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Circle-A. 2부...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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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022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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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1).


순희는 관수와 결혼을 했고, 태영은 은정과 결혼을 했다. 각자 결혼식을 올리고 새로운 남편, 새로운 아내와 살면서 두 사람은 서먹하게 지냈다. 태영과 순희의 관계를 모르는 관수와 은정은 시 아버지와 며느리로써의 관계를 만끽했지만 10년 간 부부로 지낸 두 사람은 다시, 모자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관수는 순희의 미묘한 반응이 신경이 쓰였는지 병원을 정리하고 그녀와 함께 필리핀으로 이민을 갔다. 순희를 위한다는 명분이 있었지만 자신도 평생을 일만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순희도 관수의 결정에 고마워하며 행복해했다. 태영도 막상, 엄마 순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차라리 부담이 덜했다. 그러다가 은정이 딸 수빈을 낳자, 태영은 거짓말처럼 엄마와의 기억이 엷어져갔다.


희연도 재훈의 담임인 덕호와 재혼을 했다. 아들 재훈이 적극적으로 허락을 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녀도 덕호의 됨됨이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덕호는 고아로 가족이 없었다. 선생이 된 그는 자신과 같은 고아들과, 학교의 문제아들에게 신경을 쓰다보니 45살에 나이에도 결혼을 못 한 총각이었다. 마음을 잡은 재훈은 지금 태영의 카센터에서 정비기술을 배우고 있었고, 10년 뒤에 태영처럼 카센터를 차리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고 있었다.


상철과 효정은 2살이나 어린 영계를 만났다며 희연을 놀렸지만, 누구보다도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다. 모든 이들의 축하를 받으며 희연은 비로써 자신의 삶을 살게 되었다.


영숙은 상철이 회사를 그만두자 전격적으로 부사장으로 승진되었다. 본사 직원들은 상철이 회사를 떠나자 모두들 환호했다. 직원들은 영숙이 깐깐했지만 도저히 그녀를 싫어할 수가 없었다. 영숙은 부사장이 되자마자 본사 빈 건물에 탁아소를 만들어 여직원들이 마음 놓고 일을 할 수 있게 해, 모두를 놀래 켰다.


그리고 상철은 찬웅이 영숙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고민 고민 하다가 두 사람을 연결시켜주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을 올리자마자 영숙이 임신을 하는 바람에 위기가 있었다. 그녀의 배속의 애는 상철의 아이였기 때문이었다. 상철과 영숙은 죄책감을 느꼈지만 찬웅은 전남편이 영숙에게 사랑을 남긴 것이라며 오히려 영숙을 위로해주었다. 영숙은 그렇게 상철의 딸을 낳고 이름을 송이로 지었다. 그녀의 죽은 딸아이의 이름이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영숙은 찬웅의 아들 우람도 낳아 그를 기쁘게 해주었다.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흘러갔지만 상철은 여러 면에서 걱정이 됐다. 무작정 회사를 그만두었지만 딱히, 뭘 해야 할지 아직도 고민이었고, 찬웅의 일도 내심 부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삶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더욱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렇다고 전생에서의 찬웅처럼 그런 스케일이 큰일을 할 정도의 자신감은 없었다. 찬웅은 어렵게 살아서 그런지 전생이나 지금이나 정치적인 의식이 강했지만 상철은 전생이나 지금이나 활동적이고 개방적이라는 것만 빼면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은정은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서 답답했던 온 몸이 풀어지는 것을 느꼈다. 5년 간 애 둘을 낳고 살림만 했던 그녀는 외롭다는 생각이 심했다. 첫째를 낳을 때까지는 특별히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는데, 둘째를 낳고는 부쩍 심해졌다. 그렇다고 태영이 자상한 성격도 아니었고, 결혼생활이 오래되자 점점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은정은 불만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딱히, 무엇이 불만이다...라고 확실하게는 말 할 수 없었지만 가끔씩 짜증이 파도처럼 밀려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가 많았다.


태영도 그런 은정을 의식했는지 오늘은 그녀가 친구들과 노는 것을 허락했다. 저녁에 초등학교 동창 세진, 경희와 술을 마셨는데, 나이트로 3차까지 오고 말았다. 세진은 유부녀였고, 경희는 돌싱이었다. 신나게 몸을 흔들다가 보니, 경희가 웨이터에게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었다. 그녀는 은정을 보고 윙크를 보내며 웃었다. 그리고 갑자기 누가 손을 낚아채 은정이 놀랐다. 웨이터가 그녀를 어딘가로 끌고 가고 있었다. 세진도 웨이터에게 끌려가며 은정에게 손을 흔들며 사라졌다.


