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Previously on "효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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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1,944회 작성일 17-02-12 06:30

본문

   
                 1. 발단
오영호..  내 나이 32살 먹도록 풀리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고등학교 중퇴후 다니는 직장마다 6개월을 못
버티고 뛰쳐나왔고, 결국 남 밑에서 일할 성격이 아니라는 알고는 과일장사부터 시작해서 채소, 생선, 때로
는 중고가전까지 안해본 장사가 거의 없을 지경이다.  그리고 모두 말아먹었다. 
  
결혼도 내 뜻과는 달랐다.  27살까지 닥치는 대로 만나고 데리고 자다가 덜컥 임신이 되는 바람에 지금의 아
내와 억지로 결혼식을 올렸다.  첫 딸을 낳고 3년뒤에 아들을 낳아 1남1녀다.
  
  
그리고 올해 52세이신 어머니 이숙경..  어머니도 내 뜻하고는 안 맞았다.  세번 째로 자식도 없는 홀아비와
결혼식을 올리고 한 7, 8년 조신하게 사신다 싶더니 그 아저씨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나니 또 캬바레로, 묻지
마 관광여행으로 다니며 남자들과 어울리셨다.  그래도 난 모른 척 했는데 그동안의 내 장사밑천을 어머니가
대부분 대주셨기 때문이다. 
  
     
난 못마땅해도 외롭게 사시느니 차라리..하고 포기했다.  또 왠 홀아비 꼬셔서 결혼하신다고 할거고 말릴 생
각은 없었다.
  
  
그런데..
말려야 할 이유가 생겼다. 
  
세번째 결혼한 홀아비가 알고 보니 통장이 여러 개인 현금부자에다가 그 앞으로 1억짜리 생명보험이 들어있
었던 것이다.  어머니가 둘째 아이 생일 때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2차로 간단하게 인삼주를 몇 잔 하시더니
술김에 자랑을 늘어놓으시는게 아닌가.
  
돌아가신 그 아저씨는 알기로 친척하나 없는 분이어서 어머니가 단독으로 그 모든 걸 상속받게 되신거다.
  
 
난 고민에 빠졌다. 
어차피 어머니가 그 돈을 당신 자신을 위해서만 쓰실 분은 아닌 걸 잘 알지만 네번 째 결혼을 하신다면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다.  캬바레나 관광여행으로 만나는 놈팽이야 뻔한 것들 아니겠는가.
 
어머니가 입이 무거운 분도 아니고, 저렇게 떠벌리고 다니시면 파리끓듯 남자들이 어머니에게 달라붙어 결혼
하자고 유혹할 게고, 그럼 수억에 달하는 유산은 모두 허공에 날라갈것이다.
   
몇 날을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내가 믿을 만한 남자를 어머니에게 붙여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와 결혼할 생
각은 전혀 없지만 성적으로 만족시켜줄 수 있는, 그러니까 어머니의 유산에 손을 대지 않을 만한 젊은 남자를
붙여주기로 했다. 
   
   
   
어느 평일 오후, 가게를 아내에게 맡겨놓고 약속장소인 한 패스트푸드점 앞으로 갔다.
  
  [오래 기다렸냐?]
  [한 20분쯤요..]
 
교복을 입은 그 녀석은 하교하고 곧장 와서인지 가방을 등에 매고 있었다.
 
  [너 좋아하는 걸로 하나 골라봐..]
  [빅맥세트 하나 주세요.]
  [아가씨, 나 쥬스도 한 잔 줘.]
 
내가 만원짜리를 내밀자 알바생이 나를 째려본다.  아가씨란 말이 싫었거나, 반말투가 맘에 안들었거나.. 
그냥 모른 체 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의 아줌마한테 이리하고, 저리저리해서, 요리요리 하란 말이야.  알아들었어?]
  [네..]
 
말수가 적은 놈이라 고개를 끄덕이며 묵묵히 듣기만 한다.  아직 고1이지만 키가 벌써 180이다.  아직 솜털이
보송보송한게 어린 티가 나지만 훤칠하게 잘 생긴 놈이었다.  순진하고 얌전한 놈인 줄 알았지만 캐물어보니
벌써 여자하고 자본 경험이 여럿이었다.
 
  [그런데요..  그 다음은 어떻게 해요?]
  [그 다음?]
 
그 다음이란, 어머니를 섹스로 녹인 후를 말한다.  난 그 녀석에게 어떻게 해서든 어머니를 섹스로 만족시켜서
딴 남자들은 쳐다보지도 않게 해야한다고 신신당부하는 중이었다. 
 
  [다음은 니가 알아서 해.  내가 말한 거만 명심하고.  알았지?]
  [네..]
 
녀석과 몇 번 공중목욕탕에 가본 적이 있어서 녀석의 물건이 얼마나 대물인지 보고는 놀란 적이 있었다.  그 정
도면 어머니를 충분히 만족시키고도 남았다. 
 
  [다 먹었냐?  더 먹을래?  그래, 그럼 가서 얌전히 있다가 전화 받으면 시키는대로 하는거다.]
  [네..]
 
난 녀석이 먹은 것과 비슷한 세트를 포장해달라고 해서 손에 들려보내줬다.  그걸 들고 가는 뒷모습이 듬직해보
여 흐뭇했다.
  
    
   
               2. 중매(?)    
그로부터 며칠 후..
 
  [어머니, 오늘 또 나가세요?]
  [응!  나 오늘도 늦는다.  니들끼리 밥먹어라.  나 챙기지 말구..]
 
어머니는 하늘하늘한 분홍 원피스로 잔뜩 멋을 부리고 가게에 들리셨다. 
 
  [어머니, 술 적당히 드세요.]
  [아유,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겨.  신경꺼.]
  [어머니, 그리고 이거..]
  [그게 뭔데?]
  
난 밀봉된 편지 하나를 어머니에게 건네주었다.  겉봉에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라고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에게?  뭐야 이게?]
  [저도 몰라요.  우체통에 들어 있더라고요.  왠 남자가 던져 놓고 도망가던데요?]
  [그래?  금은방 하는 김씬가..]
 
어머니는 얼굴을 붉히고 편지를 핸드백에 집어 넣으시더니 휑 하고 사라지셨다.  아마 모퉁이를 돌아서 몰래
뜯어 보실 것이다.  아름다운 여인이 꼭 어머니를 지칭하는 것일리는 없건만 어머니는 단순하고 맹한데가 있
으셔서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연애편지에 기뻐하는 기색뿐이다. 
 
물론 난 그 내용을 안다.  내가 직접 타자 해서 밀봉해 넣은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뒤져 온갖 미사여구
를 다 찾아(쉬운 걸로만) 섞어 넣었기 때문에 조잡하지만 그래도 순정파 어머니에게는 직효로 들을 것이다.
  
그 이후 난 매일같이 어머니에게 편지를 전해 드렸다.  어머니는 주위를 수소문하다가 편지의 장본인을 찾지
못하자 궁금해서 못 견뎌하시는 것 같았다.  어쩌다 식사 때 마주 하면 어머니가 남자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많
은 지 밥풀을 토하며 자랑이 심해지셨다.
  
일부러 하루를 건너 뛰었더니 그 날은 하루종일 안절부절 못하며 우체통을 들여다보셨다.
 
그리고 8일째 되는 날, 난 녀석의 전화번호를 넣은 편지를 틈을 보아 우체통에 넣었고, 어머니는 바로 뒤져서
편지를 꺼내 읽으셨다.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둘이 만나기만 하면 1단계는 일단 성공이었다.
   
