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가족이 필요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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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0,954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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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하연의 지난 한달은 사건의 연속이었다. 입학식장에 하연이 들어서는 순간부터 일대 사건이었다. OT에 나오지 않아서 소문이 전혀 돌지 않았던 하연이 등장하자 입학식장의 모든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하연과 같은 과의 남자들은 마음속으로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김태희의 뒤를 잇는 서울대의 얼굴이 될 것이 분명했다.

 

남자들의 관심은 온통 하연에게로 쏠렸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남자친구의 존재 여부였다. 학교 내 모든 남자들의 열망은 무척 쉽게 이루어졌다. 입학 환영회 자리에서 만난 지도교수가 하연의 얼굴을 보더니 옆에 앉혀서 이런저런 것을 물어봤는데 그 중 하나가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없다는 하연의 말에 수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신에게 감사를 표했다. 종교가 없어도 아무신에게나 감사를 표했다.

 

다음 남자들의 관심은 하연의 집이었다. 모든 남자들은 하연이 자취이거나 하다못해 기숙사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모집에서 통학한다는 하연의 말에 남자들은 조금 실망했지만 아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연이 이모집에서 통학한다는 이야기가 학교의 전 남학우에게 퍼지는 데에는 일주일이 걸렸다. 남자친구가 없다는 사실은 3일이면 충분했다. 입학 일주일만에 하연은 학교 내의 최고 인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연이 신청한 교양강의는 재신청기간에 빈자리가 한번도 나지 않았다. 남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거래까지 일어났다. 물론 팔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입학 후 3주가 되어가자 모두의 관심사는 하연의 동아리로 쏠렸다. 하연은 어떤 동아리에 들것인가! 이것은 그들에게 대통령 선거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하연도 어떤 동아리를 들 것인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하연이 동아리를 고민하고 있다는 엄마 아영과의 대화를 엿들은 창식이 선언해버린 것이다. 동아리 금지!!

 

하연과 친해진 여학우들을 통해 새어나온 이 정보는 동아리관을 일순간 침묵에 빠트릴 정도로 파급효과가 큰 것이었다.

 

하연의 다양한 정보들은 금새 학교 안에 돌았다.

 

고향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기인

얼굴에 조금도 손을 안댄 자연미인

가슴은 모르긴 몰라도 B컵 이상이다

아니다 저 정도면 C컵이다.

저 아름다운 가슴에 컵이 중요하냐? 월드컵이다.

통금시간은 무려 10

술은 마시지만 절대 과음은 하지 않는다

주량은 알 수 없음, 천천히 먹다가 9시 반에 집으로 출발하기 때문

친한 여자친구4명과 함께 5명이서 함께 행동함

친한 남자친구 확인된 바 없음

시간이 지나자 고급정보들도 속속 돌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고향에서 요식업

식당은 인터넷에도 자주 올라오는 맛집으로 유명함

아버지가 조폭처럼 무섭게 생기셨는데 딸바보

어머니가 동네 최고미인, 하연이보다 예쁘다더라

1:1로 밥 사주는 건 불가

친구 5명 함께 사주는 건 조건부로 가능

과모임에는 꼬박꼬박 참석 이외 개인적인 술자리는 모두 불참

 

그 사이에 창식은 분점 자리 물색을 위해 서울에 올라오는 김에 하연의 친구들을 만나 맛있는 밥에 선물공세까지 해가며 4명을 자신의 수하로 만들어버리고 전화번호까지 교환하고 유유히 집으로 내려갔다.

 

하연과 한번 친하게 지내보려던 수많은 선배와 동기 남자들이 아버지의 당부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차례차례 침몰되는 동안 하연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져갔다. 물론 당사자인 하연만은 결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만...

 

 

 

 

수영의 학교생활은 말 그대로 조용했다. 한달간 수영의 주위에서는 특별한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명문 고등학교로 진학한 탓인지 처음 한달간은 특별히 눈에 띄게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도 없었고, 말썽을 피우는 아이도 없었다.

 

수영은 중학교때부터 친하던 친구 한명과 같은 반이 되어 다른 친구들도 사귀며 고등학교생활에 천천히 적응하고 있었다. 한가지 변한게 있다면 성적이었다.

 

수영은 중학교때 잠깐 과외를 했었지만, 성적이 크게 나쁘지 않았기에 부모님께 부탁해 과외를 한동안 하지 않는 상태였다. 하지만 중3 기말고사 이후에 마음을 놓고 지나치게 공부를 소홀히 한 탓인지 고등학교 진단고사에서 반에서 10등정도의 성적을 받고 말았다.

 

수영의 부모는 잠깐 성적이 떨어진 걸로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아서 하연에게 과외를 부탁하기로 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고 서울생활이 익숙해지는 4월부터 시작해달라고 했다.

 

하연의 입장에서도 부모님께 미안한 마음에 간단한 용돈벌이로 과외를 할 생각이었지만 아빠의 반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창식도 수영의 과외를 한다는 말에는 흔쾌히 허락해 주었다.

