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독천년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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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713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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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6章 현음동천(玄陰洞天)의 기연(奇緣)

얼마 지났을까?

「 호호.....어린놈이 정말 대단하구나! 」

누란왕후 흑요설,
그녀는 만족한 교소를 터뜨리며 이검한의 몸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거푸 세 번이나 이검한을 강간하고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놓아
준 것이었다.

「 ......! 」

이검한,
그는 넋이 나간 듯 멍한 표정으로 자기 몸에서 떨어지는 누란왕후를 올려다 보
았다.
지금 그의 전신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누란왕후,
그녀가 채양보음의 사술로 이검한의 양기를 태반이나 갈취해갔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몸을 타넘느라 벌어진 누란왕후의 허벅지,
그 사이의 계곡에는 이검한과의 교합의 흔적이 홍건히 남아있었다.
살짝 입을 벌린 민둥산의 계곡으로부터 희끄무레한 액체가 흘러 허벅지를 타고
흘러 내렸다.
누란왕후는 자신의 발치에 축 늘어져 누워 있는 이검한을 내려다 보았다.

(정말 귀여운 놈이다. 죽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문득,
그녀의 두 눈에 갈등의 빛이 어렸다.
하나,
그녀의 눈빛은 이내 모질게 변했다.
(흑요설아! 설마 뭇 사내들의 노리개가 되어 짓밟혔던 치욕을 잊은 것은 아니겠
지?)

그녀는 이를 바득 갈며 다짐을 새롭게 했다.
이어,
그녀는 입술을 잘근 깨물며 싸늘한 냉소를 발했다.

「 흥! 나를 원망하지 마라! 네 녀석이 사내로 태어난 것을 원망해라! 」

말과 함께,
그녀는 서서히 섬섬옥수를 들어 올렸다.
그녀의 손이 내려쳐지면 이검한은 그대로 불귀의 객이 되고 말 것이다.
하나,
바르르......
치켜든 섬섬옥수를 바르르 경련할 뿐 쉽사리 이검한을 내려치지 못했다.
초점 잃은 눈으로 멍하니 자신을 올려다보는 이검한,
그의 눈빛을 접하자 누란왕후는 자신도 모르게 살기가 수그러들었다.

(이래서는 안된다!)

그녀는 모질게 마음을 먹으려 다짐했다.
그러다 문득,
그녀는 이검한의 옆에 구르고 있는 한 알의 구슬을 발견하고 두눈을 번뜩 빛냈
다.
작은 오리알 만한 구슬,
그것은 전체가 온통 타는 듯한 붉은 서기로 뒤덮여 있었다.

화망단정 ------!

바로 그것이었다.
희세영물인 적린화염신망이 죽으며 남긴 내단,
그것을 복용하면 절륜무비한 정력은 물론 강맹한 양강지기를 얻게 된다.
화망단정을 한 눈에 알아본 누란왕후,

(저것을 이용하면......!)

그녀의 봉목에 문득 요사한 섬광이 번뜩였다.
굳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이검한을 쉽게 죽일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른 것이
었다.

이윽고,

「 호호, 죽는 마당이니 이거나 먹고 죽어라! 」

누란왕후는 화망단정을 집어들어 억지로 이검한의 입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주르르......
즉시 화망단정은 액체로 녹아 그대로 이검한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순간,

(흐윽!)

이검한은 두 눈을 부릅뜨며 전신을 부르르 경련했다.
화망단정이 녹아 넘어가자 무서운 열기가 전신으로 확 퍼져 올랐기 때문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 호호, 너는 나를 깨운 대가로 가장 고통스럽게 죽어야만 한다! 」

팟!
누란왕후는 서슴없이 손을 이검한의 사타구니로 가져가 그의 회음혈을 찍어 버
리는 것이 아닌가?

회음혈------!

인간의 본능이 잠재된 중혈,
그곳을 자극 당하는 순간,

(크윽......!)

누란왕후에게 시달려 지칠대로 지쳤던 이검한의 몸은 뜨거운 욕정의 불길에 휩싸
였다.
그것은 단순한 욕정이 아니었다.
수컷으로서의 이검한의 원초적인 본능,
거기에다,
화망단정의 무서운 열양지기까지 합쳐져 그 욕정의 불길은 가히 겉잡을 수 없을 정
도였다.

