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창해승천무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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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2,491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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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해승천무 5

  창파기룡선[蒼波奇龍船]

절벽의 밑에 틈으로 난 동굴은 썰물이 되어야 모습을 들어내고
밀물에서는 천장까지 물이 잠겨 동굴이 보이지도 않는다.
멀리서 썰물이 되어 동굴이 드러난 모습을 본 아소가 사내를 돌아보자
"이곳은 백리도주도 모르는 곳이지.
내가 어릴때에 발견한 곳인데  광룡도주가 장인들을 죽이고 나머지를 잡아갈때
그 장인들을 내가 구해서 이곳에 숨어 있게 한거야."
하고 말하니 우화가 살짝 그를 쳐다보며
"좋은 일을 하셨네요. 아무 죄없는 장인들이라 죽으면 너무 억울하지요."
하고 말하자 사내는
"하고 싶어 한것이 아니라 장인이 잡혀가는데 가만히 있을수 없어서..."
하며 환하게 웃고 그에 우화의 얼굴에 실망감이 스쳐간다.
그모습을 보며 아소는
"조그만것이 까져 가지고..."
하고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서둘러 동굴속으로 배를 저어간다.

입구는 낮고 작지만 갈수록 안에가 넓어 지더니 종내는 커다란 항아리 형태의 분지가 나오자
모두들 감탄한다.
어둑침침한 동굴이 아니라 깍아지른 벼랑이 사방에 둘러쳐진 숲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입구쪽에는 서너척의 배가 정박해 있는데
모두 청해소선인걸 한눈에 봐도 알수 있고 아소의 입이 헤하고 벌어져 버린다.
배를 살 돈이야 충분하고 상대가 호의적이니
배를 장만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배가 들어가자 서너 사람이 나와 마중을 하는데 그중에 산달이 다된 배를 가진
한여자가 반가운듯
"군가가." 하고 소리치고 그에 사내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도주의 아들이고 범상치 않게 생긴데다가 무공도 뛰어난 군연진이라 여자의 미모가 범상치 않으리라 기대를 했던 일행들이 다시 한번 여자를 쳐다본다.
배가 남산만한 여자는 아무리보아도 평범한 삼십대  촌부이고 얼굴도 주근깨가 가득하고
피부도 거칠은 여자였던 것이다.
그옆에 있는 두아이도 허름한 옷에 평범한 열서너살 가량의 아이들인데
"아빠."하고 소리치는 모습이 환하게 밝아 있어 군현진의 아이들이 틀림없었다.
그에 아소가 "일찍도 낳네."하고 중얼거리자
군현진이 웃으며
"사연이 있지요."하고 말하고 만다.

청해소선에 눈길이 가는 아소의 모습을 보며 군현진은 빙긋이 웃으며
"이쪽으로 오시지요."하고 말하며 숲으로 향하고
그에 아소는 뭔가 말을 할듯 하다가 그냥 따라 나선다.
마음이 급한 아소는 얼른 소선을  사 가지고  만인화를 구해 떠나고 싶은데
군현진이 식사를 대접하고 차까지 마신후에 숲으로 인도하니
절로 한숨을 쉬자
"하하하. 저기 보이는 청해소선은 장난감이지요.
진짜 멋있는 것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고 말하니 그제야 아소의 얼굴이 활짝 펴진다.
그리고 따라 나선 세여자도 기대하는 눈빛을 한다.
그 무서운 청해군도를 다니기에는 왠지 불안해 보였던 청해소선이었던 것이다.

