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경천행 제12장 聖女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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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205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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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 장 聖女의 밤

신풍십절!
그들은 그림자처럼 은밀하게 나타났다.
모두가 삼십대 초반의 나이.
형형한 안광을 뿌리는 그들의 눈에는 정기가 가득하다.
일견하기에도 어느 정도의 경지를 넘어선 고수들이다.
그들은 나타나자마자 완벽하게 백표랑을 에워쌌다.
아다약은 여유있는 음성으로 말했다.
"공자님이 그들의 합벽공세를 견디어 낼 수 있다면 저는 공자님
의 말씀에 따르겠어요."
백표랑은 엷게 웃었다.
"그대도 아직 나에 대해서 모르는 모양이군."
그는 말을 끝내자 길게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이이익!
날카로운 휘파람 소리가 밤 바람을 갈랐다.
아다약은 가볍게 아미를 찡그렸다.
'누구를 부르는 모양인데?'
자신이 서 있는 천지회의 예빈당으로 허공을 가르는 예리한 바람
소리를 들은 것이다.
들었다고 싶은 순간,
스으으!
방 안으로 소리없이 한 사람이 나타났다.
마치 그 자리에 오래 전부터 있었던 사람처럼 나타난 사람.
아다약은 내심 신음성을 삼켰다.
'무서운 고수다.'
나타난 사람은 여인이었다.
몸에는 먹물 같은 흑의를 걸친 여인.
그로 인해 백설 같은 피부는 약간 창백하게 느껴졌다.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이 여인의 전신에 서려
있는 무정함과 냉막함에 깊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마치 한 자루의 예리한 검을 세워놓은 느낌이랄까?
여인의 가슴에는 오광이 감도는 한 자루의 검이 조용히 안겨져
있었다.

― 사월령!

화림의 절대살수인 사월령의 등장이었다.
사월령은 무심한 시선으로 백표랑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가볍게 백표랑을 향해 포권을 취해보였다.
"림주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백표랑은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사월령을 향해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한 가지 명령을 내리겠다."
"하명하십시오."
백표랑은 신풍십절을 바라보았다.
"저들 십 인은 천지회의 비밀세력인 신풍십절이라고 한다. 그들을
물리치는 데 몇 초면 가능하겠느냐? 물론 죽여서는 안된다."
사월령은 생각하지 않고 말했다.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는 고수들이기는 하지만 저들 정도라면
십초면 능히 물러서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표랑은 뒤로 물러섰다.
"좋다."

* * *

스르릉!
사월령은 천천히 검을 뽑아 들었다.
검을 뽑아든 자세에서부터, 신풍십절을 향해 검을 겨누기까지 그
녀의 행동은 철저하게 절제되어 있었다.
어디에도 군더더기 하나 찾을 수 없는 동작이다.
아다약은 사월령이 검을 뽑는 자세를 예리하게 살폈다.
'가벼운 검을 무거운 힘으로 천천히 뽑는 것으로 보면 내공 위주
의 검법을 익힌 것 같은데 자세는 그와 정 반대다.'
아다약은 사월령의 검법을 파악하지 못했다.
사월령의 자세는 여타의 검식(劍式)과는 달랐다.
능동적인 검법을 익힌 자세랄까?
아다약의 아미는 잔뜩 찌푸려졌다.
사월령은 무표정하게 신풍십절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풍십절은 뜻하지 않은 상대를 만나 잠시 주저하더니 다시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들이 공세를 완전하게 가다듬었을 때,
파라라랏!
그들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사월령의 검이었다.
갑자기 방 안에는 무지개빛 섬광이 일었다.
동시에, 신풍십절의 몸 또한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였다. 그
들은 하나의 거대한 원을 그리고 있었다.
휘이이잉!
원을 그리며 회전하자 무서운 회전기류가 일어났다.
회전기류는 흡인력으로 무섭게 사물을 끌어당겼다.
파아아앙!
가공할 흡인력이 사월령을 빨아들였다.
사월령의 옷자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백표랑의 눈에 절로 힘이 들어갔다.
'역시 대단하군. 아다약이 자부할 만하다.'
그러나 그의 입가에 서린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과거의 사월령이었다면 백표랑은 이런 모험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월령은 과거의 사월령이 아니다.
백표랑은 사월령을 새롭게 변신시켰다.
본래 정교함이 사월령의 검법이다.
내력도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다.
백표랑이 직접 그녀의 임독양맥을 타통시켰으며, 영약의 힘으로
그녀의 내력을 급진적으로 발전시켰다.
이제는 결코 그 누구도 경시할 수 없는 고수로 변모한 사월령이
다.
파라라랏!
흡인력에 끌려가는 자세 그대로, 사월령의 검이 물결치듯 움직였
다. 그녀의 검은 우아한 춤을 추고 있었다.
한 순간 회오리치는 와중에 눈을 멀게 만들어버리는 검광이 환상
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져 버렸다.
"윽!"
답답한 신음성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그 순간 이미 사월령은 백표랑의 앞으로 미끄러져 와 머리를 조
아리고 있었다.
"다행히 누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백표랑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대단히 훌륭했다."
"그럼 속하는 이만......."
사월령은 간단한 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다.

