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창해승천무[滄海昇川舞]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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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3,449회 작성일 17-02-1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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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해 승천무8

   생사투의 격전

청해진의 남쪽에서 가장 번화한 도읍은  청해현이고
그중에서도 번화한  중심가에 무기를 소지한 무인들이 무언가 들뜬 기분으로
주루에 머물러 있거나 객점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곳을 운중봉에서 벗어나 백리도에서 떠나는  밀수선을 타고 청해진에 온  아소가
주변을 돌아보더니 그중에서 가장 화려해보이는 주루로 발을 옮기는데
그의 모습은 늘씬한 키에  남색경장을 입고 그위에 경갑을 덧입자
당당한 무인의 기백이 흘러넘친다.
청해방의 사건이 있은지 벌써 이년. 무제의 도움으로 내기를 제대로 갈무리한 아소라
이제는 피부가 투명하지 않고 오히려 평범해져서 이제는 어려서부터 아소를 보아온 사람일지라도  알아볼수없는 얼굴이고 눈에서는 정광이 흘러 어려서부터 정통무가에서 무공을 익힌
소공자쯤으로 보인다.
그런 모습의 아소가 이곳에 온 이유는 청해현의 현감이 무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기 때문인데
명목은 산적토벌이었지만 무천을 발견했다는 소문이 떠돌아
 그 소문을 듣고 떠돌이 무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그렇지 않아도 섬을 벗어나 무인들과 한바탕 싸움을 벌여
그동안 늘어난 무공을 실험해보고 싶어 좀이 쑤셨던 터라
소문을 들은 아소가 가솔들의 만류를  운중봉을 떠나 바로 이곳으로 온 것이다.

청해진은 한면이 바다이고 다른 한쪽은 험산준령인데
그 산줄기를  설령산맥이라 부른다.   산봉우리는 만년설로 뒤덥혀 있고 산맥의 길이가 이천리가 넘는 커다란 산맥이고 그 줄기들이 험난한 협곡으로 이루어져 전인무답의 숲지가 널려 있는 곳이다.
그 설령 산맥에는 수많은 화전민과 짐승처럼 살아온 원주민들 그리고 중원에서 악명을 떨치다가 쫒겨온 무인들이 만든 산채들이 있고  얼마전에 그중의 한 산채에서
산적들이 철마표국의 표물을 강탈한 사건이 있었던 것이라 국주의 부탁으로 현감이
대대적인 토벌전을 벌인다고 공표했으니 상금을 탐낸 무인들이 우르를 몰려든 것이다.

청해방의 심처인 청우정에 하얀 백발에 팽팽한 피부를 가진 나이를 알수 없는
사내가  보료에 비스듬이 앉아 주렴밖에서 벌어지는 음란한 교접을
지켜보고 그의 곁에는 단정한 모습으로 앉은 청해일봉 주선향이 무심한 표정으로
그의 팔다리를 주무르고  있다.
그리고 그의 맞은 편에는 은여검 사도희가 무릅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가
"아버지. 저애는 괜찮을가요?" 하고 주렴밖을 흘낏거리며 묻자
그제야 사도희를 일별한 사내가
"염려마라. 제 아비의 내공을 흡수해서 주체하지 못하는 것 뿐이니.
 반인반수처럼 변한것은 야수마공을 대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야.
 끓어오르는 욕정도 그래서 생긴 것이고 정욕을 풀고 나면
이성을 찾을수 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내가 지켜보고 있지 않느냐."
하고 말하자 그제야 사도희가 안심하는 표정이고 그에 주선향을 쳐다본 사내가
"허허. 아직도 마음이 안 풀린 모양이구나." 하고 달래듯 말하자
주선향이 사내를 쳐다보며
"아닙니다. 청해방이 지은 죄값을 치른 것 뿐이고 외할아버님의 배려로
내공도 일취성장했느니 고마울뿐입니다." 하고 말하자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 아픔이 없는 성장은 없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내가 특별히 신경쓴것이니 최선을 다해 연공하거라. "
하고 말하자 주선향은 슬며시 고개를 돌리고는 한 사내를 떠올린다.
모서기라고 하는 준수하면서도 총명한 사내로 청해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했고
중태에 빠진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던 사내였다.
지금은 지하감옥에 있는데 사도희가 아들 창해일룡을 시켜 아버지의 내공을 빼앗고
죽여 버린 사실에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간 것이다.
은근히 그가 자신의 짝이 되었으면 했는데 지금은 모든것이 물거품이 되어 버린것이다.

