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여인의 마을 4권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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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431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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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가정 주부

엔타로 아버지는 금세 돌아왔다. 대문에 서서,
"애들아, 나 왔다."
하고 외쳤다.
집에서 나가기 전에 어머니는 소금 한 접시를 대문 안쪽에 준비해 놓고 있었다.
가나에가 모기장 밖으로 나가 대문으로 다가가더니, 그 소금을 아버지께 뿌리며 입을 열었다.
"어머니는?"
"30분 있다가 올 거야."
"아아, 안심이다."
가나에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엔타로는 가나에가 유방이 부풀고 있어도 아직 어린애라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혼자가 아니었다. 뒤에 요루마쯔가 따라 들어왔다.
"오랜만이다."
요루마쯔와 인사를 주고받은 엔타로는 모기장 밖으로 나가 등불을 켰다.
동생 가나에는 모기장 속에서 모로 누워 엷은 홑이불을 덮고 있었다.
요루마쯔는 엔타로에게 다가와 말했다.
"고등과 남자들만의 모임이 있어."
꽤나 큰 소리였다.
"엔타로도 한 번 와 보지 않겠어? 많은 사람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지."
엔타로 아버지가 옆방으로 가는 것을 본 요루마쯔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실은 회합이 아니라 야간 침투야."
"야간 침투? 그럼 네가 주인공이니?"
"아니. 난 신발 챙기는 사람……."
"어디 가 보자."
그래서 엔타로는 큰 소리로 아버지에게 얘기해 외출 허락을 받았다.
"가는 것은 좋지만 빨리 돌아왔야 한다. 사람이 세상을 떠난 밤이란 말이다."
"알겠습니다."
엔타로가 요루마쯔와 함께 밖으로 나가려 할 때였다.
"가지 마!"
하고 가나에가 고함을 질렀다.
"오빠는 오늘 밤 밖에 나가면 안 돼."
"왜 안 된다는 거니?"
"글쎄, 안 된다면 안 되는 줄 알아!"
가나에는 윗몸을 일으키고 심각한 표정으로 단호히 말했다.
그 모습엔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어른 같은 박력이 있었다.
엔타로는 거역할 의지를 상실했다.
"알았다, 알았어. 그럼 가지 말지 뭐. 요루마쯔, 다음에 갈 테니 오늘은 혼자 가거라."
"그래, 가나에가 반대하면 어쩔 수 없지."
마음씨 좋은 요루마쯔는 기분 상한 기색도 없이 밝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아버지는 등불을 끄고 모기장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코를 골기 시작했다.
가나에가 말했다.
"오빠도 자지 그래. 어머니가 돌아오시면 내가 소금 뿌려 드릴게."
"너도 고등과에 올라가니 어른이구나."
잠시 뒤 가나에가 또 말했다.
"오빠는 중학생이야. 불량배들 야간 침투의 심부름이나 해선 안 돼요."
"너, 야간 침투가 뭐 하는 건지 아니?"
"알아."
엔타로는 가나에 쪽으로 다가갔다.
"어느 정도 깊이 아니?"
"여자는 시집가기 전까지 정조를 지켜야 해. 야간 침투는 그것을 깨는 못된 짓이야."
"정조가 뭔데?"
"알지만 말하지 않겠어."
가나에는 어둠 속에 누워 천장을 향해 입을 다물었다.
'여자는 남자보다 빨리 아는 거로군.'
이 정도면 무지하지 때문에 당하는 일은 없겠지, 하고 엔타로는 마음 든든해졌다.

아침 6시, 엔타로는 목검을 들고 운동복 차림으로 마당에 나갔다.
그는 이웃에 피해가 될까 하여 소리는 지르지 않고 목검을 휘둘렀다. 이것은 하숙집에서도 날마다 하는 일이었다. 20분 정도 계속하니 땀이 흠뻑 났다.
몸을 씻으러 뒷뜰에 있는 우물에 가려고 연못 쪽을 바라보니, 아레네 집 개인 사부가 자두나무 밑에 앉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엔타로는 멈춰 섰다.
"사부."
엔타로가 부르자 사부는 꼬리를 흔들며 달려왔다.
엔타로는 사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지금 아레 누나가 와 있구나.'
하고 직감했다. 사부가 그것을 알려 주려고 온 것이다.
엔타로는 사부와 눈을 맞췄다.
"아레 누나가 집에 돌아왔니?"
그러나 개는 대답이 없었다. 가볍게 짖을 뿐이었다.
