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마수록 1권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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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215회 작성일 17-02-12 11:26

본문

'잠깐만요. 생각났어요!'
레이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뭐가 생각났지'
'아까 그에게서 뭔가 맡은 것이 없냐고 말했죠'
'그것이 생각났나'
'네. 하지만 정확히는 아니에요. 그는 그것을
나에게 맡긴 것
이 아니라 깜박 잊고 내 방에 두고간 거예요.'
'뭐지 그게"
'어떤 종교 집단의 꽹플릿이었어요."
'어떤 것이엇지 , 그건'
'그래요. 분명히 .. 라고 써 있었어요. 생명의 광교단(
)이에요."
'그 꽹플릿은 지금 어디 있지 '
'내 방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니에요. 지금은 내 방에 없어
요.
"어디에 있지 "
'몰라요.도둑맞았아요."
'도둑맞았다고'
내가 없는 사이에 도둑이 들었어요. 방 안이 어지럽혀지고 현
금 만 엔과 카메라,그리고 그 땜플릿이 없어졌어요,'
'틀림없나"
'그럴 거와요.'
'경찰에는"
'돈은 받았지만 챔플릿은 돌려받지 못했어요. 도난당한 리스
트에도 넣지 않았어요. 도둑으로 들어온 사람이 그 뺍플릿을 흄
쳐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내가 어딘가에서 잃어버렸을 것
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런 쨈플럿 따위는 어떻게 되든 상
관없었으니까요.'
'그렇지 않아. 그놈들이 도둑질을 한 것처럼 꾸민 거야. 그놈
들이 노린 것은 그 꽹플릿이야.'
'그놈들"
'트렁크에서 자고 있는 놈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놈들 '
센기치는 두터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왼손이 또 환통으로 덫쳐 있었다.
그다지 넓지 않은 방에 침대만이 놓여 있다.
가구라고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을 뿐이다.
창문은 없다.
문이 두 개 있었다.
하나의 문은 안쪽에서 열 수 없었다, 방 밖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문은 언제라도 자유롭게 열 수 있었다.그 안은 목
욕탕이어서 변기와 세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목욕탕에도 역시
창문은 없었다,
방바닥에는 한 장의 융단이 깔려 있었다. 티베트나 라다크의
밀교사원에서 볼 수 있는 밀교벽화 같은 것이었다.
여러 가지 체위로 교합하고 있는 남녀 신이 극채색으로 그려져
있었다.
서로 성기를 함고 있는 신도 있고 여신을 등 뒤쪽에서 끌어안
고 있는 남신도 있었다.
침대 위에서 젊은 여자가 자고 있었다.
유우코이다.
길올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차에 밀어넣어져 이곳에 온 것이다.
그 이래로 한 번도 이 방에서 나가지 못했다.
창문도 시계도 없기 때문에 시간의 경과도 알 수 없었다. 날라
져오는 식사 수를 세어도 그것이 어떤 간격으로 운반되어 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루에 세 번인 것도 같고 네 번인 것도 같았다.
물론 자신이 왜 잡혀왔는지는 더더욱 모르고 았다.
그저 이곳에 모습을 나타내는 남자들의 태도에서 어쩌면 비쿠
와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정도만 예측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것
도 추측이다.
이곳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언제나 남자뿐이었다.
젊은 남자도 있고 노인에 가까운 늙은 남자도 있었다.
남자들은 올 때마다 유우코를 안았다.
유우코가 자고 있을 때도 갑자기 와서 억지로 엉덩이를 들어올
리게 하억 뒤쪽에서 관통했다.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일까.
처음 얼마 동안은 아무나 붙잡고 물었지만 그 누구도 대답해주
1않았다.
안기는 것을 거부하면 여러 명의 남자에게 붙잡혀 억지로 범해
졌다.
싫다고 하건 울건 결국은 남자의 그것에 관통당했다.
그러나 환희를 알고 있는 육체만은 번번히 웅했다.
정말 싫어서 육체도 거의 웅하지 않은 것은 처음의 몇 번뿐이
었다.
단 한 번 여자가 이 방에 온 적이 있었다.
눈이 길게 찢어지고 유난히 횐 피부를 가진 여자였다. 그녀의
온몸에서는 끈적끈적한 요기 같은 것이 느껴졌다.
