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경천행 제15장 夢中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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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31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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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 장 夢中劍

사황 여세기!
사계(邪界)의 제왕(帝王)이라고 불리는 인물, 세상에서 그의 얼굴
을 본 사람은 드물다.
북망사관!
여세기는 북망사관이라는 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북
망사관은 평범한 관(棺)이 아니다.
죽음과 저주!
피를 부르는 죽음의 관이다.

― 사관출현(死棺出現), 견이필사(見而必死), 시산혈해(屍山血海), 혈
겁재현(血劫再現)!

언제부터인가?
북망사관을 보면 사람들은 이 말을 먼저 떠올린다.
예로부터, 무림이라는 세계에는 수 많은 공포와 저주의 마물(魔
物)들이 존재해 왔건만, 북망사관처럼 세인들의 가슴을 공포스럽게
만든 저주는 없었다.

휘익! 북망사관이 허공에 둥실 떠올랐다.
관이 향한 곳은 천지회의 제자들이 이루고 있는 곳,
"막아라."
천지회의 제자들은 흩어지며 소리쳤다.
어떤 제자는 광풍노도같은 장풍을 날렸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
의 그런 행위가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가를 알았다.
꽝! 꽈아아앙!
마땅히 부서질 줄 알았던 북망사관은 꿈쩍하지 않았으며,
"크흐흐흐흐!"
돌연 관 속에서 음침한 괴성이 터져 나왔다.
괴성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스윽!
이번에는 관의 양 옆에서 두 개의 손이 쭉 뻗어 나왔다.
손, 사람의 손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부패된 듯한 손이다.
그 손이 허공에서 휘저어지자,
우우웅! 암경이 휘몰아쳤다.
광풍노도같은 암경은 천지회의 제자들을 휩쓸었다.
"크아악!"
암경에 휘말린 천지회의 제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날아갔다.
누군가가 그 장면을 목격하고 외쳤다.
"사계천수(死界天手)다. 천지회의 제자들은 절대 맞받지 말고 피
해라."
여세기에 대해 꽤나 알고 있는 인물이 소리쳤지만,
그 외침은 곧이어 터진 비명소리에 아스라이 묻혀 버렸다.
관 속에서 사이한 웃음소리가 흘러 나온 것도 그때,
"크흐흐흐! 천지회의 애송이들, 오늘은 이 사황께서 지옥구경을
시켜주겠다."
휘익! 북망사관이 허공을 날으고, 사계천수가 하늘을 뒤덮는다.
대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천하제일을 나름대로 자랑하던 천
지회의 무공은 천마혈성의 마공(魔功) 앞에서 너무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 * *

설산성녀 아다약.
전설의 여의성체를 타고 태어났으며,
무량천동의 천고기학을 한 몸에 담고 있는 여걸,
아다약은 막 잠자리에 들려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에서 연이어 들려오는 비명소리,
'무서운 고수들이다. 일각이 지나지 않아 천지회의 제 이진이 무
너졌다.'
그녀의 안색은 굳어졌다.
천지회는 지금까지 철저한 비밀 속에 행동했다.
그런데 지금 적의 암습을 받은 것이다.
그녀는 검가(劍架)를 향해 손을 쭉 내뻗었다. 그녀의 애검(愛劍)이
손 안으로 빨려 들었다.
아다약의 얼굴에 비장한 결의가 서렸다.
'천하에서 천지회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곳은 오직 천마혈성밖에
는 없다. 그들이 예상보다 빨리 닥쳐들어오는군.'
그때였다.
"으악!"
"막아라."
멀리서 이어지던 비명 소리가 아다약의 처소 앞까지 이어졌다. 순
간, 그토록 침착하게 보이던 아다약의 눈빛이 미미하게 흔들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녀의 얼굴에 무서운 살기가 일어났다.
"좋아! 그렇다면 이 천지회와 아다약의 진정한 힘이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꽝! 잠겨져 있던 방문이 그대로 부서져 나가고,
파아아앙!
아다약의 신형이 부서진 방문을 가르고 쏜살같이 비명이 들려온
곳으로 향했다.
천지회의 운명, 이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으로 빠져든
다.

