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성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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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568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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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벗어."
하쓰에 씨는 먼저 나의 오픈 셔츠를 벗기기 시작했다.
"이것도."
하쓰에 씨가 속옷을 가리키면서 말하기에 주저하지 않고 벗었다.
하쓰에 씨는 그 속옷을 얼굴에 댔다.
"아아, 좋은 냄새. 난 맨처음에 신이찌의 그 체취에 넋을 잃었었어. 사랑으로 느꼈던 거야."
"이 옷은 식사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 잠깐 잠이 들었는데 아마 땀을 흘렸던 모양입니다. 그
때 입고 있던 그 옷 그대로입니다."
하쓰에 씨는 옷들을 침대 위에 놓고는, 알몸이 된 나의 어깨와 가슴을 어루만졌다.
나는 하쓰에 씨의 눈을 보았다.
산책에서 돌아와 그녀가 오쿠다 방에 왔을 때와 식사할 때, 그때는 하쓰에 씨의 눈과 표정
과 태도에서 쌀쌀함을 느꼈었다. 그런데 지금은 전혀 다른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눈은 깊이 들어갔고, 검은빛을 띤 요염스러움이 어른거리는 그런 눈이었다. 그 눈을 보는 것
만으로도 나의 그것은 다시 부풀어올랐다.
"좋은 몸매군, 이젠 정말 훌륭한 젊은이야. 아아 신선는 이 몸……."
하쓰에 씨는 완전히 나에게 안겨, 목덜미와 어깨를 마구 핥아댔다. 나도 하쓰에 씨의 잠옷
위로 등을 쓰다듬었다. 잠옷을 통해 비치는 그녀의 살결이 매우 매끄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참동안 나의 상반신에 무차별 애무를 하더니, 그녀는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자, 모두 벗어. 내가 벗겨줄 테니 가만히 있어."
그녀는 바지의 벨트를 풀고 쟈크를 내렸다.
하쓰에 씨의 손은 부드러웠다. 그것이 전등 불빛 속에서 춤을 추듯 움직이며, 마치 따로 놀
고 있는 생물이란 느낌이 들었다.
나는 모든 것을 벗기우고 말았다. 물론, 이 방에 들어와서 하쓰에 씨에게 껴안길 때부터 나
의 작은 몸은 흥분 상태로 되어 비스듬히 위를 향해 맥박치고 있었다.
하쓰에 씨는 쪼그리고 앉은 채 얼굴을 뒤로 젖히듯 하며 그것을 들여다 봤다.
전등 불빛을 받은 나의 그것은 빛나고 있었다. 낮에 있었던 체험 때문에 나는 이제 수치심
같은 것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보여주는 기쁨을 맞보고 있었다.
"아아, 나의 가장 중요한 보배. 이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야."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신파극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나에
게는 더없이 상쾌한 소리로 들렸으며, 또한 가슴으로 젖어들어 왔다.
하쓰에 씨는 나의 그것을 잡더니 그곳에 빰을 부벼대기도 하고 때론 입으로 살짝 누르기도
했다. 그러더니 혓바닥으로 애무를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의 의심이 아직도 남아있는 탓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감각적인 쾌감보다도 심리
적인 안정감 속에 있었다.
나에 대한 하쓰에 씨의 짜릿한 애무도 그렇게 오래 끌지는 않았다. 역시, 필요 이상으로 그
것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는 듯했다.
하쓰에 씨는 일어서서 스스로 잠옷을 벗었다. 짐작한 대로 잠옷 속에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
았고, 비스듬히 아래에서 비치는 전등 불빛에 그 하얀 나체가 떠올랐다.
그것은 낮에 숲속에서 보았을 때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숨겨져 있었다. 몸의 선도 보다
신비스로웠다.
예를 들면 유방이었다. 낮에 보았을 땐 그 풍만함과 하얀 것에 압동당하는 것 뿐이었으나,
전등의 빛은 하쓰에 씨의 움직임과 더불어 조명 방향이 바뀌며, 선이 명확해지고 입체감이
더해 아름답게 보였다.
비모가 검게 빛났다. 그 털숲이 모양새 좋은 역삼각형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분명히 인식했
다. 나는 이미 그곳에 눈길을 주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우리들 서로가 완전히 알몸이 되어 마주보고 섰다. 하쓰에 씨의 검은 눈은 더욱 반짝이며
커 보였다. 아마 욕정 때문에 맺힌 그 눈물이 렌즈 역할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 저 그림자 좀 봐."