* * *

아다약은 믿을 수 없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다약은 신풍십절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낭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아! 보라.
그들의 앞가슴.
종이를 도려낸 것처럼 그들의 앞가슴은 너덜너덜하게 베어져 있
는 것이 아닌가?
만약, 사월령에게 살심이 있었다면 그들은 이미 이렇게 자리에 서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털썩!
신풍십절은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속하들이 무능하여......."
아다약은 손을 들어 말을 막았다.
"물러가라. 그대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이 있다면 상대를 몰
라본 나에게 더 큰 잘못이 있다."
신풍십절은 소리없이 물러났다.
"......."
아다약은 복잡한 눈으로 백표랑을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저 사람의 진정한 신분은 무엇이란 말인가?'
볼수록 신비투성이인 사람!
신풍십절을 어린아이 다루듯 다루어 버린 사월령 같은 고수를 수
하로 거느리고 있으며, 천향의림의 림주라는 신분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여러가지로 나를 놀라게 하는군요."
당신!
이런 호칭은 중원여인들은 좀체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다약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백표랑을 당신이라고 호칭
했다.
'이국여인이라 성격이 중원여인들과는 다르군.'
백표랑은 표정을 감추고 말했다.
"아직도 날 시험할 생각이오?"
백표랑의 말에 아다약은 나직한 탄식을 지으며 뜻밖의 말을 했다.
"아니예요. 당신 같은 사람을 우리의 적으로 삼을 생각은 없어요."
백표랑이 희미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내 소실이 되겠단 말이군."
아다약의 눈에 언뜻 고뇌가 서렸다.
아픔이 일렁이는 고뇌였다.
그러나 그녀는 아픔을 숨기고 태연하게 말했다.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말해 보시오."
아다약은 잠시 주저했다.
백표랑은 그녀가 몹시 하기 어려운 말을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했
다.
"저는 한 남자의 여자가 될 수 없는 몸이예요. 저를 구해준 대가
로 저의 몸을 드릴테니 그것으로 우리의 인연을 끊어요."
백표랑은 주춤거렸다.
상대가 이런 식으로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몸을?"
아다약은 감정없이 말했다.
"목숨을 얻은 대가에는 견줄 수 없지만 저에게는 목숨보다 소중
한 것이예요."
백표랑은 소리없이 웃었다.
"결국, 내 소실은 싫다는 말이오?"
아다약은 복잡한 시선으로 백표랑을 바라보더니 상의 옷자락을
잡아갔다.
"그것은 당신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말을 마친 아다약,
그녀는 자신의 옷을 벗어내리기 시작했다.
백표랑은 자신의 눈 앞이 환해지는 것 같았다.

* * *

"훅!"
백표랑은 방 안의 촛불을 껐다.
희미한 월광이 새어든 방 안에는 옷을 벗고 있던 아다약이 백표
랑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를 위해 불을 끈 것인가요?"
백표랑은 아다약의 앞으로 다가갔다.
"진정으로 여자를 위할 줄 아는 사내는 여자가 부끄럽지 않게 해
주어야 하오. 그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나를 위해서요."
백표랑은 아다약의 제안을 거부하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광천제 향오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했다.

― 여자와 음식물은 절대 놓치지 마라. 놓치고 나서 후회하는 것
이 여자와 음식이다.

