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외설 구운몽 16장 - 팔선녀를 얻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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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459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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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 팔선녀를 얻다.(1)


꼬박 하루 밤낮을 묶여 있던 성진이다. 온몸이 땀과 먼지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성진은 팔선녀들이 목욕을 하던 웅덩이를 떠올렸다.

"먼저들 가시지요. 저는 잠시 다녀올이 있습니다."
"그럼 스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영신이 공손히 머리 숙여 예를 표한 후, 동생들과 문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성진은 떨어지는 폭포수 밑으로 가 정좌를 한 채 앉았다. 거센 물줄기는 땀과 먼지는 물론 근심까지 모두 씻어 버릴 기세였다.

'휴우~, 이제야 살 것 같구나!'

참으로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 하루가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생각해 보니 아직 스승님께 귀환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

'위부인과 함께 옥황상제님의 초청을 받으셨다고 하니 아직 돌아오시지는 않으셨겠지.'

성진은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녹음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으로 빙 둘러싸인 신천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연화봉 근처에 이런 곳이….'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 하기는 이런 장소가 아니라면 어찌 팔선녀들이 목욕을 하러 오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팔선녀들이 목욕을 하던 광경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영신이라 했던가? 성진의 정면에서 새하얀 나신을 드러냈던 맏언니 말이다. 두 손으로 잡아도 모자랄 만큼 풍만한 수밀도, 잘록한 허리 아래로 무성하게 우거진 수풀….
더구나 영신은 성진을 유혹하기 위해 일부러 다리를 벌리기까지 했었다. 언뜻 내비치던 선홍색의 은밀한 속살.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부풀어오르는 아랫도리를 느끼며 민망해졌다.

'불제자의 몸으로 이 무슨 해괴한 상상이더냐!'

하지만 마음과 달리 흥분된 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한편 팔선녀 중 다섯째인 소화는 큰 바위 뒤에 숨어 성진을 훔쳐보고 있었다. 내 몸을 보여줬으니 네 몸도 봐야겠다는 심사였다. 마침 성진은 이제 막 겉옷을 벗고 있는 중이었다. 그의 탄탄한 가슴을 바라보는 순간, 소화의 가슴은 두근거렸다.
성진은 그런 줄도 모르고 아랫도리를 훌쩍 벗어 내렸다. 소화는 자기도 모르게 손바닥으로 눈을 가렸다. 하지만 이내 손가락 사이가 벌어지면서 성진의 하반신이 살며시 눈에 들어왔다.

'저…저게 남자의 그곳이구나!'

소화는 성진의 사타구니 사이에 불끈 솟아 있는 남성을 보고 말았다. 폭포수가 성진의 몸을 때리고 있었다. 그 물안개로 뿌옇게 가려지기는 했어도 언뜻언뜻 비치는 그것은 너무나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언니들 말로는 저게 여자의 그곳으로 들어가 아이를 만든다고 하던데….'

소화는 성진의 남성이 자신의 몸 속으로 들어오는 상상을 해 보았다.

'말도 안돼! 저렇게 큰 게 어떻게 들어올 수가 있담!'

성진은 쏟아지는 폭포수 밑에서 물구나무를 섰다. 몸 속에서 꿈틀거리는 음욕을 떨쳐버리기 위함이다. 하지만 소화의 눈에는 그런 성진의 모습이 해괴하게 보일 뿐이었다. 더구나 물구나무를 서고 있으니 남성의 상징은 더욱더 정면으로 또렷이 보이게 되었다.

'하아~, 그런데 자꾸 보고 있으니 내 몸이 이상해지는걸.'

소화는 아랫배 안쪽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부끄러워졌다. 인간세상의 세월로 치자면 소화의 나이는 백살이 훨씬 넘었다. 하지만 선계의 나이로는 이제 막 열 여덟에 불과하다. 한창 남녀간 신체의 변화에 궁금함을 느낄 나이다. 더구나 소화는 원래 호기심이 많은 처녀가 아닌가?

'언니들의 말로는 남녀간의 방사가 참 기분 좋은 것이라 하던데. 정말 저 크고 굵은 몽둥이 같은 것이 몸 속으로 들어올까?'