* * *

파아아앙! 허공을 가르는 또 한 사람,
그는 천지회를 향해 빛살처럼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백표랑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어쩌면 이미 늦었을지 모른다.'
사실, 그는 자천룡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
라도 천지회에 이 사실을 알리려 했다.
그러나 문제는 자천룡이었다.
난데없이 그가 백표랑을 붙잡고 바둑을 두자고 한 것이다.
'어쩌면 자천룡이 말한 천지회의 숨겨진 힘이란 나를 지칭하는 것
인지 모른다.'
그는 한 가지 결정을 내렸다.
신분의 노출을 꺼리지 않고 천지회를 구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그는 천지회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 천향의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사월령에게 연락을 취
했으니 모든 문제는 그녀가 알아서 할 것이다.

파아아앙!
그는 전신의 공력을 극한으로 끌어 올려 천지회로 향하고 있었다.

* * *

등천비룡(騰天飛龍) 장백설(長白雪).
올해 나이가 삼십 이 세,
장백파에서 가장 촉망받는 기재로 천지회에 몸을 담았다.
그는 천지회의 북문(北門)에 배치된 매복조였다.
밀려오는 적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기 위해 그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리를 움직여서는 안된다.
"으아악!"
사방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소리.
장백설은 자신도 모르게 검을 움켜 잡았다. 만약, 자신의 앞으로
천마혈성의 인물들이 나타난다면 단 일검에 요절을 내버릴 기세다.
그때였다. 스으으!
장백설은 자신의 눈 앞이 흐릿한 것을 느꼈다.
'뭐지?'
그가 의혹을 품었을 때,
그는 부지중에 자신의 수혈이 뜨끔거리는 것을 느꼈다.
'이...... 이런.......'
장백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등 뒤로 시선을 돌렸다.
한 사람이 자신의 뒤에 유령처럼 서 있다.
사내치고는 이질적으로 생겨먹은 인물, 백표랑이었다.
장백설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백표랑의 입가에 서린 미소가 사내
답지 않게 짙은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자신의 운명을 버려둔 채, 장백설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쓰러
진 장백설을 바라보는 백표랑,
'푸후훗! 당신은 그래도 운이 좋은 사람이오. 누구도 목숨을 기약
할 수 없는 이 절박한 시간에 당신만은 편안하게 잠을 자다가 일어
날 테니 말이오.'
이어서 금사보의 위에 장백설의 옷을 걸쳐 입었다.
그가 장백설의 검을 잡고 일어섰을 때,
얼굴! 백표랑의 준미수려한 얼굴은 간데없고, 장백설의 청수한 얼
굴로 변해 있었다.
백표랑은 가느다란 미소를 머금었다.
'푸후훗! 천지회에 또 한 사람의 절정고수가 탄생하는 순간인가?'
생각이 거기에 미쳤을 때,
파앙! 장백설, 아니 백표랑의 신형은 허공을 가로질러 비명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향했다.

* * *

항마법사. 그의 노안에 비탄이 서렸다.
천마혈성의 인물들, 만사궁과 봉황궁의 이천에 달하는 천마혈성
의 인물들, 그들의 손에 천지회의 희생은 급속도로 번져갔다.
구대장로가 분전했지만, 만사궁의 십대사왕(十大邪王)과 봉황궁의
봉황십이화(鳳凰十二花)에 의해 고전을 치르고 있었다.
"아미타불! 불존이시여, 진정 천지회를 이대로 버리시렵니까?"
항마법사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천마혈성의 힘, 천지회는 천마혈성의 만사궁과 봉황궁의 공격조
차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아아! 천마혈성! 영원히 무너질 수 없다는 말인가?'
그때였다.
"우욱! 이런...... 빌어먹을......."
만사궁의 십대사왕 중 두 명과 처절한 사투를 벌이던 취선 주일
비, 그가 비틀거리며 물러서는 모습이 항마법사의 눈에 들어왔다.
항마법사는 재빨리 대전장으로 몸을 날렸다.
"아미타불! 소승 한 수 거들겠소이다."
허공을 향해 쭉 뻗어진 항마법사의 쌍수,
고오오오오!
장강대류(長江大流)가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항마법사의 쌍수로부터 장엄한 기운이 쏟아져 나왔다.
항마법력! 불문무학의 정수라는 항마법력이 다급한 순간 항마법
사의 손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 *

