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카인의 후예(74,7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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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33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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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부 카인의 배반 #09

74
류지오가 깨어났을 때는 날이 밝아 있었다.
자신의 몸에 둘둘 말고 있는 얇은 이불을 걷어 내고 일어서려고 하자 방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들어온다.
사나에다. 양손에 대야를 들고 미지근한 물을 담아 왔다.
"씻으세요."
"젠장. 여기에다가는 코도 제대로 못 풀겠군!"
류지오는 어젯밤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지 사나에를 보자 화가 났다. 어쨌던 그녀에게 당한 것이다. 다시는 칠칠맞은 짓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건만 그녀의 농간에 놀아 난 것이었다. 사실은 그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자신에게 더 화가 나는 것이다.
"여기는 욕실 같은 곳도 없는 겁니까?"
"절... 절 따라 오세요."
류지오는 바지를 껴입으려다가 이불을 몸에 말고는 그녀를 따라 나갔다. 욕실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여자 둘이서 안에서 목욕을 하다가 웬 사내가 벌거숭이로 나타나자 기겁을 한다.
"어! 미안하게 됐소!"
류지오는 얼른 다시 문을 닫아 버린다. 이내 두 여자가 나온다. 옷도 제대로 껴입지 않고 몸에 타월만을 두르고 나왔다.
"죄송합니다."
두 여자가 류지오를 보고 공손히 허리를 숙인다. 류지오는 외려 미안스러워 자신의 머리를 긁으며 말한다.
"이거... 미안해서..."
여자 둘은 이미 총총 걸음으로 사라졌다. 류지오는 안으로 들어가서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차가운 물이 떨어지자 정신이 말끔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사타구니를 손으로 씻는 동안 물건이 커져 버린다.
'젠장! 시도 때도 없군!'
이빨을 닦으려고 칫솔을 찾으려고 샤워기의 물을 잠근다. 남이 쓰던 칫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욕실 문이 열리고 사나에가 들어온다.
"여기..."
류지오는 한번도 쓰지 않은 듯한 칫솔을 받아 들었다.
"고맙소."
사나에는 류지오가 알몸으로 있기 때문인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안 나가고 뭐 합니까?"
"저... 제가 등을..."
"난 여자와 함께 욕실에 있으면 소름이 끼쳐요. 어서 나가요! 나가!"
"네... 알겠습니다."
류지오는 자신의 주체 없이 일어서는 물건에 화가 나는지 칫솔 머리로 툭툭 친다. 그러다 고환에 잘못 맞아 우리한 통증이 전해 온다.
"젠장! 더럽게 됐군!"
류지오는 거칠게 자신의 이빨을 닦기 시작한다. 치약도 잔득 묻혀 입안 가득 치약 거품이 일기 시작한다. 입안의 치약 거품이 입술의 옆 언저리로 타고 줄줄 흘러내릴 때 다시 욕실 문이 열린다.
류지오는 다시 사나에의 얼굴을 보자 화가 난다.
"또 뭐요?"
"저... 수건을..."
"여기 잔득 걸려 있는데 뭣 때문에 가져오는 겁니까?" "그건... 사용한 것이라서..."
"젠장. 어서 나가요. 나가!"
류지오는 발기한 물건을 덜렁거리며 다가가서는 자신이 직접 문을 닫아 버린다. 그리고는 다시 못 들어오게 문을 잠가 버린다.
이빨을 닦으며 변기 통의 뚜껑을 열고 앉는다. 묽은 죽같은 이물질이 폭발을 하며 터져 나온다. 류지오는 휴지로 닦을 생각도 하지 않고 다시 샤워기의 물을 틀고 온 몸을 씻어 낸다. 엉덩이에 꺼림칙하게 묻어 난 오물을 손으로 문질러 내고는 다시 온 몸에 비누칠을 해서 씻어 낸다. 그리고 머리를 감고는 다시 샤워기의 물로 씻어 낸다.
류지오는 욕실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변을 보고 이빨을 닦은 뒤 머리를 감고 마지막에 샤워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뒤죽박죽이었다.
류지오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수건으로 감싸고는 욕실 문을 열고 나왔다.