 

수영은 과외라면 절대로 하기 싫었지만, 떨어진 성적 탓도 있는데다 그 선생님이 하연누나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기에 별 고민 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한달간 하연의 일상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만 해도 밤에 별다른 꿈을 꾸지 않고 잘 잤었다. 가끔 꾸는 꿈은 어릴 적에 아빠와 놀러갔던 꿈이라던가,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던 여행지를 찾아가는 꿈. 혹은 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선생님께 혼나는 꿈등 소소한 꿈이었다. 그나마 자주꾸는 꿈이라면 수업시간에 공부를 하는 꿈이었다. 대게는 그날의 수업에 있었던 일을 꿈으로 다시 꾸는 편이었는데, 어디가서 이런 꿈을 꾸었다고 하면 -누가 범생이 아니랄까봐.- 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서울에 온 이후로 일주일에 한번은 그 지하철에서 수영에게 당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꿈을 꾸는 날에는 언제나 새벽 세시쯤에 땀에 흠뻑 젖은 채로 꿈에서 깬다. 그러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 몸이 민감해져 그날은 더 이상 잠을 잘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엉덩이에 닿는 수영의 페니스를 떠올리며 자위를 해 절정을 느끼고 나면 남은 시간을 푹 잘 수 있었다.

 

그래서 하연은 내키지 않으면서도 일주일에 한번은 자위란 걸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물론 하지 않고 그대로 아침을 기다려도 되겠지만, 민감한 몸으로 몇시간이나 밤을 지새우는건 그것대로 힘들었다. 사실 기분도 좋았기 때문에 언젠가부터는 그 꿈을 기다리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 가볍게 가슴을 주무르다 아쉬운 마음으로 잠든 적도 있었다.

 

 

 

지난 한달간 수영의 일상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평소 수영은 성실함의 표본이었다. 집에서도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수업시간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었다. 늘 한발 양보하고 들어가는 수영의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과 충돌할 일은 거의 없었다.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집에 혼자 있을 때는 혼자 공부를 하거나 다른 취미생활을 했다. 성실한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고 그런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살아온 것이 어디 가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해야 할 공부는 하고, 남은 시간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게임을 했다. 티비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지만, 몇몇 예능프로그램은 챙겨서 보는 편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늘 집은 비어있었다. 그것은 그대로였다. 그러나 늘 식탁에 차려져있던 가정부아줌마의 밥이 없어졌다. 대신에 수영이 학교에서 돌아오고 몇시간 뒤에 하연역시 집으로 들어왔다. 저녁은 하연이 차려주는 밥을 먹게 되었다. 하연이 가끔 늦는 날이면 수영이 직접 반찬을 꺼내 챙겨먹거나 라면을 끓여먹었다.

 

또 식사를 마치면 자신의 방에 들어가 공부를 하던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무엇을 하던 하연의 옆에서 하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자 집 안에서 하연의 옷차림이 조금씩 가벼워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얇아지는 하연의 옷 사이로 몸매는 더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연은 수영을 생각해서 과제를 할 때도 수영이 티비를 보는 옆에서 하려고 했다. 수영은 티비를 보며 그런 하연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이 일이었다. 가끔은 하연이 수영에게 공부하라며 방으로 떠밀기도 했다.

 

수영은 하연이 자러 간 뒤 혼자 방에 남으면 항상 자위를 했다. 하연이 온 뒤로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자위를 해 오고 있었다. 하연은 집 안에서 늘 몸에 달라붙는 상의를 고수했기 때문에 그런 하연의 탱탱한 가슴을 매일 보는 수영은 늘 자지를 진정시키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집에서만은 수영은 평소 입던 사각팬티에서 삼각팬티로 팬티를 바꾸기까지 했다. 사각팬티보다는 발기한 녀석을 막기 용이했던 것이다.

 

 

 

또 한가지 바뀐 것은 오후에 와서 청소를 하고 저녁을 차려놓고 가시던 가정부 아주머니가 이제 오전에 와서 청소와 빨래만 하고 가신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하연이 이모에게 부탁한 일이었다. 수영이 가족의 사랑을 받지 못해 외로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연은 수영을 위해 자신이 가족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그 첫 번째가 가족이 차려주는 맛있는 밥을 먹게 해 주는 것이었다.

 

3월초에 티비를 보며 수영과 나눈 대화중에 엄마가 해준 밥을 먹어본 게 언제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수영의 말에 가슴이 아파 먹먹해졌던 그녀이다.

 

그리고 항상 수영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제 아침에 늦잠을 자는 수영을 깨우는 역할도 하연이 맡았다. 지금까지는 알람소리를 듣지 못한 수영이 계속 자게 되면 무조건 지각이었다. 그래서 주은은 지금까지 수영의 등교시간을 잘 지키게 해달라는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매년 받았지만, 회사일이 바빠 신경 써 줄 수가 없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연이 수영과 함께 생활하게 되자 수영의 얼굴에 웃음이 부쩍 늘어났다. 주은과 태수도 그런 수영을 보면서 신기해하며 하연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을 할 정도였다. 달라지는 수영의 모습을 보며 가장 뿌듯한 사람은 다름 아닌 하연이었다.

