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로맨틱(11)-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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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85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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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음모

신 길 우

Reward Tour 내내 다른 동료 몰래 승연과 사랑을 나누느라고 진땀뺐다. 승연의 얼굴은 익히 알려져 있어 낮에
만나는 것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낮에도 어느샌가 내 앞에 나타나 대열에서 이탈하여 인적이 뜸한
곳으로가서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그러다가 동료들을 잃어버려 둘이서만 따로 관광을 하기도 하다가 호텔로
몰래 들어왔다. 그때마다 다음날 동료들은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어쨌든 여행은 그 자체로도
흥분되었지만 남자 지승연은 나를 더욱 더 흥분시켰다. 승연과 가장 행복했던 때였다고 기억된다.

승연과 만난지 2년이 되어갈 즈음 승연이 '북상 예술상'을 받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연예인에게는 가장 탐나는 상이다. 이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너무나 기뻐 집안 거실에서 껴안고 춤을 췄다. 사흘 후 토요일 오후 승연과 나는 그녀가 나온 드라마를 녹화한 테이프를 보며 서로 평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그녀는 일어나 아무 생각없이 문을 열어줬다. 놀랍게도 그녀의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나를 보고는 약간 놀라는 눈치를 지었다. 어머니는 승연의 팔목을 잡고 큰방으로 들어갔다. 둘이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 지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방안을 뛰쳐나와 집밖으로 성급히 뛰어 나갔다. 나는 그녀의 뒤를 쫓아가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그녀를 간신히 붙잡을 수 있었다. 내일 있을 북상예술상에 참석하기 위해 멀리서 왔고, 어머니가
우리더러 헤어지라고 했다는 것이다. 연예인으로서 소문이 무섭지도 않냐며 승연을 매우 나무라셨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이 사랑만은
지키겠다고 했다. 그녀도 그런 나를 믿고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려는 데 집을 나서는 어머님과 마주쳤다.
어머님은 내게도 나는 승연의 신랑감이 될 수 없다며 빨리 집에서 나가라고 하였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이 있어도 승연을 절대로 놓치지 않으리라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며칠 후 회사에서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다. 내가 사장님의 특혜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사장의 특혜로
입사하게 되었고, 좋은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으며, 사장의 지시로 경력이 1년 밖에 안된 사원을 Reward Tour에 참가시켰다는 것이다. 모든 동료들이 나를 피하는 것 같았다. 점심시간에도 모두 약속이 있다며 피했다.
어차피 식욕도 없어 나는 점심을 거르기로 마음먹었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삼총사중 진은경이었다.
이따가 저녁때 회사 앞을 갈 예정이 있는 데 오면 술이나 한잔 사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진은경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나는 술 생각도 나서 승락하였다.

진은경은 술을 곧잘 마셨다. 그녀는 맥주 2000cc를 모두 비우고 나서야 이제 갈증이 풀린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이제 1000cc째인데. 그녀는 양주 한병을 시키더니 반쯤을 혼자 마셨다. 그녀의 혀가 조금씩 꼬불아지기
시작했다.
"너 요즘 재미 좋다며?" 그녀는 괜히 시비조로 내게 말했다.
"예? 뭐 그렇죠." 나는 그녀의 질문이 무엇을 요구하는 지도 몰라 적당히 피하고 싶었다.
"너 회사에 들어간 거 다 승연이가 힘써서 들어간거야. 알아? 승연이가 니 회사 사장한테 한달에 한번씩 잠을
자주는 거 알고 있어?"
순간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왜 나에게 이런 말을 터놓는 것일까? 물론 그녀는 방송계에서 승연의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왜 다른 때도 아니고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일까. 하지만, 오늘 회사에서
들은 소문과 관계되어서 매우 관심이 있었다.
"사장이 너 KBC 프로젝트 하게 해주고, 해외 여행 보내 주고 한게 다 승연이가 몸팔아 한거야 임마."
믿을 수가 없었다.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하고 목요일에 왜 늦는 줄 알아? 방송계 피마담 알아? 피마담 밑에 나, 승연, 소영 모두
있어. 피마담이 키운 애들은 고객을 받아야 돼. 화요일하고 목요일은 호텔에 가서 고객을 받느라고 늦는 거야.
임마."
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무슨 증거로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나는 큰 소리로 다그쳐 물었다.
그녀는 '이걸 봐. 임마'하며 이상한 리스트와 사진 한장을 보여주며, 소변을 봐야 한다며 밖으로 나갔다.
리스트는 날짜별로 승연이 받은 고객들의 명단이었고, 사진은 그 중 한 남자와 옷을 벗은 채 침대에서 정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분명한 승연이었다. 화, 목요일에 무슨 일을 하는 지 알려주지 않았을 때 약간의 의심이 있었지만 이런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그때 그 PD와의 정사시도도 사업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모든 것이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난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 데 그렇지가 않았다. 그렇게 자주 야간 촬영이 있을 이유도 없었거니와, 승연이 내게 너무 쉽게 접근을 허락했던 것도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단지 그녀의 취미생활이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배신감보다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잠시 후 진은경이 돌아왔다. 나는 진은경에게 더이상 캐묻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남은 양주를 다 퍼 마시고는 또 한병을 시켜 모두 동내었다. 몸을 가눌 수 조차 없었다. 그녀는 나를 가까운 호텔로 데리고 가는 것 같았다. 나를 침대에 눕히고는 나의 옷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승연이 생각났다. 하지만, 곧 그녀의 모습이 내 앞에서 지워졌다. 진은경은 자신의 옷을 모두 벗고는 나의 젊음을 그녀의 혀로 다듬고 있었다. 나의 젊음은 마찰이 되면 상대와 관계없이 반응이 오는가보다.
그녀는 나의 젊음이 자신의 마음에 들었는지 내 위로 올라오려고 했다.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흥분된 젊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나는 그녀를 부둥켜안고 그녀의 위에 올랐다. 그때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승연이었다. 아니, 진은경이었다. 아니 누군지 잘 알 수 없었다. 난 눈을 소매로 한번 비비고 나서 자세히
보았다. 진은경이었다. 나는 승연에게 이 사실을 직접 묻고 싶었다. 나는 진은경의 육체를 무시하고 옷을 챙겨 입었다. 가지말라는 은경의 손을 뿌리치고 나는 호텔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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