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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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8,400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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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장
 
약간은 술기운에 이끌려 몸을 집으로 향했다. 문을 막 들어서자 백리원이 초조하게 문 입구에서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한 쌍의 살구 같은 동그란 눈 속에는 근심이 서려 있었다. 내가 들어서는 것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석두야! 어딜 간거야? 엄마 돌아와 네가 안보여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
 
그녀는 나의 신상에서 풍기는 술 냄새를 맡더니 양 쪽 눈썹을 예쁘게 찌푸리며 약간 불만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너 어째서 술을 먹은거야? 엄마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술 마시는거야. 세상에! 몸에 술 냄새 봐. “
 
나는 입안으로 웅얼웅얼 거리며 아무 말도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결국 그녀에게 내가 철괴리 집에서 술을 먹었다고 이야기 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녀를 가장한 여인이 또 있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 그건 정말 큰일 날 일이었다. 나는 술이 취한 척 횡설수설을 늘어놓을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취태는 백리원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녀는 황급히 나를 부축하고 집안으로 들어가 소파 위에 앉힌 후 다시 급히 나에게 꿀물을 타다 친히 손으로 내 입에 마시게 해주었다. 한 잔의 따듯한 꿀물이 속으로 들어가니 뱃속이 훈훈해졌다. 게다가 백리원 신상의 향기가 나의 뇌를 약간 맑게 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입을 유리잔에 대고는 눈으로 유리잔을 통과해 백리원의 잔을 받치고 있는 섬세한 손을 바라봤다. 그녀의 손은 가녀리고 길고 하얗고 매끄러웠다. 손톱에는 은색의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었다. 등불 불빛 아래 다섯 가락의 손가락이 봄에 나는 죽순처럼 여려 보였다. 가장 긴 중지에는 은광이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었다.
 
나는 처음에는 술이 취해 눈이 어질해 잘못 본 줄 알았다. 다시 재차 확인을 했다. 분명했다. 섬세한 로즈 골드 더블 링 반지였다. 가운데는 반짝거리는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 그 크기로 미루어 보아 적어도 5캐럿은 되어 보였다. 이 다이아 반지는 절대 그 가격이 싸지 않은 것이었다. 내 기억 속 엄마는 이런 비싼 반지를 가져본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늘 자책을 하며 말하곤 했다. 결혼한지 이렇게 오래 지나도록 엄마에게 다이아 반지 하나를 못 사줘 늘 미안하다고. 하지만 매번 엄마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었다. 다이아 반지 그게 뭐 대수냐고, 무겁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끼고 일을 하는데 거추장스럽다고. 그런데 낭비할 것이 아니라 집안에 돈이 있으면 보다 요긴한데 쓰는게 낫다고. 그런 허례허식의 물건은 절대 필요 없다고. 따라서 엄마의 손에는 계속해서 아버지가 결혼할 때 준 결혼반지가 끼어져 있었다. 그 반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늘 봐왔던 것이었다. 아주 단순하고 평범한 반지였다. 소박한 것이 엄마가 항상 신상에 입던 옷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지금 이 가격이 백만 위엔이 넘는 반짝이는 물건이 원래의 그 볼품 없는 결혼예물을 대신하고 있었다. 나는 자연히 철괴리의 집에서 들었던 그 말들을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없었던 이 몇 년간 백리원의 변화는 어째서 이렇게 큰 것이란 말인가? 어떻게 우리 집 경제상황에 이렇게 호화로운 집을 갖게 될 수 있었을까? 어떻게 아무런 저축도 없던 그녀가 PC방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었을까? 어째서 화장 조차 하지 않던 그녀가 지금 이렇게 비싼 옷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는 것일까? 어떻게 그녀의 손에 가격이 백만 위엔이 넘는 다이아 반지를 끼고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이 답을 너무 알고 싶었다. 하지만 이 답을 아는 것이 또한 너무 두려웠다.
 
나는 명치 한 가운데가 쓰라려 오는 것을 느꼈다. 급히 백리원의 손에 들고 있는 컵을 밀치고 거실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막 변기에 엎어졌을 때 구토가 시작됐다. 거의 아침부터 점심까지 먹었던 것들이 전부 토해져 나왔다. 변기를 반쯤 채우자 위 속에 나를 괴롭히던 것들이 모두 토해져 나왔다. 나는 온 몸이 가벼워지며 뇌가 어지러웠다. 분명 실신하 듯 변기에 기대어 잠이 든 것 같았다.
 