「 크윽...... 제...... 제발......! 」

이검한은 전신혈맥이 터져 나가는 듯한 극심한 고통에 바닥을 떼굴떼굴 굴렀다.

하나,

「 호호, 꼴 좋구나. 사내놈! 」

누란왕후는 이검한의 그런 모습을 내려다 보며 사악한 교소를 터뜨렸다.
이어,
그녀는 일부러 이검한의 마혈을 풀어 주었다.
이검한이 더욱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함이었다.

「 네놈은 욕화가 전신을 태워 버려야만 비로소 숨이 끊어져 평온을 되찾게 될
것이다! 」

누란왕후는 바닥을 구르며 괴로워 하는 이검한을 바라보며 독기서린 교갈을
발했다.

「 호호, 이제 시작이다. 세상의 모든 사내놈들은 나 흑요설에 의해 멸종 될
것이다! 」

이어,
그녀는 홱 교구를 돌려 밀실 밖을 향해 나섰다.
적양신마가 앉았던 곳을 지나던 누란왕후,
그녀는 일순 멈칫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주위에 나뒹굴고 있는 마화삼보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본 누란왕후는 싸늘한 표정으로 냉소했다.

「 흥! 이 따위 구리조각은 필요없다! 」

핑!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마화경을 발로 걷어찼다.
순간,
파팍!
그것은 그대로 석벽에 깊숙이 박혀 버렸다.

마화경(魔火鏡) ------!
그것에는 마화사원의 경천동지할 마공들이 적혀 있었다.

하나,
그것들은 모두 양강한 성질을 지닌 무공인지라 여자에게는 쓸모가 없었다.
해서, 누란왕후는 마화경에 일별도 주지 않는 것이었다.

문득,

「 이놈은 제법 쓸만하겠군! 장차 사내놈들을 멸종시킬 도구로 삼아야겠다! 」

누란왕후는 요악한 눈을 번뜩이며 마화신척(魔火神尺)을 집어들었다.
그것의 척신(尺身)을 쓰다듬는 그녀의 봉목에 섬뜩하도록 짙은 살광이 떠올랐
다.

「 호호, 그래도 네놈은 행복한 줄 알아라. 사내들이 세상에서 멸망하는 것을 보지
않고 죽을 테니......! 」

그녀는 고통스럽게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 이검한을 내려다보며 싸늘한 음
성으로 말했다.
이어,
슥!
그녀의 모습은 이내 밀실 밖으로 사라져 갔다.

「 호호호...... 나 흑요설이 간다. 더러운 세상아! 」

그녀의 요악한 음성은 이검한의 귓전에서 아득히 멀어져 갔다.

「 크으...... 으윽......! 」

이검한은 괴로운 신음성을 발하며 전신으로 땀을 흘렸다.
그의 전신은 온통 시뻘겋게 달아 올라 있었다.
욕화가 극도에 달한 그는 금방이라도 심맥이 터져 버릴 듯했다.

「 크윽......! 」

그는 석실의 돌바닥을 손으로 벅벅 긁으며 터질듯한 욕화에 고통스럽게 몸부림쳤
다.
돌바닥을 긁어대는 그의 손끝이 터져 피로 범벅되고 있었다.

(이...... 이대로 죽고 마는가?)

이검한은 전신을 부들부들 떨며 이를 악물었다.
그는 자신의 하체 일부가 극도로 충혈되어 금방이라도 터져 나갈 듯한 지독한 고통
에 신음했다.
그와 함께,
점점 정신이 아득해져갔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스으......
어디선가 한가닥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
순간,

「 헉...... 으으......! 」

이검한은 고통스럽게 신음하며 전신을 부르르 경련했다.
달군 쇳덩이를 삼킨 듯한 극렬한 고통에 휩싸여 있던 이검한,
그에게 있어 그 한줄기 한기는 청량하기 이를데 없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검한은 자신도 모르게 한기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갔다.
예의 서늘한 한기,
그것은 밀실 후면의 석벽 틈바구니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저 안에...... 내 몸의 열독을 치료해줄 무엇인가가 있다!)

