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겨울이야기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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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235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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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53화 01/03 18:14 287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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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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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53화 위험한 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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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아~ 이거 좋은데!!!!!"

준은 백화점 언더웨어부분쪽의 여자속옷을 보고는 주위 여자들 눈치는 생
각도 안하고 히히덕 거리며 소리쳤다.

"야...좋다! 좋아!!"

그러다가 문득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고는 입술을 삐죽 내보였다.

"어라? 뭐야? 이렇게나 비싸???"

준은 눈길을 뒤로 돌렸다.준의 행동이 너무나 챙피해서 물품점 밖에 나와
고개를 돌리고 서있던 은석을 바라본 준은 소리쳤다.

"어이~ 은석아!! 5만원만 빌려줘라!"
"............;;"
"어이~ 은석아!! 꼭 갚을테니까.!!!"
".......으...."

은석은 황급히 도망치듯 계단쪽으로 바삐 향했다.

"어이!! 은석아! 좀 기다려! 기다리라구!!"

준은 바삐 은석을 쫓아 물품점을 나섰다.계단을 내려오며 준은 은석의 머
리를 쓰다듬으며 씩 웃어보였다.

"이봐! 이봐! 왜그래? 왜 화가나있는거야? 큰 마음먹고 현화씨 선물 사는
데 데리러 왔더니만.....말이야.."
"...왜 내가 네 여자 선물 사는걸 도와줘야 하냐?"
"현화씨는 지금 아르바이트 중이잖아.. 그러니까...."
"쳇...어쨌든 너도 변했구나. 준.."

은석의 말에 준은 흘끔 은석을 곁눈질 했다.

"뭐가?"
"현화씨는 좋아하는 다른 남자가 있다며? 그런데도 그렇게 할 필요있어?"
"헤헤..그거.."

준은 손을 내저으며 별것 아니라는듯 웃었다.

"뭐 좋아하는 남자란게 별것도 아니고... 단지 나와 현화씨가 만나는 인연
이 늦어졌을 뿐이야!"
"그럴까?"
"물론!! 그저 시간문제야 시간!!"

'어디서 나오는걸까? 이놈의 자신감은!'
은석은 자신만만하게 웃는 준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자! 자! 그럼 다른데 가볼까?!"
"또...??"
"헷.....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봉사정도는..."
"으그..망할놈.."

은석은 준의 뒤를 따라가며 내내 한숨을 쉬었다.그런데 바로 그때 준의
귀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준은 그 말에 흠짓 놀라 멈춰
섰다.

"어이! 가자구 하영!"

준은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난쪽으로 돌아보았다.거기엔 하영과 철규가
파자마를 전시해놓은 곳 앞에서 있었다.

"그래두...이거..."

하영은 계속 체크무니 파자마 하나를 집어들고 다소 붉게 상기된 얼굴로
철규에게 내밀고 있었다.

"하영..! 안가면 그냥 놔두고 간다!"
"그래두..이 파자마.. 사고 싶어! 이거 철규에게 어울려! 그러니까..."
"하영... 오늘 뭘 사러 왔었지?"

철규의 말에 하영은 슬쩍 곁눈질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두.... 이거 그렇게 비싸지도 않구..."
"아휴.... 정말 넌 물건살때 언제나 이렇다니까!!"
"이잉... 그래두~~~~~ 사고싶어~"

하영은 어린애처럼 철규를 조르기 시작했다.하지만 철규는 그냥 뒤돌아서
밖으로 향했다.

"에이..몰라... 나 간다.."
"아아..철규! 철규..잠깐..."

하영은 금새 철규의 뒤를 따라갔다.이런 둘의 모습을 보고있던 준과 은석.

"뭐야? 준.. 너 아는 사람이냐?"
".....훗훗....."

준은 새하얀 이빨을 내밀며 씩 웃어보였다.무언가 잡아낸듯한 회심의 웃음
.준은 은석의 손을 잡아끌어 하영의 뒤를 쫓았다.

