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독천년 - 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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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4,26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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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 章 몰려드는 群魔들

──── 태양황(太陽皇) 이청천(李靑天)

저 군마영웅보(群魔英雄譜)의 서열 제육위(第六位)에 올라있는 인물.
비록 군마영웅보 서열 육위에 올라있으나 많은 사람들은 그가 사실상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것은 태양황(太陽皇) 이청천(李靑天)이 군마영웅보의 서열 십위 내에 드는 기인들 중 가장 나이가 젊기 때문이었다.
그의 나이는 겨우 삼십대 후반에 불과했다.
그 정도의 나이에 군마영웅보의 서열 육위에 올랐다는 것은 가히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또한,
그는 비단 무공이 기오막측할 뿐 아니라 성격 또한 인후하고 관대하기 이를데 없어 그의 주위에는 늘 많은 기인이사들이 그를 따르고 추종했다.
만일 그가 천하제패의 야심만 있었다면 그는 단시일 내 수하에 거대한 조직을 이룰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
성격이 담백한 태양황(太陽皇) 이청천은 애초 천하의 패권같은 것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해서,
그는 난주(蘭洲) 교외의 태양곡(太陽谷)이란 곳에 아담한 장원을 짓고 칩거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는 서북제일미인(西北第一美人)이라는 아내가 있었다.

──── 옥수상아 우담혜(愚潭慧)!
태양황(太陽皇) 이청천의 아내,
이청천이 혼탁한 속세를 떠나 태양곡(太陽谷)에 은거할 수 있었던 것도 다름아닌 그 절세미인의 아내 덕분이라 할 수 있었다.


전모 냉약빙,
문득 그녀의 눈고릭 파르르 떨렸다.
(이 여자가....... 바로 이대협의 아내인 옥수상아........!)
그녀는 아주 복잡한 심정이었다.
그렇다.
사내들에게 윤간당한 후 자살을 시도했던 미소부,
그녀는 바로 태양황(太陽皇) 이청천(李靑天)의 아내이며 서북제일미인(西北第一美人)이라던 옥수상아 우담혜(愚潭慧)였다.
사실 한때 전모 냉약빙도 태양황 이청천에게 마음이 끌린 적이 있었다.
하나,
그녀는 자신의 나이가 이청천보다 십여살 많다는 사실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 못했었다.
그 후 이청천이 옥수상아와 결혼했다는 소문을 듣고 냉약빙은 쓰라린 실연의 고통을 겪기도 했었다.
물론 옥수상아가 그런 사실을 알 리 없었지만,
냉약빙은 아미를 모으며 생각에 잠겼다.
(태양곡(太陽谷)에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옥수상아가 이런 참변을 당했단 말인가?)
그녀는 의아함과 함께 근심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옥수상아 우담혜가 어린 아들과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보아 태양황 이청천의 신변에도 좋지않은 일이 벌어졌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하나,
냉약빙으로서는 이청천의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미 기력이 쇠잔한 옥수상아,
그녀가 냉약빙의 품에서 숨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다.


잠시 후,
절벽 아래에 하나의 작은 무덤이 생겨났다.
물론 그것은 옥수상아 우담혜의 무덤이었다.
냉약빙은 옥수상아의 무덤 앞에 선 채 나직히 한숨을 내쉬었다.
(가엾은 여인이다. 장차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이 될 기협의 아내가 이토록 비참한 최후를 맞다니.......!)
그녀는 못내 안타까움과 침통함을 금치못했다.
지금 그녀의 품에는 이청천과 옥수상아의 아들이 안겨있었다.
영준하고 총기있는 용모의 사내아이,
그의 머리의 상처는 대단하지 않았다.
다만 출혈이 심해 정신을 잃었던 것 뿐이었다.
냉약빙은 그 사내아이를 내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훌륭한 근골이다. 대가가(大哥哥)가 이 아이를 보시면 기뻐하시겠군!)
그러다,
그녀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빨리 대가가를 도우러 가야만 한다!)
그녀는 비로소 자신이 처한 급박한 사정을 깨닫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그녀는 급히 몸을 돌리려다말고 다시 한 번 옥수상아 우담혜의 무덤을 바라보았다.
「걱정 말아요. 우부인! 이 아이는 나 냉약빙이 친아들처럼 보살펴 줄테니......!」
그녀는 나직한 음성으로 옥수상아의 무덤에 대고 약속했다.
이어,
스슥!
그녀의 교구는 그대로 쏟아지는 빗속으로 사라졌다.
쏴아아.......
사라지는 그녀의 그림자 뒤로 거센 폭우가 내리퍼부었다.
줄기차게 쏟아지는 푹우는 방금전 이곳에서 벌어진 무참한 만행의 흔적을 깨끗이 씻어내고 있었다.