사나에가 밖에 공손히 서 있었다.
"화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성가시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
류지오는 그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자신의 옷을 찾았다. 하지만 옷이 보이지 않는다. 류지오는 다시 화가 났다.
"젠장! 어떤 놈이 내 옷까지 훔쳐 갔어!"
그 전에 무얼 도둑 맞았기에, 까지란 소리가 나오는가.
사나에는 방문 밖에 서서 들어오지 못하고 나직한 소리로 말한다.
"저... 옷 가져 왔는데요..."
"그래요? 들어와요."
류지오는 사나에가 가져온 새 옷을 입었다.
자주색 물방울무늬가 있는 검은 색의 실크 와이셔츠에 검은 색 양복, 그리고 자주색 넥타이였다.
"이게 무슨 꼴이람?"
다시 사나에가 밖에서 말한다.
"저... 차를 준비했습니다."
"사나에씨! 들어와 봐요!"
"네에..."
사나에는 조용히 미닫이문을 열고 들어온다.
"여기 앉아 봐요."
사나에는 무릎을 꿇고 공손히 앉는다. 류지오는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과 공손한 태도를, 보면 볼수록 화가 나는가 보다.
"그냥 편하게 앉아요!"
그렇게 소리치려다가 아무 말 없이 담배를 빼 들고는 피려고 한다.
"젠장!"
류지오는 담배를 거꾸로 물고 불을 붙이고는 화가 나서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다.
"료오이찌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 주시오! 그 사람을 만나서 끝장 내겠소. 하지만 당신 말대로 죽이지는 않으리다! 반쯤 병신을 만들어서 끌고 오지!"
"그건... 말씀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럼!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만들어서 데리고 오리다!" "류지오님... 전... 이제 당신 여자입니다. 그 사람은 이제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류지오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문을 꽝 닫고 나와 버린다.
밖에는 검은 색의 중형 승용차가 한 대 서 있다. 그 뒤로도 잔득 차들이 대열하고 있는데 승합차를 타고 돌아온 어제 저녁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류지오는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인사를 하는 이치모토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이고는 차문을 열어 주는 이치모토에게 묻는다.
"소정형과 긴이치씨는 어디 있습니까?"
"두 사람은 이미 돌아갔습니다."
"그래요?"
"네."
류지오는 사나에가 자기 옆으로 다가오자 재수에 옴이라도 붙을까 봐서인지 재빨리 차에 올라타고는 문을 닫아 버린다.
운전사는 역시 오와다였다.
"잘 주무셨습니까? 오와다 형님?"
"그럼. 자네도 잘 잤겠지?"
"젠장! 말도 마십시오."
이치모토는 사나에와 몇 마디 주고받더니 곧 류지오의 옆에 올라탄다.
한참 후에 이치모토가 입을 연다.
"류지오님, 그 여자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생각하다니요?"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자지요?"
"그렇더군요. 하지만 당신 말대로 품에 비수를 품고 있는 여자더군요."
"사실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무얼 말이오?"
"처녀였지요?"
"하하하...!"
류지오는 한 참이나 웃었다. 그것은 긍정의 의미인가.
"어떻게 알았소?"
"전 료오이찌도 가쓰오도 모시지 않았습니다. 오직 사마야호님만을 모셨을 뿐입니다."
"그렇습니까?"
"네!"
"좀 전에 그 여자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류지오님. 사나에님은 이제 류지오님의 여자입니다." "허허! 이치모토씨는 그 여자와 짠 거요? 어찌 그 여자하고 같은 소리를 하는 겁니까?"
"사나에님은 사마야호님의 손녀딸입니다."
"네에?"
