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언제까지나 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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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1,568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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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006  김 중배

 

 

"연장하고 다 잘 챙깃제?"

"~ 퍼뜩 가입시더.."

 

뒷산의 개인소유 임야의 산지기일도 해 주고 있는 아버지가 오늘은 종현에게  지게를 울러매게하고 자신도 지게 하나를 울러매고 산으로 올라가기위해 새벽부터 발걸음을 재촉한다.

 

겨울방학을 한 지도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그 동안은 가을에 잡아서 집앞 텃밭에 물을 넣어 가두어 두었던 미꾸라지를 읍내에 있는 추어탕 식당에 도매값으로 넘겨주고 이제야 조금 시간이 났다.

 

종현이 아버지의 일을 도와드리겠다고하자 괜찮다며 집에서 쉬어라는 것을 억지로 같이 가자고 조른 덕분에 오늘은 소나무의 잔가지치기에 아버지를 따라가게 되었다.

 

종현의 키가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어린애치곤 상당히 커 이젠 아버지와 비슷하다. 비록 아버지에비해 덩치가 조금 왜소해보이긴 하지만 거의 165센치에 가깝다.

 

할머니는 그런 종현을 할아버지하고 영판이라며 나중엔 육척 장신이 될 것 같다며 옷이란 옷은 모두가 큰 것을 사오시는 바람에 종현을 난처하게 했다.

 

거의 대부분의 집에서 한창 자라는 아이의 옷을 품과 길이가 좀 큰 것을 사오는 것이 이 시대의 소비패턴이었지만 할머닌 좀 과하게 큰 옷들을 사온 탓이다.

 

결국 엄마가 단을 넣어서 대충 길이는 조절했지만 여전히 품은 큰, 어른 옷을 입은 꼬맹이 같은 옷차림이 종현을 쑥스럽게 만들곤 한다.

 

그나마 겨울이라서 안에 두꺼운 내복을 입은탓에 종종걸음으로 아버지 뒤를 따르는 종현의 모습은 크게 어색해보이진 않는다.

 

 

"이쪽에서 저~쪽 보이제? 저기까지가 내가 돌봐주고 있는 산의  경계인기라.. 그러이 니는 여기서부터 조금 아래에 붙은 잔가지들, 아까 대나무에 묶은 낫으로 잘라내마 댄데이.."

 

"에이~ 아부지는.. 지가 어데 한 두번 산에 나무하러 다닙니꺼. 걱정 마이소.. 대충 요령은 다 알고 있스끼네 어지간하마 높은 곳 나무들은 아부지가 올라가서 하지마시고 저한테 이야기 하이소.. "

 

"그래 알겠다. 어여 했뿌고 차뿌자.."

 

종현은 아버지와 구역을 나누어 대나무에 매어놓은 낫으로 능숙하게 잔가지를 정리한다. 요령이 있는데다 힘까지 좋은 종현이기에 아버지보다 더 빠르게 나무의 잔가지를 솎아낸다.

 

가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은 부자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하며 웃음을 터떠린다. 참 평화로운 산속의 한 때였다.

 

 

"아부지예.. 너무 많이 올리지 마이소.. 다리도 불편하시면서 그렇게 많이 올리마 잘못하면 다칩니더~"

 

"괘안타~ 이 정도야 매일 짊어지고 가는 건데머~"

 

"그래도.. 제가 내일 한 번 더 올라 와가 가져가마 된다 아임미꺼.."

 

"마 괘안타 카이~ 니나 신경쓰거라. 너무 마이 올리지 말고.."

 

"예 알겠심더.. 그라마 조심하이소."

 

종현이 참여한 덕분에 아버지가 혼자할때보다 훨씬 많은 잔가지를 솎아낸 탓에 소나무 가지가 수북하다. 산지기의 몫인 나무들이다.

 

아버지는 평소보다 더 많은 나무를 지게에 짊어지려하자 종현이 말렸지만 기어이 짊어지고 일어난다.