남자에게 있어 여자는 필연적인 존재다.
얻을 수만 있다면 얻으라는 것이 향오의 말이었다.
백표랑은 결심했다.
아다약이 원하든 싫든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겠다는 결심이었다.
그때, 아다약이 이미 전신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하얀 달빛을 받으며 백표랑의 앞에 서 있었다.
아다약의 육체는 차라리 눈이 시렸다.
중원여인과는 달리 그녀의 새하얀 피부는 백옥을 보는 듯했다.
백옥빛 살결과 화편(花片)의 감촉이 느껴졌다.
푸른색의 눈은 빛나고 있었으며 입술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몸매도 화려했다.
잘록한 선과 풍만한 선의 오묘한 조화.
그것은 하나의 완벽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있었다.
잘록한 허리로 인해 그녀의 젖가슴은 유달리 커 보였다.
그 위에 자리한 진홍빛 젖가슴은 탱탱하게 돌출되어 있다.

아다약은 두 눈을 내리감았다.
조용히 사내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이다.
백표랑은 말없이 아다약을 안았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는다는 것은 여자의 수치
심만 유발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출렁!
백표랑은 아다약을 침상 위에 눕혔다.
두 사람이 누워도 남을 침상에 여인의 몸이 활짝 열려져 있었다.
백표랑은 서두르지 않고 자신의 의복을 벗어내렸다.
탄탄한 근육질의 몸이 드러났다.
백표랑은 자신의 입술을 아다약의 입술 위에 포갰다.
파르르!
아다약의 몸에서 미미한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사람 죽이는 살결이군.'
백표랑의 손 끝으로 전해지는 아다약의 살결.
중원여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던 부드러움이다.
아마 이 여인의 살결처럼 부드러운 것은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백표랑은 여인을 간단하게 다루지 않았다.
그는 누구에게건 최선을 다한다.
백표랑의 기분은 당장이라도 아다약의 몸에 올라 뜨거운 분류를
토하고 싶은 욕망으로 꿈틀거렸다.
아다약의 몸에서 발산되는 매력은 그만큼 살인적이다.
그러나 기다려야 한다.
최소한 여자가 능동적으로 나를 받아들일 때까지는.......
백표랑은 혀 끝을 아다약의 입 안에 밀어넣었다.
아다약은 놀라울 정도로 냉정했다.
고분고분 하면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살결에 주름 하나 잡히지 않은 것처럼 그녀의 감정에도 기복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상대는 백표랑이다.
여자의 몸을 어떻게 다루어야 남자가 바람직한 상태로 젖어든다
는 것을 누구보다도 환하게 달통한 인간이다.
'쾌락팔식 앞에서 정절을 지킬 여자는 이 세상에 없다. 만일 그러
한 일이 일어난다면 지하에 있는 향오가 기절하겠지.'
백표랑의 손놀림은 참으로 기묘했다.
어떨 때는 뜨겁고 부드러웠으며 어떨 때는 난폭자 같이 거칠었다.
그러나 그의 손이 움직일 적마다 아다약은 자신의 몸에서 동물적
인 본능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다약은 눈을 감았다.
보지 않더라도 백표랑의 손놀림과 몸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손은 여러 개인 것 같았다.
아다약의 몸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자극했다.
입술 역시 여러 개로 느껴졌다.
입술에서 느꼈던 움직임은 곧바로 풍만한 가슴으로 이어졌고 아
랫배가 간지럽고 후끈거리게 만들었다.
'으음!'
아다약은 신음성을 삼켰다.
전신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근원도 알 수 없고 끝도 알 수 없는 불길이다.
백표랑의 입술과 손은 바쁘게 움직였다.
아다약의 몸 전체를 빠짐없이 자극했다.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젖가슴을 백표랑이 삼켰다.
아다약은 자신의 작은 유실이 백표랑의 입 안에서 간지럽혀지는
것을 느꼈다.
아다약은 미묘하게 몸을 비틀었다.
사내의 손이 허벅지에 이르러 있었다.
그녀는 묘한 수치심에 몸을 떨었다.
그러나 거부하지는 않았다.
왠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이 일어났다.
이제 상대의 손은 완만한 둔덕에 머물러 있었다.
백표랑은 우거진 여인의 방초를 쓰다듬었다.
이런 기분은 상당히 묘했다.
깊은 바다 속에서 해초에 휘감긴 기분이다.
백표랑의 손길이 여인의 깊은 계곡을 향했다.
그곳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으음!"
아다약은 낮은 신음을 흘렸다. 참으려고 애를 썼지만 새어나오는
신음성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한 순간, 백표랑은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기둥은 이미 충만된 힘으로 하늘을 향해 고개를 쳐들고 있
었다.
'아악!'
아다약의 아미가 잔뜩 찌푸려졌다.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으로 사내의 불기둥 같은 힘이 저항없이
밀려들며 여인의 장벽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처음의 여자는 필연적으로 아픔을 겪는다. 아다약도 마찬가지다.
사내의 동물적인 힘 앞에 아다약은 지금까지 고이 간직했던 한 부
분이 파열되는 고통에 몸을 떨었다.
그러나 고통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아다약은 자신의 몸에서
또 다시 동물적인 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무너진 육체의 아픔 뒤에 몸부림치다가 유순해진 몸은 관능에 꿈
틀거린다. 백표랑은 둔중하게 움직였다.
아다약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그는 자신의 육체로
아다약을 감싸버렸다.
그에게는 힘이 넘쳤다. 그는 허리를 움직이면서도 입술도 가만히
두지 않았다.
젖가슴과 유실을 더듬고 빨았다.
아다약은 자신의 몸 내부에서 새로운 사내의 힘에 의해 관능적인
쾌락이 일어나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아다약의 몸은 백표랑의 빠른 몸놀림에 민감하게 반응을 보였다.
백표랑은 적극적으로 행위에 열중했다.
그의 움직임은 다채로왔다.
그가 밀고 당길 때마다 아다약은 몸을 들썩거렸다.
이국여인은 감정 표현이 대담하다.
아다약은 점점 능동적으로 행위에 응했다.
그녀는 백표랑을 위해 엉덩이를 들어 주었다.
백표랑은 그런 아다약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 자신의 목적을 중요시하는 지극히 관념적이고 도덕적인 여자
가 이렇게 감정을 빨리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역시 이국의 풍토 때
문인가?