이검한은 욕정에 시뻘개진 눈으로 석벽의 틈을 노려 보았다.
그는 비몽사몽 간에 그 석벽의 뒤쪽에 자신을 구해줄 영물이 있음을 알아차린 것이
었다.
이윽고,

「 부...... 부서져라! 」

퍼------ 억!
우수수!
이검한은 사력을 다해 우장으로 맹렬히 석벽을 후려쳤다.
순간,
단단해 보이던 석벽은 그대로 모래처럼 부서져 내렸다.

츠으......
무너져 내린 돌가루에서 자욱한 연기가 피어 올랐다.
이검한 자신은 미처 알지 못했다.
그가 일장을 후려치는 순간 그의 장심에서 강맹한 극양잠경이 일어나 석벽을 박살
낸 것을......
그 극양강살은 무쇠라도 녹일 듯 엄청난 것이었다.
물론 그것은 화망단정을 복용한 덕분이었다.

하여간,
두터운 석벽이 이검한의 일장에 부서지자 그 뒤로 한 칸의 기괴한 석실이 나타났
다.


석실,
그것은 천연의 종유동에 인공을 가미하여 만들어진 것이었다.
석실의 여기저기에는 기기묘묘한 종유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한데,
지금 그 종유동 전체는 한겹의 하얀 서리로 뒤덮여 있지 않은가?
석실의 중앙,
반듯한 장방형의 반석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그 반석 위,
한 명의 여인이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일신에 칠흑같은 검은 의복을 걸친 중년미부,
여인이 걸친 흑의는 춘추전국시대에나 유행했음직한 고풍스러운 형태였다.
그녀의 나이는 마흔 전후 정도,
실로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하나,
그 중년미부에게는 그 미모를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것은 도도하기 이를 데 없는 기품이었다.
일견하여 여인은 세상 사내들을 눈 아래로 내려다보던 일대 여장부임을 알 수
있었다.
지금 흑의미부의 일신은 한겹의 엷은 빙막으로 덮여 있었다.
그것은 그녀가 생시 아주 극랭한 극음기공을 연마했기 때문이었다.
석실 안으로 들어선 이검한,

「 크으...... 저...... 저기로군......! 」

그는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비칠비칠 흑의미부를 향해 다가섰다.
그 흑의미부가 바로 석실을 가득 채우고 있는 지극한 한기(寒氣)의 근원임을 알
아차렸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비몽사몽간에 흑의미부에게로 다가선 이검한,
그는 본능이 시키는 대로 와락 흑의미부의 동체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교구를 끌어안는 순간,

「 으헉! 」

이검한은 마치 얼음굴에 빠진 듯한 극심한 한기를 느끼며 전신에 오싹 소름이 끼
쳤다.
본래,
흑의미부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가장 극음한 한음기공을 연마한 몸이었다.
그 때문에,
보통 사람이 흑의미부의 몸을 만지는 것은 고사하고 그녀의 일 장 안으로 접근만
해도 전신 심맥이 얼어 붙어 죽고 만다.

하나,
화망단정을 복용한 이검한,
그는 예외였다.
현재 그의 내부에는 활화산같은 열기가 넘치도록 그득했기 때문이었다.

그때,
츠으......
이검한이 흑의미부를 끌어 안는 바람에 그의 몸에서 베어 나온 열독에 흑의미부
를 뒤덮고 있던 한겹의 빙막(氷幕)이 그대로 녹아 내렸다.
삽시에,
흑의미부의 교구는 빙막이 녹은 물로 홍건히 젖어 들었다.
의복이 젖어 피부에 달라붙자 흑의미부의 뇌살적인 육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
났다.

「 크으...... 지...... 지독하구나! 」

흑의미부의 교구를 끌어 안은 이검한은 고통스러운 신음성을 발했다.
여체를 끌어안자 일시적으로 열기가 사그러 들던 것도 잠시 뿐,
그의 내부는 다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그의 아랫도리 일부는 더할 수 없을 정도로 팽창된 채 한 껏 충혈되었다.
불덩이로 변해버린 그곳은 너무 충혈되어 이제는 아예 감각조차 없을 지경이었
다.
이검한,
그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일부를 어딘가에 넣어 식혀야 함을 깨달았다.