소선보다는 크고  양쪽에 날개가 달린 배는 날렵한 모습이었다.
그에 만족해 하는 아소의 표정을 보고는
"유일하게 한대뿐이 만들수 없는 배지요.
 이배에 사용한 나무는 가볍고 단단해서 제작도 힘들고 특히 이 나무는 이곳에서 자라는 것인데
백년이상된 나무들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나무는 전부 사용해서 아마 수십년안에는 제작할수 없을 겁니다."
하고 말하자 아소가 등에 매었던 봇짐을 풀러 안을 보여주며
"이정도면 되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군현진은 입을 쩍 벌리고
따라 나선 그의 아내가
"아.  너무 많은 보석입니다.  이섬을 사고도 남을 금액이군요."
하고 말하더니 작은 보석하나를 들더니
"이정도면 되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군현진은 침울한 표정을 하고 그에 흑미가
"아닙니다. 우리는 또 있으니 받아 주세요."
하고 웃으며 말하자 배를 손질하던 환갑이 다 되어가는 노인이
"하하하. 보기 좋군요.  그럼.... 이렇게 합시다.
사실 우리는 많은 돈이 필요하지요.
섬에 사는 어려운 원주민도 도와야하고 전쟁이라도 난다면 섬을 떠나야 하는데 필요한 범선도 필요하고... "하고 말하다가 군현진을 잠깐 보더니
"도주의 아들이지만 도주의 압박과 견제를  받고 있는 우리 사위가 청해진에
작은 단체를 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돕기로 하는것은 어떻습니까?"
하고 말하자 금전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무슨일이 있을 때에
도움을 줄만한 무인단체가 꼭 필요했던 아소는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의협회라는 단체는 어려운 빈민을 돕기 위해 모인 무인들로  각자의 소속이 있지만
매달 일정한 금액을 모아 빈민을 돕거나 악랄한 무인을 암살하거나 하는 모임이었고
군현진이 회주로 있다고 하자 아소도
"뭐. 난. 가끔 돈을 내거나 시간이 나면 좋은 일도 해보지."
하고 말하니 군현진이 눈을 빛내며
"총사 자리가 비어 있는데...." 하고 말하니 아소는 미안한듯 고개를 저으며
"그냥.... 돕는 사람으로 남으면 좋겠는데.  나도 해야할 일이 많아서..."
하고 말하니 군현진은
"아. 물론 그렇겠지요.  부담을 주어 죄송합니다."
하고 말하더니
"제 아들이 특별히 쓸모가 있지는 않지만 배를 잘 모니 협사님을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며 아들에게 눈짓을 하자
까므잡잡하고 눈이 작은 더벅머리의 소년이
"헤헤.  군 일아라고 합니다.잘 부탁드립니다." 하고 기대의 눈빛으로 말하고
아소는 그의 머리를 쓱 쓰다듬으며
"좋아.  잘 부탁한다." 하고 허락을 한다.

백리도주가 운영하는 요화루는 청해의 왠만한 기루보다
술값이 비싸고 여자들의 수준도 높기로 유명하다.
광해군도의 모든 사내들이 요화루에  한번 오는 것을 영광으로 알 정도고
백리도에 오는 모든 어부와 수적들. 그리고 외지에서 온 선원까지
금전만 충분하다면  요화루에 머무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데
어떤 무사들과 수적들은 목숨을 걸고 평생 모은 금전을 요화루에 하루밤 머무는 것으로
날리기도 한다.
그런 요화루기에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백리도주가  홍미도의 도주에게서 사들인 만인화가 오자
요화루의 문전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수적들중에  청해진까지 이름이 날린 고강한 무공을 지닌 자와 수장들은
만인화의 소문을 들었지만 청해루에 가서 그녀의 얼굴을 볼수는 없다.
청해진에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즐비한데
목숨을 걸고 청해루를 찾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인화는  요화루의 매상을 수십배로 올리는 보물이었고
요화루의 경비가 백리도주의 내원 심처보다 삼엄하다고 소문이 났을 정도였다.

외지에서 온 부유한 거상으로 탈바꿈한 아소가 며칠만에 
만인화를 만난것은 돈을 물쓰듯 하는 그의 행동에
백리도주의  애첩인 요화루주가 특별히 그를 초대해서였다.
여러 사내들이 예약을 해 놓은 상태라 순서대로 하면 두어달은 걸려야 만날수 있지만
아소가  요화루를 무시하고  다른 주루에 가서 돈을 물쓰듯 하고
그소문이 요화루주의 귀에 들어가자 서둘러 아소를 초대했던 것이다.

