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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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6,591회 작성일 17-02-12 06:30

본문

 
 
 
 
제40장
 
얼마나 지났는지 몰랐다. 나는 다시 눈을 떴다. 눈 앞에는 그 어두운 폐쇄된 유리방이 보이지 않고 바로 일편 태양이 찬란한 푸른 하늘이었다. 공기 중에는 마치 계화수 향기가 자욱한 것 같았다. 나는 사람이 오고 가는 한 도로 위에 서있었다. 길 위로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식 자동차를 타고 있었다. 입고 있는 것은 분명 반소매 셔츠였다. 삼대칠 가르마였다. 눈 앞의 사물과 환경이 마치 굉장히 변한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내려 바라봤다. 바닥이 어째서 가깝게 변했지? 자신은 하얀색 반소매 셔츠와 멜빵을 한 줄무늬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마르고 작은 다리는 가죽 샌들을 신고 있었다. 오른쪽 종아리 위에는 하나의 작은 상처가 있었다. 이 상처는 계속 나에게 몇 년씩이나 남아 있었다. 그런데 현재 다리 위 이 상처의 색상은 아주 신선했다. 아직 소독용 빨간약이 남아 있었다. 내가 있는 여기는 어디인가? 왜 내 머리가 이렇게 왜소하지? 신상에는 또 크고 무거운 책가방을 등에 메고 있었다. 어째서 내 다리의 그 흉터에 약이 칠해져 있는 거지? 마치 막 다친 것처럼 말야.
 
맞아. 나는 생각이 났다. 오늘 오후 일교시 활동 중에 반에서 그 평소에 친구들을 가장 괴롭히는 거구 놈이 또 나를 찾아와 귀찮게 했다. 이전에 나는 반에서 성적이 가장 뛰어나서 이들 학습이 별로인 놈들은 모두 약간 나를 얄미워 했다. 하지만 반주임과 선생님들이 모두 나를 보호해줘 그들도 감히 나에게 어떻다 못했다. 그런데 최근 반년 이래로 나의 성적이 점차 떨어지자 선생님의 총애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그래서 그들이 나에 대해 약간 불손 해지기 시작했다. 불시에 도발을 해와 나를 조롱하곤 했다.
 
나는 또 거구가 말할 때 그 악의 충만한 못생긴 얼굴이 기억났다. 이후 내가 머리로 받아버리자 나에 비해 머리 두 개나 더 큰 이 자식은 벽에 가서 부딪쳤다. 거구는 분명히 나의 폭발된 완력에 놀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주 빠르게 묵중하게 그리고 또 가혹하게 나의 신상에 보복을 가했다. 나는 그에게 배를 발로 가격당해 옆에 있는 책상 위로 떨어졌다. 그 때부터 나의 종아리에는 긴 흉터가 남게 되었다.
 
거구는 결코 좋게 끝내지를 않았다. 나의 반항은 그의 이 권역내에서의 권위에 위해가 되었다. 그는 반드시 혹독하게 나에게 징벌을 해야 했다. 이것은 역량이 극히 불균형한 전투였다.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허벅지를 꼭 붙잡고 놓지 않는 것이었다. 그의 주먹이 마치 비가 내리듯 나의 신상에 마음껏 쏟아졌다. 그러나 나는 마치 원숭이의 무쇠팔뚝처럼 결코 손을 놓지 않았다. 최후에 이르러 그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죽을 듯이 나를 밀어 젖혔다. 배를 안고 끊임없이 비명을 질러댔다. 그리고 나는 죽을 듯이 입안 가득 붉은 비릿한 것을 악물고 있었다. 한 덩어리의 살점이 나의 입 속에 깨물려져 있었다.
 
다음 정경은 가히 짐작할 수 있었다. 교도 주임의 얼굴과 반주임이 탄식하며 번갈아 등장했다. 나는 그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 할 수 없다. 단지 이 아이가 학교에서 말썽이나 피우고 어째 돼먹지 않았냐는 말 뿐이었다. 그들은 일년 전 내가 우수학생 대표였다는 것을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학부형회에서 학생들의 모범으로 요구한 것은 교사들이었다. 학교를 빛낼 후계자로 여겼었다.
 
다만 반주임은 완곡하게 언급했다. 이 아이는 아빠가 죽은 후 이렇게 변했다는 것이었다. 수업시간에 언제나 마음이 가만 있지 못하고 무슨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또 계속 무단결석, 조퇴, 땡땡이를 일삼고 학습 성적이 계속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옆에 있는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몇 마디를 거들었다. 그거야 이상할 것 없지. 아이 아빠가 없은 후부터 들으니 그 애 엄마가 또 다른 남자와 눈이 맞았대나봐. 여인의 마음이 일단 어디를 가버리면 아이는 상관 안한다니까. 이 아이도 엄마 아빠 없는 아이들과 똑같아. 진짜 불쌍해.
 
이 말들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 없던 나를 다시 재차 미친듯이 날뛰도록 만들었다. 나는 핏발이 선 붉은 눈으로 노려보며 말을 한 사람을 향해 달려가려 했다. 하지만 반주임에 의해 붙잡혔다. 그런 후 교도주임의 질책과 반주임의 위로가 있었다. 그들은 내가 이미 잊어버린 무슨 말들을 했다. 하지만 내 뇌 속에는 다만 그 “엄마 아빠 없는 아이” 만이 계속 맴돌았다.
 
어찌된 일인지 교사들과 시끌법적 바라보던 사람들이 모두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미 학교에서 빠져 나와 있었다. 손에는 정학 통지서가 들려 있었다.
 
나는 책가방을 메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었다. 다만 느껴지는 것은 길 위의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들은 개개인이 행동거지가 수상했다. 면목이 가증스러웠다. 비록 나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이 모두 나를 보고 비웃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나보고 나쁜 아이라고 비웃는 것이었다. 내가 아빠가 없다고 비웃는 것이었다. 나의 엄마를 비웃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을 향해 야수와 같은 미친듯한 비명을 질렀다. 그들은 마치 요괴 모양으로 일단의 구름으로 화해서 마치 알에서 깨어난 파리처럼 날개를 치며 날아가버렸다.
 
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길이었다. 하지만 나는 순식간에 가속 단지 안에 서있었다. 오후의 햇빛이 미황색의 담 위에 금빛 찬란했다. 나는 마음이 갑자기 다시 따듯해졌다. 어쨌든 상관없어. 난 아직 엄마가 있어. 엄마가 집안에 있어. 엄마가 날 기다리고 있어. 이 시각 나는 엄마의 포옹과 위로가 가장 필요했다.
 
유쾌하게 작은 다리가 나를 집문 앞의 복도에 데려다 주었다. 복도 위에는 이웃집들이 놔둔 잡동사니가 가득 쌓여 있었다. 그리고 우리 집 문 앞은 아주 깨끗했다. 엄마가 있는 집은 나의 아늑한 작은 항구였다. 나는 큰 소리를 지르려 했다.
 