냉면철심 마곡천!
그는 누구보다 얼음장 같은 심장을 지니고 있다.
용서와 관대를 그는 모른다. 잔혹한 손속은 이미 천마혈성에서도
이름이 높다. 이미 오십여 명의 천지회 고수를 죽음으로 몰아 넣다
가 말고 헛바람을 들이켰다.
"허억!"
소리없이 밀려드는 잠경! 그 위력은 엄청났다.
마곡천은 지금까지 이렇게 엄청난 상대의 기세를 경험한 적이 없
다.
그의 앞, 금발을 나부끼며 만월광을 받고 서 있는 이국의 미녀가
서 있었다.
도도하고 고귀한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 천지회의 회주인 설산성
녀 아다약이 아닌가!
마곡천은 쉽게 이 여인이 아다약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크흐흐! 계집년, 순순히 이 어르신의 말을 듣는다면 얼굴이 아까
워 오늘 밤만은 특별하게 너를 기쁘게 해주겠다."
말을 하는 마곡천의 음성은 들떠 있었다.
그가 싸늘한 피를 지니고 있는 인간이지만, 아다약의 살인적인 매
력 앞에서는 욕정이 동했던 것이다.
아다약은 마곡천의 얼굴을 싸늘하게 응시했다.
분노와 살기! 아다약의 눈빛은 수정처럼 반짝였다.
"천마혈성의 삼천제 중 혼원마강을 익힌 마두가 있다는 말을 들
었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당신은 바로 냉면철심 마곡천이겠
군."
마곡천은 사이한 웃음을 지었다.
"크흐흐! 그렇다."
아다약은 잠시 장내를 바라보았다.
천지회의 제자들이 피를 뿌리고 쓰러지는 장면은 어디에서나 쉽
게 볼 수 있다.
구대장로들도 마찬가지다. 일단의 인물들의 협공을 받은 구대장
로의 손발은 시간이 갈 수록 어지러워지고 있었다.
'으음!'
아다약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상황은 쉽게 돌릴 수 없다.
'일이 어렵게 되어 간다.'
그녀는 손 안의 검을 으스러져라 움켜 잡았다.
"죽인다. 마곡천!"
질풍처럼 마곡천을 향해 짓쳐들어가는 아다약,
그녀의 몸이 마곡천에 이르기도 전에,
촤라라랏!
무서운 검기(劍氣)가 폭풍처럼 폭산되어 갔다.

* * *

"윽!"
도룡검객 진청!
십대사왕 중 두 명을 맞아 고전을 하던 그는 귀왕(鬼王)의 일 장
을 맞고 일장 밖으로 쪼르르 밀려났다.
창백하게 질려버린 안색, 입가에서는 실낱 같은 선혈이 흘러 내리
고 있다.
"빌어먹을."
그는 사력을 다해 몸을 지탱했다.
"크흐흐흐흐! 진청 그곳이 네놈의 무덤자리다."
유령처럼 따라온 귀왕!
그가 진청이 채 자세를 가다듬기도 전에 또다시 쌍장을 휘둘러왔
다. 진청의 얼굴에 언뜻 절망이 서렸다. 극심한 내상으로 인해 몸을
움직일 수 없다. 그때였다.
"물러서라."
진청의 등 뒤에서 호통이 들려왔다. 진청은 자신도 모르게 음성이
들려온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 음성은?'
너무 귀에 익은 음성이다. 바로 자신의 제자인 장백설의 음성이
아닌가?
'저놈이 실수를 하는구나. 나도 당하지 못하는 귀왕에게 달려들다
니....... 아아! 장백의 뿌리가 이대로.......'
거기까지 생각한 진청, 그의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번쩍! 장백설의 검이 허공에서 불을 뿜은 것과 동시에,
"크아아악!"
진청의 예상과는 달리 비명을 지르며 곤두박질치는 사람은 귀왕
이었다.
둥실 떠오른 귀왕의 머리, 그로 인해 진청은 귀왕의 피를 뒤집어
썼다.
'이럴 수가?'
진청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장백설을 바라보았다.
귀왕이 아무리 방심했다고는 하지만, 단 일검에 귀왕 같은 고수를
물리치다니, 진청은 신음소리를 흘렸다.
"방금 그 검법은 본문의 비전검법인 천환십이식(天環十二式) 중
제일식인 천환무영(天環無影)이 아니냐?"
천환십이식! 장백파에서 이미 실전되어버린 검법이다.
만약, 천환십이식이 실전되지 않았다면, 장백파는 무당을 오시하
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미 실전되어 버린 천환십이식이 장백설, 아니 백표랑의
손에서 멋있게 펼쳐진 것이다.
백표랑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급한 김에 펼친 것인데 그만 장문인을 놀라게 했습니다."
"너 그 검법을 어디서 배웠느냐?"
"꿈 속에서......."
"꿈 속에서?"
진청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꿈 속에서 검법을 배우다니,
"사실은 꿈 속에 어느 노인이 나타나 매일 검법을 전수해 주었습
니다. 그런데 방금 그 검법이 본문의 천환십이식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진청은 어이가 없었다. 꿈 속에서 배운 검법이라니,
세상에 꿈 속에서 무학을 수련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그
렇다고 달리 추궁할 도리가 없다.
진청은 근엄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부터 너에게 죄의 대가를 내리겠다."
"마...... 말씀하십시오, 장문인."
"본문의 천환십이식으로 만사궁의 십대사왕을 모두 베어라. 그것
이 벌이다."
"알겠습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휘리리릿!
백표랑의 신형이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며 천지회의 구대장로와 혈
투를 벌이고 있는 십대사왕을 향했다.