녀석에게는 전화가 오거든 어떤 수작을 부려서라도 어머니를 불러내 만나라고 당부했다.  얌전하고 말수가 적
은 녀석이라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어머니가 워낙 호기심많고 적극적인 분이라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았다.  그
리고 만날 때 가능하면 20대로 보이게 신경을 쓰라고 주의를 주었다.  녀석이 고1인 걸 알면 어머니가 넘어가
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시로 전화해서 보고하라고 했다.
  
  
  [그래서?  얘기는 좀 오래 했어?  2시간?  그리고?  술도 마시고?  잘했다.  어..  어.. 또 만나기로 했어? 언 
   제?  어디서?]
  
첫번 째 만남에 술까지 마셨다는 건 어머니가 녀석에게 호감을 가졌다는 증거였다.  녀석이 운전할 수만 있으면
다음 단계는 수월할 텐데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자식..  걱정마..  요즘 모텔에서 누가 신분증 검사를 하니?  그냥 생까라구.  카운터에서 어리숙하게 굴지 말
   구 선수처럼 뻔뻔하게 하면 돼.]
  
두번 째, 세번 째 만남이 이어지고, 녀석의 보고가 거듭 될수록 난 왜 모텔에 안 가느냐고 채근했다.  녀석은 망
설이며 모텔은 가본 적이 없어서 그런다고 변명을 했다.
 
  [임마, 걱정마.  우리 어머니는 모텔 자주 가시니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다 알아서 해주실거야.]
  
 
그리고, 네번 째 보고를 받은 날 드디어 모텔에 함께 갔다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4시간동안이나 같이 있었다고
한다.  자세한 걸 듣고 싶었지만 녀석은 더 이상 얘기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날 10시가 조금 넘어서 어머니가 들어오셨다.  느낌상 어머니의 안색이 초췌하고 피로해 보이셨다.
 
  [어머니.  어디 안 좋으세요?  안색이 안 좋으시네?]
  [아니야, 안 좋긴?  좀 많이 걸었더니..]
 
말을 듣고 보니 어머니의 다리가 약간 후들거리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저녁밥 드셨다며 일찍 자겠다고 하시고
는 방에 들어가서 샤워도 안하고 주무셨다. 
 
그날이후 어머니는 꼭 10시가 조금 넘어서 초췌한 안색으로 귀가하셨다.  그러나, 혈색은 밝아지고, 생기가 점
점 발랄해지는 느낌이었다.  술냄새를 풍기는 날도 거의 없었다.  관광여행이나 캬바레도 끊으신 것 같았다. 
그동안 어머니를 찾는 남자들의 전화가 간간히 오다가 한달여가 지나니 뚝 끊겼다.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어머니와 계속 만나고 모텔도 다닌다는 보고를 들었다. 
 
  [야, 임마.  어머니 너무 괴롭히지마.  다리를 후들후들 떠시더라..  킥킥..]
 
나는 이제 두 다리를 뻗고 잤다.  어머니 앞으로 상속된 수억원을 어떻게 불릴 지 즐거운 상상을 하며 보냈다.  
    
   
  
            3. 청혼
  [에미야, 내가 부탁한 거 다 챙겼지?]
  
아침 일찍 어머니는 아내와 함께 새벽시장에 나가 물좋은 생선과 육고기를 장봐오시더니 오후내내 뚜닥거리며
음식장만에 여념이 없으셨다.  저녁식사 때 중요한 손님을 초대했다는 것이었다.  장본 후 미용실에 가셔서 한
참 머리를 하신 걸 보면 분명히 남자손님이었다.
 
난 초조했다.  녀석과의 재미로 다른 홀아비는 안 만나시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닌 듯 했다.  안심하다 뒤통수
맞은 꼴이었다.  어머니가 저렇게 정색을 하고 준비하실 정도면 오늘 저녁에 네번째 결혼을 하신다는 폭탄선언
이 나올 것 같았다. 
  
난 화도 나고 해서 녀석에게 전화를 했지만 녀석은 받지 않았다.  어머니를 떠보며 무슨 손님인지, 왜 오시는지
알아보려 했지만 음식장만으로 바쁜 어머니는 내 말에 대꾸를 잘 안하셨다.  부끄러운 듯 얼굴만 살짝 붉히실
뿐이었다.
  
  
 
그날 저녁, 거실에 큰 상 가득 음식을 차려놓고 어머니는 손님 모시러 간다며 밖으로 나가셨다.  난 대책을 짜내
느라 골치를 싸맸고, 아내는 아이들을 어르면서 그 버릇 어디 가겠냐며 어머니의 네번째 결혼을 기정사실로 받
아들였다.
  
  [얘들아, 손님 오셨다.]
난 심호흡을 하고 아내와 함께 문가로 나갔다. 
  
  [얘들아, 인사드려..  이 쪽은 제 아들이고, 며느리..  재들은 손자, 손녀에요..]
 
난 무턱대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후 다시 고개를 들었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말았다.
 
  [안녕하세요.  조영호라고 합니다.]
 
녀석이었다..  녀석이 어른처럼 양복을 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수줍어 하는 어머니 옆에 무표정하게 당당히 서
있었다.  
 
 
저녁상을 물릴 때까지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설마, 설마..  하며 마음을 졸일 뿐이었다.  그야말로 모래
알을 씹는 맛이었다.  아내도 녀석이 너무 어려보였던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는 우리 표정이 안
좋아보였던지 연신 둘의 인연이 운명이라며 녀석이 어머니에게 얼마나 잘해주고 매력적인 청년인지 침이 튀도
록 칭찬을 했다.  첫만남에 내 이름과 녀석의 이름이 같은 걸 알고 운명이라는 걸 직감했다고 한다.
  
 
그리고, 차와 과일을 내놓은 자리에서 드디어 어머니는 녀석과 결혼하겠다는 선언을 하셨다.  아내와 나는 벙
쪄서 입을 떠억 벌리고 눈만 멀뚱멀뚱 떴다.
 
  [허락해주십시요..]
 
녀석이 코가 방바닥에 닿게 절을 했다.  그러자 어머니가 난처해하며 녀석을 잡아 일으켰다.
 
  [어머, 영호씨!  이러지 마세요.  나이는 그래도 항렬로는 당신 아들뻘이 되는데..  당신이 절을 하면
   안되죠.  오히려 절을 받아야지..]
 
어머니는 녀석에게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며 콧소리를 섞어 아양까지 떨고 있었다.  아내는 기가 막혀 못 보겠
다는 듯 설거지를 핑계삼아 주방으로 피하려 했다.
 
  [에미야, 싫어도 얘기 더 듣고 가렴..  내가 영호씨를 이렇게 모시고 온 건 너희들한테 허락받으려고
   그런거 아니야.  내가 명색이 너희 어머니고, 내 결혼인데 허락이 가당키나 하니?  정 너희들이 싫으면
  내가 나가마..]
 
어머니는 녀석의 손을 잡고 결연한 표정을 지으셨다.  난 어머니가 나가신다는 말에 질겁을 했다.  그러면 수
억원은 바로 날아가버리는 거다.  내 장미빛 구상이 날라가고 그간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거다. 
 
  [저..  그래도 두 분이 혼인신고가 안될텐데요..]
  
어머니는 녀석의 나이를 말하지 않았지만 난 이미 알기에 걱정스럽게 말했다.  결국 어머니의 네번째 결혼을
받아들이기로 한거다.  녀석의 나이를 알면 아내는 아마 기절초풍할 것이다.  언젠가 알게 될터이지만..
    
