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벨제뷔트의 신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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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9,577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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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 스튜어트란 가죽을 뒤집어쓴 벨제뷔트는 탁자를 부수고 책장을 밀어 넘겼다.

“ 으하아아!! ”

닥치는 부수고 또 부수고 한참을 그렇게 분노했지만 누구도 그를 감히 달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우두커니 선 레치스는 주인이 눈길을 한번씩 줄때마다 덩치에 안맞게 움찔거린다. 헤르미나 포획은 실패했다. 기껏 군단을 풀어 메피스토의 이목을 끌었건만 정작 포획대상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메피스토는 갈갈히 분노하며 얼마안가 이곳을 발견할 것이다.

“ 로치로드는 아직도 싸우는가? ”
“ 이미 빠져나와 이곳으로 오고 있습니다. ”

메피스토는 헴젤 장군의 저택을 벨제뷔트 군단의 아지트로 보고 총공격을 시도할 것이다. 그때까지 아르젠이 만든 생물 병기들이 잔뜩 번식하여 무리를 이루겠지만 메피스토를 상대로 얼마나 버틸까. 시간문제다.

“ 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지? 뭐가 문제인거냐. 아르젠인가.. 아니면.. ”

그 년이다. 어떤 힘도 통하지 않던 불가사의한 존재. 육체가 기억하는 바로는 마리엘 슈나우더라고 했다. 때마침 문이 열리고 아르젠과 로치로드가 들어왔다. 상처투성이의 로치로드는 레치스의 부축을 받아 자리를 깔고 앉았으나 성난 주인은 그런 부하의 안위따위 본체만체 신경도 안쓰고 아르젠을 노려본다.

“ 아르젠 이 모든게 네 놈이 일을 느긋하게 만들어서다! ”
“ 그렇게 상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 무슨 말이냐. ”
“ 당신께서 싫어하시는 마리엘 슈나우더.. ”
“ 그년을 이곳에 데려왔는가?! ”

레치스의 성난 가시 촉수가 아르젠의 목덜미 앞까지 당도했다. 벨제뷔트는 냅다 아르젠의 멱살을 잡아 당겼다.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살기를 정면으로 맞닥들이자 제 아무리 능구렁이같은 아르젠도 표정 관리가 힘들다.

“ 자.. 잠깐만요. 이건 기회입니다. ”
“ 만일 내 성에 안차면 넌 이대로 죽는다. ”
“ 헤르미나 황녀는 마리엘과 끈끈한 인연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바로 윌리엄 스튜어트지요. 그녀는 분명 이곳에 마리엘과 함께 윌리엄을 만나러 갈겁니다. ”
“ 확실히 남벌의 대군이 다시 돌아가 수도를 치면 메피스토도 난감하겠지. ”
“ 그 전에 잡히겠죠. 안심하십시오. 메피스토는 마리엘 슈나우더란 존재를 모릅니다. 때문에 바로 남쪽으로 향할거라 예상하고 길목마다 병력을 풀고 함정을 마련했을겁니다. 기회는 단 한번. 이곳에 그녀들이 오면 낚아채야죠. ”
“ 과연... 그럴듯 하군. ”

멱살을 풀자 레치스의 가시 촉수도 거둬졌다. 천년은 감수한 아르젠은 아직도 목이 붙어있나 어루만지면서 말했다.

“ 일단 그녀는 지하에 가두겠습니다. 벨제뷔트님이 보시기에 쓸데없는 짓이겠지만 미끼라도 써야죠. ”
“ 마음대로 해라. ”

벨제뷔트는 떠올리기도 싫다며 몸을 획 돌려 손사래치자 아르젠은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아주 미세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공작가의 저택은 헴젤의 저택만큼이나 처참하게 변했다. 곳곳에 벌래들이 지나가고 그들이 인간에게서 뜯은 살점들이 하나씩 벽과 바닥에 붙으면서 기이한 공간. 다시 말해 벨제뷔트가 머무는 지옥의 보금자리와 똑같지는 않아도 비슷하게나마 변하고 있었다. 아르젠은 살덩이로 뒤덮은 계단을 내려가 통로 안쪽을 걸었다. 봐도 봐도 마음에 안드는 곳이지만 없는 정이라도 억지로 붙여야한다. 어차피 지옥에 가면 실컷 보겠지.

“ 강해졌군.. ”
“ 당신도 저를 해치지 못할거라고 생각하니까요. ”

마리엘은 적응력이 빨랐다. 그녀는 공포에 짖눌리기 보다 맞서는 쪽을 택했고 아르젠을 계속 지긋이 노려본다.

“ 그러다 나한테 반하면 어쩌려고. ”
“ 재미있는 농담이군요. ”
“ 나같이 잘생긴 남자.. 남편을 제외하면 두번째가 되려나? 후후. 말이 없는거 보니 그렇구먼. 기쁜걸. ”
“ 윌리엄은 반드시 저를 구하러 올거에요. ”
“ 그런 믿음도 좋지. 한낱 헛된 희망이라도 그것이 못이뤄지리란 법은 없으니까. ”

아르젠은 돌침대 위에 반듯이 누워있는 그녀를 살폈다. 펠리시아도 인간 기준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미녀지만 마리엘은 펠리시아마저 비교가 실례일 정도로 대단했다. 환상적인 바디 라인을 훑어보고 있으니 아랫도리가 빳빳한게 어서 박아라고 외치고 있다. 인큐버스마저 성욕의 노예로 만들 위력이라니.

“ 옷은 어때? ”
“ 기분 나빠.. 하으으으응! ”

촉수 슈트는 노골적으로 접점 부위만을 돌기로 감싸는 형태를 이뤘다. 찌르르 울리는 돌기 사이로 고문당하는 유두는 아까부터 딱딱하게 굳어있다.

“ 미안하지만 계속 입어줘. ”
“ 왜 악마들은 저를 미워하죠? ‘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핵심이다. 그녀가 빤히 쳐다보고 묻자 아르젠은 턱을 긁어가며 골똘히 생각했다.

“ 글쎄, 인간이 아니라서? 농담이 아니라 마리엘 슈나우더 당신은 인간이 아니야. 아니 인간은 맞아. 그대의 신체 상태를 스캔으로 찍어봤는데 내장기관이나 골격 등 모두 정상적인 배치를 이루고 DNA 구조또한 일치해. 다시 말하자면 육체는 문제 없고 정신쪽인거 같아. ”
“ 정신이요? ”
“ 영혼 말이야. 영혼. 아주 가끔 있거든. 흔히 말하면 복권에 당첨되었다고 할까? 대게 천사들이 먼저 발견하고 거둬가지만 악마가 발견하면 죽자사자 달려들어서 죽이거나 타락시키려 들지. 뭐, 이것도 추측일 뿐이고.. 아가씨에 대해선 좀 더 조사를 해봐야돼. ”

마리엘은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끔찍한 살덩이들이 가득하여 온통 뭔가 썩은 내가 진동했지만 어렴풋이 예전 공작가의 지하 창고란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이곳에 들어오기전 얼핏 본 하녀장 마그리를 떠올리며 묻는다.

“ 마그리라면 하녀장 말인가? 좋은 여자야. 농익은 몸매가 죽여주더라구. ”
“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거죠? 왜 저를 보고도 지나친.. ”
“ 곧 알게될거야. 이곳 아래로 몇 층 더 있거든. 거기서 열심히 허리를 부숴져라 흔들고 있지. 아아~ ”
“ 설마... 이상한 짓이라도 했나요? ”
“ 이상하다.. 인간의 기준으로는 그리 판단되겠지. 자~ 일단 주사 한방 놓자구. ”

투명한 약물이 담긴 주사 바늘이 그녀의 팔을 쑤셨지만 들어가지 않는다. 아무리 힘을 줘도 꼼짝도 안하더니 톡 부러지자 아르젠은 이마를 부여잡고 웃음을 터트렸다.

“ 크큭, 괜찮아. 경구로 투입해도 되니까. 약효는 좀 늦겠지만.. ”
“ 무슨?! ”
“ 안심해, 발정난 몸을 다시 본래대로 돌리는 약이니까. 본래 공작한테 가루 형태로 줄려고 했는데 뭐, 상황이 이렇게 되었지. ”

흥분을 멈추는 약이라는 말에 마리엘은 순순히 입을 벌려 약을 받았다.