「 헉...... 헉! 」

그의 떨리는 손은 본능적으로 흑의미부의 치맛자락을 더듬기 시작했다.
사락......
물에 젖은 흑의미부의 치맛자락이 위로 걷혀 올라갔다.
그와 함께,
검은 치맛자락 속으로 희디힌 여인지체가 드러났다.

욕정에 미친 이검한,
그에게 상대가 누구인지 가름할 여유가 있을 리 만무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여체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삽시에,
흑의미부의 치맛자락은 허리 위까지 걷혀 올라갔다.
희여멀건한 허벅지,
검은 치맛자락에 대비된 여인의 속살은 눈이 부실정도로 희었다.
허벅지가 모이는 살찐 두덩,
그 부분은 얇은 고의로 가려져 있었다.

하나,
찌익!
이검한은 그 고의마저 거칠게 찢어냈다.
그러자 드러나는 여인의 비소,
희디흰 살점 사이로 갑자기 나타난 칠흑같이 까만 수림지대,
그곳의 수림은 아주 소담스러워 보였다.
얼음막이 녹은 물기는 예외없이 흑의미부의 그곳까지 적시고 있었다.

살갗에 찰싹 달라붙은 치모,
그 사이로 깊이 갈라진 여체의 오묘한 동굴 입구가 드러나 보였다.

「 헉......헉! 」

이검한은 여인의 그곳을 노려보며 두 손으로 무릎을 쥐어 좌우로 활짝 벌렸다.
그러자,
흑의미부의 지체는 무기력하게 좌우로 벌어져 사내를 받아들일 부끄러운 자세
가 되었다.
그와 함께,
꼭 붙어있던 계곡의 입구도 수줍게 입을 벌렸다.

「 으음......! 」

이검한은 전율하며 앓는 듯한 신음을 발했다.
이어,
그는 떨리는 손으로 여인의 비소를 좌우로 벌렸다.
꽃잎이 이지러지며 나타나는 동굴의 입구,
이검한은 그 벌어진 동굴의 입구에 타는 듯 뜨거운 자신의 실체를 잇대었다.

순간,
예민하면서도 한껏 달아오른 양물 끝에 느껴지는 서늘하고도 보드라운 살점의
느낌,

「 허억.....헉! 」

이검한은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그대로 여체 속으로 자신의 뜨거운 실체를 밀어
넣었다.
직후,
꿈틀.......!
이검한의 시뻘건 불기둥이 박혀들자 여체의 하지가 퍼득 경련을 일으켰다.

「 흐으......! 」

일거에 여체에 자신의 불기둥을 몰입시킨 이검한,
그는 전율의 신음을 발하며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흑의미부의 육체의 동굴은 더할 수 없이 서늘했다.
마치 얼음동굴에 빠진 듯한 느낌,
왜 그런 느낌이 드는 지 이검한은 알 리가 없었다.

사실,
그 이유를 알았다해도 그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시체(屍體)!
그렇다.
흑의미부는 이미 일천 수백 년 전에 운명을 달리한 시체였다.
이검한,
그는 그 흑의미부의 시신을 정복하려는 것이었다.
언어도단이라 아니할 수 없는 시간(屍姦)!
하나,
그 사실을 알리 만무한 이검한,
그는 오로지 터질 듯한 욕화를 진정시키기 위한 행위에만 몰두했다.

「 헉.......헉...... 으음! 」

그는 여체 위에 올라탄 채 거칠게 여체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그의 아랫도리가 세차게 찍어댈 때마다 흑의미부의 교구는 물결치듯 세차게 일
렁거렸다.
이검한은 수컷의 본능적인 욕정에 몸부림치며 문득 아래에 깔린 흑의미부의 모
습을 내려다보았다.
살풋 눈을 내리감고 있는 도도한 기품의 중년미부,

「 이......이모님! 」

퍽....... 퍽!