  [꼭 혼인신고를 해야 부부니?  그건 나중 문제고..  아뭏든 날 잡아서 우리끼리 조촐하게 식 올릴거니까
   그렇게 알고들 있어.]
  [네..]
 
난 먼저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 아내를 쿡쿡 찔러 아내도 대답하게 만들었다.  그제야 어머니는 환하게 웃으
시며 녀석과 이야기 꽃을 피우셨다.  난 속이 뒤틀렸지만 적당히 기분을 맞춰 드렸다.
     
   
아내의 설거지를 도운 후 어머니로부터 사내끼리 나눌 이야기가 있다고 양해를 구하고 녀석을 집 밖으로 불
러냈다.  
 
  [뭐하는거냐 지금?]
  [네?]
  [내가 이렇게까지 하라고 하던?]
 
녀석은 또 묵묵히 말이 없다.
 
  [미안해요, 아빠..  숙경이가 저 없으면 못산다고 자꾸 졸라서..]
  [숙경이?]
 
나는 기가 막혔다.  이 녀석이 지금 지 친할머니 이름을 마구..
  
그렇다..  조영호..  이 넘은 내 친아들이다.  어떻게 된건지 지금부터 설명하겠다.
  
 
난 15살에 처음 여자를 알았다.  동네에서 친한 누나였는데, 헤픈 여자는 아니었는데도 둘이 어울리다보니 어
느새 배가 맞았고, 누나는 바로 임신을 해버렸다.  배가 불러올 무렵 그 집에서 알게 되어 누나는 친척집에서
병치레한다고 소문을 내고 몇 달 간 멀리 가 있다가 다시 나타났다.  그리고, 그 때 나온 아이가 바로 이 녀석
조영호다.  그 누나의 동생으로 입적되어 길러졌지만 동네에는 금방 누나가 낳은 아들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누나네 집은 이사를 떠났다. 
  
내가 20살이 되어 군에 입대할 무렵 누나는 왠 남자와 결혼을 하고 동네로 돌아왔다.  그땐 동네에 개발바람이
불어 살던 사람은 나가고 새로 들어온 사람이 많아서 누나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입대전 누나
에게 왜 아이 이름을 영호라고 지었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 때 누나는 혹시 아이가 아빠 이름도 모를 까봐
그랬다고 얘기했었다.  핏줄인데 언젠가는 만나야하지 않냐고도 했었다. 
 
제대후 난 이 곳으로 이사를 왔지만 영호와는 종종 따로 만났다.  누나는 이미 내가 친아빠라는 걸 말해둔 상태
였다.  영호는 나를 잘 따르지도 그렇다고 경원하지도 않았다. 
  
 
  [후..]
 
난 한숨을 쉬었다.  처음엔 녀석에게 부탁하는 여자가 내 어머니고, 녀석의 친할머니라는 걸 숨겼다.  그러나,
내가 숨기려고 애쓰지 않은 점도 있지만 녀석이 모를 리 없었다.  친할머니란 걸 안 이상 진도가 더 나가지는
않을거란 짐작도 있었다.
 
문제는 어머니다.  어머니는 영호가 내가 숨겨논 아들이란 걸 모른다.  호적상으로야 남이지만 엄연히 친 핏줄
아닌가.. 
 
  [어머니한텐 얘기안했지?]
  [네, 아빠..]
 
얘기했다면 어머니가 저렇게 새색시처럼 좋아하실리가 없겠지..  난감했다.  아무리 내가 꾸민 일이라지만 내
아들과 어머니가 결혼을 한다..?  친손자와 친할머니가 부부가 된다..? 
 
  [에구, 모르겠다..  들어가자..]
   
   
  
                     4. 결혼식      
결혼식 준비는 거의 내 몫이었다.  일반 예식장에서 하는 건 당연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어머니는 중간
중간 어떻게 되가는지 넌지시 물어오셨다.  두번 째, 세번 째 결혼도 이렇게 신경쓰지는 않으셨었다.
아마도 영호녀석이 초혼이라 표나지는 않더라도 정성들여 하고 싶으신 모양이었다.
 
그래서, 뷔페레스토랑의 피로연용 룸을 빌려 식을 올리기로 했다.  초대할 손님은 많지 않았다.  어머니의 친구
분들과 아내쪽 장인, 장모님 정도였다.  녀석 쪽에는 어머니와의 결혼사실을 절대 알리지 못하게 했다.  어머니
가 서운해하셨지만 그것까지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설득했다.  주례는 따로 부탁하지 않았다.  
  
  
결혼식날, 어머니와 영호는 한복을 맞춰 입었다.  20석의 피로연장은 아이들 소리, 하객들 소리로 제법 소란스
러웠다.  어머니의 친구분들은 부러운 눈치와 남사스럽다는 기색이 엇갈렸지만 아내나 장인, 장모는 말그대로
똥씹은 표정으로 축하한다는 말조차 변변히 하지 않았다. 
  
  [여러분께 신랑을 먼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여기 조영호님은 00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재원으로서..]
 
어머니의 남편될 사람이라 군이라고 하지 못하고 님자를 붙였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좌
중이 웅성우성하며 잠시 소란스러웠다.  그러나 어머니는 영호의 손을 꼭 잡은 채 방긋방긋 웃음이 떠나지 않
으셨다. 
 
  
  [신부 이숙경, 신랑 조영호.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끝까지 사랑하겠습니까?]
  [네..]
  [네..]
  [오늘이후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이후 피로연이 진행되는 동안 어머니는 친구분들에게 영호를 소개시키며 자랑이 대단했다.  대부분 어머니에
게 얼마나 잘해주고, 얼마나 훤칠하게 잘 생겼나 하는 것들이 주종이었다.  영호녀석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다니며 점잖고 차분한 표정을 잃지 않았다.
   
  
하객들의 편의를 위해 오후 5시에 치러진 결혼식이 끝나고 모두 돌아간 것은 11시가 넘어서였다.
 
  [어머니, 오늘 고생 많으셨죠?]
  [고생은 무슨?  오늘같이 좋은날..  우리 영호씨가 고생했지.]
 
신혼여행지는 제주도로 잡혀 있었다.  영호는 집에는 학교에서 3박4일로 수련회를 간다고 거짓말을 했다. 
식이 늦게 끝나서 우리 집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럼, 두 분 들어가 주무세요.]
  [그래..]
 
난 영호를 호칭하는게 애매해서 에둘러 두 분이라고만 하고 말았다.  아내는 아직도 못마땅한 얼굴로 목례만
살짝 하고 돌아섰다. 
    
  
한참 잠이 들었다가 목이 너무 말라 거실로 나와 물을 찾았다.  생수를 시원하게 벌컥벌컥 들이키고 보니 새벽
2시였다.  다시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디서 격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머니가 주무시는 안방에서 나는 소
리였다.  난 혀를 차며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했다.  도대체 영호가 어떻게 하길래 어머니
가 저러시나 싶었다.  난 발뒤꿈치를 들고 살금살금 안방문으로 다가갔다.  처음엔 신음소리만 들리더니 귀를
기울이는 사이 몇 마디 말도 어렴풋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아이구, 아이구..  좋아요, 좋아요..  아이구, 영호씨..  영호씨..]
  [숙경아, 니 보지 너무 맛있어..  너무 좋아..]
  [흑, 흑..  저두 영호씨 자지 너무 좋아요..  너무 커..  내 보지 찢어져요..  아흑..  영호씨..]
   