* * *

무당의 송백도장,
평소에는 어떤 일로도 놀란 적이 없는 그,
그러나 지금 그의 얼굴은 격렬한 놀람으로 흔들렸다.
십대사왕 중 독왕(毒王)!
그의 목이 허공으로 둥실 떠오른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단 일검! 독왕은 단 일검에 목이 날아갔다.
그러나 문제는 독왕의 죽음이 아니라 검법 때문이다.
'태극혜검의 음양획천(陰陽劃天)!'
태극혜검! 이 또한 도장도 이 검법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안다. 그
러나 방금 백표랑이 펼쳐낸 태극혜검과 자신이 펼친 태극혜검과는
많은 차이를 두고 있다.
'대체 저 자가 어떻게 본문의 무학을?'
송백도장은 잠시 손을 놓은 채 백표랑에게서 시선을 돌릴 줄 몰
랐다.

번쩍! 장엄하게 일어나는 일섬검광!
자하의 서기를 연상케 하는 검광이 피어 올랐다.
피어 올랐다고 느낀 순간, 노을빛 검광은 십대사왕 중 혈왕(血王)
의 허리를 투명하게 쓸어 갔다.
파파팟!
허공에 자욱하게 피어 오르는 피,
항마법사는 두 눈을 부릅떴다.
"아미타불! 저것은 달마삼검(達磨三劍) 중 제일식인 일주마천(一
柱磨天)이 아닌가?"
혈왕을 쓰러뜨린 일검, 바로 불문유일의 검학이라는 달마삼검이
다.
'대체 저 자가 어떻게 소림의 달마삼검을 익혔다는 말인가?'

사람들, 천지회의 구대장로들,
그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한 사람에게 고정되었다.
신출귀몰한 몸놀림과 검법으로 십대사왕과 봉황십이화를 쓰러뜨
리고 있는 백표랑, 표정은 달랐으되, 백표랑을 바라보는 구대장로의
의문은 똑같았다.

― 대체 저 자는 어떻게 각파의 무학들을 수련했다는 말인가? 그
것도 한결같이 비전무예와 최고무학만을.

"저 자는 장백파의 장백설이 아니오?"
그렇게 묻는 사람은 개방의 주일비였다.
사람들은 진청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들의 눈은 대체 이 일을 어
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묻고 있었다.
진청은 고개를 저었다.
"저도 모르는 일이외다."
"......."
"그의 말로는 꿈 속에서 어느 노인이 가르쳐준 무학이라고 했소."
들으나 마나한 말, 꿈 속에서 배웠다면 누구도 백표랑을 추궁할
수 없다.
항마법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여기에는 필시 무슨 곡절이 있다.'
백표랑을 바라보는 항마법사의 눈, 깊은 의심을 머금고 있다.