아무리 생각해도 고통만 있을 뿐 도무지 기분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점이 더욱더 소화의 궁금함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소화는 성진과 남녀간의 방사라는 것을 한번 해 보기로 결심했다. 이전부터 남녀간의 방사를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마음에도 없는 사내와 그러기는 싫었다. 그래서 그동안 참아왔다. 그런데 지금 헌헌장부인 성진을 보고 나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가서 하자고 하면 분명 거절할 테지. 어찌하면 좋을까? 옳지! 그 수가 있지!'

소화는 요부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성진을 유혹하기로 결심했다.
성진은 여전히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마음속에서 꿈틀거리는 음욕을 몰아내고 있었다.  

'아…아, 아직 멀었구나. 이전의 일은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어떻게 팔선녀를 대상으로 음욕을 품을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진정으로 못난 수도자다.'  

"호호호. 뭘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나요?"  
"누구? 엇!"  

성진은 놀란 나머지 그만 물구나무를 선 자세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어머, 남사스럽게 그게 무슨 꼴이람?"  

소화가 짐짓 호들갑을 떨었다. 그제야 성진은 과년한 처자 앞에 알몸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달았다. 서둘러 옷을 집어들고 아랫도리를 가렸다.

"호호, 이제 가려 봤자 뭐해요? 나는 이미 볼 것은 다 보았는데. 호호호."
"댁…댁은 뉘시오?"  
"왜요? 누군지 알면 어쩌려고요?"

요부로 변신한 소화는 성진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니…, 그게, 그러니까."  

성진은 당혹스러웠다. 자신의 어깨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을 느끼자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가 뻐근해졌다.
성진이 당황해하는 모습이 귀여웠나 보다. 소화는 성진을 진하게 놀려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성진의 얼굴을 향해 엷은 숨을 불어주었다. 여인의 달뜬 분내음이 성진의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성진은 정신이 아뜩해지는 느낌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만 여인의 손을 덥석 움켜쥐고 말았다.

"아얏!"

요부로 변신한 소화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렇다고 말해요. 이렇게 세게 움켜쥐면 어떡해요?"

성진은 그제야 자신이 그녀의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둘러 손을 뿌리쳤다.

"어머! 좋다고 잡을 때에는 언제고, 이제는 이렇게 함부로 대하기예요?"
"그게 아니라…. 도대체 당신은 누구요? 왜 내 앞에 나타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입니까?"

성진은 마음을 굳게 먹고 말했다.

"이렇게 훤히 드러난 곳에서 벌거벗고 목욕을 하는 게 잘못이죠. 그것은 아무렇지도 않고, 구경하는 사람이 외려 죄인가요?"

소화는 가볍게 눈을 흘기며 성진을 바라보았다.

'도저히 말로는 당해낼 수 없는 처자구나.'

성진은 눈앞에 서 있는 처녀를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아니,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니 자꾸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소인이 잘못했다면 사과하겠소. 그럼 이만 소인은 물러나겠소이다."

성진은 옷가지를 집어들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어멋! 함부로 손찌검을 하더니 이제는 도망치려는 거예요? 아유, 아파! 흑흑! 당신은 연화봉의 스님이죠? 스님이 처녀 앞에서 벌거벗고 손찌검을 해도 된다는 말인가요? 흑흑."

소화가 짐짓 왼손을 움켜쥐고 흐느끼며 악을 써댔다.
성진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생각 같아서는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저 처녀가 연화봉에 올라 자신의 잘못을 책망이라도 한다면 큰일이다. 여러 동문들 앞에서 변명할 여지가 없을 터이다. 이유야 어찌 됐든, 처녀 앞에서 벌거벗고 있던 것도 사실이고 처녀의 손을 잡았던 것도 사실이지 않은가?

"어디 봅시다. 얼마나 다쳤습니까?"  

성진이 돌아와 그녀에게 다가섰다.  

"이것 좀 보세요. 어찌나 세게 잡았던지 멍까지 들었잖아요?"

요부로 변신한 소화는 성진 앞에 왼손을 내밀었다.  

"여길 봐요. 시퍼렇게 멍이 들었잖아요."  

성진은 소화의 왼손을 잡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멍이 들기는커녕 그저 조금 빨갛게 부었을 뿐이었다.

"내가 상처에 잘 듣는 고약을 줄 터이니, 그만 용서해 주시구려."
"알았어요. 그럼 어서 약을 주세요."  