이검한은 원초적인 희열과 어쩔 수 없는 죄책감에 우는 소리를 내며 하체를 일렁
거렸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눈에는 흑의미부의 얼굴이 전모 냉약빙의 그것과 겹쳐 보였기
때문이었다.
마치 자신이 전모 냉약빙을 능욕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 미..... 미안해요. 이모! 검한이는 참을 수가 없었어요.....! 」

이검한은 죄책감의 눈물을 뚝뚝 흘리며 중얼거렸다.
하나,
의지와는 달리 그의 몸은 여전히 세차게 여체를 유린하고 있었다.
삽시에,
냉기 그득하던 석실은 숨막힐 듯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과연......
실성한 듯한 이검한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흑의미부,
그녀는 어떤 내력을 지닌 여인일까?

X X X

「 이 이럴수가......! 」

이검한은 아연실색하며 후다닥 몸을 일으켰다.
얼마나 지났을까?
마음껏 여체에 욕화를 쏟아낸 이검한,
그는 지쳐 여체 위에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다 퍼뜩 정신을 차린 것이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대경실색했다.
자신의 몸 아래 탄력있는 여체가 누워 있지 않은가?
여체에서 뛰어내리듯 일어난 이검한,
그는 이내 사태를 깨닫고 전신을 와들와들 떨었다.

「 내..... 내가 이런 언어도단의 패륜을 저지르다니.....! 」

시간(屍姦) ------!
그렇다!
이검한 자신은 오래전에 죽은 여기인의 육체를 범하는 끔찍한 패륜을 저지른 것
이었다.
이검한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여인의 시신을 범한 사실이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하나,
그것은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의 눈앞에 누워 있는 기품있는 중년미부,
그녀의 몸에는 무참하게 난행당한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지 않은가?
그녀의 검은 치맛자락은 허리 위까지 걷혀 올라간 상태였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희고 풍만한 두 허벅지는 한껏 좌우로 벌려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자리한 옹달샘에서는 희끄무레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이검한 자신이 여기인의 몸에 토해낸 정액이었다.

「 아아...... 이럴 수가...... 이럴 수가......! 」

이검한은 실성한 듯 중얼거리며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엄청난 죄책감이 그의 전신을 엄습했다.
이 모두 누란왕후 흑요설의 독랄한 독수 때문이었다.
하나,
이검한에게는 그녀를 원망할 여유도 없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모두가 이검한 자신의 자업자득이 아니겠는가?
이검한은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죽자! 내 무슨 낯으로 하늘 아래 머리를 들고 살아간단 말인가?)

그는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이어,
그는 우장을 쳐들어 자신의 천령개를 내리치려 했다.

(미안해요. 이모......!)

주르르......!
막상 죽으려고 결심하니 뜨거운 회한의 눈물이 그의 두 뺨을 적셨다.
그와 함께,
전모 냉약빙의 모습이 선연하게 떠올랐다.
핏덩이였던 자신을 지금까지 길러준 냉약빙,
이검한에게 있어 그녀는 어머니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한데,
그는 흑의미부의 육체를 유린하면서 그녀를 냉약빙으로 착각했었다.
비록 착각이긴 했어도 어머니나 다름없는 냉약빙을 겁탈하는 망상을 했다는 사
실이 이검한을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

하나,
이검한은 결국 자진하지 못했다.
막 자신의 천령개를 내리치려던 이검한,


------ 너는 본녀에게 빚을 졌다!흑의미부의 눈동자는 이검한에게 그렇게 말하
는 듯했다.------ 비겁하게 죽음으로 책임을 회피할 작정이냐? 너는 본녀가 이
루지 못했던 심원을 이루어 주어야만 한다.

이검한의 뇌리에 마치 쇠종을 치는 듯한 강렬한 심령의 진동이 울려왔다.


「 제...... 제게 시키실 일이 있으십니까? 」

이검한은 자신도 모르게 천령개를 겨누었던 손을 내리며 주춤주춤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이어,
그는 우선 보기 민망하게 벌어진 흑의미부의 다리를 오므려 주고 걷혀 올라간
치마를 원래대로 내려 주었다.
그러다,

(저것은......!)

문득 그는 흠칫하는 표정을 지었다.
비로소 그는 여인이 누운 반석 옆에 두 가지 물건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
다.
한 장의 두루마리,
그리고 두툼한 비단책자가 그것이었다.
두루마리,
그것은 천잠사로 짜여진 듯 아주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색이 바래
지 않은 상태였다.

(이분 아주머니께서 남기신 유물이겠구나!)