흐리멍덩한 가운데 부드러운 목소리가 나를 부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디 찬 손이 내 몸을 흔들었다. 익숙한 향기가 내 신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런 후 신상에 차갑기도 하고 뜨겁기도 한 또한 까칠까칠한 것이 내 신상을 유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후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었다.
 
나는 길고 지루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산 좋고 물 맑은 외할머니 집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나는 책가방을 등에 둘러메고 이끼가 가득 낀 석판교를 건너가고 있었다. 다리 끝에는 열네살 좌우의 어린 꾸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하얀 모시치마를 입고 햐얀 긴 다리를 드러내 놓고 있었다. 하얀 양말을 신은 발에는 발가락이 드러난 홍색 가죽 샌들을 신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는 양 갈래로 땋아 가슴 앞으로 드리우고 있었다. 땋은 머리 아래쪽으로 얇은 옷감을 통해 두 불룩한 부위가 마치 풋풋한 복숭아와 같았다. 그녀는 수려한 작은 얼굴에 감미로운 미소를 걸은 채 나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손을 맞잡고 논 사이 논두렁 위를 걸어갔다. 황금색 벼 이삭과 비취색의 볏짚이 가벼운 바람 속에 쓸려가며 사사삭 거리는 소리를 발출 했다. 바람에 머금어 실려오는 청향의 흙 내음과 꾸냥의 신상에서 풍겨오는 향기, 세세히 햇살이 신상을 비추는 것이 마치 우리에게 금을 뿌려대는 듯 했다. 우리 두 사람은 모두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상대방의 눈빛을 마주보며 얼굴에는 한 줄기 미소가 걸려 있었다. 손은 서로 꼭 맞잡은 채 였다. 서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작은 강물 둑방에 다다랐다. 수면 위로 수양버들이 늘어뜨려져 있었다. 꾸냥은 살며시 치마 끝을 들어 올렸다. 한 쌍의 가냘프고 매끄러운 작은 다리가 물 속을 밟고 있었다. 몇 마리 작은 물고기들이 그녀의 조개껍질같이 가지런한 다리 사이로 헤엄을 치고 지나갔다. 그녀는 다리로 수면을 걷어차 물이 내 얼굴로 튀기게 했다. 이어서 은방울이 구르는 듯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도 바지 가랑이를 걷어 올리고 물 속으로 뛰어 들어 똑같이 그녀에게 보복을 했다. 우리의 즐거운 웃음 소리가 물장구의 파랑 속에서 넘실거렸다. 맑디 맑은 물 위에서 바람이 펄럭이는 하얀 치마를 입은 그녀는 마치 물 위에 핀 수선화 같았다. 눈쌀을 찌푸렸다 웃었다 하는 것이 사람을 빠져들도록 하고 있었다.
 
갑자기, 수면이 극렬하게 용솟음치기 시작했다. 마치 물이 펄펄 끓는 솥과 같았다. 원래 맑고 투명해 밑바닥이 환히 보이던 물이 누렇고 탁한 강물로 대체되었다. 흐르는 강물의 중심에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 소용돌이가 급속하게 회전하며 하얀 옷의 꾸냥을 향해 휘몰아쳐갔다. 하얀 옷 꾸냥은 아연실색했다. 깜짝 놀라며 나에게 도와달라 했다. 나는 급한 마음에 앞으로 달려가 손을 내밀어 그녀를 잡아 끌려고 했다. 하지만 양 다리가 어찌된 일인지 마치 결박이라도 당한 듯 천근만근 무거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소용돌이는 휘몰아치면 칠수록 더욱 강해지고 있었다. 소용돌이의 중심은 마치 시커먼 동굴과 같이 칠흑 같고 심오했다. 안쪽으로부터 각종의 황망한 괴성이 흘러 나왔다. 소용돌이는 가면 갈수록 빨라졌다. 이미 꾸냥의 다리를 삼키고 있었다. 그녀의 신체는 소용돌이의 중심으로 끌려가고 있었다.
 