룸에 들어가니 말끔한 복장의 두 남자가 앉아있었다. 한 남자가 인사를 했는데, 말투가 재수 없었다. 은정은 기분이 상했지만, 정중하게 거절하고 밖으로 나오는데, 웨이터가 다시 자신을 끌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니, 그곳엔 경희와 두 남자가 깔깔대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좀 전의 양아치들과는 다르게 이 룸의 남자들은 잘 생기진 않았지만, 매너가 있고 유머가 넘쳤다.


은정은 그렇게 그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경희의 파트너는 형범이라는 중간키의 남자였고, 은정의 파트너는 병철이라는 마른 체형의 남자였다. 두 남자의 리드로 폭탄주를 세 잔째 마시자, 모두들 정신이 몽롱해졌다. 형범과 경희는 깔깔대다가 스킨십을 하더니 가끔씩 키스를 했다. 은정은 그런 경희를 보며 기분이 이상했다. 아까부터 병철이 자신의 귀에 대고 말하는 것에 몸이 떨렸고, 살짝살짝 스킨십을 하는 것이 싫지가 않았다.


잠깐 의식을 잃었던 은정이 다시 정신을 차리자, 갑자기 보지부근으로부터 엄청난 쾌감이 밀려왔다.


“흐으으응!~~~ 아!~~”


경희와 형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은정의 스커트는 허리까지 말려 올라 간 채 병철의 자지가 그녀의 보지 속에 들어가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놀란 은정이 상체를 일으키려고 했지만, 병철이 그녀의 입을 빨며 엉덩이를 밀어붙이자 은정은 몸에 힘이 빠지며 소파에 그대로 누워버렸다. 그러자 병철은 은정의 혀를 빨며 미친 듯이 좆 질을 했고, 머릿속이 텅비어버린 은정은 보지로부터 전해지는 새큰한 느낌에 병철의 혀를 받아 미친 듯이 그의 입을 빨아댔다.


룸 안은 이제 두 사람의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병철은 튼실한 은정의 한쪽다리를 잡고 미친 듯이 좆 질을 했고, 그녀도 엉덩이를 지분거리며 그의 입을 빨았다. 은정은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온 몸으로 전해지는 쾌감에 몸을 맡길 뿐이었다.



보름이 지나고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은정은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 일을 태영에게 말하고 말았다. 태영은 은정의 말을 듣고 미칠 듯이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녀의 뺨을 때리고 집에 들어가지 않은 채 가게에서 지냈다.



“난 이혼을 할 생각은 없어...물론...은정이 일을 용서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뭐 나도 다른 여자와 잔적이 있으니까...은정이만 나무랄 수도 없지 뭐...”


태영의 카센터 사무실에서 상철과 찬웅이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상철이 그의 잔을 채워주고 찬웅의 잔도 채워주었다.


“그렇다고 효정이랑 했다는 걸 얘기할 필요는 없었잖아...”


“은정이가 계속 이혼을 요구하니까...미치겠더라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 말이 툭, 튀어나오고 말았지...”


상철의 말에 태영이 한숨을 내 쉬며 말했다. 태영은 은정이 오히려 이혼을 요구하자, 반발심에서 예전에 효정과 섹스를 했던 일을 말한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들은 은정은 이상할 정도로 화를 냈고, 더욱 이혼을 요구하고 있었다.


“참...결혼생활이란 게 쉬운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찬웅의 말에 상철과 태영이 그를 쳐다봤다.


“너도 문제 있니?”


“문제없는 부부가 어디 있겠냐...뭐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난 불안해...결혼생활이 행복하지만...행복할수록...내가 말이야...내가 죽으면 아이들하고 영숙이는 누가 돌봐 주나하는 그런 불안감이 든다니까...”


태영과 상철은 찬웅의 말이 뭘 의미하는 지 잘 알고 있었다. 찬웅의 아버지가 어이없는 사고로 그렇게 되면서, 그의 엄마 숙정이 도망갔고, 찬웅의 집안과 친척들 집까지 풍비박산이 나버렸었다. 상철도 그의 아버지가 죽고 집안이 휘청거렸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가 없었고, 파도처럼 다가오는 위기에 혼자서 맞서 싸워야 했다. 그것은 태영도 마찬가지였다. 세 사람은 예전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그런 불안을 느끼고 있었고, 미래를 아는 상철은 더욱 그랬다.




“사실이야...그때가 중학교 때였을 거야...네가 아는 난 그렇게 깨끗한 여자는 아니야...미안하다, 은정아...”


