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요정들의 오너 시즌 2 - 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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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328회 작성일 17-02-12 11:26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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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에 앞서서,


참고로, 오늘 내용은 요정들의 오너 시즌2의 제 5부를 보시면 더욱더 쉽게 이해할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세라가 최면속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



이제 본격적으로 프리퀄과 현재 진행하는 이야기가 섞인 전개가 계속될 예정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왔다리 갔다리 할테니 정독하셔야 이해가 되실듯 합니다

즐감하시고 좋은 하루되세요






<34부>


#1- 세라가 아닌 타이라로써의 과거



“타이라!타이라!”

숲속에 메아리 치는 짜증섞인 목소리. 소녀 타이라는 그것이 누구의 외침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숙부이자, 지금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이기도 한 중년의 남성. 타이라는 그간의 경험을 통해, 저런 짜증섞인 목소리가 들려올때 빨리 나타나지 않으면 상당히 번거로워 지리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더하고 싶은데..’

타이라는 손에 들고 있는 목도를 한참이나 바라보며 갈등했다. 그녀의 손에는 투박하지만 잘 다듬어져 있는 목도가 하나 들려져 있었다.소녀의 고운손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목도. 사내 아이들이 전쟁놀이 할때나 쓰는 목도였지만, 그것과는 조금은 달랐다. 손잡이에 붕대가 곱게 둘러져 있는 작은 나무 목도. 그것은 꽤나 오랜시간 타이라의 손에 잘 익도록 닳고 닳아 있음이 틀림없었다.

그녀는 까만 눈망울을 이리저리 굴리며, 앞에 있는 자그마한 목각 허수아비를 바라보았다. 매일 타이라가 휘두른 목도에 이리저리 얻어맞아 군데군데 까지고 페여 있었다. 타이라의 머릿속에는, 앞에 있는 목각인형이 바로 지금 자신을 부르는 저 숙부나 다름없다.

“타이라!”

또한번 신경질적인 외침이 들려오자, 타이라는 부리나케 집쪽을 향해 달려나갔다.또래의 소녀들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도. 작은 산골마을에서 산을 평지처럼 달려온 그녀에게는 어쩌면 일상적인 일이었다.

“숙부님.”

“타이라!너 어디 다녀온거냐!또 사내새끼들처럼 칼싸움하고 놀던 거냐?”

“아닙니다.”

“저녁시간이 다 되었는데, 밥안하고 뭐하는거냐? 자꾸 그렇게 게으름 피우면 시내에 있는 노예시장에 팔아 버릴거다.”

타이라는 숙부의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려 버렸다. 매번 그녀의 숙부가 놓는 으름장이었지만 그 효과는 늘 백발백중이었다. 여자가 노예시장에 팔려간다는 의미.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타이라지만 그 의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부유층 변태 중년에게 팔려가 온갖 집안일은 물론 성노리개로 전락을 한다는 것을.게다가 또래에 비해 예쁘장한 타이라로써는 집안일 보다는 밤일에 사용될 소지가 엄청나게 높았다.

“그..그건...”

“왜..노예시장에 가는건 싫은 모양이지?엉? 부모없는 고아를 아무 댓가없이 키워줬으면 밥값은 해야할거 아냐!”

타이라는 눈을 질끈 감았다.하지만 오늘은 평소처럼 한쪽 볼이 얼얼하지 않았다.

‘숙부가 술을 마시지 않은 모양이다.’

술을 마신 숙부라면 필시 자신의 뺨을 때렸을 것이다. 목수로 일하는 숙부의 손은 제법 매운 편이었기에, 한번 맞으면 볼이 퉁퉁 부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일도 허다한 그녀였다.

“알았으면 어서가서 땔감 긁어와. 저기 언덕을 넘어가면 마른 나뭇가지들이 꽤 있으니까.”

