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외설 구운몽 16장 - 팔선녀를 얻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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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10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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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장 - 팔선녀를 얻다. (3)


처음에는 비단으로 된 장막이라도 있는 듯 오가는 데 이물감이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퍽'하고 뭔가가 뚫리는 느낌이 들더니 동굴의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후로는 진퇴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연홍의 경우와 비교해 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연 숫처녀가 확실하구나.'

성진은 불현듯 처녀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졌다. 성진도 남자다. 숫처녀를 정복했다는 정신적인 쾌감이 육체적인 쾌감보다 우선하였다. 성진은 가만히 고개를 숙여 처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처녀는 신음만 거칠게 쌕쌕거리며 가만히 있었다. 열락에 들뜬 몸짓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입술을 떼도 계속 눈을 감고 있었다.

'아…. 이상하기도 하지. 조금 전의 고통은 순식간에 사라졌구나. 아니 조금씩 기분이 좋아지려고 하고 있어. 이게 언니들이 말한 방사의 즐거움인가?'

소화는 눈을 감은 채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즐기고 있었다.
성진은 처녀가 더 이상 고통스러워하지 않자 거칠게 그녀의 동굴을 들락날락했다. 마치 땅 끝까지 밀어 넣을 듯한 기세였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처녀가 입술을 꽉 물었다. 일그러지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성진의 쾌감이 더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듯 자신의 분신을 더욱 다그쳤다. 마침내 온몸의 정기가 사타구니 사이로 빠져나가며 그녀의 몸 위로 널브러졌다


'아…. 저 애가… 저 애가 드디어 일을 벌이고 말았구나.'

숨죽인 채 성진과 소화의 방사를 지켜보던 영신은 그만 제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자신이 괜한 말을 해서 소화가 저리됐다 생각하니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구나. 나는 왜 저 애가 부러운 거지? 아…, 저 늠름한 팔에 한번 안겨봤으면….'
'어머! 내가 무슨 망측한 상상을 하는 거지!'

영신은 성진의 품에 안긴 자신을 상상하다가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펴봤다. 하지만 이 야심한 시각에 그녀를 볼 사람이 있을 리 만무했다.
소화의 몸 위에 엎어져 있던 성진이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보였다.
성진은 소화의 몸에서 파과의 흔적을 발견하고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휴~ 돌아가자꾸나. 소화가 돌아오면 그때 이야기를 해야겠다.'

영신은 소화와 성진을 남겨두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자신의 마음속에 생기는 아쉬움이 소화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인지 영신은 알 수 없었다.


"흥…, 아프기만 하지 별로네. 언니들이 말한 것은 순 거짓…."

소화는 말을 하다 말고 순간 멈췄다.

"언니라니요?"

성진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처녀를 바라봤다.

"아, 옆집 언니가 있는데요. 그 언니가 남녀간의 방사는 무척 즐거운 일이라고 말했거든요. 뭐랄까? 구름 위를 걷는, 그런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아… 네."

성진은 무언가 일이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는 명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저 처녀의 말투가 낯설지 않구나. 그런데 난 왜 그것을 지금에서야 알게 됐지?'

성진은 처녀의 얼굴을 자세히 봤다. 처음에 느꼈던 색기어린 표정은 사라졌으나 분명 오늘 처음 만난 사람임에 틀림없었다.
처녀는 몸을 일으키더니 아직 덜 마른 옷을 챙겼다.

"어디를 가시려고요?"

성진은 어정쩡한 자세로 처녀를 바라봤다. 잡자니 어색하고 그대로 보내자니 그것도 이상했다.

"어머! 그럼 처음 만난 남녀가 같이 밤을 보내자고요?"

처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소리쳤다. 별 해괴한 소리를 다 듣겠다는 듯 성진을 쳐다봤다.

'그럼 처음 만난 남녀가 같이 방사한 건 어떻고!'

성진은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말을 간신히 참아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처녀였다.

'먼저 유혹해서 방사까지 치른 마당에 새삼 요조숙녀같이 행동하는 것은 뭐야?'

처녀는 성진이 붙잡을 사이도 없이 떠나갔다. 성진은 처녀가 떠나자 아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었다. 혹시나 처녀가 연화봉으로 같이 가자고 하면 어떡하나 해서 내심 조마조마했기 때문이다.

'휴~, 나도 이제 팔선녀들에게 돌아가야겠구나. 그런데 돌아가서 무어라 말해야 하나?'

잠시 다녀오겠다고 나선 것이 벌써 자정이 훌쩍 넘어 있었다.

'하긴 이 시간에 깨어 있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성진은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팔선녀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한편 선방으로 되돌아온 영신은 조금 전에 보았던 일 때문에 쉽사리 잠을 청할 수 없었다. 눈을 감으면 소화의 다리 사이에서 헐떡거리고 있는 성진의 알몸이 손에 잡힐 듯 아른거렸다.

'이상하구나. 그런데 왜 내 몸이 뜨거워지는 것일까?'