효정의 말에 은정이 연신 양주를 비웠고, 영숙과 효정이 흥분한 은정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세 여자는 효정의 집에 모여 상황을 정리하고 있었다.


“언니가 미안할 게 뭐가 있어...!...다 과거의 일이고...내가 미친년이지...내가...어쩌다가...흐흑!~~”


“네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잖아 은정아. 아마 남자 놈들이 약을 타지 않았을까? 그런 일이 종종 있다고 하던데...”


“아니야 언니...그런 거 아니야...내가 원했어...그때...내가 원했어...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그냥...그냥...!...흐흐흑!~~”


은정이 눈물을 흘리자, 영숙이 그녀의 잔을 채워주며 말했다. 효정은 그녀를 보며 자신의 잔을 비웠다.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효정의 나이 37살, 영숙의 나이 35살, 그리고 은정의 나이 이제 27살이었다. 효정은 은정의 반응이 당혹스러웠지만, 영숙은 어떤 면에서 그녀의 반응이 오히려 당연해보였다.


“실은...나도 상철씨와 섹스를 했었어...섹스란 신기한 것이 죽고 싶다가도 살고 싶게 만들더라고...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영숙의 말에 은정이 울음을 멈추고 놀란 얼굴로 그녀와 효정을 번갈아 쳐다봤다. 효정은 이미 알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피식 웃으며 은정의 잔을 채워주고 자신의 잔에 채웠다.


“얘 좀 봐...?...어떻게 그러고도 살 수 있냐는 듯 한 얼굴이네...!...야 이 기집애야, 한 강에 배지나간다고 표 나니? 하하하!”


“차...찬웅 아저씨도... 알아?!!...”


은정의 말에 효정과 영숙이 서로를 보다가 술을 마셨다.


“이제 곧 알게 되겠지...” 




찬웅은 상철에게 영숙과의 일을 듣고는 기분이 묘했다. 분도가 치밀어 올라야 하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했다. 태영도 상철의 말에 놀라 찬웅의 표정을 살피며 술만 마셨다.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고, 이제 태영은 자신의 일보다 상철과 찬웅의 일이 걱정되었다.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기분이 묘하네...화가 날 얘기인데 화가 나지가 않아...하하..!”


상철은 찬웅의 말에 그의 잔과 태영의 잔을 채워주고 자신의 잔을 비웠다. 찬웅은 그 모습을 보고 상철의 잔을 채워주었다. 태영은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기분이 묘했다. 자신의 상철의 아내 효정과 섹스를 했었고, 그 일을 아는 상철은 그 문제를 크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지금 찬웅 또한 자신의 아내 영숙과 상철이 섹스를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화를 내지 않았다.


두 사람의 모습을 보자, 은정의 일로 고민했던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전혀 다른 문제였지만 그랬다. 은정이 이혼하자는 것을 반대한 것은 자신이 먼저 그 말을 꺼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머릿속엔 이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말을 꺼내지 않고, 은정을 괴롭혔다. 사실대로 털어놓은 은정이 얄미웠고, 추해보였기 때문에 용서보다는 침묵으로 은정을 괴롭히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은정이 오히려 이혼을 요구한 것이었다.


“실은...내가 이혼하지 않겠다는 것은 은정이가 먼저 그런 말을 꺼냈기 때문이었다...남자답게 용서해주겠다는 것은 거짓말이었어...”


“수놈들이 다 그렇지 뭐...자신은 이 여자, 저 여자 찌르고 다니면서도 자기 여자가 그러는 것은 눈뜨고 못 보지...”


태영의 말에 찬웅이 술을 마시며 말했다.


“찬웅이 넌...그런 욕구가 없냐?...가령...내 마누라랑 하고 싶다는 생각 안 들어?”


상철이 말하자, 태영이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찬웅이 그런 태영과 상철을 보다가 머리를 긁적였다.


“실은 예전에 효정이를 짝사랑하기도 했었어...결혼 전에도 그렇고...결혼 후에도 해수욕장에 놀러 가면 효정이 몸을 더듬기도 했었지...나도 수놈이지 뭐...불구에 난쟁이 똥자루라도 남자는 남자니까...하하!...”


“실은 나도 말이야...그게...영숙씨 몸을 보면 꼴리더라...은정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말이야...흐음...!”


찬웅의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태영이 말하자, 두 사람이 피식 웃었다.




은정은 신기한 얼굴로 영숙을 쳐다봤고, 효정은 깔깔거리며 큰 소리로 웃고 있었다.


“너 정말이야? ...신랑이라고 감싸는 거 아냐?”


