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천약유정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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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7,393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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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장
 
백리원은 오늘 오렌지 색의 어깨가 끈으로 된 연꽃 잎 무늬의 양장을 입고 있었다. 눈처럼 하얀 어깨와 우아한 쇄골을 노출시키고 있었다. 맑고 투명한 진주 목걸이가 깊게 패인 가슴골 앞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긴 머리카락은 귤나무 꽃 스타일의 머리끈으로 머리 뒤로 동여매고 있었다. 길고 하얀 아름다운 다리는 검은 무광택에 금색의 버클 장식으로 된 로저비비에르 플랫슈즈를 신고 있었다. 얼굴에는 살짝 포인트 메이크업 베이스를 한 상태였다. 양 입술 위에는 담담하니 투명하게 립 글로스의 흔적이 있었다. 이렇게 차려 입으니 아주 환한 것이 매우 활력이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욱 뚜렷이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었다.
 
우리는 X1을 타고 시에서 유명한 만륭광장으로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삼층에 도착한 후 백리원은 아주 익숙하게 나를 데리고 면적이 아주 넓직한 디올 옴므(DIOR HOMME) 플래그숍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들어서니 두 명의 몸매가 날씬한 쇼핑 가이드 아가씨들이 마중 나왔다. 그녀들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백리원에게 아주 공손히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이 백리원을 호칭하는 것은 ‘백언니’ 였는데 마치 백리원과 아주 친한 사이 같았다. 백리원은 상냥하게 그녀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가락 하나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여기는 내 아들 고암. 막 미국에서 돌아왔어. 몇 벌 갈아 입을 옷을 좀 사려고 데리고 왔어. “
 
오늘 길에 이야기를 나눌 때 우리는 이미 말을 맞추어 놓은 것이었다. 대외적으로 나에 대해 말할 때는 중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방학이라 귀국한 것으로 하기로 했다.
 
“장양아 너는 볼일 봐. 소양(小楊) 네가 우리랑 같이 고르는걸 좀 도와줘. 요새 젊은이들 스타일 말야. 나는 이렇게 늙은 여인네라 통 모르겠어. “
 
백리원은 오른쪽의 키가 조금 큰 꾸냥을 가리키며 말하는 것이었다. 소양이라고 불리운 이 꾸냥은 아주 날씬하니 호리호리했다. 하얗고 깨끗한 작은 얼굴에는 담담한 화장을 하고 있고 검고 긴 머리결은 머리 뒤로 해서 하얀 헤어클립으로 고정하고 있었다. 흑색 정장의 미니 스커트 안으로 유백색의 튜브톱이 드러나 보였고 날씬하니 아름다운 두 다리는 흑색의 스타킹으로 감싸여 있었다. 이 상가 안의 가이드 아가씨들은 모두 이렇게 차려 입고 있는 것이지만 소양의 용모와 몸매는 그녀들 가운데서서도 일 이위를 차지할 것이 분명했다.
 
“엄마! 별소리를 다해. 엄마는 조금도 안 늙었어. 그냥 봐도 이십대로 보여.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모두 엄마를 내 누나인줄 알거야. “
 
“얘 좀 봐! 입만 살아 가지고. 엄마가 듣기 좋아하는 말만 한다니까. “
 
나의 말을 듣고 백리원은 한 쌍의 아름다운 두 눈으로 흘기며 웃는 것이었다.
 
“백언니! 암이 오빠 말이 맞아요. 이 얼굴에 이 몸매며. 내가 열살만 더 먹게 되면 언니하고 비교도 할 수 없을거예요. 언니도 다른 가게 돌아다니며 이모 언니들을 보지 않았어요?  모두들 언니가 이 곳의 간판 미녀라고 하지 않아요? “
 
소양은 아주 앙증스레 응대를 하는 것이었다. 이 아가씨는 보아하니 나보다 나이가 많은 듯 한데 입으로는 오빠며 언니며 하는 것이 조금도 망설이는 것이 없는 것이었다. 게다가 안색을 살펴 눈치를 보며 사람이 듣기 좋은 말만 골라 하는 것이었다.
 