“엄마! 나 왔어. 엄마의 작은 석두가 집에 왔어. “
 
하지만 나는 목구멍 만을 연 채 소리를 지르지 못했다. 다만 우두커니 집 문 입구에 서서 움직이지를 못했다. 휑뎅그렁한 문 앞 복도 위에 엄마의 그 정교하고 아름다운 하얀 하이힐 옆에 한 쌍의 남자 가죽 구두가 갑작스럽게 그 곳에 놓여 있었다. 이 가죽 구두는 여태껏 내가 본 적이 없던 것이다. 치수나 스타일 모두 아빠의 가죽 구두가 아니었다. 갈색 가죽 구두의 구멍이 활짝 열린 채 마치 커다란 입을 벌리고 나를 소리없이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
 
나의 심장이 마치 순간 정지한 것 같았다. 나는 다만 눈을 빤히 뜨고 문 입구의 그 구두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몰랐다. 나는 자신이 이미 집 문을 연 것을 발견했다. 조용히 아무 소리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안은 일절 모든 것이 또 그렇게 익숙했다. 마치 지금까지 사람이 움직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이 일절 모든 것이 가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빠 엄마의 안방 문은 잠그지 않은 채 닫혀 있었다. 그 틈으로부터 여인의 떨리는 신음소리와 남자의 거친 호흡성이 들려왔다. 여인의 소리는 내게 너무나 익숙했다. 남자의 소리는 내가 마치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았다. 여인의 소리 속에는 억제하기 힘든 열락과 쾌감이 실려 있었다. 남자의 소리 중에는 정복자의 오만과 거만함이 충만해 있었다.
 
방문의 작은 틈을 통해 안방 안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오후의 햇빛이 그 면적이 크지 않은 침상을 비치고 있었다. 햇빛은 침상 위 그 교차한 채 함께 있는 육체 위도 비추고 있었다. 엄마의 신체는 마치 한 마리 커다란 백사처럼 남자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그녀의 피부는 희고 깨끗하고 매끈했다. 유방은 우뚝하니 풍만하고 양 다리는 또 길고 또 가녀렸다. 남자의 신체는 가무잡잡하고 튼튼하니 컸다. 문 쪽으로 보이고 있는 등 위에는 근육이 꿈틀거렸다. 두 개의 암석 같은 둔부가 마치 모터처럼 들썩이고 있어 연동된 그의 몸 아래 엄마는 마치 춤을 추듯 떨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는 검고 또 길었다. 마치 바다의 요정같이 파란색과 하얀색이 격자로 된 침대 요 위에 퍼져 있었다. 그 침상은 마치 두 사람의 광열적인 동작을 쉬지 않고 받아 들이고 있는 듯 했다. 끼긱끼긱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남녀 육체가 상호 교접하는 팍팍 소리와 함께 이 크지 않은 안방을 음사스럽기 그지없게 만들고 있었다.
 
공기 중에 성액(性液)과 남자의 땀냄새가 자욱했다. 또 일종의 내가 맡아본 적 없는 향기가 있었다. 실내의 기온은 적지 않아 27도 이상이었다. 엄마의 새하얀 신상에는 수정 같은 땀구슬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남자의 신상은 마치 오일이라도 발라 놓은 듯 검게 빛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동물 같은 교배 동작 중에 빠져 열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마치 서 있는 곳이 만리빙고(萬里氷庫) 같았다. 온몸의 혈액이 얼어 붙어 모두 응고했다. 추워서 위 아래 이빨이 덜덜 부딪치고 있었다.
 
왜? 왜 이럴 수 있는가? 나의 마음 속 온유하고 정숙한 엄마가 이 순간 아빠 이외의 남자와 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설마 밖의 사람들이 말한 것과 같단 말인가? 당신은 이미 자신의 아들과 가정을 도외시한단 말인가?
 
엄마! 이 방은 당신과 아빠가 결혼한 신방이야. 당신들은 일찍이 이 침상에서 수 년간 같이 잠을 잤고 나를 임신했어. 그런데 현재 당신은 다른 외간 남자로 하여금 이 곳을 침입하게 하여 그로 하여금 제멋대로 당신의 신상에서 열락을 취하게 하고 있어. 설마 당신은 당신들 간의 철석 같은 약속을 잊었단 말이야?
 
엄마! 당신이 일찍이 말했었잖아. 나와 아빠가 당신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야. 물론 어떻게 당신이 우리 가정을 잘 꾸려왔는지 알아. 하지만 현재 아빠는 이미 없어. 당신이 다른 남자를 집 안에 끌어 들이면 설마 자신의 아들이 받을 느낌은 고려하지 않는단 말이야?
 
엄마! 당신은 내 마음 속에 계속 가장 아름답고 가장 우아하고 가장 고귀한 여인이야. 그런데 당신은 현재 마치 한 마리 청개구리처럼 다리를 활짝 벌리고 한 남자에게 당신의 가장 성결한 곳을 삽입시키고 있어. 또 그에 의해 전신에 불결한 액체를 잔뜩 묻히고 입으로는 들으면 얼굴이 빨개질 음탕한 소리를 발출하고 있어. 설마 이것이 당신의 본질 이었던 거야? 그토록 무치하고 또 타락한 여인과 당신이 또 무슨 차이가 있는가?
 
침상의 남녀는 여전히 그들의 배덕의 음마스런 일을 하고 있었다. 이어서 남자는 한층 힘있게 움직였다. 엄마는 자신의 하반신을 높이높이 추켜 들어 올렸다. 그녀는 자신의 눈처럼 하얀 긴 팔로 양 다리를 붙잡았다. 길고 곧은 옥 같은 다리가 크게 벌려졌다. 남자가 끊임없이 때려댐에 따라 그녀의 드리워진 가냘픈 복사뼈가 끊임없이 침상 머리쪽 궤짝에 부딪쳤다. 그 궤짝 위에는 보통의 나무 액자가 놓여 있었다. 액자 안 사진에는 일가 세 가족의 모습이 뚜렷했다. 그 때 그들은 그렇게 젊었고 준수했고 아름다웠다. 품 안에 안겨있는 나는 그렇게 따듯하고 화목했다. 일가 세 식구의 얼굴에는 모두 행복의 웃음이 넘쳐 흘렀다. 하지만 액자 바깥은 일절 모든 것이 변했다. 강산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 없었다.
 
남자의 동작이 가속됨에 따라 작은 침상은 마치 곧 무너질 듯이 흔들거렸다. 그 액자도 불안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액자 속 인물의 얼굴에는 마치 일층 먹구름이 낀 것 같았다. 그들도 이 방안을 주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도 나와 같이 굴욕과 분노에 충만해 있는 것인가?
 
그 남녀의 동작은 가면 갈수록 격렬해졌다. 엄마의 새하얀 육체가 흔들리는 것이 더욱 심해졌다. 그녀의 교성은 한 마디 한 마디가 가면 갈수록 길어졌다. 매 일성의 꼬리가 아주 참을 수 없다는 듯 떠는 소리였다. 나의 귓가에 마치 그 거구가 비웃는 듯한 소리가 또 전해져 왔다.
 