유백색의 벽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박혀 있었다. 곧곧하게 서 있는 나 자신의 그것도 완연
하게 드러나 있었다.
나는 내 자신의 그것을 그림자로 본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저것 봐, 움직이고 있어."
맥박이 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그것이 움직이면 따라서 그림도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
다.
"누님도……."
하쓰에 씨의 유방도 솟아오른 그대로가 그림자로 나타나 있었다. 두개의 유방이 겹쳐져서
한 개의 그림자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하쓰에 씨의 비호도 엷은 그림자로 되어 벽에 희
미하게 그려졌다.
양쪽 서로의 그림자를 보며 우리들은 다가서서 다시 껴안았다.
"여기로 오길 잘했어. 교토에 가자고 친구들이 권유했었는데, 교토에 안 가고 이리로 오길
잘했어."
"저두요."
몸을 밀착시키며, 우리들은 달콤는 키스에 들어갔다. 믹착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하쓰에 씨의
몸이 포동포동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키스를 계속하면서, 하쓰에 씨는 나를 인도했으며 우리들은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그 무게
로 침대가 삐그덕거렸다. 이부자리에서 풍기는 냄새가 나의 코를 간질어댔다.
침대 위에서 우리들은 처음에는 서로 옆을 향해 껴안고 키스를 계속했다. 하쓰에 씨의 혓바
닥은 나의 입 안에서 자유자재로 회전하고 있었다. 인사치례의 키스가 아니고, 키스 자체를
즐지고 있는 것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열심히 그 기교에 응했으나, 아무리 해도 수동형이 될 수 밖에 도리가 없었다.
역시 나오꼬와의 키스를 지금과 비교한다면는 너무도 소꼽장난 같았다.
(이것이 남자와 여자의 키슨가)
그렇게 납득이 갈 만큼 에로티즘이 하쓰에 씨의 입술과 혓바닥과 입 전체의 움직임에서 마
구 쏟아지고 있는 것이었다. 움직이고 있는 부분은 키스하고 있는 입 부분뿐만이 아니라 손
은 나의 등쪽을 휘감고, 독립된 동물처럼 따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유방도 나의 가슴을 부벼대고 비틀며, 때론 추켜올리기도 하면서 나의 관능을 간질어댔다.
허리도 다리도 마찬가지였다.
하쓰에 씨의 몸 전체가 나를 도취의 깊은 늪으로 빨려들어가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다만 그것을 느끼는 데만 정신이 팔려, 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전
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냥 하쓰에 씨를 끌어안고, 입술을 빨며 그녀의 애무를 받아들일
뿐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그것으로 족했던 것 같다. 그때 하쓰에 씨는 나의 세련되지 못한 서
투름을 즐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깜찍하게 기교를 부렸다고 한다면, 어차피 그것은 중도 하차
에 불과했을 것이므로 하쓰에 씨는 틀림없이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이윽고 하쓰에 씨는 입술을 떼고는 나의 얼굴을 핥아대며, '귀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것은 흔히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말이다. 그것을 남자인 내가, 비록 연상인 여자라고 하더
라도 그런 말을 들었으니 기분이 그리 좋을 리는 없는 것이다.
그 순간 '무례한' 하는 반발심도 생겼다. 욕망과 도취 속에 있으면서도 그런 반발감을 느끼
게 되다니 소년의 심리란 미묘하기만 했다.
이야기가 좀 비약됐지만 나는 그나이가 됐어도 10대의 여자 아이와 장난하고 있을 때, 역시
'귀엽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서로벌거벗고 이불 속에서 그 아이가 나의 목에 매달
려 턱수염 난 곳을 자기 턱으로 비벼대면서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그런 표현에 약간 놀라기는 했지만 흐뭇한 기분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은 그런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내 힘껏 남자로서의 제 몫을 다하고 싶을 뿐이었다.
"깨물고 싶을 정도로 귀여워."
그녀가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은 그 소리가 상기되어 있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누님도 귀여워요."