꾸냥은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목소리 속에는 공포와 고통이 스며 있었다. 하지만 나는 원래의 자리에서 꿈쩍을 하지 못한 채 다만 눈을 빤히 뜨고 그녀가 가면 갈수록 깊이 빠져 드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녀 신상의 하얀 색은 마치 먹물이 스며든 종이처럼 검은색이 다리 부분부터 점차 위쪽을 향해 확장되어 나가 점차 그녀의 허리 부분과 상반신으로 뻗어 나갔다. 마침내 소용돌이는 하나의 거대한 검은 동굴로 화해 그녀를 완전히 흑암 속으로 통째로 삼켜버렸다. 그리고 내가 최후로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그 검게 빛나는 맑고 투명한 두 눈동자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 속에 내비쳐진 우울하기 그지없는 신정이었다. 그것은 일찍이 백리원의 눈 속에서 여러 번 볼 수 있었던 바로 그 신정이었다.
 
내가 깨어난 후 제일 처음 눈에 보인 것은 백색의 티크 천장과 그 가운데 있는 깃털 조명등이었다. 몸 아래 푹신푹신한 것이 절대 내 방의 그 오래된 침대가 아니었다. 방안에는 익숙한 향기가 떠돌고 있었다. 내가 어째서 엄마의 침실에 누워있는 것일까? 게다가 나는 내 신상의 의복 또한 갈아 입혀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현재 나는 티와 남흑색의 줄무늬가 나있는 사각팬티를 입고 있었다. 나의 옷은 어디로 간 것일까? 누가 내 옷을 갈아 입힌거지? 또 나는 어떻게 이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일까? 답은 마치 하나일 것 같았다.
 
나는 머리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렸다. 복숭아인 듯 자두인 듯 화를 내는 듯 웃고 있는 듯한 아름다운 얼굴이 내 눈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백리원의 방향이 충만한 교구가 내 옆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웨이브 진 긴 머리결은 간단하니 머리 뒤로 묶여 있는데 몇 가닥 머리카락 만이 그녀의 하얗고 청수한 뺨 위에 드리워져 있었다. 한 쌍의 아름다운 두 눈은 꼭 닫혀져 있었다. 길고 가는 눈썹 아래 속눈썹은 길고 조밀했다. 오똑한 코와 살짝 벌어진 붉은 입술이 더해져 한 폭의 해당화가 봄 기운에 잠든 미태를 그리고 있었다. 그녀의 침대 머리 위 그 그림 속의 소녀와 더욱 흡사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신상에 투피스 식의 분리된 잠옷을 입고 있었다. 잠옷은 핑크색 면으로 된 반팔이었다. 소매와 단추 부분은 모두 꽃으로 된 레이스가 장식되어 있었다. 가슴 가운데 부분은 반투명한 망사로 치장이 되어 있어 안쪽의 눈처럼 하얀 피부와 흑색의 브래지어 레이스 부분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 순간 그녀는 한 쪽 팔을 굽히고 머리를 받치고 있었다. 다른 한 쪽 손은 무릎 부근에 놓여 있었다. 핑크색 면으로 된 5부 잠옷 바지 밑으로 희고 긴 두 다리가 서로 꼬여 있는 채로 옆으로 누워 있었다. 은색으로 칠해진 발톱이 백색의 침대 시트 위에 놓여져 있는 것이 보기에 좋았다.
 
그녀의 몸 앞 시트 위에는 한 장의 하얀 수건이 놓여져 있었다. 수건 한 쪽 귀퉁이는 그녀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나는 어제 밤 이마 위의 찬 기운을 생각했다. 바로 백리원이 이 수건으로 나를 닦아 준 것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술에 취한 후 불안해 하는 나를 위해 그녀는 밤새도록 쉬지 못하고 새벽까지 쉴새 없이 날 돌보다가 내 옆에서 잠든 것이었다. 나는 가만히 그녀의 편안하고 고요한 잠자는 모습을 감상했다. 정말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 영원히 이렇게 그녀를 바라보고만 있었으면.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입이 바짝 말라오는 것을 느꼈다. 위 속이 텅 빈 것 같은 것이 약간 불편했다. 어제 철괴리의 그 곳에서 마신 질 나쁜 백주의 잔재가 아직 신상에서 발작을 하고 있었다. 참지 못하고 “꼴깍” 하는 소리를 냈다. 이 소리는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놀라 깨어나기에는 충분했다.
 