사부는 갑자기 달아나 자두나무 밑에서 멎고는, 이쪽을 잠시 보고 다시 달아났다. 생나무 울타리 저쪽으로 사라졌다.
엔타로는 발가벗고 냉수를 머리서부터 끼얹었다.
'분명히 아레 누나는 집에 와 있다. 그러나 부인이 된 아레를 만나러 가도 되는지…….'
사부는 짐승이니 인륜을 모르고 친절하게 알려 주려 온 것일까? 아레의 본뜻은 아니겠지. 엔타로는 그것 때문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어머니가 나왔다.
"일찍 일어났구나. 더 자도 되는데……."
"인생 최대의 적은 아침에 늦잠 자는 것이라고 담임 선생님이 말씀하셨어요."
"허, 중학교에서는 그런 것까지 감독하니?"
"그럼요. 길을 걸어갈 때 손 흔드는 것이며, 다리 옮기는 방식, 허리펴기, 그리고 앉는 자세 모든 것을 꼼꼼히 지시해 줘요."
엔타로는 어머니 옆에 붙어 신나게 설명하며 집 뒤의 밭으로 갔다. 된장국 끓이는 데 쓸 감자를 캐고 부추 줄거리를 뜯었다.
가나에가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설 때, 엔타로는 먼저 길까지 나가 길을 끼고 흐르는 도랑물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
가나에는 오빠 옆을 지나치며 인사했다.
"학교 갔다올게."
엔타로는 일어서서 누이동생의 앞을 가로막았다.
"아레 누나가 집에 오지 않았어?"
"오빠, 아직 만나지 못했어? 어제 저녁에 인사하러 왔었는데……. 예뻐졌어. 요시가와 선생 부인과는 차원이 틀려. 오빠 놀러가면 좋아할 거야."
"나는 중학생이야. 결코 놀러갈 수 없어."
"흥."
엔타로는 가나에의 길을 열어 줬다.
"어서 가거라."
"오늘 학교에 오겠어?"
"생각 중이야. 요시가와 선생, 그리고 모두를 만나 보고 싶긴 해."
중학교에 들어갔다고 으스댄다는 소리를 남들에게 들어선 안 된다. 사실, 그것 때문에 주저하는 것이다.
"올려면 점심때까지 와. 오늘 오후에 수업이 없어. 도시락도 가져가지 않아."
'아레 누나가 집에 온 것은 단순한 친정 나들이가 아니라,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돌아온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생긴 것은 가나에가 멀리까지 간 뒤였다. 가나에를 큰 소리로 불러 물어 보기가 쑥스러웠다.
집에 들어간 엔타로는 아버지에게 물었다.
"오늘, 제가 도와 드릴 일 없어요?"
"오늘은 괜찮아. 자질구레한 일뿐이야."
아버지의 대답을 듣고, 이번엔 어머니를 향했다.
"아까 가나에가 그러던데, 아레 누나가 집에 와 있다면서요?"
"응, 그래. 시간 봐서 교모 쓰고 인사해라. 좀 쉬려고 친정에 왔다고 하더라."
"그럼 안심이다. 난 혹시나 부부 싸움 하고 돌아왔나 하고 걱정했지."
"그런 일 없어. 그애는 영리한걸. 그럴 리가 있겠니?"
"배는 아직 부르지 않았어요?"
"아직 애가 들어선 것 같진 않더라. 그 문제는 억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안달해도 소용없는 일이지."
엔타로는 10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한 뒤 중학생 교복을 입고 모자를 썼다.
"잠깐 다녀오겠습니다."
일부러 어머니에게 말하고는 아네레 집으로 갔다.
'아레 누나를 시집가고 처음 만난다. 어떻게 변해 있을까? 분명 더 어른다워졌을 거야.'
엔타로는 지난 날의 친하던 내색을 조금이라도 나타내선 안 된다고 다짐했다.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싶어 오지 않았다는 것을 우선 알게 해야 하는 것이다.
엔타로는 긴장된 얼굴로 열려 있는 대문에 접근해 갔다.
반갑다는 듯 사부가 끙끙대며 꼬리를 흔들고 다가왔다.
엔타로는 쭈그려 앉아 사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때였다.
"어머나, 엔타로!"
구슬을 굴리는 것은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 왔다. 어김없이 아레의 목소리였다.
사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얼굴을 들었을 때, 간이복 차림의 아레가 마루에 서 있었다.
키가 몹시 커 보였다. 헤어 스타일이 바뀌어 어른이 되었음을 상징하고 있었다.
