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펀글]아하루전(106-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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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189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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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 18화 용병대(3)
르네의 그곳을 한껏 탐닉했던 까닭인지 아하루의 물건은 우람하게 발기가 되어 잇는 상태였다. 아하루가 르네의 몸위로 자신의 몸을 얹고는 천천히 자신의 발기된 물건을 르네의 샘에 가까이 붙이기 시작했다.
르네의 샘 입구는 방금전 아하루의 손가락이 친 분탕질 덕분인지 제법 구멍이 넓혀져 있었다. 덕분에 아하루의 물건이 쉽사리 르네의 몸안으로 아무런 저항없이 들어갈수 잇었다.
따뜻하면서도 뭔가 뭉클한 느낌이 아하루의 물건을 한껏 자극했다. 거기다 가만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도 약간씩 움찔거리는 르네의 그곳은 아하루의 물건을 절로 달아오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아 주인님"
르네가 자신의 몸이 꽉찬듯한 기분에 만족감을 느끼는지 아하루의 몸을 꼭끌어안으며 말했다. 아하루가 그런 르네의 낝은 탄성을 들으며 서서히 르네의 몸 위에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흑 주인님"
르네가 아하루의 몸짓이 점차 격렬해 지면 질수록 더욱더 아하루의 몸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제법 몽글 몽글하던 르네의 가슴은 아하루의 몸무게에 짓눌려 납작하게 변했고 아하루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땀이 르네의 몸위로 떨어져 번들거렸다.
"흐음 흐음"
아하루의 몸짓에 따라 르네의 몸이 위아래로 들꺽여 댔다. 르네의 얼굴은 발그래진체 눈을 감고 아하루의 몸짓과 자신의 내부에 들어와 잇는 아하루의 분신을 음미하듯 하며 작은 입술로는 연신 달콤한 비음이 터져 나왓다.
그러면서도 혹여 아하루가 느끼는데 지장이 있을까 자신의 다리를 더 넓게 구부린체로 펼쳐서 아하루가 좀더 쉽고 깊숙이 자신을 가질수 있게 만들었다.
아하루가 땅을 집던 한손을 Q째내어선 몸을 살짝 일으키고는 르네의 한쪽 가슴을 잡아갔다. 르네의 가슴은 방금전 아하루가 흘린 땀들로 축축히 젖어 잇었다. 아하루가 자신의 손 가득 르네의 가슴을 잡고는 엄지를 일으켜 르네의 유두를 지긋이 눌러댔다. 르네의 유두가 자신을 짓누르는 아하루의 엄지를 피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후우"
아하루가 잠시 짧막한 숨을 고르고는 더욱 거세게 몸을 움직여 나가시 시작했다.
'삐걱'
'퍽퍽퍽'
아하루의 몸짓에 따라 침대에서는 비명을 지르며 살과 살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방안 가득 울려 퍼졌다.
르네의 그곳이 아하루의 물건을 토해낼 때 마다 더욱 진한 붉은 빛을 띄기 시작햇고 아하루의 물건도 보이지 않던 힘줄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흐음"
아하루가 온 몸에 힘을 쏟으며 세차게 르네를 공략해 들어갔다. 그리고 르네의 몸에 들어갈때마다 르네의 질벽 좌우에서 아하루의 물건을 빨아들일 듯 움켜잡아댔다.
"크윽"
아하루가 뭔가 폭팔할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엉덩이를 르네가 있는 Wr으로 쭉 밀어 넣었다. 아하루의 입에서 절로 신음소리 비슷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앙 흐응"
아하루가 자신의 몸 깊이 집어 넣자 르네가 뭐에 그리 흥분되었는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비음을 토해내었다.
"아앙 주인님"
아하루가 르네의 몸 깊은 곳에 자신의 애액을 토해냈다. 르네가 그것을 알았는지 자신의 허리를 활처럼 구부러지도록 휘더니 일시에 르네의 몸이 경직되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둘의 몸에서 급격히 힘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아하루가 르네의 몸 위로 엎어지듯 누웠다.
"하아 하아"
아하루가 힘에 겨운지 연신 숨을 몰아셔대기 시작했다. 르네가 자신의 가슴어림에 있는 아하루의 머리를 살짝 손으로 쓰다듬고는 얼굴 가득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한동안 르네의 몸 위에 널부러져 잇던 아하루가 천천히 아직까지도 르네의 몸 안에 있는 자신의 물건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르네의 몸과 아하루 자신이 쏟아낸 애액들로 아하루의 물건이 온통 범벅이 되었다. 아하루가 르네의 몸 위에서 굴러내선 침대에 널부러지듯 누웠다.
르네가 그런 아하루의 몸을 잠시 껴안고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살짝 아하루 옆에 무플을 꿇고는 방금전까지 우람했던 아하루의 물건쪽으로 다가갔다.
아하루의 물건이 축늘어진체 방울 방울 자신과 르네의 애액들을 바닥에 흘려 놓고 있었다. 르네가 살며시 자신의 혀를 내밀어 아하루의 물건에서 흐르는 애액들을 받아먹기 시작하더니 그것마져 성에 안차는지 아하루의 물건을 꿀꺽 자신의 입 안 가득 삼켜버렸다.
성나잇을 때 약간 딱딱한 느낌을 주던 아하루의 물건이엇지만 이렇듯 힘이 풀리자 마치 연체동물처럼 흐믈 흐믈하게 변해버렸다.
아하루가 자신의 물건을 르네에게 맡기다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무릎꿇고 엎드린체 자신의 물건을 핥고 잇는 르네의 허리와 엉덩이 모습이 잇었다. 아하루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르네의 엉덩이를 자신의 얼굴 쪽으로 끌었다. 르네가 아하루의 손길이 자신의 엉덩이에 와 닿자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순순히 체념한 듯 몸을 아하루 쪽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다시금 침대에 누워 잇는 아하루의 눈앞에 르네의 그곳이 환하게 펼쳐져 보였다. 방금 끝난 정사로 인해서인지 르네의 그곳은 채 조개입이 여물어지지 않고 조금 열려져 잇었다. 그리고 그 열려진 틈으로 르네의 속살이 훤히 드러낫다.
르네의 샘은 이전 맑은 물대신 하얀 아하루의 애액이 조용히 르네의 속살을 타고서는 계곡을 따라 흐르고 잇었다.
'주루륵'
"아앙"
르네가 한참 아하루의 물건을 빨아대고 잇다가 자신의 질구에서 자신의 애액과 아하루의 애액이 섞인 하얀 액이 흐르는 것을 느끼고는 부끄러운 듯 낮게 비음을 내질렀다.
애액은 르네의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다가 르네의 유백색 다리에 옮겨타고는 기다란 자국을 남기며 흘러내려선 아하루의 가슴께에 내려 앉았다.
그리고는 그곳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덩상은 흘러내리게 하고 싶지 않음인지 르네의 조개가 움찔여 대었다. 그래서일까 한무더기의 애액외에는 더 이상 흘러나오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아하루가 지긋한 웃음을 흘리더니 손을 들어 필사적으로 애액을 머금고 있는 르네의 꽃잎을 양 옆으로 활짝 벌렸다.
"아앙"
르네의 머리가 힘없이 밑으로 쳐지며 다시금 비음을 토해냈다. 르네의 조개가 벌려지자 간신히 머금고 있던 애액들이 때를 만나듯 주르르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리고는 먼저번 흘러내렸던 곳을 통해 흐르더니 아하루의 감슴 이곳 저곳에 하얀 반투명한 물 웅덩이를 만들었다.
