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바람언덕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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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8,074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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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님, 저기 모퉁이를 돌아서 바로 세우면 되요...”

 

20미터 정도 전방의 우로 꺾어지는 진입로를 가리키며 말하는 순간 유 자인이 갑자기 그 자리에다 차를 세웠다.

 

“어?”

“다음에 인사시켜줘...지금은 내가 조금 피곤해서...”

“아~! 그러면 진작 말씀하시죠...그랬으면 제가 운전을 했을 텐데...”

“아니야...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미처 마음의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부닥치기가 꽤나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더군다나 아까 둘이 차에서 키스까지 했으니 더더욱 거리껴지는 게 당연했다.

만약 재열과 남이라면 상대의 배우자와 낯두껍게 모른 척 대면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세 사람의 관계가 어디 그런가?

재열은 일단은 한걸음 물러서기로 했다.

어차피 단번에 욕심을 낸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그냥 약간의 동요를 일으킨 정도에 만족하기로 했다.

 

“하하..알았어요...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으, 응...그래...흐읍~”

 

재열은 안전벨트를 풀고서 내리는 척하다가 갑자기 키스를 해버렸다.

그러다가 화들짝 놀라 버둥거리는 그녀를 놓아주고서 웃으며 말했다.

 

“잘 들어가라는 행운의 부적이에요...하하하~”

 

문을 열고 내리는 재열의 뒤통수로 그녀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아내가 바로 코앞에 있는데도 이런 짓을 한 그의 의도가 뭔지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이다.

그가 걸어서 모퉁이를 돌 때까지도 차는 여전히 출발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거길 돌아서자마자 차밖에 나와있던 소현이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와 안겼다.

 

“자기야~ 수고했어~”

“하하하~ 우리 예쁜이도 데리러 오느라 수고했어...”

“앙~”

 

허리를 감았던 손을 내려 탱탱한 엉덩이를 거머쥐자 소현이 달콤한 비음을 토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손에서 키를 건네 받았다.

 

“내가 운전할게...”

“응~ 고마워~ 헤헤~”

 

운전석으로 들어와 시동을 거는 순간 환한 불빛이 비치며 옆을 스치고 지나갔다.

바로 유 자인이었다.

워낙 순간적이라 그녀의 표정까지는 알기 힘들었지만 분명히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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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유 자인의 사무실로 들렀을 때 그녀는 별다른 기색이 없었다.

그 동안 촬영장을 돌아다니며 그가 보고 느꼈던 것들에 대해 묻더니 몇 가지 조언을 해주고는, 앞으로의 일정들을 의논하는 등등의 여전히 진지하고 성실한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런저런 복잡한 이해관계를 떠나 정말 매력적인 여자임에는 틀림없었다.

 

“진짜 미인이던데?”

“네?”

 

딱딱한 이야기들이 끝나고 난 뒤에 차를 마시면서 숨을 돌리고 있는데 뜬금없이 그런다.

순간 재열은 소현을 두고서 하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어리둥절한 척했다.

그걸 바로 알아차린다는 건 너무나 어색했기 때문이었다.

 

“호호호~ 재열 씨 와이프 말이야...”

“아~ 보셨어요?”

“응...지나치면서 잠깐...”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모퉁이에서 숨은 채 계속 지켜봤을지도 모른다.

자신이라면 분명히 그랬을 것 같았다.

 

“아니...솔직히 말하면 몰래 보고 있었어...”

“어? 그랬어요?”

“치~ 뭐야? 나한테 그러길래, 두 사람 사이에 뭔가 문제가 있나 싶었더니...고소한 냄새가 아주 좔좔 흐르던데? 흥~”

 

확실히 방심할 수 없는 능수능란한 여자였다.

어설프게 빙빙 돌리기보다 되려 다 까발리고는 역으로 치고 나온다.

달리 해석하면 그녀의 마음이 좀 더 적극적이 되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하하하~ 맞아요...우리는 정말 사이가 좋죠...제 와이프를 많이 사랑해요...

예쁘기도 하지만 똑똑하고 굉장히 착한데다가 저를 정말로 사랑하거든요?”

“어머머머?”

 

되받아 더더욱 강하게 나가자 그녀가 깜짝 놀란다.

재열은 그녀의 손을 꾹 쥐면서 부드럽게 속삭였다.