성진은 고약을 찾기 위해 몸을 뒤적거렸다. 아차! 그러고 보니 자신은 아직 알몸이었다. 돌아서서 서둘러 옷을 챙겨 입었다. 성진이 몸을 돌리자, 건장한 사내의 등판이 소화의 눈앞에 펼쳐졌다. 구릿빛으로 번들거리는 근육질의 몸이었다. 탄탄한 엉덩이와 단단하고 날렵한 허벅지가 눈부셨다.

'사내의 몸이란 참으로 멋있구나. 어쩜 저렇게 단단해 보일까?'

소화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발그레해졌다.  
옷을 챙겨 입은 성진은 몸을 뒤져 고약을 찾았다. 그러다가 고약을 봇짐 안에 넣어두었다는 생각이 났다.

"뭐해요? 어서 주시지 않고?"

소화는 성진이 난처한 얼굴을 하자 일부러 재촉했다.
자신들이 빼앗아 챙겨둔 봇짐 안에 그의 소지품이 모두 들어 있다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다.

"피~, 이제 거짓말까지 하는군요. 좋아요. 도닦는 스님이 여염집 처녀를 함부로 대해도 되는지, 내 한번 연화봉에 올라가 따져 봐야겠군요."
"그게 아니라…. 내가 고약을 다른 곳에 두고 와서 그렇습니다."

요부로 변신한 소화가 거세게 따질 기색을 보이자 성진은 당혹스러웠다.
소화가 벌떡 몸을 일으키더니 연화봉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저기, 소저! 잠시만 기다려 보시구려! 소저!"

성진은 다급한 마음에 그만 처녀의 어깨를 붙잡고 말았다.

"어멋! 아얏!"
"풍덩!"

성진이 소화의 어깨를 짚자,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물웅덩이를 향해 몸을 날렸다. 하지만 그런 까닭을 알 리 없는 성진은 깜짝 놀랐다. 자신이 그만 처녀를 밀어버린 줄로 믿어버린 것이다.

"어푸! 어푸! 사람 살려! 어푸!"

소화는 당장 숨이 넘어갈 것처럼 크게 소리를 내질렀다.

"괜찮으시오? 조금만 기다리세요!"
"풍덩!"

성진은 소화가 빠진 웅덩이를 향해 몸을 날렸다.
성진은 소화를 끌어안고 웅덩이 밖으로 나왔다. 소화는 기절한 척 두 눈을 감고 있었다.
그런 사정을 알 리 없는 성진은 발만 동동 굴렀다.

'이것을 어찌한담! 그래!'

성진은 그녀를 바닥에 눕혔다. 그러고는 두 손을 펴서 그녀의 봉곳한 가슴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성진의 손은 그녀의 가슴 위에서 머뭇거렸다. 차마 낯선 처녀의 가슴을 짓누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 거늘.'

성진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기로 했다. 소화의 가슴을 살며시 눌렀다. 봉곳한 가슴이 눌리면서 부드러운 감촉이 손바닥 가득 전해졌다. 고무공처럼 탄력있고 매끄러운 가슴이었다.

'아, 아, 저이가 내 가슴을….'

가슴 한구석이 간질거리고 아랫배 부근이 아린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과 함께 그녀의 유두가 빳빳이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진은 눈앞에서 죽어 가는 처녀를 구하겠다는 일념뿐이었다. 처녀의 유두가 묘하게 단단해진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안되겠다! 그 수밖에 없구나.'

소화가 부끄러워 더욱더 숨소리조차 내지 않자, 성진은 숨이 넘어가서 그러는 줄로 착각을 했다. 소화의 머리를 감싸쥐고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성진의 입술이 소화의 입술을 향해 다가갔다.
소화는 생전 처음 받아들이는 사내의 입술에 그만 정신이 아뜩해질 지경이었다. 성진은 소화의 부드러운 입술을 살짝 벌렸다. 그 공간을 자신의 입술로 막은 채 숨을 불어넣어 주었다.

"후웁! 하! 후웁! 하!"

소화는 입술을 살며시 더 열었다. 더 큰 무언가를 바라서였다. 이제 그만 성진의 부드러운 혀가 자신의 입 속으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언니들이 가끔 말하던 그 느낌을 맛보고 싶었다.

"아~."

그런 생각을 하자 자기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배어 나왔다.

"소저! 이제 정신이 드시오? 소저!"

소화의 입술이 벌어지며 신음소리가 나자 성진이 반색을 했다.

"아…, 제가 어떻게 된 거죠?"

소화는 아쉬운 마음을 접으며 그만 몸을 일으켰다.