* * *

설산성녀 아다약, 그녀는 실로 위험천만한 처지였다.
아무리 그녀가 여의성체를 타고 태어났으며, 한 몸에 무량천동의
무학을 소유하고 있지만, 천마혈성의 절대고수 세 사람을 상대하기
에는 무리였다.
냉면철심 마곡천과, 사황 여세기, 거기에 혈봉 옥지앵이 가세를
하니, 아다약으로서는 숨돌릴 시간도 없었다.
숨이 턱턱 막히게 쏟아져 나오는 마곡천의 혼원마강,
폭죽처럼 터지는 사황 여세기의 사계천수와 타락한 여자 혈봉 옥
지앵의 천마검무가 아다약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
"으음!"
아다약은 주르르 물러섰다.
그러나 물러서는 기세를 바로 잡기도 전에 그녀는 질풍처럼 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그녀의 섬섬옥수가 거대한 원을 그렸다.
고오오오오! 노을이 피어 나는가?
구름처럼 일어나는 장엄한 기운.
그녀의 섬섬옥수가 움직이며 발산된 장엄한 기운은 세 명의 절대
마인이 쏟아낸 공세와 요란하게 뒤엉켰다.
쌍방의 기류는 뒤엉키며 사방으로 폭산되고, 주위의 땅거죽이 모
조리 휘말려 올라갔다.
실로 엄청난 대결이 아닌가?
한 순간의 방심이나 실수는 그대로 생명과 직결되는 대결,
삼 인의 절대마두는 아다약의 엄청난 공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각
기 일 장씩을 물러서야 간신히 몸을 지탱했다.
쿵!
허공에 떠 있던 여세기의 북망사관도 힘겨운 듯 지면에 내려섰다.
"빌어먹을...... 계집년의 손치고는 너무 사납군."
먼지를 자욱하게 뒤집어 쓴 마곡천, 그는 살기등등한 눈길로 아다
약을 바라보았다. 아다약은 서너 걸음을 물러나 조용하게 서 있었
다.
한없이 태연한 모습과 고요한 자세.
그러나 실상 아다약의 상황은 위험하기 그지 없다.
전력을 다한 일격, 그녀는 이번 일초에 사실상의 승부를 걸었다.
항마법력을 최극한으로 펼쳤으며, 지금까지 별로 펼치지 않았던 홍
예신검을 연달아 펼쳐냈다.
결과는 허망했다.
비록, 삼 인의 절대마두들에게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게 만들었지
만 그녀 또한 그보다 엄중한 내상을 입었다.
'큰일이다. 시간을 끌면 위험하다.'
검을 움켜 잡은 그녀의 손이 미미하게 떨렸다.
그때, 여세기의 북망사관이 아다약을 향해 떠올랐다.
사계천수! 그 저주의 사공(邪功)이 다시 펼쳐졌다.
패도적이고, 사이한 사계천수,
꽈르르릉!
아다약은 황급히 항마법력을 펼쳐 사계천수를 막았다.
"끄윽!"
아다약이 일 장 가량 물러서고, 지면에 곤두박질친 북망사관 안에
서 답답한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필경 엄중한 부상을 당했으리라.
그런데, 아다약이 물러선 곳, 다름아닌 혈봉 옥지앵이 서 있는 것
이 아닌가?
옥지앵의 퇴폐적인 입가에 가느다란 미소가 서렸다.
파라라랏!
그녀의 검이 소리없이 아다약의 등 뒤를 파고 들었다.
'허억!'
아다약은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끼며 필사의 몸놀림으로 검을 치
켜 올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
"흥!"
옥지앵의 입에서 싸늘한 조소가 터져 나왔다.
아슬아슬하게 옥지앵의 검을 피해낸 아다약이었으나,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옥지앵의 검이 그림자처럼 아
다약을 재차 공격해 오는 것이 아닌가?
그 빠름이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아다약은 이 뜻하지 않은 위기에 당황했다.
팟! 가슴을 향해 파고드는 옥지앵의 검은 어렵게 피했지만, 그 순
간 옆구리로 통렬한 통증이 엄습해왔다.
그것은 마치 불에 데인 것 같았다.
'윽!'
아다약은 휘청거리며 물러섰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옆구리에서 터져나온 피를 볼 수 있었다.
그때, 이번에는 아예 끝장을 내버리겠다는 듯, 마곡천의 쌍수가
비틀거리는 아다약을 향해 현란하게 움직였다.
우우우웅!
천지를 함몰시킬 기세로 쏟아져 나온 혼원마강!
아다약이 완전히 죽음의 강기에 휘말리고야 말았다.
계속된 엄중한 부상과, 숨돌릴 수 없이 쏟아져 나온 삼 인의 절대
마인들의 무학 앞에 하늘이 내린 아다약도 어쩔 수 없었다.
'끝이다.'
아다약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런 아다약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마곡천의 냉오한 입꼬리에서 싸늘한 음성이 스산하게 흘러 나
왔다.
"잘 생각했다. 계집년!"
마곡천은 아다약을 통째로 날려 버릴 기세로 달려 들었다.
바로 그 위기의 순간,
"물러서라."
허공에서 터져 나온 음성,
그 음성과 함께 날아든 것은 짙푸른 검광!
파라라랏!
무서운 파공음이 일어남과 동시, 폭산하듯 일어난 검광은 마곡천
의 혼원마강을 일순간에 와해시키며 여세를 몰아 마곡천을 휘감아
버렸다.
"으윽!"
마곡천은 가슴을 안고 물러섰다. 엄청난 검세에 의해 그는 무려
삼 장이나 물러서야 멈춰섰다.
마곡천은 물론이요, 옥지앵까지도 두 눈을 부릅떴다.
아다약, 그녀 또한 이 돌연한 변화에 절망을 떨치며 눈을 떴다.
언제 나타났는가? 장백설로 변신한 백표랑이 아다약의 앞에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다약은 눈을 부릅떴다.