 

“그게 누님한테도 좋은 일이죠...”

“무슨 소리야?”

 

앞뒤를 잘라먹는 특유의 대화법을 사용하자 그에게로 주도권이 넘어왔다.

유 자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다.

 

“그런 제 마음을 흔들어놓았잖아요? 그만큼이나 누님이 매력적이라는 이야기죠...

만약에 제 와이프가 아주 못생기고 나쁜 여자라면 오히려 자존심이 상할 게 아니에요?”

“뭐어~? 호호호호~ 기가 막혀~ 호호호호~”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보던 그녀가 크게 웃었다.

재열은 그녀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게 있어서 누님은 다른 누군가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누님 그 자체에요...

제 가슴 속에는 누님만의 공간이 따로 있어요...지금까지 그 주인을 기다려오며 비워져 있던 곳이죠..”

“재, 재열 씨...”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물론 그곳에는 여기저기 깊게 패인 상처가 남아있지만 말이다.

재열은 지금 거기에다 덧칠을 하면서 그 흔적을 지워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허리를 끌어당겨 입술을 덮어버리자 버둥거리면서도 적극적으로 밀어내지는 않는다, 아니, 못하는 것이리라.

감히 누가 그녀의 방으로 불쑥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밖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시는 이러지마...”

 

그녀는 화가 많이 났는지 딱딱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해요...왠지 누님이 제 마음을 못 믿는 것 같다는 기분에...저도 모르게...”

“재열 씨....”

 

그녀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리고는 손을 꼭 잡아오더니 말했다.

 

“나가자...”

“예? 어딜?”

“술이나 한잔해..싫어?”

“아, 아니요..”

 

그녀가 거울을 보며 화장을 다시 정리하더니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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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눈에 잘 뜨이지 않는 장소로 가리라는 예상과 달리, 그녀가 향한 곳은 초저녁인데도 사람들이 벅적거리는 아주 널찍한 실내포장마차였다.

물론 보통의 포장마차와 다른 점이 있긴 했다.

들어서자마자 여기저기서 인사를 해왔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재열과 안면이 있는 사람들도 몇 보일 뿐만 아니라, 비록 안면은 없더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연예인들도 꽤 있었다.

둘은 구석의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여긴 어디에요?”

“호호호~ 신기하지?”

“그러네요? 이런 허름한 곳에 연예인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자인이 웃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젊은 연예인 몇이 부업 삼아 동업으로 시작한 것이 그쪽업계 사람들의 메카처럼 되었단다.

하기야 유명세가 있는 만큼 남의 이목 때문에 마음 편하게 마실만한 곳도 드물 것이다.

차라리 이렇게 연예인들이 많이 모여 버리면 서로가 부담이 없게 된다.

그제서야 그녀가 이리로 온 까닭을 알았다.

어설프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려다 오히려 스캔들이 퍼지는 걸 방비하려는 거였다.

그녀가 재열을 키우고 있다는 건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둘이서 이렇게 마셔본 적이 없잖아?”

“하하하~ 그러네요...”

 

지연과 함께 처음 셋이 자리를 한 이후로 그럴 기회가 없었다.

 

“나도 내일까지는 여유가 있으니까 오늘은 실컷 마시는 거야, 알았지?”

“음~ 전...내일 아침 일찍 강의가...”

“뭐?”

“후후후~ 농담이에요....”

 

눈을 치켜 뜨는 그녀에게 웃어 보이며 술을 따라주자 또 당했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가 재열이 빈 잔을 들어 빙글빙글 돌리자 풀썩 웃고 만다.

 

“아휴~ 하여간에 완전히...”

“능구렁이라고요?”

“킥~ 못 말려~ 자~ 건배~ 오늘 각오해? 도망가기 없기야?”

“후후후~ 누님을 업을 수나 있으려나? 음~ 꽤 무거울 것 같은데...”

“캭~~”

“하하하하~ 자~ 건배~”

 

두 사람은 잔을 부딪쳤다.

전혀 사심이 없어 보이는 그녀의 맑고 투명한 웃음에, 재열도 오늘만큼은 복잡한 생각을 다 떨쳐버리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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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그다지 즐기지는 않아도 워낙 좋은 체력 덕분에 남보다 먼저 취해본 기억이 거의 없는 재열이었지만 오늘은 사정이 달랐다.