20대 중반의 여자가 16세의 소년에게 '귀엽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반대는 약간의
어색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내 자존심 때문에 그렇게 말했던 것이다. 이 사실은 이후의
나의 여성 관계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
다소 조건에 무리가 있다 하더라도 여자는 남자에게 있어서 '귀여운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나는 하쓰에 씨의 정열과 기교, 그리고 몸 놀림에 압동당하면서도 계속 '귀여운 여자'
와 서로즐기고 있다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가령 이곳에 느닷없이 강도가 들어왔
다고 한다면, 하쓰에 씨를 보호하고 거기에 대항하는 것은 나인 것이다.
이것은 나의 주관이지만, 남자란 어떤 경우에도 그 기본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요
근래 유행되고 있는 여성해방운동 같은 것은 그런 남자를 배제하려고 하고 있다. 만약에 모
두가 연약한 남자가 되어 버린다면 가장 손해 보는 것은 여자일 텐데 말이다.
나의 그 말에 하쓰에 씨는 곧바로 물어왔다.
"내가 귀여워?"
"그럼요. 굉장히 귀여워요."
"기뻐. 더욱 귀여워해 줘."
그렇게 말하고는 하쓰에 씨는 나의 손목을 잡고, 자기의 비경으로 인도했다.
그 의도를 알아차린 나는 도중에서부터 자주적으로 움직였다.
"낮에 그곳에 키스했었지?"
"예."
"어떤 맛이었어?"
"좋은 맛이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줘."
"정말입니다."
"심리적인 의미가 아니고, 미각상으로는 어떠했어?"
"맛이 있었어요."
내 손은 하쓰에 씨의 두둑 위에 나 있는 검실한 털숲을 위아래로 쓰다듬고 있었다.
"내 눈을 똑바로 봐."
우리들은 서로 응시했다.
하쓰에 씨의 눈은 여자의 것이 되어 있었다.
"정말로?"
하쓰에 씨의 그곳은 정말로 향기로운 냄새를 발하고 있었고 혓바닥에도 상쾌하게 느껴졌었
다.
"정말입니다."
나는 진실을 얘기했고 하쓰에 씨는 그런 나를 사랑스러운 듯 끌어안으며 말을 이었다.
"아이 기분좋아. 우리들은 서로 잘 맞나 봐. 나도 신이찌 것이 맛이 있었어."
나는 하쓰에 씨의 말을 믿었다. 진실로 하쓰에 씨가 그렇게 생각해 주었다고 믿었으며,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하쓰에 씨는 그때의 정감을 높이기 위해 그렇게 말했던 것 같다. 연하인 조
심자 남자를 유혹하는데 익숙해진 유부녀 같으면 그후에 소년이 되올라타는 것을 생각해서
그렇게 강한 말을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쓰에 씨는 그때, 그런 계산이 서지 않을 정도로 순수했다는 것이다. 자칫하면, 하쓰에 씨
자신이 그렇게 마음먹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에게는 하쓰에 씨의 어른으로서 엉숭한 여자로 보였으나, 그리 많지 않은 23세였
다. 그녀가 남자와 여자에 대한 것은 이것저것 다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고, 지금의 내 입장
에서 볼 때 그녀는 정말 '귀여운 여자'였다고 생각된다.
나는 손을 더욱 열심히 움직이면서 그녀의 은밀한 곳을 더듬었다. 나의 손은 따뜻한 물끼를
느꼈다. 거기는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하쓰에 씨는 나즈막한 신음소리를 길게 내뱉으며 나의 가슴을 세게 끌어안았다.
나는 손바닥 전체를 하쓰에 씨의 그곳에 대고,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가슴에 두근거리는 속
에서 느꼈다.
"어떻게 해드리면 좋겠습니까?"
대체적인 것은 알고 있으면서 슬쩍 그렇게 가르침을 청했다.
"좋도록 해. 나중에 또 키스해 주겠어?"
"예. 하겠습니다."
나는 손가락을 움직여 보였다. 맨처음에 만져진 것은 두 장의 꽃잎으로, 그것은 나오꼬의 세
배 정도의 크기였다.
낮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몰랐던 것이다. 나의 손가락이 그곳을 애무했다.
"더 안쪽으로."
하쓰에 씨는 나의 귀에다 대고 뜨거운 숨결을 몰아 쉬며 속삭였다.