  
미칠 노릇이었다.  52살 먹은 모친이 친손자한때 깎듯하게 말을 높이고, 17살 먹은 손자놈은 지 할머니를 마치
몇 살아래 애인처럼 대하니 말이다.
 
  [숙경아..  헉헉..  엎드려봐.  뒷치기 하게..]
  [네..  이렇게요?]
  [니 손으로 엉덩이 잡고 벌려봐.  보지 구멍 잘보이게..]
  [아이, 자기두 참..  꼭 부끄러운 걸 시키고 그래요..  이렇게요?  제 보지 잘 보여요?]
 
어머니는 그렇다치고, 영호 저 녀석은 친할머니인걸 알고도 저럴 수 있을까 싶었다. 
 
  [숙경아, 니 보지에 물이 철철 넘치네?  왠 물이 이렇게 많아?]
  [아잉, 몰라요..  자기두 알면서..  나 물 많잖아요..]
  [맞다.  우리 숙경이 보진 물많은 보지였지?  후루룩..]
  [흐윽!  아잉 여보..  흐윽..]
  
  [숙경아..  나 사랑해?]
  [네, 영호씨..   사랑해요.]
  [나두 우리 숙경이 사랑해.  이쁜 우리 숙경이..  쪽..  엉덩이도 예쁘고, 쪽..  보지도 예쁘고, 쪽..]
  [아응..  영호씨 고마워요..  저 같은 걸 사랑해줘서..  저 영호씨한테 더 잘할게요..]
  [어떻게 잘할건데?]
  [아이잉..  자기두 잘 알면서..  이렇게 보지 대드릴게요.  당신이 원하면 언제, 어디서나요..]
  
  [우리 숙경이..  나 어리다고 무시안할거지?]
  [제가 어떻게 우리 하늘같은 낭군님을 무시해요?  전 절대로 영호씨 어리다고 생각안해요.  영호씬 제 몸
   과 마음의 주인이신 걸요?]
 
난 이런 대화를 듣고 있다는게 현실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안방에서 알몸으로 뒹굴고 있는 것은 분
명 내 어머니와 내 아들이었다.  저들이 무슨 짓을 하던 내가 탓할 자격은 없을 것이다.   결국 내가 둘의 중매
를 선 것이나 다름없기에.. 
  
 
  [자..  숙경아..  니 주인님 자지 들어간다..  보지 활짝 벌리고 받아..]
  [아흑..  너무 커요..  아흑..  제 보지에 꽉 차요..  아윽..  여보..  주인님..  제 보지 드세요..]
  [허억..  숙경아..  니 보지가 내 좆을 꼬옥 무는데?  보지에 너무 힘주지마..  아프잖아..]
  [흐윽..  좋은 걸 어떻해요..  힘을 뺄 수가 없어요..  얼른 박아주세요.  제 보지 뚫어지게 박아주세요.]
  [그래, 간다아..  퍽퍽퍽퍽..]
  [하악, 하악..  너무 해..  자기 좆 너무 세..  너무 좋아요..  더 세게, 더 세게요..]
 
목욕탕에서 물건 크기를 보고 예상하긴 했지만 어머니는 영호의 좆에 완전히 매료된 것 같았다.  그렇게 좋으시
면 자주 만나서 즐기시면 될텐데 하고 혀를 차다가, 한편으론 결혼으로 남자를 묶어놓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을
듯도 했다.
 
  [퍽퍽퍽퍽..  숙경아, 헉헉..  쌀 것 같아..  헉헉..]
  [이번엔 제 보지에 싸주세요.  제가 보지로 다 받아드릴게요..  싸주세요..  여보..  여보..]
  [헉헉..  임신하면 어쩌려구..  헉헉.. 그냥 아까처럼..  헉헉..  니 입에다 쌀게..  헉헉..]
 
아까처럼이라니..  그럼 둘은 지금 두탕째란 말인데..  10대의 정력이 부럽고 씁쓸하기도 했다.  들어가 자야지
생각하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싫어요..  하아, 하아..  자기가 밖에 싸면 싫어..  안에 싸줘요..  하아, 하아..  나 자기 아이 낳을
   거야..]
 
미칠 노릇이었다.  그럼 계산이 어떻게 되는거냐..  내 동생?  손자? 
 
  [알았어..  니 보지에 쌀게..  나중에 후회하지마..]
  [후회 안해요..  나 당신 아이 낳을거에요..  당신 닮은 아들 낳아드릴거에요..  그래서 당신한테 더 사
   랑받을 거에요..]
 
어머니가 아이를 밴다면 아들일 확률이 크다.  씨가 좋아야 하느니, 밭이 좋아야 하느니 논쟁이 팽팽하긴 하지
만, 씨가 좋다는 건 내 아들 수로 봐서 확실하고, 밭이 좋다는 건 어머니가 나를 낳으신걸로 확실하달 수 있으
니까..  근데 별 생각을 다한다..
  
 
  [그래, 숙경아..  나 닮은 아들 낳아줘..  내 아내 숙경이..  숙경아, 싼다, 싼다아..]
  [여보, 싸주세요.  제 보지에 가득 싸주세요..  제 보지 당신꺼에요.  영호씨..  영호씨..]
  [흐윽...]
 
짧지만 격렬한 신음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쿵쿵 거리는 발소리가 들려 놀라 일어났지만 딸깍 하고 열린 것은
방문이 아니라 안방에 딸린 화장실문이었다.
  
나는 지금 움직이면 오히려 들킬까봐 잠시 안방의 동태를 살폈다.  물소리가 나는 것 같더니 화장실문이 닫히고
다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여보..  당신은 왜 이렇게 정력이 좋아요?]
  [내가 정력이 좋은가?  내 또래 애들은 다 이런데..]
  [그래요?  제가 영호씨 또래는 경험이 없어서..]
  [왜?  힘들어?  좀 줄일까?]
  [아니요!  안 힘들어요.  줄이면 싫어..  난 영호씨가 날 자꾸 괴롭히고 사랑해주는게 좋아요..]
 
어머니의 목소리는 평소 나나 아내에게 대하는 근엄한 목소리가 아니었다.  코에서 앵앵 벌이 날아다니듯 애교
가 넘쳤다.
 
  [하하하..  우리 숙경이 너무 밝히는 거 아냐?]
  [아니에요, 그런거..  영호씨는 많이 사랑해서 그런거에요..]
  [정말?  아닌 것 같은데..  숙경이는 내 좆에 반한 거 아니었어?]
  [영호씨 좆이 좋긴 하죠..  아유..  이 튼실한 것 좀 봐..]
  [내 좆이 뭐가 그렇게 좋아?]
  [이것봐요..  굵은 거 하며, 아주 딴딴하잖아요..  이게 여자를 미치게 한다구요..  남자는 10대때가 최
   고라더니 진짜 그런가봐..  아유, 탐스러워라..  쪽쪽..]
 
쪽소리가 계속 이어지는 게 어머니가 영호의 좆을 입으로 빨아주는 것 같았다.  나는 이제 영호녀석이 부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결혼 이후 아내는 저렇게 사근하게 섹스에 응하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흐윽..  아아..  숙경아..  그렇게 빨면 좆이 또 서는데..]
  [쫍, 쫍, 쪼옵..]
  [으윽..  숙경아..  살살 빨아..  좆 빠지겠다..]
  [헤에..  너무 셌어요?  쪽..]
 
  [이젠 정말 잘 빠는데?  처음엔 구역질하고 힘들어하더니..]
  [제가 생전 남자껄 빨아봤어야 말이죠..  자기께 처음이야..  쫍쫍..]
  