그녀는 장담했던 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엄청난 주량을 과시했다.

고급 양주나 와인 같은 것만 입에 댈 것 같다는 선입견과 달리 소주는 물론 막걸리까지도 잘만 마셔댔다.

그가 반쯤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을 때도 자인은 그저 혀만 약간 꼬일 뿐 아주 생생했던 것이다.

 

“으, 응....”

 

선듯한 느낌에 정신이 들기 시작했다.

목이 바짝바짝 타오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눈을 뜨자 컴컴한 하늘이 먼저 보였다.

그리고 흐릿하게 비치는 불빛, 재열은 몸을 일으켰다.

 

“어?”

 

왠지 딱딱하게 배기는 느낌이 든다 싶더니 벤치에 누워있었던 것이다.

 

“정신이 좀 들어?”

 

그때 뒤쪽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님?”

 

자인이 다가와 옆에 앉더니 그의 머리를 당겨 자신의 허벅지에다 눕혔다.

그리고는 손에 든 걸로 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시원한 느낌과 함께 젖은 손수건이라는 걸 깨달았다.

재열이 다시 몸을 일으키려 하자 그녀가 이마를 누르며 속삭였다.

 

“조금 더 누워있어...”

“어, 어떻게 된 거에요?”

“아휴~ 이 말썽꾸러기~”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엄청 취했으면서도 자신이 쏜다며 박박 우겨 노래방으로 가서는 맥주를 시켰던 게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는 그녀의 설명으로 알 수 있었다.

그대로 놔두면 도저히 혼자서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억지로 데려 나와서는 일단 사무실에서라도 잠깐 재울 생각에 택시를 탔지만, 도중에 토하려고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택시기사에게 부탁해 화장실이 제일 가까운 곳에서 내렸단다.

그런데 웃긴 건 막상 내려서 놀이터의 화장실로 데려가려 하자 갑자기 졸린다며 벤치 위에 드러누웠다는 것이다.

이제 봤더니 이렇게 무릎베개를 해준 채로 꽤 오랫동안 있었던 모양이다.

 

“엑? 그러면...누님은 계속 이러고 있었던 거에요?”

“그러면 내버리고 갈까?”

“그래도....”

“괜찮아..그냥 있어...나도 좋으니까...쪽~”

 

재열이 화들짝 놀라 일어나려 하자 그녀가 다정하게 속삭이더니 얼굴을 숙여 입맞춤을 해왔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입술 사이로 흘러나오는 숨결은 술 냄새가 섞였음에도 너무나 달콤했다.

뒷머리에 닿은 푹신한 허벅지에서 따스한 온기가 전해졌다.

갑자기 추위를 느끼고 깼던 건 아마 이 체온이 잠시 사라진 탓이었을 거다.

입술이 멀어지려는 순간 재열은 손을 뻗어 그녀의 보드라운 뺨을 쓰다듬었다.

 

“누님....”

“재열 씨....”

 

멈칫하더니 다시 다가오는 그녀의 입술, 이번에는 말랑거리는 혀가 들어왔다.

관자놀이 부근으로 뭉클한 젖가슴이 느껴졌다.

재열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뺨에 있던 손을 내려 그걸 거머쥐고 말았다.

그리고는 아차 하는 마음에 화들짝 놀라 떼내려 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그녀가 손목을 잡더니 속삭였다.

 

“내 이 속에도 재열 씨가 자리하고 있는 게 느껴져?”

“누님....”

“아까 그랬었지? 날 위해 예전부터 준비된 공간이 있었다고? 나도 마찬가지야...”

“누님~”

 

몸을 벌떡 일으켜 그녀를 와락 껴안고서 뜨겁게 키스했다.

혀를 강하게 빨아들이면서 젖가슴을 주물럭거렸다.

풍성하고 따스한 살덩이, 어쩌면 바로 이것으로부터 외면을 당한 탓에 그토록 여자의 젖가슴에다 집착했었는지도 몰랐다.

왠지 눈시울이 축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키스가 끝나고도 재열은 그 젖가슴에서 손을 못 뗐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거기다가 얼굴까지 파묻은 채 냄새를 맡았다.

