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회전그네 <19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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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4,423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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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부-허물어진 장벽





방의 불은 너무나 밝았다.

하지만 준후는 조금도 멈출 생각은 하지 않았다.이미 가치관 자체가 붕괴된 것일지도 몰랐다.어째서일까.은하에게 사랑고백을 받고나니,왠지 은수를 탐하려는 자신의 마음이 합리화 되어버리는 것만 같다.

“음...으음...”

은수는 정신이 아찔해 지는것이 느껴졌다.키스는 커녕 단순한 입맞춤 조차 해본적 없는 그녀였지만,준후의 혀는 마치 뱀처럼 자신의 입술과 혀를 번갈아 가며 옭아메었다.더불어 준후의 손은 그녀의 원피스 자락 허벅지 사이로 거침없이 파고든다.

“으읍!”

은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떠버렸다.준후의 손이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급하게 그녀의 팬티위까지 올라왔기 때문이었다.

“나 오기전에 뭐했어?”

입술을 때며 묻는 준후의 말에 은수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준후는 다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을 보내보인다.그도 그럴것이,그녀의 팬티는 흠뻑 젖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후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고교생이지만,은수의 몸은 은하 못지 않게 잘 발달되어 있었다.그는 은수의 원피스 자락을 위로 걷어 올렸다.

“하..하지마..창피하단 말이야.”

팔랑거리는 원피스 자락을 들자,은수가 얼굴을 붉히며 중얼거렸다.뽀얀 허벅지.그리고 그 틈바구니에 귀여운 팬티가 걸쳐져 있다.살짝 젖어 있는 그 모습이 준후에게는 큰 자극이었다.

“흑!”

은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른다.준후의 손이 은수의 팬티 안으로 침입했기 때문이었다.약간의 반항을 느낀 그는 얼른 입술로 은수의 입을 막아버렸다.

준후는 그나마 자유로운 한손으로 자신의 가운의 끈을 풀러 버리고는,은수의 팬티를 끄집어 내렸다.몸을 베베 꼬는 반항이 있었지만,준후는 그녀를 어르고 달래듯 은수의 발목밖으로 살짝 젖어있는 팬티를 벗겨버린다.

준후는 속으로 감탄사를 내질렀다.은수는 그가 항상 생각했던 대로 그냥 ‘애’가 아니었다.적당히 도톰한 허벅지 사이로 살짝 벌어진 그녀의 조갯살.은하만큼은 아니지만 거뭇거뭇한 털에 가려져 섹시하게 살짝 벌어진 신비의 성역.은채만큼은 아니지만,눈처럼 하얀 그녀의 피부..그녀는 준후가 바라보는 눈길을 느끼고는 얼른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려버린다.

“보지마..오빠 보지마..”

“어째서?넌 강은하만큼,아니 그보다 이뻐.열등감 갖을 필요 없어.”

준후는 잘 알고 있었다.은하를 무서워하지만,한편으로는 부러워했었던 은수의 마음을.곱게 자란 막내들 특유의 자존심으로 숨겨왔을뿐,은수는 자신의 큰언니에게 일종의 열등감을 품고 있었다.그리고 그 열등감은,준후와 은하의 밀회를 보고 나서 더욱 더 커질때로 커져 있었다.그것이 은수가 생애 처음으로,자신이 남자 경험이 없다는 사실에 불만을 갖게 된 순간이었다.

준후는 영리하게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은수의 마음속에 빈틈을 완벽하게 치고 들어온 것이었다.준후와 은하가 그랬듯.은수역시 준후에 대한 넘지못할 선의 개념이 완벽하게 붕괴된 것이다.

딸칵.

준후는 일어나 방의 불을 꺼버리고는,대신 은수의 책상위에 놓인 귀엽게 생긴 스탠드를 켰다.붉은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자,그제서야 은수는 얼굴을 가린 손을 내리고 준후를 바라보았다.어둡지만 준후의 몸은 확실히 보인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지막 남은 속옷마져 벗어던진다.

“오빠...이러면...”