“아! 너네 둘 다 진짜 능청스러워. “
 
백리원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신정을 보아하니 그녀는 조금도 소양의 말에 반감을 갖지 않는 것이었다.
 
백리원은 나를 이끌고 남성복 코너로 갔다. 먼저 나에게 계절에 맞는 반팔 티들과 청바지류 등을 골라 주었다. 그런 후 다시 나를 양복과 와이셔츠 코너로 데려갔다. 나는 양복을 입는 것에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녀를 보아하니 그만두게 할 수 없었다. 따라서 그냥 그녀를 졸졸 따라 다니며 하자는 대로 할 뿐이었다. 끊임없이 각종 스타일의 여러가지 디자인을 시험해 입어볼 수 밖에 없었다.
 
여인은 쇼핑과 옷 이 두가지만 만나면 정력이 넘쳐 흐르는 것이다. 백리원도 예외가 아니었다. 여러 해 만인지라 그녀는 마치 다시 자신의 아들을 옷으로 치장하는데 흥미를 찾은 것 같았다. 귀찮치도 않은지 시시콜콜한 것 까지 나를 마치 장난감 다루 듯 조작하듯이 이 것을 입어보라 하다가 저것도 입어보라 하다가 하는 것인데 게다가 소양은 옆에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듯 여러가지를 종용하며 만족할만한 의복을 계속 가져오는 것이었다. 같은 스타일의 하얀 와이셔츠에 맞추어 각종 색상의 넥타이를 또 고르는 것이었다. 겨울에 입을 코트와 외투같은 것들 또한 빠뜨리지 않았다. 몸에 치수가 맞는 내의 또한 잊지 않고 한 보따리를 고르는 것이었다. 말로는 나보고 이미 다 컸으니 속옷을 늘 갈아 있어 청결함을 유지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탈의실에서 걸어 나오자 두 여인의 눈동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동그래졌다. 남색과 백색으로 줄무늬가 된 와이셔츠가 삼각형으로 된 나의 상반신을 더욱 뚜렷하게 하고 있었다. 흑색 양복 바지가 나의 긴 다리를 감싸고 있어 전신의 남성의 기운이 충만해 있었다. 내 얼굴은 며칠 동안 면도를 하지 않고 있었다. 입술 위와 아래 턱에는 이미 조밀한 수염이 나있어 윤곽이 뚜렷한 오관과 배합되어 소양으로 하여금 잘생긴 오빠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했다.
 
“아! 우리 석두가 이미 남자가 다 되었구나. 게다가 또 이렇게 잘생겼어. 이후 얼마나 많은 여자애들 혼을 빼놓을지 모르겠네. “
 
백리원은 나의 면전으로 다가와 섬세한 손을 내밀어 나의 셔츠 칼라를 매만져 주었다. 눈빛 속으로는 만족감과 우쭐해 하는 신정이 드러나 있었다. 어릴 때 엄마는 이런 식으로 나의 옷깃을 정리해주곤 했다. 하지만 그 때의 그녀는 몸을 숙여서야 나를 만져줄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다만 머리를 살짝 들고서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의 은색 매니큐어를 칠한 하얀 손가락이 나의 가슴을 매만지고 있었다. 입 안에서 토해져 나온 향기가 나의 뺨을 건드렸다. 나는 어째서 심장이 뛰는 것이 빨라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맞아요! 고암 오빠 정말 잘 생겼어. 게다가 또 양강지기가 있어서 그 한국의 말쑥한 배우들보다도 더 강한 것 같아. 한번 배우를 지원하러 가봐요. 분명 큰 인기를 끌거예요. “
 
소양 또한 옆에서 거드는 것이었다. 마치 아주 빠져버린 사람처럼 나를 도화빛 눈으로 훔쳐보며 입으로는 끊임없이 나라는 사람의 정황에 대해 묻는 것이었다. 내가 여자친구가 없다는 말을 듣자 무슨 여학생 모양으로 좋아하는 것이 마치 단순한 소녀와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녀는 최소한 오십퍼센트는 가장하여 나온 것이었다. 이 여자아이는 간단치 않은 것이 아주 심기가 깊어 보였다.
 
