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검궁인 의 건곤일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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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281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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乾坤一擲

제1권 9장 정략청혼(政略請婚)



주천운은 시간이 흐를수록 뇌정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비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그는 철혈전주의 대제자라는 신분이었다. 그 신분은 커다란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철혈전은 구전 중에서 표면적으로 가장 두드러지는 세력이었다. 그 외의 세력들, 이를테면 천외전이나 숭양전 등은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신공전(神工殿) 또한 이름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무력(武力)과는 큰 관련이 없는 세력이었다.

신공전의 인물들은 대체로 잡가(雜家)에 속한 위인들로서 장인(匠人)들이나 의원, 또는 잡다한 소질을 가지고 있는 부류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주천운이 특이하게 여긴 것은 군마전(群魔殿)이었다.

군마전은 여타의 세력에 비해 완숙했다. 그것은 군마전의 인물들이 과거에 이름을 날리던 마도인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개개인이 일가를 이루었던 마도인들로서 군마전에 소속되어 독자적인 영역을 이루었다.

군마전주는 감리탁마(坎離卓磨)라는 이름의 거마로서 별호는 잠혈종(潛血宗)이라고 했다.

잠혈종은 지난 사도(邪道)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모든 인물들의 안색이 변하고 말았던 신화적인 거마였다. 그런 그가 강호에서 사라진 것이 20년 전.

강호에서는 잠혈종으로 인해 정도무림인들이 기를 펴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실종됨으로써 사도는 기세가 꺾였고 정도는 반대로 무림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그런 그가 지금 뇌정각의 군마전주가 되어 있다니 . 정녕 놀랄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주천운은 보름이 지나는 동안 뇌정각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가 파악한 가장 중요한 사실은 뇌정각을 이루는 인물들이 과거 무림에서 흔적도 없이 실종되었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정녕 이해하지 못할 일이 있었다. 그들이 뇌정각의 구전으로 나뉘어 20년 동안 침묵하고 있었던 까닭이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따라서 많은 것을 알게 되면 될수록 의문은 더더욱 깊어졌다.

주천운은 뇌정각주에 대해 여러 차례 알아보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에 그치고 말았다. 실상 아무도 그에게 뇌정각주에 대해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들 역시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결국 주천운은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구전에서 뇌정각주에 대해 알고 있는 자는 전주급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대체 뇌정각주는 어떤 인물이기에 이토록 신비에 쌓여 있단 말인가?'

그는 물론 이 곳에 들어오기 전 뇌정각에 대해서 많은 조사를 하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은 뇌정각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었다. 새삼 확인하는 것이지만 뇌정각의 모든 것은 여전히 비밀에 덮여 있었다. 철혈전의 후원에서 주천운은 명상에 잠겼다.

'내 나이 불과 여덟살 때였다. 아버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어머님께서 아버님이 즐겨 입으시던 의삼을 안고 구슬피 우는 것을 보았을 때였다. 당시 어머님은 어린 나를 안고 섧게 흐느끼셨다. 지금도 기억한다. 당시 어머님께서 애통해 하시며 내게 하시던 말씀을 .'

주천운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유성 하나가 긴 꼬리를 끌며 떨어졌다.

'운아. 네 아버님은 흑흑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셨단다. 아아 네가 이렇게 어리지만 않았어도 이 어미가 이렇게 절망을 하겠느냐?'

주천운은 슬피 우시던 모친의 모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했다.

아버님의 죽음 이후로 몸이 허약했던 모친은 몸져 눕게 되었고 기어이 어린 주천운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운명하고 말았다.

그때 주천운은 세상이 자기에게 등을 돌리는 것으로 알았다. 그는 어머니의 무덤 앞에서 울다가 기절을 했다. 깨어났을 땐 이미 가련산으로 옮겨진 후였다.

결국 어린 주천운은 기련팔마와 함께 살게 된 것이다.

후에 안 일이지만 기련팔마는 그가 어머니와 함께 살던 장원 주위에서 농사를 짓던 노인들로서 암중에 그들 모자를 지키던 인물이었던 것이다.