“ 여기와서 말하겠지만 발정난 몸을 고쳐주더라도 쾌락을 느끼는 신경은 그대로야. 정확히 말하자면 네 의지에 관계없이 약효가 발동되는걸 막아주는 역할이랄까. ”
“ 혹시 최음제도 당신이 만들었나요? ”
“ 그래, 내 정액이랑 마누라 애액을 믹싱한거지. 인큐버스와 서큐버스의 체액 혼합물이라 어떤 생물이라도 마시면 발정하는게 당연하잖아. ”

탁자 위로 촤르르르 펼쳐진 장비들. 대게 수술에 쓰이는 흉기들이지만 주사 바늘도 부러지는 몸인데 필요가 있나 싶다. 아르젠은 잔혹한 미소를 그렸다. 그가 발을 툭툭 치자 바닥에서 살점이 갈라지면서 커다란 원통형 관이 올라왔다.

“ 아이언 메이든.. 철의 처녀라고 불리는 물건이지. ”

뚜껑이 열리고 안쪽의 뾰족한 금속 가시들이 가득하자 마리엘은 경악했다. 아르젠의 손가락 신호에 맞춰 촉수 슈트가 걷어져 그녀의 가슴 위로 목걸이 형태가 되어 걸쳐졌다. 속박이 풀린 그녀를 일으켜 냅다 아이언 메이든에 쳐넣고 문을 닫은 그는 옆에 마련된 손잡이를 돌려 가시들의 압착을 일으켰다. 조금 돌렸을까. 더 이상 손잡이가 움직이지 않자 다시 풀어서 뚜껑을 연 아르젠은 피식 웃어버린다. 양 눈가에 눈물이 약간씩 맺혀진 그녀는 정말로 무서웠는지 몰라도 이내 화가 난 얼굴로 그를 노려본다. 단단한 금속 가시들은 하나같이 휘어쥐고 부러져 있다는 사실에 연구 결과의 한줄을 추가한 그는 이번엔 뜨거운 기름 가마솥을 준비했다.

“ 이런 식으로 날 고문하는군요. ”
“ 장담하는데 당신은 안죽어. 날 믿어. 거봐. 너도 이제 안죽을거라고 믿고 있잖아. ”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지독시리 끓던 기름은 그녀가 풍덩 빠지자 차갑게 식었다. 덤으로 미끌한 기름들이 단 한방울도 그녀에게 묻지 않고 털어지자 흥미진진한 아르젠은 지체없이 연구 성과를 추가하고 다음 고문에 들어갔다. 사지를 묶고 찢어질때까지 잡아당기거나 끓는 자갈 위로 걷게 하거나 시뻘겋게 달궈진 몽둥이를 음부 속에 넣는등 인간이 생각하는 온갖 끔찍한 고문이란 다 했지만 하나같이 아무런 위해를 가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그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 역시 넌 누군가에 의해 인과율이 조정되었어. 아까 내가 준 최음제 치료제? 그거 거짓말이야. 사실은 피를 돌덩어리처럼 굳게 만드는 악랄한 독약이지. 지금 시간이.. 딱 약효가 발동될 시간인데 헛 참.. 이상하네. 왜 최음제는 먹히면서 독약은 안되냐. 봐라, 너도 부조리하다고 느끼잖아. 그렇다면 본인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거로군. ”
“ 저는 어떻게 되나요? ”

정말 적응력 하나는 기똥차게 빠른 아가씨라니까. 이젠 여유롭게 한숨부터 쉬는 모습에 아르젠은 쇼파에 기대어 자료를 훑었다.

“ 아마도 반나절 이내에 헤르미나 황녀와 세레스 경이 이곳으로 올거야.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지. ”
“ 예?! 안돼요! ”
“ 나에게 소리쳐도.. 메피스토라는 악마가 그들을 쫓고있어. 다시 말하자면 우리쪽이랑 저쪽이랑 누구의 손에 먼저 들어갸는 시간문제지. ”
“ 부탁이에요. 그들을 구해주세요. 저라도 저라도 무슨 짓이든 할게요. 예? 당신의 물건을 빨아달라고 하면 해드릴게요. 부탁이에요. 그 둘만이라도 윌리엄 곁으로.. ”

그녀가 스스로 상스러운 발언까지 하며 다급하게 나오자 아르젠은 일순간 그녀를 품에 안을 뻔 했다.

“ 눈물나는 희생정신이로군. 난 악마야. 너의 행위에 경의를 표하겠지만 나역시 목숨이 달린 상황이라 어쩔 수 없어. ”
“ 그.. 그런... 안돼.. ”
“ 절망적이지만 내가 말했지? 희망을 품고 살면 좋은 일이 생길거라고. ”
“ 무슨 의미죠? ”
“ 일단은 네 목숨부터 챙겨. 그들의 운명은 끝난거라고 생각해두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라고. 알겠어? ”
“ 어떻게.. 그런... ”

문이 열리는 소리에 아르젠은 흠칫 놀라 일어났다. 육중한 덩치의 레치스가 찾아온 것이다. 그는 마리엘을 보자마자 침을 흘린다.

“ 우오오 굉장한 여자로다. ”
“ 그녀에게 손대지 마십시오. 그렇게 보여도 악마들에겐 독이 될지도 모르는 존재입니다. ”
“ 어찌되든 좋아. 저 년을 품에 안고 싶어 미치겠더라구. ”
“ 큰일날 소릴.. 레치스. 저도 무서워서 못건드린 여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요. ”

아르젠도 못건드린 여자란 말에 레치스는 기분좋은 음산한 웃음소릴 냈다.

“ 크크 네 놈도 못건드릴 여자를 내가 취한다면 그것 역시 좋지. ”
“ ..... 난 경고했습니다. 결과는 당신 혼자 받아들이세요. ”

검은 갑옷의 괴물이 성큼 다가오자 마리엘은 서둘러 아르젠에게 다가가려 움직였으나 그것도 잠시. 촉수 슈트가 발동해 그녀의 몸을 휘감으면서 온 몸이 자극당하자 바닥에 힘없이 엎어졌다.

“ 다.. 당신.. ”
“ 레치스가 하는대로 받아들이세요. 그래봤자 댁의 몸에 흠집하나 날까 싶지만요. ”

그 말을 끝으로 아르젠이 지하실에서 나가자 레치스는 쓰러진 마리엘 위로 올라섰다.

“ 큭! ”
“ 너같이 이쁜 인간 여자는 처음이다. 내 아내로 삼고 싶군. ”
“ 누가 당신 따위에게?! ”
“ 흥, 내가 두렵지 않은가? 흐흐. 곧 기분이 좋아질거다. 다른 인간여자들이 그랬던 것 처럼.. 케케케. ”

로치로드와 달리 어느정도 본모습을 간직한 레치스는 누가봐도 끔찍한 괴물이었다. 인간의 형상을 본 딴 얼굴 형태 속에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난 입 안으로 굵직한 촉수가 나온다. 마리엘은 악취를 뿜는 체액을 뚝뚝 떨어뜨리는 촉수를 피하려 얼굴을 돌렸지만 뱀 몸통 마냥 자유자재로 허공을 움직이던 촉수는 어떻게든 마리엘의 입술에 닿아 콕콕 찔러댔다.

“ 크큭.. 좋다. 그럼 이건 어떠냐. ”

마리엘은 눈을 크게 뜨고 경악했다. 그의 배 쪽으로 껍질이 벗겨지고 무수한 섬모들이 이루워진 살덩이가 그대로 내려 주저앉아 압착하자 마리엘은 특히 젖꼭지와 음부를 자극하는 쾌감과 무거운 살덩이가 지닌 무게의 고통이 섞인 묘한 비명을 질렀고 촉수는 그 틈을 노려 비집고 들어왔다. 레치스는 지체없이 체액을 뱉었다. 벌래의 정이 가득담긴 인간의 정액이랑 일맥상통한 녹색 빛의 체액은 인간 여자를 간단히 굴복시키기 위한 발정 성분도 가득 담겨있었다.

“ 으으읍! 읍! ”

한참을 뱉어낸 레치스는 굳게 깨물던 느낌도 사라지고 혀가 부드럽게 휘감는게 느껴지자 촉수를 빼냈다.

“ 하아아.. 하아.. ”

지독한 악취가 코끝을 자극하지만 이상하게 몸이 달아올라 더 맛보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쳤다. 마리엘은 더러운 술수라고 생각했지만 몸은 자연스럽게 레치스를 받아들이려 반응한다.

“ 정말 끝내줘. ”

레치스는 몸을 일으켜 앉았다. 사타구니 부위의 껍질이 열리고 흉칙하게 생긴 자지가 더러운 체액이 잔뜩 묻은채 솟구쳤다.