아들로써 할 소리가 아니긴 하지만 지금 엄마말은 구라라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의 화려한 남자 편력을 아는
터인데 그동안 펠라치오를 전혀 해본 적이 없다니, 어머니도 저런 내숭을 떠는군..
  
  [미안, 미안..  난 여자가 내 좆 빨아주면 좀 거칠어져서..]
 
헉..  얌전한 놈인 줄 알았더니 이 놈 고수네..  내가 아들놈을 잘 몰랐구나 싶다.
 
  [쪼옵..  흐응..  난 자기가 거칠게 하면 너무 멋있더라..  가슴도 콩닥콩닥 뛰고..]
  [또 거칠게 해줄까?]
  [흐응..  뭘 물어요, 여보..  여보 하고 싶은데루 하는거지요..]
 
남자를 유혹하여 격하게 만드는 말투다.  엄마도 역시 고수다..
  
  [아야..  내 가슴..]
 
아마도 영호녀석이 어머니의 젖가슴을 세게 잡았나보다.
 
  [계속 빨아!]
 
영호의 목소리는 격한 열정이 느껴졌다.
 
  [그래, 그렇게..  흐윽..  씨발..  더어.. 더어.. 깊이..  기..잎..이..]
  [컥, 컥..]
  [힘들어?  숙경아, 힘들어?]
 
대답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답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씨발..  너 밖에 없어..  내 보지..  내 보지는 너 뿐이야..  흐윽..  흐윽..  숙경아..  씨발..년..]
 
순간 나는 안방문을 박차고 들어가 녀석의 따귀를 힘차게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이 자식이 어디서
버릇없이 지 친할머니한테 욕지거린가..
 
  [쪼옵, 쪼옵..  쪼오옵..]
 
그런데 좆 빠는 소리가 바깥에도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커진다.  어머니가 내는 소리다.  그렇다면 어머니는
영호녀석의 욕에 더 흥분을 하고 있다는 얘긴가..
  
  [아윽.. 씨발..  내 마누라..  내 숙경이..  씨발.. 년..  이쁜.. 년..  이쁜 보지..년..]
  [아아..  씨발..  숙경아..  그만 빨구  이리와..]
  [아이..  왜에요..]
  [씨발..  니 보지 먹구 싶어서 그래..  이리 와서 보지 까봐..]
  [아흑..  여보..  부끄럽게..  아흑..  여보..  내 보지..  더러운데..  하악..]
  [후루룩, 후룩..  쪼옥, 쪼옥..  짭, 짭..  쭙, 쭙..]
 
분명 보지 빠는 소리다.  기특한 생각이 든다.  나도 아내 보지 빠는 건 좀 귀찮던데, 녀석은 꽤 오랫동안 열심
히도 빨아준다.  어머니가 얼마나 좋으실까.  이것도 나름 효도랄 수 있겠지..
 
  [아흑..  여보..  내 보지 맛있어요..?  내 보짓물 맛있어요..?  영호씨..  너무 잘 빨아..  아흑..  너
   무 좋아..  갈 거 같애..  더 해줘요..  더..  더.. 흐으으윽..]
  
나는 다리에 쥐가 날 것 같아서 더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한숨을 푹푹 쉬며 돌아섰다.
     
        
      
                     5. 어머니의 시집살이(?)
신혼여행을 갔다오고, 영호녀석은 우리 집에서 일주일에 한번은 자고 갔다.  그때마다 어머니의 영호 수발은
지극정성이었다.  우리에게도 영호를 아버지처럼 대우하라고 잔소리를 하셨다. 
  
  [고등학생 밖에 안된 새파란 놈에게 아버님이라고 부르란 거에요, 뭐에요?  기가 막혀서..]
 
아내는 어머니 앞에선 묵묵히 말을 안했지만, 잠자리에서는 갖은 흉을 다보며 나를 괴롭게 했다.  나는 그때
마다 어머니 편을 들며 어머니에게 잘해드리라고 신신당부했다.  물론 아내도 어머니가 상속한 수억원의 존
재를 알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 앞에서 영호를 대하기가 영 불편했다.  특히 호칭이 문제였다.  존대를 하기엔 배알이 꼴릴 지경
이고, 만날 때마다 아들에게 인사로 고개를 숙여야하는 건 정말 고역이었다.  그래서 영호와 둘만 있을 때에
는 자꾸 잔소리가 많아졌다.
 
  [너, 공부는 열심히 하는거냐?  늬 엄마가 외박한다고 뭐라고 안해?]
  [아빠네 집에서 자고 온다면 아무 말씀도 안하세요.]
  [이렇게까지 됐다만 그렇다고 너 이상한 생각하면 안된다.]
  [네?]
  [아니야..  그냥, 니 와이프한테 잘 하라구..]
 
생각해보니 영호녀석 와이프는 나한테는 며느리가 된다..  정말 골치가 아프다..
   
 
그러던 어느날, 기어코 일이 터졌다.  영호와 나의 대화를 우연히 듣게 된 어머니가 영호가 나를 보고 아빠라고
부르는 걸 들으셨다.  영호에게 잠자리에서 캐물어 사실을 먼저 아시고 나에게 나중에 확인차 추궁을 하셨다. 
그리고, 영호가 친손자라는 게 확실해지자 몸져 누우시고 말았다. 
 
  [어머니,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만 기운 차리세요.]
  [내가 죽일 년이지..  내가 죽일 년이지..]
 
어머니는 그 소리만 하시며 식사도 거르고 끙끙 앓으셨다.  아내는 영문도 모르고 죽을 끊인다 한약을 다린다
법썩을 떨었다.  나와 영호는 어머니의 곁에 무릎꿇고 않아 내놓고 빌 지도 못했다. 
  
그렇게 몇 날을 보내니 아내는 지쳐버렸다.  이때 어머니가 아주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어머니를 다시
살린 것은 바로 영호녀석이었다.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둘이 한참 이야기 하더니 다음날로 어머니는 자리를 털
고 일어나셨다.  나로선 다행이지만 어떻게 그랬는지 무척 궁금했다.
  
틈날 때마다 영호녀석에게 무슨 얘기를 어떻게 했는지 물어봤지만 녀석은 웃어 넘기기만 했다.
    
  
 
그렇게 또 한달 여가 지났다. 
 
그날은 영호가 자고 가기로 된 날이었다.  저녁상을 치우고 아내가 설거지를 하는 사이 영호녀석이 넌지시 부르
더니 아내가 잠들거든 안방으로 혼자 건너오라고 했다. 
  
12시가 가까와서야 아내가 잠든 걸 확인하고 안방으로 갔다.  혹시 둘이 섹스를 하고 있으면 민망한 상황이 될까
봐 문을 두드리고 잠시 기다렸다.  그러나, 영호가 문을 열어 안을 들여다보니 불이 환하게 켜져 있고 둘은 아직
잠옷으로 갈아입지 않았다.
 
  [아빠, 이쪽으로 앉으세요.]
 
난 어머니 앞에서 아빠라 불리는게 어색했지만 영호가 이끄는 대로 상석에 자리하고 앉았다.  늘 어머니의 차지
였던 자리였다. 
 
  [아빠, 저희들 절 받으세요.]
 
나는 크게 놀랐다.  영호가 어머니와 나란히 서더니 나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이, 이게 무슨 짓이야..  요..]
 
영호에게 하는 말인지, 어머니에게 하는 말인지도 분명치 않을만큼 나는 당황했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이지 못
하고 같이 고개를 숙이며 말그대로 좌불안석이었다.  어머니의 얼굴을 보니 차분하고 다소곳 했다.
 