“너네 엄마는 창녀야. “
 
“너네 엄마가 밖에서 아주 많은 외간 남자를 데려 오는걸 너 알아? “
 
“넌 너네 아빠 친아들이 맞기나 해? 어떻게 생긴 게 새우 같아… “
 
나의 귓속에는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가득 찼다. 친구들의 몰래 소곤소곤 속삭이는 소리, 이웃들의 이러쿵 저러쿵 잡담소리, 선생들의 꾸지람 소리 그리고 그 남녀의 요지경 같은 환락이 함께 교차하는 소리. 나의 머리가 깨질 듯 아파왔다. 내 눈앞에는 무수한 얼굴들이 번쩍였다. 반주임의 동정 섞인 눈빛, 길가는 사람의 이상한 눈빛, 거구의 사악한 눈빛이 눈 앞의 동물 같이 교합하고 있는 육체와 뒤섞였다. 미처 한 눈에 다 볼 수 없게 눈 앞에 가득 펼쳐졌다. 나는 큰 소리를 부르짖으려 했다. 눈 앞의 이 남녀를 일깨우려 했다. 그러나 벌려진 목구멍에서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나는 뛰어 들어가 그들의 교합된 사지를 분리하려 했다. 하지만 양 다리가 마치 접착제로 달라 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탁” 소리와 함께 최종적으로 그 액자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탁자 면 위에 넘어졌다. 나의 몸 위로 마치 한 줄기 강렬한 전류가 흘러 지나간 것 같았다. 갑자기 자신의 손발이 다시 움직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 들어 올렸는지 모르게 나의 손 안에는 끝이 예리한 첨도가 들려 있었다. 첨도의 칼자루 위에는 고풍스러운 무늬가 치장되어 있었다. 그것은 아빠가 생전에 거실 벽 위에 걸어놓은 것이었다. 그는 일찍이 나에게 말해주길 내가 자라길 기다려 이 도를 나에게 주겠다고 했었다.
 
나는 양손으로 첨도를 꽉 잡았다. 칼자루 위에는 마치 아빠 손바닥의 온도가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나에게 역량과 확신을 안겨 주었다. 침상의 남녀는 내가 일보 일보 접근하는 것을 결코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 무치한 음락 속에 빠져 있었다. 나는 아빠의 도를 높이 쳐들었다. 그 건장한 남자의 등에 대고 전신의 기력을 다해 찔러 내렸다.
 
눈 앞의 화면이 마치 정지된 것 같았다. 나는 다만 피가 울컥 울컥 마치 온천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혈액들은 침상 위에 마치 꽃처럼 여인의 눈처럼 하얀 육체 위에서 활짝 피었다. 나의 귓가로 엄마가 공포의 비명 소리를 지르는 것이 전해져 왔다. 피는 끊임없이 흘렀다. 발 아래 그 남자는 점점 움츠러들기 시작해 최후에는 분명히 한 마리 흑색의 숫양의 시체로 변했다. 다만 그 숫양의 고환이 달린 양물 만이 이미 완전히 잘라내져 있었다. 숫양의 눈은 마치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았다. 비웃는 듯한 웃음을 띠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웃음의 뜻은 악독하기 그지 없었다.
 
다시 강렬한 전류가 뚫고 흘렀다. 내 눈 앞의 화면이 다시 변화했다.
 
나는 아주 드넓은 대청 안에 서 있었다. 적홍색의 장막이 치장된 어두운 금색의 나무무늬 벽 옆, 벽면의 상방 중간에는 선홍의 국장이 걸려 있었다. 국장 밑에는 으리으리한 홍목 탁자 뒤로 세 사람의 중년인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짙은 색의 제복을 입고 챙이 큰 모자를 쓰고 있었다. 탁자 앞 팻말 위에는 “재판원” 과 “재판장” 이 쓰여 있었다. 중간의 그 “재판장” 팻말 배후에는 한 머리가 곱슬곱슬한 중년 여성이 있었다. 그들의 전면에는 또 하나의 탁자가 있는데 위에는 “서기원” 이라는 팻말이 있고 제복을 입은 단발의 젊은 여성이 무엇인가를 쓰고 있었다.
 
내가 서있는 위치는 재판석과 마주해 있었다. 신체의 사면이 모두 스테인리스강으로 된 난간이었다. 나를 마치 야수와 같이 둘러 싸고 있었다. 재판석은 높게 위쪽에 있었다. 멀리 보이는 탁자 뒤 사람은 마치 구름 끝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이 안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검투장 같았다. 그리고 나를 검투장에 풀어 놓고 새끼양을 유린하도록 하려는 것 같았다. 사방은 모두 선택된 사람들이 공포의 신색을 누르고 있었다.
 
나는 눈을 사방으로 회전했다. 왼편의 한 탁자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검은테의 안경을 쓴 중년인이 침을 사방으로 튀기며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있었다. 그의 면전의 팻말에는 “변호인” 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와 마주하고 있는 오른편 탁자 위에는 두 사람의 제복을 입은 젊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 면전의 팻말에는 “공소인” 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두 사람은 날카롭게 논쟁을 벌이며 격렬하게 교전 중이었다.
 
나는 그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내용은 마치 나와 관계된 것 같았다. 또 마치 나와 아무 관계가 없는 것도 같았다. 나는 다만 이 홀이 너무 크다고 느꼈다. 홀 안에 사람이 너무 적었다. 홀 안의 온도가 너무 낮았다. 나는 자신 신상에 한 점의 열기도 없음을 느꼈다. 나는 너무 추웠다. 누가 와서 나를 안아줘. 엄마는? 엄마는 어디에 있는 걸까? 왜 당신은 와서 나를 안아주지 않는 거야? 왜 나를 이 홀 안에 있게 하는 거야?   
 
나는 찾고 또 찾았다. 간신히 등 뒤쪽 첫 번째 줄 좌석에서 엄마의 신영을 볼 수 있었다. 그녀는 하얀색 여성용 정장을 입고 있었다. 검게 빛나는 긴 머리는 머리 뒤로 묶어 헤어핀으로 고정하고 있었다. 수수한 얼굴은 창백한 것이 마치 종이 같았다. 그녀는 적지 않게 수척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렇게 곱고 아름다웠다. 그녀의 커다란 눈 속에는 몇 줄기 몹시 피곤함과 비통함이 걸려 있었다. 계속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 속에는 내가 의혹을 제기할 수 없는 관심과 사랑의 빛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우리 사이의 거리는 아주 멀었다. 그녀의 새하얀 양 손이 합쳐진 채 마치 기도하고 있는 듯 한 것이 보였다. 조금도 핏기가 없는 작은 입술이 모아졌다 벌려졌다 하는 것이 나를 위해 무엇인가 비는 듯 했다.
 
엄마의 옆에는 중년인이 한 명 앉아 있었다. 이 남자는 키가 크고 마른 체형에 반들거리는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머리 꼭대기가 약간 벗겨졌고 검고 짙은 눈썹 매와 같은 코끝을 가졌다. 이 사람은 바로 여강이 아닌가? 왜 그가 현재 이 곳에 출현한 것일까? 왜 그가 엄마의 옆에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인가? 그는 마치 옆에서 무엇인가를 설명하며 옆에 있는 엄마를 위로하는 듯이 보였다. 엄마는 비록 그를 바로 쳐다보지는 않고 있었지만 그의 태도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법정 위 쌍방간의 투쟁은 간신히 일단락이 되었다. 그 여재판장은 멋드러지고 위엄있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다. 방청석에서 또 한 중년남자가 일어났다. 그는 자신있는 발걸음으로 걸어와 증인석 위에서 증언을 하기 시작했다. 이 남자는 일신에 몸에 잘 맞는 회색 양복을 입었다. 양복 상의는 구식의 단추가 두 줄로 된 것이었다. 그는 금테 안경을 쓰고 있는데 단정하니 빛나는 머리를 뒤로 빗어 넘겼다. 오관을 보아하니 마치 어느 곳에선가 본적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가 누구인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만 그의 하얀 와이셔츠에 맨 그 심홍색의 넥타이가 아주 눈에 익은 것을 느꼈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그는 위에서 뭐라고 말하는 건가?
 