기련산으로 들어온 이후 기련팔마는 주천운을 소주(小主)라고 불렀다.

'아버님과 그들은 주종관계였다. 아버님께서 그들을 거두셨다고 했다. 나는 팔마에게서 무공을 닦았고 후에 고독노인과 철노인에게서 상승의 검학을 익혔다.'

검마와 검노는 무림의 양대검종이었다. 그런 그들 역시 부친의 수하였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주천운은 부친에 대해 그들에게 물어보았으나 그들은 그때마다 탄식을 할 뿐 정확한 내력을 가르쳐 주는 법이 없었다.

겨우 부친이 뇌정각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15세때였다.

검마와 검노는 어떤 일을 두고 몹시 언쟁을 벌이다가 다음날 아침 결심을 한 듯이 주천운을 불러 그런 사실을 밝힌 것이었다.

그때 검마와 검노가 했던 말을 주천운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소주. 운명은 스스로 극복하셔야 합니다. 주공께서 돌아가신 것은 어쩌면 하늘의 뜻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소주께서 주공의 길을 걷게 될 지 그것은 이 늙은이들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때 주천운은 단호하게 말했었다.

'아버님께서 걸으신 길이라면 나 역시 따를 것이오.'

그 말에 두 노인의 안색이 어두워졌던 것을 그는 보았다. 내친 김에 주천운은 뇌정각에 대해서도 물었었다.

두 노인은 깜짝 놀라는 듯했다.

어린 주천운이 뇌정각을 거론하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들은 한 동안 주천운을 응시한 것이다.

결국 한 마디의 말을 듣기는 들었다.

'주공께서 하셨던 일을 우리는 알지 못하오. 다만 주공은 우리들로 하여금 주모와 소주를 지키라는 명을 내리셨을 뿐이오. 뇌정각은 무림의 신비단체를 말한다고 들었을 뿐 노노들도 거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반 없소이다.'

그들이 무엇인가를 숨기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었으나 그들은 더이상 입을 열지 않았었다.

그로부터 반 년 후. 끈질기게 캐물었던 결과로 주천운은 검마 철무쌍에게 한마디를 더 들을 수 있었다.

'주공의 죽음은 뇌정각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주공의 당부가 있었기에 말씀드릴 수가 없소이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때부터 주천운은 자신이 직접 부친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리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결국 홀로 기련산을 떠났던 것이다.

그날 이후로 강호를 유람하면서 주천운은 자신의 신념을 더욱 굳혔다. 그리고 결국 야비하지만 하나의 술수를 써서 이 곳까지 뛰어들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너무도 막막하다. 뇌정각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이라곤 너무도 적다. 다만 내가 어렴풋이 느끼는 것이라곤 .'

주천운의 시선이 뇌정각의 거대한 전각으로 향했다.

'바로 저 곳! 볼 때마다 나는 뇌정각의 모습과 아버님의 모습이 닮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 아버님은 바로 뇌정각의 .'

언뜻 주천운의 눈에서 불꽃같은 안광이 발해졌다.

'뇌정각은 이십 년 전에 세워졌다. 어쩌면 뇌정각을 세운 사람은 바로 아버님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뇌정각을 바라보는 주천운의 얼굴에 차디찬 기운이 덮이고 있었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아버님께서 돌아가신 이유도 이 곳 뇌정각에 있다. 구전을 포함하여 뇌정각의 인물들이라면 결코 그 혐의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갑자기 주천운은 고개를 돌렸다. 인기척을 느낀 것이었다.

"빙화 ?"

그는 흠칫했다. 그녀가 소리도 없이 다가온 것을 눈치채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문득 빙화를 바라보던 주천운은 섬칫했다. 빙화의 눈에서 사기(邪氣)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빙화는 선악을 모르는 소녀다. 반면 무서울 정도로 오성이 뛰어나 한 번 본 것은 무엇이든 습득을 한다. 그렇다면 사악한 것도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빙화가 어떤 길을 걷게 될는지는 나 역시 알 수 없는 일이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착잡한 기분이 들었다.