백리원의 그 부채살과 같은 또한 길고 또한 조밀한 속눈썹이 벌어졌다. 약간은 무기력한 졸린 눈이 난감한 표정의 나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아름답게 방긋 웃으며 결백한 치아를 드러내며 부드럽게 말했다.
 
“석두야! 너 벌써 깨어난거야? “
 
“응! 막 일어났어. “
 
“어째서 엄마를 안 깨웠어? “
 
“어제 한 잠도 못 잤을거 아냐. 소란스럽게 하지 않으려 했어. 잠 더 자게 할 생각이었지. “
 
“착하기도 하지. 엄마를 생각해줬구나. 엄마가 널 헛되이 키운게 아냐. “
 
백리원은 정말 즐거운 듯 했다. 그녀는 한 쪽 손을 내밀어 나의 코를 긁었다. 어린 시절 그녀는 늘 이 동작을 통해 나에 대한 사랑을 표시했었다. 이것은 우리 사이의 암호였다.
 
“엄마! 나 어제 술이 너무 취했던 것 같아. 어떻게 엄마 방에 와 있는거야? “
 
“이런 애물단지 같으니. 술도 못 먹으면서 그렇게 많이 마셨어? 어제 너 화장실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바닥에 꼼짝을 않고 누워 있었어. 난 너 감기 들까봐 깨워서 방에 들어가 자라고 할려고 했는데 아무리 불러도 깨어나질 않아. 내가 들려고 해도 꼼짝을 안 하고. “
 
“아무리 해도 꿈쩍을 할 수 없는데 몸은 엉망이 되고 또 냄새도 나고해서 먼저 네 옷을 벗겼어. 뜨거운 물에 짜서는 네 몸을 닦았어. 두어번 닦고나니 네가 조금 정신이 든 것 같았어. 비틀비틀하며 기다시피 해서 네 방으로 들어가는거야. 입으로는 큰 소리로 엄마를 안고 자겠다는거야. 이렇게 다 큰 애가 어린아이 처럼 떼를 쓰니 정말 모시기 힘들었다니까. “
 
백리원은 웃으며 나의 어제 취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름다운 눈 속에는 사람의 눈길을 끄는 힘이 있었다.
 
나는 어제 취한 후 그런 일이 발생했을 줄은 생각치 못했다. 약간은 검연쩍음에 머리를 끄덕였다. 어린시절 폭풍우라도 치는 날이면 엄마 방으로 파고 들어 엄마에게 안겨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야 비로서 잠이 들 수 있곤 했었다.
 
“나도 네 방의 그 침대가 확실히 작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네가 취해 있으니 침대에서 굴러 떨어질 정도인지는 생각 못했었지. 그래서 반쯤 들쳐업고 너를 내 방으로 데려온거지. 그리고 넌 마치 죽은 사람 마냥 엄마 침대에서 골아 떨어졌고. 게다가 네 손은 또 어떻게 그렇게 다쳐 있는건지. 누가 싸매준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주 엉망으로 싸매놨던거야. 그걸 애써서 겨우 풀어서는 다시 내가 잘 싸맸지. “
 
나는 자신의 다친 그 손을 바라봤다. 확실히 하얀 붕대로 정연하게 싸매어 있었다. 상처 부위에는 한 줄기 청량함이 느껴지는게 분명 백리원이 약을 바른 모양이었다.
 
“아이구, 우리 아들 어째 커가면 커갈수록 힘이 들게 만들어. 어릴 때는 그렇게 착하고 귀엽더니. “
 
백리원은 감개스러운 듯 말하며 다시 나의 코를 문질렀다.
 
나는 창피함에 자신의 이미 붉어진 코를 만지작거리다 갑자기 무엇인가 생각이 나서 약간 망설이며 물었다.
 
“엄마, 내 입고 있는 이 옷은 어찌된거야? 엄마가 옷을 갈아 입혀준거야? “
 
백리원은 나의 말 속에서 무엇을 깨달은 듯 하얀 얼굴을 붉게 물들으며 교태롭게 말했다.
 
“너도 참! 어제 집안에는 엄마랑 너 밖에 없었으니 당연히 내가 네 옷을 벗기고 갈아 입혀줬지. 넌 내 몸으로 낳은 고기 덩어리인데 네 몸에 털이 몇 가닥인지 엄마가 알면 안돼? 뭘 그리 부끄러워 해. “
 
우리의 대화는 진행되다 이 부분에 도달하자 갑자기 약간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약간은 상대방을 부끄러워하며 바라봤다. 다시 백리원이 이 조용함을 깼다. 그녀의 섬세한 손이 살며시 나의 가슴 위에 놓여졌다. 마치 나의 신상의 열을 느끼기라도 하듯 입으로 혼자 말하듯 중얼거렸다.
 