"주인님 부끄러워요"
르네의 조개가 연신 아하루의 손 끝에서 움찔 움찔 거렸다. 하지만 아하루가 결코 쉽게 놓아줄 생각은 없는 자신의 분신을 만족시킨 작은 샘에서 나오는 애액이 멈출 때까지 르네의 그곳을 한껏 벌려댔다가 더 이상의 애액이 나오지 않자 르네의 조개를 그제서야 좌우로 한껏 벌렸던 손을 풀었다.
'짝'
아하루가 마치 됐다는 듯 손으로 르네의 엉덩이를 때렸다. 르네의 엉덩이에 아하루의 손자국이 잠시 남더니 붉게 퍼져갔다. 르네가 조심스럼게 아하루의 몸에서 자신을 내리고는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아하루의 가슴 여기저기에 남아 있는 애액들을 남김없이 핥아 먹기 시작했다.
아하루가 그런 르네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다가 조용히 손을 내렸다. 르네가 아하루의 옆에 자신의 몸을 뉘였다.
"덕분에 기분전환이 된 것 같아"
아하루가 자신의 옆에 누워선 아하루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얌전히 잇는 르네를 돌아보며 말했다.
"주인님께서 좋으셨다면 저도 좋아요"
르네가 싱긋 웃음을 흘렸다. 땀에 젖은 르네의 얼굴이 그렇듯 미소를 짓자 방안이 환히 빛나는 듯 싶었다.
"주인님"
"응?"
르네가 조용하게 아하루에게 얼굴을 돌리며 말을 붙였다. 아하루가 말해보라는 얼굴로 르네를 바라보았다.
르네의 얼굴은 아직 열기가 채 식지 않은 듯 약간 발그스레해었는데 뭔가 부끄러운 말을 하려는 듯 더욱 발그래해졌있었다.
"주인님이 저희를 사용하시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사용해 주세요. 아하루님이 원하는 어떤일이든 저희는 할준비가 됐답니다."
르네가 그렇게 말하고는 숨을 골랐다.
"무슨소리야?"
아하루가 잘못알아 듣겟다는 듯 물었다. 그러자 르네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리안이 그러는데 남자들의 성욕은 정상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처음엔 아무리 사랑스럽고 좋아해도 평범한 것만으로는 금새 질려버린다고 햇어요.
그러니 만일 평범한 것에 질리실때는 저희를 어떻게 사용하셔도 좋아요. 저희는 아하루님이 원하신다면 앞으로 아하루님 앞에서 늘 벗고 다녀도 좋아요. 다만 한가지"
"한가지 뭐?"
르네가 고개를 들었다.
"늘 주인님 곁에 잇게 해주세요. 그리고 주인님이 결코 우리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저희가 바라는 것은 그거 하나 뿐이에요"
르네가 그렇게 말하고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아하루가 그런 르네의 머리를 자신의 품에 안았다.
"훗 별 걱정을 다하는 구나? 그래 나도 아직 남녀간의 일은 잘 몰라. 하지만 난 결코 너희들을 버릴 생각은 없어. 너희들은 어찌 됐든 내것이니깐. 알겠지? 하지만 모르지? 너희들이 만약 말안들으면 크게 매질하고 줄에 매달아서 모든 사람들에게 너희를 구경거리로 삼는 수치를 줄지도"
"그러셔도 돼요. 만약 르네가 아하루님의 맘을 아프게 한다면 절 채찍질 하고 절 창녀처럼 아니 길가에 치이는 구르는 돌처럼 대하셔도 좋아요. 하지만 절 바버리지만 말아주세요"
르네가 그렇게 말하며 더더욱 아하루의 가슴에 파고 들엇다.
"그래, 너희를 버리지 않을거야. 어떤 상황이 되어서도. 그런데 내가 그렇게 좋아?"
아하루가 자신의 품안 가득 안겨잇는 르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르네가 살며시 고개를 들어 아하루의 얼굴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에겐 오직 주인님 뿐이에요. 전 아직 노예가 어떤건지 알지 못해요. 하지만 이 르네는 오직 주인님의 노예일 뿐이예요."
아하루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무슨 생각이 들엇는지 르네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그런말을 하지? 무슨 일이 있었어?"
아하루의 질문에 르네가 잠시 말을 못하고 고개만 도리 도리 젖다가 아하루가 게속해서 자신을 쳐다보자 어쩔수 없다는 듯 더듬거리며 말을 꺼냈다.
"꿈을 꾸었어요. 처음보는 낯선 건물이었어요. 그런데 그 저택에는 불길이 치솟고 그 안에는 주인님이 계셨어요. 많은 병사들이 그 저택을 향해 몰려들고 화살을 쏘아댓어요. 그들이 쏘아대는 불화살들은 집안 이곳저곳에 떨어져 또다시 새로운 불을 일으켯어요.
그 가운데 주인님은 몸에 화살을 맞으면서도 게속 서 계셨어요. 병사들은 뭐라고 뭐라고 큰소리로 외치며 끊임없이 끊임없이 저택으로 몰려들고 잇었어요.
그리고 저택의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자 결국 주인님이 불길에 휩싸였어요. 전 꿈속에서 외쳤어요. 주인을 애타게 불렀어요, 하지만 주인님에겐 제 목소리가 닿지 않앗어요. 피를 흘리며 잇는 주인님께 치료를 하려 했지만 소용 없었어요. 너무 무서웟어요"
르네가 어느새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하루가 살며시 르네의 눈에 묻은 물기를 닦아 주었다.
"훗, 꿈 때문에 르네가 이처럼 약해지면 되겠니? 아마 르네가 그 꿈을 꾼 것은 우리가 이곳에 오기전 라디엔의 감옥에서일거야 그렇지?"
르네가 물기에 젖은 촉촉한 눈망울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루가 사랑스럽다는 듯 르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전에 우리가 화공을 써서 들판 가득 불이 타는 것을 보았잖아? 더욱이 그 직후 호수를 건너느라 많이 지쳤고. 또 비까지 맞앗지. 그러니 그때 본 잔상이 꿈으로 남은 거야."
"하지만 꿈은 앞일에 대해서 말해준다고 하던걸요?"
르네가 다시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아하루가 싱긋 웃었다.
"하지만 원래 꿈은 반대라고 하지 않아? 그리고 꿈을 해석하는 걸 들어 보면 꿈에서 불을 보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햇어. 원래 기쁜 일이 잇으면 사람이 덩실 덩실 춤준다고 하지 않아? 그래서 꿈에서 불타는 것을 보면 그 사람에게는 앞으로 좋은 일이 생긴다는 암시이지. 아마 르네가 그런 꿈을 꾼 것을 보니 앞으로는 우리에게 좋은 일만 생길 듯 싶은데?"
아하루의 말에 르네가 그제서야 안심했다는 듯 아하루의 품에 파고 들었다.
"정말 주인님의 말처럼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어요."
아하루가 그제서야 자신의 품안에서 안심한 듯 안도의 숨을 쉬고 잇는 르네를 살짝 껴안았다.
"그래 앞으로는 좋은 일만 생길거야"
아하루가 손을 뻗어 르네의 가슴을 어루 만졌다. 르네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아하루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아하루의 손길을 느꼈다.
방안 조금 열려진 창문 틈으로는 멀리 아침햇살이 방안 한켠에 밝은 빛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107. 18화 용병대(4)
"어떻게 편히 지내셨습니까?"
쳄벌린이 2층에서 내려오는 아하루를 보고는 환한 미소로 맞이했다. 아하루가 약간은 겸연쩍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간만의 휴식이라 너무 편히 쉰 모양입니다."