나는 냉막하게 대답함으로써 소양의 열정을 사그러 뜨리려 했다. 그녀는 의연히 익숙하게 백리원을 이끌고 이런저런 일에 대해 잡담을 나누었다. 내용의 대부분은 나에 관한 것이었다. 백리원 또한 모처럼 누군가와 아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하자니 나의 어린 시절 일들에 대해 꼬치꼬치 숨김이 없었다. 내가 잊어버리고 있던 부끄러운 일마저 전부 꺼내 놓은 것이어서 옆에 있는 나로서는 얼굴을 붉히며 입을 삐죽 내밀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소양은 한 편으로는 입을 가리고 웃으며 다른 한 편으로는 여전히 과장을 해서 경탄해 마지 않는 것이었다. 스스럼 없이 하는 말이 “고암 오빠는 정말 총명하네요. “, “고암 오빠 어릴 적 정말 귀엽네요. “, “고암 오빠는 정말 엄마를 아주 좋아하네요. “ 등등 이었다. 떠들며 백리원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아주 친숙하게 특별한 이야기로 전환을 하면서는 직접적으로 나를 옆으로 팽겨쳐 놓는 것이었다.
 
옷을 다 고른 후 백리원은 소양에게 포장을 하라고 시키고 자신은 나의 팔을 잡아 끌어 밖으로 나갔다. 나는 그녀에게 돈을 지불하지 않냐고 일깨워줬다. 그녀는 생긋 웃으며 나의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
 
“바보 아들, 여기는 우리 집 가게야. 돈을 낼 필요 없어. “
 
“이리 와, 엄마의 다른 가게를 보여줄게. 거기가 엄마 평상시 일하는 곳이야. “
 
내가 미처 반응을 하기도 전에 그녀는 나를 잡아 끌어 디올 옴므 매장 문을 나서서 바로 격벽해서 이웃해 있는 ‘이각(莉閣)’ 이라는 작은 매장으로 들어갔다.
 
이 가게는 외면적으로는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문 입구 위쪽에 백색의 예서체로 쓰여진 ‘이각’ 이라는 두 글자 외에는 쇼윈도가 모두 검푸른 색의 벨벳 커튼으로 엄밀하게 가리워져 있었다. 걸어 들어가자 안쪽은 불빛이 환했다. 구조가 뜻밖에도 옆에 있는 디올 옴므와 비교해 작지 않았다. 홀 중앙에는 화려한 크리스탈로 된 하나의 원형 건축이 있었고 열 개의 격리 되어진 탈의실이 하나의 원을 이루며 구성되어 있었다. 탈의실은 고정된 문이 없이 다만 백색의 장막으로 가려져 있었다. 홀의 바깥쪽은 불규칙하게 전신 거울이 설치되어 있었다. 거울 사이 옷 진열대에는 각양각색의 여성용 의류가 가득 차 있었고 진열대 위에는 각종 가방과 하이힐이 놓여 있었다.
 
디올 옴므 그쪽 편 이십세 좌우의 아가씨들과 상반되게 이각 안의 가이드는 삽십세 이상의 부인들이었다. 비록 그녀들은 같은 스타일에 같은 색상의 상의를 입고 있었지만 하반신에는 긴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몸매는 비록 호리호리한 편이었지만 한결같이 모두 생얼이었다. 생김새 또한 보통의 유형이었다. 백리원이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녀들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입으로는 ‘백사장님’ 이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이 순간 백리원은 다시 모습이 바뀌었다. 평시의 온유하고 친근한 가정주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단호하고 과단성 있는 모습으로 대체가 되어 있었다. 눈빛 조차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여사장의 모습이었다. 그녀는 가타부타 없이 직원들의 옆을 지나는데 눈빛은 마치 여왕과 같았다. 그녀는 나에게 한 번 둘러보라고 한 후 자신은 곧장 계산대로 가서 매상을 살피는 것이었다. 한 편으로는 또 점장을 향해 업무 상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했다.
 