아다약도 본질적으로 여자다.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남자의 몸
을 받아들이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이 여자다.
"아하하학!"
아다약은 절로 신음성을 토했다.
울음을 터뜨리는 것도 아닌 기묘한 포성이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아다약은 지순한 욕정의 끝에 매달렸다.
욕망의 땀구멍 하나하나, 사내의 무한한 힘이 안겨준 욕정에 떨었
다.
그녀는 격렬하게 백표랑에게 자신의 몸을 내맡겼다. 백표랑은 아
다약의 두 다리를 들어 올려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렸다. 여인의 몸은
더욱 활짝 열렸다.
백표랑은 아다약의 허리를 바짝 끌어 당겼다.
"허억!"
아다약의 머리가 출렁거렸다.
뇌전처럼 그녀의 몸을 훑어내리는 짜릿한 쾌감.
봉밀보다 달콤하고, 불길보다 더 강렬하다.
아다약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무엇인가 더 강렬한 것을 갈구하
는 몸짓이었다. 폭포수 같이 흘러내린 금발이 헝클어졌다. 선정적으
로 부풀어 있는 아다약의 젖가슴이 출렁거린다. 녹녹한 허리가 율동
에 움직이고, 달덩이 같은 엉덩이의 고육이 잔잔한 경련에 떤다. 그
리고 그녀의 입술은 아름다운 음향을 내는 악기가 된다.
"아하하― 학―!"
절정의 순간은 오래 지속되었고 연속적으로 찾아왔다.
그럼에도 백표랑은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칠 줄 몰랐다.
이미 무엇엔가 광적으로 집착하는 사람의 얼굴이 있다면 지금 백
표랑의 얼굴일 것이다.
그의 이마는 헝클어진 앞머리에 가려져 있었다.
몸에서는 끈적끈적한 땀이 흐르고 있었으며, 눈에는 핏발이 서있
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끄응!"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던 백표랑의 몸이 어느 순간 뻣뻣하게 경직
되었다.
그의 얼굴은 어떤 집중감에 사로잡혀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다약은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가장 깊은 곳으로 사내의 뜨거운
이물감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것을 두 사람은 고깃덩어리처럼 그 사
이에 쓰러졌다.
쾌락의 여운이 방 안의 곳곳에 배어 있었다.