요화루에 들어가자 화려한 옷에 짙은 분단장과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기녀들이
여기 저기 보이고  아소를 맞이한 시녀가 아소의 눈치를 살피며
루주가 거취한다는 내실로 안내하자 아소는 느긋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며
그녀의 뒤를 따른다.
표정은 느긋해도 요화루를 지키는 무사들의 숫자와 장소등을 살피는 것이고
그것은 무공을 모르는 만인화를 데리고 기룡선이 있는 곳으로 무사히 가는데에
꼭 필요한 일이었다.
화려하지도 않고 깔끔한 루주의 내실을 본 아소가  탁자앞의 의자에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루주를 보니 이십대초반의 나이에 갸날픈 여자였다.
그녀는 눈이 특히 아름다웠는데 초롱초롱한 것이 특별해 보였다.
지혜로운 눈빛으로 아소를 본 루주가
"만금의 거상치고는 젊은 나이군요." 하고 탐색하듯 말하자 아소는 냉소를 지으며
"크크크. 만금을 가지고 촌스런 섬에까지 와서 굳이 루주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몰랐오."
 하고 말하자 그에 여자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뭐. 만인화를 가진 자부심이라고 할까요."
하고 말한다. 그에 한참을 생각한 아소가
"남해에서 올때야 만인화를 당연히 볼줄 알았지.  하지만 청해루에는 그녀못지 않은 미녀가 수두룩하다고 하던데...."
 하고 말하자 요화루주의 눈이 빛나며
"청해진으로 향하는 길인가 보군요." 하고 말하고 그에 아소는 느긋하게 등을 의자에 기대며
"뭐. 당연한일 아니요. 이곳에서 남해의 귀한 물건들을 처분할수도 없을 것이고...."
 하고 말하니 그에 루주는
"호호호. 수적들의 본거지인 광해군도에 와서 그런말을 하는 분은 처음이군요."
 하고 말하고 그에 아소는 픽 웃으며
" 귀한 물건을 이곳까지 가져 왔으리라 생각하시요.?"
 하고 비웃듯이  말하자 루주의 얼굴이 빨개지며
"본론만 말하지요.  요화루의 자존심이 있어 귀하를 초대했습니다.
만인화가 이곳에 있는 이상.... 청해루에 가서 수십년을 지켜본다고 해도 만인화는 품을수 없을 것입니다."
하고 말하자 아소가 입맛을 다시며
"뭐. 꼭 품고 싶다기보다 궁금하기는 했소. 남해에까지 소문날 정도니..."
하고 말하자 그제야 기세가 살아 난 루주가
"호호호. 역시 풍월을 아시는 분이군요.  보신다면 그런 말은  못할것입니다.
수많은 사내가 거쳐갔어도 역시 청해제일화입니다."
하고 말하며 느긋하게 아소를 보고 그에 아소는 고개를 저으면서
"알겠오. 얼마면 되오." 하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
루주가 환히 웃으며
" 뭐. 여러사람들의 예약을 물리치고 먼저 만나게 해주는 조건이니
알려진 가격보다 두배는 받아야겠지요." 하고 말하니 아소가 고개를  저으면서
"아니지.  앞으로 이틀동안 손님을 받지 말고  푹 쉬게 해주고
내수준에 맞게 아름답게 꾸며줄려면 적어도 열배는 받아야 할거요.
난 창부 만인화가 아니라 귀공녀 만인화를 보고 싶소."
하고 말하자 잠시 어리둥절해 하던 루주가 깔깔 웃으며
"역시 대인이십니다. 맞습니다. 열배로 하죠.  저도 귀인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금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잘 알고 계신 분을 만나 배움이 많습니다."
 하고 환하게 웃는데 그 미소가 씁쓸해 보인다고 아소는 생각한다.