× × ×


곤륜 ──── !
천산(天山)과 함께 신강 대분지를 남북으로 감싸고 있는 대륙의 중추,
곤륜이라는 산명(山名)이 신(神)들의 궁성(宮城)을 의미함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었다.
그 장대한 곤륜의 동쪽.
청해(靑海)를 굽어보고 있는 천길 단애가 자리하고 있었다.

──── 고독애(孤獨崖)!

거꾸로 꽂힌 거대한 칼의 허리 부분을 뚝 꺽어 세워놓은 듯한 웅자한 형상의 단애!
그 단애의 이름은 고독애(孤獨崖)였다.
그 허리가 늘상 자욱한 운무로 뒤덮여 있는 고독애,
그 형상은 이름 그대로 고독하고도 의연해 보였다.
그 고독애의 정상,
의외로 만여 평에 달하는 거대한 분지가 펼쳐져 있었다.
울창한 송림으로 가득 찬 넓디넓은 분지,
그 끝에는 돌로 지은 한 채의 아늑한 석옥(石屋)이 세워져 있었다.
아담하고도 운치있게 서 있는 석옥.
그것은 마치 세외도원 속의 한폭 그림인 덧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하나,
오오!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별세계의 선경(仙境)과도 같은 고독애는 지금 온통 역겨운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진 않은가?
고독애의 분지.
지금 그곳에는 천여 명의 무림인들이 운집해 있었다.
하나,
그들 중 절반 정도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고독애의 끝에 자리하고 있는 아담한 석옥.
그 일대에는 수백 구의 시신들이 처참한 형상으로 나뒹굴고 있었다.
머리가 으깨졌거나 몸뚱이가 짓뭉개진 처참한 시신들,
그 자들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와 내장들이 질펀하게 바닥을 적시고 있었다.
실로 보기만해도 치가 떨리는 끔찍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처참한 시체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시체가 된 자들의 신분이었다.
그들은 놀랍게도 태반이 한 지역의 당당한 패자들이 아닌가?
정확히 말하자면 그 자들은 저 군마영웅보상에 그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일대명인들이라는 것이었다.
믿어지지 않게도 그 같은 막중한 신분을 지닌 자들이 중원으로부터 머나먼 이곳 곤륜의 고독애에 시신으로 화해 누워있는 것이었다.
침묵,
장내는 무섭도록 조용했다.
비록 운집한 군웅들 중 절반 정도가 죽임을 당했으나 여전히 고독애에는 오륙백 명에 달하는 무림인들이 운집해 있었다.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터질 듯 팽팽한 긴장감과 침묵.
장내는 온통 그 숨막히는 기운으로 가득차 있었다.
군웅들은 침묵 속에 하나의 거대한 포위망을 반원형으로 구축한 채 고독애 끝의 석옥을 에워싸고 있었다.
석옥을 포위하고 있은 군웅들의 면면을 보면 실로 대단했다.
그들 속에 천하무림의 모든 명숙들이 다 모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단 한명만 나타나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수 있는 일대 기인들.
하나,
천하를 떨어올릴 고수들이 수백 명이나 모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눈가에 은은하게 떠도는 공포의 빛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
군웅들은 온통 긴장과 공포의 눈빛으로 석옥을 주시하고 있었다.
석옥 안에는 누가 있단 말인가?]
누가 있기에 천하의 뭇 군웅들을 떨게 만든단 말인가?
군웅들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일견하기에도 삼인(三人)의 고수로 보였다.
석옥 뒤쪽의 천길 단애를 제외한 포위망의 삼면을 지키고 이씨는 인물들,
뭇 기인들 중에서도 그들 삼 인의 기도는 가히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 할만했다.
포위망의 정면,
그곳을 지키고 선 인물은 한 명의 노검수(老劍手)였다.
일신에는 푸른색 학창를 걸치고 있었으며 가슴까지 드리운 검은 수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는 보는 이의 폐부를 찌르는 듯한 강렬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일견하기에도 절정에 달한 내가고수임이 분명했다.
노검수의 허리춤,
한 자루의 목검(木劍)이 걸려 있었다.
칠흑같이 검은 나무로 깎은 목검(木劍).
그것은 유서깊은 검술명가(劍術名家)의 상징이었다.