"료오이찌는 사나에님이 어릴 때부터 오빠라고 부르며 따랐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 그렇게 깊은 애정이 있었던 건 아닙니다. 서로의 나이차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게다가 료오이찌는 여자보다는 야망에 강한 욕구를 가진 사람이니까요... 사마야호님은 당신의 손녀 따님을 저에게 맡기셨지요. 그리고 그 분께서는 임종 전에 가쓰오를 후계자로 지명했습니다. 그건 사나에님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결정한 것인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가쓰오와는 10년 차밖에 나지 않으나 료오이찌와는 15년이나 나이 차가 나니까요. 사마야호님은 자식을 여럿 두었으나 20년 전 모두 안타깝게 잃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사나에님을 더욱 애지중지 하셨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사나에님은 가쓰오를 무척이나 싫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할아버님의 말씀을 어기고 료오이찌와 약혼한 것입니다. 저는 사마야호님의 임종시 유언에 따라 사나에님을 보호해야 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나에님을 따라 료오이찌를 도와주게 된 것이죠. 하지만 사나에님은 당신을 택하셨습니다. 저 역시 당신을 따르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오와다 역시 당신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젠장...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오와다 형님! 그럼 가쓰오 형님을 배반하겠다는 겁니까?"
오와다는 차를 한 쪽 길가에다 세웠다.
그러자 뒤따라오던 검은 색의 차들이 모두 길가로 붙어 서는 것이었다.
"자네에게 사실을 말해 주겠네. 난 자네를 감시하기 위해 붙어 있었던 걸세. 물론 료오이찌의 패거리를 몰아 내는 데 내 도움도 있었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결국은 내 손으로 자네를 죽여야 할 입장이었네."
"네에!"
"가쓰오 형님은 자네를 여러모로 이용할 생각이었어. 그는 자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일세. 자네 아버지를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은 거짓말이네."
"아니! 그렇다면...!"
"그렇다네. 이미 그는 신조로부터 사주를 받을 때 자네에 대해서 모든 걸 알게 되었어. 그리고 자네와의 친분을 이용해 꿩 먹고 알 먹자는 생각이었지. 하지만 그 계책이 이렇게 돼 버렸군..." 오와다는 말꼬리를 흐렸다.
이치모토가 다시 입을 열었다.
"신조는 사마야호님이 이룩해 놓은 기업입니다. 당시 류시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국인이었죠. 그는 일본 내의 체류 중인 한국인 지식층을 이끌고 일본 기업을 위협할 정도로 막강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마야호님께서는 그 사람을 암살했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그의 아들인 류성진이라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를 수십 배 능가하는 천재였습니다. 결국 그 역시 암살 대상이 돼 버렸죠. 하지만 그의 암살 계획은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끝내 한국에 있는 그녀의 아내를 일본으로 끌어 들었습니다. 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만... 저는 당시... 그 암살 계획을 몰랐습니다. 결국은 류성진의 암살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엄청난 씨앗을 낳게 되었지요. 류성진은 아내와 아들을 잃은 분노에 사마야호님의 세 아들을 모두 죽이고 말았습니다. 그 분의 장남은 두 딸을 두었습니다. 그 중 한 분은 지금 신조를 맡고 있고 다른 한 분이 바로 사나에님입니다." "음..."
류지오는 길게 한 숨을 내쉰다. 그답지 않게 숨결이 몹시 떨리고 있었다.
"당신들은 날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보다 저는 류지오님의 생각을 먼저 듣고 싶습니다." "무얼 듣고 싶습니까?"
"과거의 허물은 모두 청산해 주십시오. 류지오님의 피는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라난 분이십니다. 우리는 지금 류지오님이 필요합니다. 아직 료오이찌는 홍콩, 대만, 필리핀의 마약 삼각 지대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는 해외파가 위협을 가해 오고 있습니다. 전 제 목숨을 받쳐 류지오님을 따를 것입니다."
"대부! 저도 따르겠습니다."
오와다가 자신의 머리를 핸들에 처박으며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들의 소리가 류지오의 귀에 들어 올 리 없었다. 그는 이들의 한 이야기를 정리해야만 했다. 그리고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치모토는 이런 사실을 오늘 새벽에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이 먼저 오와다에게 사나에의 내력을 말해 주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오와다를 처리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였다. 이미 사나에가 류지오에게 마음을 기울인 이상 자신이 누구를 모셔야 할지는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렇게 되면 가쓰오와 료오이찌, 그리고 미국의 해외파까지 적대 세력이 된다. 그래서 오와다에게 사실을 말하고 그를 포섭한 것이었다.