엔타로는 차려 자세를 취하고 학교 전통에 따른 거수 경례를 했다.
아레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어서 올라와. 지금 막 차를 끓이려고 하던 참이야."
엔타로를 맞아들이는 태도가 여간 부드럽지 않았다.
그제야 비로소 엔타로는,
"오랜만입니다. 안녕하셨어요?"
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그럼, 늘 잘 지냈지. 엔타로도 칵에 잘 다녔겠지? 자, 아무튼 올라와."
엔타로는 안내하는 대로 방에 들어가 앉았다.
아레도 무릎이 닿을락말락하게 곁에 앉았다.
"1학기 성적 어떻게 됐어?"
"예……."
엔타로는 손에 들고 온 보자기를 풀어 통지표를 꺼냈다.
"이것을 보여 드리려고 왔어요."
"그래? 고맙다."
아레는 통지표를 훑어보았다.
"야, 너무 잘했다."
아레는 감탄하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다시 자세를 살펴보며 계속 고개를 끄덕였다.
"시골 학교에서 중학교에 들어가 이 정도 성적을 올렸으면 정말 잘한거야. 이제야 마음이 놓여."
아레는 통지표를 뒷면까지 샅샅이 살펴보고는 자기 손으로 보자기에 얌전하게 싸 놓았다.
"자, 차를 끓이자."
아레는 일어섰다.
그제야 비로소 엔타로는 이 집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아저씨, 아주머니는?"
"다 밭에 가셨어. 나도 이젠 이 집 손님이야. 농삿일을 거들지 않아도 돼."
처녀 시절보다 좀 야윈 느낌이 들었으나, 동작은 느긋하고 부드러웠다. 얼굴과 말솜씨도 특별하게 변한 게 없고, 역시 예전의 아레 그 모습이었다.
엔타로는 긴장이 누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부엌으로 가면서 아레는 상관없다는 듯이 말했다.
"더우니까 바지도 윗도리도 벗고 있어."
이 말을 듣고 엔타로는 놀랐다. 하지만 곧,
'그렇구나. 나는 아직 어리니까, 하의만 입고 있어도 괜찮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학교의 전통으로는 남의 집에서 흐트러진 복장으로 버릇없이 행동해선 안 된다.
아레가 쟁반에 차와 과자를 담아 왔을 때, 엔타로는 책상다리를 틀고 앉아 있었다. 바지도 상의도 입은 채 그대로였다.
방에 들어올 때 벗은 교모도 보자기 위에 정확하게 얹어 놓고 있었다.
아레는 자리에 앉으며 웃었다.
"중학생은 남의 집에선 복장을 단정하게 하고 있어야 한다 이건가?"
아레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여긴 나만 있어. 낯선 집에서 하는 행위는 필요 없어."
그 말의 내용보다도 왠지 못마땅하다는 말투였다.
엔타로는 갑자기 남근 뿌리가 뜨거워졌다.
'큰일이다.'
내심 질리는 심정 속에 엔타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래도 학교 규칙이니……."
"규칙이라 해도 교칙으로 정한 건 아니지? 그런 마음가짐이면 되는 거야. 형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어."
더 이상 거절하면 미움을 받을 것 같았다.
그래서 엔타로는 미소짓는 기분이 되어,
"누나에겐 당할 수 없어."
하고 웃옷을 벗었다. 아레는 그것을 받아 벽에 걸었다.
"바지도 벗어."
아레는 자기 생각을 고집했다.
"어차피 너는 오늘 마음놓고 이야기하다가 점심에 국수 먹고 돌아가면 돼. 내 말 대로 안 하면 보내지 않겠어."
'역시 누나는 다른 사람으로 변하지 않았구나.'
엔타로는 이렇게 생각했다. 머리보다도 먼저 남근이 눈치 빠르게 그것을 감지했다. 그러자 긴장하고 있던 그것이 크게 부풀어올랐다.
드디어 바지를 벗고 싶어졌다.
다행히도 아레는 바지 벗는 것을 더 이상 고집하고 않고, 차와 과자를 권했다.
"기꾸 아가씨와 사이좋게 지내고 있지?"
아레는 빛나는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
이쪽에서도 정면으로 그 눈을 마주보았다.
"예."
"여학생 새로 사귀지 않았어? 이성 교제는 하고 있니?"
엔타로는 기꾸 이야기를 자세히 물어 볼 것으로 생각하고 각오하고 있었는데, 아레는 화제를 싹 바꿔 버렸다.
