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매력의 눈을 가진 남자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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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4,30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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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이 글을 한창 올릴때에 퇴고를 하지 않고 올려서...
그리고 또 나중에 수정을 하지 않고 한참이 지난 글이라..
간혹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틀릴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4부-눈웃음이 이쁜그녀 part 1

“어서오십시오 고객님.”

직원이 수혁을 보며 꾸벅 인사를 했다.전형적인 업무용 미소를 띄며 수혁을 보고 있었지만 상당히 귀여운 얼굴이었다.또한 잘 차려입은 수혁을 보고는 약간은 흥미있는 눈빛을 보이기도 했다.하지만 그 여자는 지금 수혁에 있어서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여자였다.

“유리나씨와 상담을 하고 싶은데요.”

“네?팀장님…하구요?”

“아…지금 팀장님으로 승진을 하신 모양이네요.예전에 그분께 자산관리 상담을 받은적이 있었거든요.”

“아…예전에 방문해주셨던 고객님이시군요.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직원은 약간은 당황하면서도 수혁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분명 그녀를 부르러 간 것이리라. 수혁으로써도 유리나 라는 여자를 처음보는것이지만 팀장 승진을 하기전에 분명 그녀도 자산관리나 펀딩같은 업무를 봤을 터였다.약간은 넘겨짚은 것이었지만 수혁의 예상대로 리나도 한때 개인 상담고객이 있던 모양이었다.

“기다렸습니까 고객님,”

‘오호..’

수혁은 살짝 선글라스를 벗고 그녀를 바라보았다.사진보다 훨씬 미인이었다.코는 오똑한 거에 비해 입술은 작고 앙증맞았다.하지만 무엇보다 매력적인것은 자신을 보며 눈웃음을 짓는 그녀의 표정이었다.

“안녕하세요.저 기억나시려는지 모르겠지만 한번 상담을 받은 적이 있어서요.그때 워낙 상담을 잘해주셔서 찾아왔는데.”

“아.,.감사합니다 고객님.그런데 어떤 용무가 있으신지요?”

그녀는 친절하게도 계속해서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지만 수혁에게 있어서는 살짝 심기가 뒤틀리는 일이 아닐수 없었다.

‘젠장…저렇게 나랑 눈을 똑바로 안마주치고 눈웃음만 치면 매료안을 걸수가 없잖아.’

매료안은 상대와 눈을 마주쳐야만 효력이 발생한다.따라서 저렇게 눈웃음에 가려진 리나에게 걸기엔 너무나 무리였다.그렇다고 해서 매료안을 눈에 계속 머금고 있을수도 없다. 그러려면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거니와 계속 했다가는 눈에 엄청난 부담이 걸리기 때문이었다.

“음..아..그게…자산관리 때문입니다.”

“아…,그러시군요.펀드와 같이해서 맡기실 생각이신가요?”

“뭐…글쎄요.그런건 자산관리 하는 쪽에서 다 해주는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음…그러시면 일단 제가 상담을 해드리고 담당직원분을 붙여 드리는건 어떨까요?”

수혁은 눈에 띄게 당황했다.팀장이라 직접 고객개인의 업무를 보지않는 모양이었다.그 답지 않은 실수였다.

“아뇨.팀장님이 직접해주실 수는 없나요?”

수혁의 말에 리나는 난처한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팀장으로써 해야할 일이 많은건지 원래 팀장의 업무가 아닌건지 아무튼 그것은 힘든 모양이었다.

“아..어쩌죠 고객님.자산관리쪽은 이제 제 담당이 아니어서…좋은 직원분을 붙여 드리겠습니다.이쪽에서 배태랑들도 꽤 많이 있구요 고객님.”

나긋나긋한 목소리. 남자를 녹이는 듯한 애교있는 눈웃음이었지만 수혁은 그저 착잡해 질수 밖에 없었다.이런 전개라면 이렇게 공사를 시작한것은 큰 실수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허둥댈순 없지…’

수혁은 갑자기 눈을 심하게 비벼대었다.

“어..눈이 왜이러지..”

“어머…고객님 괜찮으세요?”

“아…죄송합니다.뭐가 들어갔나…..혹시 제 눈에 뭐 들어 갔나요?”