중년의 나이로는 믿기지 않을 아름다운 얼굴과 피부 그리고  우수에 젖은 눈과 우아한 기품이
느껴지는 모습의 여자가 들어오자 아소는 한참이나 그녀를 쳐다본다.
그에 만인화는 무심한 표정으로
"옷을 벗을까요." 하고 말하고 아소가 가만히 있자 천천히 옷을 벗는다.
그에 아소는 마치 그녀의 모든것을 머리속에 새겨넣듯 눈도 깜박거리지 않고
쳐다만 보고 만인화는 무심한 모습으로 옷을 벗고는 그림처럼 서서 허공중에 눈을 두고 있다.
아소는 침대에 앉은 자세고 그의 일장앞에 만인화가 서 있는 그런 시간이
일다경쯤 되자 아소는 일어나서 천천히 그녀의 주위를 돌며 감상을 하더니
그녀의 바로 앞에 서서
"눈을 뜨고 나를 보시오." 하고 말하며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더니
"숱한 세월도 궂은 운명도 당신의 몸에서 아름다움을 뺏어가지 못했군."
 하고 말하자 만인화의 눈이 잠시 반짝이더니 무심한 눈길로 되돌아가 가만히 있다.
 아소는 그눈을 들여다보며
"이름은 무엇이요." 하고 묻자 만인화는 흠짓 하더니
"천녀입니다." 하고  대답하고 그에 아소가 피식 웃으며
"진짜 이름이요?
진짜라면 천할 천자요. 아님 하늘천자요." 하고 묻자 만인화는
무심한 눈으로 아소를 쳐다보다가 한참만에
"하늘천자입니다." 하고 대답하고 그에 아소는
"천녀.... 좋은 이름이요." 하고 말하더니 그녀를 당겨 침대로 이끌고 그에
만인화는 헛개비처럼 그의 손짓에 따라 침대에 누워 버린다.

"대단한 놈이야. 보통은 그녀의 미모에 반해 저렇게 여유롭게 행동하지 못하는데..."
하고 숨어서 지켜보던 백리도주의 처남이며 절정에 가까운 무인인 심호가 말한다.
무공만으로 따지면 도주에 못지 않고 거칠은 성격은 광해도주와 비교되는 인물이었다.
그의 말에 곁에 있던 루주가
"나이에 비해 무척 노련해요. 그리고  여자를 다루는 법을 알고 있고...."
하고 말하자 심호가 야릇한 눈으로 그녀를 보며
"그놈에게 반했나?" 하고 묻자 루주는 대답없이
"저 사람이 타고 왔다는 범선을 찾아 봤나요." 하고 묻자 심호가 퉁명스럽게
" 광해군도와 청해진의 중간쯤의 작은 섬에 정박해 있다는군.
해남 패르국에서 온 무역선이지.  전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이년전쯤에 광해군도에 와서
배한척이 난파되고 난 후에는 그곳에서 온 무역선이  광해군도 근처에 자주
보인다는 말이 있어. 소문으로는 패르국이 부유한 나라라고 하더군."
하고 말하자 루주는 이해한다는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역시 무엇인가 있어요. 만인화를 만나기 위해 한 행동은 그것을 감추기 위한 것일겁니다."
하고 말하자 심호도 고개를 끄덕인다.