"자 가자!!"
"엥? 뭐..뭐야?"

커튼을 팔고있는 곳에서 하영은 이것저것 고르며 철규에게 떠들어댔다.

"와아~ 이 색깔 좋다!"
"그래.."
"응..맞아..그런데.. 이 옷감이 너무 얇잖아? 역시 지금은 좀 두터운것이
좋겠지..? 살수있으면 카페트도 사고싶어! 같은색으로 어울리게!"
"너...정말....뭘 사러온거야?"
"으응...어떤 것으로 할까...? 정하지 못하겠네..."

하영은 곧 흰 천하나를 집어들며 활짝 웃었다.

"와아~ 이것도 참 좋다!"
".......; 너....정말 좋으니...?"
"으응! 좋아... 좋구말구!"
"그게 아니라.."

철규는 잠시 말을 멈추고 하영의 표정을 살폈다.

"정말... 여기에 이대로 있어도 좋아...?"
"........."
"돌아가지 않아도....되는거야..?"

철규의 심각한 질문에 하영은 별것 아니라는듯 대답했다.

"물론. 괜찮아!"
".....; 정말..?"
"괜찮다니까!"
"너.... 그렇게 쉽게 이야기 해도...되는거야..?"
"하지만 철규가 말했던거 아니야? 철규가 말했잖아... 가지 말라고!"
"아..? 아...그..그렇군.."

하영의 말에 철규는 못당하겠다는듯 너털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그것은...글쎄 뭐라고 할까....."
"야아~ 저봐! 저기도 있어!!"
"...어..어이~ 하영!!"

더이상 하영은 그 문제에 대해선 논하고 싶지 않은듯 다른곳으로 가서 옷
감을 고르며 또다시 즐겁게 떠들어댔다.하영과 철규를 몰래 지켜보던 준은
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으음...틀림없군...틀림없이 하영씨야..."
"하영씨..?"

갑자기 은석은 놀란듯 준을 쳐다보더니 준의 멱살을 잡아쥐며 소리쳤다.

"야?! 누구야?!?! 그래 너.. 저런 미인을 안다구?! 그럼 현화씨는!!!!
현화씨는 어떻게 됐어? 현화씨는?!"
"..큭...귀찮게 굴긴..."

준은 은석의 호들갑 떠는 모습을 보며 어쩔수 없다는 놈이라는듯 미소를
지었다.둘은 곧 백화점을 나서는 하영과 철규의 뒤를 쫓아, 지하철역을
지나, 편의점을 지나... 기어코 철규의 집까지 미행을 하였다.하영과 철
규가 한집으로 들어가는걸 멍하니 보던 은석과 준.은석이 놀라 소리쳤다.

"야아! 야아! 야아!!! 같이 들어갔어! 같이 살고있는거야!!! 같이 산다
구! 같이 한 자리에서!!!"
"으...정말 귀찮게 구는 녀석이군..."

준은 은석이 계속 호들갑을 떨자 녀석을 데리고 뒤돌아섰다.그러면서 준
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별로 좋지 않은듯 고개를 저었다.
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현화와 커피숍에서 만난 준은 오늘 보았던 하영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그렇게 해서 이렇게 된거야!!!"
"그래..... 서울에 있었다구...하영이가..."
"그래~ 그래~!! 분명히 먼저 만났을때는 속초로 간다구 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서울에서 남자하구 같이 살고 있어! 그렇게 안 보았는데...정말
이지 그렇게 청순한것 같은 얼굴을 해가지고 할일은 다 하구 있다니..
요조숙녀처럼 놀면서..뒤로는 호박씨를 까구.... 참나.."

준이 불만스럽게 떠들어대자 커피를 입가에 가져가던 하영이 차갑게 한마
디 던졌다.

"바보.. 뭐가 그렇게 화가나는거야?"
"아니...그저..."

준은 말할 구실을 찾다가 종범을 떠올리고는 활짝 웃으며 떠들어댔다.