──── 혁련검호각(赫連劍豪閣)!

우내제일의 검술명가,
그 연원은 천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직 검술 한 가지에만 매진해온 일족.
그 결과,
그들은 웅혼하고 장대한 검예를 이룩해냈다.
당대무림에서 검법(劍法)으로 혁련검호각(赫連劍豪閣)에 필적하는 세력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학창이를 걸친 노검수.
그는 바로 혁련검호각(赫連劍豪閣)의 당대가주였다.

유성신검황(流星神劍皇) 혁련휘(赫連輝) ──── !
군마영웅보의 서열 제삼위(第三位)에 오른 인물.
다시 말해 그는 전무림을 통틀어 제 삼위의 강자였다.
하나,
단순한 검법만이라면 그는 가히 우내최강(宇內最强)으로 꼽히리라.


유성신검황(流星神劍皇) 혁련휘의 좌측,
한 명의 섬뜩한 괴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하나의 바위 위에 걸터앉은 채 긴 곰방대를 빨고 있었다.
오척의 단구.
게다가,
그는 볼품없는 꼽추에 추괴하기 이를 데 없는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기이하게도 그의 전신 피부는 짙푸른 녹색을 띠고 있었다.
마치 녹색 물감을 뒤집어 쓴 듯한 기괴한 형상.
비단 피부색만이 녹색이 아니었다.
그는 눈동자마저도 섬뜩한 벽록색이 아닌가?
실로 보는 것 만으로도 소름이 오싹 끼치는 모습.
그 꼽추노인의 주위로는 군웅들이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군웅들은 이 기괴하고도 섬뜩한 모습의 꼽추노인을 극히 두려워하는 듯했다.

──── 독천존(毒天尊) 서래음(西來音)!

군마영웅보의 서열 제 사위(第四位)의 인물.
그는 가장 무서운 독공의 달인이었다.
그의 전신은 온통 극독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따라서,
단지 숨결만으로도 십 리 밖의 적을 중독시킬 수 있을 정도였다.
대리(大里)에 자리한 독성부(毒聖府)의 지존.


유성신검황(流星神劍皇) 혁련휘의 우측,
그곳에는 한 명의 섬뜩한 인상을 지닌 장한이 음산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는 일신에 칠흑같이 검은 장포를 걸치고 있었는데 그 위에 마치 박쥐 날개 모양과도 같은 검은 피풍을 두르고 있었다.
제법 준수한 인상.
하나,
그의 안색은 핏기 한점 없이 보였다.
백지장같이 새하얗고 창백한 안색.
너무 하얗다 못해 푸르스름하게 까지 보여 그는 마치 무덤에서 뛰쳐나온 시체같아 보였다.

──── 유령대제(幽靈大帝) 구양수(九陽秀)!

군마영웅보 서열 제 오위(第五位)의 인물.
그는 북망산 구유마궁(九幽魔宮)의 지존이었다.
음유한 음부마공(陰府魔功)을 연마하여 소리없이 적을 죽이는 암수에 능한자.
그 자가 은연중 무림패권을 노리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유성신검황(流星神劍皇) 혁련휘.
독천존(毒天尊) 서래음.
유령대제(幽靈大帝) 구양수.