아주 빠르게 나는 다시 그 권역 안으로 돌아갔다. 증인석 위의 그 남자는 또 보이지 않았다. 현장에 갑자기 사람들이 빽빽이 앉아 있었다. 그런 후 그 여재판장이 일어섰다. 이 때 법정 안의 사람들 모두 기립하여 재판장을 주시했다. 여재판장은 문서를 낭독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입에서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다만 내 변호인 이쪽 편이 마치 득의양양해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제복을 입은 공소인은 얼굴 가득 불만인 표정이었다. 여재판장이 그 긴 문서의 낭독을 끝내자 몸 뒤쪽 좌석 위에서 일진 밀집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그중 나는 엄마의 우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그녀는 일신에 검정색 양장을 입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쇄골이 하얀색 가슴 위쪽에 눈에 두드러졌다. 그녀는 머리에 흑색 예모를 쓰고 있어 얼굴의 반이 살짝 가려져 있었지만 그녀의 비통한 신정을 가릴 수는 없었다. 그녀는 손 안의 하얀색 손수건을 잡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미려한 커다란 눈은 이미 울어서 벌겋게 되어 있었다. 보는 나는 마음이 아프기 그지 없었다. 나는 가서 엄마를 위로하고 싶었다. 그녀에게 울지 말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 두 명의 기골이 장대한 제복 경찰이 다가와 나의 팔을 잡았다. 나는 그들에게 질질 끌려 갈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미친 듯이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에게 나를 구해달라고 외쳤다. 엄마는 좌석에서 뛰쳐나와 나의 손을 당겼다. 우리의 손은 간신히 함께 맞잡았다. 엄마의 섬세한 손은 그렇게 차가웠다. 완전히 예전의 그런 따듯한 느낌이 없었다. 하지만 단지 몇 초 후 즉시 법경에게 우리는 분리 되어졌다. 나는 엄마의 손톱이 자신의 손바닥을 잠시 긁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손은 잡아 당겨져 떨어졌다.
 
우리 모자 두 사람은 각자 비분과 안타까움에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마치 견딜 수 없는지 옆으로 혼절하듯 쓰러지려 했다. 나는 다만 엄마의 늘어지는 몸을 한 남자가 붙잡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여강이었다. 그는 손으로 혼미 속의 엄마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런 후 바깥쪽 한 출구로 걸어갔다. 나는 급하고 화가나 가만 있을 수 없었다.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지만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었다. 다만 빤히 눈을 뜬 채 엄마가 나에게서 멀어져 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최종적으로 나의 눈 앞은 일편 공백으로 변했다.
 
일진 찌르는 듯한 전류가 뚫고 지나갔다. 나의 눈 앞이 모호하게 변했다.
 
두 명의 흰가운을 입고 입에 마스크를 쓴 남자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의 손에 든 흑색 전기 충격기가 내 목 위 쓰라림의 원인이었다.
 
“이번에는 미친 개에게 물릴 수 없잖아. “
 
한 대머리 남자가 말투 불량하게 말했다.
 
그가 말하는 미친 개란 누구인가? 왜 나는 이 곳에 있는 거지? 그들은 또 뭐하는 사람인가?
 
“장씨! 내 손목이 물어 뜯겨 피가 났어. 아주 아파. 이 어린 자식 힘이 정말 세네. “
 
안경을 낀 남자가 그의 오른 손을 들었다. 그의 미간은 고통의 신정이 서려 있었다.
 
누가 문 것일까? 그들이 말하는 것은 누구인가? 왜 그들이 나에게 이러는 걸까?
 
“먼저 좀 참아. 우리 먼저 일부터 처리하고. 그 놈에게 먼저 약부터 먹여. 지도자의 일을 지체하면 안돼. “
 
장씨는 한편으로 안경을 지휘하며 다른 한 편으로 손으로 나의 턱을 움켜 잡았다. 그는 양 손으로 숙련되게 나의 턱을 잡고 힘을 썼다. 나는 저절로 입을 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런 후 두 알의 쓴 맛의 알약이 집어 넣어졌다. 안경이 옆에서 물을 한 잔 가져와 나의 입에 쏟아 부었다. 나는 목구멍이 사레가 걸려 기침을 하며 또 물을 뿜어내 안경의 얼굴 가득 뿌려 아주 곤궁하게 만들었다.
 
안경은 욕지거리를 해대며 흰가운으로 자신의 젖은 안경을 닦았다. 장씨가 옆에서 그를 재촉했다.
 
“됐어. 그 놈 전기를 맞았으니 최소한 반 시간 동안은 못 움직여. 그 때쯤이면 그 약이 그 놈 위 안에서 소화가 될 거야. 넌 빨리 가서 붕대나 싸매. 다시 늦었다가는 식당에 밥이 없어. “
 
안경은 장씨의 말을 잘 들었다. 그가 다시 안경을 쓰고 나자 두 사람은 함께 떠났다. 멀리 그들이 떠나며 나누는 이야기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자식은 보기에는 쪼그만 놈이 힘은 또 정말 세. 나 깨물려서 고기 한 덩어리는 날라갈 뻔 했어. 만일 네가 전기를 때리지 않았으면 내 그 놈 입을 떼 낼 방법이 없었을 거야. “
 
“하하, 단지 어린애에게 방법이 없다니. 이후 다시는 이 곳에 출근 하지도 마. 넌 여기서 십 몇 년을 있었잖아. 너보다 더 기세 좋고 능력이 센 어떠한 정신병 환자도 본 적이 없어. 이 안에 들어오면 다 내 손안의 물건이야. 내가 살라 하면 사는 거고 죽으라 하면 죽는 거야. 이 자식이 만일 이렇게 고집을 부리면 얼마 참지 못 할거야. “
 
“그게, 장씨 당신이야 우리 이곳에서 자격이 가장 오래되었으니 해마다 먼저 들어오면 모두 당신이 잡잖아. 당신과 어울릴 수 있게 된 것은 나의 복이지. “
 
“흥! 너 이 자식 아첨하지마. 저녁에 당직 설 때 정신 좀 차리고. 꾀 좀 부리지 말라고. “
 
“장씨, 근데 이 자식은 무슨 내력이 있는 거야? 뭣 땜에 위에서 이렇게 중시해서는 매일 그 놈에게 그런 약을 먹이는 거야? “
 
“쉿! 여기는 질문은 피하는 것이 좋아.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안 좋아… “
 
그들은 점차 멀어졌다. 뒤의 그 몇 마디 말은 확실히 들을 수 없었다.
 