밤!
여인의 몸이 불타는 밤. 이 밤은 아직 길기만 하다.

* * *

아다약은 날이 훤하게 밝아서야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하룻밤 사이에 너무 많이 변해 버린 몸.
아픔과 감정의 시련이 안겨준 다채로운 치장 앞에 도취되어 있을
시간도 없이 아다약은 현실의 냉혹함으로 돌아서야 했다. 백표랑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는 전혀 다른 사람같았다.
창가에 서서 조양을 받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약간의 고뇌가 찰
랑거렸다.
아다약은 백표랑의 눈빛이 정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 저 사내! 한 여자의 품에 안주할 사람이 아니다. 여자의 품에
안겨 살기에는 너무 큰 인물이다.

아다약은 냉정하다. 비록 백표랑에게 몸을 주었다고는 하지만 그
의 발 끝에 매달린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현실 앞에 서면 현실만을 생각하는 여인.
그때, 백표랑이 마침 아다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의 얼굴은 상당히 굳어져 있었다.
"한 가지 알아두었으면 하오."
그의 음성은 힘이 있었다.
"말씀해 보세요."
아다약은 최소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며 대답했다.

― 혼자만이 세상을 위한다는 생각은 하지 마시오. 그리고 자신이
너무 위대한 인간이라는 생각도 버리시오. 그런 생각을 오래 가질
수록 그대만 더욱 초라해진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할 것이오.

아다약의 얼굴이 부르르 떨렸다.
자신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백표랑의 말이다.
"그렇지만 당신같이 몸을 숨기고 비굴하게 살지는 않는다."
아예 반말이다. 백표랑은 희미하게 웃었다.
"천지회의 힘으로 천마혈성을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
는 모양이군."
"......."
"천마혈성은 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자천룡은 이미
인간이라 불리울 수 없는 절대마인(絶代魔人)이오. 삼천제 또한 결
코 자천룡에 뒤지지 않소."
백표랑은 잠시 아다약의 표정을 살폈다.
자존심이 강한 아다약도 백표랑의 말에 시인하는 표정이다. 하기
야, 자신만만하게 생각했던 지옥수사 염우에게 패하지 않았던가?
만약, 백표랑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그녀는 염라대왕과 자리를 마
주하고 있을 것이다.
백표랑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승자(勝者)라고 했소. 힘
으로 천마혈성을 상대했다가 돌아오는 것은 처참한 몰락 뿐이오."

― 지금 당신들 천지회는 구석에 몰린 쥐처럼 고양이 발등만을
바라보고 있소. 고양이의 적이 개라는 사실을 알아두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오.

"그럼 당신도?"
아다약은 백표랑도 천마혈성을 적으로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백표랑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대의 목숨을 구해준 것은 몸이나 요구하기 위해서가 아니오.
천지회가 무너지면 안된다는 생각에서였소."
"......."
"굳이 나를 이해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소. 한 인간을 이해하기
에 이 세상은 너무 많은 모순과 아집으로 뭉쳐 있기 때문이오. 다만
한 가지, 그대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여자였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소. 그럼......."
말이 끝나고 동시에,
스으으으!
백표랑의 신형이 아다약의 시야에서 안개처럼 흐려지더니 순식간
에 모습을 감추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다약!
백표랑이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눈빛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운명이었을까?
그녀는 갑자기 가슴 속에 깊이 간직했던 소중한 보물을 잃어 버
린 감정에 사로 잡혔다.
서서히...... 침상에 주저앉은 아다약.
그녀의 두 손은 서서히 황금색 머리결 속으로 감추어져갔다.
'그 사내를 보내지 말아야 했는지도 모른다.'