'빙화가 사악한 길로 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 자칫하면 일대 마녀가 될 지도 모르지 않은가?'

그러나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빙화. 왜 나왔느냐? 책 읽는 것이 지겨우냐?"

빙화는 미소했다.

"아니 요. 그냥 ."

"그냥?"

"주인님이 보고 싶어서 ."

주천운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빙화가 놀라울 정도로 자신에게 집착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완화시키기 위해서 그녀에게 책을 읽게 만들었다.

빙화는 몇 자를 가르쳐 주면 즉시 이해했다. 따라서 책을 읽어 그녀가 백치상태에서 깨어나도록 시도하고 있었다. 반응이 좋았다. 그녀는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있었다.

"가자. 서재까지 데려다 주마."

빙화는 기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깨끗하게 손질되어 있는 화원 속에서 양몽경은 전지(剪枝)하던 손길을 멈추며 물었다.

"무슨 일인가?"

슷!

자신이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을 간단히 눈치 챈 양몽경의 청력에 다소 놀라며 주천운은 입을 열었다.

"이제 보니 노인장의 이목은 매우 영민하구려."

양몽경은 신비한 웃음을 지었다.

"아직 그렇게 늙지는 않았지. 한데 무슨 일인가? 남의 이목을 조심해야 하거늘 ."

그의 눈살이 약간 찌푸러졌다.

"알고 있소. 하지만 물어볼 것이 있어 왔소이다."

"물어볼 것?"

주천운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이 곳에 온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소. 하지만 뇌정각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은 것같소이다. 나는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이오."

"무엇이 그리 궁금하단 말인가?"

"가장 궁금한 것은 뇌정각주에 관한 것이오."

" !"

양몽경의 안색이 굳어지는 것을 주천운은 놓치지 않았다. 다음 순간 양몽경의 시선이 차갑게 반짝였다.

"자네는 원수를 갚았네. 부모를 죽인 자네의 원수를 갚고 목적을 달성했는데 그 이상의 것을 알 필요가 있을까?"

처음 했던 주천운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있음이 역력했다.

"후후 하지만 나도 인간인 이상 호기심을 억누를 수는 없지 않소? 이 곳은 정말 이상한 곳이오. 각종의 인간들이 모여 있으되 그들은 개별적이고 또 융합되지 않는 것같소. 그러면서도 뇌정각을 절대적으로 신봉하고 있으니 ."

"죽고 싶은가?"

싸늘한 양몽경의 말에 주천운은 주춤했다. 양몽경의 눈에서는 섬뜩한 기운이 쏘아져 나왔다.

"다른 뜻은 없소. 다만 뇌정각주가 누구인지 그것이 궁금할 뿐이오."

"자네가 많은 것을 알면 그만큼 위험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각주는 뇌정각의 근원이며 힘의 상징이네. 그 이상을 알려고 한다면 자네의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네."

주천운은 코웃음을 쳤다.

"겁을 주는 것이오?"

"한때의 호기심으로로 일을 망치려 들지 말라는 뜻이네."

양몽경은 차갑게 말하고 등을 돌렸다.

"돌아가게. 구양수에게 의심받을 짓을 하는 것은 신상에 좋지 않은 일이네."

"알고 있소이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주천운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른 용건이 있나?"

양몽경의 음성은 다소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그에게서 더이상 뇌정각주에 대해 알아내기는 힘들다고 판단한 주천운은 화제를 돌렸다.

"한 가지 자문을 구할 것이 있소이다."

"자문?"

"빙화에 관한 것이오."

양몽경은 돌아섰다.

"빙화라니?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주천운은 진지하게 말했다.

"빙화는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한 내력을 가진 한 소녀요. 그녀에 관해 양 노인의 허심탄회한 자문을 듣고 싶소이다."

" ?"

주천운은 빙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는 되도록 그녀에 관한 것을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말했다.

"으음 !"