숨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아소는 의심받을 행동을 할수가 없다.
그러니 자연적으로  목석같이 누워 있는 만인화를 애무하는데
사실 애무라기보다 어미의 몸이 어떤가 더듬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중년의 풍요롭고 탄력있는 유방을 조심스럽게 더듬으며 태어나서 한번도 빨아보지 못했던
젖꼭지를 빨아보며
"쳇. 별거 아니잖아. 무지 부러웠는데."하고 들릴듯 말듯 중얼거리고 
젖꼭지를 잘근 잘근 물어도 보고 그녀의 사타구니를 더듬어 보며
"이곳인가? 날 세상에 낳게 한것이..." 하고 작게 중얼거리자 만인화의 몸이 경직되고
그에 아소가
"아이를 낳은적 있다고 했지." 하고 남이 들릴정도로 크게 말하자
만인화는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가만히 있자  대답없는 그녀의 몸을 더듬으며 눈을 들여다 보며
"아이가 몇이지." 하고 묻고 그에 만인화의 눈이 흔들리더니
"대인. 죄송하지만..... 묻지 말아주세요." 하고 울듯한 표정이자
그제야 아소가 말없이 애무를 하고 만인화는 길고 가는 손을 움직여
부드럽게 아소의 양물을 쥐고 어루만지고 아소도 여리고 긴 목덜미를 핧으며
한손으로는 어깨를 쓰다듬고 한손으로는 허벅지를 쓰다듬자 
만인화의 눈이 아득해지며 입을 벌려 뜨거운 한숨을 쉬더니
몸을 부드럽게 움직여 아소의 가슴을 핧아내려 가서는 배꼽을 핧더니 자지를 잡은 손에
입을 가져가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으며 부랄을 쓰다듬자
아소의 숨결도 거칠어지면서 만인화의 머리카락를 잡은 손에 힘을 주어 머리를 들어 올리며
만인화를 내려다보자 눈물이 흘러 충혈된 눈에 머리가 뽑힐것 같은 고통속에서
"아."하는 신음을 흘리며 아소를 올려다본다.
그시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아소의 얼굴이 비통해 보이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거리자 만인화가 뭐라고 말하려 하자
아소가 눈빛만으로 훔쳐보는 쪽을 쳐다보자 만인화는 얼른 아소의 양물을 입에 물고
생각에 잠겨 버린다.
그리고는 적극적으로 아소를 애무하기 시작하고 아소도 미친놈처럼
격렬하고 애무를 하기 시작하자
그모습을 보던 심호가 흥분해서 켵에 있던 루주를 애무하다가
"흐흐흐. 오늘은 그냥 넘어갈수 없구나.
 잠시 저곳으로 가자."하고 말하며 잡아 끌자
 도주의 애첩이지만 도주의 심복들의 노리개이기도 한 루주는
달아오른 얼굴로 그가 이끄는데로 따라 간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진자 마자  금새  한 사내가 얼른 다가와 감시를 하려 침실을 옅보다가
눈앞으로 다가온 날카로운 비도에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절명하고 만다.
일류의 무공을 가졌지만 전혀 예상할수 없는 기습이었고
심호가 사라지자마자 소리없이 다가와서  미리 기다리던 아소의 전력을 다한 일격을 감당할수는 없었던 것이다.

"뭐라고..  만인화가 사라져... 그것도  섭아를 살해하고!" 하고 소식을 듣자
만사를 제켜놓고 달려온 백리도주 군 순이 소리치자 심호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루주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무릅을 꿇고 있다가 부들 부들 떤다.
도주의 아끼는 제자가 죽었으니 다수비도 심호야 크게 질책받는 것으로 끝나겠지만
자신의 처지는 죽느니만 못하게 변할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루주의 심정을 알고 있는 심호가
"그의 실력은 별거 아니었을 겁니다.
 분명히 일아에게 일임하고 쉬러 갔는데  일아가 임무를 게을리하고
졸지 않은 다음에야 반항 한번 못하고 죽었겠습니까.
상대가 절정고수라도  졸지 않은 다음에야 반항도 못하고 죽을일은 아닙니다."
하고 말하자 루주는 감격의 표정으로 심호를 올려다보고
도주도 한참 생각에 잠기더니
"바보같은 놈. 아무리 새벽이라도 감시하는 자리에서 졸다니...."
하고 제자의 실수를 인정하고 만다.
그리고는
"모든 수하들에게 천라지망을 펴라고 전해.
그리고 너는 부두로 나가 모든 배의 출항을 금지하고  바다에 떠 있는 배들도
모두 항구로 들어오라고 명령해라. 지시에 따르지 않은 배는 침몰시켜도 좋다."
하고 명령하더니 서둘러 밖으로 나가고
얼른 복명한 심호가 루주를 쳐다보자 루주는
"평생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하고 말하자 심호는 회심의 미소를 짓으며
"뭐. 몇마디 말만 했을 뿐인데 너무 신경쓰지 마라."
하고 말하니 루주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다음에 오시면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하고 말한다.