나는 온몸이 마비된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비록 뇌 속은 아주 맑았지만 손발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갑자기 누군가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나는 그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없었다. 그는 장씨의 앞선 동작을 사용하여 나의 다문 이를 움켜 잡았다. 게다가 그의 손 힘은 장씨보다 훨씬 셌다. 나는 입을 크게 벌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손가락 두 개를 나의 목구멍 깊은 곳에 넣고 몇 번을 휘저었다. 나는 위 안에서 일진 구역질이 나는 것을 느꼈다. 그는 다른 한 손으로 나를 잡더니 들어 올려 몸을 뒤집었다. 손으로 나의 등 위를 몇 번 누르자 나는 한 줄기 시큼한 기가 목구멍을 통하는 것을 느꼈다. 몇 번의 기침에 맞추어 두 알의 알약이 짙은 가래와 섞여 바닥에 토해졌다.
 
그 사람은 나를 옆에 던져놓고 손으로 그 가래가 묻어있는 알약을 줏어 들었다. 그는 가래가 손에 묻는 것을 꺼리지 않고 알약을 눈 앞으로 가져가 살폈다. 입 속으로 하찮은 듯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요즘도 이것을 쓰는 사람이 있다니. 일개 어린애에게 이런 약을 쓰다니 아주 좆 같은 놈들이야. “
 
이 때 나는 비로서 이 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는 원래 키가 아주 큰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현재 등이 완전히 꺼져 내려 앉았다. 뚜렷이 사람이 한 마디가 줄어 들었다. 그의 오관은 윤곽이 모두 다른 사람에 비해 한 바퀴 컸다. 얼굴 위에는 세월의 도랑이 가득했다. 또 몇 줄기 아주 깊은 흉터가 있었다. 어수선한 회백색의 머리카락을 제외하면 그의 진실한 나이를 알아 볼 수 없었다. 이 사람은 마치 아주 많은 고통과 고난을 받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완강히 불복의 기세가 있다고 말할 수 있었다. 특별히 두 눈의 예리한 빛은 사람으로 하여금 감히 직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에게 이렇게 던져져 나의 몸은 약간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손을 내밀어 약간 통증이 오고 있는 목을 어루만지며 그 사람을 보고 물었다.
 
“당신은 누구죠? 그들이 나에게 먹인 약은 무슨 작용을 하는 거죠? “
 
“어린애 너는 운이 좋아. 이 약을 만약 네가 일년만 복용하게 되면 오래 지나지 않아 네 기억이 쇠퇴하게 돼. 발육도 느려지고 지능이 다만 7, 8세 정도 수준에 머무르게 돼. 때가 되면 너는 유명무실한 바보가 되는 거지. “
 
그 사람은 말을 하며 손가락의 그 알약을 부스러뜨려 창 밖으로 던졌다.
 
“그들은 왜 나를 해치려 약을 사용하는 거죠? 당신은 또 왜 나를 돕는 거죠? “
 
나는 약간 감격해서 이 사람을 바라보았다. 나는 비로서 발견했다. 그는 나와 마찬가지로 신상에 줄무늬가 된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직접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 다가와 한참 동안 나의 얼굴을 살펴봤다. 그런 후 다시 눈을 까뒤집어 살펴보더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넌 보아하니 정신병이 아닌 것 같구나. 정상적인 일개 어린 아이로 현재 발육이 좀 느릴 뿐이야. 하지만 네 골격을 보아하니 자라면 아주 키가 커지겠어. “
 
“난 정신병이 아냐. 당신이 정신병이야. “
 
나는 그의 말에 대해 불만이었다.
 
“하하, 나는 확실히 정신병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에 머물지 못했겠지. 하지만 너는 정신병이 아닌 어린애가 어떻게 이 곳에 있게 된 거지? “
 
그 괴인은 나의 말에 화를 내기는커녕 큰 소리로 웃었다.
 
“나도 몰라요. 난 다만 기억나는게 아주 많은 경찰에게 붙잡혀서 이틀 낮밤을 기차를 탄 후에 다시 증기선을 타고 내려서 이 곳으로 왔어요. “
 
나는 자신의 법정에서 일어났던 정황을 사실대로 그에게 이야기 했다. 어찌된 일인지 나는 이 사람에게 일종의 믿음이 들었다.
 
그는 나의 진술을 듣더니 한동안 낮게 읊조리더니 입을 열어 물었다.
 
“그날 개정했을 때 네 엄마 옆에 그 남자는 뭐하는 사람이야? 네 엄마와 무슨 관계야? “
 
나는 여강이 아빠 회사의 지도자라고 말했다. 우리집에 평소 그와 무슨 내왕도 없었는데 왜 그 때 그가 엄마 옆에 출현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 괴인은 듣고나서 웃으며 말했다.
 
“너의 이 일은 아주 간단해. 너 같은 이런 14살의 아이가 고의로 살인을 했다면 가장 많아봐야 너에게 10년 좌우의 판결을 하게 돼. 그런데 법원이 너를 정신장애를 앓고 있어 죄를 저질렀다고 하면 또 너를 이 국내 방비가 가장 엄밀한 정신병원으로 보내게 돼. 유일한 해석은 그 법원에 사람이 손을 써서 누군가 일부러 너를 이 곳에 보낸 거지. “
 
“네 엄마의 정황으로 보건대 그녀는 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없어. 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이 여강이라는 무슨 지도자야. 분명 그가 나서서 이 일을 만들어낸 거야. “
 
“그가 왜 이런 일을 하죠? 이렇게 해서 그가 무슨 이익이 있다고요? “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른 채 정신을 못 차렸다.
 
“이건 나도 감히 말할 수 없는데 아마도 너네 집에 거액의 재산이 있거나 아니면 너의 존재가 그의 일에 지장을 주거나 하는 것 일거야. 아무튼 그가 이렇게 한 일차적 목적은 너를 너네 엄마에게서 떨어뜨리려는 것이야. 그런 후 그녀가 또 너에게 근거리에서 접촉을 할 방법이 없도록 한 거지. 이후에 그가 도대체 너네 집을 어쩌려는 건지 아니면 너네 엄마를 손에 넣으려는 생각인지는 나도 알 수가 없지. “
 
괴인은 아래턱에 나있는 회백색의 수염을 매만지며 말했다.
 
“게다가 그는 이렇게 하는 것과 동시에 또 너네 엄마에게 은혜로 인심을 얻어 너네 엄마로 하여금 그에게 감격하도록 한 거야. 그에 대한 신임과 호감을 증가시키는 거야. 너네 엄마 마음 속에 그의 지분이 상승하는 거야. 그에 따라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거지, 그 사람의 심기는 주의 깊고 세심하고 수단은 아주 악랄해. 일반 인물이 아냐. “
 
“일반 인물이 아냐, 일반 인물이 아냐, 일반 인물이 아냐. “
 
괴인은 이 말을 세 번 반복한 후 몸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비록 등이 굽었지만 걸음걸이는 극히 빨랐다. 나의 손발은 이 때 이미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그가 떠나려는 모습을 보자 급히 앞으로 달려가 그를 잡으며 말했다.
 