아하루의 말에 쳄벌린이 그저 고개만을 끄덕일 뿐 이었다. 벌써 창문을 통해 비치는 햇살은 한낮의 따사로운 볕이 내려쬐고 잇었다.
"피곤하셨던 게지요. 자 어쨌든 일어나셨으니 식사하러 가시지요."
쳄벌린이 홀에 잇던 소파에서 일어나 아하루와 그 뒤에 있는 일행들을 식당으로 인도했다.
식당안에는 아하루 일행들을 위해 미리 준비해 놓은 듯 여러 가지 음식들이 마련되어 잇었고 아하루 일행이 자리에 앉자 따끈한 스프와 및 여러자기 음식들이 연달아 내놓아 지기 시작했다.
카리에가 그동안 많이 허기가 졌는지 채 음식이 식탁에 놓이기도 전에 손부터 나갔다. 그런 아하루들의 모습을 보면서 쳄벌린이 얼굴에 미소를 지었다.
"음식은 많이 잇습니다. 천천히 드시지요"
카리에가 그제서야 얼굴을 붉혔지만 먹는 속도를 줄이지는 않았다. 아하루가 그런 카리에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그 자신도 더는 못참겠다는 듯 허겁지겁 먹어대기 시작했다.
르네와 훼리아 그리고 마리안 만이 그런 상황에서도 조금씩 천천히 음식들을 격식에 맞추어 자신의 입에 넣어갈 뿐이었다.
식칵에 놓인 음식들이 어느정도 거덜날 무렵 아하루들을 가만히 지켜보던 켐벌린이 천천히 말을 꺼냈다.
"조금 있으면 용병들의 대장들이 올것입니다. 만나보시겠습니까?"
아하루가 냅킨으로 급히 입가에 묻은 기름기를 지우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만나야지요. 그런데 정말 저를 내세워도 지장이 없겠습니까?"
쳄벌린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글세요?"
"혹여 코즈히 공작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지지 않을까 염려되는군요?"
"글세요? 그것마저 해결해 주시는게 어떨지요? 제가 보기엔 아하루 님에게도 어느정도 복안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어쨋든 일단 아하루님께 맡겼으니 아하루님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쳄벌린이 전혀 걱정할 것 없다는 투로 말했다. 아하루가 쳄벌린의 그런 뱃심에 질린 듯 고개를 저었다.
"후~ 믿어 주시는 것은 좋은데 너무 막중한 책임을 지우시는 군요"
"하하, 그렇습니까? 어차피 저는 상인 이왕 도움을 받을 바에야 철저하게 받아야 겠지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전적인 신뢰를 받는 것이 그다지 기분나쁘지는 않은 듯 아하루의 표정은 모처럼 밝아져 잇었다.
그때 하인 한명이 쳄벌린의 곁에 다가오더니 귓속말로 뭐라고 말했다. 쳄벌린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장들이 온 모양이군요. 어떻게 식사를 더 하시고 오시겟습니까?"
쳄벌린의 말에 아하루가 아쉬운 눈으로 뜯고 잇던 닭다리를 바라보다 자신 앞에 놓인 접시에 놓았다. 그리곤 냅킨으로 자신의 입가를 닦아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닙니다. 기다리게 할 수는 없지요. 같이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하루가 아쉬운 듯 일어나자 마리안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하루의 뒤를 쫓았다. 이미 묵계가 되어 있는 듯 르네와 훼리아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기만 했을 뿐 아하루가 나가자 곧 자리에 앉아 다시금 카리에의 시중을 번갈아 들어 주었다.
아하루가 쳄벌린의 뒤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가자 방안에 잇던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쳄벌린과 아하루를 맞았다.
"어 이게 누구야? 아하루!"
아하루가 고개를 돌려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반가운 얼굴이 아하루를 맞이하고 잇었다.
"어? 미텔형, 어?"
아하루가 약간은 의외인듯한 얼굴로 미텔을 바라보곤 급히 남은 두사람을 쳐다보았다. 모두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바로 일전의 호위를 맡으며 같이 칼버린 기사단에 대항해 싸웠던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고 보니 츄바 조장님과 세므온 조장님도 계셨군요"
아하루가 의아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다 쳄벌린에게 고개를 돌렸다. 쳄벌린이 태연한 얼굴로 방안에 놓여 잇는 자리에 가서 앉앗다. 체벌린이 먼저 자리에 앉자 남은 사람들도 각기 자신의 자리를 잡고는 자리에 앉았다.
소파는 우람한 사내들이 자리에 앉자 금새 가득차 보였다. 마리안 만이 조용히 아하루의 등뒤로 가서는 그곳에 시립하고 잇을 뿐이었다. 하지만 용병들이나 쳄벌린은 그런 마리안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였다.
"아마 서로들 잘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아하루님에겐 아직 말씀을 안드렸습니다만 일전의 그 사건 이후로 저희 상인대에서는 정식 용병단을 출범키로 결정을 봣습니다. 그래서 그 일환으로 그때 당시 가장 도움을 많이 주었던 이 세분들을 주축으로 용병대를 건립하게 된것입니다.
물론 이후에도 또 다른 용병대가 설립이 될테지만 그것은 좀더 이후의 일이 될것입니다. 용병대의 목적은 물론 일차적으로는 저희 쳄벌린 상인단의 호위가 주된 임무이지만 그렇다고 호위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용병단 스스로 일을 찾고 또 유지해 나가야 할것입니다."
쳄벌린의 말에 다른 용병들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저희는 용병단의 창설에 많은 지분을 갖고 잇지만 실제로 그것을 행사할 생각은 없습니다. 용병단의 일은 용병단 스스로가 저희의 방침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용병단이 조직되고 난 후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희 상인대의 호위를 맡길때도 일반 다른 용병대에 주는 금액 보다 더 많은 보수를 주었으면 주었지 결토 적게 주진 않앗습니다. 하지만"
쳄벌린이 하지만이라는 말로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를 한순간에 다시 바로 잡았다.
"저희는 상인입니다. 언제까지 무조건적으로 지원을 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지금 현재 너무 많은 적자가 누적되어 잇는지라 상인대의 회주나 원로들의 불만이 많이 잇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최근 대여섯번의 일거리를 맡았지만 전부 실패했다고 들었습니다. 맞는지요?"
용병들의 고개가 모두 수그러졌다. 쳄벌린의 체구보다 훨씬 커다란 용병들이 자신보다 작은 쳄벌린의 질책에 아뭇 소리도 못하고 처량하게 야단 맞는 아이들처럼 고개를 숙이고 잇는 모습은 차라리 희극에 가까왓다.
용병들이 서로 머뭇거리기만 하고 아무런 소리도 못하자 쳄벌린이 입맛을 다셨다. 쳄벌린이 입을 다물자 방안은 잠시 적막으로 가득찾다. 쳄벌린이 다시금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물론 그동안 여러분들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분들의 능력을 추호도 의심한 적도 없고 말입니다. 만일 그랬다면 이처럼 여러분들에게 대대적인 투자를 해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여러분들의 가능성만을 믿고 투자를 지속해오기에는 무리인 실정입니다.
벌써 회주들과 장로들에게서는 용병단 무용론까지 대두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용병단이 지금 이상태로 유지되려면 확실한 실적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쳄벌린이 용병대장을 잠시 둘러보고는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반대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굳은 어조로 말했다.