타이라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에 놓인 땔감통을 짊어지었다.양철로 만들어져 지게보다는 훨씬 무거운 양철통. 절대로 타이라또래의 아이, 게다가 여자아이가 짊어 질 만한 것이 아니었지만, 숙부의 불호령이 무서워 타이라는 이를 악물고 비틀거리면서도 그것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휴우..’

타이라는 깊은 곳에서 눈물이 올라올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애써 그것을 꾹꾹 눌러 참았다. 타이라에게 있어서 눈물이란 패자의 산물이었다. 한없이 여릴 여자 아이지만, 숙부 밑에서 온갖 구박을 받았던 그녀는 자연스레 이렇게 강하게 클수 밖에 없었다.

스윽..스윽..

매일 들고 다니는 목도를 옆에다 둔 타이라는 천천히 갈퀴로 마른 가지들을 긁어 모았다. 얼른 땔감을 구해서 밥을 하지 않으면 숙부의 불호령이 떨어질지 모른다. 게다가 그녀가 저녁을 하는 사이에 숙부가 술이라도 마시는 날엔 틀림없이 그 습관적인 구타가 이어질지 모를 일이었다.

“으응?”

타이라는 낮선 감각에 살짝 고개를 들었다. 스산하게 불어오는 바람. 뭔가 이상한 감촉에 전신에 흘렀다.

스스스스스

보통 사람이라면, 그저 바람에 날리는 낙엽소리거니 하고 무심히 넘어갈 만한 미세한 음성이었다.하지만 타이라는 살짝 자세를 낮추고 좌우를 둘러보았다. 산골이라 심심찮게 야생 동물이 출몰할수 있는 지역. 자세를 낮춘 그녀는 내려놓았던 목도를 살며시 움켜쥐었다.

크르르르르

타이라는 이윽고 들려온 음성에 당황하고 말았다.심해봐야 멧돼지나 곰이겠거니 했던 그녀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간 것이었다.

크으으으

족히 3미터는 되어 보이는 키. 그리고 입밖으로 울퉁불퉁 튀어나온 치아. 산골마을에 사는 타이라는 그것이 무엇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왠만한 성인 남자도 흡사 껌씹듯 씹어 버리는 무서운 몬스터인 트롤이었다.

‘트롤이다.’

그녀는 천천히 뒤로 물러섰다. 설상가상으로 한마리가 아니었다.족히 대여섯 마리는 되어보이는 무리들.그들은 우람하게 튀어나온 송곳니 사이로 침을 질질 흘리며 타이라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럴수가..어째서 트롤들이...’

타이라는 적잖이 당황했다. 트롤이라면 용병들도 꺼려할 정도의 까다로운 몬스터였기 때문이었다. 지능은 낮지만 힘이 좋았고, 무엇보다 엄청난 속도로 상처가 재생된 다는 점은 장기전으로 갈수록 상대를 무뎌지게 하는 최악의 특성이었다.

타이라는 아득해져 가는 정신을 바로잡으려 애를 썼다.눈을 희번득 대며 타이라를 향해 침을 질질 흐르는 녀석들. 그들의 눈엔 아마 타이라가 한입 저녁거리 이외에 다른것으로 보일턱이 없었다. 성인 남자도 으깨버릴 힘이 있는 그들이 타이라에게서 위험신호를 감지할리 없다.

‘온다!’

타이라는 신속하게 몸을 뒤로 빼었다. 돌도끼 하나가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고, 땔감통이 언덕밑으로 데구르르 구르며 그녀가 애써 긁어 모았던 땔감들이 허무하게 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하지만 그녀는 그런곳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이윽고 트롤들의 무차별 공격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뒤..!’

타이라의 목도가 기묘하게 회전을 하며, 뒤에서 그녀를 내려 찍으려던 트롤의 손목을 툭 하고 건드렸다. 트롤에게 있어서는 벌레가 부딪힌 정도의 충격이겠지만, 돌도끼의 궤도는 타이라의 정수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고, 무리하게 휘두른 힘이 목표물에 적중하지 못한탓에 그 트롤의 허리는 과도하게 돌아가 버렸다.

