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음색무림(淫色武林) 3부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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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218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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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마지막 절정을 향한 몸부림▼


후우..흐읍..후우..흐읍..

초명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그의 사고는 궤도를 이탈한지 오래였다.
요령에 정신을 빼앗겼을 때부터 그의 이성은 마
음의 바다 속 깊숙히 잠겨버렸다.
지금 그를 통제하고 있는 것은 본능적인 위기감
이었다.
그 위기감이 을지미림에게 다가가려는 발걸음을
묶고 있는 것이었다.

"왜 거기에 서있기만 하는거죠? 이리 오세요.
아무도 당신을 해치거나 하지 않아요."

을지미림의 말 속에는 거역하지 못할 마력이 섞
여 있었다.
굴 입구에 우뚝 서 있던 초명의 몸이 주춤 움직
였다가 다시 멈췄다.
마력의 유혹만큼이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된 것
이었다.
초명에게 마력의 유혹이란 꽃뱀의 화사함에 지
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싸워왔던 마공의 공포가 위기감만 더
욱 가중시킬 뿐이었다.
오히려 용뇌향이 아무 거침없이 그의 몸 속을
휘저어 마력의 유혹보다 그를 더더욱 강하게 색
정의 늪으로 이끌려 하고 있었다.

크으..

초명의 눈동자가 변했다.
흑요석 같은 검은 색 대신 핏빛의 붉은색이 두
눈동자에 떠올랐다.

흑!

을지미림은 치밀어오르는 공포에 온몸을 떨었
다.
갑자기 한기가 몰려왔다.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초명의 몸에서 풍겨오는
기운이 갑자기 바뀐것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초명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
은 정파에 속하는 기운이었다.
마치 따뜻한 햇살처럼 마음을 덥히는 기운.
그러나 순식간에 그 기운은 찬 안개같은 기운으
로 바뀌어버렸다.
을지미림은 갑자기 옷이 입고 싶어졌다.

크르르--

초명의 입술이 뒤집어지면서 새하얀 이빨이 드
러났다.
마치 맹수의 이빨처럼 그 이빨은 위압감을 던지
고 있었다.

"왜그러시죠? 화가 나셨나?"

태연한 척 말을걸어도 을지미림은 몸이 덜덜 떨
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그때같아..-

압도적인 힘의 차이에서 오는 위압감.
그것이 공기를 응결시키듯 풍겨나오는 것.
마치 그날 동굴 안에서 만났던 패마제의 유해와
같은 기운을 을지미림은 초명에게서 느끼고 있
었다.

-나에게는 패마공이 있어!-

유달리 단단하고 커다란 두 손을 가진 시체.
연가서는 그 시체를 패마왕이라고 단정했다.
그 단단하고 커다란 두 손은 대력패왕기 때문이
란 것이다.
둘은 끊임없이 전해오는 압박감에도 불구하고
시신을 뒤졌다.
정말로 패마왕이라도 되는 듯 입은 옷은 습기에
젖어 썩어가고 있었지만, 시신은 말짱했다.
둘이 찾아낸 것은 시신이 입고 있던 장포자락에
검붉은 핏물로 쓰여진 마공비급이었다.
자신의 절기가 후대에 전해지길 바란것인지 아
니면 단순히 금마곡 안에 갇혀 보내는 세월이
지루해선지, 패마공은 상당히 자세하게 기록되
어 있었다.

-그래.. 난 패마공을 익혔어!-

을지미림은 입술을 깨물고 초명을 똑바로 쳐다
보았다.
겁낼 필요는 없었다.
자신의 미숙한 섭혼술에 녹아서 다가오는 녀석
따위.
자신은 전설의 패마공을 익히지 않았는가.

크릉..

초명의 입가로 핏물이 주룩 흘러나왔다.
다음순간, 초명은 입으로 한웅큼의 핏물을 울컥
토해내었다.

크릉..크릉..후르르-호라라라라--

날카롭고 아름다운 괴성이 터져나왔다.
동굴 벽에서 돌가루가 후두둑 떨어졌다.
귀청이 터지는 듯한 소음에 을지미림은 머리를
감싸안고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아악-!