"그래서 이번에 한 인물을 초빙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도 잘아시는 아하루님입니다. 제가 왜 굳이 아하루님을 모시게 됐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되리라 봅니다. 지난번 아하루님이 보여주신 역량은 여러분들도 잘알고 계시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쳄벌린의 말에 미텔과 츄바 세므온이 일제히 아하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사실 그들도 지난 6번의 임무 실패로 인한 어느정도 질책은 각오 했던 바였다. 하지만 이렇듯 갑작스런 인물의 영입은 그들로서도 의외로운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아하루와 쳄벌린을 번갈아 살폈다.
"아니, 아니, 일단 쳄벌린 단주님 말대로 우리가 그동안 많은 실패를 겪었던 것에 대해서는 그 어떤 조치도 받아 들일 작정입니다. 허나, 너무 의외로군요. 도대체 이 분이 우리에게 와서 어떤일을 한다는 겁니까? 설마 우리보고 이 청년의 밑에서 일하라는 겁니까?"
세므온이 유달리 청년이라는 말에 힘을 주어 말했다. 하지만 쳄벌린의 고개가 그의 의도와는 달리 긍정하는 듯 끄덕여지자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맞습니다. 여러분 모두 여기 게시는 아하루님의 지휘를 받아 들였으면 합니다."
"말도 안돼오"
츄바가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나 따지듯 쳄벌린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우리는 모두 그동안 특급 용병들로써 잔뼈가 굵어 왓다고 보오. 하지만 이 청년은 내가 알기로 고작 1급이 된지 채 얼마 지나지 않은걸로 압니다. 그럼 특급인 우리가 1급인 이 청년보다 못하다는 겁니까?"
"츄바 대장의 말이 옳습니다. 물론 일전에 이 아하루란 청년이 보여준 기계는 나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요병들의 일이란 그런 기계만으로는 불가능하단 말씀입니다."
세므온이 츄바처럼 거칠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이유를 들어 말했다. 쳄벌린이 성난 얼굴의 츄바와 세므온을 바라보더니 미텔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미텔은 아하루와 어느정도 안면이 있는지라 나서서 험한 말은 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심기가 불편한지 떨떠름한 얼굴이었다.
"저두 아직 아하루군이 이런 막대한 책임을 맡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쳄벌린이 미텔의 말까지 듣고나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처럼 용병대장들의 의견이 통일된 모습을 보니 아주 보기 좋군요. 하지만 이러한 통일된 모습을 실제 전장에서도 보여 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쳄벌린의 말에 미텔과 세므온이 찔끔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츄바는 그게 뭐 어떠냐는 식으로 당당한 자세를 유지했다.
챔볼린이 그런 츄바를 보면서 약간 쓴 웃음을 짓고는 다시 안색을 고쳤다.
"뭐 좋습니다. 어쨌든 이제까지 실패의 원인들을 살펴보면 방금 말씀드린대로 여러분들간의 단결이 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아마 그것은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쳄벌린의 말에 용병대장들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자신의 입을 닫았다. 실제 그들이 이제껏 연합해서 맡은 임무들의 대부분이 미텔들의 의견이 제대로 조정되지 못해서 실패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여러분들의 의견은 충분히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라도 일단 총대장을 두도록 합시다. 그럼 여러분들 중에서 누가 총대장이 되시렵니까?"
미텔들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서로 코웃음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어렵겠지요. 그렇다면 제가 제안을 하도록 하지요. 여러분들 중에서 고작 10명의 인원으로 한 개 기사단과 대등한 전투를 진행시킬 자신이 있는 분은 말씀하십시오"
쳄벌린의 말에 미텔들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잠시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설래 설래 저었다.
"말도 안됩니다. 고작 10명으로 기사단 전체와 싸우라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맞습니다. 요즘 소문으로 떠도는 '아레온의 사신'이라면 몰라도 평범한 사람이 그런일을.."
"너무 비현실적입니다. 쳄벌린 단주님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겟군요"
미텔들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자 쳄벌린이 손을 들어 그런 미텔들을 제지했다.
"좋습니다. 그럼 만일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레온의 사신'이라면 여러분들의 총대장을 맡아도 되겠습니까?"
미텔들이 서로를 쳐다보다 의심스러운 눈으로 아하루를 쳐다보았다. 아하루가 미텔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귓불까지 붉어진체 고개를 숙인체 있었다.
츄바가 고개를 설래 설래 흔들며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쳄벌린 단주님의 말씀은 이 청년이 그 '아레온의 사신'과 대등한 실력을 갖고 있는 겁니까?"
쳄벌린이 고개를 저었다.
"대등한 실력이라니요. 그 어찌 모욕적인 말씀을 바로 그 아레온의 사신 본인입니다."
쳄벌린의 말이 끝나자 미텔들이 쳄벌린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경악스런 얼굴을 하고는 하나같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아하루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소문에 의하면 키가 거인과 같고 두 팔은 나무 하나를 통째로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히 소문이라고 쳐도 눈 앞의 아하루는 그 아레온의 사신이라고 볼 때 너무나도 안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혹 자신이 잘못들은게 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쳄벌린을 바라보았다.
"정식으로 인사드리지요. 여러분들도 소문으로 들은바 있는 그 아레온의 사신으로 불리우는 아하루님입니다."
쳄벌린의 말에 아하루 역시 기겁한 듯 손을 저었다.
"아니, 아니, 전 지금 쳄벌린 단주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겟군요. '아레온의 사신'이라니 그런 칭호가 누구를 말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 아닐 듯 하군요."
아하루의 말에 미텔들이 그러면 그렇지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쳄벌린을 바라보았다. 쳄벌린이 살짝 미소를 짓고는 아하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그러시군요. 참 궁금한게 몇가지 있는데 대답해 주시겠습니까?"
아하루가 갑작스런 쳄벌린의 말에 그저 망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쳄벌린이 아하루의 대답을 채 듣기도 전에 담담히 물었다.
"최근 영지에서 테실리아 산맥을 넘어 오셨지요?"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미텔들이 아하루와 쳄벌린의 대화를 흥미롭다는 듯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래 그때 아하루님을 막은 인물들이 누구였습니까?"
아하루가 잠시 기억을 떠올리는 듯하다가 말했다.
"음 확실치는 않지만 칼버린 기사단의 제 1전대와 2전대 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겠죠. 아하루님이 칼버린기사단에게 쫓기고 있다는 사실을 지부에서 보내온 정보를 통해 알고 잇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달리 손을 쓸방도가 없었습니다. 이점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쩼든 그리곤 곧바로 유차레로 넘어오셨다고요?"
쳄벌린의 질문에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엿다.
"하지만 쉽지 않으셨죠? 그 무슨 강에선가?"
아하루가 얼굴을 찌푸렸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군요. 후~ 그때 조금만 능력이 있었도 군나르와 노만을 잃지 않앗을 겁니다. 그리고 레이첼도요."
"저희가 틀림없이 레이첼과 군나르란 분을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전 정보력을 동원해서라도요."
아하루가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까지 말씀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쳄벌린이 마주 고개를 끄덕이고는 계속 질문을 했다.
"제가 듣기로는 그 사건 후에 칼버린 기사단이 아하루님의 이름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킨다고 하더군요."
"설마요. 그때 운이 좋아서 흑색 창기사단을 만나 도움을 받았지요. 만약 그들이 아니었다면 전 지금쯤 시체로 변했을 겁니다."
아하루가 그때의 일을 회상하는 듯 말했다. 곁에서 듣던 미텔들의 표정은 쳄벌린과 아하루의 대화를 듣는 와중에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다.."
"오 이럴수가"
"아하루가.... 그라니.."