“ 빨아라. ”
“ 그.. 그런걸.. ”
“ 그래, 우선은 촉수 슈트인지 뭔지 하는 것부터 방해되는군. ”

그가 눈을 부랴리자 촉수 슈트또한 생명체인지라 본능적인 두려움을 느끼고 걷어졌다. 두 팔이 휘감겨 공중에 떠오른 그녀는 양쪽으로 닥쳐온 살덩어리 줄기에 휘감겨 억지로 하체가 벌려졌다. 예상대로 그녀는 푹 젖어있었다. 야한 물이 허벅지를 타고 줄줄 흐르는데 애써 아닌척 참아내는 꼴이 우스울 지경. 레치스의 촉수같은 혀가 음부쪽을 살짝 스쳐 자극하자 그녀는 신음을 터트리며 몸을 비틀었다.

“ 크크. 안달이 난건 내가 아니라 너로군. 그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
“ 으으으으.. ”

마리엘은 현 상황이 지독시리 싫었다. 차라리 죽고 싶다는 생각들이 계속해서 스쳤지만 아르젠이 끝까지 희망을 가져라는 말이 계속 떠올라 차마 스스로 자결하진 못했다. 그럴때마다 레치스의 혀는 계속해서 음부를 희롱했다.

“ 자~ 어서 빨거라. ”
“ 하... 하겠습니다... ”
“ 크크크.. 좋아. ”

또 쾌락에 굴복당하는 것일까. 마리엘은 처량한 신세에 이제는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힘겹게 그의 사타구니 사이로 기어간 그녀는 정말 지독한 악취가 풍기는 벌래의 자지를 조심스럽게 잡았다. 흐물흐물한 촉수와는 달리 레치스의 물건은 강철처럼 단단했다. 거기다 한손으로 쥐기에도 벅찬 너비에 크게 솟은 기둥 주변으로 울퉁불퉁 솟아난 녹색빛 돌기와 말미잘 같은 섬모들이 혐오스런 혼합을 이루면서 징그럽게 움직이는데 특히 귀두 위로 엄지 만한 요도구는 미끌미끌하고 더러운 쿠퍼액을 흘러내는게 가장 지독시리 독한 악취의 근원지였다.

“ 으으으.. ”

마리엘은 눈을 지긋이 감고 혀를 내밀어 요도구 위의 액체부터 핥아 입안에 넣었다.

“ 우욱! ”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역한 구역질. 레치스는 인간 여성이 하나같이 냄새에 반응해 똑같이 행하는 꼴을 보면서 흡족함을 표했다.

“ 계속 해라. 그래 입을 크게 벌리고 머금거라. ”

입을 벌린다해도 워낙 큰 귀두였다. 길이만 삼십 센티에 굵기만 윌리엄보다 훨씬 컸다. 겨우 귀두 위를 살짝 덮는게 전부지만 레치스는 그것만으로 만족했는지 잽싸게 쿠퍼액을 입안으로 쌌다.

“ 하아아악!?! ”
“ 크크크. 이제야 깨닫았는냐. 그 물은 지옥에서 손꼽히는 흥분제다. 한 방울만 마셔도 피부 전체가 극도로 민감해지지. ”
“ 하아아.아아아아.. 아아앙! ”

온 몸이 붉그스름하게 상기된 그녀는 스스로의 젖가슴과 음부를 미친듯이 자극하면서 어서 누구라도 좋으니 꿰뚫어달라는 일념만이 가득해졌다.

“ 이런이런.. 이래서는 펠라 서비스도 못받잖아. 크크크.. 쇳뿔도 단김에 빼라고 일단 개통식부터 치뤄주지. ”

레치스는 앉은채로 그녀의 몸을 번쩍 들었다.

“ 이대로 한번. 내가 만족할만한 수준이 된다면 본 모습으로 돌아가 극상의 쾌락이 무엇인지 가르쳐주지. ”
“ 그.. 그만.. ”
“ 아직도 이성이 남아있나? 크큭, 좋구나. 그 대단한 의지력도 내 물건에 꿰뚫리면 사라질 터이다. 그럼 어디 먹어볼까. ”

기존의 손이 젖가슴을 주무르고 대신 허벅지 부위를 뚫고 튀어나온 양 손이 그녀의 허리를 잡았고 천천히 귀두 부분을 물이 잔뜩 흐르는 입구에 가져갔다. 소음순이 점차 벌어지길 잠시. 레치스가 힘을 주자 급격하게 확장되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 하아아악?! ”

아무래도 보통 인간이 받아들이기엔 힘든 사이즈다 보니 고통을 느끼는 것도 당연지사. 허나 쾌감은 고통을 상회한다. 끊임없이 끈적한 쿠퍼액을 뿜어 질 내부를 부드럽게 만들면서 계속해서 삽입이 이어졌고 마침내 절반보다 깊이 들어가자 벽에 부딪혔다.

“ 아아아.. 하아아악! 아아앙! ”
“ 크허어억?! 이... 이건.... 크으으.. 크르르.. ”

레치스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자신의 물건을 미친듯이 쪼여대는거야 다른 인간 여자나 다를바 없지만 그녀는 달랐다. 다른 여자처럼 무척이나 경직된 느낌이 쭉 이어지는 것과 달리 마리엘 슈너우더의 속살은 미친듯이 쪼이면서도 슬쩍 빼낼때 부드럽게 풀어내는데 그 느낌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경지였다.

“ 크하하하하! 이런 여자가 다 있나.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크으으으 쥑이는군. ”

마리엘은 쾌감에 미칠 것만 같았다. 꿰뚫을 때마다 머리끝까지 꽉 채우는 포만감. 빠져나갈때에는 무수한 돌기와 질벽을 자극하고 말미잘같은 섬모가 질주름을 잡아 당기면서 엄청난 쾌락의 폭풍이 덮쳤다.

“ 카아아.. 하아아악.. ”
“ 그래, 네가 움직여봐라. ”

그가 손을 놓자 마리엘은 더 깊게 벌래의 자지를 받았다. 자궁 입구까지 뚫어버릴 무시무시한 기새로 속에서 껄떡이는 힘찬 움직임마저 느껴진다. 벌래 괴물의 품에 기댄체 숨을 헐떡이던 그녀는 하체로 자지가 들썩 찔러오르자 비명을 터트렸다.

“ 어쩜 목소리마저 절로 흥이 나는군. 그래, 내 물건이 워낙 길다보니 이 자세로는 스스로 하기 힘들겠지. ”

레치스가 바닥에 깔고 눕자 마리엘은 징그러운 섬모로 가득한 뱃살에 두 손을 짚고는 엉덩이를 크게 올렸다. 이대로 빼고 싶다는 자그마한 소망도 잠시. 더 큰 쾌감을 얻고 싶다는 욕구에 힘을 잃은 하체가 벌래의 자지를 깊숙히 받아들인다.

“ 하아아앙! ”

- 퍼억.. 퍼억.. 퍼억.. -

둔부가 부딪히고 맞물린 성기에서 흘러나오는 음란한 소리들이 지하 공간을 가득 메운다. 대륙 최고의 미녀 마리엘 슈나우더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연신 유두를 잡아당기고 허리를 쓰러내리던 레치스는 탬포가 느린데도 기분 좋은 사정감이 벌써부터 치밀어오르는 현실에 경악했다. 경이적인 기록이었다. 안은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싸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차자 일단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섹스를 중단시켰다.

“ 훌륭하다.. 과연 악마들에게 독이 될만한 육체야. ”

가만히 있어도 꽉 꽉 물어주고 풀어주는 절륜한 명기의 위력. 한참을 그렇게 맛있는 요리마냥 음미한 벌래 장군은 허리를 붙잡고 상 하로 흔들었다. 처음에는 천천히 느릿하게 질 주름 하나하나까지 만끽하면서 그렇게 속도를 올렸고 오직 사정을 위한 피스톤 운동을 이어갔다. 몇 번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을까. 한번 참았음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치고올라온 사정감에 레치스는 기어코 인내심을 완전히 풀었다.

“ 하아아아아앙! ‘

크게 팽창한 성기는 마리엘의 보지 속을 크게 확장시켰고 동시에 끝도 없는 녹색의 수정액을 쏟아내었다.