물론 나는 그 요청에 응했다. 하쓰에 씨는 또다시 소리를 질렀다. 조금 전보다 약간 높은 우
는소리까지 머금은 소리였다.
(귀엽구나)
그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분명히 그렇게 느꼈고 갑자기 용기가 생겨났다. 지금에 와서
새삼스레 용기란 이상한 말이지만, 실제로 그러한 것이었다.
그 후 나는 하쓰에 씨의 지시에 따르거나, 혹은 나 자신의 호기심이 지시하는 대로 그 꽃밭
의 이곳저곳을 산보했다.
그와 같은 상태에서 나의 뇌리에 제복 차림의 나오꼬의 모습이 오락가락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만지고 있는 세계와 나오꼬의 비경의 기억이 중복이 돼서 어른거렸다.
(나오꼬도 이젠 이렇게 되어 있을까? 여기의 이런 것들는 연령 차이가 아니고, 개성의 차이
일까?)
희미하기는 하지만 나오꼬에 대한 미련도 약간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정열에
물을 끼얹을 정도의 추억이 되지 못했다.
벌써 나의 손은 꿀물에 젖어 있었고, 하쓰에 씨의 호흡은 거칠게 빨라지고 있었다.
갑자기 하쓰에 씨는 몸을 움추리며, 나즈막하지만 날카롭게 신음하면서 나의 손 놀림을 저
지시켰다.
"걱정하지 마."
당황하고 있는 나를 안심시킨 것은, 한참동안 거친 숨을 몰아쉬고 난 후였다.
"거긴 가장 민감한 곳이야. 들은 적 있지?"
그 명칭을 하쓰에 씨는 내게 알려주었으며 나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지금까지 몇 번씩이나 그곳에 애무를 가했는데도 저항없이 받아들이더니, 왜 갑자기 거절하
는지 그것이 이상했다.
내가 그 이유를 물어보기도 전에 하쓰에 씨는 내 귓볼을 가볍게 물고 자근거렸다.
"벌써 한계에 도달했는 걸. 자,어서 손을 떼."
말하는 대로 나는 손을 떼고, 하쓰에 씨는 타올로 그 손을 닦아주었다.
우리들은 다시 포옹하고 키스를 되풀이있다.
내가 애무하는 동안에 하쓰에 씨의 손은 나의 등 뒤에 놓여져 있었다. 이번에는 하쓰에 씨
가 나의 그것을 만지기 시작했다. 두 손으로 그곳을 꼭 쥐고는 입술을 갖다 댔다.
"너무 빨리 달아 오르지 마."
그 말 속에는 드디어 두 몸이 결합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었다.
"예."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의문이 생겼다.
"이곳에 키스 안 해도 괜찮아요?"
"그건 또 나중에 해. 난 지금 이것이 필요해."
"예."
"정말 처음이야?"
"처음입니다."
"기뻐. 벌써부터 몽롱해지는 것 같애."
하쓰에 씨는 한쪽 손으로 나의 상체를 일으키는 시늉을 했다. 그에 따라 나는 움직였으며,
하쓰에 씨는 바로 누웠다.
위에서 본 하쓰에 씨의 얼굴은 묘하게 작고 귀여웠었으며 기뜩하게 여겨졌다.
하쓰에 씨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내 자신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비교적 냉정했다. 가슴의 그 동계의 속도는 하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심히 흥분해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냉정는 부분이 있었다.
우리들은 가슴을 합쳤다. 하쓰에 씨는 왼손으로 나의 등쪽을 껴안으며, 바른손으로는 체위의
변화를 위해 떨어져 나온 나의 그것을 부드럽게 꼭 쥐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쥐는 방법이
역수였다.
그녀의 양다리가 나의 다리를 휘감았다.
"심호흡을 해."
나는 심호흡을 했다.
그것을 고정시켜둔 채 하쓰에 씨는 차례차례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든 해 봐."
"좋아요."
"나를 하쓰에라고 불러."
"하쓰에 씨를 좋아해요."
그때, 하쓰에 씨의 손이 나의 그것을 끌어갔다. 끌려가는 대로 나는 따라갔다. 나의 그것이
뜨겁고 촉촉한 곳에 닿았다.
하쓰에 씨는 눈을 떴다.
"계속 나의 눈을 보고 있어."