“쿠워워워워!”

아무리 이성이 없는 몬스터 이지만, 작은 소녀가 예상처럼 사냥되지 않자 트롤들은 흥분을 해서는 그녀에게 덤벼들었다.

타이라는 얼른 뒤로 빠지며 큰 고목에 등을 대었다.적어도 포위되는 것은 막을수 있기 때문이었다.

우지끈!

타이라를 향해 몸으로 돌진하던 트롤의 몸이 나무와 부딪혔다.그녀가 날렵하게 피했기 때문이었다. 곧 그 우람한 나무는 트롤의 어깨에 부딪히자 마자 흡사 수수깡처럼 우지끈 부러져 버렸다.

타이라는 검끝을 세우고 트롤들을 노려보았다. 미개한 종족이니 팀웍이나 공격대형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타이라에게는 엄청난 천운이나 다름없었다.

부우우웅!

타이라의 목도는 연신 바쁘게 움직였다.트롤들이 휘두른 돌도끼는 연신 그녀의 검에 부딪혀 궤도가 변경되거나, 혹은 허공으로 흘려져 버렸다.하지만 타이라는 섣불리 트롤들을 공격하지 않았다. 제 아무리 단단한 목도라지만, 트롤들의 몸을 후려쳤다간 쉽게 두동강이 나버릴 것이다. 무리해서 공격을 했다가는 유일한 방어구마저 잃게 되는 것이었다.

‘느껴진다.’

타이라는 어렴풋하지만 느끼고 있었다.몸은 자유자재로 움직였다.트롤들이 좌우 전후에서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돌도끼의 궤적을 그녀는 하나하나 모두 파악할수 있었다. 궤적이 파악되니 공격 영향권에서 벗어나는것은 식은죽 먹기였다. 만약 안정권이 없다면, 돌도끼의 궤적만 목도로 흘려주면 안전한 도피처가 생기는 것이었다.

“크아아아아!”

타이라는 침을 꿀꺽하고 삼켰다. 분노가 극에 달한 듯한 트롤의 포효소리. 보통의 사람이라면 아마 주저앉은채 오줌을 싸버릴만한 지독한 공포였다. 타이라는 떨리는 다리를 왼손으로 살짝 잡았다.정신을 차리지 않으면...여기서 모든게 끝이었다.




#2-달콤한 천일야화의 시작.




“그랬구나...저번에 네가 했던 이야기...그 이야기에도 그 내용이 있었어.”

이야기를 듣던 준이 고개를 끄덕이자 세라역시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노아가 피웠던 벽난로의 불길이 잦아들기 시작했고, 처음엔 진지하게 듣던 노아와 수아는 천천히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마유미.얘들 침실로 보내야 하지 않으려나?”

“아뇨 괜찮습니다.오늘은 그만 주무세요.제가 여기서 수아, 노아랑 같이 자겠습니다.”

“늘 미안해.신경쓰게 해서.”

“아..아닙니다 주인님.”

저는 이게 기쁜걸요..라는 말이 목까지 넘어오는 마유미였지만, 눈앞에 있는 세라의 눈치를 보느라 그녀는 그런 말을 가슴속에 갈무리 해버린다.

“오늘은 세라와 잘게.뒷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러세요.”

준은 살짝 기지개를 펴며 세라의 방으로 향했고, 세라는 눈빛으로 마유미에게 인사를 했다.마유미 역시 미소로 세라에게 화답했다.

‘정말 이쁘구나..세라는.’

페어리란 존재의 특성을 배제하고도, 세라는 정말 마유미가 보기에도 이뻤다.게다가 예전의 기억을 되찾고도 변함없이 준옆에 있는 그녀의 충성심은 마유미가 보기에도 너무나 멋져 보였다. 말할것도 없이, 실력이 월등하다는 것도 그녀를 빛나 보이게 하는데 크게 한몫했다.