한낮인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시간 매장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다만 삼삼오오 몇몇 부인들 만이 가이드를 달고 훑어 보고 있었다. 그들 부인들은 비록 나이는 20대 좌우였지만 차림새는 마치 이미 결혼을 한 새색시 같았다. 게다가 짙은 화장을 하고 섹시하게 단장을 하고 있었다. 고르는 옷이며 스커트 같은 것도 대담하게 노출된 스타일이었다.
 
나는 약간은 무료하게 창가 쪽의 한 진열대 옆으로 갔다. 진열대 위 의복에 붙어 있는 꼬리표에 표시된 것을 보니 모두 어느 정도 국제적으로 지명 있는 유명 브랜드들이었다. 귓가에 갑자기 두 여인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들려왔다. 목소리는 내 뒤쪽에서 들려왔다.
 
“시언니! 저 젊은 남자 정말 잘 생겼어. 언니 못봤지? 저기 PRADA 쪽 진열장 옆에 거기. “
 
“저 남색에 하얀 줄무늬 셔츠말야? 검은 바지 입고 키가 큰? “
 
“맞아, 맞아! 바로 그 사람. 진짜 키 크네. 보아하니 1미터 90은 되겠어. 게다가 생긴 것도 아주 잘 생겼어. “
 
옷 진열대 옆으로 흑색의 전신 거울이 있었다. 나는 옷 매무새를 정리하는 척 하며 거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봤다. 우측 후방 쪽으로 장방형의 작은 원탁이 있었다. 두 부인이 원탁 옆에 앉아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마치 나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는 듯 했다. 이 두 사람은 분명 부인들임에 분명했다. 비록 잘 가꾸고 화장 또한 아주 공을 들인 것이었지만 분명 보이는 연령은 40 이상이었다.
 
“응, 괜찮은데. 이 언니가 지난번 데려왔던 그 놈보다 훨씬 강해보여. 어깨 떡 벌어진 것 좀 봐봐. 엉덩이도 아주 튼실해 보이는게 그쪽 방면으로 분명 끝내주겠는데. “
 
그 중 한 명, 선이 굵은 얼굴에 웨이브 머리를 어깨까지 드리우고 스모키 화장을 한 여인이 나를 평가해 나로 하여금 소름이 돋게 만드는 것이었다. 평생 처음으로 이렇게 사람에게 평가를 받으니 마치 내가 하나의 상품이 된 것 같았다. 이 여인이 분명 시언니일 것이었다.
 
“맞아, 언니 봐봐. 그의 오관이 아주 뚜렷한 데다 수염이 약간 난 것이 아주 잘 생겼어. 피부도 또 검게 그을린 것이 영화배우 고천락(古天樂) 처럼 생겼어. “
 
시언니 옆의 그 여인은 비교적 젊었는데 송곳형의 작은 얼굴이 마치 성형을 한 듯 했다. 한국의 연예인과 같이 그런 식의 비스듬한 단발이었다.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 속은 마치 침이라도 흘릴 듯한 모습이었다.
 
“겉모습만 봐서 이 씨앗은 95점은 줄 수 있겠어. 안은 그렇게 쓸모가 있을지는 모르겠어. 빛 좋은 개살구만 아니면 좋겠는데. “
 
시언니는 남자의 얼굴에 대해 늘 그런 듯 탐욕스런 눈빛으로 날 훑어보며 입은 쉬지 않고 계속 말했다.
 
“작년에 내가 데려왔던 그 외형이 90점이었던 놈 말야, 결과적으로 침대에서는 아주 별로였어. 화가 나서 그 놈 그 물건을 발로 밟아줬지. 10만 위엔이나 배상해주고 병원에 실려 보냈어. 정말 겉만 번지르르하고 맛이 없는 것들은 날 화나게 만든다니까. “ 
 
“그러게. 이 잘생긴 오빠는 리리의 것인가보지? 지금까지는 한 번도 남자를 이 곳에 데려온 적이 없었었는데. “
 
송곳 같은 얼굴의 여인이 의식적으로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내가 직원들에게 들으니 바로 리리의 아들이래. 막 미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왔대. 하지만 그녀 무슨 수로 이렇게 다 큰 아들이 있었던거지? 아무도 안 믿을거라고 하더라고. 지금까지는 그녀가 아들이 있다는 말을 전혀 들은 적이 없었대. 터무니없이 튀어나온 것으로 보아 추측컨데 양아들 같은 것 같아. “
 