준후는 그녀가 무슨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금도 멈출 생각은 없었다.그동안 꼬마 같다고 생각한 은수의 몸을 보고,그는 적잖이 흥분해 있었다.이제 막 익어가는 상큼한 딸기.그녀는 그런 느낌이었다.

“조명은 밝지 않으니까,부끄러워 할 필요없잖아.”

준후는 은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은은한 조명속에서 은수의 눈망울은 확실히 떨리고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차츰 내려가,거대하게 고개를 든 준후의 중심부로 향한다.은수의 볼이 빨개진것은,단순 스탠드 조명때문만은 아닐것이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분명 은수는 준후의 알몸을 처음보는것은 아니었다.은하의 방문틈으로 보았던 준후의 몸.하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저것이 자신의 안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한 은수는 겁이 덜컥 들었다.

“여기 누워봐.”

“그치만...”

“얼른.”

늘 은하의 말을 빼고는 잘 듣지 않던 철부지 은수였다.은채를 따르긴해도,그녀가 시키는것은 늘 요리조리 빠져나가던 그녀였고,준후의 말은 더더욱 들은적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은수는 망설이면서도 준후의 앞에 누웠다.준후는 원피스를 벗겨내지 않고,그 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은수의 몸을 더듬었다.

‘꽤 훌륭하잖아.’

몸에 붙는 나시티를 입은것을 많이는 봤지만,실제로 만져보니 역시 쉽게 실감이 갔다.준후는 새삼스레 이 집안 여성들의 우월한 유전자에 감사해야만 했다.색(色)이 있는 미인 은하,청초한 은채,그리고 상큼한 은수까지,그녀들과 한 집에 있다면 누구라도 거침없이 선을 넘고 싶을것만 같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몸을 쓸어내리는 준후의 손길에 은수는 살짝 몸을 비틀었다.하지만 거부의 의사는 없었다.오히려,조금씩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인듯 부르르 떨기도 했다. 준후의 손이 원피스안을 더욱 더 해집고 올라가,그녀의 브라쪽에 다다랐다.은하에 비해 작은감은 있지만 손을 꽉 채우는 살덩이의 감촉.준후는 맛사지 하듯 그녀의 가슴을 주물러 나갔다.

“흑...”

은수는 애써 신음을 참는것처럼 보였다.준후는 은수의 심리가 눈에 보이듯 훤히 알수 있었다.야릇한 신음을 뿌리던 은하.그녀처럼 하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귀엽게도,은수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에는 은하를 이기고 싶어하는 묘한 경쟁심리가 깃들어 있었다.

준후는 왼손으로는 그녀의 가슴을 주무르며,다른 한손으로는 훤히 들어난 그녀의 다리 사이를 공략했다.손가락 사이로 그녀의 애액이 묻어나온다.은하와는 달리,처음 남자의 손에 의해 젖어있는 옹달샘의 느낌은 준후에게도 신선했다.물론 은영역시 경험없는 여자아이였지만,그녀때는 실패해서 일까?느낌이 달랐다.

‘아..안돼.은채 생각이 들면.’

준후는 얼른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버렸다.은영과 실패했던 기억이 떠오르자 자연히 은채의 얼굴이 떠올라 버렸기 때문이었다.은수는 그런 준후의 사정도 모른채,천천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나이상해..오빠..으응..”

준후는 빳빳하게 굳어 있던 아랫도리가 점점 쳐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절로 식은땀이 흘렀다.다된밥에 코뿌리는것과 마찬가지인 경우가 아닌가.준후는 별수 없이 그녀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은수야.”

자신을 애무하던 준후의 손길이 멎자,은수는 반사적으로 감았던 눈을 뜨며 준후를 바라보았다.

“이제 오빠도 기분좋게 해줘.”

“어..어떻게 하는데?”

“내가 누울테니 여기 앉아봐.”

준후는 앉아있던 자세에서 벌렁 드러누웠고,은수는 살짝 몸을 일으켰다.어리둥절해 있는 그녀에게 준후가 입을 열었다.