‘결혼...한다고 했지?’

마유미는 세라가 너무나도 부러웠다.준에게 있어서 가장 먼저 태어난 페어리.늘 준을 지켰으며, 그 어떤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 그녀. 그런 그녀가 비록 서류상의 일이지만 준의 신부가 되는 것이다.

마유미는 애써 고개를 저어 마음속에 들어오는 부러움들을 떨치려 노력했다.J의 옆에 있던 나날들을 생각하면 지금은 너무나 행복한 것이었다. 아주 가끔이지만 준과 사랑을 나눌수 있었고, 또 준의 페어리들에게 서서히 인정을 받고 있었으니까.

마유미는 벽난로 열기때문에 볼을 발갛게 물들인채로, 쎄근쎄근 잠들어 있는 두명의 미녀들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다가, 이윽고 그녀들의 몸위로 작은 모포를 덮어 주었다.

‘그래..분명..난 지금이 너무 행복해.정말로.’





“미안해 세라.괜히 나때문에 잠도 못자고.”

“아닙니다.그저 예전 이야기일 뿐인걸요.”

“괜찮은거야?옛 기억을 상기해도..슬프거나..하지 않니?”

“아뇨.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준은 가슴이 짠해지는것을 느꼈다.페어리가 되어 이계로 넘어와, 처음보는 사람을 오너로 모셔야 한다는 것.그 자체가 얼마나 힘든것인가를 준은 조금이나마 느낄수 있었다. 그 모든것들을 위해서 프로센에서의 기억이 삭제되는 일이 감행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라는 기억을 찾은 그 후로도, 준을 떠나지 않았다.그녀의 진심이 전달되는 것만 같아 준은 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세라..이리로.”

세라는 준이 무엇을 원하는 지 잘 알고 있는듯,살짝 얼굴을 붉혔다.페어리의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둘만의 로멘틱한 시간역시 반비례 하기 마련이었다.게다가 극성스런 수아는 늘 준을 독차지 하려고 들었고 또 그 과정에서 투닥투닥 유나와 싸우기 일쑤였기 때문에, 세라역시 한동안 준과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지 못한것도 있었다.

준은 천천히 세라의 잠옷 단추를 풀어나갔다.늘 티셔츠만 입는 그녀. 잠옷을 입은것은 혁명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천천히 천천히 하나씩 바뀌어 가는 세라가, 준에게는 너무나 이뻐보였다.

검을 잡으면 누구보다도 무서운 세라지만, 역시나 준 앞에선 그녀도 여자였다.그녀는 사뭇 부끄러운듯 살짝 침대위로 누웠다. 준의 손이 그녀의 잠옷바지끈을 끄집어 내리기 시작했고, 그녀는 살짝 엉덩이를 들어 준을 도왔다.

준은 간만에 탄성을 질렀다.언제봐도 세라의 몸은 아름다웠다.하늘색 란제리로 쌓여있는 그녀의 하얀 몸. 마유미나 유나에 비해 약간은 작은 가슴이었지만 신체적 비율로 봐서는 전혀 문제될것이 없었다.적당히 근육이 잡혀 있는 그녀의 허벅지와 길게 뻗은 다리.그리고 까만 머리결은 배게 위를 수놓듯 헝클어 졌다.

준은 천천히 몸을 가리고 있던 가운을 벗었다. 언제부터인가 계속 이어진 수련덕에 탄탄해진 그의 몸매. 그리고 두번의 큰 전쟁을 겪은 탓에 그의 몸은 헤아릴수 없을 정도의 상처들로 가득했다. 검게 그을린 그의 몸을 세라의 하얀 팔이 둘러져 감쌌다.

세라는 살짝 몸을 비틀었다.준의 손이 브레지어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며 살며시 젖꼭지를 꼬집듯 어루만졌기 때문이었다.언제나 소극적으로 준의 손길만 받아들이는 그녀지만, 세라는 용기를 내어 준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흑..”