* * *

"크!"
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다.
눈꼬리가 가늘게 찢어져 올라가 잔인음독한 인상을 풍기는 중년
인. 그는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려는 듯 눈을 부릅떴다.
"이제 보니...... 네놈은...... 일검향 나란소......."
그의 말이 거기에 이르렀을 때,
부르르!
중년인의 전신에서 세찬 경련이 일어나고 두 눈이 금방이라도 튀
어나올 듯 부릅떠지더니 고개가 힘없이 앞으로 꺾여졌다.
일검향 나란소!
해남검문의 유일한 후예.
그는 투명한 시선으로 중년인의 죽음을 바라보고 있었다.
중년인의 몸에서 아무런 움직임도 없자,
휙!
나란소는 자신의 검을 허공에 뿌려 검신에 묻은 피를 뿌렸다.
이어 그는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뿌지직!
그의 발이 닿은 곳은 나란소의 검에 죽은 중년인의 시체,
듣기 거북한 음향을 뒤로 한 채 나란소의 눈은 한 곳에 정지되어
있었다.
무산(巫山)의 광활한 분지를.
아아!
대자연의 웅위를 거부하듯 무산의 광대한 분지를 꽉 메워 버린
천마혈성의 거대한 전각들.
'오늘 중으로 천마혈성의 만세야 자천룡과 자웅을 겨룬다.'
나란소는 눈을 감았다. 어머니의 모습이 아스라이 떠올랐다. 자천
룡의 목을 가져오지 못하면 어머님은 땅에 묻힐 수 없다고 했다.
'어머님!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자천룡의 목을 당신 앞에 바치겠습
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나란소는 천마혈성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 *

천마혈성!
이 하늘 아래서.......
더 이상 강해질 수 없는 문파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천마혈
성이다.
만세야 자천룡을 필두로, 삼천제를 비롯하여, 구마왕과 수 많은
거마(巨魔)들이 몸을 담고 있는 곳.
때는 만추(晩秋)의 저녁 무렵.
천마혈성의 동문(東門)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크악!"
순간 하루의 일과를 막 끝내고 저녁 식탁 앞에 앉아 있던 천마혈
성의 마두들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 난데없이 웬 비명이지?
― 누가 감히 이 천마혈성의 총단에 와서 죽음을 자초하나본데?
― 죽지 못해서 안달을 하는 인간이 아직 중원무림에 남아 있었
다니 기쁘군.
― 비명이 연달아 터지는 것을 봐서 한 가락 하는 놈인 모양이다.

천마혈성의 거마들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명이 터지고 있는 성문으로 몸
을 날렸다.

일검향 나란소!
그는 정신없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으아악!"
찬란한 빛무리를 쏟아내는 나란소의 검에 따라 천마혈성의 인물
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벌써 그의 손에 쓰러진 천마혈성의 고수들은 이십여 명.

― 계집처럼 생긴 사내놈이군.
― 그러나 검법은 쓸 만하다.
― 크흐흐! 대체 저놈은 누구야?

나란소. 그의 얼굴은 더없이 냉막하게 굳어졌다.
얼마나 가슴에 무서리치는 한을 지니고 있는 나란소인가. 복수만
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린 인간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아무도 완성하지 못했던 일검류(一劍流)를 해
남검문 사상 가장 완벽하게 성취해 냈다.

― 조무래기들은 필요없다. 자천룡을 불러라. 내가 원하는 것은
그의 목이다.

광오한 한 마디를 허공에 날린 나란소.
휘리릿!
그의 몸이 한 마리 제비처럼 허공으로 박차 올랐다.
덩달아, 그의 손 안에 들린 검이 현란하게 춤을 추었다.
"크아아악!"
기세등등하게 나란소를 향해 몸을 날린 천마혈성의 인물들, 그들
은 나란소의 일 장 앞에 이르기도 전에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빠름!
나란소의 검은 빨랐다.
그리고 정확했다.

검(劍)아!
춤을 추어라.
서름겨운 춤을 추어라.
이십 년이라는 세월을 오직 복수만을 위해 내 아름다운 청춘의
열정을 묻어두어야 했던 그 응어리진 한을 풀 수 있도록 춤을 추어
라.
너의 창백한 비웃음이 내 운명을 조롱하며 춤을 추어라.