오와다는 이치모토에게 그 이야기를 듣고 심각한 고심에 빠져들었다. 류지오의 가쓰오의 재물일 뿐이었던 것이다. 이제 이치모토까지 가세한 이상 료오이찌를 처단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지 않는가.
이치모토는 류지오를 야꾸자의 새로운 대부로 옹립하려는 것이었다. 오와다는 고심 끝에 류지오의 비밀을 모두 말해 주었다. 실로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치모토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류지오를 죽이든지 아니면 류지오를 따르든지, 하지만 그 양자 택일은 자신이 선택할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은 사나에의 의견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사나에는 자신의 처녀지신을 그에게 받치고 나서 자신의 대임을 끝내려고 했다. 그녀에게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남긴 유산의 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유산을 야꾸자의 새로운 두목에게 양도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이치모토에게 그 사실을 듣고 사나에 역시 고민에 빠졌다.
이치모토가 건네 준 권총을 들고 고이 잠들어 있는 그의 이마에 총자루를 겨누었다.
그와 자신은 뼈에 사무치는 원수지간이 아닌가.
하지만 결코 권총의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젠장! 당신도 처녀였군!"
"그래요. 그게 잘못인가요?"
"그렇지! 그렇고 말고! 당신이 처녀였다면 결코 당신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을 거야!"
"전... 이제 당신 여자예요. 료오이찌와는 약혼한 사이지만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당신을 책임지란 말인가?"
"..."
"젠장! 내가 처녀를 몇 명이나 안았는지 알아? 지금으로선 몇 명인지 계산도 못하겠군! 하지만 난 아직 결혼하지 않았어. 결혼하기엔 너무 어리지... 가능하다면 말야... 우리 아프리카나 사우디같은 곳에 가서 살자구. 이건 진심이야. 좀 바보같은 소리지만... 그 곳에는 한 남자가 여러 명의 여자와 결혼할 수 있다더군? 네 명까지라던가? 보자... 당신하고... 요꼬... 레이꼬... 그리고... 미쓰에... 이런!"
"...?"
"그러고 보니 다 찼잖아! 후에는 어떡하지? 시에와 가미찌는... 게다가 도꾸미와 리에는! 또... 아직 따먹지는 못했지만... 스쯔요와 작은 아끼다도 있는데... 정말 큰일 났군!"
"뭐가 그렇게 걱정이에요? 당신은 도대체 여자가 몇 명이나 되죠?"
"아...! 어떡하지? 아프리카에는 요즘 서양식 법을 따라 일부일처제를 한다고 하던데..."
그는 여전히 술에 취했는지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면서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사나에는 그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보였다. 결코 살인과 마약, 무기 밀매를 하는 야꾸자의 두목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오빠라고 따르며 좋아했던 료오이찌에게도 느껴 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그와 처음 대면했을 때부터 강렬한 매력에 이끌렸다. 그리고 그가 이치모토를 다그치고 이치모토가 그의 한마디에 얼어붙는 모습을 보고 그가 진정 료오이찌와 가쓰오와는 다른 인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료오이찌와 자신이 결혼할 사이라는 이치모토의 말에 자신의 유혹을 끝끝내 뿌려 치려고 하지 않았는가.
어쨌던 이치모토가 그를 집으로 데려 온 것은 료오이찌를 버리고 그를 택하라는 강압적인 협박이었다. 그래서 자신 역시 그를 시험이라도 해 볼 듯 자신의 옷을 훌훌 벗고 그를 유혹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그가 자신의 벌어진 옷을 여며 줄 때는 그에게 진심으로 자신을 받치고 싶은 열망에 사로 잡혔다.
그래서 그에게 몸을 준 것이다. 결코 그가 자신을 가진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는 태풍의 눈에 든 것처럼 자신의 주위에 맴도는 살인적인 음모를 감지하지 못하고 멍청히 야꾸자의 대부 사마야호의 집을 요정 집으로 알고 들어와서는 두려워하는 처녀를 안았다고 투덜거리며 잠들어 있는 것이었다.
