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TYPING] 여인24시 제 2 권 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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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209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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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계약된 정사



며칠 후, 점심 전에 사무실에 머물고 있는 아이가와에게 안내의 후
꾸이 요오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손님이 오셨습니다. 야마시다라는 여자분입니다."

용건만으로 전화는 끊어졌다.
요오꼬와는 얼마동안 데이트를 하지 못했다. 여자손님이라고 알리고
는 토라져서 전화를 끊은 듯 했다.
아이가와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부계가 있는 곳으로 갔다. 야마시다
라는 성은 기억에 없다. 누구일까 하고 궁금했다.
놀랐다. 스낵바에서 근무하는 루리꼬가 안내 옆에 서 있지 않은가.
루리꼬는 붉은 슈트에 흰 블라우스 차림이었다.
오전 열 시였다.
유리창을 통하여 태양 빛이 다량으로 밀려왔다. 붉은 슈트가 태양
빛으로 선명하게 부각된다.
루리꼬는 눈부시듯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햇빛의 작용으로 얼굴의 반은 그늘이 지고 있었다. 피부가 지쳐있는
듯 했다. 수면부족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표정은 밝았다.

"오랜만입니다. 가게는 준비가 거의 되어갑니다. 따라서 물품구입에
관해서 상의를 드릴까 해서……"

볼일이 있어서 가까이까지 왔던 길에 아이가와가 있으면 좋다고 생
각해서 들렸다고 했다.

"그래요. 상용으로 오셨단 말씀이지. 오늘은 그쪽이 손님이란 말씀
이죠. 들어오시지, 어서."

아이가와는 루리꼬를 들어오라고 했다.
수부의 카운터 옆을 지날 때 후꾸이 요오고의 머리털을 가볍게 건드
린다. 자네에 관해서는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을 해준 셈이다.
요오꼬는 흥, 하며 토라져 있는 듯 했다. 몸집이 크고 균형이 잡힌
몸매의 루리꼬에게 적개심을 가진 듯 했다.
여자의 육감이란 예민하다. 루리꼬와 아이가와의 관계를 눈치챈 것
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목요일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요오꼬와 데이트를 해야겠다, 아이가와는 그렇게
생각했다. 요오꼬의 심기도 돌려놓아야 한다.
두 사람은 응접실로 들어섰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마주앉았다. 아이가와는 소속부처
에 전화하여 커피를 갖다달라고 했다.
루리꼬는 단정히 소파에 앉았다.
다소 짧은 스커트 아래로 미끈한 다리가 내밀고 있다.
아이가와가 노골적인 시선을 보내자 루리꼬는 스커트를 당겨내리며
웃고 있었다.

"여전히 예쁜데. 자네를 만나면 침착성을 잃고 말아. 몸을 주물러대
고 싶어진다구."

"싫어요, 아침부터 무슨 말씀을? 오늘은 사업관계로 왔단 말이예요.
유혹하지 말고 진지하게 상담에 응해주세요."

지난번에 보러 갔던 야마시나의 가게는 정식 임대하기로 했다.
내장도 대체로 끝났다.
다음 주에 개점할 생각이다. 서둘러 출하의 절차를 밟아주면 좋겠
다.
이런 것들을 루리꼬는 빠른 말투로 늘어놓았다.
가방 속에서 명세서를 꺼내들었다.
개점에 앞서 구입할 물건들을 적은 것이다.
브래지어, 거들, 보디슈트, 팬티스타킹, 팬티 등 품목별로 일람표가
작성되어 있었다.
살펴보고 아이가와는 탄복했다. 무척 많은 연구를 한 것이다. 최근
의 수요동향을 제대로 포착한 계획서였다.

"아주 잘 짜여졌는데. 거의 수정할 필요도 없겠어."