그 동안에 하쓰에 씨는 나의 그것을 돌렸다. 열기를 느끼는 부분이 더욱 넓어졌다.
"아, 기분이 좋아."
하쓰에 씨가 쑥스러운 듯 중얼거렸다.
"당신은 이성적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어."
"나는 누님이 시키는 대로 할 뿐입니다."
"좀체로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남자 아닌가? 그리고 이름을 불러."
더욱더 열기를 느끼는 부분이 넓어지며,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 단숨에 도달해버리고 싶은
충동을 견디며, 나는 이를 꽉 물었다.
"성급하게 하지 마. 한번 더 크게 숨을 들이켜 봐."
나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리고 내뱉아."
상당히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렇지만 지금 어떤 상태로 되어 있는지 나는 짐작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외기에 닿고 있다고 느껴지나 그것도 확실히는 알 수가 없었다.
하쓰에 씨의 손이 움직였다. 그리고, 하쓰에 씨의 몸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것은 매우 느린 동작이었다. 침착해야지. 심장의 고동도 이제 더욱 안정시켜야 되겠다고 생
각했다.
나는 왼팔을 하쓰에 씨의 목 뒤쪽으로 돌려 팔꿈치로 상체의 체중을 지탱하며, 바른 팔꿈치
는 든 상태였다.
하쓰에 씨는 왼팔로 나의 등쪽을 껴안고, 바른손으로는 나의 그것을 쥐고 있었다. 그 손이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면서 나의 첨단은 꿀물 속으로 잠기면서 우리들의 흥분은 더욱더 고조
되어 갔다.
하쓰에 씨는 무척 황홀한 표정이었다. 서로 주고 받는 애무가 나에게 도연한 기쁨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처럼, 하쓰에 씨의 꽃밭도 그것을 즐기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현관에서 여주인
과 남자 손님이 친밀한 인사를 교환하고 있는 것처럼…….
그 한편으로 하쓰에 씨는 나를 그녀 자신에게 익숙해지도록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단순하고 욕망만을 추구하는 소년 같았으면, 하쓰에 씨의 의도나 생각과는 달리 다만
나의 욕정에 따라 곧바로 진행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쓰에 씨의 뜻을 존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내가 미경험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을 하쓰에 씨가 리드하는 대로 맡겨두는 편이 모양새가 좋은
상황으로 진정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매우 겸허한 심경이었다. 가르침을 받는
사람은 자기 분수를 초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성에 관한 일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그러하다. 초심자이면서도 숙달된 사람에게 불
손는 언동을 취하는 사람이 간혹 있지만, 그건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그리 바람직한 일은
못된다.
나는 흥분 상태를 가라앉히기 위해 쉬고 있던 바른손으로 하쓰에 씨의 머리칼을 만지작거렸
다. 검고 윤기가 나는 머리칼이었다.
"하쓰에 씨."
"왜 그래."
"아름다워요. 이렇게 가까이에서 사람을 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키스해 줘요."
우리들의 키스는 격렬했다. 나의 그것을 잡은 하쓰에 씨의 왼손에 힘이 들어갔다. 나는 허리
를 들고 있었다. 몸의 무게는 거의 하쓰에 씨에게 걸려 있지 않았다.
하쓰에 씨는 그것을 위아래로 훑으면서 손에 힘을 주었다. 우리는 가슴과 가슴이 보다 세게
맞붙었다.
그러나, 하쓰에 씨의 왼손의 그 힘은 나를 맞으려는 듯한 움직임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으므
로, 나는 허리를 허공에 고정시킨 채 하쓰에 씨와 세게 껴안은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
은 상당히 무리한 자세였다.
입술을 떼고 빰과 빰을 비벼대며, 하쓰에 씨는 입을 열었다.
"침착해요."
"예."
하쓰에 씨의 바른손의 움직임이 점점 커졌다. 열기가 다시 퍼졌다. 나는 눈을 꼭 감고 그 감
각을 맛보았다. 나의 그곳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난생 처음으로 느끼는 짜릿함이었다.
더군다나 접하고 있는 그곳이 동경하던 비경이라는 생각으로, 나는 급상승 할 것 같았다.
거기서 나는 눈을 감고, 순수하게 나에게 주어지고 있는 피부 감각에만 신경을 집중시켜, 거
기가 하쓰에 씨의 비경이라는 생각을 멀리 떨쳐버리려고 노력했다. 그것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내 욕정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었다.