“우선 옷을 다 벗고.”

“꼭..벗어야 해?”

“당연하지.강은하가 하는거 못봤어?”

은수는 망설였지만,준후의 입에서 은하의 이름이 나오자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는 자신의 원피스 밑자락을 끌어올려 티셔츠를 벗듯이 벗어내었다.

“브레지어도.”

준후의 주문에,은수는 또 한번 망설였지만,이내 자신의 비밀스런 곳까지 만졌던 그에게 위라고 못보여줄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손을 뒤로 돌려 브라의 후크를 풀었다.

“음..”

준후는 감탄사를 내뱉었다.그녀의 몸은 10대답게 싱그러웠다.작지만 사과같이 적당한 가슴.그리고 너무나 깨끗한 핑크빛 유두.은하처럼 모델같이 이쁜몸이라기 보다는,보기만해도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작고 아담한 몸매였다.

“이제 어떻게 하면돼?”

“입으로 오빠꺼 해볼래?”

“이..이걸?”

준후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우선 손으로 쥐어봐.”

은수는 어느새 축 늘어진 준후의 보물을 잡아들었다.긴장했는지 은수의 손은 차가웠지만,준후는 그 편이 묘하게 더 흥분이 되었다.

“앞뒤로 흔들어봐.”

“이..이렇게?”

“응..그대로..”

준후는 서툴지만,그래서 더더욱 흥분이 되는 은수의 앙증맞은 손길을 느끼듯 눈을 감았다.천천히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중요한것은 마인드 컨트롤이었다.어느새 자신의 마음속에 한명의 천사로 군림해 버린 은채.섹스를 하는 그 순간에는,그 천사를 떠올려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어머..”

은수는 신기한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축 늘어졌던 준후의 물건이 조금씩 조금씩 단단해 지는가 싶더니,이내 늠름하게 솟아오르는 것이 아닌가.

“기분이 좋아서 그러는 거야.”

“정말?”

은수는 왠지 뿌듯해 짐이 느껴졌다.불과 몇십분전까지만해도 쉴새없이 마음속에서 사투를 벌였던 은수는,괜시리 기분이 좋아져 웃어버렸다.준후는 손을 뻗어 그런 은수의 몸을 더듬으며 말했다.

“이제 입으로 해봐.”

“어..어떻게 ?”

“아이스크림 먹듯이.핥아봐.”

은수는 잠시 잔뜩 발기된 그의 자지를 바라보더니,이내 고개를 그쪽으로 가져갔다.작고 앙증맞은 혀가 준후의 귀두에 닿았다.준후는 축 내려온 은수의 머리칼을 뒤로 넘겨주었고,이윽고 자신의 불기둥을 미숙하지만 열심히 핥는 은수의 앙증맞은 입술을 볼수 있었다.당연히 은하만큼 능숙하지 않지만,그녀는 열심히 자신을 입술로 애무했다.

“이제 입에 넣어봐.,”

이제 더이상 은수는 망설이지 않았다.입술이 작아서 일까?준후는 자신의 귀두가 은수의 입속으로 빨려들어갈때,어느때보다도 큰 쾌감을 느꼈다.은수는 자신이 보았던 은하의 모습과,준후몰래 보았던 동영상을 떠올리며 조금씩 고개를 위아래로 움직였다.하반신쪽은 준후의 머리쪽에 둔탓에,그녀의 다리사이엔 준후의 손가락이 움직이고 있었다.그녀의 다리사이에서 나는 액체소리와,쪽쪽 거리는 애무소리가 방안에 울려퍼진다.

“은수야 이제그만.”

준후는 처음으로 애무만으로도 사정할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입술이 작고 도톰한 은수인지라 쾌감이 더 컸던 탓이다.은수는 발그레진 얼굴을 들고,준후의 옆으로 누웠다.반사적으로 준후는 그녀를 끌어 안으며 그녀의 몸위로 올라탔다.

“아프지 않게 해줘..”