“아들은 뭔 아들? 내가 보기에도 양아들이겠네. 저 체격에 저 몸매하며 확실히 어린 셰퍼드가 분명해. 난 리리를 신중하다고 여기고 있었는데 이렇게 참지 못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어. “
 
시언니의 말하는 어투는 아주 저속했다. 그녀의 귀부인 같은 분장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이들 여인이 말하는 중에 나오는 ‘리리’ 는 분명 백리원을 가리키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들을 보아하니 그녀와 아주 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어투는 아주 경시를 하는 것 같아 듣는 나로서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정말 그녀 역시 어린 셰퍼드를 기르고 있을 줄은 생각 못했네. 난 그녀의 평소 선녀와 같은 고고한 모습을 보고 조금 떠받들어 주었는데 사실 내심으로는 우리와 별 차이가 없었던거네. “
 
“선녀는 무슨 선녀? 말도 마. 내가 그랬잖아. 여자가 우리 나이가 되면 뼈만 보면 물어 뜯는 개가 생각난다고…  어디 참을 수 있겠어? 내 보기에 그녀도 십 몇 년간 생과부로 지냈어. 게다가 집에 꿔다놓은 보릿자루보다는 늑대가 낫지 않겠어? “
 
“그런데… 그녀가 기르는걸 저… 이 일을… 알까? “
 
이 때 송곳 얼굴의 여인이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 마치 이야기 내용 속에 비교적 비밀스런 것이 있는 모습이었다.
 
“그, 그만…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고 바로 주인이 오시네. 입 조심해. “
 
시언니는 무엇을 본 듯 급히 손으로 송곳 얼굴 여인의 입을 막으며 얼굴에는 환한 웃음을 머금었다.
 
나는 거울 속을 통해 한 고운 신영이 다가와 그녀들 중간에 앉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여자는 몸매는 작고 아리따웠다. 키는 162 좌우 였는데 하지만 비율은 아주 좋았다. 상반신에는 백색의 달라붙는 가디건을 입었는데 가슴 한가운데는 큰 V자로 파여 있어 아름다운 쇄골과 눈처럼 하얀 피부를 노출하고 있었다. 가디건 속으로 돌출된 두 원형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형태로 보아 원숙하니 풍만해 보였다. 마치 두 알의 물익은 앵도가 가지에 걸려 있는 것 같았다. 월계화 무늬가 수놓아진 갈색 미니 스커트가 그녀의 허리를 더욱 날씬하게 보이게 했다. 치마 끝은 아주 짧아 한 쌍의 적당히 가느다란 하얀 아름다운 다리를 드러내 놓고 있었다. 발에는 치마 색과 동일한 둥근머리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그 구두의 힐축은 적어도 11센티는 되어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걷는 것을 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 마치 무대 위에서 발레를 하는 듯 했다.
 
그녀는 얼굴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는데 노출된 얼굴은 작고 정교했다. 피부는 하얀 것이 보기에 장기간 부유한 환경에서 잘 가꾼 것을 알 수 있었다. 길고 웨이브진 머리를 황갈색으로 염색을 했는데 앞머리로는 이마 앞을 가리고 꼬리 부분은 꽈배기 처럼 꼬아서 등 뒤에 걸려 있었다. 얼굴의 화장은 적당해서 겉보기에 30세 좌우의 나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나 행동거지 모두 속되지가 않아 그 두 여인 사이에 앉아 있으니 약간은 군계일학의 느낌이었다.
 
“사랑하는 란(蘭), 어째서 이렇게 늦은거야? 우리 한참을 기다렸어. “
 
시언니가 이 여인을 보며 낯빛을 바꾸며 말하는 것이 달고 느끼했다. 웃음을 띠우자 눈가의 주름이 모두 치켜 올라갔다.
 