다채로운 감각이 전개되었다. 나와 맞닿고 있는 그곳은 한개의 생물이었다. 하쓰에 씨의 손
에 의해서 나의 그것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하쓰에 씨의 거기도 저절로 혼자 꿈틀
거리며, 나에게 노닥거리고 있음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남자와 접한 여체의 꿈틀거림을 경험을 쌓은 지금은 여유있게 즐기며 맛보고 있지만, 그때
의 나에게는 그런 여유가 없었다.
나의 몸은 흥분으로 인해 떨리고 있었다.
"잠깐만 가만히 있어 줘요."
"알았어. 미안해."
하쓰에 씨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나에게서 떨어져 나갔으며, 나의 첨단을 힘껏 꾹 쥔다음 놓
아주었다.
하쓰에 씨는 바른손을 올리고 두 팔로 나를 끌어안았다. 이번에는 내쪽에서 몸에 무게를 실
어 하쓰에 씨와 키스했다.
5분 쯤 우리들은 키스를 되풀이하며 사랑을 속삭였으나 정작 매치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척했다.
"자, 그럼 우리 다시 생각해 볼까?"
하쓰에 씨는 나의 첨단을 유도하여, 자신의 깊숙는 곳에 고정시켰다. 나의 등을 껴안고 있는
왼손의 위치가 점점 내려갔다. 동시에 바른팔이 빠져나오면서 나의 등쪽을 끌어안았다.
"나를 봐."
상기된 목소리였다.
우리들은 서로 응시하였으며, 하쓰에 씨의 움은 파동쳤다. 나는 하쓰에 씨의 어깨를 힘껏 끌
어안았다.
하쓰에 씨의 멋있는 입술이 가늘게 열리면서 말도 되지 않는 말들을 간간히 쏟아냈다. 그리
고 홍조되었던 빰은 더욱더 붉어졌고, 온몸은 겨련을 일으키며 땀으로 촉촉히 젖어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용암의 바다 속에 빠져버린 듯한 압박감을 받았다.
"아아, 당신."
하쓰에 씨의 절규하는 듯한 소리였다. 그것은 그때까지의 '당신'이란 것과는 전혀 다른 여운
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까지 하쓰에 씨가 나에게 하던 '당신'은 어디까지나 연하의 소년에게
가볍게 쓰는 그런 '당신'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당신'은, 남녀가 대등한 입장에서 절박한 순
간에 부르는 '당신'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흐분과 도취의 극에 달했다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말할 수 없이 기뻤다. 그와 동시
에 그 호칭에 부합되는 그녀의 남자이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생겼다.
나는 첨단에 힘을 주고 조금더 깊이 삽입시켰다. 그러자 하쓰에 씨는 다시 신음소리를 냈다.
"아아……."
그녀의 두 팔은 힘껏 나의 등과 허리를 끌어안았다.
누가 먼저라고는 할 수 없지만, 하쓰에 씨의 눈빛과 얼굴의 움직임으로 그 의도를 짐작는
내가 응하며, 우리들은 입술을 포갰다.
격렬한 키스 속에서 나의 몸 전체는 정지해 있었다. 그것도 나의 허리를 누르고 있는 하쓰
에 씨의 무언의 명령에 따른 것이었다.
수많은 요정이 하쓰에 씨의 몸속에 들어가 있는 그것을 놀리기 시작했다. 그와는 별도로 강
하게 쥐어짜듯 나의 그것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나는 거세게 움직이고 싶다는 나
자주의 욕구를 견디며, 그 대신 온갖 정성을 기울여 하쓰에 씨의 입술에 애무를 가했다.
하쓰에 씨의 혓바닥은 나의 혓바닥을 쫓으며 율동했다. 그 움직임도 지금까지 보다는 훨씬
정열적이었다.
파도처럼 물결치기 시작한 것은 하쓰에 씨 쪽이었다. 그 물결이 나의 움직임을 지시했다. 나
는 그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
"당신, 당신."
도중에 입술을 뗀 하쓰에 씨는 헐떡거리며, 2번 같은 소리를 냈다. 무척 절박한 소리였다.
"기다려 줘요."