두피가 몽땅 들리는 고통에 을지미림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초명이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휙 쳐들은 것이었
다.
을지미림은 어쩔 수 없이 초명의 얼굴을 정면으
로 바라보게 되었다.
초명의 눈이 시야에 들어왔다.
붉은 눈.
마치 붉은 막을 한겹 씌워놓은 것 같은 광기와
마성의 눈동자가 짙은 욕념을 가지고 그녀를 핥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흐윽- 흐윽-

연가서가 몸을 움직일때마다 여미령은 짙은 신
음을 흘렸다.
하체에서 전해오는 감각이 정신을 일깨우고 있
었다.
몸에도 약간이지만 힘이 돌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하체에거 느껴지는 이물감은
더더욱 확실해져가고 있었다.

하윽!

여미령은 다시한번 신음을 흘렸다.
이번 신음은 교성에 가까울 정도로 힘이 들어가
있었다.

"느끼는군. 어때, 좋으냐? 미치도록 해주지, 좋
은 소리로 울어라."

연가서는 비릭한 미소를 띄우며 허리의 움직임
에 박차를 가했다.

"극락을 느낀 후에 죽.도.록."

연가서의 마지막 말은 나직했지만 여미령의 심
장을 얼리기에는 충분했다.
그녀는 잘 움직이지 않는 목을 억지로 돌려 등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연가서를 바라보았다.

"왜..왜요? 저는 당신에게 아무것도하지 않았는
데..?"

연가서는 움직임을 멈추고 잔인한 미소를 띄우
며 한자한자 끊어말했다.

"닥치고 즐기기나 해."

울컥 억울함이 끓어올랐다.
자신이 요조숙녀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아니,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천형을
피하게 위해 남자를 찾았던 자신이지만, 그래도
강간당하는 것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자는 자신을 강간하는데 모자라서 죽
이려 드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나 자신을 죽이려 드는 자가 미워서
보단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죽음을 받아들
여야 하는 자신이 미워서 그녀는 울었다.
거친 탁자의 표면 위에 눈물이 떨어져 스며들어
가고 검은 얼룩을 남겼다.

"명오빠...".

요아는 입술을 달싹거렸다.
말은 음파가 되지 못하고 그저 숨결의 완급이
되어 흩어져버렸다.
약기운이 점점 퍼지고 있었다.
여미령과는 달리 자신은 약기운이 늦게 퍼지는
체질인 것 같았다.
당하고 있는 여미령이 점점 희미해졌다.
희미해지는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사물도 따라서 희미해져가고 있는 것 같았
다.

-명오빠.. 명오빠...-

이대로 죽는 것이 아닌가 더럭 겁이 났다.
고개를 필사적으로 들었다.
여미령의 허리를 붙잡고 강간하는데 열중한 사
내의 얼굴이 보였다.
섬뜩한 표정이다.
요아는 다시 고개를 떨어뜨렸다.
뺨에 다시 마루바닥의 딱딱하고 거친 감촉이 느
껴졌다.
편안했다.

-명오빠..-

깨어날때는 초명의 듬직한 얼굴을 보고 싶다고
요아는 진심으로 바랬다.

아랫배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이 여미
령의 폐에서 숨을 몰아내고 있었다.
살의 기둥이 몸 속으로 들어올 때마다 그녀의
입에서는 자지러진 신음과 교성이 가쁜 숨과 함
께 토해져나오고 있었다.

흐윽..흐윽..하아..음..흐윽..

눈물도 잠시, 그녀는 쾌락의 바다로 함몰해버린
것이다.

아학- 아학- 그만..그만..

교구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깊숙한 곳으로부터 번져나오는 잔인한
쾌락에 전율하면서 몸부림쳤다.
한껏 색기를 부리며 요분질을 쳤다.
마지막이라면 최고의 절정을 누리고 죽고 싶었
다.

으흑- 흐으윽--

손톱이 탁자표면을 긁었다.
기름때에 찌든 나뭇조각이 손톱 밑으로 말려들
어갔다.
다음순간, 그녀는 탁자 위에 축 늘어졌다.
그녀는 눈을 감은 채 쌔액쌔액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후훗. 오늘밤은 보름이다. 허나 정사를 벌였으
니 변신할 수 없겠지."

여미령은 놀라서 움찔했다.
그녀의 비밀.
연가서가 그것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순간이었다.
몸 안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에 여미령은 숨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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