은수의 귀여운 당부를 들으며,준후는 손으로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촉촉해진 그녀의 성역.남성의 흔적이 전혀없는 깨끗한 모습이었다.준후는 천천히 발기된 자신의 물건을 그녀의 살덩이 사이로 비비기 시작했다.

“힝..”

은수는 저도 모르게 자신의 손가락을 깨물었다.붉은 조명에 비춰진 그녀의 새하얀 살결.사과같은 가슴을 양손으로 쥐며,준후는 천천히 앞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좁다..’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입구는 좁을수 밖에 없었다.왠지 그것이 자신을 꽉 쥐고 있는 느낌마져 들었다.

“아..아야!”

은수는 너무나 아파하며 몸을 비틀었다.그녀의 입구로 불기둥의 반절정도가 들어갔을 뿐이었지만,그것은 너무나 꽉 조이고 있었다.상대적으로 은수는 더더욱 아플수밖에 없었다.

“너..남자랑 이런적 처음이지?”

“다..당연하잖아.난 큰언니랑 달라.”

은수는 발끈하며 말했지만 이내 얼굴을 찡그릴수 밖에 없었다.자신의 아랫도리를 불로 지지는 듯한 화끈한 느낌 때문이었다.준후가 힘을 주어 자신의 안으로 완전히 진입한 것이다.

“아..아퍼!”

“쉿.조용히해.미진이 누나 깨울셈이야?”

“으읍...”

은수는 자신의 손으로 입을 막았지만,쓰라릴 정도로 아픈 경험에 눈을 감아 버렸다.기분이 좋긴 커녕 아프기만 했다.하지만 멈추고 싶진 않았다.왜인지는 모르지만,은하에게 준후를 뺏기는 것 같아 싫었다.

“아아..”

준후는 살짝 탄성을 질렀다.마치 손으로 자신의 자지를 움켜쥔것만 같은 조임이었다.등뒤로 땀이 흐른다.하지만 온몸에는 쾌감이라는 전율역시 같이 흐르고 있었다.

“흑..흑..”

은수는 흐느끼듯 신음했다.준후의 허리가 이윽고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그 와중에도,준후의 손은 그녀의 가슴과 허리를 매만지고 있었다.항상 은수 한명만을 태웠던 그녀의 침대는,이내 이질적인 두명의 무게때문인지 조금씩 삐그덕 거리기 시작했다.

찰싹..찰싹..

그녀의 다리를 모아 들어 올리자,준후는 한결 수월하게 움직일수 있었다.경험많은 은하와 할때처럼,점점 은수와도 쿵짝이 맞기 시작했다.살짝 밑을보니,자신의 자지가 들락날락하는 은수의 입구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처녀임을 증명하는 듯한 붉은 선혈.준후는 은수를 끌어 안으며 그녀의 귓볼을 핥았다.

“흐응..흑...흐응..”

얼마나 지났을까.은수의 아픔은 점점 야릇한 느낌으로 바뀌어 가기 시작했다.준후의 허리가 규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은수의 입가에서도 아픔의 신음이 아닌,쾌감의 신음이 점점 더 붉어지기 시작했다.

“흑..읍..으응..흐응..”

그제서야 은수도,어째서 은하가 준후와 몸을 섞을때 그토록 야릇한 신음을 뿌려대는지 조금은 알것만 같았다.처음 남자를 몸안으로 받아들이는 아픔은 너무나 컸지만,곧 이어 그 아픔보다 큰 양의 쾌감이 자신을 지배해왔기 때문이었다.

준후는 준후 나름대로,은하와 할때처럼 다양한 채위로 바꿀수가 없었다.너무나 꽉 조여오는 느낌.그것은 정말 은수의 대 발견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리드미컬하게 흔들리는 귀여운 가슴.그리고 일찍 젖살이 빠진듯 천천히 라인이 잡혀가는 그녀의 허리와 살짝 도톰한 허벅지.