“ 나... 주.. 죽어..... 아악.. ”

얼마나 많은 양인지 그녀의 아랫배가 크게 부풀어오를 지경. 고통과 쾌락이 엎치락뒤치락 상승하고 상쇄되는 이질적인 감각의 연속에 마리엘의 두 눈이 높게 떠올랐고 입가에는 침이 가득 흘러내린다. 자궁 속에 압착된 수정액들은 더 이상 들어갈 공간이 없자 성기의 맞물린 이음새로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세레스는 말에서 내려 마을 전경을 살폈다. 이상하게도 아침 시간에 너무나도 고요한 분위기다. 하물며 사람 하나 보이질 않자 불길함이 스친 그녀는 다시 말에 올라탔다.

“ 마치 죽은 마을 같아요. ”
“ 그렇구나.. ”

하루아침에 대부분을 잃은 헤르미나는 기운 없는 목소리로 짧게 대꾸했다. 세레스또한 충격이 없는건 아니다. 친오빠가 마성녀의 장난감이 된 광경을 직접 봤으니까. 허나 이대로 주저 앉을 수 없다. 한시라도 빨리 마리엘을 데리고 이곳을 탈출해야한다.

“ 정말 아무도 없구나. ”

공작가 입구를 지키는 기사들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주인 없는 집마냥 훵한 느낌도 잠시. 세레스는 헤르미나에게 손짓하여 벽 뒤로 숨기를 명했다. 검을 꺼내들어 공작가 저택 문까지 바짝 몸을 숙여 달려간 그녀는 창문쪽에 붙어 슬쩍 내부를 살폈다. 역시나 사람이 없는게 아니다. 주방으로 보이는 곳에 하녀 하나가 커다란 솥에 물을 올려놓고 있었다.

“ 사람이 있네요. ”

하녀가 보이면 적어도 마리엘이나 공작 둘 중에 하나는 있다는 이야기다. 가슴을 쓸어내린 헤르미나는 머리칼을 단정하게 마무리하고 세레스의 뒤에 섰다.

- 쿵! 쿵! -

문을 두들기자 곧 하녀 하나가 나온다.

“ 아아~ 무슨 일이시죠? ”
“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건가? 나는 황궁기사단 부단장 세레스 프레지아다. 급한 일이니 당장 공작 각하나 스튜어트 공자 부인을 불러다오. ”
“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지요. ”

하녀가 싱긋 웃으며 홀로 안내했지만 세레스는 한발자국도 들어가지 않았다. 저택 내부로 묘한 적막감이 흘렀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불길함을 느낀 그녀는 황녀를 등 뒤로 세우고 다시 말했다.

“ 그럴 시간 없어. 당장 불러오지 않으면 무력이라도 행사하겠다. ”

세레스가 시퍼런 검날을 들이대며 협박하자 하녀는 여전히 미소를 담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후 리암 스튜어트 공작이 나타났다. 그런데 그 모습이 노인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상당히 젊은 중년 신사가 아닌가.

“ 쿠데타가 일어났다지요? ”

역시 공작은 상황을 꿰뚫고 있었다. 세레스는 검을 거두자 헤르미나 황녀가 나섰다.

“ 그렇다. 공작. 그대가 지지하는 황태자가 지금 황제를 살해하고 황위를 찬탈했다는 사실이 믿겨지나? ”
“ 나는 모르는 일이오. 하지만 황태자가 오른다면 내 목숨은 건지겠구려. ”
“ 그럴지도 모르지. 어떻게 하겠나? 이대로 나를 황태자에게 바치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은 하지 마라. 나에겐 세레스 경이 있다.. ”

공작의 탈을 쓴 벨제뷔트는 육체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세레스 프레지아의 정보를 습득했다. 가소롭기 짝이 없지만 인간 치고는 상당히 강한 편인듯. 리암 스튜어트 공작의 기억은 그녀의 장래를 대단히 높게 샀었다. 그리고 헤르미나 황녀가 공작 자신에게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도.

" 적인걸 알면서 날 찾아왔소? “
“ 당신은 알바 아니지. 마리엘은 내가 데려가겠다. ”
“ 훗. 왜지? 다가고짜 며느릴 데려가겠다니 이유라도 알고싶소. ”
“ 이유는 묻지 마라. 황족으로 명령이다. ”
“ .....거절하면 내 목을 칠 기세로구려. ”
“ 네 놈은 황족을 제외하면 황제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당장 군을 모아 반역자를 처단하지 않고 여기서 숨었다는 뜻은 네 놈도 한패란 이야기겠지.. 반역죄를 물어도 마땅하다. ”

공작은 심각한 표정을 내지으며 순순히 안으로 안내했다. 세레스는 헤르미나의 팔을 붙잡고 들어가지말자고 고개를 저었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다. 이대로 가능하면 공작을 설득해 역전의 카드로서 사용해야한다. 그가 함께 한다면 남벌에 나선 연합군을 되돌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메피스토는 황좌에 앉아 상황을 보고 받는다. 황궁을 치자마자 벨제뷔트 군단은 인간들을 미리 괴물로 만들어 적재적소에 배치했고 결과적으로 황녀를 놓쳤다. 가슴팍에 살짝 베인 자리는 로치로드의 일격이었다. 명불허전. 명성에 걸맞게 대단한 실력을 보였고 만일 놈이 끝까지 달려들었으면 오히려 메피스토가 위험했다. 놈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자 바로 물러섰다.

“ 헴젤이란 놈의 저택이라고? ”

대악마왕의 시뻘건 자지 기둥에 혀를 쭉 핥아가던 마성녀 베르지아는 주인이 머리채를 붙잡아 당기자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쾌락에 겨운 홍조를 띄웠다. 한손에는 여전히 침으로 적셔진 귀두를 쓰다듬으면서 힘겹게 대답했다.

“ 그.. 그래요. 제국 최고의 영웅이었어요.. 하아악! ‘

베르지아가 메피스토에게 학대를 당하는 사이 황태자비 애쉴린이 불알을 톡톡 치며 빨아가다 서서히 올라갔다. 타락한 황태자에 의해 간접 세뇌 당한 애쉴린 황태자비는 메피스토의 자지에 키스 후 봉사를 하면서 완전한 세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메피스토가 표피를 잡아당겨 귀두 아래 가득 고여있는 누런 치구를 드러내자 애쉴린은 기쁜 마음으로 한덩어리씩 입속으로 넣어 음미했다.

“ 흐아아.. 하아아.. ”

베르지아가 발정난 고양이처럼 반응했듯이 애쉴린도 온 몸이 달아올라 어서 뜨거운 몽둥이로 꿰뚫었으면 하는 생각만이 머리속을 꽉 채웠다.

“ 흐으음. 벨제뷔트가 이토록 치밀하게 나올 줄이야.... ”

수도와 외부로 연결된 모든 루트는 차단되었다. 산을 타거나 숲을 가로지르거나 강을 이용하거나 도주 가능성이 있는 길은 모두 메피스토의 군이 대기했지만 아직도 이렇다할 소식이 없다. 즉, 벨제뷔트에게 잡혔거나 숨어있거나 둘 중 하나다. 메피스토는 베리지아의 얼굴에 손바닥을 대었다. 그녀를 마비시킨 존재. 붉은 머리칼의 미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디선가 본 얼굴이다.

“ 그년이다. ”

오래전 루시퍼의 곁에서 자신을 실컷 비웃으며 내리깔던 콧대높은 서큐버스 퀸. 펠리시아 더 바이올렛.

“ 크크크크... 그랬었군.. 그랬어!! 크하하하하하! ”

벨제뷔트와 루시퍼와의 커넥션이 분명하리라. 아니 확실했다. 껄껄 웃어넘긴 메피스토는 무릎을 탁치고 차갑게 돌변한다.

“ 루시퍼.. 이 가증스러운... ”

사사건건 방해하면서 공이란 공은 전부 다 독차지해 어떻게든 사탄에게 잘보이러 강아지마냥 꼬리 흔드는 개. 놈의 개입이라면 지금도 보이는 광음무(光淫霧)기둥도 설명된다. 하물며 루시퍼 군단 중에서 저 정도 트릭까지 구사할 실력은 루시퍼를 제외해 단 한명밖에 없다.

“ 이거이거 잘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겠군. 큭. ”

아르젠이 이곳에 있다. 자신의 아내중 하나를 보쌈해간 천하의 개쌍놈이다.