그 여자는 두 남자를 데리고 나타나, 남자들에게 명령하여 유
우코를 나체로 만들었다.
전라로 선 유우코의 피부를 홉착하는 것 같은 횐 손으로 몇 번
이나 쓰다듬고, 붉은 혀로 유우코의 가슴을 찮았다.
등이 오싹오싹하는 차가운 쾌감 때문에 유우코는 자신도 모르
게 소리를 질렀다.
억자는 혀를 예고 끈끈한 눈으로 유우코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
았다.
'괜찮을 것 같지 않나'
여자가 말하자 남자들이 수긍했다.
'이번은 이 여자로 정하지.'
유우코는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이 바로 2, 일 전의 일이다.
유우코는 잠자면서 한 남자의 꿈을 꾸고 있었다.
부스스한 머리를 한 이상한 매력이 있는 남자의 꿈이었다. 유
우코는 한 번뿐이었지만 그 남자에게 안긴 적이 있었다.
어떤 이유인지 이 방에 갇힌 이래로 몇 번인가 그 남자의 꿈을
꾸었다.
그 남자의 몸에 감돌던 독특한 향기.
그것이 유우코에게 그 남자의 꿈을 꾸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유스런 짐승의 냄새였다.
남자의 이름은 호스케였다.
꿈속에서 호스케는 부드럽게 유우코의 피부에 입술을 움직이
고 있었다.
호스케에게 관통당했을 때 유우코는 방문을 여는 소리를 들었
다. 잠에서 깨고 싶지 않았지만 남자의 목소리가 강인하게 유우
코를 깨웠다.
침대 옆에 여윈 남자가 서 있었다.
남자는 묵묵히 바지 벨트를 풀어 다리 사이의 것을 드러냈다.
그것은 아직 아래로 향해 있었다.
바싹 마른 애벌레 갈았다.
'시작해,'
남자가 낮게 말했다.
유우코는 침대에서 내려와 남자 앞에 무릎을 끊었다.
묵묵히 남자의 페니스를 손에 쥐고 그것을 입에 물었다.
유우코가 몸에 입고 있는 것은 위아래 속옷뿐이었다.
혀로 휠고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다른 손가락을 엉덩이 사이의
은밀한 곳으로 가져가자 남자는 목 속에서 낮게 소리를 냈다.
유우코의 입 속에서 그것은 점차 단단해졌다.
결국 입에 더이상 물고 있을 수 없게 되어 유우코는 입술을 떼
었다.
'아직이야.'
남자는 더욱 그것을 유우코의 입에 밀어넣었다. 유우코가 아직
천진함이 남아 있는 입술을 벌리자 남자는 유우코의 머리를 당겨
그것을 단번에 목 속까지 밀어넣었다.
유우코는 토할 것 같이 되었지만 남자는 그것에 상관없이 밀어
넣었다. 유우코의 눈에서 눈물이 홀렀다.
이윽고 남자가 허리를 렀다.
'벗어.'
남자가 유우코에게 말했다.
유우코는 속옷을 벗었다.
희고 탄력이 있는 엉덩이와 아직 귀여운 가슴이 나타났다. 남
자는 유우코를 침대 위에 누이고 엉덩이를 침대 끝에 실었다. 아
래로 내려진 유우코의 발목을 두 손으로 잡더니 위로 들어올려
크게 자로 벌렸다.
남자는 유우코의 다리를 어깨에 걸쳐올리고 자신의 그것을 관
통시켰다. 유우코는 아직 젖어 있지 않았다.
남자의 그것이 유우코의 타액으로 젖어 있지 않았으면 도저히
불가능한 상태였다.
유우코는 눈을 감고 아까까지 꿈을 꾸고 있던 남자의 얼굴을
머리에 떠올렸다,
호스케는 미소를 지은 채 울고 있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남자는 격렬하게 움직옇 일방적으로 절정에 다다랐다.
남자는 바지를 입으면서 중얼거렸다.
'이제 곧이다.'
흔잣말같기도 했지만 분명히 유우코를 향해서 흘린 말이었다.
유우코는 꿔가 이제 곧인지 알 수 없었다.
유우코가 물었다.