미텔들이 눈을 더 이상 크게 뜰수 없을 정도로 뜨고는 입을 한가득 벌리고는 경악스런 눈초리로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아하루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미텔들과 쳄벌린을 바라보앗다.
쳄벌린이 얼굴에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하루님은 그 후에 감옥에 계셔서 잘 모르실 겁니다만 당시 아하루님이 벌이신 일들로 크게 난리가 난적이 있었지요.
코즈히 공작의 전위 기사단인 칼버린 기사단이 아실리에 강에서 때죽음 당한채 패퇴 당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사람들은 그 원인을 찾다가 바로 아하루님 일행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지요.
물론 당시는 아직 아하루님의 이름은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당시 아실리에 강에 있던 병사들과 또 칼버린 기사단의 패퇴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에 의해서 고작 10명의 인원으로 기사단을 물리친 아하루님의 일행을 전쟁의 신인 '아레온의 사신'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답니다."
쳄벌린의 말에 아하루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자신을 향해 경악스런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는 미텔들을 바라보며 황당한 표정을 풀지도 그렇다고 쑥쓰러운 표정을 짓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표정이 되어 버렸다.
쳄벌린이 우수운 얼굴을 하고 잇는 아하루와 미텔들의 표정을 바라보다가 그만 살짝 실소를 짓고 말았다.


108. 18화 용병대(5)
미텔들의 눈이 바뀌었다. 이전의 대수롭지 않은 시선에서 존경과 감탄 그리고 놀람으로 바뀐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아하루는 더욱 쑥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만 바라보시고 다음 논의를 하도록 하죠"
아하루가 계면쩍은지 그렇게 말했다.
"하하 논의랄게 뭐가 있나? 그냥 자네가 총대장을 맡도록 하게나"
미텔이 아하루가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비록 미텔과 사이가 안좋은 츄바와 세므온이었지만 미텔의 이번 말에는 반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루 님이라 하셨소? 젊은 나이에 대단하이"
"'아레온의 사신'이라 불리우는 아하루님이라면 두말않겠습니다."
츄바와 세므온까지 가세하여 아하루가 총대장이 되는 것을 기정 사실화 하자 오히려 난처한 것은 아하루였다. 아하루는 전혀 뜻밖의 일이 진행되자 스스로도 굉장히 난간한 듯 어쩔줄을 몰라하며 쳄벌린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정작 쳄벌린은 그런 아하루를 살짝 외면하고는 미텔들을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대장들께서는 더 이상 이견이 없는 걸로 알겠습니다."
"잠깐 잠깐만"
아하루가 쳄벌린의 말에 급히 제동을 걸었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이 다시 아하루에게로 쏠렸다.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아하루의 말에 쳄벌린이 말해보라는 듯한 몸짓을 했다.
"크흠"
아하루가 헛기침을 한번하고는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먼저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이미 코즈히 공작과는 원수지간의 사이가 되었습니다. 지금 무슨 이유로 제국의 공작이 일개 남작가에 불과한 저희 집안을, 그리고 저를 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만약의 경우 제가 용병대의 총대장을 맡게 된다면 코즈히 공작과의 관계가 불편해 질게 뻔합니다. 그것에 대한 결의는 있으신지요?
둘째로, 여러분들도 처음엔 절 인정하지 않으셨습니다. 솔직히 저도 아직 잘 납득이 가지 않지만 제가 '아레온의 사신'이라고 친다손 쳐도 아직 어린 제가 용병대의 총대장이라니요. 이것은 저도 그렇고 다른 여러 용병들도 납득하지 못할 것입니다.
셋째로 저에겐 해야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비단 제 조카를 라이갈 까지 보내는 일 말고도 제 개인적인 복수가 남아 잇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일 그 일과 용병일이 겹치게 되면 전 제 일을 우선적으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넷째로 지금 전 일행들과 함께 하고 잇습니다. 그것도 여자 셋은 항상 저와 함께 하게 될것입니다. 따라서 만일의 경우 불미 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잇습니다. 이점을 염두해 두고 계신지요?"
아하루가 길게 자신의 생각을 토해내자 용병들이 잠시 멍한 얼굴로 아하루를 쳐다 보았다. 너무 길게 이야기 한 탓인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 했다. 다만 쳄벌린의 경우는 그런 용병들을 보면서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용병들을 대신해 천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크흠, 그러니깐 아하루님이 말씀하시는 문제점은 크게 네가지군요? 첫째 용병대장을 맡았을 경우 코즈히 공작과의 문제
둘째, 다른 용병들이 아하루님을 인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 셋째, 아하루의 일이 용병단 일과 겹칠 때, 넷째, 같이 다니는 동료들의 문제 아닙니까?"
쳄벌린의 요약에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용병들도 그제서야 아하루가 하고픈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감을 잡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쳄벌린이 용병 대장들이 이해한 듯한 얼굴을 힐끔 살피고는 아하루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무슨 말씀이신지는 잘알겠지만 그다지 문제 될 것은 없을 줄로 압니다. 먼저 코즈히 공작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총대장을 맡고 잇는 것이 아하루님인 것을 숨기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둘째로 다른 용병들이 지지하느냐 하는 문제인데.."
쳄벌린이 용병대장들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러분들은 휘하의 부하들을 잘 통제할 수 있습니까? 부하들이 '아레온의 사신'이라는 말 없이도 아하루님의 명령에 따르게 할 자신이 있습니까?"
"걱정 마십시오. 만약 말 안듣는 놈이 잇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패주고 말겠소"
츄바가 자신있다는 듯 손으로 가슴을 퉁퉁 두드리며 말했다. 미텔과 세므온도 염려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쳄벌린이 다시금 아하루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대장님들의 저런 결의라면 두 번째 문제도 해결되었고, 세 번째는 아하루님의 복수에 관계된 일인가요? 일단 그 문제는 아하루님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군요. 저희 쳄벌린 상인대도 그리고 여기 계신 용병대장님들도 모두 코즈히 공작에게 뼛속깊은 증오를 느끼고 잇답니다. 따라서 저와 이들은 만일 아하루님이 복수를 하겠다면 능히 도와 드릴수 있을 겁니다.
아하루님 혼자서 복수하는 것보다 이렇게 뭉치는 편이 더 힘이 잇겠지요"
쳄벌린의 말에 아하루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네 자네 혼자서 하기보다는 보잘 것 없는 우리들이지만 조금은 믿어주기 바라네"
미텔이 진지한 표정으로 아하루에게 말했다.
"그리고 어제도 말씀드렸다시피 조카 분의 문제는 저희가 책임지고 라이갈까지 모셔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아하루님이 움직이게 되면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 상인들이야 어디든 움직이니 그다지 문제될 것은 없겠지요. 라이갈 방면쪽으로 가는 상인대에 동석 시킨다면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해결될 것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아하루님의 다른 동행분에 관해서인데, 그것은 아하루님의 동행분들이 모두 여자분들이라 걱정되시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듣기에도 용병대에는 여자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또한 여자가 두목인 경우도 잇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설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우리 용병단의 군기가 아하루님의 동행에 찝적댈만큼 그렇게 해이하다고는 믿고 싶지 않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쳄벌린이 마지막 말을 용병대잔들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무렴 만일 자네의 동행에게 손을 대는 놈이 잇다면 내 맹세코 그놈의 사지와 더불어 그놈의 모가지를 내 이 두손으로 직접 따버릴거네"
"저희가 비록 용병들이라 하지만 어느 정도 군기는 잇습니다. 아하루님이 걱정하실 정도의 그처럼 도적같은 집단은 아닙니다."
츄바와 세므온이 각기 말했다. 쳄벌린이 그런 용병대장의 지지를 입자 득의 양양한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하더니 아하루를 쳐다보았다.