화려하고도 아름다왔다.
동작은 큰 가운데 절도가 있으며,
끝남과 이어지는 맥이 그렇게 자연스럽고 매끄러울 수 없다.
그러나 나란소의 아름다운 율동이 스쳐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아름다운 상징이 아니다.
죽음과 피, 나란소의 검은 죽음의 피를 부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란소의 검은 무복은 피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비명소리를 듣고 몰려드는 천마혈성의 고수들은 수효를 헤아리기
조차 서글픈 수백 명.
애초에 이런 싸움이라면 상대가 될 수 없다.
더욱이, 상대가 천마혈성이기에, 그러나 나란소는 숙명을 안고 불
가능에 몸을 내던지고 있다. 천마혈성의 수백 제자의 시체를 밟으며
나란소는 천마각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 * *

일신에는 눈부신 금의 전포.
불타는 호목에, 사자의 얼굴을 한 사람,
그는 천마각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나란소를 아무런 감정없이 바
라보고 있었다.
만세야 자천룡.
천마각의 앞에 우뚝 서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만세야 자천룡이었
다.
그의 옆, 삼천제는 물론이요, 구마왕 중 패천일도 사무한을 제외
한 여덟 사람이 호위하듯 서 있다.
오오! 그 장엄한 위용이란.
그들의 앉아 있는 자세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뒤엎을 수 있을 지경
이다.
자천룡의 전신에서는 서릿발 같은 절대기도가 서려 있었다. 그 누
구도 범접하지 못할 패도적인 기운.
바람에 실려왔나?
어찌 들으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한없
이 자애로운 음성 한 가닥이 흘러 나왔다.
"그의 앞을 가로막지 말라."
자천룡의 담담한 한 마디,
목숨을 내걸고 나란소의 앞을 가로막았던 천마혈성의 제자들은
자천룡의 한 마디에 감전된 사람처럼 일체의 동작을 멈췄다.
나란소는 비로소 시선을 들어 자천룡을 바라보았다.
"......!"
두 쌍의 눈.
부딪치는 눈과 눈에서 무수한 섬광이 일어났다.
그러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나란소는 자천룡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당신이 자천룡?"
자천룡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렇다."
순간, 나란소의 무심하던 눈빛이 가느다랗게 흔들렸다.
태산이 움직이는 것인가?
단순하게 몸을 일으켰건만, 나란소는 자신의 앞에 거대한 태산이
장중하게 가로막고 있는 착각을 느꼈다.
'자천룡! 이렇게 강한 인간이라는 말인가? 그는 이미 대자연과 동
화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 있다.'
나란소의 얼굴이 굳어졌다.
말로만 들어온 만세야 자천룡!
그는 나란소가 들어온 자천룡보다 훨씬 강한 인간이었다.
자천룡은 담담한 음성으로 말했다.
"해남검문의 일검류를 다시 보게 되는군."
나란소는 검을 허공으로 곧추세웠다.
흔들리는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수단이리라.
"해남검문을 나서는 순간 어떠한 일이 있어도 당신의 목을 가져
가겠다고 맹세했다."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자천룡은 나란소를 정시했다.
이어 그는 고개를 저었다.
"비록 해남검문의 일검류를 완성했어도 결코 본좌의 적수는 될
수 없다. 나를 이길 자신이 있는가?"
나란소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나는 내 운명에 최선을
다한다."
"내 손에 죽어도 말인가?"
"죽음이 이 나란소를 슬프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원대로 해주지."
자천룡은 당당하게 서 있었다.
두 발을 어깨넓이만큼 벌린 자세로 지면을 밟고 선 자천룡, 이어
그는 짧게 말했다.
"오너라!"
나란소의 검신이 파르르 떨렸다.
아아!
저것이 어찌 인간이란 말인가?
만변(萬變)과 부동(不動)이 서려 있는 자세.
나란소는 자천룡의 앞에 선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보이는 것을 느
꼈다.
놀라운 사람은 나란소 뿐만이 아니다. 삼천제는 물론이요, 구마왕
까지 자천룡의 전신에 뿜어지는 패도적인 기운에서 한 걸음씩을 물
러섰다.
한편, 지옥수사 염우로 변신해 있는 백표랑.
자천룡이 자세를 가다듬는 것을 바라보는 백표랑의 얼굴은 굳어
졌다.
'나란소는 절대 자천룡의 적수가 아니다.'
만약, 나란소가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자천룡에게 뛰어든
다면 죽음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란소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는 자천룡이다.
싸움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모르거니와,
일단 자천룡이 나선 이상 이 싸움을 중단시킬 수 있는 사람은 아
무도 없다. 그는 신(神)이기에.