이검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심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조심스럽게 양피지부터 먼저 집어들었다.
촤락!
양피지가 펼쳐지며 그 안에서 한 장의 그림이 나타났다.
이검한은 의아한 표정으로 검미를 모았다.

「 이게 뭐지? 폭포를 그린건가? 」

그는 양피지의 그림을 들여다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양피지의 그림,
그것은 아주 기괴했다.
단지 시커먼 먹물 자욱이 아래로 내리 그어져 있는 그림,
일견하여 그것은 누군가 장난을 쳐놓은 듯한 그림으로 보였다.
하나,

(현기(玄機)가 숨겨져 있다!)

이검한은 그 기괴한 그림을 주시하며 두 눈을 형형하게 번뜩였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일견하여 폭포를 그린 듯한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이
검한의 뇌리로 섬광처럼 스치는 영감이 있었다.

하나,
그것은 지극히 찰나적인 느낌에 불과했다.
눈을 빛내며 다시 자세히 그림을 들여다 보자 그저 막연해 지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나마 소득이 있다면 그림 속에 수많은 선이 아래로 내리 그어진 듯이 보였을 뿐이
었다.
그 그림은 먹물을 한 번 내리 칠해 그린 것이 아니었다.
수백 수천 번의 손길이 간 그림,
실로 더할 수 없는 현기와 신묘함이 내포된 그림인 것이다.
잠시 끙끙거리며 양피지의 그림을 살펴보던 이검한,
그는 다시 양피지를 말았다.

(하여간 비밀이 있는 그림이다!)

이어,
그는 흑의미부의 두 번째 유물인 두툼한 책자를 집어들었다.

하나,
「 이...... 이런......! 」

책자를 집어들려던 이검한,그는 아연실색하며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푸스스스!

그 비급은 이검한의 손길이 닿자 마자 그대로 위쪽으로부터 재로 변해 부서
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사실, 그 비급은 무려 이천여 년 전에 쓰여진 것이었다.
비록 좋은 재질의 비단을 엮어 만든 책이긴 하지만 이천 년의 세월을 견디기
는 힘들었던 것이다.
이검한이 실수를 깨닫고 아차했을 때는 이미 두툼하던 비급의 맨 마지막 서
너 장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현음마경(玄陰魔經)!>

부서지기 직전 그 같은 제목이 비급 위에 전자체(전자체)로 쓰여있던 것이
이검한의 기억에 남았다.
이검한은 해연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현음마경! 그렇다면 역시 이분이 현음마모(玄陰魔母)라는 저 고금제일여고수
란 말인가?)
그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흑의미부를 내려다 보았다.

-현음마모(玄陰魔母)!

그렇다 얼음 속에 부유하듯 떠있는 이 흑의의 백발미부가 다름아닌 현음마모
(玄陰魔母)였다.
이검한은 그 사실을 이제 몇 장 남지도 않은 비급의 잔해에서 확인할 수 있
었다.
비급의 잔해에는 한 가지 장법(掌法)과 심결(心訣), 그리고 흑의의 백발미부,
즉 현음마모의 유언이 적혀 있었다.

-나는 현음마모라 불리던 불운한 계집이다. 아마도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이 글을 읽는 인연자(因緣者)는 본녀에게 크나큰 은혜를 입었으리라!

글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크나큰 은혜라는 것은 물론 구명(救命)의 은혜다. 이검한은 그녀가 준비해둔
태백한정(太白寒精)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다. 놀랍게도 현음마모는
무려 이천여 년 후에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그녀는 살아생전에 이미 천기(天機)를 헤아릴 수 있는 경
기까지 으르렀던 듯했다. 과연 고금제일여고수라 불리던 여인다운 성취였다.

-이 모두가 운명의 안배이니 부담 가질 필요없다. 다만 한가지, 본후가 이루
지 못한 심원을 이루어 준다면 그대는 내게진 구명의 빚을 갚는 것이 되리라.
그것은 이 유서와 함께 있는 그림의 비밀을 푸는 것이다.
그 그림 속에는 가히 고금제일(古今第一)이라 할 만한 초절기 한가지가 감추
어져 있다.
본녀는 그 그림을 스승으로부터 하사 받은 후 백년을 고심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천수를 다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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