나는 절박한 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는, 두 팔에 힘을 주어 하쓰에 씨를 끌어안으며, 그 물결
치는 것을 막았다. 물론, 나 자신도 움직이는 것을 정지했다.
하쓰에 씨는 곧바로 내 요구를 알아채고는, 나의 상승을 재촉하는 행동을 삼가했다. 우리들
은 다시 키스했다.
키스는 남자에게 있어 보통 때는 흐분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지마는, 그와 같은 경우에는
반대로 흥분을 잠재우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혓바닥을 사용하지 않고 입술만을 서로가 빨아대는 조용한 키스였다.
수많은 요정이 계속 내것을 노닥거리려 하고 있었지만 나는 간신히 위기를 모면알 수가 있
었다.
이윽고, 나는 하써에 씨의 몸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음을 느꼈다. 하쓰에 씨는 의식하지 못하
고 있었겠지만 하쓰에 씨가 움직이니까 나의 그것도 따라서 흔들렸다. 그것은 흥분리고취시
키기 위함이 아니었다. 나는 위기감을 적절히 넘기면서 도취의 세계를 음미하며 키스를 계
속했다.
그러나 첫 체험인 나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요사스러운 정령의 장난과 리드미컬는 조임이 나를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었다.
입술을 뗀 나는 무안한 듯 입을 열었다.
"누님."
"뭔데?"
"나는 벌써……."
"좋아요. 아아 맛있어."
그것은 내가 용암의 바다에 빠진 지 5분 쯤 지났을 때였다. 그녀의 허락을 받고 비로소 본
격적으로 나 자신의 본능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 하쓰에 씨도 그에 맞추어 주었다.
눈이 뱅뱅도는 현기증이 나를 엄습한 것은 수10초 후였다. 나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신
음소리를 냈다. 감각이 마비되는 것 같은 몽롱한 상태에서 나는 하쓰에 씨의 외침소리를 들
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때의 하쓰에 씨가 어느 정도의 기쁨을 느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너무 빨리 끝나버린 나를 안타깝게 하지 않기 위해 그녀 나름대로의 각별한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혹은, 하쓰에 씨도 5분 동안의 세계 속에서 나와 리듬을 맞추려고 자기를 조절하며, 나의 기
쁨의 반사를 받아서 진짜로 절정감을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풍요로운 기분으로 그 후의 호흡을 조절할 수 있었다.
불쑥 나의 전 체중이 하쓰에 씨의 몸에 실려 있다는 것을 알았다.
"무겁지요?"
귓볼에 대고 물어 봤다.
"아냐. 그대로 가만히 있어."
"무겁지요?"
"무겁지 않아. 이대로가 좋아."
천천히 하쓰에 씨의 손이 나의 등을 어루만졌다.
"당신은 이제 내 것이에요."
이번에는 하쓰에 씨가 나에게 속삭였다.
나는 전혀 저항하지 않고 그녀에게 눈길을 돌렸다.
"예."
아직도 나는 하쓰에 씨의 내부에 빠져들고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부터 난 당신 것이에요. 더 세게 안아주세요."
한없이 사랑스러운 말이었다. 나는 굉장한 가정교사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그대로의 자세로서 우리들은 키스와 강한 포옹을 되풀이했다. 하쓰에 씨는 깊은 애정이 깃
든 눈으로 나를 보거나, 나의 머리칼과 귓볼을 애무했다. 또다시 하쓰에 씨의 내부의 요정이
나에게 노닥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에 따라 나의 정욕이 되살아나는 것을 강하게 의식했다.
이미 하쓰에 씨는 나에게 있어서 타인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친밀한 사람으로 되어
있었다.
더욱이 친구의 누나이며, 훨씬 연상의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나는 처음 만나서 지금
까지 채 20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남자와 여자 사이의 불가사의함을 나는 절실히 실감했다.
(몸을 맞대면 이렇게 쉽게 변화하는 것일까)
그 당시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으나, 육체 관계가 있는 남녀 사이라 하더라도 꼭 그러한 친
밀감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뜻에서도 하쓰에 씨는 그 당시의 나에게는 이상적인 여
성이었다. 가장 여자다운 친절로써 나를 감싸주었던 것이다.
우리들은 아주 순수한 남자와 여자 사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순수한 남녀 관계는 좀처럼 얻
을 수 없을 것이다.