교복회사의 모델로 스카웃제의를 받은적 까지 있는 은수였다.점점 쾌감에 찬 표정으로 바뀌는 그녀의 얼굴을 본 준후 역시 평소와는 달리 조금 빨리 신호가 오는것만 같았다.그의 허리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오빠..흑..흐응..하앙..”

준후는 얼른 그녀의 몸에서 자지를 빼내었다.애액에 섞인 피가 조금 흘러나왔고,그녀의 하얀 배위로 준후의 정액이 후두둑 하고 떨어졌다.그것역시 처음 경험하는 은수도 깜짝 놀라 사정을 하는 준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하아..”

준후는 그 어느때보다 나른함을 느끼며 은수의 옆으로 쓰러지듯 누웠다.싱글베드이다 보니 자연스레 은수와 준후의 알몸은 서로 밀착 되어 있었다.준후는 티슈를 뽑아들어 그녀의 몸을 닦아주었고,은수는 이제 부끄러움따윈 없는듯 준후가 뒷처리를 해주자 마자 준후에게 와락 안겼다.

“이런 기분일줄 몰랐어.”

마치 수줍은 사랑고백같은 말에,준후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은수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은수역시 승리자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왠지,자신도 준후를 갖은것만 같은 그린 승리자의 표정을.

“오빠.궁금한게 있어.”

갑자기 무언가가 생각난듯 준후의 품에 안겨 있던 은수가 불현듯 말을 걸었다.

“뭔데?”

“혹시..혹시말야.”

“뭐가?”

“혹시...은채 언니랑도..잤어?”

“뭐?”

준후는 순식간에 얼빠진 표정을 지어 보였다.은수는 꽤나 초조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준후는 고개를 저었다.그럴리가 없다.은채만은 다르다.아무리 준후이지만,그녀에게는 흑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갖고 싶다는 생각은 수없이 했지만,이렇게 육체적으로 취하고 싶다는 생각은 단한번도 해보지 않았다.그것은 청초한 그녀의 이미지에 있어서 큰 모독같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다..”

은수는 안심이라는 듯 숨을 내쉬었다.그녀의 앙증맞은 가슴이,준후의 가슴에 딱 달라붙었다.

“은채 언니에게는..안그럴거지?”

“실없는 소리하지마.”

“이제 은하언니랑도 하지마.”

“뭐?”

준후는 괜시리 깜짝 놀라 은수를 바라보았다.단단히 심통이 난 표정이었지만,귀엽기 그지 없었다.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용기를 내어 당돌하게 말했다.

“오빠가..이거 하고싶다면 해줄게.그러니까 나랑만해.큰언니 말고.”

준후는 은수의 뾰로퉁한 표정을 보며 잠시 멍해져 버렸다.하지만 준후는 어렴풋이 이해를 하고 있었다.

강은수.

늘 귀엽게만 자랐던 강씨집안의 막내딸이었다.늘상 YES라는 대답에 익숙한 소녀.그래서 그만큼,소유욕이 강한 그런 아이가 바로 그녀였다.자신에 대한 애정을 그녀답게 표현하는 것 같아,준후는 살짝 웃어버렸다.

준후는 대답대신 은수를 안았다.곧 은채가 올지도 모르는 일이지만,지금으로써는 이 여유와 성취감을 즐기고 싶었다.준후는 처음으로 느낄수 있었다.고아시절과는 달리,점점 자신의 편이 늘어나는 것 같은 즐거운 기분을.

“음..”

은수는 갑작스런 준후의 키스에 놀라면서도 이번에는 당돌하게도 준후의 목을 끌어 안았다.아무도 꺽지 않았던 너무나 싱그러운 작은 꽃.은수는 자신의 몸을 또한번 만지는 준후의 손길에 아까보다 더 빨리 뜨거워지며,스르르 눈을 감는다.







“형님.이거 어떻게 할까요?”

“적당히 처리해라.”

기주는 만신창이가 되어 기절해 있는,축 늘어진 한명의 남자를 보며 무신경하게 중얼거렸다.담배연기가 뽀얗게 허공을 매운다.너무나 화려하게 치장되어 있는 한 전원주택안에,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검은 양복의 사내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빌어먹을.이딴새끼들은 이렇게 호위호식하면서 사는군.’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기주는 참을수 없는 짜증을 느껴야만 했다.