'뭐가 이제 곧이라는 거죠"
'의식이 이제 곧 시작된다는 거야."
남자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파충류가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유우코는 시커먼 벌레가 자신의 얼굴을 칼은 듯한 기분이었다.
남자가 말하는 의식이 2년 전 여름 센기치가 본 것과 같은, 헤
루카 신을 숭배하는 자들에 의한 어둠의 축제라는 것을 물론 유
우코는 알지 못했다.
음란한 소굴
텅 빈, 아무것도 없는 방이었다.
벽도 바닥도 콘크리트가 벗겨져 있고, 주위 어디에도 창문이
없다.
문이 한 개뿐이다.
방에 있는 단 하나의 조명은 천장에서 내려져 있는 알전구뿐이
다. 알전구의 노란 빛이 거의 땋지 않는 구석에 한 남자가 앉아
있다.
의자는 없다.
그냥 콘크리트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양손을 그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남자는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침올 뱉으며
문쪽을 쳐다보기도 했지만 어느 쪽의 표정도 오래 계속되지는 않
았다.
51세로 보였다.그러나 더 나이가 들었을 것도 같다.
체격은 전체적으로 다부져 보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느슨함이
있었다.
갑자기 문이 열렸다.
두꺼운 팔로 문을 밀면서 거대한 곰 같은 남자가 들어왔다.
입구에 꽉 찰 정도로 컸다.
남자는 몸을 구부려 입구 윗부분에 머리가 부딪치지 않도록 하
면서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남자는 몸만 큰 것이 아니었다.
그 몸은 갑옷 같은 강인한 근육으로 뭉쳐 있었다. 완전히 실전
(%) 대상의, 멋지게 연마된 근육이다.
반소매 여름 셔츠를 안쪽에서부터 밀어올리고 있는 것은 폭발
적인 힘을 숨긴 근육이다.
그 남자가 방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근육의 압력 같은 것이 방
에 가득 찼다.
센기치였다.
센기치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피냄새를 맡은 사자의 얼굴이다.
'정신이 든 것 같군."
센기치가 말했다.
남자는 굳은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센기치는 왼쪽 손에 두 개의 전구를 들고 있었다.
그것을 큰 손안에서 가볍게 만지작거리면서 작은 소리를 냈다.
이 남자 손에서는 그 전구도 계란 정도의 크기로밖에 보이지 않
았댜.
'좋은 것이 있어서 너를 위해서 가져왔다."

센기치는 그 전구를 깨지지 않도록 살짝 콘크리트 바닥에 내려
놓았다.
'나를 이런 곳에 가둬 두고 어쩔 생각이냐'
남자는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어떻게 하느냐는 너에게 달렸다.'
'뭐라고"
남자의 말투는 거칠었지만 조금도 센기치에게 대항하려고는
하지 않는다.
세이코를 납치하려다 반대로 센기치에게 잡혔을 때의 공포가
생생히 남아 있는 것이다.
이 거인은 자신을 향해서 돌진해오는 승용차 위로 가볍게 날아
올라 발차기를 해서 앞유리를 박살내버린 것이다.
상자 속에 숨어 있는 쥐를 잡듯이 센기치는 차의 지붕을 주먹
으로 부수고 산뜻하게 남자를 차에서 끌어낸 것이다.
여기는 어디냐'
'너의 마지막 장소가 될지도 모르는 곳이다."
'네놈은 누구냐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거냐'
'이봐, 착각하지 마. 나는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서
억기까지 데려왔어. 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
센기치가 히죽 웃는다.
센기치는 남자에게 몇 발자국 다가갔다
그는 검은 장갑을 끼고 있었다.
남자가 뒤로 물러낫다.
'내가 무서운가'
센기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쁜 자=1 !"
자신이 있으면 언제라도 덤벼도 좋다. 나는 무기도 가지고 있
않으니까. 나도 너도 맨손이다. 힘으로 나를 때려눕히고 나가

면 돼.
"요시오지, 너'
말투를 바꿔 센기치가 물었다.
남자의 낮빛이 변했다.
'어떻게 알고 있지"
'내가 탐정이라고나 할까."
'어디서 조사했지"
'흐흐.'
센기치는 뒷주머니에서 횐 종이조각을 꺼내 오른손의 인지와
중지 사이에 끼었다.