“아저씨! 기다려요. 어디 가려는 거예요? “
 
“내가 어디 가긴? 점심 식사 시간이야. 가서 먹지 않으면 먹을 수 없어. “
 
그는 내가 옷을 잡아 끄는데도 화를 내지 않고 다만 손가락으로 다른 한 쪽 방향을 가리켰다.
 
나는 그의 손가락을 따라 바라봤다. 비로서 자신이 한 10평방이 안되는 방 안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멘트 토벽 위에는 거친 모래와 자갈이 드러나 있었다. 팔뚝 만한 강근으로 된 작은 창구멍을 따라 유일한 광선이 들어왔다. 양쪽 담 모서리에는 각각 철선으로 된 침상이 있었다. 침상 다리는 모두 바닥에 용접이 되어 있었다. 방의 다른 한쪽 면에 문은 없고 철 창살로 외계와 막혀져 있었다. 이 시각 철 창살이 이미 열려져 있어 밖에서는 떠들석한 사람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사람을 따라 이 방을 걸어 나갔다. 아주 긴 복도를 따라갔다. 복도의 양쪽에는 모두 동일한 크기의 방이 있었다. 이 시각 적지 않은 같은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밖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나는 그들 뒤를 따라 한 드넓은 큰 홀 안으로 걸어갔다.
 
이 홀 안은 철제 식탁과 식기로 가득 차 있었다. 같은 식으로 바닥에 용접이 되어 있었다. 그 중에 커다란 탁자 위에 몇 개의 큰 철통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하얀색 요리사 복장을 한 사람이 국자와 삽을 들고 배식을 하고 있었다. 이들 환자들은 도리어 기율을 잘 준수했다. 정연하게 몇 줄로 대오를 서있었다. 홀의 창문과 대문은 모두 철창살이 가려져 있었다. 적지 않은 장씨와 비슷한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오고 가며 순시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 뒤에 15분 정도 줄을 서서 비로서 한 줄에서 밥과 반찬을 탈 수 있었다. 키가 크고 뚱뚱한 요리사가 스테인리스 식판 위에 밥을 한 웅큼 내려 놓았다. 몇 개의 콩깍지와 시커먼 것이 보기에 고기 같은 것을 몇 개 놓는 것이었다. 내가 이것이 무엇인지 물으려 하자 뚱보 요리사는 이미 소리를 질렀다. 나는 다만 이 부실한 식판을 들고 떠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그 괴인이 아주 구석진 식탁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식판을 들고 걸어가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나를 보지 않고 다만 전력을 다해 자신의 식판 안의 음식물에 대처하고 있었다. 그의 그러한 진지한 모습을 보니 식판 안의 것이 무슨 산해진미로 여기는 것 같았다. 사실 안의 내용은 나와 차이가 없었다.
 
나는 고기와 같은 것을 집어서는 입 안에 넣고 깨물었다. 차갑고 딱딱한 것이 고기 같은 맛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치 두부류를 사용하여 기름에 튀겨 건져낸 것 같았다. 게다가 그렇게 오래도록 차가운 곳에 놔두어 조금도 맛이 없었다. 나는 약간 거림칙해 튀김조각을 식판 위에 뱉었다. 보아하니 이렇게 찬 밥을 어찌 위가 소화를 할까 싶었다.
 
그 괴인은 20분여를 사용해서 그 튀김조각을 모두 먹는 것이었다. 그런 후 콩꼬투리를 한 웅큼 집어들어 입 속에 넣고는 되씹었다. 그는 눈을 감고 아래턱 활동을 했다. 마치 콩꼬투리의 아름다운 맛 속에 푹 도취된 듯 했다. 나는 약간 탄복하며 그가 그 콩꼬투리들을 모두 배 속에 집어 넣는 것을 바라봤다. 최후에는 식판 위에 잔여 음식까지 깨끗이 핥아 먹었다. 그리고 비로서 배를 두드리는 것이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넌 어째서 아직 안 먹어? 설마 나한테 남겨주려는 것은 아니지? “
 
괴인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이 것들은 너무 먹기 힘들어요. “
 
나는 얼굴에 난색을 표명했다.
 
그는 내 식판 안의 음식을 보고 또 꼼짝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머리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너 이 어린애가 너무 분수를 모르는구나. 이 안의 것을 네가 안 먹으면 다른 사람에게 빼앗겨. 너는 아직 집 안에 있는 줄 알아? 안 먹으면 부모가 네게 떠먹여 줄 것 같아? “
 
마치 그의 말을 실증이라도 하듯 마른 것이 마치 대나무 같은 청년 남자가 계속 내 옆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호시탐탐 내 눈 앞의 식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때 나의 주의력이 분산된 것을 보고 옆으로 달려와 내 눈 앞의 식판을 빼앗으려 했다. 그의 폐병쟁이 같은 모습을 이 순간은 볼 수 없었다. 그의 동작은 뜻밖에 하이에나처럼 쾌속했다. 나는 완전히 놀래서 근본적으로 반응을 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그 병골이 양손으로 내 식기 옆을 잡았는데 어쩐 일인지 움직이지를 않았다. 그의 피골이 상접한 손 위에는 푸른 정맥이 돋았다. 해골 같이 움푹 들어간 얼굴은 온통 벌개졌다. 하지만 내 눈 앞의 식기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서야 비로서 발견했다. 원래 내 맞은 편 그 괴인이 손가락 두개를 내밀어 식기 한쪽을 잡고 있었다. 보니 그의 안색은 전혀 변하지 않고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병골은 그의 손가락이 잡고 있는 식기를 빼앗을 방법이 없었다.
 
병골은 두 사람간의 역량이 너무나 차이가 큰 것을 보고 다만 식기를 잡았던 손을 놓으며 씩씩거리며 떠나갔다. 나는 한층 더 이 괴인의 신상에 아주 많은 풀기 힘든 수수께끼가 있는 것을 느꼈다. 그의 일거일동은 모두 죄수나 정신병자 같지 않았다. 마치 신상에 측정하기 어려운 깊은 능력을 보유한 것 같았다. 이 사람의 신분은 분명 간단치가 않았다. 나는 급히 말을 꺼냈다.
 
“아저씨! 대단한 수완이에요. 저 좀 가르쳐 줄 수 있어요? “
 
“하하! 좋은 이야기야. 하지만… “
 
괴인은 내가 아주 그를 숭배하는 모습을 보더니 마치 심정이 즐거운 듯이 말했다.
 
“넌 먼저 이 식판 안의 음식을 모두 먹어야 해. “
 
이 괴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나는 다만 코를 막고 이 차갑고 목을 넘기기 어려운 것들을 삼키기 시작했다. 내가 얼굴을 찡그리지만 꿋꿋이 음식을 모두 먹는 것을 보자 괴인의 얼굴에는 일종의 자애로운 신색이 노출됐다. 그는 일어서더니 나보고 따라오라는 표시를 했다.
 