리나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시며 드디어 그녀의 맑은 눈이 선명하게 보였다.수혁은 잽싸게 눈을 비비던 손을 때고 정신을 집중했다.알수없는 무언가의 기류가 뇌를 통해 안구로 집중되는 느낌이 든다.매번 매료안을 걸때마다 드는 이상야릇한 기분이었다.온몸의 기운이 눈으로 다 쏟아져 나오는 듯한 기분….수혁의 눈빛에서 순식간에 푸른빛이 감돌았다.그 빛무리는 갑자기 확 사라졌고 리나의 표정은 아까와는 달리 순식간에 멍해졌다.

‘휴…다행이다…걸렸다 걸렸어…’

매료안을 순식간에 써서 머리가 띵해져 머린 수혁이었지만 이내 웃는 얼굴로 리나를 바라보았다.벙쪄있어도 이쁜얼굴은 어쩔수 없는듯 너무나 귀여워 보이는 모습이었다.

“아…이제 괜찮네요….먼지였나봐요….아무튼…..저는 꼭 팀장님이 관리를 해주셨으면 해요. 안그러면 이 회사에 맡기는 의미도 없고. 그래 주실수 있죠?”

왠지 모르게 수혁의 말이 달콤하게 들리는 리나였다.이상하게 가슴이 뛴다.물론 처음 봤을때도 꽤나 멋진 남자 고객이 왔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러지는 않았다.자신이 왜 그러는 걸까? 리나는 그 대답을 내리지 못한채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네..네…고객님.제가 맡아서…..해드리겠습니다.”

“와..정말요?고맙습니다.”

수혁은 밝게 웃어보였다.리나의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며 고개를 떨궜다.

“저..저기…자산은 얼마나….맡기실 건지요…”

“한 3억 정도입니다만…괜찮은가요?”

“아..네…물론입니다.자..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리나는 자기도 모르게 볼펜을 툭하고 떨궈 버렸다.그 모습을 보고 턱을 괴고 있던 수혁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그동안 이 일을 하면서 꽤나 많은 돈을 모은 데다가 수혁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통장을 여러개 만들어 따로 나눠서 관리했다. 리나에게 자산관리를 맡길 3억은 나중에 이 일에서 은퇴하고 나서의 비자금을 위해 꼬박꼬박 부어대던 통장이었지만 공사를 위해 잠시 맡기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고객님 개인신상을 작성하셔야 하는데…”

“아…여기 명함드릴게요.”

“네..네…”

언제나 그렇듯이 명함을 주면서 살짝 그녀의 손을 건드리는 수혁이었다.항상 같은 반응. 리나는 몸을 움찔 하더니 수혁의 명함을 받아들고는 컴퓨터에 수혁의 정보를 기록했다.

리나에게 준 명함은 그녀에게 공사를 치기위해 수혁이 이번에 따로 만든 명함이었다.물론 입이 거친 김노인은 자꾸만 귀찮게 한다고 수혁에게 욕을 했지만 능청스레 웃으며 돈을 찔러주는 수혁을 보고는 입을 다물었다.리나에게 건낸 수혁의 명함에는 자선사업단체의 대표이사로 되어있었다.

“조..좋은일 하시네요 고객님,”

“하하…고맙습니다 팀장님.저도 명함한장 받을수 있을까요? 업무용 명함 말구요.”

수혁의 말에 리나는 살짝 놀랐다.회사에서 고객에게 주는 명함은 휴대폰번호가 없는 말그대로 업무용 명함이었다.대신에 리나처럼 다른 회사와도 연계되는 직책은 영업용으로 휴대폰번호가 찍힌 명함이 제공된다. 한마디로 수혁은 휴대폰번호가 있는 명함을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아..네…여기…”

원래는 고객에게는 주지 않는 명함을 자신도 모르게 품안에서 꺼내 내민 리나였다.수혁은 살짝 웃으며 그녀의 명함을 갈무리해 넣었다.사실 늘상 그렇듯이 휴대폰 번호따윈 이미 상철을 통해 알고 있을 뿐더러 저장까지 되어있지만 이렇게 연락처를 받는 과정이 중요한것이다.쌩뚱맞게 걸어서는 어쩌다 보니 알게되었어요~하다가는 스토커 취급받기 딱 좋다.

“여기에 고객님 주민등록번호 부탁드립니다.”

“아…차라리 주민등록증을 드릴걸 그랬나봐요.여기다 쓰면되죠?”