루리꼬를 다시 보는 기분이다.
자기 과의 여자직원이 커피를 들고 왔다.
영업과의 여자직원은 커피를 따르면서 루리꼬의 얼굴을 몰래 훔쳐보
고 있었다.
루리꼬는 아름답다.
어떤 여자일까, 마음에 걸리는 듯 했다.
커피를 따르고 여자직원은 응접실을 나가려고 했다.
아이가와는 그녀를 불러 세우고 제품의 팜플렛과 가격표를 가져다
달라고 명령했다.
여자직원들이란 어쨌든 말이 많다. 루리꼬가 소매점의 경영자가 곧
된다는 것을 아이가와는 넌즈시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여자직원이 나갔다.
아이가와와 루리꼬는 얼굴을 맞대고 상품에 관해서 상의했다.
각종 상품에서 고급품과 중급품의 비율을 조금씩 바꾸었다. 중급품
의 비율이 많도록 수정해 주었다.
루리고가 가게를 내려는 야마시나는 주택가이다. 가와라마찌에 있는
고급 전문점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주부나 여자고등학생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들었으면 하는 것이다.
루리꼬가 생각하고 있는 매입총액은 5백만 엔이었다.
매입에는 원칙적으로 대금을 완불하기로 되어 있는 것이다. 팔리지
않는 상품을 안고 있으면 자금 회전에 고생을 해야 한다. 그만큼 루리
꼬도 머리를 짜야 한다.
품목마다 질문이 있었다.
여직원이 팜플렛을 가져왔다.
루리꼬는 더욱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시간이 많이 흘렀다. 대체로 검토가 끝났을 때는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 있었다.

"좋아, 이것으로 끝났어. 당장 유통센터에 연락하지. 그보다 앞서
자네의 가게와 전문점 계약을 해야 할텐데."

계원에게 전화하여 서류를 가져오라고 했다.
계약을 마쳤다.
루리꼬의 가게 이름을 <루리>라고 정했다.
란제리 제품의 전문점은 술집과 비슷한 이름이 많다. 가게의 주인이
여자이므로 그렇게 되기가 쉽다.

"아이가와씨, 물건은 언제 들어오나요?"

"내일 점심때까지는 배달되겠지. 내일 오후부터 토요일에 걸쳐 진열
을 하면 되겠지. 월요일이면 충분히 개점할 수가 있지."

"드디어 개점이라. 오랜 꿈이 이루어진 셈이야. 감격적인 날이야."

두 손을 가슴 앞에다 모으고 루리꼬는 꿈을 꾸는 듯한 표정으로 돌
아갔다.
란제리 전문점은 상품이 그대로 내장품이 된다. 상품을 가게에다 배
치해야 가게의 내장도 완성되는 것이다.
공백부분을 메꾼 하의류가 배치된 가게의 모양새. 그것이 현재의 루
리꼬의 뇌리에 가득차 있는 듯 했다.
침대에서 넋을 잃고 있을 때보다 침착해 보였고 즐거운 표정으로 보
였다.
정오의 벨이 울렸다.
점심을 먹으려고 나가는 사원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복도에서 들려
왔다.
응접실 속에서 루리꼬의 몸을 안고 싶은 충동을 아이가와는 떨쳐버
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점심시간에 그 짓을 해낸다는 것은 모험에 가
까운 일이다.
거기에다가 누가 들어오게 될지 예상할 수가 없다. 지금은 무리다.

"어디에 가서 식사라도 하자구."

아이가와는 재촉을 하며 먼저 자리에서 일어섰다.
두 사람은 응접실을 벗어났다.
빌딩을 빠져나와 가까운 요리집으로 갔다. 맥주를 한 잔 하면서 일
본식 도시락을 먹었다.
점심시간이 거의 끝날 무렵이다.
아이가와는 팔목시계를 보았다. 1시 10분전이다.
아이가와는 마주 앉아 있는 야마시다 루리꼬를 바라보았다.

"지금부터 어떻게 할거야?"