쳄벌린과는 달리 아하루의 얼굴이 푹 숙여지다가 한참만에 다시 들려졌다.
"좋습니다. 승낙하겠습니다."
아하루가 더 이상 어쩔수 없다는 듯 체념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텔들과 쳄벌린의 표정이 밝아졌다. 쳄벌린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꺼냈다.
"자 그럼 세부 사항들에 대해서 논의 하도록 하지요"
쳄벌린이 가지고온 서류를 펴고는 기쁨에 젖어 잇는 용병 대장들과 난감해하는 표정을 짓고잇는 아하루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럼 앞으로의 편제는 각기 대장님이 300명씩 그리고 아하루님에게는 직속부대와 특수부대 그리고 행정을 맡아볼 사람들로 구성된 100명을 두고 모든 지휘는 아하루님의 지휘하에 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쳄벌린의 말에 미텔들과 아하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쳄벌린이 다시금 서류 한 장을 꺼냈다.
"아하루님의 직속부대는 호위대 30명 특수부대 60명 그리고 행정관 10명으로 구성됩니다. 이중 행정관은 저희가 보내도록 하고 나머지 호위대와 특수부대는 세 용병대에서 충당하도록 하죠. 그리고 그 대장은..."
쳄벌린이 말을 흐리고는 아하루를 바라보았다.
"나중에 아하루님이 직접 임명하시는게 좋겠군요."
"이렇듯 많은 배려를 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하루가 쳄벌린의 말에 감사를 표하자 쳄벌린이 손을 들어 제지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무거운 짐을 맡겨드려 죄송할 따름입니다. 어쨌거나 이정도면 모든 편제가 이루어 진 듯 하군요.
앞으로는 저희가 보내드릴 행정관을 통해서 결과와 앞으로의 진행만 저에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참 이번에 일거리를 맡으셨다고요?"
쳄벌린이 미텔을 향해 물었다. 그러자 미텔의 얼굴이 눈에 띄게 어두워 졌다.
"그게 저..."
미텔이 잠시 머뭇거리며 말을 흐리더니 힘없이 자신이 들고온 서류 뭉치 중 제일 밑에서 서류를 한 장 꺼내선 쳄벌린에게로 건넸다. 쳄벌린이 서류를 받아들고는 의아한 듯이 하나같이 고개숙인 용병 대장들을 바라보았다.
"왜그러십니까? 보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잘못된 조건입니다."
세므온이 한숨을 내쉬고는 말을 꺼냈다. 쳄벌린이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꺼낸 세므온을 쳐다보았다.
더 이상은 못참겟다는 듯 츄바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속은거요. 어쨌든 이 일이 잘못되도 우리는 어쩔수 없는 것이오. 이게 다 그놈들이 우리를 속인거요. 그러니 우리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무방할 거요"
"도대체 무슨 소립니까? 자세히들 말해보세요"
쳄벌린이 탁자를 한번치고는 엄한 소리로 말했다. 용병대장들이 다시금 풀이 죽은 듯 고개를 숙였다.
미텔이 고개를 들어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카핌 지역의 짐보만(Jimboman) 영지에서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그곳은 최근 새로이 영주 승계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깐..."
미텔이 서류를 뒤적이다 뭔가를 찾아 내고는 그 서류를 읽듯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에.. 그러니깐... 아, 네, 그 짐보만 영지의 원래 영주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들의 어머니가 다르다고 합니다.
원래 짐보만 영주는 첫째 부인에게서 아들을 얻지 못하자 새로이 첩을 들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둘째 부인에게서 바라던 아들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첫째 아들이 태어나고 얼마 후 기적적으로 첫째 부인에게서도 아들이 태어 났습니다.
선대 백작이 살아 있을 적에는 그런대로 잠잠했지만 선대 백작이 죽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미텔이 목을 한번 가다듬었다.
"선대 백작은 첫째 아들인 카페이레 덴 아무스 짐보만에게 자리를 물려 주었습니다. 그 표면적인 이유는 바로 장자권이란 것입니다. 그러자 첫째부인과 그 아들인 둘째 쿠타린 드 아무스 짐보만 측이 이의를 제기 했습니다.
그것은 본처가 아닌 후처의 소생을 장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둘은 서로 대립하다가 둘째 아들인 쿠타린이 성의 근위대를 동원해 거사를 일으켰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첫째 카페이레는 그 거사를 피해 성에서 무사히 빠져 나올수 잇엇습니다. 그리고는 남쪽에 위치한 제2의 도시인 아레온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그리고 둘은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 서로 세력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카페이레 쪽이 인망이 좋앗던지 대략 3000명 정도의 군사가 모였고 둘째 쿠타린도 그와 비슷한 2500 정도의 군세를 확보햇습니다.
둘은 짐보만 영지를 남북으로 가르는 '아도난'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치 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기에 카페이레측에서 좀더 세를 확보하고자 저희에게 의뢰를 해 왔습니다."
"흠... 조건이 아주 좋군요? 우리 용병대 1000여명이 가세한다면 즉시로 2500대 4000이 되니깐 능히 압승을 거둘수 잇겠군요? 그러면 그동안 실추된 우리의 명에도 되찾을 테고 말입니다. 하지만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조건이 조금 까다로울 것 같습니다만?"
쳄벌린이 탁자에 턱을 괴고는 미텔을 바라보앗다. 쳄벌린의 분석이 제법 정확했던지 미텔이 찔끔 거리는 표정을 지엇다. 그리고는 잠시 머뭇하다가 한숨을 내셨다.
"후~, 단주님 말씀이 정확하십니다. 사실 카페이레측은 거의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을 아주 많이 깍앗습니다. 그래서 보통 다른 용병단의 금액보다 무려 절반 정도에 게약을 체결하게 되엇습니다."
"그럴수 잇지요. 어차피 그때의 결정은 대장님들이 현재 용병단의 형편을 충분히 고려하셔서 체결하셨겠지요. 물론 반값이라 조금 그렇긴 하지만 어쨌든 이일로 명성을 차근 차근 쌓아나가면 되지 않습니까? 현재로선 그다지 문제될게 없는 것 같은데요?"
"후~ 문제는 그 다음 이었습니다. 저희가 조금 불리하다 싶지만 '떨어지는 새는 날개짓을 할수밖에 없다'고 억지로 계약을 체결한 직후 문제가 발생햇습니다."
"문제라니요?"
쳄벌린의 말에 미텔이 입이 타는지 앞에 놓인 물을 벌컥 마셔댔다.
"계약을 체결할 당시는 이미 강 근처에서 전투가 벌어진 직후 였습니다. 쿠타린 측에서도 용병대와 계약을 체결 용병대가 강을 우회해서 본진의 뒤쪽을 기습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카페이레 군은 대패해 아레온 성으로 간신히 피했고 병사는 고작 1000여명 밖에 남지 않앗다고 합니다. 하지만 쿠타린 측은 더욱 늘어나 용병대를 빼고도 3000명이나 집결되엇다고 합니다.
현재 카페이레 군은 남은 1000여명으로 아레온에서 항전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쿠타린은 용병대 1000명과 자신의 군사 2000여명을 동원해 일거에 쓸어버릴 작정이라고 합니다."
미텔의 말이 끝나자 쳄벌린이 괴롭다는 듯 두손으로 머리를 움켜 쥐었다. 다른 용병 대장들이 그런 쳄벌린의 모습을 보고 침묵을 지켰다.