“세라..젖었니?”

준의 질문에 세라의 얼굴은 더더욱 붉어졌다.쉴새 없이 준의 손길이 세라의 팬티 안을 더듬었고, 이윽고 준의 손과 만나 질척거리는 소리가 세라의 귀에도 똑똑히 들렸기 때문이었다.

세라의 눈에도, 우람하게 솟아오른 준의 불기둥이 똑똑히 보였다.그것은 염치없게도 세라의 하얀 허벅지사이에서 꿈틀거리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흑..흑..”

세라의 흐느낌이 더욱더 거세어 졌다. 그저 성욕을 채우는 것이 아닌, 사랑이 담긴 전희. 이제 팬티가 그녀의 몸에 딱 달라붙어 버릴정도로,세라의 애액은 더욱더 많이 분비되고 있었다. 늘 그랬다.특별히 애무를 하거나 받지 않아도, 늘 둘은 이렇게 쉽게 달아올랐다. 로멘틱한 분위기만 잡힌다면, 서로 사랑하는 둘에게 있어서 정석적인 사랑의 공식이란 무의미했다.

“아..아앙..”

곧이어 세라의 몸위로 준의 몸이 포게어 졌다.세라의 허벅지가 자연스레 벌어지며 준의 허리를 감싸안았고,그의 탄탄한 하체는 그녀의 다리사이로 염치없이 진입하기 시작했다. 무언가 부드러운 점막이 자신을 감싸는 기분.그리고 물이 많은 탓에 너무나 부드러운 감촉까지.

“아..아파요.”

세라의 투정섞인 콧소리도, 오직 준만이 들을수 있는 특권이었다. 세라의 고운 두 손이 준의 탄탄한 등을 움켜쥐듯 잡았고, 이윽고 준의 허리는 앞뒤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흑..흥..”

이윽고 삐걱삐걱. 침대는 야한 음색을 흘리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검을 잡은 세라와, 지금 이런 세라는 너무나 달라.’

매번 느끼는 사실이었다. 검을 쥔 세라는 그 누구보다 강하고 믿음직 스러웠지만, 침대위에서의 세라는 부끄러움이 많은 미녀의 모습일 뿐이었다.그것도 완벽한 몸매와 미모를 갖고 있는.

“세라야..헉..”

“네에..”

“페어리들은...임신을 하지 않잖아.”

“네..흑..여기선 저희들이..흐윽..불완전한 존재이니까요..”

대화를 하는 와중에도 준의 허리는 쉴새없이 세라의 몸위로 떨어진다.세라는 의아해 하면서도 준의 물음에 답해주며 허리를 살짝 움직여 주었다.

“그럼 우린 결혼하고도 아이가 없겠네?”

세라는 살짝 놀란 눈으로 준을 바라보았다.

“갖고..싶으세요?”

“너와의 아이라면.”

“주인님..”

하지만 세라는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준에게 받은 감동이 가슴가득 벅차 오르던 그때, 그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어 졌기 때문이었다. 세라는 숨이 막힐듯한 짜릿함에 준을 더욱더 세게 끌어 안았다.둘의 몸에서 나오는 체액과 애액이 침대 시트를 적시기 시작했다.

“윽..흑..으응..”

“세라야..나..할것 같아..”

“괜찮아요..흑...흐윽..”

하지만 준이 절정에 달한것은 말과는 달리 몇번의 자세를 바꾸고 난 후에야 이루어졌다.클라이막스의 순간.둘은 서로의 몸을 세게 끌어안았고, 준은 자신의 분신들을 아낌없이 세라의 몸안에 쏟아 부었다.

“하아..하아..”

세라는 뜨거운 감촉에 몸을 부르르 떨며 본능적으로 준의 손을 움켜쥐었다. 이윽고 이어지는 입술의 감촉. 세라는 오늘밤이 지나면 또 언제 올지 모를 둘만의 밤을 위해 최대한 준의 입술을 음미하려 애썼다. 세라는 잘 알고 있었다.준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역시 준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똑같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아이들이 다섯이나 더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안 세라. 오늘은 너무 내가 흥분해서 빨리 싸버린것 같아.”