 

지금까지 수영이 얼마나 외로웠을지를 생각하면 이모내외가 미워지는 하연이었지만, 그들이 일에 쏟는 열정을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었다. 일선에서 물러난 지금까지도 일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은 이모내외를 하연은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모로서는 그렇지 못했지만...

 

 

 

반면 태수와 주은내외의 외출은 정도가 더 심해졌다. 그나마 수영의 신경을 쓰며 이루어지던 외출의 빈도가, 하연이 수영을 맡아준 이후로 훨씬 늘어났다. 이제 평일 저녁 집에 없는 것은 물론 주말에 12일 혹은 23일로 여행을 떠나기가 일쑤였다. 3월 한달간 1주를 제외하고 주말에는 하연과 수영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물론 하연과 수영의 외출도 많아졌다. 늘 집에만 있기엔 두 사람 모두 너무 어렸으니까. 첫 외출 때 짧은치마를 입은 모습을 뒤늦게 본 창식에게 크게 혼이 난 하연은 그 뒤로는 주로 바지를 입고 외출했다. 또한 창식의 당부대로 늘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요금이 3만원이나 나온 적도 몇 번 있었지만 그때마다 창식이 잘했다며 앞으로 계속 그렇게 하라는 문자를 보내왔으니...

 

물론 하연의 외출이 쉬워진 것은 아니었다. 하연과 수영이 당연한 듯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어도 달려드는 벌레들은 여전했고, 이제 하연도 외출때마다 달려드는 그들에게 지친 표정이었다. 고향에서는 안그랬는데 이상하게 서울에 오고 난 뒤로 외출하기가 힘들었다.

 

이제 외출을 하자고 하면 하연과 수영은 동시에 손을 내저을 정도가 되었다. 어디서 밥을 먹든, 커피를 마시든, 남자들은 한번도 하연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거친 말로 하연을 압박해 오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수영이 없었으면 위험했을 일을 몇 번 겪고 난 하연은 창식의 충고대로 밤에는 절대 거리로 나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수영은 하연에게 참 든든한 존재였다. 낯선 남자 앞에서는 아무 말 못하는 자기와는 달리 수영은 똑 부러지게 말을 받아주었고, 욕을 하거나 성희롱을 하는 남자를 만나면 즉시 전화기를 들고 경찰서에 신고하기까지 해 주었다. 그러면 남자들은 이내 도망가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서 수영과 하연이 과외를 시작하기로 한 날이 왔다. 당연하지만 그날도 부모님은 집에 계시지 않았다. 수영의 학습 습관도 생각해서 매일은 아니고 일주일에 3번 정도는 수업을 하고, 나머지는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정도로 계획을 잡았다.

 

수영은 고등학교 공부를 미리 안해서 잠깐 성적이 떨어졌지만, 중학교때부터 성적이 좋았고 특별히 못하는 과목이 없었기 때문에 국영수 수업을 하면서, 다른 과목에서 수영이 모르는 것은 물어보는 방식으로 수업을 하기로 했다.

 

이제 하연은 수영의 유모이자 가정교사가 되어버렸다. 물론 수영의 부모님이 창식에게는 몰래 어지간한 월급에 가까운 큰돈을 주기로 했기 때문에 하연은 아무 불만이 없었다. 돈을 주지 않으셨더라도 하연이 먼저 나서서 해주기로 할 일이기도 했던 것이다.

 

하연은 수영과 더 오래 같이 있게 되면서 수영의 버릇 몇가지를 더 알게 되었다. 거실에서 티비를 볼 때는 괜찮은데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할 때마다 수영은 다리를 심하게 떨었다. 또 거의 하지는 않지만 아주 가끔씩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었다. 하연은 그때마다 지적하며 고치려고 했지만,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 버릇들이었다.

 

 

 

그 후 교양으로 선택한 심리학 수업시간에 하연은 수영이 보이는 증상들이 애정결핍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손톱을 물어뜯는다거나, 다리를 떠는 가벼운 증상들뿐만이 아니었다.

 

스킨쉽을 좋아하고, 혼자 있을 때는 우울해하지만 사람과 같이 있으면 말이 많아지며 활발해지는, 그래서 혼자 있기를 싫어하는 모습 등 여러 증상이 수영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같았다.

 

이러한 증상이 심하게 보일 경우 정기적인 심리상담을 통해 치료해야 하지만, 경미한 경우 부족한 애정을 충족시켜 주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하연이 볼 때 수영의 증상이 심각한지 경미한지 알 수는 없었지만, 차마 수영의 부모에게 애정결핍 때문에 상담을 받아보자고 말 할 수는 없었기에 결국 하연은 자신이 더 노력해서 애정결핍을 채워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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