하지만 자인은 그걸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뒷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안고 있었다.

 

“하아~ 걸을 수 있겠어?”

“이젠 움직일만해요...”

“그래..그러면 그만 가야겠지?”

“네....”

 

두 사람은 조용히 일어서 길거리로 나와 다시 택시를 탈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그녀의 집이 가까워질 때쯤에 속삭임이 들렸다.

 

“앞으로는 아까처럼 아무데서나 그러면 안돼, 알았지?”

“누, 누님?”

“잘 들어가...”

 

자인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는 내렸다.

그녀의 눈길이 불룩한 바지앞자락을 스친 것 같았던 건 착각일까?

재열은 서서히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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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사이가 진행되는 건 참으로 묘했다.

어느 한 순간 한걸음 성큼 나가고는 제자리를 답보하는 형태였던 것이다.

물론 전에 키스에서 멈춘 건 재열의 의도였지만, 그날 놀이터에서 마침내 젖가슴까지 정복한 후부터는 유 자인 때문이었다.

택시에서 내리기 직전 속삭였던 대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염려가 없는 상황에서는 먼저 키스를 해오기도 하고 옷안으로 손을 넣어 젖가슴을 직접 만지는 것까지 허용했다.

하지만 아래쪽에서는 허벅지에서 조금만 위쪽으로 손이 올라가면 곧바로 몸을 떼내곤 했다.

약간은 답답한 기분도 들었지만 엄마의 경우에서도 이미 겪었던 일이기에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키스나 젖가슴이야 모성애라는 핑계를 스스로에게 댈 수 있지만 그곳은 전혀 달랐다.

사실 그녀에 대한 재열의 마음이 어느덧 조금씩 진심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 동안 그녀가 보여준 따스하고 진정 어린 애정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엄마로서 인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복수라는 감정보다도 소유하고 싶은 여자라는 기분이 점점 더 커져갔다.

 

“이건....”

“청첩장이에요...”

“청첩장?”

 

그가 내민 봉투를 집으면서 묻는 그녀에게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그 동안 자신의 군입대와 소현의 유학으로 혼인신고만 했다가, 이제 학기가 끝나고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드디어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는 걸 설명했다.

 

“축하해...”

 

억지로 밝게 웃지만 이제는 그녀도 재열 앞에서만큼은 감정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그건 그가 자인에게 그만큼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녀가 재열에게 솔직해지는데 길들여진 이유가 더 클 것이다.

지금 그녀의 가슴에는 파랑이 일고 있었다.

 

“꼭 오실 거죠?”

“그, 그게....”

 

여자로서의 질투심과 자식의 결혼식에 나타날 수 없는 안타까움 중에 어느 게 더 클까?

재열이 전처럼 마음이 혼란할 때였으면 후자를 더 바랬겠지만, 솔직히 지금 그녀에게서 원하는 건 엄마가 아니라 여자였다.

 

“미안해...꼭 가고 싶긴 한데....”

 

그녀는 이것저것 핑계를 갖다 대고는 대신 축하선물로 갈음하겠다며 미안해했다.

당연히 오지 못하리라는 걸 알고서 꺼낸 말이었다.

 

“아이~ 참? 제가 언제 선물 같은 걸 바랬나요?”

“물론 잘 알아...그냥 난 미안해서...”

“하하하~ 정 그러면 그전에 우리랑 식사나 같이 하면서 축하해줘요...어때요?”

“응? 식사?”

“네...이번엔 꼭 우리 와이프를 소개시켜주고 누님한테 결혼축하도 받고 싶었거든요?”

“그래, 그렇게 해...알았어...대신 내가 내는 거야..알았지?”

 

그녀는 의외로 선선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죠...쿡쿡~”

“하여간에...”

“능구렁이?”

“치~”

 

재열은 눈을 흘기는 그녀를 와락 껴안으며 키스와 함께 옷 속으로 손을 넣었다.

지금 자인의 미묘한 심리상태를 이용해 아래쪽으로 손을 뻗으면 모른 척해줄지도 몰랐다.

하지만 조금 더 확실하게 흔들어놓고 싶었다.

당장이야 자식의 결혼식에 참석 못하는 아픔을 위로 받는 자리라는 기분이겠지만, 막상 소현과 마주하게 되면 아마 며느리보다는 연적이라는 느낌이 더 생생할 것이다.