"정말이지 종범씨가 불쌍해.. 좋아하는 여자가 남자하고 같이 살고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말이야....힛힛.."
"알고있어..."
".....에???"
"같이 살고있는것 정도는 모를지라도... 하영에게 남자가 있다는 것은 알
고있어.... 아마도 서울대학생이라고 했었을거야..."

서울대라는 말에 준은 크게 놀라 소리쳤다.

"서울대~~~!!!! 우와~ 그럼 멘처음부터 종범씨와는 게임이 안되는 상대였
잖아?! 학벌이나 외모나 모든면에서 완전히 상대가 안되잖아?"
"훗...그래도..좋다는데 뭘... 그래도...말이야..."

현화는 턱을 괴며 피식 웃어보였다.

"오오~ 그러고 보면 종범씬 나하고 같군! 나와 현화씨와 종범씨의 관계."
"참나..뭐가 그렇게 재미있어서 떠들어? 준.."
"음...그럼...저어..저어... 이제부터 종범씨를 만나러 가는게 어때?"
"종범이를..? 왜?"

현화의 질문에 준은 짓궃은 표정을 지었다.

"쇼크받는 얼굴좀 보게!!!"
"으으...넌 참 좋은 취미를 가졌구나..."
"헷...어쨌든 종범씨가 이 일을 안다면... 하영씨를 단념할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되면 현화씨 쪽으로 되돌아 올지도 모르지...."
".......!"

현화는 잠시 준을 놀란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갑자기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
었다.

"하하핫!! 농담하지마! 왜 내가 그따위짓을 해야하지? 종범이는 놔둬...
내버려 두라구.."
"힛! 그렇게 말할줄 알았어!"

준은 씩 웃으며 계속 떠들어댔다.

"그래! 제멋대로 하게 두면 돼! 그따위 놈! 어떻게 되던 상관없는 일이니
까!!!"
"그래... 자기혼자 지옥에 떨어지던 말던...."
"어어..현화씨..난 그렇게까지는 말하지 않았는데.."

현화의 말에 준이 장난스럽게 떠들어댔다.현화는 그러면서도 종범의 모습
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종범을 만나 봤자 별수없는거야... 결국 지난번 처럼 아무말 못할걸...'

잠시 종범을 생각하던 현화는 갑자기 자기자신에게 분노한듯 눈살을 찌푸
리며 신경질을 냈다.

"잠깐... 내가 왜 그런일 따위로 괴로워하지 않으면 안되는거지?!! 안되
겠어... 분명히 해두고 확실히 해둬야겠어!!!"
"에???"
"자..가자! 준..."

갑자기 현화가 가방을 집어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다니....? 종범씨에게?!"
"아니.. 하영씨에게!"
"에??? 하......하영...?"

준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채 멍하니 현화를 바라보았다.
철규의 집 근처에서 현화는 준을 돌아보았다.

"1층 끝이라고 그랬지?"
"웅....그..그렇지만..."
"알았어...."
"자..잠깐... 현화씨..!! 도대체 어떻게 하려구?!"
"글쎄 만나야 뭐가 될거 아냐!! 자세히 알고 싶으면 따라와!"
"에?? 아..아냐 됐어.. 난 여기서 기다릴께..."
"........"

철규의 집으로 향하는 현화를 보며 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몰라...난..일이 어떻게 되든..."

현화는 잔뜩 힘있는 표정으로 철규의 집 문앞에서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

아무대답이 없어서 현화는 다시한번 힘있게 문을 두들겼다.

"똑..똑...똑...!!"
".................."
"어라? 뭐야?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없는거야?"

현화는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리며 다시 문을 두들겼다.

"쾅! 쾅! 쾅!!"
".................."
"없어~~~~~? 정말... 어디 간거야? 하영이라는 계집애는..."
"아....저.....현화?"
"뭐야?!??!?!"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누군가의 목소리에 현화는 눈쌀을 잔뜩 일그러트린
채 뒤를 째려보았다.뒤에선 하영이 놀란 표정으로 현화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더 놀란것은 현화였다.현화는 당황한 표정을 지우려고 억지 웃음을
지으며 손을 올려보였다.