“아니에요..충분히..”

“충분히?”

“...좋았어요.”

“푸핫! 세라 너 그런말도 할줄 알아?”

“그..그게..”

세라는 괜시리 얼굴을 붉히며 준을 외면해 버렸다.세라가 이런쪽에는 부끄러움이 많은것을 알고 있는 준은 계속해서 그녀를 놀려대었지만, 이윽고 세라의 얼굴이 극도로 붉어지자 준은 그녀를 놀리는 것을 그만 두었다.

“주인님.”

“응?”

땀과 애액으로 젖은 몸을 닦아내고, 나란히 누웠을 즈음 세라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리미가 했던..말 말인데요.”

“응?아...그거.”

“네.”

세라는 선뜻 말을 꺼내기가 어려운지 괜시리 이불을 끄집어 올려 가슴께에 살짝 덮었다.

“어떻게 할거냐고 묻고 싶은거지?”

세라는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결혼..물론 의미가 없을수도 있었다. 페어리와 준의 관계는 그야말로 남편과 와이프의 관계와 다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준은 세라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다.비록 의미없는 것인지 모르지만, 그녀는 기쁜 것이었다.그리고 확인받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할거야 세라.아니, 하고 싶었어.진심으로.”

세라의 얼굴이 금새 환해졌다.준은 살짝 웃으며 그녀를 끌어 안아 주었다.

‘이럴때 보면 영락없는 여자라니까.’

아무렴 어떠랴.준은 그녀가 사랑스러워 꼭 끌어안아 주었다. 그에게는 희망이 있었다.곧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질 것이고, 곧 여섯명의 와이프와 행복하게 살수 있을것이라는 희망이.

“아참 세라.”

“네.”

“잠이 오질 않는데...아까 그 이야기 마저 들을수 있을까?”

“이야기요?”

“응.너무나 궁금해서 그래.”

“어떤 이야기 말인가요?”

“세라가...터커라는 사람에게 발탁되서 궁중으로 가고 난 후의 이야기.”

“아..”

세라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볼이 약간 부풀려져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준에게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이었다.

“그건 좀 아픈 기억일까?”

“아니에요.저에겐 그런건 없습니다.”

“그럼...부탁할게.”

준은 호기심에 눈을 빛내며 자신의 팔을 베게 삼아 세라쪽으로 몸을 돌려 누웠다.세라는 다소곳이 이불로 몸을 가린채로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앉았다.

“네.말씀하셨던 것처럼...저는 그 분을 따라 황궁으로 가게 되었답니다. 제가 간곳은 기사를 양성하는 곳이었고, 그곳엔 저와 같은 소녀들이 너무나 많이 있었습니다.”





#3- 22호의 신화. 그 시작.




“다음!”

타이라는 땀범벅이 된 얼굴로 눈앞에 있는 중년의 사내를 바라보았다.그는 다름아닌 궁중의 근위대장이자, 선발된 소녀들의 기사수업을 맞은 교관중 하나였다.

“22호.”

타이라는 자신의 팔에 적힌 22라는 숫자를 통해, 22호라는 것이 자신을 부르는 것임을 짐작할수 있었다.

“뭘 그리 허둥대고 있나! 검을 쥐어라!”

어김없이 교관의 호통 소리가 타이라를 움찔 거리게 만들었다.하지만 타이라는 쉽게 일어서 그를 향해 검을 휘두를수 없었다. 이미 체력훈련을 빌미 삼아 엄청난 산악구보를 한 후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훈련생들의 손에 쥐어진 것은 가벼운 목도가 아닌 무거운 철제 소드였다. 날이 서있지는 않았지만,그렇다고 해서 실제 검보다 더 가벼울리가 없었다. 그리고...