"그대는?"
"장백설입니다."
"그대가 어떻게?"
아다약은 믿어지지 않았다.
자신을 구한 사람이 다름 아닌 천지회의 제자인 장백설이라니?
뿐이랴. 장백설은 천마혈성의 삼천제 중 한 사람인 냉면철심 마곡
천을 물러서게 만들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인가?
"자세한 것은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백표랑은 아다약을 부축했다.
그때, 마곡천은 낭패한 모습으로 백표랑의 앞으로 다가왔다.
"애송이 놈이 감히......."
그의 쌍장은 이미 가슴 앞에 모아져 있었다.
금방이라도 혼원마강을 펼쳐낼 기세다.
백표랑은 아다약을 바라보았다. 이미 엄중한 부상을 입은 아다약
이다. 그녀는 지금 많은 피를 흘리고 있다.
'시간을 끌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
백표랑은 빠르게 주위를 살폈다.
"오늘은 이만 물러간다. 그러나 천지회는 언젠가 다시 중원에 올
것이다. 그 때 오늘의 복수를 하겠다."
너무 담담한 모습으로 백표랑은 아다약을 옆구리에 안고 허공으
로 몸을 날렸다.
그러나 마곡천과 옥지앵이 그것을 허락하겠는가?
"크흐흐! 가려거든 목은 내놓고 가야할 것이다."
마곡천의 혼원마강이 홧김에 펼쳐졌다.
백표랑과 아다약을 한꺼번에 죽여 버리겠다는 계산이다.
순간,
빙글! 백표랑은 허공에 뜬 상태에서 빙글 몸을 돌려 마곡천을 향
했다.
이어, 어지럽게 그의 발이 허공을 밟자 마곡천의 살인적인 공세는
너무 간단하게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닌가?
뒤이어, 백표랑은 왼손을 마곡천을 향해 쭉 뻗었다.
고오오오!
청량한 강기가 마곡천을 휩쓸어 왔다. 마곡천은 황급히 혼원마강
을 펼쳤다.
꽈아아앙! 두 사람의 강기가 서로 격돌했다.
그런데 그 순간, 백표랑은 마곡천의 혼원마강의 반진력을 이용해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푸후훗! 고맙군. 환송을 해주다니."
어찌 해볼 순간도 없이 아다약을 품에 안은 백표랑의 신형은 야
공을 두어번 튀어 오르더니 이내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무서운 경공재간이다.'
'천지회에 저런 인물이 있었다니.'
마곡천과 옥지앵!
그들은 멍청하게 백표랑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백표
랑이 사라짐과 동시에, 천지회의 인물들은 썰물처럼 어디론가 몸을
날려 버리는 것이 아닌가?
장내는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마곡천은 고개를 저었다.
"빌어먹을!"
살아온 이 날까지, 그는 자신 앞에서 이렇게 자신을 비웃고 사라
질 정도로 무서운 인물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옥지앵은 마곡천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실수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거예요."
마곡천은 황급히 옥지앵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옥지앵의 얼굴에는 퇴폐적인 웃음이 서려 있었다.
그것은 마곡천을 비웃는 웃음이었다.
"성주는 백 번의 공로보다는 한 번의 실패를 더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으음!"
마곡천의 얼굴이 벌겋게 일그러졌다. 누구보다 자천룡의 인간됨
을 잘 알고 있는 마곡천이다. 관대라는 것이 통용되지 않는 천마혈
성이다.
옥지앵은 마곡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오호홋! 어때요. 오늘밤 마천제가 저를 어떻게 대해주느냐에 따
라 저 또한 마천제를 위해 변명을 해 줄 수 있는데?"
마곡천의 안면근육이 꿈틀거렸다.
옥지앵이 어떤 여자인가? 타락한 여자다. 퇴폐적이고 음악하다.
아무리 여자를 좋아하는 사내들도 옥지앵은 멀리한다.
그런 옥지앵이 지금 자신을 원한다.
'재수 없는 계집.'
생각 같아서는 뺨을 후려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럴 수는 없다. 자천룡의 앞에서 자신을 변명해 줄 사람
은 옥지앵밖에 없기에.
"그것이 정말이냐?"
옥지앵의 입술은 퇴폐적인 웃음을 지었다.
"물론이에요."
"......."
"당신이 오늘밤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해주느냐에 따라 성주께 해
야 할 말이 달라지게 되요. 저는 원래 그런 여자라는 것은 누구보다
당신이 잘 알고 있을 거예요."
자연스럽게 마곡천의 품 안으로 안겨드는 옥지앵,
그녀는 여자가 지녀야할 덕목을 모르는 여자같았다.
그녀의 손은 서슴없이 마곡천의 아랫도리를 움켜 잡았다.
마곡천은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여자의 손길을 받고 이렇게 곤혹스러운 것은 처음이다.
"가요."
옥지앵은 마곡천을 잡아 끌었다. 어쩔 수 없이 옥지앵이 잡아 끄
는대로 따라가는 마곡천, 두 사람은 걸었다.
천지회 제자들의 시신을 밟으며,
동상이몽(同床異夢)을 꾸며 그들은 어디론가 향한다.
육체의 향락을 풀기 위해서.......