차를 마시면서 아이가와는 물었다.
오후서부터 회의가 있다. 그때까지는 책상에 붙어 앉아서 일을 할
예정이었다.
저녁때까지 마쳐야 할 일도 아니다. 잔업을 해도 좋다. 생각이 있으
면 오후 3시까지 루리꼬와 뜨거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난 가게 치장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해야 하므로 전문점을 찾아가야
해요. 테이블, 바스켓, 조명기구 등 여러 물품을 구입해야 하거든요."

"그런 것은 3시 이후에도 가능하잖아. 3시까지 머물도록 하라구. 시
간을 내면 되잖아. 기회가 또 있나. 둘이서만 보내자구."

"지금부터 데이트를 하자구요? 모두가 일을 하고 있는 시간인데."

루리꼬는 얼굴을 붉히면서 웃었다.
지쳐보이던 얼굴이 밝아졌다. 자신도 그것을 기대하고 있는 듯 했
다. 아이가와가 근무중이라서 그 말을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인생이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즐거운 거야. 모두가 일하고 있
는 시간이야말로 섹스의 기회거든."

아이가와는 일어섰다.
이야기는 된 셈이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생각 끝에 세이즈이지 옆에 있는 러브호텔로 가기로 했다.
택시를 탔다. 두 사람은 좌석에 붙어 앉아 손을 잡았다.
호텔로 가겠다고 결정해 버리니 주간의 시가지가 밤의 거리보다 자
극적으로 눈에 비친다.
욕망이 치받으면 호흡까지 거칠어진다.
루리꼬의 숨소리도 빨라졌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허리를 안았다. 손에 짚히는 육체의 윤곽이 루
리꼬의 신체적 특징을 상기시킨다.
목적하는 러브호텔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서둘러 현관으로 들어섰다. 햇빛이 무서워서 어두운 곳으
로 도망치는 심경이다.
양실로 안내되었다.
아이가와와 루리꼬는 나란히 걸터앉았다.
어두컴컴한 방이었다.
안내하는 여자가 탕물을 받아놓은 채 나가버렸다.
기다리다 못한 두 사람은 입술부터 찾았다. 욕망의 기미가 루리꼬의
체내에 충만되어 있음을 알았다.
루리꼬는 뜨거워지고 호흡이 높아만 갔다.
긴 다리를 가지런히 모으고 있다. 소중한 부분에서 욕망의 과즙이
흘러내리려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는 듯 했다.
서로의 얼굴을 놓아주며 두 사람은 웃었다.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목에다 두 손을 감았다. 이어서 다리를 아이가
와의 무릎에 올려놓았다.
엉덩이는 소파에 올려놓은 그대로다. 두 다리를 모아 아이가와의 넓
적다리 위로 올렸다.
어린아이와도 같은 짓이다.

"설마 회사를 찾아갔다가 호텔까지 오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구
요."

아이가와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루리꼬는 한 손으로 아이가와의 넥타
이를 풀어냈다.
넥타이를 만지작거렸다. 이어서 와이셔츠의 단추까지 벗겼다.
아이가와의 가슴에 키스를 퍼부었다.
세 군데에다가 키스를 한다.
루리꼬는 크게 숨을 내쉬었다.

"아이가와씨의 피부가 그리워요. 따뜻하고 탄력이 있어요."

아이가와의 가슴에다 다시 루리꼬는 키스했다.
아이가와의 셔츠는 단추를 풀어놓은 상태다. 그 깃부분을 루리꼬는
고개를 흔들며 좌우로 벌려놓았다.
가슴팍에다 볼을 부벼댄다. 젖꼭지를 물어준다.
간지러움과 통증이 스쳐간다.
루리꼬는 이상하게도 각박한 표정이었다. 하나 하나의 동작에 절박
감이 있었다.
대낮부터 호텔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이렇게 흥분을 유발하는 것인지
도 모른다. 정말로 그녀는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예기치 못한 것일지
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니 지나친 표현이군. 지난 번 데이트 후 아직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

"만나게 될 때까지 무척 오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뭐라고 할
까, 기질이 맞는 사람이라고나 할까. 아이가와씨는 날마다 만나고 싶
은 사람이예요. 아이가와씨는 그립다는 생각이 없어요?"