“체인아머는 잘 착용했나?”

“네..”

“공격해 보도록.”

타이라를 비롯한 훈련생 소녀들의 몸에는 체인 메일이 입혀져 있었다.철로 짜여져 방어의 기능은 확실했지만 그만큼 엄청나게 무거웠다. 그것을 입고 산악구보를 했을 정도였으니, 지금 타이라의 몸에는 조금의 힘도 남아있지 않았다.

타이라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뻗어 검을 들고 교관을 겨누었다. 검술동작,혹은 기초체력 훈련이 끝나면 여지 없이 찾아오는 교관과의 대련. 대련의 조건은 간단했다.단 한수라도 교관의 몸에 검을 대면 이기는 것이었다. 그 시험에 통과한다면, 달콤한 휴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쭈?’

근위대장인 프랑의 미간이 꿈틀했다.위엄있게 자란 수염역시 덩달아 움찔 거린다. 눈앞에 있는 소녀가 자신을 향해 똑바로 서서 검을 겨누고 있는 모습. 그것은 프랑에게 있어서 상당히 황당한 광경이 아닐수 없었다.

‘바닥에서 설설기며 구토를 해야 정상이거늘..’

정식 왕실 기사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의 훈련량이었다. 그것을 15세의 소녀가, 그것도 체인 메일을 입고 수행한 것이었다. 애초에 ‘교관과 겨룬다’라는 미션자체가 시작되기도 전에 퍼져야 정상인 훈련이라는 뜻이었다.

“뭐하고 있나 22호! 어서 공격을 해라!교관은 목도 하나를 들고 있을 뿐이다!”

타이라는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다시 돌아간다면?아마 숙부의 구타와 협박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숙부의 집을 나올때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던 타이라로써는 죽기보다 싫은 고역이었다.

“타앗!”

그녀는 호기있게 기합을 넣으며 프랑을 향해 달려갔다. 그녀의 동료들은 이미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정신을 잃거나, 힘없는 눈으로 타이라를 보는 것이 전부였다.

투웅!

“ㅤㅋㅡㅅ!”

타이라가 휘두른 검.하지만 무게가 있으니 제대로 휘두를수 있을리 없었다.프랑의 목도는 타이라의 손목을 툭 하고 쳤고, 이윽고 그의 발길질이 타이라의 복부를 강타했다.

“일어나라.체인메일 위라서 통증이 없을거다.”

하지만 프랑은 그녀가 다시는 못일어 나리라 믿고 있었다.소드 마스터 급은 아니지만, 그는 익스퍼트의 칭호를 듣는 근위대장이 아닌가.저런 어린 소녀가 자신의 발길질을 맞고 벌떡 일어날수 있을리 만무했다.

“뭐..뭐야..”

훈련 종료를 선언하려던 프랑은 기가 질린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22호는 그대로 뻗어버린것이 아니었다.대신 떨어져있는 검을 지팡이 삼아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뭐..뭐..저런게..”

타이라는 천천히 검을 양손으로 들어 올렸다.하지만 그녀가 검을 잡은 모습은 기이하기 그지 없었다.손잡이를 양손으로 쥔것이 아니었다. 한손은 손잡이를 쥐고 있었지만, 다른 한손은 날이 서있지 않은 검날을 움켜쥐고 있었다.

부우웅!

그녀는 모든 힘을 짜내어 당황해 하고 있는 프랑을 향해 있는 힘껏 집어 던졌다.힘이 부족하긴 했지만 아예 닿지 못할 거리는 아니었다.그 어떤 방어구도 착용하지 않고 있던 프랑은 순식간에 묵직한 쇳덩이가 날아오는 것을 보고는 서둘러 목도를 휘둘렀다.

쿵!

프랑의 목도에 의해 철제 검이 땅으로 떨어졌다.황당한 그는 서둘러 눈앞을 바라보았지만, 있어야할 22호는 눈앞에 없었다.