왠지 그녀의 가랑이 쪽에서 농밀한 냄새가 풍겨 나오는 것만 같아 그걸 확인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달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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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숨겨왔던 이야기를 소현에게 모두 털어놓았다.

사실 원래는 그녀를 가진 다음, 버렸던 자식의 자지에 박혀 발정한 기분이 어떠냐고 비웃으며 잔인하게 짓밟을 계획이었다고 말이다.

그러자 소현은 너무나 놀라 말을 맺지 못했었다.

하지만 그간 마음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설명에 그녀는 안도했다.

 

“정말 다행이야...그랬으면 자기도 틀림없이 크게 상처를 받을 테니까...”

“..으, 응...아마...”

“흐응~ 그리고 그분이 이제라도 자기한테 잘해준다니까 너무 감사한걸? 호호호~”

“후후후~ 역시 우리 예쁜이는 너무 착해...사랑해~”

“앙~ 나도~”

 

둘은 다정하게 키스를 하며 서로를 애무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쩌려고?”

“응...당분간은 모두에게 비밀로 해야겠지...”

 

엄마와 아빠는 물론 유 자인과 성 지연....모두에게 비밀로 해야만 했다.

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끝까지 비밀로 가져갈지 아닌지는 유 자인에게 달린 문제였다.

그녀가 재열과의 관계를 엄마처럼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서로간에 화해를 시키는 건 재열이 중간에서 해낼 자신이 있었다.

소현은 그런 설명을 다 듣고 난 다음 고개를 끄덕였다.

 

“웅~ 그러면 내가 자기랑 그분이랑 잘 되게 도우면 되는 거야?”

“그래..부탁해...”

“호호호~ 걱정 마...누구 분부인데?”

“후후후~ 나야 우리 안방마님이 만수무강하시라고 보지에다 열심히 불을 지피는 마당쇠지?”

“깔깔깔~ 어디? 마당쇠 이놈~ 뭐하느냐~ 방바닥이 얼음장 이잖느냐?”

“눼~ 마뉨~~ 장작이 들어갑니다~”

“아흑~~ 장작이 아니라~ 통나무구나~”

 

자지를 불쑥 박아 넣자 소현은 달뜬 신음을 토해내면서도 농담을 던졌다.

그리고는 재열의 엉덩이를 다리로 꽉 조여오며 속삭였다.

 

“아~ 자기야~ 다음에는 꼭 내 아들로 태어나, 알았지?”

“그래...약속할게...사랑해...”

“사랑해~”

 

그 동안 말은 안 했지만 마음 한구석이 항상 허전했던 모양이다.

엄마를 극복할 수 없다는 사실에 말이다.

그런데 또 다른 넘을 수 없는 벽이 등장했음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돕고 나서는 것이다.

재열은 진심으로 그렇게 기원했다.

내세에는 정말 소현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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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한정식 집에 소현과 함께 나타났을 때 유 자인은 잠깐 멍한 표정이더니 재빨리 정신을 수습하고는, 차분하고도 우아한 모습을 되찾아 이런저런 덕담과 더불어 두 사람을 축복해주었다.

확실히 대단한 정신력이었다.

그녀는 충격이 꽤 큰 것 같았다.

아마 재열이 아니었다면 다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극도로 초조한 경우나 가끔 보이는 버릇인 왼손새끼손톱을 엄지손톱으로 긁는 짓을, 후식이 나올 때까지 한번도 쉬지 않는 걸 보니 말이다.

물론 그것과 상관없이 굉장히 화기애애한 시간이었다.

밖으로 나와 세 사람이 한 차로 움직이다, 소현이 전화를 받는 척하고서 갑자기 누구를 만날 일이 생겼다며 도중에 내린 건 미리 약속된 일이었다.

 

“...누님...”

“으, 응? 여긴 어디야?”

 

뒷좌석에 우두커니 앉아 창 밖을 내다보았던 자인은 아마 내내 넋을 놓고 있었던 모양이다.

재열이 강변의 주차장에다 차를 세울 때까지도 몰랐다.

 

“답답해 보여서 일부러 이리 왔어요..시원한 강물을 보면 좀 낫지 않을까 하고...제 마음대로 해서 미안해요...”