“아! 어쩔 수 없었어. 우리 집 그 개구쟁이말야. 며칠 전 어디 애들인지도 모르는 나쁜 애들이랑 스케이트를 타러 갔나봐. 결과적으로는 다리를 다친거야. 아침부터 들볶이다가 겨우 안정을 시켜 놓았어. 게다가 오는 길이 또 막혀서는 그래서 늦었지 뭐야. “
 
란이라고 불리운 그 여인은 선글라스를 벗었다. 완전히 노출된 얼굴은 아름답기 그지없는 얼굴이었다. 한 쌍의 초롱초롱한 큰 눈동자에는 세월의 흔적을 볼 수 없었다. 그녀의 입술은 아주 작았지만 두둠했다. 이 작은 입이 벌리면 상큼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두 여인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서로 눈짓을 교환했다. 얼굴에는 묵계의 신색이 내비쳤다. 마치 두 여인은 상대방이 이 순간 서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누가 자기네집 도련님보고 그렇게 출중하라 했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기네 집 가정을 흠모하는줄 알아? 남편은 세상에 명성이 자자한 국영기업의 사장이지, 자기는 국가 일급 표연 예술가잖아. 두 사람이 결합한 후대는 자연히 우수 인자를 계승했으니 자기네 집 도련님은 어릴 때부터 천재였잖아. 생긴 것도 아주 잘생겼고, 아주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지. “
 
송곳 얼굴이 열을 띠며 말 할 뿐 아니라 아주 리드미컬하게 아첨을 하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란이라는 여인은 웃음을 활짝 지었다. 보아하니 말에 수긍을 하는 듯 했다. 이 여인은 자신의 아들과 가정에 스스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았다.
 
“맞아, 자기집 도련님이야 어릴 때부터 미디어의 총아였지. 태어나면서부터 신문에 나고 다섯 살 때는 전국 어린이 성악 대회에 참가해 은상을 수상하고, 일곱살 때는 가족들과 주군이 진행하는 ‘예술인생’에 참가 했잖아. 이 몇 년간 잡지의 표지를 장식한거만 모아 놓아도 따로 한 권이 될거야. 이렇게 아름다운 가정은 전국에서 찾아봐도 다섯 개를 찾기가 힘들거야. “
 
시언니는 말을 더욱 과장하는 것이었다.
 
“어디, 어디? 듣다보니 내가 부끄러워지잖아. 그냥 우리 부부는 이렇게 아들 하나 뿐이니 당연히 어릴 때부터 가장 좋은 환경과 교육을 하게 한 것 뿐이지. 거기다가 아이가 원래 또 노력도 하고 어릴 때 부터 나의 계획에 따라 하라는대로 잘 따라 준거지. 그래서 한 걸음 한 걸음 기쁘고 위안이 되어 온거지. “
 
“그거야 몽란(夢蘭) 자기가 그만큼 희생하여 공을 들여서 된거지. 자기가 최고 정점에 있을 때 아들을 위해 이선으로 물러나서 전심전력을 다해 가정과 아들 신상에만 힘을 쏟았잖아. 재능에다 도련님을 양성하는데 공을 들이니 그렇게 출중한 인재가 된거지. 나 같으면 그렇게 못했을거야. “
 
시언니는 약간 감탄하듯 말하는 것이었다.
 
이 뒤에 들어온 여인의 이름은 바로 몽란이었다. 나는 어슴푸레 그녀가 십 몇 년 전에 바로 국내의 최고 저명한 삼대민족창법 여가수 중의 한 명이라는 것이 기억났다. 아울러 그녀의 용모와 나이는 동시기의 여가수 중 가장 출중한 사람이었다. 오늘 이 매장 안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리라고는 생각치 못한 일이었다.
 
“그렇지. 자기의 희생이 정말 컸어. 만일 당년에 자기가 연예계 생활을 계속했다면 현재 짐작컨대 국내에서 첫 손 꼽히는 가수가 되었을거야. 어떻게 그 송씨 년이 최고 여가수가 될 수 있었겠어? “
 
송곳 얼굴이 옆에서 거들어 댔다.
 