  [아빠, 늦었죠?  저희 부부 큰 절을 저번 결혼식 때 받으셨어야 하는건데..]
  
영호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가 영호가 친손자이고, 친손자와 살을 섞고 남들앞
에서 결혼식까지 올린 걸 알고 절망한 이야기와, 영호가 어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리고 너무 사랑해서 친
할머니인걸 알고도 그리했다고 설득했다는 이야기, 그래서 어머니가 감동하고 영호를 다시 남편으로 받아들이
기로 했다는 이야기였다.
  
  [숙경아..  니가 얘기 해봐..]
  
어머니는 아들인 내 앞에서 친손자로부터 이름을 불리고 반말을 듣는게 부끄러운지 얼굴을 살짝 붉혔다.  영호
가 몇 번 재촉하자 수줍게 말문을 열었다.
 
  [아버..님..  아버님이 저 외롭지 않으라고 영호씨를 중간에서 소개시켜주신 거라고 들었어요.  고맙습
   니다, 아버..님..]
  [아, 저..  그..  그게..]
 
나는 더듬거리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머니도 아버님 소리가 그리 자연스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영호
의 손을 꼭 잡으며 결연한 태도였다.
 
  [아빠, 앞으로 숙경이랑 제가 아빠한테 잘 할게요.  숙경이랑 그렇게 하기로 약속했어요.  그렇지, 숙
   경아?] 
  [네, 여보..  아버..니임..  제가 그동안 멋도 모르고 아버님한테 함부로 대했어요..  하늘같은 영호씨
   아버님인데..  죄송해요..  앞으론 아버님께 효도할께요..]
 
이제는 제법 아버님 소리가 자연스러웠다.  참나..  그래도 되나..
  
  [아니, 저기, 뭐..  그렇게 까진 할 거 없는데..요..]
  [에이..  아빠..  며느리에요..  아빠 며느리..  우리끼리는 편하게 하세요..]
  [그, 그래도 될라나 모르겠네..]
  [그러세요, 아버님..  저 인제 아버님 며느리할래요..]
  
어머니가 다시 수줍게 웃으며 영호의 팔짱을 꼈다.  영호녀석은 어머니를 보며 늠름하게 웃는다.  이런 줄 모르
고 얌전하게만 봤네..  호랑이새끼를 키웠구만..  그럼 난 뭔가..
  
  [그, 그럼..  둘이 화목하게 잘 살..  잘 살거..라..]
  [네, 아빠..]
  [네, 아버님..]
 
그럼 난 32살에 52살짜리 며느리를 본 건가..  그것도 내 어머니가 며느리라고?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30년
은 팍 늙은 것 같기도 했다. 
   
 
  [아빠, 인제 가서 주무세요.]
  [응..  아, 알았다.  잘 자라..]
  [안녕히 주무세요,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님..]
  
안방문을 열고 낮은 소리로 둘이 이구동성으로 고개를 푸욱 숙인다.  나는 반사적으로 따라 숙이다가 엉거주춤
애매하게 돌아섰다.  안방문이 닫히길래 나도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둘이 또 무슨 얘기를 할 지 궁금했다.  몰래
안방문으로 다가가 엿들었다.
  
 
  [여보, 저 잘했어요?]
  [그래, 숙경아.  아주 잘 했어..  근데 정말 괜찮아?  아까 아버님하고 부르는게 영 부자연스럽던데..]
  [그거야, 30년 넘게 키워온 자식한테 아버님이라고 부르는게 그렇게 쉽겠어요.  첨엔 말문이 안 트이더니
   그래도 당신한테 아버지고, 저한텐 시아버님이라고 생각하니깐 아버님 소리가 나오네요.  앞으로 계속
   부르다보면 익숙해지겠죠.  당신이 그때까지 좀 도와주세요.]
  [미안해.  나 땜에 아들한테 아버님 소리하게 해서..]
  [아이..  당신도 참..  전혀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전 오히려 아버님한테 고마운 걸요.  아버님 덕분에
   이렇게 당신한테 사랑받잖아요..  난 지금 너무 행복해요..]
 
  [하하하..  우리 할머니 이럴 때보면 너무 사랑스럽다니까..  쪽, 쪽..]
  [아이, 또..  그렇게 부르지 말아요..  갑자기 더 늙는거 같아..]
  [숙경아, 싫어할게 아니라, 생각좀 해봐..  얼마나 행운이니?  싱싱한 10대 손자를 남편으로 맞았잖아.]
  [아잉..  그건 그런데..  그래도 할머니라고 부르면 싫어..]
    
  [그래도 난 가끔 그렇게 부르고 싶은데?  처음에 너 모텔에서 안을때 얼마나 흥분했는 줄 알아?]
  [정말 그때 난 당신이 토낀줄 알았잖아요..  내 보지에 넣자마자 싸버리는 바람에..  큭큭..  싸고 다시박아
   줬으니까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나 당신 계속 안 만났을거야..  큭큭..]
  [친할머니 보지를 먹는데 그럼 흥분 안하게 생겼어?  게다가 이렇게 예쁜줄은 몰랐거든..  쪼옥..]
  [아이..  우리 신랑 변태야..]
  
  [숙경이 너두 내가 친손자인걸 알고 나서부터 더 보짓물을 많이 싸는 것 같던데?  맞지?]
  [아응..  몰라..  그런거 아니에요..]
  [아니긴?  아빠한테 고맙지?  이렇게 튼실한 손자낳아줘서?  그지?  아들한테 고맙지?]
  [아잉..  몰라아..  자꾸 부끄럽게..]
  [하하하..  이것봐..  팬티안에 물이 넘치잖아..  벌써 흥분했어?  아까 아버님 소리 할 때부터 흥분한
   거 아니야?  그렇지?  그때부터 흥분한거지?]
  
  [아이..  당신두..  근데 여보..  며느리한테는 뭐라구 불러요?  며느리한테는 어머님이라고 불러요?]
  
나에게 아버님이라 부른다면 당연히 아내한테는 어머님이라 부르는게 정상일거다.  정상?  정상은 아니지..
  
 
  [왜?  어머님이라고 부르고 싶어?]
  [아니..  부르고 싶다는게 아니라..  아버님하고 격을 맞춰야 하니까..]
  [하하..  우리 숙경이 변태네?  며느리한테 어머님이라고 부르려고 하고?]
  [아이, 여보..  놀리지 말아요..  전 심각해요..]
  [하하..  알았어..  아줌마한테는 그냥 전처럼 해..  아줌마는 절대 알면 안되니까..  알았지?]
  [네, 알았어요.  여보..]
   
  [인제 자자..  피곤하다..]
  [히잉..  그냥 잘거에요?]
  [그냥 안자면?  춤을 출까?  노래를 부를까?]
  [아이, 정말 싫어..  영호씬 정말 장난꾸러기야..]
  [아이구, 미안합니다.  할머니..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요..  킥킥..]
  [아이, 또 장난..  자꾸 그러면 맴매 해줄거야..]
  [난 맴매보다 할머니가 보지 벌리고 달려드는게 더 무섭더라..  킥킥..]
  [그래?  그러엄..  짜잔..  자기가 무서워하는 보지다..  에잇..]
  [우왓.. 우리 숙경이가 보지를 벌렁 까구 뭐하는거지?  그걸루 손자 자지 먹을려구?]
  [가만 있어봐~   내가 자기 자지 홀랑 따버릴거야..]
    