* * *

같은 시각! 이곳은 천향의림.
교교한 월광은 천향의림의 송림 사이에 쏟아져 내리고 있다.
적막! 천향의림은 무서운 적막 속에 잠겨 있었다.
그러나 천향의림은 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
야황 연사미, 천향의림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서 있는 그녀의
얼굴에는 가느다란 미소가 서렸다.
"오홋! 오늘로써 천향의림도 사라진다."
그녀의 뒤, 삼백여 명에 달하는 천마혈성의 인물들이 연사미의 행
동을 주시하고 있었다.
천마혈성의 삼백고수, 이 정도면 능히 일문(一門)을 멸망시킬 수
있는 힘이다.
연사미는 허공을 응시했다. 만월이 중천에 걸려 있는 시간이다.
연사미의 붉은 입술이 조용히 움직였다.

― 천향의림에 있는 쥐새끼 하나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주살해라.

연사미의 음성을 기다렸다는 듯,
쉬익! 휘이이익!
어둠을 가르고 백여 명의 인물들이 일제히 몸을 솟구쳤다.
장관이었다. 백여 명의 인물들이 천향의림의 사방을 완전히 차단
한 채 담을 넘어가는 장면은.
그들의 몸이 천향의림과 십여 장의 거리를 남겼을 때다.
팟! 파팟!
천향의림의 빙 둘러쳐진 담벼락 밑에서 오십여 명의 인물들이 땅
거죽을 헤치며 천마혈성의 인물들을 향해 마주 솟구쳐 오르는 것이
아닌가?
흑의를 걸친 흑의인들, 또한 그들의 얼굴은 검은 복면으로 가려져
있다.
복면을 한 오십여 명의 인물들,
그들의 손에는 한결같이 묵직한 통이 들려져 있었다.
무슨 통인가?
복면인들의 손이 일제히 통에 장치된 누름쇠에 손이 갔다.
원통이 향한 곳은?
천마혈성의 인물들이 솟구쳐 올라있는 허공.
"없애라."
누군가의 음성이 무정하게 울리는 순간,
복면인들은 일제히 원총의 누름쇠를 눌렀다.
쑤아아아― 쑥―!
연사미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복면인들의 원통에서 발사된 은침(銀針) 같은 가느다란 침, 그 기
세는 실로 무서웠다.
허공은 온통 서기로 뒤덮혀 버렸다.
연사미는 신음처럼 뇌까렸다.
"폭뇌매화정(暴雷梅花釘)이다."

