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연재] 12월 24일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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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기억나는 여자가 한명 있다. 오늘도 길을 걷다 문득 그녀 생각이 났다. 항상 버버리 향수를 뿌리고 다니던 그녀, 웃기는 것은 나는 향수 냄새를 구별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남이야 랄프로렌이니 샤넬이니 향수 얘기를 한다지만- 심지어 남자놈들도 무척 향수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니 - 그런게 있다는 것만 알 뿐 정작 그 냄새는 모른다. 내가 그녀에게서 맡은 버버리 향수 냄새도 유사품이 꽤 많은 것으로 안다.
일전에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이양과 관계를 가지고 나서의 일이다. 그녀가 호텔방을 나서기 전에 뿌렸던 향수가 바로 그 버버리 향이었던 것이다. 나는 자신있게 "버버리를 쓰는군"이라고 잘난 척을 해보았지만 그녀는 지금 기억도 하기 힘든 브랜드명을 말해줬고 무척 부끄러워 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마다 누구나 좋은 기억,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기억들은 버스 안에서나 공원을 거닐 때, 혹은 방안에 혼자 멍하니 앉아 있을 때 무의식 중에 떠오르게 된다. 그것이 나쁜 기억일 때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치거나, 아이같은 행동을 하게 되며, 좋은 기억일 때는 눈을 감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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