양몽경은 무거운 신음을 발했다. 그는 주천운의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참 후에 양몽경은 입을 열었다.

"불가사의한 일이군. 그러나 구양수라면 충분히 그런 일을 만들어 낼 수 있지."

그는 눈을 가늘게 하더니 한 동안 침묵했다. 마침내 생각을 정리한 듯이 양몽경이 입을 열었다.

"자네의 말을 듣고 보니 빙화라는 아이는 보통 계집애가 아니네. 자칫하면 향후 절세마녀가 될 지도 모르겠네."

"그 때문에 자문을 구하는 것이오. 무슨 방법이 없겠소? 때때로 그녀의 눈빛이 사기(邪氣)를 띨 때도 있소."

양몽경은 한마디로 잘라 말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네."

"무엇이오?"

"그 아이를 죽이는 것이네."

"그건 안 되오."

주천운은 놀라 소리쳤다. 양몽경은 괴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사소한 인정은 금물이라는 것을 모르나? 만일 그로 인해 앞으로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도리어 그 아이를 불행으로 몰아넣는 결과가 될 것이네."

그러나 주천운은 결코 승복하지 않았다.

"아무리 뭐라고 해도 나는 빙화를 버릴 수 없소이다."

양몽경은 등을 돌렸다.

"그렇다면 할 수 없는 일이지. 하기사 사람의 운명은 스스로 택하는 것이니 어떤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것은 자네가 원한 일이니 자네가 책임지게."

주천운은 차갑게 말했다.

"물론이오. 나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오. 그럼 ."

그는 돌아섰다. 몹시 기분이 상했다.

빙화를 죽여야 한다는 말을 벌써 세 번이나 들었다. 처음에는 철혈쌍비위에게서 였고 두 번째는 구양수에게서 였다.

그리고 지금 양 노인에게서 다시 들은 것이다. 어느 정도 자신을 이해할 줄 알았던 양 노인마저 단호하게 그녀를 죽이라고 하다니 .

실망과 분노를 억누르는 가운데 몇 발자국 걸었을까? 갑자기 그의 발길을 붙들어 매는 목소리가 들렸다.

"껄껄 !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잘라야 하고 나무에 올랐으면 가지라도 분질러야 하지 않은가? 그대로 가면 무슨 소득이 있다는 건가?"

주천운은 빙글 돌아섰다. 그는 협박이라도 하듯 으르릉거렸다.

"빨리 말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 화원이 쑥밭이 될 지도 모르오."

"헛헛헛 ! 이 화원은 노부가 이십 년 이상을 가꾸어 온 것이네. 이제는 정이 들어 친자식같은 느낌이 들거늘 자네가 망친다니, 안 되지, 안 돼!"

갑자기 그는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불을 끌 물이 먼 곳에 있으니 당장에는 별 도리가 없네."

" ?"

"마(魔)를 제압하는 것은 도(道)지. 그 빙화라는 아이에게 정통의 정종내가공부(正宗內家功夫)를 익히게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네. 그러나 워낙에 특이한 체질이므로 일반적인 공부로는 타고난 체질을 용해할 수 없을 것이네."

"그럼 어떤 공부를 익혀야 한다는 것이오?"

"불공(佛功)이네."

" !"

"소림사(少林寺)에 가면 방법이 있을 것이네. 달마역근경(達磨易筋經) 속에는 범인이 따를 수 없는 무한한 불력이 담겨져 있으니 언제고 소림사의 고승에게 부탁을 하면 될 것이네."

주천운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양몽경의 말마따나 가까운데의 불을 먼 곳의 물로 끌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다른 방법은 없겠소?"

"임시방편은 있네."

"어떤 것이오?"

양몽경은 두 눈에 혜광을 번뜩였다.

"그녀의 체질은 선천적인 태음신맥을 타고 났을 것이네. 따라서 음기가 강한 반면 양력이 허약하네. 자네와의 결합으로 얼마간 보충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태양신경(太陽神經)에 취약점이 있지. 그 아이가 자칫 마성에 빠져들 우려가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네."