엔타로는 입을 열었다.
"한 여자와 이야기했어요. 노부오와 사귀는 4학년생이고, 무서운 말괄량이 아가씨죠. 말과 자전거를 즐겨 타요. 여선생보다 무서운 여자래요."
엔타로가 갑자기 웅변조로 늘어놓은 것은, 요시코는 마음에 들거나 가슴 설레이는 느낌이 전혀 없는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남근은 바지 속에서 계속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레는 요시코의 이름과 말괄량이 행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어머, 노부오가 그 여자와 친해? 재미있는 짝이로군."
아레는 다소 의외라는 느낌을 받은 것 같았다.
금세 다시 엔타로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기꾸 이외에는 좋아하는 여자가 없었다는 이야기지?"
아레는 화제를 기꾸에게로 되돌렸다.
기꾸와 친한 것은 아레의 바람이었고, 아레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기에 숨길 이유가 없었다.
"예."
엔타로에게는 속인다는 기분은 없었다. 나미는 '좋아하는 여자'의 범주에 넣지 않아도 된다.
아레의 오른손이 엔타로의 어깨에 얹혀졌다.
그 감촉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었다.
닿은 부위에 야릇한 느낌이 감돌았다. 그의 남근과 그 주변이 불같이 뜨거워졌다.
'내 몸이 왜 이러지?'
엔타로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아레와의 과거 즐거움이 강하게 남아 있음을 생각나게 하는 반응이었다.
"기꾸는 기꺼이 흥해 주고 있어?"
아레는 속삭이듯이 물어 보았다.
'가정 주부'라는 어른 세계에 들어간 아레는 결혼 전의 일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느닷없지요.엔타로의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해 오니, 엔타로는 머리가 뜨거워졌다.
엔타로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아레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아레의 눈은 젖어 있으며 아름다움이 넘치고 있었다. 예전처럼 변함없이 호의적이라고 생각했다.
"주무르는 방법, 그 애가 금방 익혔어?"
"예."
엔타로는 자신해선 안 된다는 경계 심리도 생겼다.
아레의 따뜻한 대우는 향수와 비슷한 것이다. 과거의 비밀 행위가 재현될 수 있다고 기대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기꾸의 여자다움을 보고해야 하지 않겠는가.
엔타로가 말했다.
"기꾸도 만져 주면 다리까지 젖어 내려요."
"당연한 일이지. 엔타로가 잘생겼으니, 그 아가씨도 금방 좋아하게 됐을 거야. 하지만……."
아레는 어깨에 힘을 가했다.
"아직 그 아가씨 속에 들어가진 못했겠지?"
아레가 그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겨우 알게 되었다.
엔타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엔타로는,
'보물 주변에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보고할 것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입으로는 딴 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도해 보긴 했어요."
"어머, 시도했어? 그래, 어떠했어?"
아레는 다급하게 물었다.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은 엔타로의 첫 마디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과정에서 성공하지 못했는가, 아레는 그것이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 애가 금방 '아파', 하고 호소해서 그 즉시 물러서고 말았어요."
"야아, 잘했다. 아픈 데까지 밀고 갔었어?"
"예."
"잘했다. 잘도 판단했구나. 정말 용하다."
"기꾸가 아프다고 하고, 너무 어리니 그만두는 게 당연하지요. 조금 밀어붙이면 어떻게 될까 시험해 본 것일 뿐, 비교적 평범한 기분이었어요."
"그 점이 훌륭해. 기꾸도 그와 같은 너를 신뢰하기 때문에 싫어하지 않았을 거야. 그 아가씨, 네 손으로 나처럼 되어졌어?"
"예."
"네 보물을 기꺼이 주물러 줘? 애정이 깃들어 있어?"
"예. 요전에는 입에 넣어 주기까지 했어요."
"어머나!"
아레는 숨을 들이쉬고 나서 말했다.
"그렇다면 염려없다. 안심해도 되겠어.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라."
그렇게 말하면서도 그 어조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다소 서먹서먹함이 가미되어 있었다.
'내가 지나쳤나 보다. 질문 이외의 일을 털어놓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지.'
엔타로는 자기 자신을 나무라고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요시가와 선생이 결혼했다는데요."
아레는 시집과 같은 마을이니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됐어. 결국 처가살이야."
"처가살이요?"
"그래. 색시가 대단히 요염하지."
아레의 손이 물러가고, 앉은 자리도 멀어졌다.