'그건 뭐야'
명함이다. 똑같은 것이 여러 장 호주머니에 있는 걸 보면
명히 본인의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내가 기절하고 있을 때......."
'그래, 다 봤지. 주머니 안의
이렇게 납치까지 했잖나.'
것은 전부. 나를 무시하면 안돼
나쁜 짓을 할 때는 자신의 명함 따위는 가지고 다니는 게
니야.'

센기치를 노려보기만 했다
남자 요시오는 아무말없이
눈에 두려운 멎이 역력했다.
'그럼, 이제 몇 가지 물어볼까'
센기치가 남자에게 한 걸음 다가갔다.
그 순간이었다.
요시오가 갑자기 센기치에게 덤벼들었다,
오른손으로 자를 만들어 센기치의 눈으로 달려든 것이딕.센
기치가 움직이지 않았으면 그 손가락은 그대로 센기치의 안구를
뚫어버렸을 것이다.
센기치는 가볍게 머리를 비켜 그것을 피하고, 오른손에 낀 명
함으로 요시오의 안면을 위로 차올렸다.
요시오의 왼쪽 뺨이 찢어졌다.
센기치가 명함으로 찢은 것이다.
핑크멎 상처가 남자의 얼굴에 생기고, 그곳에서 차츰 붉은 피
가 솟아올라 턱쪽으로 몇 가닥 붉은 쭐기를 만들었다.
요시오가 손으로 뺨을 만지자 얼굴과 손이 새빨갛게 되었다,
요시오는 빨갛게 된 자신의 손을 쳐다보더니
'혹!'
하고 가는 비명을 질렀다.
'이제 어떱지 않게 물어볼 수 있겠군.'
센기치는 요시오의 멱살을 틀어쥐었다,
요시오의 몸이 공중으로 떠올라, 요시오는 발꿈치로 간신히 몸
을 지탱했다.
'말해. 너 혼자 생각으로 한 짓이 아니란 것을 알아.
킨 거지'
얼굴을 바싹 들이대고 센기=1가 물었다. 누가 시
'어차피 불게 돼 있어. 지금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괴로운 일을
당하지 않고도 끝낼 수 있잖아.'
'나는 참을성이 없는 편이야."
센기치는 요시오의 멱살을 잡은 채로 천천히 팔꿈치를 뻗었다.
팔꿈치를 뻗었는데도 아직 요시오의 몸은 들어올려진 상태였
다.
무서운 팔 힘이었다.
갑자기 센기치는 요시오의 배에 왼쪽 무릎을 쩔러넣었다.
센기치가 요시오의 몸을 내려놓자,요시오는 몸을 ''자로 꺾
고 배를 움켜쥐었다.
센기치가 바닥에 내려놓은 전구 하나를 집어올렸다.
왼손으로 남자의 턱을 들어올렸다.
요시오가 부드득 이를 갈았다.
'입을 벌려.'
요시오는 센기치의 왼손을 떼어내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센기
치에 의해 억지로 입이 벌려졌다.
그 입 속으로 센기치가 전구를 비틀어넣었다.
' ='
남자의 눈에 핏발이 섰다.
센기치가 손을 뻤다.
갑자기 센기치의 오른손 주먹이 요시오의 뺨을 향해서 날았다.
퍽 하는 소리가 요시오의 입 속에서 났다.
전구가 요시오의 입 속에서 깨진 것이다.
요시오의 입술에서 비명이 새어나오고 그것은 곧 신음소리로
바뀌었다.
센기치는 요시오의 턱을 다시 왼손으로 들어올려 오른손으로
전구의 꼬리 부분을 잡아 천천히 남자의 입에서 꺼냈다.
부서진 유리와 함께 필라멘트 부분이 나왔다.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센기치가 요시오의 턱에서 손을 떼자
요시오는 입을 벌린 채 콘크리트 바닥에 주저앉았다. 신음하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요시오의 입에서 크고 작은 피투성이 유리조각이 떨어졌다.
밑에 떨어진 붉게 채색된 유리조각 위에 타액이 섞인 피가 떨
어졌다.
요시오는 눈물을 홀리고 있었다.