나는 거기까지만 듣고 돌아섰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구박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자는 나이를 막론
하고 남편 앞에선 여우짓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정말로 나에게 깎듯이 대했다.  아내만 옆에 없으면 영호가 같이 없어도 공손하게 며느리 티를 냈다. 
진짜 시아버지 대하듯 자연스러웠다.  오히려 내가 난처했다.  특히 호칭이 문제였다.  인터넷으로 며느리를
보통 어떻게 부르는지 찾아보기까지 했다.  드라마에서 보니 대개 며늘아 정도로 부르는 것 같았지만 내 나이
에 며늘아 라니..  그건 정말 소름이 돋게 싫었다.  그래서 영호앞에서 영호가 부르는대로 몇 번 따라했더니 이
름으로 부르는게 제일 편했다.
  
  [숙경아..]
  [네, 아버님..]
  [영호 언제 온다고 하디?]
  [네, 아버님..  5시쯤 온다고 했어요.  이제 오실 때 됐네요..]
  [숙경아..  힘들지?]
  [아니에요, 아버님..  힘든거 전혀 없어요..]
  [근데, 아가씨하고 도련님은 어디 가셨어요?]
 
여기서 아가씨는 내 첫 딸이고, 도련님은 둘째 아들이다.  이제는 친손녀, 친손자에게까지 시집식구처럼 호칭을
붙인다.  좀 헷갈릴지 모르지만 항렬상 호칭이 그렇게 된다..  항렬을 따지는게 우습지만..
  
  
    
                       6. 득녀 그리고 약속..
식을 올린 지 15개월만에 어머니는 딸을 낳았다.  내 씨이론, 밭이론에 따른 예측이 틀린 것이다.  어머니는 영
호에 대한 다짐과 달리 딸이 나오자 무척이나 실망하셨다.  어머니가 남아선호세대여서 그런 점도 있었을 것이
다.  그러나, 영호는 너무나 기뻐하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여 어머니를 흐뭇하게 했다.
  
어머니는 아내의 도움을 받아 산후조리를 하셨다.  아내에게 고생시켜 미안하다며 자주 말씀을 하셨다.  아내는
이제는 어머니와 영호를 뜨악하게 보지 않았다.  아마도 익숙해진 것 같았다. 
  
첫손녀라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주는 거라고 어머니와 영호가 생떼를 쓰는 바람에 난 33살 나이에 졸지에 할아
버지 소리 들으며 작명에 골몰했다.  내 아이들 이름 지을 때도 이렇게 고민하지는 않았는데..
  
결국 아이의 이름은 영경이라고 지었다.  딴에는 영호의 영, 숙경의 경을 따서 지었는데 정작 어머니와 영
호는 영자 돌림이라 한 가족인 느낌이 난다며 좋아했다.  난 그 소리에 영경이가 동생인지, 손녀인지 다시
골치가 아파왔다.
  
 
영경이는 백일이 지나고 돌이 가까울수록 예쁜 티가 났다.  크면 무척 미인이 될 것 같았다.  내 첫 딸보다
도 더 예쁠 것 같았다.  내가 그렇게 칭찬할 때마다 영호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빠, 우리 영경이 참 예쁘죠?]
  [그래, 누구 닮았는지 참 예쁘네..]
 
어머니가 몸을 돌리고 영경이에게 젖을 물리는 걸 보며 영호와 나는 안방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영호가 고
등학교 2학년에 올라간 얘기와, 학업에 더 열중해야 된다는 충고를 하고, 돌잔치를 어떻게 치룰건가 의논도
했다.  어머니가 젖을 다 먹이고, 잠든 영경이를 포대에 뉘였다.  영호는 어머니를 옆으로 오게 하고 둘이
나란히 앉아 나를 보았다.  무슨 할 얘기라도 있는 듯 했다.
  
  [저, 아빠..  숙경이랑 둘이 상의한게 있는데요.]
  [응, 그래.  뭔데?]
 
난 영경이의 여리고 작은 몸을 기특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숙경이가 아빠한테 너무 고맙다고, 은혜를 갚고 싶다고 해서..]
  [은혜는 무슨..  그런 소리 말어..  우리가 무슨 남남이야?]
  [아버님!  아버님 아니었으면 제가 어떻게 영호씨 같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이렇게 예쁜 딸까지 낳았
  겠어요?  그래서 저희가 의논을 했는데요..]
  [뭔데?  뭔데 그렇게 뜸을 들여?  선물 같은 거 할 생각이면 그 돈으로 영경이 옷이나 해 입혀..]
  
  [아빠, 그게 아니구요.  저희 영경이요..]
  [응..  영경이가 왜?]
  [숙경아..  니가 말씀드려..]
  [아이..  당신이 하기로 했잖아요..]
  
뭔지 모르지만 꽤 어려운 일인 것 같았다. 
  
  [숙경이 니가 해..  니가 먼저 생각한거잖아..]
  [허허..  궁금해 죽겠네..  아무나 빨리 말해봐.]
  [그럼 아버님..  제가 말씀 드릴게요..  저희 영경이요..  아버님이 나중에 맡아주셨으면 해서요..]
  [나중에?]
 
난 무슨 얘긴가 잠시 생각해보다가 어머니가 연세때문에 걱정하신다고 지레짐작했다.  어머님 연세가 올해 53세
이고 평균 수명이 80이니까 어머니는 적어도 30년은 더 사실거다. 
 
  [나중에 뭘 어떻게 맡아달라구?]
  [숙경아,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려..]
  [네, 영호씨..  아버님..  그러니까..  나중에 우리 영경이가 자라면 아버님 신부로 맞이해주십사 지금
   말씀드리는 거에요..]
  [잉?  신부?  내 신부?]
 
난 순간적으로 성당의 신부를 떠올리고, 신부는 남자나 하는 거라는 말을 할 뻔했다.  물론 그 신부가 아니란 걸
금방 알아챘다.
 
  [무슨 소리야?]
  [아빠, 그러니까.  우리 영경이랑 나중에 결혼해달라구요..]
  [뭐?  결혼?  내가 영경이랑 결혼을?]
  [네, 아버님.]
 
이것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시방..  이해가 안되네..
 
  [내가 왜 영경이랑 결혼을 해?  영경이는 내 손녀..]
 
크으..  손녀가 맞나 헷갈린다..
 
  [우리 영경이 예쁘시죠?]
  [예쁘지.  크면 딱 미스코리아 감이야.]
  [그러니까 아버님이 우리 영경이를 와이프로 맞이하시라는 거에요.  그렇게 좋아하시니..]
  [숙경이가 그러더라구요.  아빠가 아들인 저를 숙경이와 결혼하게 도와주셨으니깐 우리도 비슷한 걸 해
   드려야 하지 않겠냐구요.  마침 영경이를 예뻐하시니까 아빠한테 영경이를 드리려고 하는거에요.]
  [허허..  난 도통..]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돌도 안된 아기와 정혼을 하라는 거냐 시방..  내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자 어머니가
나서서 자세히 설명을 한다.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다.  둘이 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듯 하다.
 
 
  [영경이가 14살이 되면 아버님과 식을 올려드릴게요.  이른 감도 있지만 요즘 애들이 조숙해서 그 때쯤
  하는게 좋겠다고 영호씨가 얘기해서요..]
  [아, 아니..  나는 좋다구 해도..  영경이가..  이거, 원 참..  뭐라고 얘기를 해야되나..]
 