“과거를 들먹여서 뭐해? 인생은 결국 취사선택이 필요한거야. 나는 아들을 잘 키우는걸 선택한거고 아들의 미래가 바로 나의 수확이야. 매번 그 애의 빛나는 웃음을 볼 때면 모든 근심이 구름처럼 사라져. 봐봐, 나 현재 아주 좋아보이잖아. 어디 누구보다 떨어져 보여? “
 
몽란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그녀의 말투에는 한 줄기 여한의 기운을 들을 수 있었다.
 
이어서 세 여인의 화제는 남편과 아이들의 잡스런 일로 옮겨갔다. 이들 여인의 재잘재잘되는 담화는 나를 무료하게 만들었다. 나는 계속 앞쪽으로 걸어가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까지 갔다.
 
이 순간 매장 안으로 다시 한 무리의 소부들이 들어왔다. 이 부인들은 앞에 있던 그들보다는 나이가 좀 많았는데 대략 30살 전후로 보였다. 하지만 모두 몸에는 명품을 두르고 분위기가 고급스럽고 사람의 눈을 끌도록 아름다웠다. 백리원은 그녀들 중간에 있었는데 아마 그녀들에게 의류에 대해 소개를 하는 것 같았다. 나를 보자 다가왔다. 그녀는 얼굴에 즐겁다는 듯 웃음을 띠었다. 또 주변의 부인들에게 급히 양해를 구하고는 나의 손을 부드럽게 잡고는 나보고 심심하지 않냐고 물었다. 내가 긍정의 대답을 하자 더욱 완곡하게 부인들에게 자신이 가봐야겠다고 표시를 했다. 그런 후 나를 이끌고 사람들 곁을 떠났다.
 
문 입구로 가는 길에 방금 그 세 여인이 앉아 있는 곳을 지나가야 했다. 우리가 다가오는 것을 보더니 그녀들은 몸을 일으키며 백리원에게 인사를 했다. 하지만 눈빛은 나의 신상에서 떠나지를 않았다. 그 시언니와 송곳 얼굴은 더욱 나를 삼킬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오히려 몽란이라는 여인이 자중하는 것이었지만 곁눈질로 나를 보는 것을 멈추지는 않고 있었다.
 
“리리, 오늘은 어째서 우리를 맞아주지 않는거야. 우리 오후에 차를 마시러 갈 생각인데 같이 갈래? “
 
시언니가 약간 원망하듯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그 외형은 실재 적합하지 않은 연기를 하는 투여서 나는 약간 닭살이 돋는 것이었다.
 
“시언니, 허언니, 몽선생님! 정말 죄송해요. 원래는 당연히 언니들을 모시려 했는데 오늘이 우리 아들이 귀국한 첫 날이라서요. 아직 보살펴 줄 일이 남았어요. 그래서 다음에 제가 언니들에게 한 턱 낼게요. “
 
백리원은 나를 인사 시키며 적절히 그녀들의 초대를 사양하는 것이었다.
 
시언니와 허언니는 서로 마주보며 웃는 것이 마치 이미 그녀가 이렇게 나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 했다. 오히려 몽란이 나와 백리원의 관계에 흥미를 갖는 것이었다. 그녀를 잡아 끌어 나의 정황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백리원은 마치 내가 그녀의 최고 보물이라도 되는 마냥 누군가 나에 대해 흥미를 갖는 것을 들으면 기쁨에 겨워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또 나를 꿔다 놓은 보릿자루 모양으로 만들어 놓아 내가 재삼 그녀에게 시간이 너무 지났다는 말을 할 때 까지 계속했다. 그녀는 아들에 대한 화제를 중지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듯 해하며 세 여인과 이별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주차장에 당도했을 때 비로서 소양이 이미 커다란 짐 보따리를 들고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핸드 카트가 있었지만 그녀 이렇게 연약해 보이니 밀고 오는데 적지 않은 힘을 쏟은 것 같았다. 내가 그녀에게 감사를 표시하자 그녀는 괜찮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녀는 내가 차에 타기 전 몰래 한 장의 종이쪽지를 내 손안에 쥐어준 후 은근한 웃음을 띤 얼굴로 우리가 떠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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