"나도 마찬가지야. 루리꼬의 피부는 항상 포근하거든. 자네의 몸을
대하고 있으면 인생이 밝아진단 말이야.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구."

아이가와도 루리꼬의 상의를 벗겼다.
블라우스도 벗게 했다. 프런트 호크의 브래지어도 벗겼다.
모양이 예쁜 대형의 비너스가 튕겨나가는 것처럼 튀어나왔다. 잠시
흔들리더니 그것이 위를 향했다.

"기다려요, 젖어버리겠어. 귀찮단 말이야. 아이가와씨도 벗어요."

루리꼬는 아이가와의 무릎에서 내려앉는다.
스커트와 모든 하의류를 벗어버린다.
아이가와도 옷을 벗었다.
그 동안에 루리꼬는 욕실로 뛰어들었다.
언제 보아도 훌륭한 나체였다.
전체적으로는 날씬하다. 비너스와 엉덩이만은 불룩하다. 걸어다닐
때마다 엉덩이 아래의 옆으로 생긴 주름이 깊이 파였다가 사라진다.
도발하는 것만 같았다.
아파올 정도로 아이가와는 빳빳해졌다.
루리꼬의 뒤를 따라 욕실로 들어섰다.
욕실을 밝았다.
욕실에는 커튼이 없었다. 흐린 유리창을 통하여 흰 햇살이 비춰들고
있다.
욕실에는 아직도 더운물이 많은 상태는 아니었다.
루리꼬는 벽에 붙어 있던 샤워톱을 손에 들고 온수의 비를 몸에 뿌
리고 있었다. 물에 젖은 루리꼬의 나신은 매끈매끈하고 매력적이었다.
흰 피부에 생겨있는 사마귀나 지방의 덩어리, 솜털, 불그레한 혈색
등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형광등 아래서라면 부옇게만 보이
는 그것들이 햇빛에서는 하나하나 확인할 수가 있었다.
형광등 아래서 보는 루리꼬의 나신은 언제 보아도 황홀해질 만큼 아
름답기만 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 보는 루리꼬의 나체는 당장에
라도 끌어안고 싶은 충동을 준다.
루리꼬의 전신이 아이가와의 욕망을 자극하는 하나의 표적물이었다.
피부에 흩어진 물방울이 더욱 요염한 느낌을 루리꼬의 피부에다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만히 있으라구. 지금 비누칠을 해줄 테니까."

샤워톱을 어깨에 매고 있는 루리꼬에게 아이가와는 말을 걸었다.
비누를 루리꼬의 하반신에 칠해갔다. 루리꼬의 하복부와 엉덩이, 넓
적다리가 비누거품으로 덮혀버렸다.
아이가와는 비누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맨손으로 문질러대기 시작했
다.
루리꼬의 허리뼈의 생김새, 엉덩이의 살결, 하복부의 매끈함 등을
손바닥으로 확인해 갔다. 거품이 뭍은 손으로 풀숲도 문질러댔다. 손
바닥에도 간지러운 쾌감이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아이가와는 쪼그리고 앉았다. 탄탄한 엉덩이와 탄력있는 넓적다리
부분을 가까이에서 확인하면서 두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엉덩이가 갈려나간 곳을 들여다보았다.
묵직한 살덩어리의 갈림길 구석에는 애매한 어둠이 있다.
손가락을 그 속에다 밀어 넣었다. 창문도 건드려 보았다.
루리꼬는 웃음소리를 내며 엉덩이에 힘을 준다.
엉덩이의 근육이 몰려 올라간다. 어둠에 감싸인 부근에서 도화색 살
결이 보인다.

"어머나, 뒤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싫어요. 부끄럽단 말이야."

웃으면서 루리꼬는 몸의 방향을 바꾸었다.
비누방울이 뭍은 하복부와 풀숲이 아이가와의 눈앞에 나타났다.

"어째서 뒤에서 보는 것이 싫다고 하는 거지? 내가 앞에서 보는 것
은 예사란 말인가?"