만인화를 업고 달리던 아소가 주루에서 멀리 떨어진 야산으로 올라갈때에
비상사태를 알리는 뿔나팔 소리가 나고 그것에 맞춰 다른 뿔나팔소리가 울리기 시작하고
삽시간에 커다란 섬전체에 비상이 걸린다.
그에 아소는 멀리 보이는 망루를 쳐다보더니
서슴없이 망루에서 잘보이는 들판을 가로질러 숲으로  달려가고
그에 망루에 있던 두명의 보초가 적을 찾았다는 뿔나팔소리를 내더니
서둘러 아소를 뒤쫒기 시작한다.
그에 망루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숲속에서 아소를 가로 막은 두 수적이
방패를 앞세우고 도를 휘두르자 아소도 마주달겨들며 도를 피하며
몸으로 방패를 밀어 수적의 중심을 무너트릴때에
아소의 창은 다른 한 수적의 방패를 뚫고 수적의 가슴을 찌르자
중심을 잃고 넘어졌던 수적이 겁에 질린채 일어나기 무섭게 줄행랑을 치고
아소는 침착하게 죽은 수적의 몸에서 창을 빼 달아나는 수적의 등에 투창을 한다.

만인화는 아소가 옷을 벗으라고 하자 어리둥절하지만 무심한 표정으로 옷을 벗고
그사이에 수적의 몸에서 옷을 벗긴 아소가
"이것을 입고 업드려 죽은척 하고 있으면 적들이 그냥 지나칠 것이요.
그때 수적들의 뒤를 쫒아 열댓살의 소년과 검은 피부를 가진 여자가 이곳에 도착할 것이고
그때에 일어나서 그들을 따라 가시요."
하고 말하며 수적의 몸에 묻은 피를 만인화에게 묻히고는 만인화의 옷을 입혀 들쳐 업고 밧줄로 묶은다음 만인화를 돌아 보더니
"나중에 배에서 봅시다."하고 말하더니 사라져 버리자 만인화는 잠시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수적이 죽어 피가 흥건한 바닥에 업드린다.

도주의 심복이며 황죽대의 대주인 양 구재는 적을 발견했다는 뿔나팔 소리가 들리자
전력의 경공을 사용해  추적을 시작하고 그의 수하들도 서둘러 따라 나서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가 멀어진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보초들의 시체를 발견한 양구재가 잠시 머뭇거릴때
절벽쪽으로 난 길을 지키는 보초들의
뿔나팔 소리를 듣자 망설임없이 경공을 전개하고  잠시뒤에 그의 수하들이
두시체를 일별하고는 대주가 간 방향으로 서둘러 달려간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자 두명의 남녀가 산책이라도 나온듯 천천히 다가와 주변을 돌아보고
그제야 만인화는 그들이 아소가 말한 남녀인것을 알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러자 두 남녀는 깜짝 놀랐다가는 여자가 먼저 피식 웃으면서
"처음 보초의 뿔나팔소리가 들리면 그곳으로 가보라고 하더니 시체로 위장시켰을줄이야..
좌우지간 괴물이야." 하고 말하더니
"어서 가요." 하고 말하며 만인화를 이끌자
"피가 흥건한데 부축이라도 해주어야 의심받지 않겠죠."하고 소년이 말하더니
얼른 만인화를 부축하고 그에 여자가 얄굿은 눈으로 소년을 쳐다보더니
"흥. 저놈도 음흉하기가 만만치 않네." 하고 말하며 만인화를 부축하고는 사라져 간다.