"제가 실수로…. 소저를 사지에 몰아넣었구려. 죄송하게 됐소이다."
"괜찮아요. 일부러 그러신 것도 아닌데. 그런데 이곳은 너무 춥군요."

소화는 새파랗게 질린 입술로 덜덜 떨며 말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그런 것인데 조금 지나니 소화는 정말 추워서 견딜 수 없었다. 이미 해는 서산 너머로 지고 난 후였다.

'이것을 어쩐다. 우선 불을 피워 이 처자의 몸을 말려야겠구나.'

새파랗게 질린 처녀의 입술을 보고 있자니 안쓰러운 마음이 물밀 듯 밀려왔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불을 피울 만한 것들을 구해 가지고 오겠습니다."
"피~, 그러고 나서 도망가시려고요?"
"무슨 말씀을 그리하시오. 내가 어찌 소저를 두고 도망을 간다는 말이오?"

소화는 성진의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졌다. 듣기에 따라서는 애정의 표현으로 들릴 수도 있었다. 오해의 소지가 다분한 말이었다. 성진도 말을 뱉고 나니 어딘가 모르게 어색해졌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시오."

성진은 땔감을 찾아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큰 나무에서 떨어진 잔가지들이 많이 널려 있었다.

'이를 어쩐다. 과년한 처녀에게 옷을 벗으라고 할 수도 없으니.'

다행히 불은 지폈다. 하지만 그녀의 몸을 말리기 위해서는 젖은 옷을 벗겨야만 했다.

"제가 등을 돌리고 앉아 있을 테니 옷을 벗으세요."
"사악, 사악."

이미 어둠이 짙게 깔린 적막한 산중이다. 소화가 젖은 옷을 벗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울렸다. 주위에는 성진과 처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스님도 옷을 벗으시지요. 그러고 있다가는 고뿔에 걸리기 십상입니다."

성진도 쌀쌀한 바람 속에 젖은 옷을 걸치고 있는 것이 괴로웠다. 하지만 처녀 앞이라 차마 춥다는 소리도 못하고 있던 참이다.

"괜찮습니다. 소저나 어서 몸을 말리세요. 억!"

문득 부드러운 손길이 어깨에 닿았다. 소화가 가만히 성진의 어깨를 감싸주었던 것이다.

"그러지 마시고 어서요."

소화는 천천히 성진의 젖은 옷을 벗겨냈다. 낯선 처녀의 살결이 성진의 몸에 밀착되었다. 부드러운 온기가 젖은 성진의 몸을 타고 흘러 들어왔다. 성진은 뭔가에 홀린 기분이었다. 차마 소화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소화의 손길이 멈추었다. 성진은 어느새 알몸이 되어 있었다. 비록 어쩔 수 없이 옷은 벗게 되었지만, 고개를 돌려 처녀를 바라볼 자신은 없었다.

"제가 추하게 느껴지나요?"

소화의 목소리가 어딘지 모르게 서글펐다. 완고한 성진의 태도가 자신에 대한 거부라고 느껴져서일까.

"흑흑! 그래요. 당신도 똑같아요. 그저 사내들이란…, 흑흑."
"소저! 그게 아니라. 헉!"

벌거벗은 소화의 나신을 본 성진은 당황스러웠다. 소화는 가지런히 다리를 모은 채 고개 숙여 흐느끼고 있었다. 가녀린 어깨 아래로 새하얀 수밀도가 탐스럽게 영글어 있었다. 가지런히 모은 허벅지 사이에는 검은 수초가 소담스럽게 돋아 있었다.

"흐음…."

성진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소화의 나신으로 향했던 시선을 거두었다.

"제 모습이 고개를 돌릴 만큼 추하나요?"

알다가도 모를 것이 여자의 마음이라 했던가? 좀 전까지 매섭게 몰아붙이던 처녀가 이제는 순한 양이 된 듯 촉촉한 목소리로 추파를 던졌다. 자신에게 은근한 유혹의 눈길을 보내는 처녀가 다름 아니라 소화의 변신인 줄을 성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게 아닙니다. 제가 어찌 아가씨를 추하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아니 오히려 너무도 아름다워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다만 남녀가 유별하고 또 저는 이미 속세의 연을 끊은 불제자의 몸입니다. 어찌 젊은 아녀자의 벌거벗은 몸을 쳐다볼 수 있겠습니까?"
"정말 제 몸이 그렇게 예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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