그를 만난지 몇 시간도 되지 않는다. 그를 죽일 이유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약혼자를 죽이려고 하고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원수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지 않는가.
그는 아무 것도 원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을 안는 것조차 원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스스로 져야만 하는 그의 운명에 자신이 오히려 슬퍼질 뿐이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그의 할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의 음흉한 계책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 자신의 생모와 함께 한국에서 즐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그를 유혹하지 않았다면 결코 자신 때문에 또 다른 걱정에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다.
사나에는 총을 내리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울어댔다.
"이봐... 왜 울지? 총을 가져왔군... 정말 무서운 여자야..." "당신은 정말 멍청한 거예요? 아니면 멍청한 척하는 거예요?" "난 여자가 우는 건 딱 질색이야! 료오이찌는 가능하다면 죽이지 않도록 하지. 하지만 가쓰오 형님이... 그를 죽이려 들면 나도 어쩔 수 없어. 제발 울지마!"
"그것 때문에 우는 게 아니에요! 료오이찌가 죽던 말던 내가 무슨 상관이에요!"
"그런 연극은 하지마! 그건 내가 옛날에 하룻밤의 여자라는 극본에 써먹었던 거란 말야. 난 여자 심리를 잘 안다구. 당신이 지금 무척 괴로워하는 것도 알아. 어쨌던 내가 잘못했어. 요즘엔 처녀막 재생 수술도 있다잖아? 부끄러우면 내가 병원까지 직접 데려다 주지. 남자 의사한테 수술 받는 게 싫으면 여자 의사를 찾아 볼 수도 있을 거야."
"그 따위 소리하지 말아요! 아무 것도 모르면서!"
사나에는 그의 멍청한 소리에 거세게 뺨을 갈기고는 나와 버렸다.

카인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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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부 카인의 배반 #10

75
12월 31일, 그 해의 마지막 날이 가고 있었다.
동경의 첫 눈은 육일 동안 계속 내렸다. 폭설로 모든 교통이 마비되고 각 회사와 관공서는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일본 야꾸자의 전 대부였던 사마야호의 고적한 집에 한 사나이가 누워 있다.
육 개월간의 기나긴 잠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의 가슴에 한 여자가 엎드려 흐느끼고 있다.
류지오는 아직도 술에서 덜 깬 사람처럼 몽롱한 의식으로 여자의 머리 결을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었다.
겨우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는 힘겹게 말한다.
"난... 여자가... 우는 건... 정말... 질색이야...! 제발... 울지마...!"
사나에는 그의 흐릿한 말에 고개를 들었다.
자신도 마치 꿈속에 빠져 헤매는 것 같았다.
"당신... 깨어났군요!"
"오늘이 몇 일이지?"
"올해의 마지막 날이에요. 종소리가 들리네요... 저 소리... 들리세요? 정말 기적 같아요..."
"그런데... 당신은... 누구야...?"
"날... 모르겠어요?"
방에는 불빛 하나 없이 어두웠다.
"아... 알겠어... 당신이군... 료오이찌는 어떻게 됐지...?" "그 사람이 지금 무슨 상관이에요?"
"불을 켜... 너무 어두워... 지금 밤인가?"
"안돼요. 움직이지 말아요. 당신... 육 개월간 누워 있었어요. 회복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사나에는 그의 손을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었다.
류지오는 깊숙이 숨을 들이마셔 본다.
"음... 이봐..."
"네..."
"나의 아버지는 어떻게 됐지...?"
"..."
"말해 줘..."
"흐흐흑...!"
사나에는 다시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껴 운다.
"말해 줘..."
류지오는 자신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의 감촉을 느낄 수 없었다. 너무 오랫동안 누워 있어서 피부의 감촉 또한 둔해져 있는 것이었다.
"말해 줘..."
"흐흑! 흐흐...!"
사나에는 폐부의 경련을 일으키며 숨을 들이마신다. 그 숨을 다시 내 뿜을 때는 더욱 떨린다.
"돌아가셨어요."
"그런가..."
류지오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존재의 가치는 자신의 존재를 인지 못하는 것조차 가질 수 있다.