"그래. 확실히 천붕이 맞단 말이지."하는 말이 중원제일가의 가주인 사도검의 입에서 나오자
잡념에 빠졌던 주선향이 다시 다리를 주무르고  사도검은 그녀의 손을 끌어다
자신의 양물에 쥐어주자 주선향은 흘낏 엄마의 눈치를 보더니
작고 아름다운 손으로 외할아버지의 양물을 조심스럽게 주무르고
그에 사도희는 잠깐 딸과 아비의 모습을 보다가  눈을 돌리며
"예. 그렇습니다. 얼마전에 무제가 죽자 천붕이 그를 데려갔다고 합니다."
하고 말하자 사도검이 고개를 끄덕인다.
무천제가 살아있을때에 함께 했던 천붕은 그가 죽자 그의 시체를 가져갔는데
그후에도 무천에 묻히고저 하는 절정고수가 심산유곡에서 죽으면
그 시체를 가져간다는 전설이 있는데 무제의 시체를 가져갔다면
 천붕을 잡으면 무천이 어디에 있는지 알수 있는 무천제의 유물이 천붕의 몸에 간직되 있다는 전설도 믿을 만한 것이다.
그래서 사도검이 직접 온것이고 청해진이 들끓어  무인들이 몰려 든것이다.
하지만 사도희도 모르는 비밀이 있으니 그것은 잠행에 나선 황태자의 실종이었다.
가주가 되고 싶어 삼대세가을 포섭해 전 가주와 형제들을 기습해서 살해하고
가문의 비공을 삼대세가에게 주었던 사도검은 지금 종이호랑이와 다름없었다.
삼대세가가 중원제일가를 보위하는 일은 이십년전에 있었던 일이고
그후에는 사마가는 삼대세가에 휩쓸렸던 것인데
그나마 사마검의 누이가 황후라 감히 건들지는 못했고 누이의 아들이 황태자가 되자
그를 암중에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던 중이었다.
그러니 그가 잠행중에  이곳에 와서 실종되니 만사를 제치고 이곳에 온 것이다.
황태자는 황후와 사마검의 음모로 황후의 제령술에 금제된 상태라
황후에게 연락도 않고 사라질리 없는 것인데 혹시나 제령술이 해제되었을까봐
사마검이 직접 찾아 나선 것이다.
그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자 사도희는 얼른
"저는 나가 보겠습니다. 선향아. 아버님을 잘 모셔라." 하고 말하더니 서둘러 나가고
그에 엄마가 보던 말던 가주가 시키는데로 그의 양물을 입에 물고 있던 주선향의 치마속으로
손을 넣은 사마검은 사타구니에 손을 넣고 세손가락으로 질속을 후비며
"흐흐흐. 처음에는 그렇게 아퍼하더니.... 세 늙은이가 길을 잘 내어 놓았구나."
하고 말하자 주선향은 눈물이 찔끔 나온다.
중원제일가에 가 있는 일년동안 그녀는 삼대세가의 노리개가 되었었는데
하루에도 서너명이상의 사내들의 시중을 들어 삼대세가의 사내치고
그녀의 몸을 거치지 않은 이가 없었고 그녀의 몸은 항상 정액에 찌들어 있었다.
잠시 지난일을 떠올린 주선향이
"노가주님. 어머니는 늙어서 싫으신가요?" 하고 양물을 입에 문채로 가주를 올려다보며 말하자
사마검은 살짝 인상을 찌부리며
"음. 왜 싫으냐?" 하고 묻자 주선향이
"아뇨. 어머니와 함께 모시면 더 좋아하실까해서..." 하고 말하니 사마검은 그제야 눈을 빛내며
"호. 그럴까?"  하고 말하고 그에 주선향은
"전에... 할아버님에게 어머니가 시중을 들게 하셨다면서 좀 서운해 하신 것이 기억나서....."
하고 말하니 사마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허. 그랬지. 그래도... 딸은 좀."하고 말하고 그에 주선향은 속으로
"난. 남이란 말이냐!"하고 울부짓으면서도 겉으로는
"싫으심 말고요." 하고 말하자 사마검은 한동안 말없이 주선향의 애무를 즐기고 있다.