“ 명령만.. 내려주시면.. 주변부터.. 정리를.. ”
“ 쓸데없는 짓을.. 우선은 군사를 광음무 지역 일대로 보내 놈들의 계획에 어울려줘야겠다. 필시 놈들은 헴젤 저택이 아니라 다른 곳에 숨어 있을터. 반드시 차원문을 열기 위해 상당한 마력을 쓸테고 그 순간 덮쳐도 충분하지. 덤으로 아르젠의 사지도 찢고 말이야. ”

대충 계획이 잡힌 메피스토는 애쉴린 황태자비의 턱을 올렸다. 황비가 될 여인이다 보니 눈부신 외모는 당연지사. 청초하고 순수했던 베르지아와 달리 황태자비는 기본적으로 도도하고 기품이 서려 있었다. 손가락을 튕구자 황태자비의 드레스 사방으로 찢어지고 새하얀 우유빛 나신이 붉은 악마의 품에 안긴다.

“ 호오~ 정갈하게 가꾸었군. 허나 내 눈에는 보인다. 네 년의 추잡한 행각을 말이지. 그래, 그냥 하면 따분하니 재미있는 놀이부터 즐겨야겠군. ”
“ 놀이요? ”
“ 봐두거라. 베르지아. 인간이란 한꺼풀 벗기면 추악한 이면을 드러내지.. ”

메피스토가 손을 흔들자 구석에 우두커니 서있는 황태자가 척척 걸어와 무릎을 꿇었다. 손가락을 튕구자 황태자는 눈을 번쩍 뜨며 고개를 치켜든다.

“ 아니?! 이게.. 히이이익?! ”

베르지아에게 세뇌당하기 전 본래의 인격과 기억으로 돌아온 황태자는 악마왕 메피스토를 마주하자 공포와 절망감에 빠졌다. 그 품에 안긴 아내 또한 본래대로 돌아왔는지 남편이 두려움의 눈길로 쳐다보자 뭔가 싶어 바로 코앞의 메피스토를 발견했고 크게 비명을 질렀다.

“ 꺄아아아아아악! ”

꼴에 남편이라고 용기를 무릎쓰고 몸을 날려 던져진 그녀를 받아낸 황태자는 아내를 품에 안은채 다시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기 시작했다.

“ 페일로트 황태자. 자네는 아내를 사랑하는가? ”
“ 뭐.. 뭐? ”
“ 아내를 사랑하느냐고 묻고 있다. 인간아. “
“ 당연히 사랑한다! 그녀는 내 아내다! 사랑하는게 당연하잖는가. ”
“ 호오~ 내가 말을 부드럽게 해주니까 기가 살아나셨군. ”

메피스토는 자리에 일어나 허공을 긋자 불길한 장식으로 이뤄진 거울을 소환해 두 부부 앞에 가져갔다.

“ 정말로 사랑하는가? 아내에게 어떠한 비밀이 있다해도? ”
“ 무슨 말을 듣고싶은거냐. 이 악마놈아!! ”
“ 백문이 불여일견.. 보면 알겠지. ”

애쉴린은 그 말에 심장이 덜컥했다. 아니나 다를까 거울 속으로 왠 남자가 늘씬하게 잘 빠진 여성의 허리를 붙잡고 격렬하게 뒷치기를 놓는 광경이 나타났고 황태자는 여자의 정체를 확인하자 경악했다.

“ 아니?! ”

그녀는 다름아닌 자신의 아내. 애쉴린 황태자비였다. 수 년전 성인식을 앞둔 풋풋한 소녀다움이 남아있는 시절. 황태자도 낯설지 않은 인상의 남자는 사정할 때가 되었는지 엉덩이를 새차게 치자 애쉴린은 쾌락에 겨운 얼굴로 쭈그려 앉아 남성의 물건을 입에 물었다. 입 속에 가득 싼 것이다. 한참을 남자의 하체가 파르르 떨었고 아내는 정액 한방울도 놓치지 않으려 뺨을 오무렸다 부풀리면서 맛있게 먹어댔다.

“ 아인 슈나우더?!! ”

황태자는 기어코 남자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지금보다 조금 왜소해보이지만 카르델 국왕 아인 슈나우더가 확실했다. 정복감에 고취된 남자는 아내가 입안 가득히 모아둔 정액을 일부러 보여주며 마시자 대뜸 허리를 들어올려 격한 키스를 나눴다. 손이 쉴세없이 젖가슴과 엉덩이를 주물렸고 아내의 갸날픈 두 손도 쉬고있는 성기를 자극시키면서 크기를 키웠고 둘은 함께 침대로 나아가 또 한번의 섹스를 시작했다.

“ 안돼! 새빨간 거짓말이야!! ”
“ 여.. 여보.. ”

아내를 바닥에 내동댕이친 페일 황태자는 씩씩거리면서 다른 장면으로 이어진 거울을 노려본다. 메피스토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두 부부 사이에 일어난 균열을 즐겼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셈이다.

“ 황태자여.. 그대는 아내가 처녀가 아닌 점이 의심스러웠겠지. 큭, 경험이 없어서 처녀인지 아닌지도 몰랐던건가? ”
“ 아니야! 그녀는.. 애쉴린이 이럴리 없어! 날 사랑한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 더러운 악마놈. 이런 식으로 날 현혹시켜 그녀를 멀리하게 만들 셈인가? ”
“ 어이어이. 너무 앞서가지 말라고. 큭. ”

그리고 마침내 그 장면이 나왔다. 아인 슈나우더가 남벌 토의에 관련하여 직접 황궁으로 방문했을 불과 수개월 전. 황제가 눈물을 흘리게 만든 놈이 아내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던 그 때. 아버지를 달래는 동안 복도끝 방에서 놈과 아내는 질펀한 섹스의 쾌감을 만끽하였다. 아내는 외간 남자의 자지를 무척 사랑스럽게 빨았고 스스로 치마를 올리고 팬티를 내려 벽을 짚고 자신을 꿰뚫어달라고 음란한 창녀처럼 울부짖었다. 황태자에게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았던 도도하지만 고결하고 예의바른 애쉴린 황태자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자지만을 바라는 진짜 모습.

“ 크으으으!!! ”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도 있지만 그가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조차 모르는 비밀을 타국의 왕이 적나라하게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증오로 일그러졌다. 마성녀 베르지아에게 강제로 세뇌당하여 인격이 변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의도적이었을 뿐. 항상 지식을 탐하고 책을 가슴에 안고 살던 착한 성품의 남편은 최후에 가까스로 얼굴을 펴고 애쉴린 황태자비를 바라본다. 제발 거짓말이라고 단 한번만 거짓말이라고 말하라는 무언의 요구에 황태자비는 대답 대신 묘한 미소를 입가에 걸쳤다. 웃음이라기 보다는 부모에게 못된 짓을 하다 걸렸지만 반성하기는 싫은 그런 부류의 표정이다.

“ 왜...지? ”
“ 솔직히 말해서 당신 보다 아인이 좋았어요. 황태자.. 그리고 황제의 아내가 되는 자리가 아니었다면 지체없이 그를 택했을거에요. 권력만 빼면 모든게 당신보다 월등했거든요. 잠자리의 테크닉까지...

그 말에 분노한 황태자는 짐승처럼 달려들었다. 한때 아내였던 가증스러운 존재의 목을 무지막지하게 졸랐고 그녀는 여전히 웃는지 고통스러운지 알 수 없는 묘한 얼굴로 운명을 받아들일 뿐이다.

“ 그걸로 죽겠냐? 자~ 받아라. 열심히 난도질해봐! ”

메피스토가 던진 검을 받자마자 황태자는 푸줏간의 주인마냥 미친듯이 휘둘렀다. 한번씩 벨때마다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고 갈라진 뱃속으로 장기와 살점이 튀어나온다.