복수를 위해 기주가 선택한 방법은 간단했다.처음 찾아냈던 한철호에게,다른 연구원들이나 그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사람들을 아는대로 자백하게 했고,그가 자백한 리스트의 인원들을 하나씩 찾아가는 것이었다. 물론,그들에게도 아는것을 모두 폭로하도록 하는것역시 빠지지 않았다.간단하지만,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단..내가 그것들을 뿌리뽑기 전에 경찰에 덜미가 잡히지만 않는다면 말이지.’

기주는 멋드러진 정원으로 걸어나가며,담배를 비벼껐다.이번에도 수확은 크지 않았다.그저 관여했던 다른 연구원 몇명만 자백받았을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만들때는 니들 맘대로 나를 만들었을지는 모르지만,사람 인생가지고 장난친 댓가는 반드시 치르게 해주겠어.’

기주는 이를 부드득 갈았다.어쩌면 가만히 있는게 속편할지도 모르지만,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관찰되는 듯한 엿같은 기분은 떨치지 못할것만 같았다.게다가, 준후의 곁에 있는 미진이 뻔뻔하게 준후의 재산을 노린다고 생각하니 더욱더 역겨울 지경이었다.

한참 욕지거리를 내뱉고 있을 그 즈음,덩치가 큰 사내하나가 기주의 휴대폰을 들고 뛰어왔다.

“형님.큰형님 전화입니다.”







화려한 서울거리에,더더욱 화려한 룸싸롱의 안.대리석으로 장식된 초호화 업소의 가장 큰 방역시,고급스런 샹드리에가 반짝이고 있었다. 오늘도 웃음을 파는 그녀들은 아슬아슬한 복장으로 연신 룸안에 있는 사내들에게 교태섞인 미소를 띄우며 그들에게 술을 따르고 있었다.

룸안에 있는 인원은 모두 네명이었다.중년을 넘긴 사내와,젊은 사내 셋이 그들이었다.모두 멋드러진 수트를 착용하고 있었고,중년의 사내는 가장 상석에 앉아 있었다.연신 웃고 있지만,험악한 인상을 가진,체구가 거대한 사내였다.

“기주야.한잔 받아라.”

룸 안에서도 가장 튀는 준수한 외모를 지닌 기주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사내의 술잔을 받아,고개를 옆으로 돌리고는 단숨에 비웠다.중년의 사내를 제외하고는 그를 바라보는 나머지 두명의 시선은 전혀 곱지 않았다.

“요새 뭘 하길래 형한테 얼굴도 안보여주고 다니냐?”

“죄송합니다.개인적인 업무가 조금 있어서.”

“기집이냐?”

“아닙니다 형님.”

기주의 보스인듯한 중년의 사내는 껄껄 대며 웃었다.그가 바로 기주를 지금의 자리까지 키운,조직의 우두머리였다.

“가끔 형한테 놀러오고 그래.니가 독립하고 나니까 형이 참 심심하다.너만한 실력자도 없고 말이야.”

“감사합니다.”

기주는 예의를 갖추고 있었지만,말투는 딱딱하기 그지 없었다.천성적으로 남에게 고개숙이는 것이 극히 맞지 않는 탓이었다.

“다음달쯤에,지방에 갈 생각이다.니가 좀 필요할 것 같은데...한번 같이 내려가자.”

“알겠습니다 형님.”

보스는 피식 웃으며 잔을 비웠다.기주의 맞은편에 앉은 사내들은 흡사 똥씹은 듯한 표정으로 기주를 바라보았지만,기주가 고개를 들면 얼른 시선을 외면하곤 했다.

“잠시,화장실좀 다녀오겠습니다.”

“어 그래.갔다 와라.”

기주는 꾸벅 인사를 하고는 문을 열고 나갔고,기주의 옆에서 술을 따르던 그녀역시 기주를 따라 룸 밖으로 나갔다.