“네…고객님.그리고 이거…”

리나의 손에는 수혁의 명함이 들려있었다.고객정보에 필요한 회사주소와 휴대폰번호를 적었으니 다시 돌려주려는 것이었지만 수혁은 가볍게 웃어보였다.

“그거 그냥…넣어두세요. 중간중간 제가 전화를 드리는 일도 있지 않겠어요?컨설턴트와 고객사이니까….”




-
“니가 한잔 따라봐라.”

“네 형님.”

수혁은 그답지 않은 공손함으로 유경의 잔에 양주를 가득 부어주었다.저번에 상철의 말을 듣고는 생각나서 그를 찾아온 참이었다.

“그래..요새 동갑내기를 하나 공사치려고 하고 있다면서?”

“아..네.펀드회사쪽 여자입니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여전히 수혁의 표정은 무뚝뚝했다.원체 잘 웃지 않는 그의 성격은 어쩔수 없는 모양이었다.

“그래서….이번엔 몇살로 위장했냐?”

“위장은 못했습니다.그쪽에 펀드를 맡기려면 신분확인이 필요하고 해서.그냥 제 주민등록증 보여줬습니다.”

저번에 민정을 공사칠때는 그녀보다 나이가 많도록 설정했지만 이번엔 그럴수가 없었다.아무래도 실명확인이 필요한 금융쪽이니 이번만큼은 26세 강수혁.있는 그대로 대쉬해야만 했다.하지만 유경의 표정은 살짝 굳어졌다.

“괜찮겠냐.이 바닥에서 그렇게 모든걸 까고 들어가면 나중에 골치아플텐데.”

“잘 덮을 방법도 생각해 뒀습니다 형님. 사무실도 단기임대형식으로 빌려뒀고,그럴싸하게 회사법인도 만들어 뒀으니 문제는 없을거 같습니다.”

수혁의 공손한 말에 유경은 술잔을 비웠다.그가 술을 마시자 마자 옆에 딱 붙어 있는 여인이 유경의 잔에 술을 채워 주었다.

“상철이 말로는 5천짜리 공사라고 하던데…그 푼돈에 그렇게 투자를 해도 괜찮은지 모르겠다.”

“직접 공사를 치는 것은 접니다.상철이는 객관적인 판단인거 같고…제가 보기엔 그 위에도 가능해 보여서 그렇습니다.”

수혁을 제외하고 유경앞에서 이렇게 꼬박꼬박 말대꾸를 할수 있는 인물따윈 없다.하지만 유경은 조금도 심기가 뒤틀리지 않은듯 희미하게 웃기 까지했다.

“그런가….그러면 니가 알아서 할 일이겠지.그리고 공사같은거 다 정리되거든 형 한번 다시 찾아오너라.”

“아…무슨 지시하실 것이라도..”

“아니.그런게 아니야.소개시켜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 그런다.”

“소개요?”

의아하게 되묻는 수혁이었지만 유경은 여전히 술잔만 응시할 뿐이었다.

“그래.너한테 꼭 필요한 사람이지.”

“오다…입니까?”

“하하하하.”

유경은 수혁의 질문에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오다라니….형은 이제 공사를 직접하거나 하지 않아.동생들 돌봐주고…그냥 그런일을 할 나이지.”

“그렇다면 소개시켜 주신다는 분이 누구입니까.?”

“나중에 알게되…한가하고 시간날때 찾아와.공사중일땐 오지 말고.”




-
‘반드시 나온다…..그여자는..’

수혁은 확신을 하고 있었다.그것은 자신에 대한 확신보다는 매료안이라고 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었다.그녀를 만나고 한 오일정도의 텀을 둔 수혁은 마침내 먼저 리나에게 연락을 취했고 예상대로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수혁이 기다리고 있는곳은 그녀가 일하는곳 회사 앞에 있는 커피숍이었다.공사의 시작은 언제나처럼 핑계가 있는 만남인 법이다. 이번에 수혁은 자산관리를 핑계로 그녀를 불러내었다.물론 팀장인 그녀가 업무중 상담을 할수 없을거 같아 불러내는 거라고 둘러대었지만, 수혁이 구지 그런 핑계를 대지 않아도 이미 수혁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그녀인지라 나오지 않을수 없을 터였다.