― 폭뇌매화정!

이것은 사천당가(四川唐家)에서 만든 침통이다.
한 번에 수백 개의 은침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
수백 개의 은침은 전면 십여 장을 부채살처럼 퍼지며 날아가며,
그 속도는 빛보다 빠르다고 전한다.
너무 가공할 살인병기라는 비난으로 인해, 사천당가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만드는 것을 금기(禁忌)로 정했다.
어이없는 일이 연사미의 눈 앞에서 벌어졌다.
백여 명에 달하는 천마혈성의 고수들, 그들은 천향의림의 담을 넘
기도 전에 허공에서 급살맞은 사람처럼 전신을 떨었다.
쿵! 털썩!
백여 명의 고수들은 거의 같은 시각에 담장 밖으로 떨어졌다. 어
둠 속에서 겁없이 천향의림을 침입하던 천마혈성의 고수들은 단 한
사람도 남기지 않고 전멸해 버린 것이다.
부르르!
연사미의 얼굴이 파랗게 경련을 일으켰다.
중원무림에 몸을 담은 후 처음 당하는 상황.
"모조리 죽여라."
그녀는 질풍처럼 허공으로 몸을 솟구쳤다.
뒤질세라. 천마혈성의 고수들 또한 연사미의 뒤를 따랐다.
그들이 천향의림으로 들어선 순간,
팟! 파파파팍! 불이 꺼졌다.
지금까지 천향의림을 대낮처럼 환하게 밝히고 있던 불들이 거짓
말처럼 한 순간에 모조리 꺼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순간적인 어둠,
그것이 천마혈성의 고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비정한 음성으로 말했다.

― 어둠 속에서 상대를 암살하는 수법으로 따진다면 화림의 살수
들을 따를 자는 이 세상에 없다.

음성의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으악!"
"크아아아― 악―!"
연사미의 사방에서 연달아 처절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굳이
살피지 않더라도 그 비명소리가 천마혈성의 고수들이 질러대는 비
명소리라는 것을 연사미는 알았다.
연사미는 몸을 떨었다.

― 화림! 화림의 살수들이었단 말인가?

천향의림을 간단하게 보았던 연사미,
그녀는 엄청난 실수를 한 것이다.
천향의림에는 천하제일의 살수집단이라는 화림의 살수들이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크아악!"
비명소리는 계속해서 터져 나왔다.
천향의림은 이미 완벽한 준비를 해놓고 있었다.
폭뇌매화정으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다시 불을 꺼 어둠에 익
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시간에 상대를 암습하는 치밀한 계획을 완
성한 것이다.
아무리 화림의 살수들이라고는 하지만,
상대는 다름아닌 천마혈성의 고수들이 아닌가?
만약, 정상적인 대결을 펼친다면 천마혈성의 고수들이 이렇게 허
무하게 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연사미는 가늘게 몸을 떨었다.
'이곳에는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가 있다. 그는 이미 천마혈성의
특수성과 자신들의 능력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이런 함정을 만들었
다.'
천하에 두려울 것이 없다는 연사미,
그녀도 이 순간은 오싹 전율을 느꼈다.
그때였다.
연사미의 등 뒤에서 냉막한 여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당신이 야황 연사미인 모양이군."
팽그르르.......
연사미의 신형이 팽이처럼 돌려졌다.
돌려진 시선 속으로, 어둠보다 더 선명한 현의무복을 걸친 한 명
의 여인이 무감정한 시선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
닌가?
가슴에 한 자루의 검을 조용하게 안고 있는 여인.
사월령이었다.
화림의 신화적인 살수!
그녀가 야황 연사미 앞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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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마곡천이 천지회를 치러갈 때 유령궁을 어디에다 두고 왔을까요?
백표랑이 나타났을 때 여세기는 북망사관 안에서 뭘 하고 있었을까요?

정답은...

'더이상 알면 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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