방안 가득 한참동안 침묵이 흐르다 쳄벌린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현재 상황은 4000대 2000이 된다는 이야기군요"
쳄벌린의 말에 미텔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만 앞으로 쿠타린 측의 병사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합니다."


109. 18화 용병대(6)
"후~"
쳄벌린이 한숨을 내쉬며 천장을 한번 보다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가망이 없군요... 대장님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쳄벌린이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잇는 미텔들을 바라보았다.
"제 생각은 우리가 참전한다고 하더라도 별 소득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너무 숫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보니 이겨도 저희의 피해가 너무 클것이고. 지면 지는대로 어쩌면 이대로 용병단을 해체해야 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세므온이 괴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니, 아니, 어쨌든 그놈들이 용병단이 있다는 얘기도 안했고 그리고 계약 당시와는 틀리게 지금은 병사도 없습니다. 차라리 위약금을 물고라도 일에서 손을 뗀다 한들 제놈들도 어쩔수 없을 게요"
츄바가 무거운 안색으로 말하자 세므온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아닙니다. 가뜩이나 신용도 바닥인 상황인데 만일 일이 어려우니 게약을 해지한다는 소문이라도 나보시오, 앞으로 우리에게 일을 맡기려는 사람들이 없을 겁니다. 더욱이 같은 용병들에게서도 손가락질 받게 됩니다."
세므온의 말에 츄바가 쓰디쓴 약을 삼킨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뭐라 반박을 하지 못하고 그저 제자리에 털석 주저 않아 자신의 앞에 놓인 애꿎은 컵만 만지작 거렸다.
"흠, 그렇다면 투입시기를 늦추는 것은 어떻겠소? 보아하니 성이 함락될 시기가 멀지 않은 듯 한데 성이 함락당하고 난 뒤야 저들도 뭐라고 하지 못할거 아니겠소?"
쳄벌린의 말에 미텔이 입을 열었다.
"사실 저희도 그런 생각을 않한게 아닙니다. 이때까지 차일피일 계약을 미뤄온 카페이레의 사자도 못마땅하고, 또 보편적인 경우에 의하면 계약당시와 변동된 상황이 잇다면 3일 이내 계약을 파기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면 단주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성이 함락된 이후에 발을 들여놓아 생색을 내는 방도도 생각해보았었습니다."
쳄벌린이 미텔을 보고는 궁굼하다는 듯 물었다.
"있었다라.. 과거형인 것을 보니 그게 안된다는 뜻이군요?"
세므온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가 너무 늦었습니다. 그곳의 정보가 들어온 때는 게약을 체결한 이후로 3일이 지난 후 였고 더욱이 이번 게약을 늦추더라도 실패한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차짓하면 다른 용병들간에 비겁하다는 평이 돌수도 잇습니다."
쳄벌린이 세므온의 말에 다른 방책이 떠오르지 않는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용병 대장들의 표정도 쳄벌린에 비해 그리 다르지 않앗다.
모두가 난감해 하고 있을 때 계약서를 다 읽고 난 아하루가 계약서를 테이블 위에 내려 놓고는 말했다.
"일단 그곳으로 출발하도록 하지요. 이런 일은 얼마든지 변수가 많이 있습니다. 또한 도착하기전에 그곳이 망하는 경우와 우리가 전력을 다해 도달했는데도 그곳이 망한 것은 그 차이가 틀리겠지요. 설혹 그때까지 성이 함락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어떤 방안이 나오리라 봅니다."
아하루의 말에 쳄벌린과 미텔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아하루님만 믿겠소이다. 그리고 부탁할 것이 잇다면 뭐든 이야기 해주시오."
쳄벌린이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 아하루의 손을 잡아 끌었다.
"그렇다면 일단 정보망을 정비해 주십시오. 방금전의 경우처럼 정보망이 가동되어 잇지 않으므로 이런 사태가 벌어진 듯 합니다."
아하루의 말에 쳄벌린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소, 좋소, 내 아하루님이 다시 개선하기전까지 정보망을 완비해 놓겟소. 그리고 불편하더라도 그때까지만 기존의 상인들 정보망을 그대로 사용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일은 화급을 다투는 일이므로 지금 바로 출발하도록 하겟습니다. 미텔형?"
아하루가 미텔을 불렀다. 미텔이 자리에서 일어나선 두 손을 흔들었다.
"아이구 미텔 형이라뇨, 그냥 미텔 대장으로 불러 주십시오. 이 순간부터 아하루님은 우리들의 대장입니다."
미텔의 말에 아하루의 얼굴이 약간 당황스런 얼굴이 되었다가 츄바와 세므온의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겟습니다. 그렇다면 미텔 대장님의 의견을 따르도록 하지요. 그대신 개인적인 자리에서는 미텔형이라 불르겟습니다."
"알겟습니다."
미텔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건 미텔 대장님 지금 바로 출동할수 있겠습니까?"
아하루의 말에 미텔이 츄바와 세므온을 바라보앗다. 그 둘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지금 출발해도 됩니다. 하지만 괜찮겠습니까? 아직 피로가 풀리지 않앗을 텐데요"
아하루가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괜 찮습니다. 그보다 여기서 전력으로 달려가면 얼마만에 도착하게 됩니까?"
아하루의 물음에 세므온이 품안에 적어놓았던 작은 메모 묶음들을 뒤적이더니 하나를 찾아내었다.
"이곳에서 대략 2주일 거리입니다. 만일 전력으로 달려간다면 10흘 정도 걸립니다."
아하루가 고개를 저엇다.
"너무 늦군요. 만일 보급물자마져 버려두고 가면요?"
세므온이 다시금 메모를 보며 잠시 생각하고는 대답했다.
"그렇다면 아마 일주일 정도면 될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되겟습니까?"
아하루가 쳄벌린을 향해 바라보앗다.
"여기계신 쳄벌린 단주님만 도와 주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아하루의 말에 의아한 듯 용병 대장들이 아하루와 쳄벌린을 오가며 바라보았다. 그들의 머리에서는 도저히 해답이 나오지 않았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쳄벌린은 어느정도 감을 잡았는지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아하루를 보는 눈에 이채가 잠시 어렸다 사라졌다.
"그정도야 저희가 도와드려야지요. 하지만 그 일정은 저희 상인대와 자세히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 저녁 늦게나 알려드릴수 있게 될겝니다."
아하루 역시 쳄벌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만일의 경우를 위해 간단한 건량같은것도 같이 부탁드리겟습니다."
"알겠습니다."
쳄벌린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회의가 어느정도 끝나고 그제서야 아하루의 계획을 어렴풋이 알게된 용병대장들의 얼굴은 감탄으로 변했다.
하지만 다가올 알 수 없는 전투로인해 미텔들의 얼굴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잇었다.
자그마한 방안에 자그마한 소년, 카리에였다. 카리에는 아하루의 바로 앞에 단정한 자세로 아하루의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잇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는 카리에의 무릎위에 놓인 두 손은 어느새 조그마한 주먹을 말아 쥐고 있었지만 아하루는 그 사실을 모르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건지 계속 자기의 할말만 계속 했다.
"그래서 이 삼촌은 내일 이곳을 떠나게 됐단다. 이후 라이갈 까지는 쳄벌린 단주가 데려다 줄 것이다. 알겠니?"
아하루의 물음에 카리에가 비로서 자신의 얼굴을 들었다. 어느새 카리에의 눈에는 물기가 어려 잇었다. 하지만 애써 참았는 듯 그 물기는 카리에의 눈가에만 조금 그 흔적을 남기고 금새 말라버렸다.
아하루가 그런 카리에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픈 듯 애처로운 눈으로 카리에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삼춘, 레이첼은요?"