주천운은 탄복을 금치 못했다. 양몽경의 추리는 정확했다.

"태양신경으로 통하는 혈도를 봉쇄하게. 그 곳으로 흐르는 혈도는 모두 열두 개로써 ."

양몽경은 하나하나 혈도의 명칭을 말했다. 주천운은 혈도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이내 깨달았다.

"과연 ! 그렇게 하면 심마(心魔)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가 있겠구려."

그러나 양몽경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완벽한 것이 아니네. 만일 어떤 연유로든 그 아이에게 사심(邪心)이 깃들게 된다면 막혔던 혈도가 풀려 그때는 더욱 겉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걸세."

주천운은 내심 놀랐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빙화, 그 지순한 여인에게 마력이 깃든다는 것은 너무나 애석한 일이지 않은가?'

주천운은 돌아서려다가 포권을 취했다.

"도움에 감사 드리오."

"가려나?"

"그렇소. 이 곳에 오래 머무는 것은 아무래도 좋은 일보다는 궂은 일이 일어날 확률이 많지 않소? 누가 보기라도 한다면 ."

"그렇긴 하지만 자네에게 줄 것이 있으니 따라오게. 잠시면 되네."

" ?"

주천운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양 노인의 뒤를 따르며 물었다.

"내게 줄 것 ? 무엇이오. 그것이?"

"헛헛! 자네는 벌써 잊었는가? 자네가 노부와의 도박에서 이긴 것을 말일세. 노부가 졌으니 당연히 물건을 내놓아야 할 것이 아닌가?"

주천운은 빙긋 웃었다.

"꽃나무를 다듬는 수법 말이오?"

"헛헛! 꽃나무만 자르는 것은 아닐세.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놈의 목줄기도 끊을 수 있지."

두 사람은 서실로 들어갔다.

서재에는 수천 권이 넘는 고서(古書)가 꽉 차 있었다. 양몽경은 한 쪽 서가에서 한 권의 얇은 책자를 뽑아 주천운에게 내밀었다.

"대단한 것은 아니나 가지치기에는 꽤 쓸모가 있는 것이라네."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주천운을 응시했다. 주천운이 말없이 그것을 받아들자 그는 다시 담담한 기색으로 돌아갔다.

"읽고 난 후에 태워버리게."

몇 장밖에 되지 않는 책자의 표지에는 유도술(柔刀術)이라는 제목이 쓰여 있었다.

" !"

한 동안 표지를 쳐다보던 주천운은 책자를 품속에 집어 넣었다. 그러자 양몽경은 그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한 가지 소문이 들리더군. 자네는 조심해야 할 것이네."

" ?"

"노부가 걱정하는 것은 한 계집아이 때문일세. 그 아이는 군마전주(群魔殿主)의 딸 감리신옥(坎離信玉)일세."

"감리신옥 ?"

"조만간 만나게 될 것이네. 구양수는 불원간 정략결혼(政略結婚)을 할 것이므로."

"정략결혼이라니 ? 대체 무슨 말인지 ?"

양몽경이 부드러운 어조로 설명했다.

"오래 전부터 구양수는 군마전을 노리고 있었네. 군마전의 힘을 얻으면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지. 이 때문에 그는 정략결혼을 통해 군마전주를 자신의 오른팔로 만들려는 흉심을 품고 있는 것이네."

비로소 주천운은 양몽경의 말뜻을 이해했다. 감리신옥이라는 소녀가 바로 정략혼인의 대상인 것이었다.

"그 어린 아이는 아주 맹랑하다네. 잘못 다루었다가는 꽤나 골치가 아플 걸세."

" ?"

"허허헛 ! 하지만 요리하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

양몽경은 의미 있는 미소를 짓더니 불현듯 껄껄거리며 웃었다.

"자네의 여자 다루는 솜씨는 어쩌면 이번 일에 크게 도움을 주게 될 지도 모르겠군. 껄껄 !"

주천운의 얼굴에 희미하게 고소가 어렸다.