대기 중의 공기의 존재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지만 그 공기 스스로는 아무 것도 인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공기의 소중함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라면 비밀 종이로 자신의 얼굴을 일분만 덮어쓰고 있어 보라. 그리고 자신의 옆에 다른 사람을 한 명 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빌어먹을 운명의 장난이 그때 때마침 작용해 두 사람 다 신체 마비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운명을 탓해야 할 것이다.
뇌사자가 스스로를 인지 못한다고 하여 그의 존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운명의 장난에 의해 다시 깨어 날 수도 있고 영원히 안락의 잠 속에 빠져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던 그의 존재는 소중한 것이다.
눈이 오려는지 하늘이 잔득 흐려져 있었다.
뉴욕의 한 공동묘지에 두 남녀가 서 있다. 그들이 내려다보는 묘석에는 류성진이라는 이름이 한글로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짤막한 묘비명 역시 한글로 적혀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돌아감..."
류지오는 눈물을 참기 위해 하늘을 쳐다보았다. 잔득 흐려진 하늘에서 그제서야 눈발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그의 어깨에 잔득 눈이 싸여 있을 때 그의 뒤에 조용히 서 있던 금발의 여자가 입을 연다.
"류진영씨 이제 그만 돌아가지요."
테시라는 여자는 정확한 일본어로 그렇게 말한다. 류지오는 아버지의 무덤 앞에 절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죽지 않았어!'
테시는 류지오를 아늑한 별장으로 데려갔다. 그 주위에는 삼엄한 경비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건... 아버님께서 남기신 유언입니다."
유언장은 한글로 적혀 있었다. 류지오는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남긴 유언장도 제대로 읽을 수 없는 자신에게 분노를 느꼈다.
"난 아직... 한글을 못 읽습니다."
"제가... 읽어 드릴까요?"
"그래 주십시오."
테시는 유언장을 차근하게 읽어 준다.
"나의 아들아.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고 두려운 것이지만 이젠 그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내 스스로 이 편지를 없애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바로 네가 읽고 있겠지. 나는 아버지와 아내와, 나의 자식을 일본인의 손에 의해 잃었을 때 복수를 결심했었다. 그런 나의 일을 너에게 물려주려고 했던 것이 욕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못난 아버지로서 단 한가지만 바랄 것이 있다면 한국인이 되어 달라는 것이다. 너의 아버지는 류성진이며 너의 어머니는 이옥영이다. 그리고 넌 류진영인 것이다. 너무나 무리한 부탁인지는 알지만 이것이 나의 유언이다. 그리고... 너의 어머니를 잃게 한 못난 아버지를 용서해 다오."
류지오는 다시 운다. 테시는 류지오의 옆으로 와서 그를 껴안아 준다.
"아버지는 죽지 않았죠?"
"그래요... 당신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계십니다."
"장난치지 말아요. 난 예전에도 이런 일을 당해 봤어요. 그 영악한 야스다까가 날 배구에 끌어 들였듯이 아버지도 그 수를 쓰고 있는 겁니다."
"..."
하지만 테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류지오는 술을 꺼내서 혼자서 마신다. 아무래도 아버지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다. 가능하다면 무덤을 파헤쳐 확인해 보고 싶다.
'확인해 볼 필요도 없어!'
류지오는 그렇게 확신하며 불안감을 씻어 버리려는 듯 자꾸만 술을 먹는다.
테시는 그 옆에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류지오는 거의 술 한 병을 다 마신 후에야 테시를 쳐다보며 입을 연다.
"당신 연기는 참 대단하군요. 허허..."
테시는 무표정하게 류지오의 시선을 마주볼 뿐이다. 이미 그의 눈동자는 풀려 있었다.
"당신은... 왜 여기 남아 있죠?"
류지오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어서 가서 아버지를 불러와요. 이따위 장난은 치지 말라고 하세요."
류지오는 마지막 남은 이성을 붙잡으려고 애쓰면서 그대로 잠들어 버린다.
류지오가 깨어났을 때는 밤중이었다. 머리가 조금 아팠다. 류지오는 침대 위의 받침대에 등을 기대고 앉는다.