"앞뒤가 마찬가지예요. 비밀장소를 과시하는 아담이 어디에 있나
요?"

"거울을 사용하며 자신이 살펴보라구. 멋있을 거야."

"그럴 시간이 어디 있어요. 아무리 혼자 있을 때라지만 그런 사람도
없을 테고."

루리꼬는 샤워톱을 자신의 다리로 가져갔다.
비누거품이 흘러내렸다. 그것이 하복부까지 말끔히 씻어 내렸다. 흰
피부와는 대조적으로 풀숲은 검게 드러났다.
아이가와는 샤워톱을 받아들고 그것을 뒤로 향하게 하여 루리꼬의
넓적다리 사이에 대보았다.
비가 위를 향해 쏟아진다. 루리꼬의 비밀 화원에 물줄기를 뿌렸다.
루리꼬는 소리를 지르며 허리를 튼다.
좀 더 다리를 벌리라고 아이가와는 요구했다.
루리꼬는 지시대로 따랐다. 벌어진 작은 문짝에 비가 가서 닿는다.

"아아, 느껴져. 이상해요."

루리꼬는 웃고 있다.
그리고 깔깔대고 웃었다.
벌려놓은 두 다리의 넓적다리 부분만을 벌렸다가 오무렸다가 한다.
몸을 앞뒤로 흔든다.
순간적으로 쾌락이 더해 가는 듯 했다.
드디어 비명을 질렀다.
몸이 굳어진다. 쏟아져 오르는 빗방울을 피하며 몸을 꼬부리고 주저
앉고 말았다.
욕조 가장자리를 잡고 호흡을 조절한다.
아이가와는 루리꼬를 뒤로 돌아앉게 했다. 루리꼬의 엉덩이를 자기
쪽으로 돌리게 한다.
들여다보는 것을 싫어하던 곳으로 샤워톱을 가까이 대본다.

"나…… 이래…… 못견디겠어요."

이렇게 말하고는 얼굴을 숙였다.
정말로 루리꼬는 각별한 놀이를 좋아하는 여자였다.
욕실 바닥에 엎드려 등뒤에서 소중한 부분으로 쏟아지는 물줄기의
쾌감을 즐기고 있다.
엉덩이를 높이 쳐들고 있다.
마음껏 다리를 벌리고 있다.
두 손등에 이마를 대고 감미로운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쉴 사이 없이 더운 물방울이 쏟아진다.
아이가와는 샤워톱을 바로 옆에서 쥐고 버티고 섰다.
빗줄기의 압력이 상당히 강하다. 핑크빛 부분과 뒤쪽 창문을 강한
빗줄기가 쉴 사이 없이 자극한다. 그것이 견딜 수가 없는 것 같았다.
부끄러움도 없이 태연히 서 있다.
그 사실에도 피학적인 쾌감이 있는 듯 소리내어 웃고 있었다.
쾌락을 참지 못하는지 엉덩이를 좌우로 움직인다.
쾌락에서 벗어나려는 자세일까. 그때마다 아이가와는 샤워톱의 위치
를 바꾸어 엉덩이를 따라다녀야 한다.
세 번째로 루리꼬는 정상을 맞았다. 세 번째가 지나자 옆으로 누웠
다.
민감한 부분을 샤워에서 벗어나게 해놓고 웅크리고 호흡을 정리하고
있다.
머리가 젖어 있었다.
아이가와는 샤워를 정지시켰다. 루리꼬는 얼굴을 들고 지친 듯이 웃
음을 보였다.

"아이, 피곤해. 섹스를 하기 전에 이렇게 피로를 느낀 것은 처음이
야."