주루에 머물던 아소도 이곳에 와서 소문을 듣고는 쓴웃음을 지었는데
어쩌면 이것이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숱한 싸움이 있으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해볼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아소에게 군현진이 서너명의 무사와 함께 다가와서
"하하하. 연 소소협. 오랜만이요." 하고 진작에 아소가 가르쳐준 가명을 말하고
그에 아소가 일어나 인사하자
옆에 있는 고목같은 마른체구에 뼈가 굵은 삼십대 사내를 소개하자 
"괴목신조 관하요. 젊은 나이에 상승의 무공을 익혔다니 부럽소."
하고 과장되게 인사하자 그 옆에 서 있던 사냥꾼차림의 삼십대사내가
"크크크. 항상 겸손하시군.  난. 삼안소궁 마조요." 하고 인사하자
그제야 사내들 틈에서 얼굴은 내밀는 삼십대 후반의 여자가
"난. 황주호리 감홍이다.  너 멋있네."하고 사내처럼 털털한 목소리의 여자가 인사를 한다.
그에 군현진이
"모두 의협회의 협객들이지. 정의협객 만자한이 이끄는 의협대와
 여기 삼인의 협객이 이끄는 삼인협대가 주로 협행을 하고 있지."
하고 군현진이 말하고 그에 아소가
" 무제의 제자라는 만자한 말이요?"하고 되묻자 그에 삼인의 얼굴이 험상해지고
군현진은 얼른
"허. 연소제가 무예만 익히느라 말솜씨가 좀 없지요.
세분 협객이 이해하시요."하고 말하더니 군현진이 일부러
"무제의 제자분이 맞네. 의기가 하늘을 찌르는 분이지."하고 말하자 아소는 눈치껏
"아. 그렇습니까. 언젠가 한번 보고 싶군요."하고 대답한다.

정의협객 만자한을 만나고자 하는 아소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가 광해군도로 떠나서였다.
아소가 듣기로는 만자한이 무제를 암습할때 나섰던 무인들중에 광룡도의 수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에  아소는 그가 무천에 대한 소문을 낸 본인임을 짐작할수 있었다.
설령산맥에는 집마32채가 있는데 대부분이 중원에서 악행을 저지르다 쫒겨온 마인들이고
그 마인들이 광룡도의 수적과 함께 무제를 암습했다는 것은
만자한과 광룡도주. 그리고 집마 총채주와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것과
그 셋이 무엇인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그러니 청해반도는 산적과 수적, 그리고 만자한과
청해방과 손을 잡은 청해성, 그리고 확실히 어떤 편인지 알수 없는
철마표국과 청해현감이 있는 것이다.

"누가 청해의 주인이 되던 크게 한번 전란이 일어나겠군."
하고 아소가 생각하는데
"그나저나 큰일이네."하고 군현진이 말하고 그에 아소가 의문을 표시하자
"철마표국이 청해성의 도움으로 토벌대를 모집해 집마채가 있는 설령산으로 들어가면
산에 사는 화전민들의 씨가 마를거야."
하고 말하더니
"산에 사는 화전민이나 원주민들을 산적의 앞잡이정도로 생각하는 그들이
보이는데로 죽이거나 생포할거야." 하고 말하자
삼안소궁 마조가
"표물강탈사건은 조작이고 원래는 화전민을 사로잡아 노예로 팔려고 시작한 일일거야."
하고 퉁명하고 말하자 아소가
"무천을 찾는다는 소문도 있던데..." 하고 말하자   황주호리 감홍이
"일거 양득이란 말이겠지. 함부로 들어갈수 없는 설령산에 들어가 노예사냥도 하고
무천도 찾고....
 철마표국이 거금을 청해현과 청해성에 보냈다는 소문이 있으니 그돈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설령산의 천민들은 노예가 되고
집마채와의 접전으로 설령산에  지옥도가 펼쳐질거야."
하고 말하더니 아소를 쳐다보며
"어때. 우리는 화전민을 보호하게 위해 철마표국의 인간사냥꾼들을 암습할 생각인데..."
하고 말하고 그에 아소는
"아. 그래야지요. 저도 한팔 거들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모두 굳은 결심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청해토벌대가 설령산맥으로 진군할때에 철마표국의 한쪽에서는 커다란 방갓으로 얼굴을 가린
일단의 무인들이 말을 타고 조용히 표국을 빠져 나가고
그에 멀리서 그모습을 보고 있던 의협회의 무사들이 삼삼 오오 짝을 지어서
조심스럽게 그들의 뒤를 따르기 시작한다.
그러자 아소도 같이 움직이기로 한 군현진의 지시에 따라 일어서서 그의 뒤를 따르자
마치 연인처럼 곁에 다가온 감홍이
"맨 앞에 있는 놈이 철규야.
우리중에는 감당할 사람이 없으니 무조건 피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니 잘 보아둬."
하고 말하고 그에 아소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자세히 설명을 시작한다.