입안 뒤쪽에 있는 유리는 혀를 움직억야 뱉을 수 있었다. 그러
나 혀를 움직이면 입 안의 상처는 더욱 깊어진다.
입 속도 혀도 당연히 상처투성이가 됐다.
요시오는 혀를 밖으로 내밀었다,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무수히 박혀 있었다.
어떻게든 유리조각을 떨어내려는 것 같았다.
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유리는 쉽
상처를 크게 만
혀를 움직일수록 혀에 박혀 있는 유리가 더욱
들 뿐이었다.
'말할 마음이 생기면 고개를 흔들어서 나에게
이에 물을 듬뿍 담아다 줄 데니까."
신호를 해. 양동
요시오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끄덕였다.
센기치가 양동이를 가져오자 요시오는 그 안에 얼굴을 담갔다.
요시오는 한참 동안 그렇게 하고 있었다.
유리가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 요시오가 고개를 들었다.
물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자, 이제 말해봐. 너에게 세이코를 잡아오라고 시킨 놈이 누
구지'
센기치가 물었다.
'이, 이시바시라는 남자다.'
아직 남아 있는 유리에 혀가 찔리는 것일 것이다.
요시오의 발음이 어색하다.
'이시바시 어떤 놈이냐, 그놈은'
'모른다."
'혜혜.'
센기치가 웅크리고 앉아 요시오의 턱을 들어올렸다.
시침메지 마. 신원을 조사하는 일이 너희들 일이잖아. 설마
위험한 일을 맡긴 사람의 신원도 모르면서 일을 맡았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나에게 믿으라는 거냐'
'나를 우습게 보지 마. 나머지 전구 하나를 항문에 쑤셔넣고
아까처럼 해볼까"
'당분간은 똥을 싸는 게 힘들겠지만 옥탕 속에 들어가 앉아 있
으면 그것도 괜찮을 텐데,어때 "
'자, 잠깐.
"말할 마음이 생겼나"
'이시바시, 토야마의 비서이다.'
'토야마라고그 국회 의원인 토야마말인가"
'그렇다.'
토야마 보수당 의원으로 당내에서도 다섯손가락에 드는
정계의 중진이다.
선거 때마다 매수{) 문제로 나료 소문이 돌지만, 붙잡히는
것은 언제나 운동대원들 뿐인 그런 정치가이다.
'어떻게 네가 그 토야마의 비서와 거래를 하게 되었지'
'5년 전 일이다. 어떤 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우연히 토야마가
호텔에서 여자와 나오는 것을 보았다. 둘 다 선글라스를 쓰고 있
었지만 분명히 토야마와 가수인 나츠요엿다."
오호,'
센기치가 재미있다는 듯이 입술을 말아올렸다.
나츠요는 중견 엔카 가수이다.
나이는 30세를 넘었지만 그 미모와 가창력에는 발군의 실력이
있었다. 젊었을 때는 젊은 가수들이나 프로듀서와의 소문으로 자
주 주간지를 장식했지만 최근에는 거의 그런 화제가 없었다.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서 협박이라도 했나"
'그렇다, 비서인 이시바시는 그때 만났다. 토야마 씨는 아직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그때 이시바시가 우리들이 말한 값의 배
를 지불할 테니 다른 일을 해달라고 했다. 그것은 매우 위험한 일
이었다.
"위험한 일이라는 건 어떤 일이지 '
요시오가 입을 다물었다.
센기치는 왼손의 세 손가락으로 요시오의 목을 잡았다.
힘을 넣는다.
센기치가 손을 풀자 요시오는 격렬하게 기침을 했다.
단련된 손가락이었다.
한코에게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먹힌 이래 철저하게 단련한 것
이다.
'살인이다.'
요시오가 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지금 너와 토야마가 공범이라고 말하는 건가 그건 협박도
아니야! 잘못되면 경찰에 잡히는 것은 너뿐이야. 토야마는 아무
피해도 없어. 비서인 이시바시가 책임을 뒤집어쓰면 그것으로 끝
나는 거라구."
'그 이후 년에 2번 비서로부터 위험한 일 의뢰가 온다.
그 일이 거의, 아니 전부를 비서인 이시바시는 토야마에게 비밀
로 할 것이다.
"요이치라는 자를 알고 있나"
'알고 있는 모양이군.'
