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음색무림(淫色武林) 2부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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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10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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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알몸으로 가부좌를 틀고▼


역시 여미령의 말대로 얼마 안가 미도문이라고
쓰인 비석이 보였다.

"미도문이라..."

초명은 비석을 쓰다듬었다.
사실 미도문은 무적검가와 전혀 관계없는 무문
이 아니었다.
바꾸어 말하자면 미도문은 무적검가의 방계方溪
라 할 수 있는 집단이었던 것이다.

"완전히 남은 아니군...어쨋든 오늘은 여기서
신세지도록 할까..."

초명은 비석을 지나 성큼성큼 걸어갔다.
얼마 안가 작은 장원이 보였다.
생각보다 더 작은 장원이었다.

퉁퉁퉁퉁-

"여보세요 아무도 안계십니까?"

한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상하네...? 정말 아무도 없나?"

"기다리면 누군가 오겠죠."

"날이 다 저물어가는데 그냥 기다리자고?"

"그럼....?"

초명은 장원의 담을 훌쩍 넘었다.
장원의 담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노을빛이 가득한 장원은 쥐죽은듯이 고요했다.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계세요?... 이상하네?
모두 이사라도 갔나?"

"실례...엇!!"

아악!!

요아가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사당으로 보이는 넓은 방안은 온통 피바다였다.
여인들의 시체가 바닥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완전히 으스러진 음문으로 흘러나온 붉은 피가
마룻바닥에 검붉은 덩어리로 말라붙어 있었다.

"미령이냐...?"

한쪽 구석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들러나왔다.
새하얀 백발을 자신의 피로 붉게 물들인 노파였
다.
노파는 비척비척 고개를 돌려 초명을 쳐다보았
다.

"할머니. 무슨 일입니까?"

초명은 한걸음에 뛰어가 노파를 안아들었다.
노파는 쿨룩쿨룩 기침을 하며 실눈을 가느다랗
게 떴다.

"검을..검을.."

노파의 고개가 뒤로 툭 꺽였다.

"이런...! 할머니! 할머니!"

초명은 노파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런 일이..."

초명은 노파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아악--!

문께에서 새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여미령이었다.
그녀의 발치에는 시장에서 사온 듯한 전병이 흩
어져 뒹굴고 있었다.

"이런 일이...이런 일이...사부님 !!"





"그러니까 사문에서 겨난 사저가 한 짓이라..
이거지?"

"예. 그녀의 소행이 분명해요."

"하지만 한사람의 소행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희
생자의 숫자가 많은데? 어떻게 한사람이 그렇게
많은 사람을 해칠 수 있지? 거기다 한 사람도
도망치지 못하게 하고서 말이야."

"그건..."

"거기다 아무리 사문에서 겨났다고 하지만 어
떻게 자신을 가르쳐준 스승을 그렇게 무참히 살
해할 수 있지?"

"예. 일의 시작은 제작년 겨울이었어요..."

여미령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녀의 상념은 과거로 줄달음쳤다...





핫! 핫!

눈으로 하얗게 덮인 공터에 소녀들의 기합소리
가 짱짱 메아리친다.
북풍조차도 얼어붙을 것 같은 추운 겨울.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에서 김이 무럭
무럭 피어올랐다.

"좀더 힘차게! 여인의 몸은 원래 남자보다 약하
다. 남자를 이기기 위해선 피나는 훈련뿐이다!
알겠느냐!!"

그녀의 눈을 피해 잠시 쉬고 있던 여미령에게
여지없이 질타가 떨어진다.

"여미령! 뭐하고 있는거냐! 문주님의 총애를 받
고 있다고 자만하고 있는 것이냐!"

"예옛!.."

매서운 북풍에 소녀들의 피부는 퍼렇게 얼어 있
었다.
그러나 그녀들은 아무 항의도 하지 못하고 훈련
에 열중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여인
은 알몸으로 눈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고함치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을지미림. 저희들보다 한서열
위로써 나이어린 문하생들의 기초훈련을 맡고
있었죠. 저 또한 그때 훈련을 받았고요. 훈련은
고되고, 여인들의 수치심을 자극하는 것이 많았
지만 그 훈련을 통과한 사람들은 무공을 익힐
수 있는 자격을 주니까 모두 열심이었어요."

"그런 그녀가 어째서 사문에서 겨나게 된 것
이지?"

"아..그일은.."

초명의 질문에 잠시 아미를 찌푸린 여미령은 순
순히 이야기를 계속했다.





"미령아."

을지미림의 부름에 여미령은 흠칫 긴장했다.
그녀에게 받은 훈련의 여파인지 모든 문하생들
은 그녀를 회피한다.

"잠깐 이리 좀 들어와볼래?"

여미령은 잠시 주저하다가 을지미림의 뒤를 따
랐다.
미도문에서 장배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자, 그렇게 머뭇거리지 말고 이리 들어와."

을지미림이 여미령을 데리고 간 곳은 연무장 뒤
편의 조그만 쪽방이었다.
세탁이나 기타 잡일들을 하는 방 안에서는 묘하
게 퀴퀴한 냄새가 났다.

"그동안 너희들에게 미안했다."

을지미림이 갑자기 이런 말을 하자 여미령은 어
리벙벙해졌다.

"강한 훈련은 강한 사람을 만드는 법이야. 거기
다 강호에서 당할 수 있는 수치스러운 일을 극
복하기 위한 정신수련도 포함되 있는 거야."

여미령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을지미림이 왜 갑자기 자신을 이런 곳으로 불러
내어서 이런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말은 수긍이 가는 얘기였다.
강호의 여인들이 강간당하는 일은 사실 다반사
로 일어나는 일이다.
강간을 당한 여인들이 모두 정조를 지킨다고 강
간범에게 시집가버리거나 아니면 수치스러움에
자살해버린다면 강호에는 여자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쪽에서 본다면 수치심을 둔하게 한다는 것
은 강호를 살아가는 한 방법으로써 유용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정절이나 순결이 중요하다지만 목숨보다 중요할
까.

"제게 하실 말씀은 그것 뿐인가요?"

"으..응.."

을지미림은 뭔가 마뜩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끄
덕거렸다.

"그럼 이만."

"아니 잠깐만!"

마악 돌아서 나가려는 여미령의 손목을 을지미
림이 휙 나꿔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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