 않
을 때가 가장 좋았다. 그는 가장 예민하고 은밀한 곳도 만졌다.
나는 불과 몇 초 후에는 홍건히 젖어서, 떨고 있는 고깃덩이
이외의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있었다.
몸도 머리 속도 얼굴도 모두 젤리처럼 녹아 버렸으며, 위장도
손가락 끝도 마찬가지였다.


뜨거운 것이 아랫배를 꿰뚫고 지나가, 남자와는 이제까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무릎을 더욱 높이 세우고 허벅지의 근육을 힘껏 당겼다.
피터슨 박사는 또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더니 가만히 입술을
댔다.
그는 몇 번인가 혀를 오르내리게 한 다음 가장 깊숙한 곳을 입
에 머금고 입술과 혀로 애무했다.
나는 금세 절정에 도달하여 그의 머리카락 사이에 손가락을 넣
었다. 그것은 강렬하면서도 상당히 오래 계속되어, 나는 몸을 비
꼬며 몸부림치다가 소리를 질렀다.


무엇보다도 미치도록 황흘했던 건 오르가슴에 오르고 있는 동
안내내 그리고 그 뒤로도 한참동안, 그가 그만두지 않고 애무를
계속해 주었던 일이다. 끝난 뒤에는 약간 천천히 했지만‥‥‥‥
피터슨 박사가 몸을 떼어 일어섰을 때에는 나도 완전히 끝나
있었다. 그렇다, 모든 의미에서 완전히 끝나 있었다.
나는 땀으로 홈뻑 젖어 있었고, 달아오른 채 감미롭고 황흘한
기분에 빠져, 축 늘어진 살덩이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피터슨 박사 역시 절정에 도달했을까라고 생각할 여유가 내게
는 없었다. 그런 건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피터슨 박사는 책상으로 돌아갔다.
"자, 이번에는 어땠지?"
그가 내게 물었다.
"더할 나위 없었어요!"
나는 알몸으로 진찰대 위에 편히 누운 채 감사하는 마음으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내 대답에 피터슨 박사가 이렇게 말했다.
"그거 다행이군. 그렇다면 릴리안의 육체적 반응에는 전혀 이
상이 없어. 모든 것이 정상이고, 민감하고, 내가 말할 수 있는
한 오히려 보통 여자들보다도 반응이 강해. 그러니까 릴리안이 클라이맥스까지 이르지 못하는 장애 요인은, 순수하게 심리적인
억제라고 할 수 있지, "
말이 끝나자 그는 진찰 기록부와 볼펜을 들고 다가오더니, 이
번애는 진찰대 옆의 의자에 앉았다.
"그대로 누워 있어요. 아무것도 몸에 걸치지 않았을 때가 가장
대화가 잘되는 법이거든. "
박사가 말했다.


이제 나는 거리낄 것이 없었으므로 그대로 있는 것이 즐거웠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이제 그는 내 몸을 구석구석까지
다 알고 있었으므로.
의사란 참으로 멋진 일도 할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자 나
는 미소를 지었다.


"내 생각으론 별문제는 없어요. 두 달쯤지나면 보통의 방식으
로, 시간도 걸리지 않고 쉽게 오르가슴에 도달할 수 있게 될 거
예요. 하지만 신중히 조금씩 치료해 가야만 해요."
"벌써 나았는걸요."
나는 대꾸했다.
"아니야. "
그는 강한 어조로 말했다.


"아직 그렇지는 못해요, 조금씩 익혀 나가야지. 한번 실패하면
모든 걸 잃고 말아요. 확실하게 효과가 나타나는 치료를 하려면,
치료를 계속하는 동안은 남자와 관계를 가져서는 안 돼요. 이걸
지킬 수 없다면, 나는 지금 당장 릴리안의 치료를 그만둘 거야. "
나는 겁에 질려 치료가 끝나고 완전히 나을 때까지는 다른 남
자와 성 관계를 갖지 않기로 정색을 하고 약속했다.


박사는 말했다.
"릴리안의 문제점은, 불안을 잔뜩 안고 있는 수줍음쟁이라는
것뿐이야. 릴리안은 타인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는 나머지,
'내성적'이라든가 '수줍은쟁이'라든가 하는 그럴싸한 말로 변장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어서, 사내아이와 관계를 가지려고 하
면 이 죄책감이 희열을 파괴해 버리는거지, 그래서 절정에 이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고, 나아가서는 모든 것에 대해 불안감을
품는 버릇이 생기고 만 거라고.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젊은
여성들이 많지만,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 그것은 하나의
병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주인(主因)'이라고 부르는데,
이 '양심'이라든가'죄책감'에 사로잡히면 사람은 제 생각만 하
게 되지. 그러니까 다른 사람과 있을 때에도 자기가 주역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자신의 일과 자신의 즐거움밖에는 생각
하지 않게 되고‥‥ 바꾸어 말하면 수치라든가 죄악의 감정,
다시 말해서 '수줍음'은 상대방에게 있어서도 자신에게 있어서
도, 기쁨과 희열을 망쳐 버리는 이기주의와 통하는 셈이지, 알아
듣겠어?"

"네‥‥‥‥ 저‥‥‥‥ 모두가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마
알 것 같아요"라고 나는 대답했다.
"그럼, 이 문제는 좀더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기로 하지."
그는 다시 질문을 계속해 가며 기록부에 적었다. 그러고 있는
동안에 나는 다시 또 한 번 치료를 받고 싶어졌다. 그러나 말을
꺼내지도 못한 채 내 약속 시간은 끝나고 말았다.


다음날의 예약을하고 피터슨 박사는 시간을 기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치료비는 20크로네. 나머지는 의료 보험에서 나오니
까"라고 말했다.
나는 '세금은 제대로 쓰이고 있군' 하는 생각이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무릎에서 좀 기운이 빠진 듯한 느낌으로 진
찰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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