‘자산관리라…’

재테크가 유행인 요즘 들어 펀드쪽을 담당하는 유리나의 회사같은 경우 특히 요새같은 때가 한창 바쁠때였다.

“저기…안녕하세요.”

수혁은 누군가가 부르는소리에 상념에서 깨어 위를 바라보았다.유니폼이 아닌 사복으로 갈아입은 리나가 어색하게 서있었다.

“아..리나씨.어서오세요.생각좀 하느라….오신줄도 몰랐네요.”

“아뇨..오래기다리셨죠?”

저번에 보고 오랜만에 본 리나는 더욱 화사한 모습이었다. 동연배 20대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옷차림.그리고 무엇보다 웃지 않고 있는 얼굴도 너무나 이쁜 미인이었다.수혁은 매너있게 일어나 인사를 하고 자리를 권했다.

“기다리다뇨…저야말로 뜬금없이 연락드려서 죄송하죠.”

“아니에요.”

리나는 수줍게 웃어보였다.민정과는 달리 첫만남부터 수혁을 잘 못쳐다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웃음 자체가 업무용 친절 웃음과는 달랐다. 그런쪽이 전문인 수혁의 눈에는 분명하게 자신을 향한 호감이 보이고 있었다.

“바쁘실텐데 괜히 불러낸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아닙니다.제가 맡은 고객님이니까요.”

유리나는 열심히 펀드에 대한 내용과 수혁의 자산을 어떤식으로 할것인지 이야기를 시하기 시작했다.수혁으로써는 전혀 관심밖의 일이었지만 그는 열심히 경청하는 척했다. 중간중간 신중한 표정을 넣어 주는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은….이 자금이 상당히 중요한 것이라..”

“아…그러시군요.”

“네.이 돈을 어느정도 불리지 않으면…많은 애들이 길거리에 나 앉게 되어버려서…”

“어머…그게…무슨뜻이에요?”

수혁의 슬픈표정에 예상대로 리나가 관심을 보였다.모든게 작전대로 였다.그래서 자선사업단체로 명함을 준것이기도 하지만.

“제가 큰 실수를 하고 만거죠. 회사 운영이 약간은 힘든시기인데…고아원으로 덜컥 하나를 계약을 해버렸거든요. 시설면이나 이런쪽에서 좋은 보육시설을 만들려고 한게 그만….그래서 계약기간을 겨우 연장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해보려는 마음에 이렇게 펀드로 넣게 된거죠..”

“어머…그러시군요..”

리나는 자신이 안타깝다는 듯 손으로 입을 가렸다.예상대로 사회복지학과를 나온 그녀라면 이런것이 먹혔다. 그녀의 경력란에는 대학시절 국내최고의 자원봉사 기관에서 활동했다는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수혁은 자신의 직업을 그런것으로 택했던 것이다.

“아..죄송해요.팀장님을 불러내 놓고는 신세한탄을 했군요.”

“아니에요…저도 어떻게든 돕고 싶어요. 제가 최대한 수익을 낼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사장님.,”

“그냥….수혁씨라고 부르세요.”

“아…그럴까요..”

수줍게 웃는 수혁은 그녀를 보며 한가지 확신을 내릴수 있었다.예상외로 일이 일사천리로 갈거 같은 분위기다.이 바닥에 머물러 있으면 첫만남에서 어느정도 진전이 나갈것인지 눈에 훤히 보인다.수혁의 본능이 말해주고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리나의 눈빛은 처음과는 또 다른 관심이 묻어있다.

우우웅…

“아…실례할게요 리나씨.”

안봐도 뻔했다.이쯤에서 전화를 걸 사람은 수혁이 미리 지시한 단 한사람.

-얌마. 너 자꾸 전화바람잡이 시킬래?귀찮게.-

“아..사장님 안녕하십니까.”

-미친놈이 툭하면 사장이래. 잘되가는 거냐?-

“저번에 기부해주셨던 돈 덕분에 잘되었지요. 오갈곳없는 노인분들이었는데 사장님 덕분에 너무 잘 해결되었습니다.”

-뭐야…이번엔 자선사업가야?아주 지랄을 비벼 쳐먹어요.-

“아..네…그 건에 대해서는 다음에 전화를 걸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아직 공사기간이 남아 있어서요.”