“석두야, 우리 석두. 이제 다 컸구나. 엄마는 지금 네가 이렇게 건장하게 다 자란 모습을 보니 정말 마음이 놓여. “
 
백리원의 은색 매니큐어를 칠한 섬세한 손이 나의 가슴을 이동했다. 어제 나의 전신을 닦아주던 그 야들야들한 손의 마찰이 떠올랐다. 나의 몸은 갑자기 뜨거워졌다. 어느 부위가 들썩이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급히 머리를 휘저었다. 이 떠올려서는 안되는 생각을 뇌에서 떨구려고 노력하며 화제를 돌리며 말했다.
 
“엄마. 나 배가 좀 고파. 계속 자고 있어요. 내가 가서 아침거리 사올 테니. “
 
“엄마도 푹 잤어. 그냥 쉬고 있어. 내가 가서 아침 차려줄 테니. “
 
백리원은 일어나려고 애를 쓰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결연한 눈빛을 보여 주며 그녀에게 안심하고 내가 돌아 올 때까지 자고있게 했다. 어제의 일막이 지난 후 그녀는 마치 내가 이미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것을 깨달은 듯 아주 순종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그녀를 위해 얇은 이불을 끌어 덮어 주게끔 하고는 방을 나서는 나를 눈으로 전송했다.
 
나는 아직 이 주변의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다만 신영 편의점으로 갈 뿐이었다. 요영 누나의 잔소리를 들으며 죽을 한 그릇 먹고는 샤오룽빠오와 순두부를 싸서 들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식탁 위에 아침거리를 내려 놓자 백리원 역시 일어나 세수를 마치고 있었다. 우리 두 사람은 흡족해하며 함께 아침을 먹으며 한담을 나누었다. 백리원은 나에게 이야기 하길 어제 점심 때 밖에서 친구와 함께 식사를 한 후 그 지방의 정부 관원을 만났다고 한다. 다시 그들과 함께 카페에 앉아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평소에 사업 관계상 그들의 협력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조금 오래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원래는 그들이 또 그녀에게 함께 저녁을 먹으로 가자고 했는데 내가 집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해 결연히 사양을 하고는 집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나는 이번 기회를 빌어 그녀에게 무슨 사업을 하는거냐고 물었다. 백리원은 마치 일찍이 내가 이런 문제를 물을 것을 알고 있기라도 하듯이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4년전, 홍콩의 아주 큰 개발 업체가 우리 이쪽 구역의 부동산을 개발하러 들어왔어. 삼항공사의 가속 건물이 바로 그들 설계상의 상무중심구역이었어. 우리 옛날 집은 비록 단체 재산이지만 그 당시 정책상 개인의 재산 권리를 인정해 줬어. 거기다가 회사 상사가 우리 집을 잘 돌봐줘서 난 보상금을 잘 받았어. 200만 이상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지. “
 
그녀는 말을 멈췄다. 얼굴이 약간 침울해지며 말을 이었다.
 
“만일 이 개발이 조금 더 일찍 되었으면 좋았을 것을. 내가 이 돈만 있었으면 널 돌봐주러 갈 수 있었을거야. 우리 모자가 좀 더 일찍 만날 수 있었을 거야. 나 혼자 이 곳에 머무를 필요도 없었을거야. 날이면 날마다 너를 마음에만 담아두고 만나지도 못하니 살아 있는게 사는게 아니었어. “
 
“엄마! 그건 엄마가 어쩔 수 있는게 아니었잖아. 그런 생각 하지마. 내가 이렇게 잘 돌아와 옆에 있잖아. “
 
나는 살며시 그녀의 섬세한 손을 잡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백리원은 감동한 듯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나는 그 돈을 받은 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어. 그런데 네 아빠 회사의 원래 한 친구가 나에게 자기네 프로젝트에 투자하라고 하는 거였어. 그는 그 프로젝트가 정부가 배경으로 있어 때가 되면 지분 배당 만으로도 큰 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하는거야. 곽기도 한 편으로 나를 재촉했고 더해서 나도 널 빨리 돌아오게 할 생각이었어. 헤어진 후 정상의 생활환경을 이렇게 몇 년이나 떠나 있었으니 네가 때가 되서 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게 될지도 몰랐으므로 나는 너에게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해줄 생각이었어. 너의 잃어버린 그 시간들을 잘 보상해주고 싶었어. 그래서 한 번 투자해보기로 했어. “
 