양 구재는 두번이나 그의 등을 노릴수 있었지만 만인화가 다칠까봐 전력을 다하지 못하고
절벽까지 갔을때에 문득 적이 몸에 묶은 밧줄을 끊자
무너지듯 등에 업힌 여자가 몸에서 떨어져 버리고 그제야 밝아오는 새벽의 빛에
그것이 죽은 수적이란 것을 알고는
"흐흐흐. 잔머리는... 그런다고 달라지나.  여자때문에 목숨을 바치게 되니 좋냐?"
하고 말하고 그에 아소가 잠시 절벽을 내려다보며
"글쎄 죽을지 안 죽을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
하고 말하며 창을 겨누자 이미 시간을 끌기로 작정한 양구재가
"그곳은 나는 새가 아니면 내려갈수 없는 곳이야. 
설령 네가 밧줄을 늘어 트렸다고 해도 내가 가만히 지켜만 볼까?
그리고 내려갔다고 쳐도 어떻게 저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나갈수 있을까 궁금하군."
하고 말하는데 이절벽밑은 암초투성이고
파도는 항상 집채만큼 밀어닥쳐서 배를 댈수도 헤엄을 쳐서 빠져 나갈수도 없는 것이다.
파도에 휩쓸려 암초에 부딪쳐 온몸의 뼈가 부서져버릴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아소는 비웃듯이 양구재에게 다가가며
"네 목숨이나 걱정하거라."하고 말하며 필생의 기력을 다해 천뇌창법을 시전하고
그에 황죽으로 만든 방패와 한자루의 단봉으로 숱한 전란을 겪어 왔던 양구재는
능숙한 솜씨로 아소를 상대한다.
양구재가 가진 방패는 이곳에서 나는 세죽으로 엮어 만든 방패인데
촘촘히 엮어 끝을 날카로운 세검처럼 다듬은 것으로
은중수라는 약물에 담거 놓으면 쇠처럼 단단해진다.
그러면 가볍고 단단하며 방극처럼 공격도 할수 있는 아주 훌륭한 방패인데
아쉽게도 이것이 만들어진 것은 백여년전이고
진짜 은중수에 담근 방패는 이것뿐이고 나머지 방패들은 흉내만 낸것이다.
이 방패덕에 일류가 채 못되는 무공으로도 도주의 심복으로 황죽대의 대주가 된것이다.
그러니 아소가 고전할수 밖에 없는데 일각도 안되어
아소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고  방패의 날카로운  날과 단봉의 예리함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러는 사이 멀리 산등성이를 올라오는 수하들이 보이자 양구재는 한층 느긋해져서
"흐흐흐. 이제 저승이 보이냐." 하고 말하는데
문득 절벽가에 있던 아소가 절벽으로 몸을 날리고 그에 양구재는 무심코
경공을 전개해 절벽가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다 기겁을 하고 몸을 뒤로 제치지만
절벽밑에서 쳐올려진 창은 그의 다리사이를 뚫고 올라가 그의 사타구니에
찔러 들어가고 그에 헛바람 소리를 내지른 양구재는
몸이 창에 꽤어 허공이 던져져서 절벽아래로 발악적인 비명과 함께 떨어져 내린다.
그러자 절벽밑에 바위에 매어놓은 밧줄에 몸을 의지했던 아소가
떨어지는 속도로 밧줄을 잡고  절벽을 내려가며 중간 중간 튀어나온 돌에 몸을 얹어
충격을 줄이며 내려가니 황죽대가 도착했을땐 이미 절벽을 다 내려간 후였다.
밧줄이 늘어져 있지만 대주가 죽고 적이 아래서 기다리자 양구재의 수하들은 겁에 질려
아래로 내려갈 엄두를 못내고 위에서 무기를 던지고 그에
아소는 절벽에 붙어 버리자 그마저도 허사가 된다.
아소가 그들의 마중을 받으며 양구재의 몸에서 창을 거두고 그의 방패를 챙겨
파도치는 바다로 뛰어들자 모두들 한숨을 쉬고 만다.
적이 저 파도에 뛰어들었으니 죽을것이라고 믿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서도 절대 죽지 않았으리라 짐작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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