“언니, 내가 뭐 하러 거짓말하겠어? 상철씨에게 물어보면 금방 알 텐데 뭘...나도 처음에 찬웅씨거 보고는 깜짝 놀랐다니까?...상철씨야 원래 덩지가 있으니까 그것도 크겠거니 하겠지만 찬웅씨는 덩지가 워낙 작잖아...그런데 상철씨 것 보다 더 큰 게 달려있으니 내가 얼마나 놀랐겠어..하하하!”


영숙의 말에 효정은 눈물까지 흘리며 웃었다. 은정은 너무나 태평한 두 여자를 보며 혼란스러웠다. 영숙은 이제 자기 남편이 상철과 섹스를 했다는 얘기와 딸 송이가 상철의 딸이라는 사실도 들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효정과 영숙은 농담 따먹기만 할 뿐 어떤 걱정도 없는 모습이었다.


“은정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난 찬웅씨도 믿고, 상철씨도 믿어... 두 남자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할 거야. 내가 사랑하는 남자들이니까...”


“그래 은정아, 태영이도 담담하게 받아 들일거야 걱정하지 마...그런데 문제는 너야...넌 한 번의 외도로 평생의 남자와 헤어지려고 하고 있잖아...용서를 구해야지, 왜 도망부터 치려고 하니?”


“... ...오빠는...날 용서하지 못 할 거야...아직도 더러운 년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걸?...”


은정의 말에 효정과 영숙이 쳐다보고는 피식 웃었다.


“야 이년아, 니 남편만 오빠고, 우리 남편들은 아저씨냐?”


효정의 말에 영숙이 웃었고, 은정도 피식 웃었다. 그때였다. 상철이 문을 열고 들어왔고, 태영과 찬웅이 그 뒤를 따라 들어왔다. 은정은 태영을 보고는 당황해 벌떡 일어나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모습에 태영의 얼굴이 굳어졌고, 상철과 찬웅의 표정을 보던 태영이 결심했다는 얼굴로 은정이 들어간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애들은?...”


“어, 모두 잠들었어...완전 군대가 따로 없었다니까, 하하!...”


상철의 애도 둘이었고, 찬웅의 애도 둘이었다. 거기다 태영의 아이들 둘 까지 모였으니 효정과 영숙은 애들을 재우느라 애를 먹었다.


찬웅은 영숙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그녀에게 다가가 안아주었고, 영숙도 그를 안아주었다. 상철과 효정은 두 사람을 보고 흐뭇한 얼굴이 되었다. 세 사람이 자리에 앉고, 상철이 간단하게 안주를 마련해 맥주와 함께 가져올 때쯤 태영과 은정이 거실로 나와 자리에 앉았다.



“상황이야 어찌됐든 우리는 이제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고 말았어. 원래부터 우리들이 가족처럼 지냈지만, 이젠 그것보다 더 한 사이가 됐다는 거지...난... 지금의 우리 사이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갔으면 해...” 


찬웅의 말에 모두들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태영과 상철은 이미 얘기가 끝이 난 상황이었다. 이제 모든 것은 여자들의 선택만이 남았다.


“한 발짝 더 나가는 게 뭐니?”


효정이 찬웅에게 묻자, 모두들 다시 찬웅에게 집중했다.


“흐음!~ 나도 떨린 다...태영아, 니가 말해라...”


“내...내가? ...왜 말발 딸리는 나한테 시켜...”


“술집 여자들 열라 꼬드길 때 는 말발이 아니었냐? ... 해봐...!”


찬웅의 말에 상철과 효정, 영숙이 피식 웃었고, 태영이 은정을 살피며 머리를 긁적였다.


“다른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부부로 지내자는 거야...”


상철의 말에 은정이 깜짝 놀라서 그를 쳐다보았다.


“은정아, 너무 놀랄 것 없어...너 나이트에서 만난 애를 사랑한거니?”


“... ...”


“그 일이 있고, 태영이가 싫어졌어?”


“그, 그건 아니에요!...그냥...그냥...죄를 진 것 같아서...!...”


은정이 말하자, 태영이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고, 은정도 힘 있게 태영의 손을 잡았다.


“다들 결혼생활을 하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을 느꼈을 거야...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몸이...몸이 그렇게 익숙해지는 거지...몸이 원해서 다른 여자, 다른 남자 만난다고 그것이 완벽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그리고 지금의 내 아내, 내 남편이 싫은 것도 아니잖아?”


“그래도...어떻게...어떻게 우리가 부부처럼 지낼 수 있어요?...짐승도 아니고...남들이 알기라도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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