“ 멋지구나.. 요근래 최고의 그림이다. ”

지독시리 광기에 빠진 인간만큼 멋지고 아름다운게 어디에 있을가. 찢고 베고 고깃덩이가 되도록 찌르고 후비고 긋고 오직 분노와 증오의 힘만으로 황태자 페일로드는 인간의 윤리와 도덕성을 초월해 마침내 악마에 도달했다. 핏발서린 두 눈동자에는 새빨간 피눈물이 줄줄 흘렀지만 워낙 피를 많이 뒤짚어 쓴지라 그것이 자신의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 페.. 페일..? ”

황태자비는 두려움에 몸서리 쳤다. 자신이 알던 자상한 남편이 피눈물을 줄줄 흘리며 바닥에 대고 미친듯이 고함치고 칼질을 하는데 이미 정상이라 보기에 힘들었다. 황태자는 환상 속의 아내를 벤 것이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중요치 않고 오로지 분노와 증오를 달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 평생을 저렇게 살거다. 다시 말해 정신이 파괴되었다. ”
“ 아아아... 안돼! 안되요! 여보.. ”
“ 그를 막고 싶으면 달려들지 그래. 말로만 안된다고 하지 말고. 큭. 구하고 싶어도 죽기는 싫다 이건가. 크크큭.. 인간이란 아주 하찮은 존재야. 정신만 살짝 건드려주면 알아서 타락하거든. 모든게 야훼놈이 만든 시험대다. 악마의 유혹을 받고 고통과 쾌락을 즐기느냐 아니면 끝까지 참고 인내하여 신을 믿느냐. 인간이라면 당연 전자 아니겠어? 천국에 가면 행복할거란 믿음. 웃음밖에 안나와. 지옥과 천국. 인간 입장에서는 둘다 거지같은 노예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신을 위해 싸운 성직자들은 지옥과 저승의 중간단계 [성역]이란 곳에 떨어져 멍청이 아스모데우스의 군단이랑 밑도 끝도 없이 싸우지. 거기서 공을 세우면 천사가 되지만 패하면 아스모데우스에게 거둬져 한때 동료였던 자들에게 숙청당하는걸 영원히 반복하는거야. ”

마성녀 베르지아. 만일 메피스토가 거두지 않았다면 그녀 역시 성역으로 내려가 성역 중심부에 봉인된 신기 궁그닐과 접촉하여 발키리가 되었으리라. 그렇게 싸우고 싸우다 아스모데우스에 의해 블랙 발키리로 타락했을 터.

“ 뭐라는거야... 그런게 무슨 상관.. 이야.. ”
“ 상관이야 있지. 희망이란 헛된 망상일 뿐이라는 것. 크크크크크크큭. 주변을 둘러보거라 애쉴린여. 황제가 죽었고 네 남편은 미쳤다. 네 몸뚱아리는 이제 스스로 지켜야된다. ”

메피스토가 손짓하자 허공에서 검이 날아와 그녀 앞에 꽂혔다.

“ 날 베어라. 그럼 악몽이 끝난다. ”

끝이라는 말에 황태자비는 검자루를 쥐고 당겼지만 단단히 박힌 검은 단 1미리도 빠지지 않고 굳건하다.

“ 그러니까 헛된 희망이라 했잖느냐!! 하하하하하. ”

메피스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황좌에서 내려왔다. 그의 접근에 황태자비는 검에서 물러섰지만 그 이상은 미쳐버린 남편의 칼부림이 기다렸다.

“ 허나 약속은 하나 해줄수 있지. 그래, 네 남편의 정신을 다시 되돌려주겠다. 대신 내 요구를 들어야한다. ”
“ 누가 당신 따윌.. ”
“ 남편이 미친 가장 큰 이유는 너다. 네가 저렇게 만들었다. 그래그래. 죄를 지었으면 속죄할 기회도 있어야하지 않겠느냐. 아무것도 모르는 황태자는 아내가 정말 자신밖에 모르는 여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걸 네가 배신했다!!!!!!!!!!!!!!!! ”

우레와 같은 고함에 애쉴린은 비명을 지르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 주저 앉는다.

“ 히이익!?! ”
“ 그대는 남편이 경험 없는 동정이란 사실을 깊이 안도했지. 그리고 또 속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망각했고 아인이란 놈을 다시 한번 유혹했지. ”
“ 그만! 내가 .. 제가 잘못했어요.. 흐흐흑.. ”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악마에게 참회했다.

“ 잘못했어요! 제가 제가..... 잘못했으니까.. 엉엉엉.. 남편만은.. 페일만은 살려주세요. 엉엉엉. 제발.... ”
“ 잘못의 대가를 치뤄라! 스스로 속죄를 가지는거다! 자~ 날 등지고 짐슴처럼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 올려라. ”

인간이란 정신만 살짝 건드려주면 알아서 타락한다는 말은 언제나 유효하다. 그것이 증명된 메피스토는 그녀의 벌어진 하체 앞에 무릎을 꿇고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베르지아만큼 아니라도 수준급의 몸매다. 간단한 감상평을 남긴 메피스토는 아까부터 핏기가 끓어올라 쇳처럼 단단해진 자지를 잡고 무척이나 좁아보이는 질 입구에 맞췄다.

“ 부탁입니다! 저를 혼내주세요! 제가 나쁜 년이에요! 흐으윽 흑흑.. ”
“ 그래그래, 천벌을 주겠다. ”

크고 우람한 자지가 서서히 전진하자 안쪽에서 몇시간 전 세뇌당한채로 열심히 다른 놈들과 즐기며 받았던 정액들이 거품을 일으키며 빠져나온다. 그것들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한방울도 빠짐없이 메피스토의 자지 기둥 속으로 흡수되어 미끄럽고 끈적한 광택을 만들어주었다. 삼십 센티에 다다른 악마왕 치고는 작은 사이즈지만 형태나 단단함과 뜨거움은 과연 악마왕 답게 박력있고 파괴적이다. 반쯤 들어가자 황태자비는 비명을 지른다. 아무래도 여기서부터 몸이 받아내질 못했다.

“ 왜 그러느냐! 이것은 벌이다! ”
“ 다..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페일만은... ”
“ 그래, 속죄를 하면 그의 정신을 돌려주겠다. 자~ 힘을 빼거라. ”

사실 강제로 박을 수도 있지만 느긋하게 즐기는 쪽을 택했다. 난생 처음 받아들이는 거대한 이물질에 급격하게 쪼여되든 느낌이 다소 줄어들자 메피스토는 씨익 웃으며 천천히 조금씩 그녀가 하체로 찢어지는 고통을 찬찬히 음미해봐라는 듯이 그의 행동은 피학적이고 변태스러웠다.

“ 아아악... 끄... 아아아아아악! ”
“ 아직이다! 아직 남았다! ”
“ 나.... 죽어... 페.. 페일... ”

황궁에서 아인을 받아들인건 남편과의 불만족스러운 성생활에 대한 단순한 일탈이었다. 과거 섹스가 주던 기쁨을 다시 받아보고자 했고 결과는 대만족스러웠으나 쾌락도 얼마 못가 커다란 죄의식이 자리 잡았다. 항상 자신만을 바라보고 웃으며 사랑해주는 남편을 그녀 역시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다.

“ 흐음! ”

뿌리끝까지 들어가자 뱃속까지 가득채우는 뜨거운 고통과 쾌락의 뒤섞임에 황태자비 애쉴린은 비명을 내질렀다.

“ 후우.. 속살은 만족스럽군.. 큭큭큭. 괜히 황태자비가 아니다 이거지? ”
“ 아아아.. 아아.. ”
“ 잠시만 참거라. 쾌락의 파도가 휩쓸면 내 좆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될것이다. 아~ 약속대로 남편의 정신은 돌려놓지. ”

페일은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은채 바닥에 쓰러졌다. 기억이 아내의 배신을 알기 전으로 돌아간 그는 눈을 뜨자마자 아내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일어섰지만 곧 크나큰 절망에 분노했다.. 붉은 피부의 악마와 하체를 교합한 아내. 무척이나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는 힘겹게 도망쳐라고 외쳤으나 남편의 귓가로 다다르기에 너무나 자그만한 속삭임이었다.

“ 흐아아아아아아!! ”

그는 냅다 뒷덜미가 잡혀 바닥에 대자로 엎어졌다. 마성녀 베르지아는 엎어진 등 위로 앉아 못움직이도록 고정시키고 아내가 범해지는 광경을 낱낱히 감상하도록 머리채를 부여잡고 들었다.

“ 크크크크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바로 그거다! 그런 식으로 분노하고 미쳐버려라! 크큭. 안심하라구. 또 제정신으로 돌려줄테니까. 크크크.. 킥.. 킥... 크하하하하하! ”

공중을 치솟은 검은 날개가 천천히 내려와 메피스토 주변을 벽처럼 애워싸면서 황태자비 애쉴린은 힘겹게 손을 뻗어 남편에게 닿기를 희망한다. 헛된 희망의 끝에서 아내의 입은 미안해요라는 말을 하려 움직인듯 보였다.

하루 아침에 수도는 초토화되었다. 근간을 이루는 모든 시스템이 박살이 난 이상 제국은 몇 주도 못가 내부에서부터 붕괴될 것이다. 지옥같은 악몽에서 살아남은 이들은 슬픔과 공포에 망연자실하였다. 곳곳에 부모 잃은 아이들이 울고 사랑하는 이나 수십년 지기 친구를 잃은 자. 풍지박살이 난 저택, 모든 재산을 화재로 잃어버린 자. 그들은 하나같이 깊은 악몽을 봤기에 저항할 힘도 없었다. 악마와 괴물 앞에 인간은 무력했다.