“그 후, 이 프로젝트가 과연 돈을 번거야. 우리는 비록 본전은 아주 적었지만 이윤은 꽤 됐어. 그 친구가 또 나에게 상가를 사라고 가르쳐 줬어. 나는 그가 말하는 방법대로 해서 적지 않은 돈을 불려 나갔어. 거기에다 그의 도움을 받아 PC방 하나와 몇 개의 명품 매장을 열었어. 그래서 안정적인 수입을 갖게 되고 따라서 이 집도 살 수 있게 되었지. “
 
“엄마, 엄마가 그렇게 능력이 좋을 줄은 몰랐는데? 이전에 내가 알기로는 엄마는 좋은 아내이자 좋은 엄마였을 뿐이었는데. 이렇게 사업수완 또한 뛰어날 줄은 생각치 못했어. “
 
나는 약간 놀랐다. 백리원은 계속해서 나에게는 현모양처의 전형이었다. 그녀가 비즈니스적으로 이렇게 활동적이라고는 생각치 못했었다.
 
“뙜어. 넌 계속해서 엄마를 가정주부로만 알고 있었던거지? 밥을 짓고 아이를 돌보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게 없는, 사실 너에게 일이 있기 전에는 나도 정말 그런 줄 알았지. 가정만 돌보면 되는 줄 알았어. 가족들 생각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 그런데 네 아빠랑 네가 연이어 사고가 난 후 나는 비로서 이전의 내가 너무 순진 했었다는 것을 깨달았어. 너무나 미숙했어. 이곳은 냉혹하고 무정한 사회야. 네 자신이 강하지 않으면 금방 독사나 맹수에 의해 통째로 삼켜지는 곳이야.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
 
백리원은 자신의 이러한 경력을 이야기했다. 말투는 처량하고 어둡게 변해갔다. 나는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처음 본 것이었다.
 
“나중에 나도 깨달았어. 어떤 일이든 자신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 역시 천천히 사람을 사귀는 것을 배웠어. 천천히 비즈니스상의 접대를 배웠고, 천천히 비즈니스 상의 서로 속고 속이는 처세술에 적응해 나갔어. 거기다가 몇몇 친구들의 도움도 있고 해서 천천히 경험을 쌓아 나갔지. “
 
“엄마! 엄마를 그렇게 애써서 도와주었다는 친구가 누구야? 언제 나한테 소개를 시켜줘. 나도 그 사람에게 감사를 해야겠어. “
 
나는 한참을 기다리다 겨우 내 마음 속에 담아둔 문제를 꺼내 들었다. 내 말에 백리원은 약간 곤란한 듯 했다. 그녀는 주저하다 말을 이었다.
 
“좋아. 하지만 그 사람은 현재 사업 기반이 모두 홍콩에 있어. 평상시에는 내지에 있지를 않아. 시간이 되면 만나게 해줄게. “
 
백리원은 이 화제를 더 이상 끌고 싶지 않은 듯 화제를 돌렸다.
 
“맞아. 너 계속해서 입고 있는 옷이 너무 더럽잖아. 어제 내가 던졌던 그것 아냐? 너 갈아 입을 옷이 없는 모양이구나. 내가 곽기 것 중에 네가 갈아 입을 옷 좀 가져올게. “
 
그녀는 아름다운 두 눈으로 나의 신상을 잠시 훑어보더니 몸을 돌려 곽기의 방으로 들어가 청바지를 가지고 나와 내 손에 건네주며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네 어깨랑 가슴둘레가 전부 그보다 커. 이 옷도 네 몸에 조금 적겠어. 우선 이 바지로 갈아 입어. 내가 널 데리고 옷을 사러 갈테니. “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안방으로 들어갔다. 곽기의 청바지는 나의 키에 비해 조금 짧았다. 하지만 그럭저럭 입을만 했다. 내가 바지를 갈아 입었을 때 백리원 역시 안방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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