이 때 홀 안의 환자들은 거의 그들의 음식물을 다 먹은 상태였다. 각자 자신의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누구는 책을 펼치고 옆에서 보고 누구는 모여서 함께 바둑을 두었다. 또 몇몇 사람들은 어린아이 같이 고무줄 놀이를 했다. 이들은 환자복을 입고 연령은 10세에서 60세 까지였다. 또 몇 명은 생김새로 보아서는 연령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사람은 모두 눈빛이 흐리멍덩하고 행동이 기계 같았다. 보기에 이들 사람의 정신상태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과연 한 거대한 정신병원 속에 처해 있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들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중간을 뚫고 지나갔다. 근본적으로 우리를 주의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 이들 환자들은 자신의 세계에 도취해 있었다. 완전히 주위의 사람 혹은 사물에 대해 무신경했다. 문 입구의 간수들의 주의력도 우리 신상에 놓이지 않았다. 괴인은 나를 데리고 큰 홀의 외진 구석으로 걸어갔다. 이 구석 안의 등은 이미 고장나 있었다. 지면에는 각종 옛날 가구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쌓인 것이 천장까지 닿아 있었다.
 
몇 개의 먼지가 쌓여있는 의자를 치우고 괴인은 큰 집 드나들 듯 가구 더미 안에서 한 은밀한 통로를 찾았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 우리는 사람 하나가 통과할 만한 작은 길로 몰래 들어갔다. 몇 번 꺽어진 후 괴인이 갑자기 멈췄다. 그는 무엇인지 모를 행동을 모색했다. 전방에 갑자기 광선이 내비치어 들어왔다. 원래 이 곳은 이미 큰 홀의 외벽에 도달한 것이었다. 그리고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모르게 이 벽 위에는 이미 2개 주먹 크기의 구멍이 파헤쳐져 있었다.
 
괴인은 가볍게 휘파람 소리를 냈다. 그 구멍 속에서 갑자기 한 마리 시꺼먼 작은 동물 머리가 파고 나왔다. 그 것은 축축하니 뾰족한 코, 삼각형의 귀가 머리 끝에 세워져 있었다. 두 개의 세로로 긴 눈이 비스듬히 위로 향해 있었다. 아래턱의 일단의 하얀색 털을 제외하고는 전신이 모두 거무스름하게 빛나는 짧은 털이었다. 나는 호기심에 이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 놈은 아주 선량하게 내 입에 대고 냄새를 맡았다. 그런 후 입으로 “끙끙” 대며 괴인을 향해 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괴인은 몇 마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로 부르짖었다. 그 강아지의 머리가 다시 수축해 들어가더니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 괴인의 신상에 정말 너무 많은 일이 있구나 하고 느꼈다. 이 자유가 제한된 곳에서 그는 마치 자신의 집 정원 마냥 발길 닿는 대로 다니는 것이었다. 게다가 또 한 마리 강아지가 벗이 되어 있으니 이것은 그야말로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즐거리인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아지가 동굴 안에서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이번에는 입에 무슨 물건을 물고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익힌 고기 냄새를 맡았다. 원래 기름기 두둠한 통닭구이였다. 괴인은 반쪽 다리를 찢어 강아지에게 던져 주었다. 강아지는 그것을 물고 동굴 안 원래의 길로 되돌아갔다. 괴인은 손을 내밀어 무엇을 사용했는지 모르게 동굴 구멍을 다시 봉하는 것이었다. 나는 군침을 흘리며 남아 있는 통닭을 바라봤다. 괴인은 봉지를 꺼내더니 음식물을 잘 싸서는 자신의 품 속에 갈무렸다. 그런 후 나보고 자신을 따라 오라고 표시했다.
 
우리는 원래의 길을 따라 되돌아와 다시 의자를 원래대로 위치했다. 겉으로 봐서는 근본적으로 이 아래에 이러한 통로가 있으리라고 생각을 할 수 없었다. 홀 안의 환자들은 변함없이 그들의 오락 속에 빠져 있었다. 근본적으로 우리 두 사람의 거동에 주의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와 괴인은 최초의 그 방 안으로 되돌아왔다. 우리가 막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일진 귀를 찌르는 방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서 부근 병실 내에 연이어 사람들이 방 안으로 되돌아왔다. 대략 15분 후 방문 입구의 창살이 위로 올라와 닫혔다. 우리 두 사람은 다시 방 안에 감금되었다.
 
괴인은 방문이 이미 올라온 것을 보고 나에게 몸을 돌려 문 입구 쪽으로 등을 대게 한 후 품 안의 통닭을 꺼내 반을 찢어 나에 주었다. 나는 바삐 건네 받아 게걸스럽게 먹기 시작했다. 방금 전에 간신히 배 속에 집어 넣었던 그 음식들은 근본적으로 나의 기아감을 해소 시킬 수 없었다. 나는 빠르게 수중의 통닭을 배 속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괴인은 그의 오래 씹고 천천히 삼키는 습관을 유지했다. 그는 내가 지켜보는 모습을 가련하게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었다. 손 안에 아직 남은 것 중에 다리 하나를 뜯어 나에게 주었다. 나는 비록 약간 미안했지만 식충이 작용하는 것이 멈추지 않아 또 받아서 뱃속에 집어 넣었다.
 
내가 다 먹자 괴인은 아주 세심히 나머지 뼈와 잔여물 들을 모두 수습해서 그 봉지 안에 싼 후 품 속에 갈무리했다. 또 나에게 입 위에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라고 시켰다. 순찰자에게 보일 만한 단서를 없애는 것이었다.
 
내 눈 안에 비친 그의 이러한 일련의 수단은 더욱 더 그 사람의 전신을 신비롭게 비치는 것이었다. 그가 정리를 다 하기를 기다려 나는 그의 바지 가랑이를 붙잡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아저씨! 제발요. 제발요. 절 좀 도와주세요. “
 
그는 나의 말에 전혀 놀라지 않고 다만 미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넌 나보고 뭘 도와 달라는거야? 나 자신도 너와 마찬가지로 이 정신병원 안에 갇혀 있어. 내가 만일 너를 구할 수 있었으면 내 자신이 일찍 먼저 나가지 않았겠어? “
 
나는 일시에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바지 가랑이를 꼬옥 붙잡으며 말했다.
 
“난 못믿어요. 아저씨는 아주 대단해요. 또 벽에다 구멍을 뚫었잖아요. 머지않아 분명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제발요. 절 데리고 나가주세요. “
 
“하하, 네가 보기에 그 구멍을 뚫는데 내가 얼마나 시간이 걸린 줄 알아? “
 
괴인은 가볍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약간 거리낌 없이 웃었다.
 
“얼마나 걸렸는데요? “
 
내가 묻자 괴인은 손바닥을 나에게 내밀고 흔들었다.
 
“5년요? “
 
나는 약간 믿기 어렵다는 듯이 물었다.
 
“하하, 더블! “
 
괴인은 웃고 또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 속에는 말할 수 없는 황량함이 섞여 있었다.
 
나는 정말 얼어 붙었다. 그 주먹 두 개 크기의 구멍에 이 괴인이 십년을 허비할 줄은 생각치 못한 일이었다. 이 사람이 이 곳에 이렇게 오랜 시간 머물렀다고 생각하니 분명 미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또 은밀히 잠깐의 식후 활동 시간을 이용해 그 구멍을 판 것이었다. 이 십년간 그가 어떻게 고집스럽게 지내 왔을지 상상하기는 아주 어려웠다.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니 마음 속이 문득 서늘해졌다. 눈 앞이 캄캄해 오는 것이었다.
 