가령, 관능적으로 서로가 만족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어느 쪽엔가에 불순물이 섞여 있으면,
친밀감은 손상당하고 마는 것이다.
요사이 유행되고 있는 포르노 소설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정신적 결합을 거의 무시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잊고 있었다. 저쪽 방에 오쿠다가 있는 것도, 아래층에 오쿠
다의 모친이 있다는 것도, 여기가 오쿠다의 고원에 있는 별장이라는 것도, 하쓰에 씨가 오쿠
다의 누나인 것도, 유부녀인 것도, 내가 이 집에 손님으로 와 있다는 것도, 이미 내 염두에
는 없었다.
이러한 일들이 처음으로 정상에 이르렀을 때 까지는 욕정에 짓눌리면서도, 나의 의식 속에
엉켜붙어 있었던 것이다.
이상하게도 욕망은 처음보다는 냉정하면서도 두 사람이 맺어진 상태로써 또다시 되살아난
나의 그것은, 하쓰에 씨와 나만의 세계로 도취되게 하였다. 그것 역시 하쓰에 씨에게 친밀감
이 생긴 탓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 사람을 잊을 수 없게 되겠지. 앞으로 두 사람만의 밤을 갖게 되는 기회는 그리 많
지 않을 것이다. 아니, 오늘 밤이 처음이며 마지막이 될런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귀로에 놓
여 있는 것이다)
하쓰에 씨는 나의 그것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몸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알겠어?"
"알겠어요."
"어떻게?"
"멋있어요."
"당신도 나라는 사람 잊지 않기를 바래."
"예. 잊지 않겠습니다."
이미 우리들은 새로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너무 너무 좋아."
속삭이듯 말하는 하쓰에 씨의 그 말도, 지금까지 했던 말과는 다른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었다.
하쓰에 씨는 뒤엉킨 발을 바꾸어가며 몸을 비벼댔다. 그리고 그것에 대응하는 나에게 칭찬
하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나는 전과는 달리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 정신적으로는 깊은 도취감에 빠져 있으면서도 보
다 냉정하였던 셈이다.
나는 그것으로 인하여 하쓰에 씨를 감상하는 기쁨을 발견했다. 속눈썹이 떨리는 것도, 귓볼
의 붉은 것도 나에게는 아름다움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들은 대화를 중단했다. 더이상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하쓰에 씨의 요청은
약간의 몸의 움직임으로도 짐작할 수가 있었다.
도취될 때는 처음에는 천천히 흐르다가 점점 그 흐름이 급해지며, 다채로운 색깔을 점멸시
키면서 진행되었다.
그리고 곧바로 나는 살갗과, 귀와 눈으로 하쓰에 씨가 여자로서 즐기는 순간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중단시켰던 말로써의 지시를 하쓰에 씨가 다시 시작하자, 나는 정신없이 그에 따랐다. 하쓰
에 씨의 몸은 크게 파도쳤으며 그녀의 말은 지시가 아니고, 다만 외침소리로 되어 나에게
들렸다.
'이 사람이 고통받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가졌었다. 그러나, 곧바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까지 쌓은 경험의 덕분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절정의 순간을 맞이했다.
그것을 말하자, 하쓰에 씨는 나의 절박한 상태를 받아들여 주었다.
"좋아요, 좋아요. 지금 곧 함께."
노도와 같은 순간이 수초 동안 계속되었다. 하쓰에 씨와 나는 노도와 같이 밀려오는 쾌감을
동시에 맛보았다. 따라서 우리들은 완전히 일체가 된 셈이다.
격렬한 노도가 사라지고 난 다음, 함찬동안 우리들은 서로 껴안은 채 허탈 상태에 빠져들었
다.
"누님."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나였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오쿠다의 방에까지 들리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이 몰려왔다.
하쓰에 씨는 몸을 약간 움직였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또는 눈도 감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번 불렀다.
그러자, 하쓰에 씨는 대답 대신 나의 힘주어 끌어안았다.
"아뭇소리 말아요, 가만히 있어요. 난 지금 꿈속을 헤매고 있는 거야."
남자와는 달리 여자는 여운에 오래도록 젖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날 비로소 체험으로 안 셈
이었다.
집 안팎은 조용했었다. 지구가 회전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은 적막감이 나를 엄습하고 있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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