“ 베르지아님!? ”
“ 어이~ 성녀님이 오셨데! 광장으로 가보자. ”

간밤에 교황기사단에 의해 친구와 가족, 부모를 잃은 자들은 성녀에게 달려가는 그들을 말렸지만 깊은 절망 속의 희망이란 무척 작아보여도 굉장히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광장에는 어느틈에 커다란 단상이 마련되어 있었다. 고결하고 순수함의 상징. 순백의 성녀는 가득 모인 사람들에게 말했다.

“ 간밤에 악마가 나타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남벌로 군사들이 빠지고 치안이 불안한 틈을 타 누군가가 악마를 소환하였고 우리들은 힘껏 막았지만 도리가 없었습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전부 저와 교황국의 불찰입니다. 하지만 우린 아직 반격의 기회가 남았습니다. 저 곳을 보십시오. ”

그녀가 가리킨 방향은 헴젤가의 저택이 있는 곳이었다. 시커먼 구름으로 뒤덮힌 하늘로 붉은 빛기둥을 쏘아올리는 장소로 제국 시민들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 놈들이 이렇게 교묘하고 잔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의 계획이.. 일급 정보가 누군가에 의해 새어나간 것입니다. 우린 속았지만 아직 패배한게 아닙니다. 이제는 들고 일어날 때입니다. 여러분! 자! 이쪽도 보십시오. 단상위를 주목해주십시오. ”

교황기사단장 제이커의 포승줄에 힘없이 끌려오는 존재. 성녀가 후드를 벗겨내리자 그 정체를 아는 소수의 이들은 경악했다.

“ 이 여자가 누군지 아십니까?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죠. 이 여자의 이름은 애쉴린 스타테일러 크라우스. 바로 페일로트 황태자의 아내입니다. 그리고... ”

로브 전체를 벗기자 사람들의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박쥐같이 넓게 펼쳐진 날개에 꼬리. 갸날픈 여인의 탈을 쓴 악마의 모습이리라.

“ 이 여자가 악마들을 소환했습니다. 인간 세상에 잡입해 때를 기다린 것입니다. ”

관중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각종 과일이나 달걀. 돌덩이들이 날아들어 그녀를 맞췄다. 심지어 단검이 날아왔으나 악마라 그런지 박히지 않고 튕겼다. 그 광경에 놀란 이들을 향하여 성녀 베르지아는 말한다.

“ 이제! 이 가증스런 요망한 악마에게 벌을 줄 시간입니다. ”

기사들에 의해 속박구에 머리와 손을 놓자 성녀는 다가가 직접 자물쇠를 채워고 채찍으로 새하얀 엉덩이를 메몰차게 때렸다.

“ 아아악! ”

악마의 비명은 인간 그것도 무척이나 청아하고 깨끗했다. 드러난 하체로 줄줄 흘러나오는 새하안 액체는 경험있는 자들이라면 바로 눈치챘으리라.

“ 악마는 인간의 정을 혐오합니다. 신의 자손인 우리들의 정을 받아내면 온 몸이 씻겨져 천사가 될거라는 두려움 때문이지요. 자! 앞에 당신 올라와주십시오. ”

지목된 남자는 가장 앞의 뚱뚱한 중년 신사였다. 멀리서 본 이들은 몰라도 가까운 곳에 남성들은 하나같이 애쉴린 황태자비의 아름다운 자태에 분노도 증오도 잊고 성욕이 끓어오르는 중이었다. 바지춤이 벌떡 선 신사는 어쩔줄 몰라 다리를 베베 꼬았으나 성녀가 다가가 손을 대자 허리줄이 끊어지고 뭉뚱하게 생긴 자지가 세워졌다. 성녀 베르지아는 다시 채찍을 쥐고 악마의 엉덩이를 새차게 치자 비명이 터지고 애쉴린은 모두에게 다 들리도록 외쳤다.

“ 제가 잘못했어요! 모든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 부탁입니다!! 부탁입니다!! 저를 혼내주시요욧!! ”

뚱보 신사는 그 말에 성욕만큼이나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밤새 행방불명된 아내를 찾으러 지금까지. 감히 무서워서 어디로 가질 못하고 반쯤 체념한 가운데 무력함은 곧 그만큼의 분노가 되었고 냉큼 가느다란 허리를 잡고 자리를 박았다.

“ 크윽! 악마지만 쥑이는군.. ”

연신 피스톤질을 하며 뚱보의 새찬 손길이 엉덩이를 철썩 두들겼다. 그럴때마다 쪼이는 압박감은 순식간에 정액을 토해도록 만든다.

“ 하아.. 하아.. 벌... 더 주세요. 더 주세요! 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세요! 저는 나쁜 년입니다. 화냥년에다 갈보입니다! 길바닥의 창녀보다 못한 더러운 존재입니다! ”
“ .,...라는데 다음 선수 입장 해주시죠. ”

성녀와 교황국의 묵인아래 단상으로 수백명의 남자가 몰려들었다. 위치가 빈곤층이 밀집한 지역이다 보니 대게 최하층민들로 씻지않은 자지들은 하나같이 구질구질한 악취와 땟국물에 불청결하다. 뚱보가 싼 정액은 두번째 남자의 자지에 쭈욱 밀려나왔다. 그녀의 두 손은 각각 자지 하나씩 잡혔고 입으로 추잡게 생긴 거지의 더러운 자지가 들어왔다.

“ 읍읍!! ”

애쉴린은 지독한 쾌감에 빠졌다. 메피스토의 세례를 받고 다시 태어났으나 인격과 기억만은 인간 시절 그대로 일종의 장난스런 변덕이었다. 인간일때보다 수백배는 민감한 신경. 그만큼 커져버린 정신력은 극한에서 또 극한을 갱신하며 쾌락의 정점을 향해간다.

“ 악마의 날개가 이리도 부드럽다니.. 마치 비단결 같구나. ”
“ 꼬리 좀 보라고.. 오오오.. 자지를 휘감고 있잖아! 오오옷! 크아. 끝내준다. ”

가는 꼬리가 빙그르르 돌아 일종의 구멍 형태로 만들어 자지에 씌워지자 창녀촌을 오가던 남자는 색다른 감각에 황홀했다. 목재로 만든 구속구는 수 많은 남자들의 손길에 금방 부숴졌고 자유로워진 그녀의 몸은 바로 아래 누워서 기다렸던 남자의 자지가 꿰뚫렸다.

“ 난 이쪽을 쓰지. ”

자세가 딱 잡아지자 애널을 즐겨하는 남자가 다가와 실룩이는 항문 속으로 거침없이 박았고 애쉴린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몸부림쳤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포함해 남자들이 받는 쾌감도 커져갔다. 입과 양 손 꼬리와 보지, 애널 동시에 여섯명이 달려들고 무수한 백탁액을 쏟자마자 다음 여섯이 달려들고 그러기를 수도 없이 반복. 허리가 끊어지라 절묘하게 흔들고 아랫쪽이 치고 올라오면서 자극당한 직장이 급격하게 수축. 정액이 꿀렁꿀렁 쏟아지는 항문에 또 다른 남자가 거리낌없이 박는다.

“ 으으읍..! 으으으으응! ”

열 다섯 번째의 정액이 입속으로 들어왔다. 방금의 쓴 맛을 뒤덮을 짭잘한 맛. 양 손에서 찍하고 걸죽하게 쏟아진 정액이 뺨을 타고 같이 입술로 들어오자 단맛과 신맛까지 섞여졌다.

“ 호호호호호 대단도 하셔라. ”
“ 루이 아빠 몸 좋은데? ”
“ 깔깔깔 잘한다! 계속 해! ”

여성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자기 남편 혹은 친구의 남편이 다른 여성을 윤간하는데도 질투나 죄책감 따윈 없었다. 그녀들에게 있어 황태자비 아니 악마 애쉴린의 윤간쇼는 화려한 서커스나 다름 없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베르지아는 분위기에 취해 자지를 덜렁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추남을 향해 손가락을 그었다. 목이 터지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지만 그 광경을 볼 수 있는 인간은 광장에 그 누구도 없었다.