“아저씨, 기타 다른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이 곳을 벗어날 방법이 없나요? “
 
나는 단념하지 않고 또 물었다.
 
“없어. 그 구멍을 다 판다해도 네가 도망 나갈 수 있다는 보증을 할 수 없어. 나가면 이 외면에 또 세 번의 담이 둘러 있어. 각 담에는 실탄을 장착한 무경들이 지키고 있어. 네가 밖으로 도망 칠 수 있다고 해도 너는 또 이 면적이 크지 않은 섬 안이야. 가장 가까운 육지가 8,000 미터 이상의 거리야. 너 파도를 헤치고 해안까지 헤엄칠 수 있어? “
 
“저 수영할 수 있어요. 난 반드시 헤엄쳐 건너갈 거예요. “
 
이 순간 나는 마음 속으로 아빠에게 감사했다. 어릴 때부터 나는 수영을 배웠다. 비록 어려서부터 체질이 좋지 못했지만 부두에서 큰 나는 수영 실력 만큼은 괜찮았다.
 
“하하, 너의 이 가는 팔과 다리를 네가 봐봐. 강이나 개울에서 수영은 할 수 있었을지 몰라도 해상에서 큰 파도라도 만나 한 대 맞으면 기절해 버릴 거야. 쓸 데 없는 생각 하지마. “
 
괴인은 내 눈을 언뜻 보더니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럼 난 어떡해야 해요? 아저씨, 제발 절 가르쳐 주세요. “
 
나는 계속 괴인에게 간청했다.
 
“네가 좀 더 큰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강건한 심신이 아니면 내가 널 데려가봤자 널 죽이는 것이 될 뿐이야. “
 
“그럼 얼마나 오래요? “
 
“아마도 5년. 어쩌면 10년. 어쩌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할지도 몰라. “
 
괴인의 눈은 나의 몸 뒤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말투 속에는 말하기 힘든 의미가 숨어 있었다.
 
“안돼요.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어요. 난 빨리 나가야해요. 엄마가 날 걱정할 거예요. 게다가 아빠도 없잖아요. 여강 그 놈들은 모두 나쁜 놈들이예요. 엄마 혼자는 너무 위험해요. “
 
나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듣자 마음 속이 어지러워졌다.
 
“하하, 너 생각을 한 번 해봐. 네가 나간다고 치자. 너 무슨 수로 너네 엄마를 도울 수 있어? 여강(呂江)이 아니라 장강(張江), 왕강(王江) 따위라 해도 네가 무슨 능력이 있어 그들에게 저항하러 간다는거야? “
 
괴인은 반문했다.
 
“하지만 헛되이 이 곳에서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잖아요? 엄마가 여강 그 놈들에게 능욕을 당하게 할 수는 없잖아요? 난 집안의 유일한 남자예요. 난 엄마를 잘 보호해야 해요. “
 
나는 입 안으로 불복하며 말했다.
 
“자신을 몇 마디 말로 고집만 부리면 남자인줄 알아? 제기랄 이 남자라는 두 글자는 그다지 값어치가 없어. 네 자신 똥오줌도 못가리면서 네가 남자 같아? “
 
내가 말한 무엇이 괴인을 건드렸는지 모르지만 그의 말투가 잠시간에 엄격해지기 시작했다.
 
“닭 잡을 힘도 없어. 몸에는 돈 될만한 털끝 하나 없어. 너는 심지어 먹고 마시는 것도 모두 네 엄마에게 기대고 있잖아. 그녀에게 말썽을 일으키는 것 외에 네가 할 수 있는게 뭐야? 툭 까놓고 말해 너는 개자식이잖아. 심지어 너는 너네 엄마를 피곤하게 만든 것으로 모잘라 여기서는 나까지 끌어 들이고 있잖아. “
 
괴인의 한바탕 혀끝은 몰인정했다. 또 칼로 나의 살을 쑤시는 듯 했다. 말하는 것이 나의 전신을 마치 찜통에 넣고 찌는 듯 했다. 비지땀이 줄줄 흐르며 마음 속은 또 부끄럽기 그지 없었다. 확실히 그의 말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걱정을 달고 다니는 어린애였다. 엄마는 나 때문에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엄마 자신이 가정을 떠맡았다. 하지만 자신은 엄마를 위해 걱정을 더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각종 말썽을 일으켰다. 현재는 이들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갇혀 있었다. 그 중 아주 많은 사람들은 모두 자업자득이었다. 자신 제멋대로의 충동이 아니었다면, 일의 결과에 대해 고려를 하였더라면 어찌 자신이 이런 국면에 놓일 수 있었겠는가?
 
생각이 이에 이르자 나는 죽을 듯이 이를 악물었다. 흘러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았다. 혹독하게 그의 면전의 바닥을 열 몇 번을 머리로 찧었다.
 
괴인도 나를 말리지 않았다. 나의 머리가 바닥을 탕탕 치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바라보다 이마가 이미 찢어져 피가 보이자 비로서 손을 내밀어 나를 바닥에서 끌어 올렸다. 그의 힘은 극히 셌다. 다만 한 손으로 나를 공중에 들어 올렸다. 얼굴 가득 노기를 띠우며 말했다.
 
“남아가 무릎을 꿇는 것은 황금이야. 너 뭐하는 거야? “
 
“제발요! 전 진정한 남자가 되고 싶어요. 절 가르쳐 주세요. “
 
이제서야 나는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나는 다만 힘을 다해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내가 왜 널 가르쳐야해? 널 가리키면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다고? “
 
괴인은 흰자위를 뒤집으며 말했다.
 
“당신은 저의 은인입니다. 저는 평생 당신에게 감사할 겁니다. 전 아직 젊어요. 당신을 도와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당신이 살인방화를 하라 해도 나는 모두 할거예요. 당신이 늙으면 내가 친인처럼 돌볼 겁니다. “
 
나는 강하게 머리의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
 
“하하, 이 자식 말주변이 있구나. 하지만 현재 너나 나나 여기에 갇혀 있으니 네가 말한 것들이 무슨 소용 있겠느냐? “
 
괴인은 냉소하며 말했다.
 
“소용이 있건 없건 간에 당신에게 말한 것이 나쁠 것은 없잖아요. 구멍을 팔 때도 한 사람이 더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일 없을 때도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고요. 이들 환자들 하고 함께 있는 것 보다는 낫잖아요. “
 
비록 괴인의 차가운 조소와 신랄한 풍자가 귀에 듣기 힘든 것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고집을 부렸다.
 
괴인은 눈썹을 찌푸리고 한참을 사색하더니 겨우 얼굴을 풀며 말했다.
 
“네가 말하는 것이 도리가 없는 것이 아니구나. 좋아. 너 이 자식이 운이 좋은 것으로 하자. 승낙한다. “
 
그의 이 말을 듣자 원래 강인하게 한참을 억제하고 있던 신경이 일순간 해이해지기 시작했다. 문득 이마의 깨진 곳에 통증이 오는 것을 느꼈다. 눈 앞이 갑자기 하얘졌다. 다시 혼수상태에 빠져갔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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