"와아~ 안녕~!!!!!"
".........;;;;"

이런 하영과 현화의 모습을 보며 준은 고개를 저었다.

"정말이지...몰라...난...일이 어떻게 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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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하시겠습니까? (Y/n) >>

김준혁 (jakka )
겨울 이야기 제54화 01/03 18:16 187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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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야기 WIN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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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原 秀 측 HARA HIDENORI
각 색 김 준 혁 제 54화 화가 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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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가지런히 정렬해있는 옷가지들,창밖으로 비춰오는 빨랫감들.. 비디오
테잎,흔들리는 커튼.. 엷게 비춰오는 전등빛..

"흐음..."

현화는 자리에 앉아 방안을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음... 분명히 남자것들이 많군....'

그러다가 방끝에 마련되있는 침대에 베개가 두개인것을 보고는 약간 붉어
진 얼굴로 뺨을 긁적거렸다.
'정말...같이 살고 있는것...같네....'

"....마셔요..."

하영이 차를 끓여와 현화에게 대접했다.

"아..이거....고마워요..."

현화는 씩 웃다가 문득 침울해있는 하영의 얼굴을 보고는 난처한듯 눈길을
다른곳으로 돌리다 다시 웃어보였다.그런데도 하영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
웠다.

".........;"

현화는 차를 한모금 마시고는 또 다시 웃어보였다-다소 당혹감이 어린..-.

"오..오랫만이...죠...?"
"아.....예..."
"...............;"

하영은 여전히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현화는 흘끔 흘끔
집안을 다시 둘러보다 하영을 쳐다보았다.

"그럼...그 남자분은.....? 학교에..?"
"아..? 아... 아니요.. 가..가정교사로...."
"언제부터.....?"
"아.??"
"그러니까...언제부터 같이 살았죠..?"
"아...."

하영은 고개를 떨구고 말없이 머뭇거렸다.그런 하영을 현화가 가만히 지켜
보았다.하영은 슬쩍 고개를 돌리며 입을 열었다.

"한달...반쯤..."
"아...예..."
"미...미안해요..."

하영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자 현화는 당황스럽게 웃었다.

"하하...왜..? 왜? 사과를 하는거예요?"
"........."
"하지만.... 뜻밖이네요.. 설마하니 하영씨가 이런 일을 하리라고는....
정말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당연히 부모님께는 비밀이겠죠?!"
"아...예...미...안해요..."
"흐...왜 자꾸 사과를 하는거예요...?"

현화는 당혹스러운듯 하영의 표정을 살폈다.하영은 여전히 눈길을 다른곳
으로 돌리며 어두운 표정을 하고있었다.아무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던 현화
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가방을 집어들고 일어섰다.

"자아... 그럼 슬슬 가 봐야지!"
"아...현...화..."
"그럼~ 안녕~"

하영이 현화를 부르기도 전에 현화는 문윌선
현화에게 준이 잔뜩 궁금한 표정으로 물어왔다.

"어땠어? 현화씨?"
"후아아아아아아..."

현화는 한숨을 내쉬며 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웃으며 떠들었다.

"정말이지 아~~~무 말도 못했어..."
"에...?"
"사실....난 그런 심각한 분위기는 딱 질색이거든."

현화는 준에게 당혹스러웠단 상황을 연상시키려는듯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바로 그때 뒤에서 하영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어....현화..."
"......아?"

현화는 하영이 고개를 숙인채 자신의 뒤에서있는걸 보고 다소 놀란 표정
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둠이 보다 더 깊이 내려앉은 골목길의 전등불
빛만이 그들사이로 비춰왔다.
근처 공원의 벤치에 앉은 둘은 불어오는 바람에 쓸려가는 낙엽을 보았다.