"레이첼은 지금 쳄벌린 상인대의 전 정보력을 동원해 알아보고 있는 중이란다. 곧 발견될거라 믿는단다."
"레이첼을 발견할 때 까지 삼촌 곁에 있으면 안돼나요?"
카리에가 기어들어갈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카리에의 마음을 알겠는지 아하루가 찰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카리에를 향해 벌려졌다.
카리에는 자신의 말에 아하루의 팔이 들어 올려지자 잠시 흠칫거렸지만 이내 자신을 향해 벌려지자 곧 아하루를 향해 달려들었다.
"카리에, 삼촌이 카리에를 사랑하는 것은 알고 잇지?"
아하루가 카리에를 자신의 품안에 꼭 품어 앉고는 카리에를 향해 물었다. 카리에가 고개만 끄덕였다.
"카리에 나도 너와 함께 잇고 싶단다. 하지만, 지금 가는 길은 너무 위험한 길이란다. 만약 그곳에서 너마저 잃게 된다면 이 삼촌은 무척 많이 슬퍼하게 될거야.
카리에는 이 삼촌이 슬퍼하는 것이 좋겠니?"
카리에가 아하루의 말에 잠자코 잇었다. 아하루가 카리에를 끌어 안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나도 알아, 카리에가 이 삼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하지만 그 위험한 곳에 카리에가 있는 것은 안돼,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이곳에 잇을 수도 없잖니? 당분간 카리에에겐 머물러 잇을 곳이 필요하다고 이 삼촌은 생각해"
그제서야 카리에가 빼꼼히 고개를 들어 아하루를 바라보앗다.
"하지만 삼촌.."
아하루가 손가락 하나를 들어 카리에의 입술에 대었다.
"쉿, 이제 카리에도 당당한 하베이도가의 사내야. 하베이도가의 사내는 결코 약한소리를 하는게 아니야. 알겠니?"
카리에가 뭔가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아하루의 말에 짐짓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루의 가슴께는 카리에가 흘렸던 눈물로 인해 범벅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카리에의 눈가도 약간 부어 오른채 였다. 아하루가 손을 들어 카리에의 눈가를 훔쳐주었다.
"그곳 라이갈에 가더라도 카리에가 하베이도가의 사람임을 잊으면 안된다. 알겠지? 항상 가슴을 피고 당당하게 살아야 한단다. 알겠니? 약속해 줄래?"
카리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삼촌 항상 하베이도가의 사람인 것을 잊지 않을께요"
짐짓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대범하고 의젖하게 말하는 카리에를 보고는 마음이 아픈지 아하루가 다시 카리에를 꼭 끌어 안았다. 그리고는 카리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만일 라이갈에서 뭔가 필요한게 있으면 근처 쳄벌린 상인대에게 부탁하렴, 쳄벌린 단주님이 항상 널 도와주겟다고 약속했으니 언제든 필요한게 있으면 찾아가면 될게야. 알겠니?"
카리에가 아하루의 품안에 안겨 조그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리고 만일 그곳에서 널 반기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다시 날 찾아 오도록 해라. 언제든지"
"그럼 삼촌은 라이갈엔 안오실 건가요?"
"아니? 삼촌이 조만간 머물곳을 정하게 되면 널 부를거야. 그땐 내가 직접 라이갈에 가서 그동안 우리 카리에를 잘 돌봐줬는지 어쩐지를 살펴보고 잘 돌봐줬으면 감사의 보답을 할거고 만약 널 홀대했다면 이 삼촌이 크게 혼내줄거야"
"안되요 삼촌"
"응?"
카리에가 아하루의 품에서 벗어나 진지한 눈으로 아하루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그곳은 할머님과 할아버지가 잇는 곳이잖아요. 그러니 혼내지는 말아요. 그냥 절 데려 가기만 하면 돼요"
카리에의 말에 아하루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카리에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우리 카리에는 착하기도 하지.. 알앗다. 만일 그곳에서 널 홀대했다면 그냥 '당신들은 카리에를 맡을 자격이 없소. 앞으로는 나와 같이 잇을거요'하고 데려올게 그럼 돼지?"
아하루의 말에 카리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좀전과 달리 조금은 밝아진 카리에의 웃는 얼굴을 보고 아하루의 얼굴에도 웃음이 번졌다.
"그럼 언제쯤 데리러 올거예요?"
"지금 카리에가 몇살이지?"
카리에가 자신의 두손을 펴서 손가락을 꼽앗다.
"일곱이요"
아하루가 그런 카리에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카리에의 꼽아진 손가락중 남은 손가락을 두 개 더 꼽아 주었다.
"이렇게 아홉 살이 되기전에 카리에를 데리러 갈게 알겟지?"
카리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까지. 하베이도의 남자답게?"
카리에가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을 펴고 말했다. 아하루가 그런 카리에의 머리를 빙긋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번 쓰다듬었다.
"이 삼촌은 이제 그만 출발해야 할 것 같구나. 그럼 앞으로 한동안은 보지 못하겠지? 그때까지 건강해야 한다?"
카리에가 아하루의 말에 아하루의 품안에 다시금 달려들어서 아하루를 꼭 끌어 안았다.
"삼춘"
아하루가 카리에의 등을 토닥여 주엇다.
"그래 카리에"
어느새 아하루의 눈가에도 작은 물방울이 빛을 내고 잇었다.


110. 19화 출정(1)
그 날 오후 늦게 성문이 닫히기 전에 출발한 용병단 일행은 성문을 벗어나자 마자 전속력으로 남하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목적지인 짐보만 영지는 백작령으로 유차레와 카핌 지역에 걸쳐져 잇으며 듀만 대공의 세력하에 잇었다. 이 유차레와 카핌은 제국내에서도 수도가 있는 도레온 다음으로 가장 발전된 지방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관도는 잘 정비가 되어 잇엇고 각 영지의 마을들도 제법 갖출 것은 다 갖춰져 잇었다.
용병단이 겨우 한숨을 돌린 것은 거의 으슥한 밤이었다. 그들은 미리 연락을 받고 대기중이던 쳄벌린 상인단 소속의 상인의 안내에 따라 이름모를 영지의 한 마을 안에 있는 숙소로 인도되었다.
마을은 그리 크지 않은 것이 여관이나 기타 숙박시설이 용병단의 인원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태였지만 상인대의 임시 건물과 마을 내에 있는 경비대의 건물까지 빌리는 등 여러 가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인지 용병들을 모두 수용할수 잇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아하루 일행과 용병 대장들 그리고 그들의 부관들이 상인의 인도에 따라 자그마한 성안으로 인도 되었다.
그곳에는 이곳의 영주인듯한 자가 일행들을 반갑게 맞아들였다.
"하하 어서들 오시오"
뚱뚱한 몸매에 뾰족한 수염을 기른 사내가 개기름이 번지르르한 얼굴로 일행들을 맞았다. 아하루 일행들을 인도한 상인이 얼른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아이쿠, 영주님이 직접 나오시다뇨. 황공할 따름입니다."
상인의 말에 용병들이 허리를 숙여 인사를 드렸다. 영주가 10여명의 용병들의 인사를 받자 기꺼운 듯이 얼굴에 잔뜩 미소를 그려넣고는 호들갑을 떨었다.
"자자, 그러지 말고 이쪽으로 오게나. 내 자네들이 온다는 것을 듣고 음식을 조금 준비해놨다네"
영주가 먼저 안으로 들어가서는 식탁의 한켠에 자리를 잡았다. 식탁은 조그마한 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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