군마전주 잠혈종(潛血宗) 감리탁마(坎離卓磨)와 철혈전주의 회동은 실로 수 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들 두 사람은 본래 수 년 전 사소한 충돌을 한 이후로는 완전히 등을 돌리고 지내던 사이였다.

두 사람 모두 구대문 중에서도 특별히 강력한 영향력을 지녔기에 한때는 주도권 다툼을 벌인 적도 있었다.

군마전은 구전 중에서 가장 고수층이 두터웠다. 그것은 군마전 소속의 인물들이 각자 독자적인 무공부류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마전의 고수들은 과거 무림에서 이름을 날리던 마도 고수들이 아닌가. 군마전주 감리탁마는 이들을 규합하여 군마전을 세운 것이었다.

두 사람의 회동은 구전 사이에 화제를 몰고 왔다. 그것은 두 거물의 만남이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회동이 아루어지자 철혈신군은 잠혈종 감리탁마에게 청혼을 했다. 그것을 계기로 군마전과 철혈전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오랫동안의 냉각기를 지나 해빙기가 도래한 것이다.


철혈전주 구양수는 사랑하는 제자를 향해 입을 열었다.

"이제야 이 사부가 약속을 지키게 되었다."

축공표, 즉 주천운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사부의 말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헛헛 ! 네가 출관하는 날 선물을 마련하겠다는 말을 기억하느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구양수는 제자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후후 약간 늦기는 했지만 이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무슨 말씀이신지요 ?"

다른 사람은 몰라도 구양수는 축공표의 이렇게 어딘가 어눌한 면이 좋았다. 그것은 어릴 적에 죽은 자신의 아들과 특히 닮은 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랑스러운 듯이 말했다.

"네게 배필을 정하기로 했다."

"사부 ?"

주천운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구양수가 껄껄 웃었다.

"너의 나이 이제 서른넷이다. 따지자면 늦어도 한참을 늦지 않았느냐? 이젠 너도 처자를 거느릴 때가 되었다."

주천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제자는 아직 생각이 없습니다. 아직 아무런 필요를 ."

그러나 구양수는 그의 말을 끊었다.

"곧 너도 생각이 바뀔 것이다."

주천운은 이미 구양수의 성격을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그가 축공표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도 환히 알고 있었다. 그는 고집을 부렸다.

"제자는 조금도 생각을 바꾸고 싶지 ."

"허헛 !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여아는 네가 그토록 손에 넣고 싶어했던 아이이기 때문이다."

" ?"

"감리신옥이 싫단 말이냐?"

" !"

주천운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껄껄 ! 그래도 싫단 말이냐?"

주천운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우수꽝스러운 짓이었다.

"하하핫 ! 싫을 리가 없지. 그 아이는 구전을 통틀어 가장 예쁠 뿐더러 감리탁마의 무공을 십분 이어받아 무공 또한 고강하다. 과거 같으면 네놈도 당하지 못할 만큼 말이다."

주천운은 눈을 멀뚱거리며 물었다.

"군마전주도 승낙했습니까?"

그 말에 구양수의 눈빛이 괴이하게 번뜩였다.

"그것은 전적으로 너에게 달려 있다."

"제자에게 ?"

"감리탁마는 이미 반 승낙을 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후후 그도 노부의 힘을 원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거절을 하지 않은 반면 한 가지 단서를 달았다."

"단서?"

"그것은 그가 나서서 감리신옥을 너와 만나도록 주선해 주기는 하되 전적으로 그 선택권은 딸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구양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만 그는 딸을 장중보옥처럼 여긴다. 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 정도로 딸에게 꼼짝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혼인문제도 딸의 의견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정말 기이한 일이다. 세상에 아무리 딸을 사랑한다고 해도 그 정도인 자가 있다니 .'

주천운이 이렇게 생각할 때였다. 문득 구양수의 음성이 낮게 가라앉았다.

"사실 사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군마전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자 한다. 물론 군마전도 노부와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들 역시 철혈전과 가까이 하려고 하는 것이다."

" ."