-좆까는 소리하지 말고…이번오다는 오늘 어디까지 갈거냐?-

“저번과는 달리 이번엔 잘될거 같습니다…그럼 손님이 계셔서…”

-그려.전화해라.-

역시나 상철은 정확히 시간에 맞춰 전화를 걸어주었다.매번 중개료를 칼같이 빼먹는 중개인이지만 받은만큼의 일을 확실히 하는 녀석이었다.그렇기 때문에 중개만해서도 왠만한 선수 못지 않게 고소득을 올리는 것이겠지만.

“아…죄송합니다.일이 일이니 만큼..”

“아뇨..괜찮아요.그래도 사장님처럼 좋은 일하시는 분들이 많아 다행이에요.”

리나는 싱긋웃으며 손사레까지 쳤다.그리고는 약간은 부끄러운듯 말을 덧붙였다.

“사실 저도…그쪽에 관심이 많아요. 어쩌다 보니 이 일을 하고 있지만…가능하면 남을 돕는 일이 너무 하고 싶어서요.”

수혁은 과도하게 놀란 척을 하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어…정말요? 와..너무나 반갑네요.솔직히 이쪽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지 않아서….늘 안타깝곤했는데..”

“아뇨..실천도 못하고 있는걸요 뭐..돈버는일이 바빠서..”

수줍게 말을 잇는 리나를 보며 수혁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럼 자리를 옮겨서 이야기해도 될까요?”

“네?”

“리나씨랑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수혁의 말에 리나는 약간 당황한듯 싶었다. 싫어서가 아니었다. 자리를 옮기자는 의미는 다른 커피숍으로 가자는 말은 아닐것이다. 갑작스레 술을 먹자는 제의라는것을 눈치챈 리나는 고객과 이래도 되나 하는 느낌에 당황한 것이었다.하지만 밝게 웃는 수혁을 보며 왠지모르게 거절하지 못하고 리나는 살짝 자리를 일어섰다.

수혁은 상철과 전화통화 한것처럼 일이 잘 풀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보통 텀을 두고 만나는게 보통이지만 이번오다는 다르다. 자산관리자,즉 펀드메니져와 고객사이로 만난 것이니 만큼 그만큼의 명분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였다.게다가 계속해서 고객과 펀드메니져 사이로 만났다가는 진전이 없을수도 있다.최대한 오늘 뽑아먹어줘야 하는 오다인것이다. 이 일을 한다는것은 그만큼의 판단능력이 뒷받침이 되 주어야 했고 다행히도 수혁은 그 능력은 정말로 탁월한 편이었다.

“아…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라셨을 수도 있겠어요.”

“아뇨..고객이랑 술을 마시는게 처음이라서..”

약간 뻘쭘해 하는 리나를 보며 수혁은 천천히 대화를 주도해 나갔다.처음 술을 마시는 여성과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공통된 관심사를 찾는 일이었다.어차피 그녀과 무엇에 관심이 있고 어떻게 자라왔는지는 수혁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수혁역시 그녀와 비슷하게 자라온 설정으로 다가가고 있으니 리나가 관심을 보이지 않을리가 없었다. 수혁은 열심히 그동안에 자신이 했던 봉사활동이나 복지사업에 대해 열변을 늘어놓았다.물론 사전에 미리 다 꾸며둔 픽션.한마디로 모두다 뻥 이었지만 말이다.

“어머..너무 재밌다..”

“그치?”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자 리나는 혀가 살짝 꼬여있었다.게다가 동갑내기인 둘은 말을 놓기로 합의까지 했다.

“그래서..?”

“뭐 어떡하겠어.오갈곳 없는 분들이니까….빚을 내서라도 해야되겠더라고.사실…나도 부모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어.그래서 그런분들 보면 그냥 넘어갈 수가 없겠더라구.”

“맞아…나도 그래.”

다분히 리나의 집안환경을 의식한 발언이었다.리나의 어머니는 새어머니라고 했다.왠지 모를 친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했을 거라는 수혁의 추측은 맞아 떨어졌다.리나는 리나 나름대로 너무나 놀라고 있었다.수혁이 이렇게 까지 자신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면서도 너무나 끌린다.

“사실…나 술끊었었는데.”

“정말?”

“응…여자가 술마시면 좀 그래보이잖아.회사에서도 안좋게 보고…그래서 회식아니면 잘 안마셨어.특히 남자랑은..”

“와..이거 내가 다 영광이네?”