“ 더러운 인간따위가.. 하여튼 주재 파악은 하셔야지. 나는~ 아아아주 잘생기고 몸 끝내주고 자지도 훌륭한 남자가 좋다구! 하아~ 메피스토님 얼굴만 조금 더 핸섬했더라면.. 하아.. ”

오전에 시작한 능욕은 저녁 늦게 되어서야 끝이났다. 보지로 받은 횟수로만 수천번. 한사람이 한번에 만족못하고 또 달려들었으니 단상위에는 온통 정액 바다로 썩은 밤꽃 내음이 진동 하였다. 머리카락 한올까지 정액에 흠뻑 뒤짚어 쓰고 부르르 떠는 애쉴린 황태자비는 살짝 정신이 돌아왔는지 그간 자신이 받은 행위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는지 몰라도 엎드려 누워 울부짖지만 누구도 그녀를 동정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시간은 한달 정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날씨는 무더워졌다. 여기까지 오면서 더위로 탈진한 이는 수백여명. 죽은이도 다섯이나 된다. 옆의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는 선박을 세워 탈진한 병사들만이라도 실을까 했지만 군의 사기 문제가 있어 그러지도 못했다. 다들 하루에 열두시간 씩 살인적인 행군에 지쳐간다. 더위에 대비해 최소 무장만 남기고 모조리 배에 실었고 식수도 강을 끼고 있어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익숙치 못한 날씨의 변덕이 문제다. 낮에는 대단히 덮고 밤은 대단히 춥다. 동사 판정으로 사망한 병사도 셋, 전갈독에 죽은 이 둘. 탈영하다 잡혀 처형당한 병사 다섯. 이 정도 예상은 했으나 전투도 한번 치루지 못하고 죽은 이들이 안타깝다. 결국 밤마다 열띤 의논 끝에 사령부는 행군 강도는 높이되 하루 여덟시간으로 이동시간을 줄였다. 군대는 유지하는 것만해도 어마어마한 돈이 나간다. 특히 대군을 유지하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량. 무더운 사막 지방으로 나오면서 병사는 물론 간부들까지 딱딱한 밀가루 덩어리로 하루하루를 연명했다. 변변치 않은 식사에 불만이 속출했지만 방도가 없었다. 간혹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구워 먹었지만 언제나 가능한 것도 아니고 악어나 자이언트 피라냐가 자주 출몰하기에 위험했다.

“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되겠구나. ”

밤 하늘의 별자리와 지도 상의 거리를 대입해 주둔지와의 거리를 계산한 윌리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내일 쯤이면 강을 통해 배를 타고 내려간 이들이 주둔지에서 짐을 풀고 전초기지 건설을 착수할테고 현지인들의 협력하에 서둘러 보급물자를 올려줄 것이다.

“ 으으 춥다. ”

따뜻한 코코아를 한잔 마셨지만 추위가 가시질 않는다. 윌리엄은 참모부의 핵심이었다. 주로 하는 일은 군의 이동 경로와 보급에 관련된 전략 등. 수십만 병사들이 그의 말 한마디에 이동한다. 사실상 전투 외에 귀찮은 일은 모조리 그와 동료들에게 맡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대우는 상당히 좋았다. 개인 막사가 제공되는 점 하나만으로 바깥에서 노숙하는 이들과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이제 슬슬 잠이들 시간. 보초들이 서성이는 것 빼고는 주변이 조용해지자 윌리엄은 또 한번 바깥을 살핀 뒤 안으로 들어와 상자 하나를 꺼냈다. 자그마한 자물쇠를 풀고 뚜껑을 열자 경악스럽게도 내용물은 왠 여성용 팬티가 있었으니.

“ 오늘은... 역시 마리엘과 함께 해야지. ”

총 석장의 팬티는 각각 마리엘과 헤르미나 세레스의 것으로 하루종일 입은 것을 그대로 상자속에 넣어 여기까지 가져왔다. 이런 변태스런 아이디어의 주인은 헤르미나였다. 마리엘이나 세레스 몰래 팬티를 챙겨 상자에 담아 줬는데 외로울때마다 하나씩 골라 냄새 맡으며 자위하라는 눈물나는 배려심이 아닌가. 무척이나 불순한 행위라 희대의 치녀 헤르조차 건내면서도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뜨거운 지역을 오랫동안 이동했기에 밀폐된 상자속에 보관된 팬티의 냄새는 영 좋지 못했지만 희미하게나마 그녀들의 채취가 남아있어 윌리엄은 도무지 참지 못할 밤이 될때마다 한장씩 꺼내 냄새를 깊게 들이마시면서 자위를 하였다.

“ 아아아~ 마리엘... ”

- 탁탁탁탁탁! -

사실 당장 집에 돌아가서 마리엘의 말랑하고 푹신한 젖가슴에 파뭍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거기다 헤르미나와 세레스가 사이좋게 펠라치오를 해주면 금상첨화. 실제로 경험도 있고 그 기억들은 지금 윌리엄의 소중한 딸감으로 쓰이고 있다. 능숙치 못한 세레스가 고양이마냥 귀두에 대고 혀를 낼름낼름 거릴때의 아찔한 감각!

“ 아아아악! 제기랄! 그냥 집구석에 쳐박혀 있을걸 흐흐흑. ”

굳이 남벌에 참여하지 않아도 됐었다. 윌리엄이 하는 업무는 주로 국가 경제나 교역 관련업으로 나라의 재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있다. 남벌 참여는 순전히 남들 다 가는데 혼자만 집지키는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다는 것 뿐. 실제로 친구들은 남벌 군 곳곳에 배치되어 임무를 수행중이다. 물론 공을 세워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는 목적도 있지만 그냥 아버지에게 허락받기 좋은 허울이기도 하다. 윌리엄은 팔에 힘을 실었다. 이제 곧 나온다!

“ 아하아아.. 마리엘.. 마리에에엘.. ”

팬티의 채취를 더욱 힘껏 마시며 파워풀한 용두질 끝에 마침내 아랫도리에서 확하고 올라온다.

- 찌이익! -

걸죽한 정액이 공중으로 반 미터는 날아올랐을까. 그와 동시에 천막 입구가 걷히고 가넷 페더가 항상 얼음같은 포커페이스를 깨뜨리고 몹시 당황했다.

“ ................... ”
“ ............... ”

윌리엄은 말없이 탁자 위의 천을 가져가 목줄기까지 솟구친 백탁액 찌거기를 닦았다. 가슴팍으로 내려가 배꼽 주변 마무리로 푹 젖은 귀두 부분을 깨끗하게 닦고 바지를 올린 남자는 일어나 침대 끝에 걸터 앉고는 새빨개진 얼굴로 땅이 꺼져라 숙인다.

“ 미.. 미.. 미안하다.. 대답이.. 없.. 길래.. 혹시나 해서.. 하하.. 하.. ”

여기사 가넷 페더는 무안한 상황에 우선 의자부터 찾았다. 윌리엄은 한동안 말이 없다. 가넷은 그녀대로 미안하면서도 난생 처음 겪는 상황에 어찌 할 바를 몰랐다. 남성의 생리를 모르는건 아니다. 약혼자였던 제이크 리빙스턴 남작과 한 침대에 오르길 몇 번. 남성에 대해 약간은 배웠다. 윌리엄도 건장한 성인. 성욕도 당연히 있을 법 하지만 솔직히 크게 쇼크를 먹은건 그가 가진 이미지였다. 황궁에서 윌리엄은 특히 시녀들에게 자주 입방아가 오르는 대상이었다. 그가 지날떄마다 시녀들의 수근거림이 끊이지 않았고 가넷 역시 지나가면서 여기사들에게 자주 이야기를 듣는다. 대게 그의 외모와 능력에 관련된 반응이었다. 잘생겼다느니 똑똑하다느니 항상 예의바르고 친절하며 상하 관계 없이 매사에 깍듯이 대해주는 점에서 변변찮은 귀족 출신인 시녀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으리라. 생각해보면 황궁에서 그를 싫어하는 여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더군다나 천하의 헤르미나 황녀가 시도때도 없이 찾아오는 맞선을 그것도 황제가 주선한 자리마저 단칼에 거절하는 이유가 윌리엄에게 있다는 소문이 있다. 무려 윌리엄의 아내가 헤르미나 황녀와 버금가는 대륙의 손꼽히는 미녀. 마리엘 슈나우더 임에도 말이다. 설마 이혼 기도라도 하는 걸까.

“ 그래도 조금은.. 충격이구나.. ”
“ 하아.. ”

그가 여덟살 쯤 때였으이라. 윌리엄이 누나 리사의 바지자락을 잡으며 총총걸음으로 따라가는 모습.

“ 그땐 참 귀여운 꼬마였는데.. ”

차가운 냉혈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몹시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

“ 언제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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