루리꼬도 만족한 듯 한숨을 길게 내쉰다.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일으켰다.
타월을 사용한 후에 밖으로 나왔다.
방 안의 소파에 아이가와는 걸터앉았다.
욕실에서 놀았기 때문에 덥기만 하다. 얼마동안 쉬면서 체온을 끌어
내려야 한다.
루리꼬가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들고 왔다. 뜻밖에도 섬세한 면이 있
다.
나란히 걸터앉아 다리를 올리며 아이가와와 마주보았다.
아이가와의 무릎 위에 두 다리를 얹는다.
방에 들어섰을 때와 같은 자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사람 모두가 완전 나체이다.
창에서 흘러드는 햇빛 때문에 루리꼬의 나신은 더욱 생동적이다.
캔맥주는 충분히 냉각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여유있게 음미했다.
마시고 나자 루리꼬는 바른손으로 아이가와의 남성을 더듬어왔다.
반쯤 힘이 빠진 그것이 곧 세력을 만회했다.

"아아, 정말 신나는 일이 없을까."

루리꼬는 초조한 듯 몸을 떨고 있었다. 얼굴은 웃고 있다.
그러나 진짜로 따분함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왜 그래? 뭐가 못마땅하지?"

"남자와 여자가 하는 짓이란 지나치게 단순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몸으로 섹스를 해버린다고, 때로는 입으로 그 다음은 손으로 만지작거
리는 것이 고작이잖아요. 아무래도 허전해요. 무엇인가 기발한 놀이방
법이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초조하기만 하다구요."

"조금 전에 샤워로 놀지 않았나?"

"그건 자극적이었어요. 그러나 즐긴 것은 나 혼자지요. 난 아이가와
씨에게도 굉장한 것을 해주고 같이 즐기고 싶단 말이예요. 아이가와씨
를 좋아하거든요.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각별한 것을 해드리고 싶
어."

루리꼬는 다리를 끌어들였다.
소파에서 내려 아이가와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자신의 말에 루리꼬는 자극을 받은 듯 했다.
아이가와의 두 다리를 벌려 놓았다. 앞으로 다가오더니 남성에 입을
가져갔다.

"분명히 그런 면도 있어. 남자와 여자가 하는 짓이란 너무 단순하
지. 문자 그대로 허전함을 느끼기 때문에 SM의 세계로 파고 들겠지."

"귀여워서 견딜 수가 없다구요. 좀 더 기쁘게 해주고 싶단 말이예
요. 자신이 즐기기보다 아이가와씨를 더 기쁘게 해주고 싶어요. 아이
가와씨, SM이 하고 싶나요? 난 무엇이라도 해드리고 싶어요. 묶여도
좋구요."

"별로 그런 취미는 없는 편이야. 어느 편인가 하면 눈으로 보는 게
취미야. 여자가 신음하는 것을 보고 싶단 말이야. 조금 전에 자네의
날뛰는 모습 같은 것은 참 좋았어. 무척 흥분했다구."

"나도 보아주는 것을 좋아해요. 내가 고민하는 것을 말없이 지켜봐
주는 것을 좋아한다구요. 진짜 짐승으로 변할 것만 같기도 하구."

대화가 계속되는 동안 루리꼬는 줄곧 남성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대화가 끝나자 남성으로 얼굴을 가져갔다.
절대로 입에 물지는 않을 생각인 듯 했다.
표면을 쓰다듬기만 한다. 작은 뱀처럼 혓바닥을 날름거리며 남성을
앞뒤로 애무하고 있다.
눈을 감는다. 표정이 이그러져 갔다.
반듯한 표정이 이그러지자 아주 귀엽다. 바라보고 있으니 혀끝을 통
해서 오는 쾌감이 두 배로 증폭한다.
아이가와는 호흡이 흩어질 것 같아서 다리에 힘을 준다.

"다리를 좀 더 올려주세요. 아래에다 키스해드리게."