엔타로는 남근이 사그러드는 것을 느꼈다.
그 원인이 아레의 태도 변화 때문이라 판단했다.
'보물은 민감하고 정확하기도 하지.'
위기가 사라졌다고 느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의 남근은 금세 작아졌다.
"누나, 시집 동네에서는 모두들 아껴 주지요?"
이렇게 질문할 여유가 생겼다.
아레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는 모든 분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어. 그러니 안심해."
아레는 밝은 기분으로 대답했다.
엔타로는 실은 신혼 부부의 잠자리에 대해 물어 보고 싶었으나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예, 안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엔타로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역시 이 여자와 나는 서로 평범한 남남이 되었구나.'
엔타로는 체념에 가까운 심정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 후로는 부드럽게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엔타로는 차를 마시고 과자를 먹었다.
아레가 방 안에서 일어서서 등 뒤로 돌아갔을 때도 엔타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아레는 느닷없이 양 어깨에 두 손을 얹고 힘을 가해 왔다.
하지만 엔타로는 계속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 선생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엔타로의 머리에 따뜻한 입김이 와 닿았다.
"엔타로, 홍수 나던 밤, 나미 아주머니를 재워 주고 아무 일 없었어?"
아레는 엔타로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아레의 입에서 나미의 이름이 튀어나오리라고는 전혀 짐작조차 하지 않았다.
엔타로는 아연한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아주머니가 비밀을 사람들에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자고 왔다는 사실만 평범한 표정으로 말했겠지. 그 말이 돌고 돌아 아레 누나 귀에까지 들어갔을 것이고……. 아레 누나는 아주머니가 젊고 예쁜여자로서 친정에 와 있기 때문에 다소 마음에 걸리는 정도이겠지.'
계속해서 떠오른 생각은,
'아레에게 아주머니와의 비밀을 고백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었다.
아레의 기분을 상하게 할 우려가 있겠지만, 솔직히 고백하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엔타로는 금방 고개를 저었다.
'나는 괜찮다 해도, 언젠가 좋은 곳으로 재혼해야 할 어주머니를 위해선 안 되지.'
엔타로는 심호흡을 한 다음 대답했다.
"아주머니가 친정에 돌아오게 된 사유를 자세히 말해 주었어요."
"그 말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어? 그 아우머니, 도시 아가씨처럼 손이 고와. 그런 느낌 받지 않았어?"
엔타로는 그 손으로 애무를 받았으니 당연히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여기서 섣불리 시인해선 안 된다.
"글쎄요, 그런 것은 느끼지 못했는데요."
"그래?"
아레는 엔타로의 귀에 입을 댔다.
혀를 귓속에 넣고 핥았다.
"주무르는 것도 몰랐어?"
'아레 누나는 뭔가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알 턱이 없지. 단순한 질문인데 걸려들면 안 돼.'
엔타로는 열심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런 일은 전혀 없었어요. 이야기만 해 줬어요."
"게이지로 선생에 대한 이야기도 없었어?"
"들었어요. 아주머니와 친했나 봐요. 누나도 아는 사람인가요?"
"그 당시에 나는 학생이었어. 게이지로는 남자답고, 잘생기고, 잘 가르치는 선생이었지. 학교 학생들은 게이지로 선생과 나미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어. 어울리는 한 쌍이고, 장래 부부가 될 것이라고 모두 축복하고 있었어. 하지만 나미 아주머니가 선생을 배반하고 딴데로 시집을 가버렸어. 선생은 실의에 빠진 나머지, 학교를 그만두고 도쿄로 가 버렸지."
"선생과의 관계와 이혼 사유 등, 그런 추억담만 이야기했다. 이 말이지? 너는 이제 의젓한 중학생이야. 어린애가 아니야.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아주머니는 어른이고, 나는 1학년 소년이에요. 노부오 정도의 나이라면 몰라도 무슨 일 있었겠어요?"
"1학년 소년이라 하지만, 지난 겨울부터 벌써 힘차게 사정을 하지 않니?"
엔타로의 옷 속에 아레의 손이 갑자기 들어왔다. 오른쪽 젖꼭지를 세손가락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아레가 아직 관계없는 남이 아니다(비록 남이지만 지금 되돌아왔다) 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엔타로는 행복감에 넘쳤다.
그와 동시에 평온하게 되돌아가 있던 남근에 불이 붙어, 대번에 뜨거워졌다. 단숨에 부풀어올랐다.
그런 와중에도 엔타로는 계속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그것을 모릅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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