군마영웅보의 서열 삼, 사, 오 위를 차지하고 있는 절정고수들.
그 자들이 바로 고독애에 운집한 군웅들의 사실상 통솔자였다.
그들 삼 인과 태양황(太陽皇) 이청천을 합쳐 무림인들은 사대천왕(四大天王)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한,
혁련검호각(赫連劍豪閣), 독성부(毒聖府), 구유마궁(九幽魔宮).
그리고 태양황 이청천의 태양곡(太陽谷) 등의 사파를 합쳐 무림인들은 신주사패천(神州四覇天)이라 칭했다.
현재 이곳 고독애에는 그 사대천왕과 신주사패천(神州四覇天) 중 태양황 이청천과 그의 태양곡(太陽谷)만이 빠져 있었다.
사실상 중원무림의 정영이 모두 비좁은 고독애에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언제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거요, 서형?」
문득,
오랜 침묵을 깨고 먼저 입을 연 것은 유령대제(幽靈大帝) 구양수였다.
그 자는 짜증서러운 음성으로 말하며 독천존(毒天尊) 서래음을 돌아보았다.
「연(燕)가는 이미 서형의 무형지독(無形之毒)에 중독당한 데다가 오백여 명의 고수들을 해치운 대가로 심각한 내상까지 입은 상태요. 그렇거늘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이오?」
그 자는 불만을 참지 못하고 음침한 음성으로 다그쳤다.
하나,
독천존 서래음.
그는 태연히 담뱃대만 빨고 있었다.
「물론 노부의 무형지독(無形之毒)은 제법 쓸만하지!」
그는 혼잣말을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내공이 신화경에 이른 연가라 해도 무형지독(無形之毒)을 이겨내지는 못할걸?」
그 말에 듣고 있던 유령대제는 참지 못하고 성급하게 재촉했다.
「그걸 잘 알면서 왜 망설이는 것이오? 당장 쳐들어 갑시다!」
하나,
독천존 서래음의 가늘게 뜬 두 눈에 비웃음의 빛이 어렸다.
그는 유령대제를 향해 나직하게 혀를 찼다.
「끌끌, 구양궁주는 혈마대장경(血魔大藏經)에 눈이 멀어서 우리의 상대가 누군지 모르고 있는 듯하구려!」
그 말에 유령대제는 흠칫했다.
독천존은 그런 유령대제를 향해 차가운 조소를 보이며 문득 음악하게 웃었다.
「우리의 상대는 다름아닌 천하의 고독마야(孤獨魔爺)요. 그래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오!」
「.......」
유령대제의 눈꼬리가 일순 미미하게 떨렸다.
독천존의 어투에서 모멸감을 느낀 것이었다.
허나,
그 자는 독천존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눈 앞의 석옥에 은둔하고 있는 인물.
그는 유령대제 구양수가 유일하게 공포를 느끼는 대상이었다.
다름 아닌 고독마야(孤獨魔爺) 연남천(燕南天) ──── !
그가 석옥 안에 웅크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때,
「클클....... 우린 그저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거요! 연가 늙은이가 무형지독의 독기를 견디지 못하고 제풀에 쓰러질 때까지.......!」
독천존이 음악한 웃음을 흘리며 재차 확인시키듯 말했다.
그 자의 그런 사악한 웃음에 유성신검황 혁련휘는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독천존이나 유령대제와는 달리 광명정대한 성품을 지닌 인물이었다.
비록 적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중독되어 쓰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비겁한 짓은 할 수 없다고 믿고 있는 그였다.
하나,
상대는 고독마야였다.
그의 필생의 숙적!
자칫 객기를 부리다가는 고독마야의 손에 쓰러지고 말 것이다.
(내 한몸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유성신검황은 내심 탄식하며 독천존과 유령대제를 돌아보았다.
그렇다.
만일 그가 고독마야와 맞서다 개죽음을 당하면 독천존과 유령대제만 이롭게 만들뿐인 것이다.
독천존의 독성부(毒聖府)와 유령대제의 구유마궁(九幽魔宮)의 무림제패의 야욕을 저지하고 있는 유일한 세력이 바로 유성신검황의 혁련검호각(赫連劍豪閣)이 아닌가?
유성신검황은 지그시 아랫입술을 물었다.
(치욕스러운 일이나 이 방문좌도의 무리들과 행동을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그는 길게 탄식하며 석옥쪽을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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