잠시 뒤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테시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음... 담배 있습니까?"
"잠깐만요."
테시는 다시 나가더니 담배 한 갑을 가져온다.
류지오는 담배를 피우며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가쓰오가 자신에게 한 말은 모두 거짓이다. 그는 정말 아버지를 죽이러 이 곳으로 온 것이다. 하지만 결코 가쓰오에게 죽을 아버지가 아니다. 야스다까가 배구부에 자신을 끌어들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것처럼 아버지 역시 그런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류지오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테시는 아직 나가지 않고 있었다. 속이 비치는 잠옷을 입고 침대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다.
류지오는 담배 한 개피를 모두 피우고서야 테시를 쳐다본다.
"왜 여기 있죠? 할 말이 있습니까?"
"네."
"말씀해 보세요."
"회장님은 돌아 가셨어요."
류지오는 그 말에 씁쓸하게 웃는다.
"내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면서요?"
"맞아요. 하지만 회장님이 저격 당할 때, 전 바로 옆에 있었어요."
"그렇습니까? 후후...! 그럼, 당신은 왜 여기 남아 있죠?" "난..."
"당신은 아버지의 비서이지 내 비서는 아니지 않습니까? 이만 돌아가세요. 당신 할 일은 끝났습니다."
"..."
테시는 그대로 앉아 있을 뿐이다.
"나의 아버지를 사랑했죠?"
테시는 그 말에도 아무런 대답 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다.
"왜 나를 속이죠? 아버지가 시키던가요? 아버지의 유언장은 당신이 직접 쓴 건가요? 당신이 여기에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난... 난 류진영씨를 도와 드려야 해요."
"그렇습니까? 좋아요. 그럼 옷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와요." 테시는 마치 그 말을 기대했다는 듯이 잠옷을 벗어버린다. 속에는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있다.
류지오는 서양 여성의 매력적인 알몸을 쳐다보면서도 비웃음을 띄운다.
"후후후...! 상당히 멍청하군요. 당신은 왜 내 옆에 붙어 있으려고 안달을 하고 있습니까? 직장을 잃어버리는 것이 두렵습니까? 돈이 필요합니까? 그 무엇도 아니겠죠? 내가 신조를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구경하고 싶은 거죠? 그리고 종종 어떻게 하라고 귀뜸을 해 주겠죠. 안 그렇습니까?"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하지만 당신 말대로 신조를 무너뜨리는 것을 보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일본을 바다에 침몰시켜 주세요." 테시는 공손하게 서 있다.
푸른 두 눈동자는 류지오의 시선과 당당히 마주하고 자신이 알몸으로 서 있는 것조차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버지와 관계했습니까?"
테시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버지가 진심으로 사랑해 주던가요?"
테시는 고개를 젓는다.
"당신은 우리 아버지를 사랑하나요?"
테시는 고개를 끄덕인다.
류지오는 그 세 가지의 물음에 확신을 가졌다.
분명 자신의 아버지는 잔인하게도 테시라는 여자를 미끼로 삼은 것이다. 그녀는 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에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류지오는 즐거웠다. 아버지가 죽지 않았다는 것에 더욱 확신한다.
"좋소. 아버지가 원하는 데로 해 주지요."
류지오는 일어서더니 스스로 옷을 벗고는 테시를 안아 침대에 눕힌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의 농간에 분풀이라도 하는 듯 무참히 그의 비서를 능욕한다.
테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그가 어떻게 생각하든 회장님은 돌아가셨다. 분명 그가 저격 당하는 것을 자신의 눈으로 목격한 것이다.
어쩌면 그의 아들의 생각대로 그는 죽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자신까지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테시 역시 그런 아련한 희망을 품으며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그의 움직임에 곤혹적인 신음을 흘려 보낸다.
테시는 류지오의 품에 꼭 안겼다.
자신보다 십년이나 어린 연하의 남자에 강렬한 남성의 향취를 맡았다. 자신이 알고 있던 남자보다 더욱 강했다. 분명 그의 아들임이 틀림없었고 그의 뒤를 이을 만한 남자였다.