"따라서 이번 혼사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 고집센 계집아이 때문에 일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구양수의 눈빛이 번뜩였다.

"감리탁마도 딸이 반대한다면 어쩔 수 없다고 말을 했다. 그러나 노부는 기필코 이번 혼례를 성사시킬 생각이다."

주천운은 문득 히죽 웃었다.

"결국은 제자의 기술에 달려 있군요?"

"껄껄 . 그렇다. 결국 너에게 달려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네가 아무 데나 휘두르고 다니던 물건을 너무 믿어서는 안 된다."

그 순간 주천운은 얼굴을 붉혔다.

"사부 ."

"하핫 ! 여자의 몸을 얻기는 쉬워도 마음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마음을 얻으면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는 것 또한 계집이니라."

주천운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맙소사! 여자 여자 . 도대체가 나에게는 끊임없는 여자의 수난이 닥치는구나. 이 무슨 난국이란 말인가?'

정녕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름대로 심각한 것도 사실이었다.

지금 그에게는 빙화 하나만 해도 여간 골치아픈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또다른 여인을 낚아야 하는 번뇌에 처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고민은 빨리 끝낼수록 좋은 법이 아니던가? 주천운은 고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에라 모르겠다. 어디까지 갈 지 일단 부딪치고 볼 일이다."


"흥! 오랜만이군요."

만나자마자 싸늘하게 코웃음부터 치는 소녀를 향해 주천운은 빙그레 웃었다.

"그렇소. 옥매(玉妹)."

다음 순간 벼락이 떨어졌다. 그녀가 갑자기 고함을 지른 것이었다.

"흥! 누가 당신의 옥매예요?"

얼음가루가 풀풀 날리는 것만 같았다. 소녀는 무섭게 쏘아보며 손가락으로 주천운을 가리켰다.

"만일 아버님의 특별한 당부가 없었다면 당신은 그 한마디에 한 쪽 뺨이 날아갔을 거예요."

'이크! 이거 정말 대단하군. 정말 어려운 여자로구먼!'

주천운은 눈치채이지 않게 소녀를 자세히 살폈다.

18세 가량 되었을까? 자색의 단삼을 가뿐하고 날렵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사실 단삼을 차려입는 여인은 드문 편이었다.

그것은 경장에 가까운 것으로 활동하기에 편하기는 하나 여인으로서의 품위를 지켜주는 옷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사치와 미를 좋아하는 여인들에게는 걸맞지 않은 옷이었다.

그러나 이 앙칼지고 야무진 소녀에게는 자의단삼이야말로 매우 잘 어울리는 옷이었다. 날씬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마치 날씬한 암사슴을 연상케 했다.

질끈 동여매어 한줌밖에 되지 않는 허리에 비한다면 앞가슴은 터져나갈 듯이 팽팽했다. 뿐만 아니라 긴 머리를 한 줌으로 묶어 허리까지 늘어뜨린 모습은 풋풋하고 상큼할 뿐더러 야성미(野性美)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었다.

피부는 빙옥처럼 희었다. 콧날은 반듯하게 뻗어내렸고 상큼 치켜 올라간 눈썹과 서늘한 봉목(鳳目)에서는 오만하고 도도한 성품이 느껴졌다.

손목에는 장신구로는 어울리지 않는 검은 철환(鐵環)을 차고 있었다. 그것이 유일하게 어색한 것이었다.

'기이하군. 장신구도 아니고 쇠로 된 팔찌를 차고 있다니 .'

이때 감리신옥이 쌀쌀하게 말했다.

"아버님께서 만나라고 했다고 내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에요. 흥! 만일 그때처럼 또다시 허튼 수작을 하면 ."

다음 순간 감리신옥이 오른손을 뻗었다.

번쩍!

일순 그녀의 손목에서 묵광이 뻗어나갔다. 그것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묵광은 건너 쪽에 있는 한 자 굵기의 나무둥치를 한 바퀴 돌고는 돌아왔다.

콰당!

다음 순간 나무가 절단되어 쓰러졌다. 허리 부분이 칼로 베어 버린 듯 깨끗하게 절단된 것이다.