루리꼬는 말을 하더니 아이가와의 두 다리를 어깨에다 메는 동작을
취한다.
아이가와는 지시대로 따른다. 쇼파에 엉덩이 일부를 올려놓고 있을
뿐이라 뒤로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어깨에 걸친 다리를 오무리고
중심을 잡는다.
어이가 없는 모양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기저귀를 갈고 있는 어린이의 모습이다. 그러나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한 쾌감이 있다. 중년남자나 노인을 어린아이처럼 다루면서 돈을 받고
있는 모임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남성 아래로 드리워진 망태를 루리꼬는 상냥하게 어루만지고 있다.
그것을 혀끝으로 자극한다.
손은 남성을 잡고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쾌감이 다시 증가한다. 아이가와는 다시 신음소리를 냈다.
루리꼬의 혀는 다시 오른편 왼편으로, 아래로 내려간다. 뒤쪽 창문
에도 혓바닥의 감각이 느껴진다. 그것이 천천히 상하운동을 계속한다.
아이가와는 도취상태에 빠졌다.
흡사 짐승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조금 전에 루리꼬가 지적한 심경으
로 변해가는 것만 같았다.
급격히 쾌감이 더해갔다. 밀물처럼 그것은 밀려온다.

"잠깐! 끝나버릴 것만 같아. 잠시만 기다려 줘."

아이가와는 루리꼬에게 일단 중지를 시켰다.
루리꼬는 애무를 중단하고 그 자리에서 일어섰다.
뒤로 돌아갈까 하고 루리꼬는 물었다.
아이가와는 끄덕이고 그녀는 등쪽으로 옮겨갔다.
아이가와는 두 다리를 벌려주었다.
다리 사이로 루리꼬는 밀고 들어갔다. 살이 오른 엉덩이가 아이가와
의 남성에 부딪쳤다.
아이가와는 몸을 내밀었다.
두 사람의 몸은 충분히 접근된 상태이다.
아이가와는 손으로 남성을 받쳐주었다. 그리고 루리꼬의 엉덩이가
갈려진 곳으로 아랫부분을 밀어붙였다.
위치가 정해진 것이다.
루리꼬는 이런 자세를 좋아하는 듯 했다.
천천히 루리꼬는 몸을 올려온다. 살이 오른 엉덩이가 아이가와의 하
복부에 밀착한다. 묵직하고 따뜻한 쾌감이 아이가와의 남성을 감싼다.
루리꼬의 몸이 부드러워진데도 문제가 있다. 조여드는 힘이 약하다
고 생각했으나 움직이는 동안에 딱딱하지 않은 쾌감이 남성을 힘있게
감싼다.
쾌감이 남성으로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그 감촉이 확인되자 남성이
녹아 내릴 것 같다.
루리꼬의 체격은 늘씬한 편이다. 예리한 쾌감을 연상케 하는 몸매
다.
그러나 안아보니 쾌감은 무게가 있고 따뜻하다. 체내가 완전히 성숙
된 기분이다.
걸터앉은 탓으로 아이가와는 움직일 수가 없다.
앞으로 몸을 구부리며 루리꼬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루리꼬는 불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들판에서 소변을 보고 있는
시골 농부의 자세처럼 앞으로 몸을 내밀고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다.
그대로 움직이고 있다.
뒤로 몸을 내밀었을 때는 체중을 아이가와에게 맡기지 않을 수가 없
었다.
엉덩이는 아이가와의 하복부에 걸려 있다. 그런 상태로 하복부에서
체중을 받고 있으니 루리꼬의 엉덩이는 단단하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된다.
가랑이 사이에 힘이 있다. 남성을 감싸는 감촉만은 억센 듯 하다.
잠시 동안 루리꼬는 입을 다물고 몸만 움직이고 있었다.
이윽고 신음을 시작했다.
거친 호흡과 함께 목소리도 달라진다.
맑은 목소리로 변한다.
루리꼬는 드디어 경련을 일으킨다. 가느다란 비명이 새어나왔다.
등을 구부린 채 두 손을 무릎에 올려놓고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발치가 움직이고 있다. 아이가와는 두
손을 루리꼬의 허리를 받쳐주고 있어야 했다.
루리꼬는 이윽고 몸을 떼어놓았다.
자세는 엎드린 그대로였다.
뒷손질로 남성을 잡아 엉덩이의 갈린 틈 사이로 인도했다. 위치를
정하고는 몸을 서서히 움직인다.
아까보다는 더욱 억세게 남성이 조여드는 것 같았다. 아파올 정도이
다.
뒷창문으로 아이가와는 루리꼬에게 들어간 것이다.
그런 결합을 루리꼬는 좋아했다.
그녀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구멍으로 신음소리가 터져나온다.