나란소의 이마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천룡의 전신에서 쏟아져 나오는 패도적인 기운은 나란소의 근
접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르르!
나란소의 신형이 거세게 흔들렸다.
그는 전신이 터져나가는 압박감에 떨어야 했다.
'으으! 이렇게 강한 인간이라니... 하늘은 이 나란소에게 너무 무
서운 적을 보냈구나.'
나란소는 하늘을 원망했다.
그는 자천룡을 바라보았다.
자천룡은 담담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도저히 나란소와 대결을 펼치는 사람의 얼굴은 아니다.
나란소가 자신을 바라보자 자천룡은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사
람의 피를 말리게 하는 그 미소.
죽음에 대한 조소랄까?
나란소는 입술을 악물었다.
'죽어도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
검을 움켜잡은 나란소의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 * *

나란소의 검이 막 움직이려는 순간,
긴장을 깨뜨린 사람이 있었다.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던 지옥수사 염우가 앞을 나선 것이다.
"성주!"
자천룡은 자세를 풀었다.
그는 자신의 앞으로 다가서는 염우, 아니 백표랑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가?"
자천룡은 담담한 음성으로 물었다.
백표랑은 시선을 나란소에게 둔 채 간결하게 말했다.
"놈의 일검류가 얼마나 대단한지 본인이 상대해보고 싶소. 검을
상대하는 데는 역시 검이라야 제격이오."
자천룡은 희미하게 웃었다.
"결국 내가 물러서야 할 것 같군."
"해남검문의 후예 하나를 상대하는 데 성주의 힘까지 빌릴 필요
가 없습니다."
자천룡은 뒤로 물러섰다.
때아닌 백표랑의 등장으로 인해 장내는 잠시 수근거렸다.
나란소 또한 미간을 좁히며 백표랑을 바라보았다.
스르릉!
암흑사검!
저주의 병기라는 염우의 암흑사검이 그 오싹한 검신을 드러냈다.
쿠웅!
검신을 허공에서 빙글 회전시킨 백표랑의 지면을 향해 검봉(劍峯)
을 늘어뜨린 채 지극히 과묵한 음성으로 말했다.
"전신내력을 다해 일검류를 펼치도록!"
우우우우웅!
암흑사검이 울부짖었다.
백표랑의 주위로는 무서운 암경이 회오리쳤다.
단순하게 검을 뽑아든 자세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백표랑의 자세
는 거의 완벽했다.
구마왕들.
백표랑의 자세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도 경악이 서렸다.
'염우! 그의 능력은 성주를 제외하면 단연 으뜸이다.'
'지옥수사 염우의 지옥사검은 이미 십이성의 경지에 이르렀다.'
'삼천제 중 가장 무서운 인간이라고 부를 만하다.'
희미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
야황 연사미였다.
그녀는 염우의 강한 일면을 좋아한다.
'저런 인물을 내가 부릴 수 있다는 것은 하늘이 나를 돕는 것이
다.'
연사미의 시선은 백표랑의 모습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일검향 나란소.
그는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만약 자신이 검을 사용한다면 승부는 더도 덜도 아닌 단 일 초에
판가름이 난다는 것을.
'일검류를 펼치고 상대가 물러서는 순간을 이용하면 목숨을 구할
방법이 있다.'
그러나 정작, 나란소는 백표랑의 검에서 뿜어지는 기세에 선듯 일
검류를 펼칠 수 없었다.
자천룡이 대자연과 같은 중압감을 주었다면,
백표랑은 숨을 막히게 만드는 무서운 패도였다!
그러던 한 순간,
팔랑! 벌레먹은 고엽 하나가 떨어져 내리며 순간적으로 백표랑의
시야를 가렸다. 그 순간을 놓칠 나란소가 아니다.
"타앗!"
나란소의 입술에서 날카로운 기합성이 터져나오고,
번쩍!
한서린 울분을 토해내듯,
나란소의 신형이 한 마리 제비처럼 허공으로 솟아오름과 동시에
그의 손 안에 들린 검이 현란한 춤을 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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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틀 전만해도 귀찮아서 올릴 생각을 안 했는데...
댓글을 보고 원기를 충전했습니다.
님들의 댓글 하나가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럼 다시 4일 후에 뵙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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