영신은 오른손으로 왼쪽 가슴을 어루만져 보았다. 매끄럽고 보들보들한 유방 한가운데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 돌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아~."

저절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영신은 혹시나 누가 자신의 신음소리를 듣지는 않았을까 해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인간세상의 나이로 치자면 한창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스물두어 살의 나이다. 남녀간의 방사를 보고 몸이 뜨거워지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영신은 자신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
자꾸만 구릿빛으로 번들거리던 성진의 나신이 떠올랐다. 그러면 영락없이 사타구니 안쪽이 간지러워지는 것이었다.

'아~, 나도 그이의 품에 한번 안겨 보았으면. 소화도 그랬는데 나라고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어? 아니지. 내가 무슨 해괴한 상상을 하는 거야.'

영신은 자신의 솔직한 마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벌거벗은 채 성진의 몸 아래 누워 있는 자신을 상상하다 꾸짖고, 또 상상하다 꾸짖는 사이에 긴 밤을 하얗게 지새우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성진은 영신을 만나기 위해 팔선녀들이 모여 있는 선방으로 향했다.

"크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이미 셋째선녀를 통해 건너오라는 전갈을 받았다. 하지만 선녀들이 모여 있는 방에 아무런 기척 없이 들어가기가 무엇해서 일부러 헛기침 소리를 낸 것이었다.

"들어오시지요."

차분한 목소리가 방안에서 들려왔다. 성진은 크게 심호흡을 한번하고 문을 열었다. 아무래도 여인들만 있는 방에 들어가기가 쑥스러웠다.
팔선녀들은 서열대로 자리를 잡고 앉은 채 성진을 맞이했다.
맏언니 영신을 상석으로 하여 일렬로 나란히 놓인 부들방석 위에 앉아 있었다.

'이상하구나. 막내선녀 자리가 비워진 것은 그렇다 쳐도 다섯째 자리는 왜 비워져 있지?'

성진은 다섯째 선녀가 보이질 않자 이상하다는 듯이 선녀들을 바라보았다.

"다섯째는 몸이 아파 나오지 못하였습니다."

영신은 차분한 음성으로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그 표정은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그 이유는 네가 잘 알지 않느냐고, 성진에게 따져 묻는 듯했다.

'이상하다. 첫째 선녀가 왜 날 저렇게 쳐다보지?'

성진은 이상야릇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영신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자, 그러면 저를 막내선녀님이 묵고 있는 선방으로 안내해 주십시오."

첫째 선녀가 무슨 할말이 있다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다 그만두었다.

'대체 왜 그러는 거지?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성진은 팔선녀가 알아채지 못하게 슬쩍 자신의 입 주변을 쓰다듬어 보았다. 아직 조반도 들기 전이니 무언가 묻어 있을 턱이 없었다.

"그럼 저를 따라오시지요."

영신이 앞장을 서자 나머지 선녀들이 그 뒤를 따랐다. 성진도 자연스럽게 선녀들을 따라 이동했다.
막내선녀인 선화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누워 있었다.

"항상 저렇게 누워 있습니까?"
"가끔 눈을 뜨고 물을 찾곤 하는데…, 대중이 없습니다. 어떤 때에는 온종일 저렇게 눈을 감고 잠만 잔답니다."

영신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화를 바라보았다.
성진은 오른손으로 선화의 맥을 짚어 보았다. 미세하지만 규칙적으로 뛰고 있는 맥박이 느껴졌다.

"별다른 이상은 없는 듯합니다. 다만 크게 놀라 심맥이 좀 상한 듯하군요. 제게 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수오와 설삼이 있으니 그것을 달여 먹여 보십시오."

성진이 자신의 보퉁이를 찾으려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넷째 선녀가 성진의 보퉁이를 앞으로 내밀었다. 성진은 보퉁이를 풀었다. 용궁을 떠나올 때 연홍이 챙겨준 각종 약재들이 수북했다. 그 속을 뒤적거려 수오와 설삼을 찾아냈다.

"아니, 이렇게 귀한 것을…."
"약은 병자를 고치라고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따지고 보면 막내선녀님의 불행에 소승도 어느 정도는 관계가 있는 셈이니 소승이 오히려 미안하지요."
"그 나쁜 땡추들하고 스님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이에요?"

셋째 선녀는 성진 앞에 다가서며 따지듯 물었다.

"그들과 저는 동문수학한 사이이니 어떻게 남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흥! 그렇게 편들어 주실 필요 없어요. 스님과 그 땡초들은 엄연히 다르다고요.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반드시 연화봉에 그 책임을 물을 거예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로 스님에게 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을 테니."

성진은 소전 패거리들을 변호하려다 그만두었다. 이유야 어찌됐든 지금은 막내선녀를 성심 성의껏 치료해주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었다.
부족한 원기를 채워주려면 막내선녀의 몸에 손을 대야만 한다. 성진이 난처하다는 표정으로 영신을 바라보았다.

"저… 일단 막내 선녀님의 상의를 벗겨야 하는데, 선녀님께서 좀 도와주시죠?"
"예? 옷을 벗기다니요?"