능청스런 수혁의 말에 리나는 조금씩 판단력을 잃어만 갔다.몽롱한 눈빛속에 비친 수혁의 모습은 술취한 상태에서도 자신을 너무나도 설레게 했다.

‘이래서…술을 끊으려고 한건데..’

술을 마시면 지나치게 판단력을 잃어버리는 자신을 너무나 잘 아는 리나였기에 술을 끊을 결심을 한것이었다. 늑대들의 표적이 되기에 너무나 쉬운 타입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달랐다.술을 먹어서 판단력이 흐려져 멋져 보이는게 아니었다. 왠지 모르게 처음부터 자신을 사로잡았던 모습.그래서 회사에서는 비밀로 펀딩을 도와주고 있는게 아니겠는가.


분위기가 점점 화기애애해 지자 수혁은 아예 리나의 옆자리로 옮겨갔다.리나역시 조금의 경계심 없이 수혁의 옆에 딱 붙어서 술을 마셨다.

‘생각보다..상당히 쉬운 타입이네.’

성공한 펀드메니져라 약간은 깐깐하리라 생각했다.게다가 사회복지쪽을 전공해서 약간은 고지식함도 있을 거라 예상했다.하지만 예상은 정반대라는 것을 아는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찰싹 달라붙는 그녀.분명 술에 취한것뿐만은 아니었다. 아니…수혁이 보기엔 술취함을 빙자해서 달라붙는 느낌마져 들 정도였다.

‘빠르면….빠를수록 좋지.’

어느정도 술자리가 소강상태가 되었을때 수혁은 자연스럽게 리나를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전혀 어색하지 않게 팔짱을 둘러오는 리나를 보며 수혁은 살짝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녀 나름대로 용기있는 접근을 한것이라 그만큼 수혁역시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려는 표현을 해준 것이었다. 예상대로 그것은 너무나 잘 먹혀 들어갔다.

수혁은 손짓으로 다음 목적지를 가르켰다.예상대로 리나는 약간은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 첫 만남부터 오다를 모텔에 데려가는것은 그리 희귀한 광경이 아니었다. 오히려 섹스를 통해 오다를 따는것을 전략으로 삼는 녀석도 조직내에 꽤 있을 정도였으니까.

“먼저 씻을게.”

늘 그렇듯 수혁이 먼저 옷을 벗고 들어갔다.리나는 부끄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대에 걸터 앉았다.

쏴아아

매번그렇지만 이런 시간이 되면 제 아무리 수혁이라도 약간의 긴장감이 들었다.일때문에 하는 섹스란 느낌이 강하지만 남자인 이상 이 여자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었다.요즈음에 수혁은 30대 초반의 오다가 대부분이었다.한달전쯤의 민정역시 30대 였으니까. 하지만 간만에 맛보는 20살여자의 육체를 생각하니 약간의 기대감과 부담이 동시에 들었다.30대여자는 느끼게 하기 쉽지만 20대는 좀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첫만남에서 모텔에 데리고 온 경우는 몇배를 더 신경을 써야했다.

“어라…안씻어?”

샤워를 마치고 대충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나간 수혁은 멍하니 앉아있는 리나를 보며 말했다.

“아…몸이 멋있어서..”

리나는 약간은 쑥쓰러운듯 말끝을 흐렸다.수혁은 살짝 웃으며 매너있게 그녀를 위해 침대쪽에서 등을 돌려주었다.그녀가 옷을 벗을때 부끄러워 할까봐 한 배려였다.
절대 이렇게 자주 여자와 모텔에 온다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돼었다.자신은 지금 사회적으로 선행을 하고 있는 자선사업가로 분해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욕실로 들어가자마자 수혁은 담배를 한대 피워 물었다.뿌연 담배연기가 방안을 가득 매웠다.뒤돌아 있어서 보지 못했지만 아까 침대에 걸터앉았을때의 리나의 각선미는 감탄할 만한 것이었다. 간만에 동연배에게 공사를 치는 탓 일까. 수혁은 자기도 모르게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뭐라 그리 재밌어?”

어느새 샤워를 마친 리나가 몸에 타월을 두르고 아까보다 한층 붉어진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았다.살짝 젖어 내려오는 까만 머리결. 수혁은 자기도 모르게 넋을 놓고 한동안 감상하기 까지했다.

“그냥….별거 아니야…불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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