“형님.죄송하지만,저런 핏덩이를 왜 그렇게 이뻐하시는 겁니까?”

그가 나가고 나서야,그의 맞은편에 있는 사내들이 입을 열었다.보스는 피식 웃으며 담배를 피워 물었다.

“왜.저런 어린놈이 잘 나가니까 부러운거냐?”

“그런게 아니라...”

“저놈은 특별한 놈이야.”

“뭐가 말입니까?솔직히 주먹하나 쓸만한거 빼고는 경력도 없고,빵에 갔다온적도 없는 신삥이잖습니까.”

“이 바닥은 주먹센 놈이 형이야.그걸 잘 아는 놈들이...그리고, 저녀석은 특별히 내가 선별한 녀석이야.실패작이긴 하지만 말이야.”

“실패작이요?”

보스의 알수없는 말에 사내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들의 큰 형님을 바라보았다.그의 품안에 안겨있다 시피하던 아가씨가 얼른 그의 술잔에 양주를 따라주었다.

“아주 오래전에 말이다.우리 애들이 줄줄이 빵에 간적이 있었다.그땐 나도 기주정도 되는 중간보스였다만,그때 빵에 간 애들은 줄줄이 10년이상 때려맞았지.”

뜬금없는 옛날 이야기 였지만,사내들은 보스를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경청했다.그는 옛기억을 떠올리듯 말을 이었다.

“그때 생각했다.적어도,우리 회사에 전담 변호사정도만 있었어도,저렇게 되진 않겠지 하는 생각을 말이야.당시 윗대가리들도 그 생각을 한 모양인지,고아원에서 똑똑한놈 하나 데려와서 공부시키자는 황당한 제안을 했지.”

“그럼,그 애가 커서 법쪽으로 가게 하려고 했단 겁니까?”

“말하자면 그런거여.존나게 골때리는 발상이었지.그 애새끼가 착실히 공부해서 사법고시 붙는다는 보장이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야.근데,어떤 돈 많은 놈 하나가 프로젝트를 한다고 우리들 손을 좀 빌리고 싶다고 하더군.”

“프로젝트요?”

“그래.머리좋은 애새끼들을 양성하겠다 이런건데,난 니미 좆또 무식해서 모르겠고,아무튼 애새끼들을 뭘로 만든다나 뭐라나?그랬었지.물론 뒤구린 프로젝트니 조폭들이 그 뒤를 봐줘야 하는거니까,그 돈많은 양반도 우리 도움을 필요로 했을거고.”

묵묵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사내들중 하나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보스를 바라보았다.

“그..그럼..기주 저자식이..”

보스는 피식 웃으며 술잔을 비웠다.

“그래.기주역시 거기서 태어난 녀석이다.물론 중간에 프로젝트가 뻐그려져서,취소가 되었긴 했지만,기주역시 그때 나온 녀석이지.하지만 법쪽의 인물이 안되고 우리랑 같은 길을 가니까,내 입장에선 실패작이고 말이여,크크큭.”

“어째서 프로젝트가..”

“당연한거 아니냐?그렇게 애새끼들을 생산하는데 나라눈을 속이려면 얼마나 힘이 들겠냐.당연히 그 한계를 느낀거지 그 부자 양반도.그러다가 걸리면 지가 쌓아온 것에도 타격이 있을거 아니냐.그래서 기주같은 녀석들은 다 고아원으로 버려진거고,그때 버려졌던 기주녀석이 이 바닥에 몸담은 거다 이 새끼들아.그러니 저 놈한테 시기하는 못난짓은 하지말라는거여.”

“그 부자란 사람이...누굽니까?지금도 버젓이 활동을 하는 겁니까?”

치지지

보스는 재털이에 담배를 비벼끄고는 느긋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시끄러운 복도지만,그는 어렴풋이 기주가 곧 들어올거라는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그는 약간은 낮은 톤으로,궁금증에 가득차 있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입을 열었다.

“그놈이 바로...한경건설 강주현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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