요시오는 피가 섞인 침을 바닥비 뱉었다.
가끔 양동이 물로 입을 헹구면서 말을 하고 있지만 이네 피가
입 안에 고억버리는 듯했다,
'얼마 전에 잡아서 이시바시에게 넘겼다. 그후 어떻게 되었는
지는 나도 모른다."
'죽었다고 생각하나'
'죽었다 해도 이상할 건 없다.'
'판시가루라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다.'
'그럼 이상한 종교 집단이라든가, 그런 류의 사람들이 토야마
주위에 나타나는 것을 본 적은 없나"
'없다. 아니, 딱 한 번 그런 사람이 이시바시 사무실에 있었던
것을 본 적이 있다. 내가 이시바시의 사무실에 막 들어섰을 때 그
는 이시바시 방에서 나오는 참이었다.'
'비서가 사무실을 가지고 있나'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그런 것 같다."
'그 사람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있는가"
'이시바시가 갯신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었다. 홴지 이상한 눈
빛을 하고 있었다. 다른 것은 아는 게 없다.'
'그래......."
센기치는 천천히 장갑을 벗었다
'너,손가락이.......'
센기치의 왼손에 새끼손가락과 약지가 없는 것을 보고 요시오
가 숨을 삼켰다.
장갑 속에 있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몰랐던 것이다
매우 놀랐는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바라보았다.
'이것은 야쿠자에게 잘려진 것이 아니야.'
고통을 참는 듯 센기치의 입술이 일그러졌다.
눈에 흉포한 빛이 머물러 있다.
'왜 이렇게 된 것 같은가'
요시오 턱 밑에 오른손을 들이대고 천천히 들어올렸다.
'먹혀졌어,내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듯이 말하면서 위로 올린 턱 앞으로 스윽 왼손을
디밀었다.
'왜, 왜 이러는 거야!"
'혜혜.'
센기치의 입술이 쑥 옆으로 말아올라갔다.
'나를 죽일 생각.......'
요시오의 목소리가 중간에서 갑자기 끊겼다,
센기치의 세 개의 손가락이 목으로 파고들어가 있었다.
웃음을 띄운 입술을 요시오 귀에 대고 센기치는 은근하게 속삭
였다.
'안심해. 여러 가지를 말해준 대가로 편하게 저 세상으로 보내
줄 테니까."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쿡 하고 요시오의 머리가 옆으로 꺾였다.
그때 센기치 등뒤의 문 밖에서 가는 목소리가 났다.
여자가 비명을 삼키는 목소리였다.
'세이코 !'
센기치는 뒤쪽으로 돌며 소리켰다.
문이 조금 열려 있고 그곳에 세이코가
새파래진 얼굴로 서 있
었다.
'봤나
입술을 떨면서 세이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실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했잖아."
센기치의 목소리는 어둡고 무거웠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서 센기치는 돌아왔다.
샤워를 하고 젖은 몸올 타월로 닦으면서 2층으로 올라갔다.
세이코가 있는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불은 켜져 있지
않았지만 아주 캄캄하지는 않았다.
커튼 너머로 밖의 빚이 희미하게 들어왔다.
동쪽 학늘이 막 밝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침대 위에 이불이 사람 모양대로 솟아 있다.
세이코가 등을 돌린 채 그곳에서 자고 있는 것이다.
'깨어 있을 텐데.'
센기치가 말했다.
타월을 허리에 감은 채 늠름한 상체를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었
다.
세이코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체를 정리하고 왔다.산속에 묻고 왔어."
센기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왜 죽였죠'
등을 돌린 채 라은 소리로 세이코가 물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
않으면 내가 죽
'그놈을 돌려보낼 수는 없어. 상대를 죽이지
어. 물론 당신도.'
'사람을 죽이다니.......'
'지금 학교 강당에서 연극을 하고 있는 게 아니야.
뜯어고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센기치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이었다.
'요이치에 대해서는 문 밖에서 들었겠지. 어쩌면 지금은 이미
죽었을 거야. 우리는 배고픈 호랑이 우리 속에 던져졌어.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호랑이를 잡아먹느냐, 아니면 잡아먹히느냐야.
그 중간은 없어."
세이코가 뒤로 돌아 센기치를 올려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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