어머니와 영호는 그런 나의 말을 반승낙으로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그건 걱정마세요.  어릴 때부터 교육을 확실히 시키자고 영호씨와 약속했어요.  아버님이 영경이 하늘
  같은 남편 되실 분이라고 말 배울 때부터 가르칠거에요.  영경이는 아버님 여자라구요..]
  [그, 그럼 지금 와이프는 어쩌고?]
  [어머님한테는 비밀로 해야죠.  어머님한테는 죄송하지만..]
  [허허..  난 뭐라고 해야할 지..]
  [에이..  아빠..  우리 영경이 커서는 미울까봐 그러세요?  걱정마세요..]
  [모, 모르겠다.  나 그만 가서 자야겠다..  잘들 자라..]
  [어머, 아버님.  벌써 가시게요.  얘기 좀 더 하다 가시지..]
 
 
난 자리를 피할 생각이 앞서서 말리는 것도 뿌리치고 안방을 나왔다.  냉장고를 뒤져 냉수로 목을 축이고
이제는 버릇이 되버린 안방 염탐에 나섰다.  혹시 둘이서 나에게 장난을 치나 싶었다.
 
  [숙경아, 아빠는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셔?]
  [글쎄요, 그걸 제가 아나요..]
  [결혼 전에 아빠가 좀 바람둥이 였다면서?  그래도 몇 번 얼굴은 봤을 거 아냐..]
  [그 때요?  음..  워낙 여자들이 자주 바뀌어서..  그저 예쁘고 몸매 좋으면 아버님이 좋아하셨던거 같
   아요.  특별히 편애하는 취향은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래?  근데 우리 영경이 나중에 크면 몸매가 어떨려나?]
  [그거야, 알 수 없죠..  커봐야 알지..]
  [난, 지금도 알 것 같은데?]
  [어떻게 알아요?]
  [당신보면 알지!  당신 젖이 이렇게 큰데, 딸도 크지 않겠어?]
  [흡..  아이 당신..  영경이 있는데..  제 젖이야 아버님 낳고 모유로 키워서 그런거지 원래는 이렇게
   크지 않았어요..]
 
  [그러면 안되는데..  그럼 아빠한테 미안하잖아. 모처럼 은혜갚는다고 드렸는데 가슴이 절벽이면 얼마
   나  실망하시겠어?]
  [그럴까요?  그럼 어쩌죠?]
  [젖가슴은 만져주면 커진다고 하더라.  당신이 영경이 가슴을 매일 만져줘.]
  [에이..  말두 안돼..  만져준다고 커지면 세상 여자들 다 글래머게요?]
  [그러니까 어릴 때부터 만져줘야지.  우유제품도 많이 먹이고..]
  [그럼 고기도 젖소고기로만 먹여야겠네요?]
  [아, 거 장난치지 말구..  난 심각한데..]
 
  
난 가슴이 무척 두근거렸다.  어머니와 영호는 진심이었다.  그렇다면 13년후 영경이를 신부로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14살짜리를..  어..  뭐야..  그럼 난 영호를 장인어른이라고 불러야 되나?  아들놈한테?  어머니한
테는?  장모님?  또 골치가 아파온다..
 
  [근데 영경이가 싫다고 하면 어쩌죠?]
  [그거야, 우리는 일단 결혼식까지만 책임지는 거고, 그 다음이야 아빠 하기 나름이지..]
  [그래서 영경이가 아버님이랑 같이 살기 싫다고 하면요?]
  [그럼 안돼지.  그런 말 안 나오게 해야지..]
  [어떻게요?]
  [음..  숙경이 니가 지금부터 좀 신경써서 아빠 챙겨..]
  [뭘 챙기라구요?]
  [인삼이나 녹용, 사슴피 같은거 있잖아.  정력에 좋다는 거..  아빠도 영경이랑 결혼하실 때 되면 40대
   후반인데 지금부터 정력을 다져 놓는게 좋지 않겠어?]
  [아하..  당신이 나한테 한 것처럼 잠자리에서 녹이면 된다구요?]
  [뭐..  비슷한 얘기지..]
  
  [근데 아버님 물건은 좀 어때요?]
  [왜?  궁금해?]
  [그럼요.  궁금하죠.  딸 행복이 걸린 문젠데.  당신은 신경 안쓰여요?]
  [신경쓰이지..  아빠 물건 좋은 편이더라.  내거만큼 굵진 않은데 그 대신에 귀두가 큼직하더라구.  완전
   히 대갈장군이야..]
 
저 녀석이 내 물건을 언제 봤지?  영호 앞에서 발기한 걸 보인 적은 없는 걸로 아는데..
 
  [대갈장군이요?  호호호..  우리딸 영경이는 좋겠네..  신랑좆이 대갈장군이라서..  큭큭큭..]
  [아빠 물건 걱정할게 아니라.  영경이 젖이랑 보지나 신경써.  그건 숙경이 니 책임이다?]
  [알았어요.  우리 영경이는 내가 책임지고 아버님 맘에 쏙 들게 키울게요.]
 
  [영호씨..  근데 젖은 만져서 크게 한다고 해도 보지는 어떻게 해요?]
  [보지?  글쎄?  그거야 당신이 알아서 해야지..  여자인 당신이 잘 알거 아니야..  당신은 어떻게 컸길래
   그렇게 보지가 맛있어?  당신 자란 대로 키우면 될 거 같은데?]
  [아이..  몰라..  정말 내 보지가 그렇게 맛있어요?  정말?  정말, 정말?]
  
어머니가 또 아양을 떨었다.
 
  [그럼..  내가 우리 숙경이 보지에 반해서 결혼까지 한 거잖아.  쫄깃쫄깃 찰보지..]
  [헤헤..  그럼 우리 영경이 보지도 찰보지로 만들어야 겠네요?  음..  내가 어릴 때 찰떡을 많이 먹었나?
   그래서 찰보지 됐나?  기억이 잘 안나네~]
  [운동을 좀 시켜볼까?  왜 자전거가 여자한테 좋다며?]
  [에이..  운동 너무 시켜도 별로 안 좋아요..  토종닭 먹어보면 싱싱하긴 한데 너무 뛰어다닌 놈은 살이
   질기고 단단하잖아요.]
  [그런가?  하긴 여자몸이 적당히 찰랑찰랑 한 맛이 있는게 좋긴 하더라 자기 보짓살처럼..]
  [하잉..  갑자기 만지면 어떻해요..  아앙..]
  [하하..  벌써 이렇게 젖었어?  우리 영경이 보지도 엄마닮아서 이렇게 물을 질질 쌀까?]
  [그럼요.  제 딸인 걸요..  우리 영경이도 아마 물보지일거에요.  저 닮아서..  장모보고 결혼한다는 말
   도 있잖아요..]
  [그런데 너무 일찍 말씀드린 거 아닐까?  아직 멀었는데..]
  [애들 금방 크잖아요.  아버님도 어제 낳은 것 같은 걸요..]
    
 
난 다리를 후들거리며 방으로 돌아가 천정을 보고 누웠다.  당장 내일아침부터 조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3년이라..  영경이가 정말 금방 커줄라나..  자고 일어나면 13년이 훌쩍 지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립 반 윙클 처럼..  아니다..  걔는 너무 오래 잤고..
 
   
     
 -----------------------<추  신>---------------------             
     
1. 가족관계도
     
          이숙경 (어머니)
              ↓
          오영호 (아들, "나")  --- 동네누나(이름은 밝힐수 없음)
                                        ↓
                                    조영호("나"의 아들, 이숙경의 친손자) ----- 이숙경 
                                                                                              ↓
                                                                                           영경이
   
2. 오래전에 올린 글입니다. 
    기억 되살리시라고 다시 올립니다.
    한 편으로 묶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글자수 제한에 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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