“아니야...고마워...좀 답답하긴 했어...그런데...시원한 게 아니라 추운 걸? 호호호~”

 

좋은 날 침울한 모습을 보이는 게 미안했던지 그녀는 농담을 하며 웃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이 재열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그걸 의도했던 게 그였기에 더더군다나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어머? 왜?”

 

그가 운전석에서 내려 뒷자리로 옮기자 그녀가 찔끔했다.

재열은 그녀의 어깨를 껴안으며 속삭였다.

 

“춥다면서요?”

“이러지마...”

 

슬며시 몸을 빼내려 버둥거리는 그녀를 더 꽉 껴안았다.

 

“절 봐요....”

“왜...그래...?”

“어서요...”

 

그녀의 얼굴을 잡아 돌려 시선을 마주쳤다.

 

“그렇게 자신이 없어요? 천하의 유 자인이 왜 이래요?”

“재, 재열 씨?”

“제가 그랬잖아요? 소현이...예쁘다고...정말 사랑스러운 여자라고...”

“...그..래...맞아...너무 예뻤어...눈이 부실만큼...그리고...두 사람 너무 잘 어울려...그러니까...”

 

자인의 눈에 습막이 비치는 게 보였다.

재열은 너무나 놀랐다.

이런 모습은 상상도 못했었다.

순간 그의 가슴 속에서 뭔가 툭 떨어지더니 곧바로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그리고는 아주 거칠게 키스를 퍼붓자 그녀는 바짝 얼어붙어 있었다.

옷 속을 파고들어 젖가슴을 거머쥐고 주물럭거릴 때까지도 멍하니 있더니, 그 손이 빠져 나와 밑에서 허벅지를 더듬다 위로 올라가자 손목을 붙잡아왔다.

하지만 이전과는 확실히 달랐다.

전처럼 단호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하아~ 그, 그만...”

 

처음으로 만져보는 살결이었다.

치마 속으로는 한치도 용납하지 않던 그녀였는데, 지금은 허벅지 깊숙한 곳의 매끄럽고도 부드러운 피부가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고 있었다.

몇 센티미터 떨어진 가장 깊은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열기가 은은히 느껴졌다.

재열의 손목을 붙든 채 응시하는 그녀의 눈동자에선 갈등이 엿보였다.

그녀가 조금 전 무심결에 뱉은 말 속에서 그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났었다.

소현에 대한 연적으로서의 질투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둘로 인한 엄마로서의 죄책감 사이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가 원하는 건 한쪽뿐이었다.

둘 다를 가진 건 엄마 하나면 족했다.

그래서 그 팽팽한 균형에다 돌을 던져버렸다.

 

“아~”

 

목을 껴안았던 다른 손을 풀어 젖가슴을 거머쥐자, 달뜬 신음이 터져나오며 손목을 잡았던 그녀의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재열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그 손을 더 깊이 집어넣었다.

 

“아학~”

 

밀고 들어간 손끝으로 얇은 천과 함께 미끈미끈한 물기와 뜨거운 열기가 전해졌다.

그리고 그 속으로 살점이 지그시 벌어지면서 손가락이 점점 더 깊이 가라앉고 있었다.

정확하게 보지의 한가운데를 찌른 것이었다.

자인은 숨이 막히는 듯한 다급한 신음을 토해내며 다시 손목을 꽉 붙들고는 느슨해졌던 허벅지를 조였다.

 

“제, 제발~ 재열 씨..그만해...아흑~”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비비자 말을 끊고는 파르르 뜬다.

재열은 그녀의 젖가슴을 자극하면서 허벅지 사이에 붙들린 손가락을 움직여 보지입술을 살살 긁었다.

 

“정말로 그만두길 바래요? 저한테만은 언제나 솔직해지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었나요?”

“제발...”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잡힌 성난 젖꼭지를 슬쩍 비틀었다.

 

“이걸 이렇게 딱딱하게 세워놓고는...”

“아앙~”

 

감전이라도 된 듯이 바로 반응을 할만큼이나 온몸의 신경이 민감해져 있다는 건 잔뜩 흥분한 상태라는 거다.

이번에는 잘게 떨고 있는 보지입술을 건드리던 손가락을 움직여 음핵을 툭 찔렀다.