 

육 이오때 다친 다리가 날이 흐른 날은 쑤씬다고 말씀하시던 아버지라서 종현은 걱정이 되어서 내일 자신이 한번 더 산에 올라서 내려가겠다는 것을 고집을 부리며 지게를 들어올리는 아버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비록 자신은 더 많은 나무를 울러매었더라도 젊으니깐 한 숨만 자고 일어나면 말끔하게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아버지가 무거운 짐을 지고 갔다간 또 아이구야 라며 앓을까 걱정이 되어서다.

 

아버지의 뒤를 따라 하산을 한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이다.

 

"어이쿠야.."

 

앞서가던 아버지가 내리막길에서 균형을 잃고 비탈을 구른다. 종현은 자신의 지게를 집어던져버리곤 얼른 굴러내려 한쪽에 처박힌 아버지에게로 달려간다.

 

종현인 정말 할아버지의 피를 진하게 이은 게 맞는 말인 것 같다. 산비탈의 모퉁이에 처박힌 아버지를 짖누러던 무거운 지게를 두 팔로 가뿐히 들어 올려 버린다.

 

"어데 다친데는 없심니꺼? 여기는 여기는 괘안심니꺼?"

 

아버지가 짊어지고 있던 지게를 얼른 한쪽으로 던져버린 종현은 아버지의 몸 이곳 저곳을 만지며 아버지의 상태를 살핀다. 그런 아들이 대견한지 괜찮다고 말하던 아버지는 일어나려다 다시 주저앉고 만다.

 

".."

"와예? 못 일어나시겠습미꺼?"

 

걱정하는 아들을 달래보려고 억지로 괜찮은 표정을 짓던 아버지였지만 끝내 혼자서 걸음을 옮기진 못한다. 종현은 얼른 아버지를 업고 집으로 내달음을 친다. 힘이 장사긴 장사다.

 

읍내 의원을 찾았지만 대구에서 진단을 하는게 낫겠다며 의사는 신경외과나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가 보라고 한다.

 

부랴부랴 대구로 아버지를 모시고 대구까지 달려온 종현 모자는 예전에 파편으로 다친 신경이 좀 많이 다친 것 같다는 의사의 말에 하늘이 노래진다.

 

결국 아버지를 병원에 입원시켜두고 종현은 먼저 집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엄마에게 맡겨두고 내려갈려니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종현이었지만 걱정하고 계신 할머니에게도 말씀을 드려야겠고, 병원비도 마련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먼저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내려와서 할머니에게 아버지 상태를 말씀드리고 다음날 농협에 그 동안 예금을 해두었던 오십만원을 찾아서 할머니에게 내어드리며 아버지께 다녀오시라고 대구로 올려보냈다.

 

거의 일년동안 한푼도 쓰지않고 모아두었던 미꾸라지 판 돈이 고스란히 사라졌다.

 

일주일간 일반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아버지는 평소 안면이있던  원호청 직원의 도움으로 원호대상자 지정병원에서 조금 더 치료를 받고 보름만에 집으로 돌아오셨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종현은 국민학교와 이웃한 중학교에 입학을 했다.

 

원호대상자였기에 다른 학생들처럼 등록금을 내진 않는다하더라도 입학금이나 교복 책값등은 또 한번 집안에 부담이 되었다.

 

그 동안 종현이 돌봐서 많이 불은 염소들이 가장 먼저 팔려나갔다. 자식같은 염소를 팔려고하니깐 눈물이 다 나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어째 어째 종현은 중학교를 다녔고, 봄이 되자 종현은 다시 미꾸라지를 잡으러 마을 아이들을 동원해서 온 도랑을 다 훑고 다녔다. 종현에게는 다른 아이들처럼 놀러다니는 것은 사치였다.

 

 

"어서 온나~ 요즘 아버지가 다치셨다면서? 니가 고생이 많겠다."

 

종현이 미꾸라지를 들고 지서(촌의 파출소)안으로 들어서자 지서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음료수를 내어주며 앉으라고 하며 지서장이 찾는다고 하기에 조금 기다리자 면내 지서장으로 근무를 하는 경사분이 들어서면서 종현을 반긴다.