테시는 그에게 안긴 채로 현재의 사정을 이야기 해 준다.
"인터월드는 여전히 신조를 압박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미 회장님은 돌아가셨지만 회장님의 계획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아버지가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마시오."
"알겠어요. 당신 말대로 살아 계신지도 몰라요. 어쩌면 나까지도 속았을지도 몰라요."
"끝까지 대단한 연기를 하는군!"
"마음대로 생각해요. 정말 고집 불통이군요. 어쨌던 나도 당신처럼 믿고 싶어요."
"그렇게 될 거요."
"신조는 멀티미디어 부분을 개척하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그곳에 쏟아 부었어요. 그래서 주식을 풀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우리의 펜티엄멀티칩의 개발로 신조는 엄청난 타격을 다시 받았죠. 이미 신조는 새로운 개발 분야에 실패했어요. 하지만 신조의 기존 기반은 아직 건재해요. 바로 자동차 분야죠. 그 분야에 다시 터뜨려 놓을 핵무기는 만들어 졌어요. 바로 이거예요."
테시는 테이블에서 뭔가를 끄집어낸다. 리모콘이다. 그걸 작동시키자 벽이 갈라지면서 커다란 모니터가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의 귀고리에서 뭔가를 끄집어낸다.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컴팩트디스크다.
테시는 알몸으로 내려가 레코드 기기에 그것을 집어넣고는 다시 침대 위로 돌아왔다.
류지오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테시가 리모콘을 조작하자 거의 알아보지 못할 설계 도면이 나타난다.
"이건 10년 동안 비밀리에 연구해 온 걸작품이에요."
"당신 몸 또한 걸작품이요."
"고마와요. 저건 자동차 엔진의 설계도예요."
그러자 삼차원적인 모형이 나타났고 류지오는 그제서야 조금 알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저걸 신의 심장이라고 불러요. 원래 이 계획의 암호명인데 그 암호명을 딴 겁니다. 신의 심장은 기존의 엔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월등해요. 바로 이 엔진을 이루고 있는 소재야말로 이 계획의 핵심 부분이죠. 내열성과 경도에 있어서 기존 엔진 소재의 열 배 이상 뛰어 나고 에너지 효율면에 있어서도 두 배 이상 뛰어납니다. 그리고 이 엔진을 생산해 낼 공장은 이미 완벽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포항에 있는 제철 단지죠. 신소재 생산 라인 역시 완비되어 있는 상태예요."
"그럼 준비는 끝났군요."
"맞아요. 게다가 일본을 무너뜨릴 계획도 모두 준비되어 있어요. 당신은 이제 명령만 내리면 되는 거예요."
"일본을 무너뜨린다..."
류지오는 삽 두 자루를 들고 아버지의 무덤을 찾았다.
테시 역시 같이 동행했다.
"파 보는 겁니다. 정말 아버지인지 아닌지! 정말 아버지라면 썩은 시체를 부둥켜 앉고 한바탕 통곡하면 되는 거고, 그게 아니라면 나중에 만나서 단단히 따져 보는 수밖에!"
류지오는 직접 무덤을 파기 시작한다.
무덤은 금방 묻었는지 땅을 파내는데 별로 힘들지 않았다.
30분만에 관이 드러난다. 류지오는 떨리는 손으로 무거운 관의 뚜껑을 연다.
손전등을 비추고 있는 테시는 그만 소리를 지른다.
역시 창백하게 누워 있는 류 웨이 회장이었다.
"하하하!"
류지오는 마구 웃는다. 그리고는 흙을 집어던지며 좋아서 날뛴다.
"이것 봐요! 이게 사람입니까? 마네킹이지!"
테시 역시 그것을 확인한다.
"그렇군요... 그런데... 그렇다면... 그 때... 분명 심장을 관통..."
"당신은 영화도 못 봤어요? 그 정도 눈속임은 얼마든지 가능한 겁니다. 당신은 얼마나 가까이 있었죠?"
"바로 옆에 나란히 걷고 있었죠..."
"분명 아버지는 살아 있는 겁니다!"
류지오는 무덤을 다시 파묻고는 돌아갔다.

카인의 후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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