"아아, 닿고 있어. 닿고 있다고요."

그녀는 중얼거렸다.
다른 각도에서 진주의 자극을 받는 것이 견딜 수 없이 좋은 듯 하
다.
이윽고 루리꼬는 다시 경련을 일으켰다.
쾌락이 아이가와의 남성을 조여댄다. 한 방울 남기지 않고 활력을
쥐어 짜본다는 기세였다.
아이가와는 쇼파의 가장자리를 움켜잡았다.
루리꼬는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등을 굽히고 손으로 두 무릎을 누르고 있다. 무
릎을 간신히 세우는 듯 했다. 흡사 깊숙히 머리 숙여 절을 하고 있는
자세이다. 간신히 버티고 서 있는 듯 했다.
견디고 있는 만큼 엉덩이에 힘이 들어간다. 뒷창에서 침입한 아이가
와의 남성은 아플 정도로 조여들고 있었다.
아까부터 아이가와의 몸에는 쾌락이 머리를 쳐들고 있다.
그렇다고 끝낼 수는 없다.
조여드는 힘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쾌락의 파도가 막혀버린 듯 했
다. 일정한 속도로 밀려오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와는 신음했다. 이대로 끝내 버릴 수는 없다.
마음만이 아니라 선 채로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그대로 밀고 갈 것
인가, 그대로 견뎌내야 하나,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루리꼬는 한숨을 쉬었다.
이제사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숨소리도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아이가와의 남성을 꼭 받아들인 채 단단한 엉덩이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느끼나? 아프지 않나?"

아이가와는 물어보았다.
뒤쪽 창으로 남성을 받아들인 여자에게 어떤 쾌락이 있는지 짐작조
차 가질 않는다. 약간의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 오히려 자극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지 않다고 루리꼬는 대답했다.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내가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 더욱 느껴요."

"자신이 만지작거린다니. 그래, 자기 것을 만지고 있구만."

"해도 되나요? 기분 나쁘지 않아요?"

"기분이야 나쁘지 않지만, 이상한데 신경을 쓰는군."

"그래요, 아이가와씨가 있는데 자위한다는 것은 실례가 안될까?"

"실례가 무슨 실례야. 남녀 사이에서 무슨 규칙이라도 있나?"

천천히 루리꼬는 움직임을 계속한다. 두 다리를 약간 벌리고 있다.
흰 등을 옆으로 얼굴을 돌려 아이가와를 돌아보았다.
루리꼬는 바른 손을 하복부로 가져갔다. 팽팽하게 살이 오른 좌우의
넓적다리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다.
당장에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말소리가 새어나온다.
단단한 엉덩이가 아이가와의 하복부에 닿았다가 떨어졌다가 한다.
순식간에 루리꼬는 정상으로 뛰어올랐다.
쾌락에 도달하기에는 자위가 가장 빠른 것이다.
신음하면서 루리꼬는 몸을 뒤틀었다. 더 할 나위없는 음탕한 자세이
다.
거기에 말려든 아이가와도 눈이 캄캄해지는 세계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이가와의 남성은 조여들고 있지만 끝나지 않았다.
여자의 섹스부분보다 훨씬 강한 벽이 활력의 분출을 방해하고 있는 것
이다.
아이가와는 초조해져서 몸을 움직여 보았다.

"아직 끝나지 않았나요?"

가느다란 목소리로 루리꼬가 물었다.
다음 순간 정신이 가물가물해질 만큼의 신선한 쾌락이 아이가와에게
다가왔다. 루리꼬의 손이 아래에서 남성의 아래쪽을 자극해 온 것이
다.
신음하면서 아이가와는 루리꼬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4. 화녀의 조건>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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