 

“아윽~”

“여긴요? 팬티 밖까지 축축해요...너무 뜨겁고...이래도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어요?”

“하아~ 하아~ 하지만...난...”

“다른 변명이나 핑계는 필요 없어요...한가지에만 솔직해져요...절 원하는 건가요?

아니, 꼭 말로 대답하지 않아도 되요..다리를 열어요...그리고 저한테 키스해요...어서...”

“재, 재열 씨..”

“제가 그랬죠? 누님이 과거에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존재였던 간에 그건 제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사랑해요...”

“아~~!!”

 

작은 탄성과 함께 ‘사랑한다’는 말을 음미라도 하는 양 그녀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사실 그녀에게 그 말을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바로 지금과 같이 결정적일 때야말로 극적인 효과를 가지기 때문이었다.

자인이 감았던 눈을 다시 뜨고는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더니 속삭였다.

 

“사랑해...재열 씨...”

 

부드럽게 겹쳐지는 입술, 그와 동시에 손을 꽉 조이고 있던 그녀의 허벅지가 스르르 열렸다.

자인은 드디어 엄마가 아니라 여자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재열은 젖가슴을 잡았던 손으로 그녀의 목을 껴안으며 말랑거리는 혀를 깊숙이 빨아들였다.

그러면서 자유로워진 아래쪽의 손을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흐응~ 응~”

 

그녀는 오랫동안 사막을 헤매다 오아시스를 발견한 조난자처럼 재열의 타액을 헐떡거리며 받아 삼켰다.

그리고 가랑이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니는 손길을 따라 하체를 흔드는 동작이 점점 더 커져갔다.

가뜩이나 젖어있던 팬티가 이제는 완전히 달라붙어 마치 피부나 마찬가지였다.

벌렁거리며 파르르 떨고 있는 보지입술은 물론, 손끝이 닿을 때마다 뭔가를 간절히 요구하는 양 오물거리면서 안으로 빨아들이려는 구멍까지 눈으로 보는 것처럼 아주 생생했다.

깊게 패인 골을 따라 손가락을 쭉~ 미끄러뜨리자 보지가 쫙 갈라지면서 그녀의 아랫도리가 위쪽을 향해 출렁거린다.

언젠가 언뜻 맡았던 것 같은 냄새가 착각이 아니었나 보았다.

진하고도 농후한, 머리 속을 멍하고 만들고 가슴을 터지게 하는 보지냄새가 좁은 차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흐윽~ 웅~ 웅~”

 

팬티 위쪽을 살짝 들치고서 안으로 밀어 넣었다.

너무나 매끄럽고 뜨거운 살점들이 흐느적거리며 갈라지더니 손가락에 달라붙어왔다.

자인의 비음이 커지면서 아플 정도로 혀를 강하게 빨아왔다.

목을 껴안은 팔 또한 숨이 막힐 만큼 조여왔다.

 

‘이게....내가 나온 곳....’

 

재열은 머리 속에서 커다란 괘종시계가 울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심장은 당장에라도 폭발해버릴 듯이 아주 거칠게 뛰고 있었다.

손끝에 칭칭 감겨오는 이 감미롭고 음란한 보지가 바로 자신이 태어난 곳인 것이다.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물이 줄줄 샌다.

본능에 끌려 홀린 듯이 그 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후웅~ 웅~”

 

자인의 몸부림이 더욱 뜨거워졌다.

물기를 타고 매끄럽게 쑥 들어간 손가락을 갑자기 조여오며 꿈지럭거리는 속살, 그는 자신의 탄생지를 확인이라도 하듯이 손끝으로 하나하나 더듬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그녀를 미치게 하는지 물을 왈칵왈칵 쏟아내며 파르르 떨고 있었다.

재열은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아니, 손가락으로 잔뜩 벌려 그 깊은 속까지 들여다보고 체취를 맡고 싶었다.

그리고 혀를 넣어 그 달콤한 보짓물을 남김없이 빨아먹을 거다.

물론 그 마지막은 자신이 자란 자궁 속에다 분신인 씨앗을 던져 넣는 걸로 끝나는, 아주 뜨겁고도 긴 여정이었다.

그녀의 팬티를 천천히 끌어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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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상담을 가야하기에 급하게 올리기만 하고..오탈자 수정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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