영신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듯이 성진을 바라보았다. 물론 기공치료를 하자면 의복을 벗어야 하는 것을 모르는 영신이 아니다. 하지만 영신은 어젯밤 알몸의 성진이 소화의 몸 위에서 헐떡거리던 모습을 보았다. 자꾸만 이상한 쪽으로 의심이 가는 것이었다.

"그게… 이대로는 기를 넣어줄 수가 없지 않습니까?"
"예? 그거야 그렇지만."

성진을 바라보는 영신의 표정에는 못 미더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영신은 마지못한 듯 선화의 상의를 벗겨냈다. 영신이 선화의 옷을 벗기는 동안 성진은 등을 돌린 채 앉아 있었다.

'저럴 때는 영락없는 성인군자 같은데…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구나. 하긴 먼저 유혹한 것은 소화이니 뭐라고 탓할 수도 없고.'

"이제 됐어요."

영신의 말을 들은 성진이 고개를 돌렸다.

'헉!' 

막내선녀 선화가 옷을 벗은 채 다소곳이 누워 있었다. 이제 막 피어나는 꽃봉우리같은 젖무덤이 새하얀 알몸 위에 살포시 놓여 있었다. 조금도 세월의 때가 묻지 않은 눈부신 순백의 나신이었다.

"이제 시술을 하시지요."

성진이 넋을 놓고 선화의 알몸을 쳐다보자 영신이 재촉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자신의 알몸을 내보이는 듯 부끄러웠던 탓이다.

"예? 아, 예? 그래야지요."

영신의 채근을 받은 성진은 허둥대며 운기행공에 들어갔다.

'이런 바보 같은 모습만 보여주다니… 큰일이다.'

성진은 정신을 집중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눈앞에 놓인 선화의 순결한 나신이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어젯밤 몸을 섞었던 처녀의 나신마저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떠다녔다.

'이러면 안되지. 자 정신을 집중하자. 사리훔 움반야 사바사바할….'

성진은 정좌를 한 채 불문정토의 내공심법을 외었다. 이윽고 단전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쳐 올랐다. 단전에 모인 기운을 가슴에 위치한 천추혈로 옮겼다. 다시 천추혈에서 정수리의 백회혈까지 끌어올렸다. 마지막으로, 끌어올린 기를 양손에 모았다. 성진은 가만히 양손을 앞으로 뻗었다. 성진의 손바닥에는 푸른 기운이 감돌았다.
성진은 오른손을 선화의 머리에 붙이고 왼손을 그녀의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아직 설익은 선화의 젖가슴이 손바닥에 눌렸다. 탱글탱글하고 말랑말랑 거리는 감촉이 손바닥 가득 느껴졌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을 살리는 자리다. 한번 정신을 집중한 이상 그런 육체의 감각은 더 이상 방해가 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마음속에서 울렁거리던 정욕은 이미 씻은 듯 사라져 버렸다.

'내가 공연히 의심을 했구나. 저 스님은 자신의 공력을 아끼지 않고 막내를 치료해 주는데….'

영신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성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성진은 그런 영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화를 치료하는 데만 전력을 기울였다.


선화를 치료한 성진은 자신의 처소로 돌아와 그대로 잠이 들었다. 갑자기 많은 공력을 쏟아 넣어 기진맥진했기 때문이었다.

'똑똑.'

"스님! 주무시는지요?"

영신이었다. 그녀는 수오와 설삼을 달인 탕약을 들고 성진의 처소 앞에 서 있었다. 잠시라도 성진을 오해한 것이 미안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자 영신은 가만히 방문을 열어 보았다.

'저런, 피곤하셔서 잠이 드셨구나.'

영신은 성진의 머리맡에 탕약이 담긴 사발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대로 돌아서 나오려다, 이불을 차고 잠든 성진이 마음에 걸렸다.

'이렇게 편안하게 잠든 모습을 보니 꼭 어린아이 같구나. 이런 사람이 어제는 소화와 그런 짓을 하다니.'

"흠~음냐, 연홍아!"

성진은 무슨 꿈이라도 꾸는지 기분 좋은 표정으로 잠꼬대를 했다.

'연홍이라니? 그러면 마음에 둔 정인이라도 있다는 말인가? 이 분은 수행을 하는 스님이 아닌가?'

영신은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하지만 무엇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지는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잠든 성진이 갑자기 두 팔을 뻗어 허우적거렸다. 그러다가 영신의 팔이 잡히자 홱 끌어당겼다.

"어멋!"

성진의 품에 고꾸라져 안긴 영신은 당혹스러웠다.
"이러지 마세요."

암만해도 성진이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오해한 게 분명하다. 조용히 성진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성진을 슬쩍 밀쳐보았다. 하지만 자신을 굳게 껴안은 성진은 요지부동이었다.
한순간 남자의 강렬한 체취가 느껴지자 영신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이이가…, 나를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나 봐. 어쩜 좋지?'

영신은 성진에게 안긴 채 한동안 그대로 있었다. 성진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이 그녀도 싫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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