"...종범...얘기...하려구요....? 현화?"
"아...아뇨...저어..그냥..."
"미안해요...."
"아아...왜 자꾸 사과를 하는거죠...?"
"내가..너무..쉽게 생각했었어요..."

하영의 말에 현화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종범이는 상냥하니까... 그러니까 학원 다닐때도... 시험볼때도..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시험에 실패했을때도... 종범이가 걱정해주었고,
또 속초까지 와서...."
"알고있어요."

현화의 말에 하영은 놀란듯 그녀를 바라보았다.현화는 고개를 들어 하늘
을 바라보며 눈을 감았다.

"들었어요... 종범한테서..."
"......"

잠시 둘은 아무말 없이 앉아있었다.쓸려가는 낙엽들이 어느사이에 그들
발밑을 지나칠 쯔음에 하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난.... 다시한번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서울대 쳐볼려고....
그래서 서울에 왔는데... 그런데...학원에서...우연히... 정말로...
우연히 종범을 만났어요..."
"......."
"지금까지의 여러일이라든가... 속초에서의 일같은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
만... 그러나 괜히..서먹서먹하게 구는것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되서...
그래서 보통때 처럼 하려고 했을 뿐인데...."
".........."

현화는 하영의 말을 듣다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쭈욱 피며 기지개를
켰다.

"아아...난 이만 가보겠어요.."
"...현화씨..."

하영이 놀란채 현화를 바라보았지만 현화는 신경쓰지 않고 준을 부르듯
소리쳤다.

"준!! 나 간다!!!! 어서 가자!!!"

나무 뒤에 숨어있던 준이 당혹스러운듯 얼굴을 내밀며 대답했다.

"아...예....예..."

준이 막 나서자 현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하영쪽으로 손을 들어보이며
걸어갔다.

"그럼..하영 공부 열심히 해요..."
"......."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냥 앞으로 걸어가는 현화의 뒤에서 하영이 애써 웃
음지으려 눈가를 펴고 급히 말을 꺼냈다.

"아무렇게도 생각지 않아요....."
".........."

그말에 현화는 그자리에 가만히 멈춰섰다.그러나 여전히 뒤돌아보지 않고
있었다.

"난...난 종범에 대해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의 일은 잊고... 종범이와는 단지 친구 관계로 있었으면 해요... 현화씨
에게 걱정을 끼칠 일은 안할테니까.......그러니까......"

하영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현화는 뒤돌아서 손바닥으로 하영의 뺨을
세차게 갈겼다.

"쫘아아아악~"

살갗과 살갗이 마주치는 그 마찰음은 무척이나 커다랗게 들려왔다.현화는
입술을 깨물고 분노한 표정으로 하영을 바라보았다.하영은 화끈거리는 뺨
을 느끼며 멍하니 그 자리에 서있었다.준은 놀란듯 다시 나무뒤로 숨어서
그들을 쳐다보았다.현화의 강렬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걸... 말이라고해?! 아무렇게도 생각하지 않는다느니.. 옛날 일은 잊고
서 라든가.... 나에게 걱정을 끼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말따위는 하지
않아야 하는게 아니야?!"
"......!"
"종범이의 마음을 잘 알고있으면서도 그렇게 말하고 싶어? 그런것이 종범
이를 얼마나 가엾게 만드는 건지 알기나 해? 종범이가 불쌍해지는 거야..
생각해 봐... 종범이는 아직도 하영을 좋아하고 있어.....내게는 정말
분하고 화가나는 일이지만.... 종범은 여전히 하영을 좋아하고 있어...
내게는 너무나 분할 일이지만.....말이야......."
".........."

어느사이에 쓸려가던 낙엽들은 허공에 떠 현화의 말에 하나하나 잘게잘게
부서져 사라졌다.현화와 하영은 그냥 그자리에 멈춰선채 서로를 바라만
보았다.어둠은 땅속까지 스며들고 있었고 차디찬 바람은 한없이 그들 주위
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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