 

". 지서장님이 마이 도와주셔가 덕분에 학교 잘 다니고 있심더.."

"그렇잖아도 내, 니한테 좀 물어볼끼 있어가 보자꼬 캤다."

 

"? 제가 뭘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예"

"하하하.. 쫄지말고.. 순사가 어디 사람 잡아묵는 사람이가?"

 

종현이 지서장이 뭘 물어본다고하자 바짝 쫄자 지서장이 너털웃음을 짓는다. 일반인에게 지서장은 염라대왕으로도 비춰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아는 양반이라서 종현을 안심시킨다.

 

비록 종현이 지서안까지 미꾸라지를 팔러다니는 간 큰 아이이긴 하지만 그래도 물건 팔때야 순사도 봉이고 교사도 봉이지만 뭘 묻는다는 것은 잘못하면 빨갱이로 엮일까봐 겁이나긴 하다.

 

"이번에 역전에 마누라가 식당을 하나 냈다 아이가.. 그래서 카는데 니, 미꾸라지하고 메기같은 것 좀 대 줄 수 있나?"

 

"? 원래 식당에서는 양식 미꾸라지 쓰는 걸로 아는데예? 단가가 제가 잡아오는 미꾸라지 쓰면 잘 맞지를 않을낀데?"

 

"그래.. 그거는 잘 안다. 그란데, 니도 알다시피 읍내에 추어탕 취급하는 식당이 몇개나 된다 아이가.. 그 식당하고 경쟁할라카마 추어탕이 시원하면서도 얼큰해야된다는 것도 알제?"

 

". 그거야 그렇지만.. 양식하고 큰 차이 있겠심니꺼?"

 

"니는 물 좋은 곳에서만 살아놓이끼네 양식하고 좋은 물에서 자란 미꾸라지하고 추어탕 끓이노마 어떤지 잘 모릴끼다만 양식은 텁텁하거든? 그래서 입맛 좀 까다로운 사람은 싫어한다 아이가.."

 

"그래예? 전 제가 잡아놓은 물고기를 텃밭에 가눠놓고 양식 비슷하게 키워서 끓이도 잘 모르겠던데?  ~ 흙하고 물하고가 틀리네.."

 

그 순간 번쩍하는 깨닳음이 있었다. 자신도 작년에 텃밭에 물을 가두어 좀 키웠다가 가져다 판 경험이 있던 종현은 소장과 말을 하면서 뭐가 문제인지 깨달았다.

 

"뭔데?"

".. 아무 거도 아입니더.. 그라마 일년 사시사철 추어탕만 파는 깁니꺼?"

 

"겨울에는 추어탕도 팔지만 소피국도 같이 팔라꼬.. ? 뭐 문제될끼 있나?"

"아입니더. 그란데 가격은 그렇게 많이는 못 깍아줍니더~"

 

"하하하.. 누가 돈 벌레꼬맹이 아니라까봐 벌써부터 흥정이가..하하하.."

"마실 아들 관리하면서 미꾸라지 잡고 품질관리 하는 것도 얼메나 어려운건데예..히히히.."

 

 

지서장과는 이야기가 잘 끝났고, 고정적인 거래처가 생기게 되었다. 결국 종현은 자전거를 하나 사서 읍내까지 미꾸라지와 메기, 붕어를 적당 비율로 가져다 대어 주기 시작했다.

 

더불어 집이나 이웃에서 키우는 산초나 토란줄기, , 애호박과 싱싱한 겉절이 용 채소까지 도맡아 대어주면서 종현의 손에 떨어지는 돈이 솔솔했다.

 

종현은 지서장의 아내가하는 식당에 잡은 물고기를 대어주면서 눈코뜰새없이 바빠졌기에 미처 아버지의 심정을 잘 살필 겨를이 없었다.

 

한동안 물리치료도하고 혼자서도 재활 연습을 꾸준히하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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