‘아..아니!’

그제서야 프랑은 자신이 실수를 했음을 깨달았다.그저 소녀일 뿐이라고 방심한게 화근이었다. 애초에 검을 던진것은 눈속임이었을뿐,진짜 공격의 의도는 따로 있었다.

“타앗!”

허공으로 솟구친 타이라가 프랑의 복부를 향해 발을 뻗었다.절체 절명의 순간.그녀가 노리는것은 다름아닌 급소인 명치였다. 제 아무리 프랑이라지만, 시야가 사각일때 들어온 그녀의 공격을 막을수 있을리가 없었다.

“아앗!”

눈을 질끈 감아버렸던 프랑은 아무런 충격이 느껴지지 않자 천천히 눈을 떴다.눈앞에 있어야할 타이라가 없었다.

“근위대장의 자리가 아깝구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프랑은 그제서야 타이라가 저만치 밀려나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볼수 있었다.그의 고개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황급히 제껴졌다. 그곳에는 누군가가 손을 뻗은채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자..자작님!”

프랑은 서둘러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자작이라 불린자는 짧은 금발을 가진 훤칠한 키의 남자였다.약간은 찢어진 두 눈이 그의 야비한 성격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했다. 그는 프로센의 기사단중 하나인 황룡기사단을 맡고 있는 기사인 프루토 자작이었다.

“프랑. 이제는 저런 기집애들의 술수에도 정신 못차릴 지경인건가?”

“죄..죄송합니다!”

프랑은 온 몸이 덜덜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프랑도 이제 소드 익스퍼트.어렴풋이 마나의 기운을 느낄수 있는 자였다.게다가 눈앞에 있는 프루토는 마스터의 칭호를 가진자.그가 내뿜는 기운은 마나를 느끼는 자라면 누구나 겁을 먹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게다가 허공으로 장력을 날려 단박에 타이라를 기절시킨 기술은 그로써는 상상조차 할수 없는 고도의 무위였다.

“이년들이 이계에 보내질 사자들이로군.”

“그..그렇습니다 자작님.”

“훈련교관이 넌가?”

“네..넵! 터커 단장님께 위임받았습니다.”

“그 양반도 은퇴할때가 된거 같군.너같은 놈을 교관이라니..”

프루토는 한쪽에서 반 실신해있는 소녀들을 쭈욱 훑으며 입맛을 다셨다.애초에 그가 여기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여실히 알려주는 부분이었다.

“프랑.”

“네..넵!”

“반반한 계집하나 있으면 내 방으로 보내도록 해라.물론 잘 단장하는거 잊지말고.땀냄새 나는 계집은 싫으니까.”

“그..그렇지만 저들은..”

“왜..거역하는 거냐?”

“아..아닙니다!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잔뜩 얼어붙은 프랑을 보며, 플루토는 비릿하게 웃었다.

“실력이 없으면..눈치라도 빨랐으면 하네 근위대장.”

“명..명심하겠습니다.”

플루토는 연병장에 있는 인원들을 쭈욱 훑은후, 이윽고 대동한 기사들과 함께 사라졌다.그를 향해 경례를 했던 프랑은 그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손을 내렸다.

‘더러운 자식..저런 자식이 기사라고..’

프랑은 속으로 욕지꺼리를 집어 삼켰다.그의 눈에는 프루토의 장력에 맞아 실신해 버린 타이라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그 움직임..예사아이가 아니었어.’

프랑은 유심히 22번의 표찰을 달고 있는 타이라를 바라보았다.곱상한 외모.저정도라면 프루토의 성에 찰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저 아이는 분명 재능이 있다.저런 변태 자작새끼의 희생양이 되게 할수 없어.’

프랑은 조용히 의무대를 불러 그녀를 치료하도록 했다.들것에 실려 나가는 타이라의 모습.프랑은 땅에 떨어져 있는 그녀의 검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22호인가...꼭 머릿속에 세겨놓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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