"바로 저 꼴이 될 거예요."

" !"

주천운은 약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소녀의 손목에 감겨져 있는 철환을 바라보았다. 철환은 하나의 가공할 무기였던 것이다.

주천운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빌어먹을! 내가 언제 네게 치근덕거렸단 말이냐?'

그러나 곧 그는 자신이 아니라 축공표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실소했다.

'아마도 그자가 이 소녀에게 수작을 걸다가 개망신을 당한 모양이군.'

주천운은 재빨리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옥매, 나는 지난날의 축공표가 아니오."

"흥!"

감리신옥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때는 옥매가 너무 좋아서 눈이 멀었기 때문에 앞뒤 가릴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오."

여인치고 자신을 칭찬하는 말을 듣기 싫어하는 여인이 있는가? 주천운의 입에 발린 말에 감리신옥은 다시 한 번 코웃음을 쳤으나 반박을 하지는 않았다.

주천운의 사탕발림이 계속되었다.

"누이는 나를 천박하다고 비웃지만 나는 자신의 감정을 잘 숨기지 못하기 때문에 누이의 눈 밖에 난 것이오. 누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면 설사 부처님이라 해도 가만히 있지는 못할 것이오."

감리신옥이 싸늘하게 대꾸했다.

"흥! 부처님께서도 야화들을 찾아가나요?"

"누이는 내가 불야전에 자주 가는 것을 말하는 모양이구려. 그러나 나는 이제 그 곳에 가지 않소."

"흥 ! 왜 다른 여인이라도 생겼나요?"

주천운은 문득 엄숙하게 말했다.

"아까도 말했듯이 나는 이제 달라졌소. 과거의 축공표가 아니라는 말이오. 나는 마음을 잡았소. 믿어 주시오."

같잖다는 듯이 감리신옥이 힐끗 그를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그녀의 얼굴에 한가닥 의혹이 일었다.

"다 당신이 축공표란 말인가요? 아 아니에요. 당신은 ."

'아차!'

섬뜩함을 느낀 주천운은 급히 눈빛을 거두었다. 자신도 모르게 특유의 눈빛이 흘러나온 모양이었다.

그의 눈빛은 다시 혼탁해졌다. 음습하고 바르지 못한 눈빛으로 돌아온 것이다.

"하하하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축공표가 아니라니? 그럼 나는 대체 누구란 말이오?"

감리신옥은 그 말에 대꾸하지 않고 한 동안 그를 쏘아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흥! 그간 무공이 증진되었다는 소문이 들리더니 사실인가 보군요?"

주천운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나는 최근 무공에 정진했소. 그러나 어디 누이만은 하겠소?"

감리신옥의 안색이 약간 풀어졌다.

"하긴 불야전의 더러운 요녀들에게 홀려 정력을 탕진했으니 증진되어 봐야 얼마나 될까?"

이어 그녀는 쌀쌀하게 말했다.

"난 가겠어요."

그녀는 미련없이 돌아섰다. 그들이 있는 곳은 인공가산으로 꾸며진 풍치가 좋은 곳으로서 남녀가 밀회를 즐기기에는 아주 그만인 곳이었다.

주천운은 감리신옥이 날씬한 허리를 흔들며 저만큼 사라져 가자 급히 그녀를 불러세우려 했으나 곧 생각을 바꾸었다.

'서두를 것 없다. 이럴 때는 여운을 남기는 것이 좋지. 그녀도 처음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으니 .'

그는 사라져 가는 감리신옥을 향해 낭랑한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이 세상에서 누이는 가장 매력적인 여인이오. 이 사형은 앞으로 누이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하겠소. 너무 과거의 일을 가지고 백안시하지 마시오!"

감리신옥은 들은 척도 않고 사라져 버렸다.

"과연 대단한 소녀로군. 내 말이 씨도 먹히지 않는 것같으니 ."

주천운은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을 금치 못했다.

"쯧 내가 어쩌다가 이런 신세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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