철마표국에는 은밀한 조직이 있는데 그 조직이 인간사냥꾼들이 모인 포인대라는  조직이다.
모두 삼조로 되어 있고  각각 한조에는 열명에서 스무명정도 이고
일조에는 철마표국에서 가장 무공이 강하다는
 반월대도를 무기로 사용하는 절정고수인 국주의 사촌아우인 월인패도 철 규였다.
이름이 알려진 것은 그 한사람뿐이고
그외에는 모두 비밀로 누가 인간사냥꾼인지 아무도 모르는데
은밀히 알아본 바로는 청해방의 무사도 있고 청해성의 군관도 있다고 한다.
그들을 포인대에 포섭하는 일은 전부 철규의 권한인데
청해의 무인들은 어느 소속이 되었건 그가 불러주길 바란다는 소문이 있을정도고
타 방파들도 그것에 대해서는 나서지 않고 있다.
수하 무인의 실력도 늘고 그들의 부수입까지 따지고 싶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인간사냥꾼이란 소문이 나면 좋을일도 없는 무인들이
 신분을 감추고 인간 사냥을 했고 익명성이 가져오는 안심에
하고 싶은데로 행동해서  잔혹함도 도를 지나칠 정도였다.
그러자 얼마전부터 의혈회가 인간사냥꾼이 누군지 밝혀진 무인들을 암살하기에 이르렀다고
감홍이 친절해 설명해주고 아소는 묵묵히 그녀의 이야기를 세겨 듣고 있다.


무작정 포인대의 뒤를 은밀하게 쫒는 의혈회의 무사들의 무지한 행동에 아소는 불안해하다가
"저. 잠깐 산 아래로 내려갔다 와야 할것 같습니다." 하고 군현진에게 말하자
나머지 일행들이 아소를 쳐다보자  감홍이
"두려워서 그래?" 하고 말하고 그에 아소가 대답을 않자
"뭐. 그럴수도 있겠지.  다음기회에 같이 하자고..." 하고 말하고는 두번다시 아소를 쳐다보지도 않고 가버리고 나머지 일행도 따라가자 군현진이 곤란한 표정으로 아소를 보더니
그냥 고개만 한번 숙여주고는 그들의 뒤를 따른다.
그에 아소는
"제길..  설령산의 지형에 대해 아는 사람을 찾아보아야겠어."
하고 생각하고는
"저기.."하고 군현진을 부르자 그에 군현진이
"뭔가?" 하고 묻자 아소가 멀쑥한 표정으로
"혹시. 일행중에 설령산의 지도라도 가진분이 계신지...." 하고 묻자
군현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허. 그런것이 있을리가 없잖은가. 혹시 집마채주라면 있을까?" 하고 대답하며 사라져 버리자
아소는 멍하니 서서
"정말 대책없는 사람들이군."하고 허탈하게 중얼거린다.
자기보다 고강한 무공을 지녔을지도 모를 무인들을 뒤쫒으며 도주할 지형조차 모른다니..

수없이 많은 산봉우리들과  멀리 보이는 하얀 눈을 뒤집어 쓴  높은 만년설봉이 내려다보는
거대한 산의 깍아지른 절벽이 그림자를 드리우는 곳을 아소는 내려다보고 있다.
청해방에 있을때 어려서부터 잡일을 했기에 근처 야산에서 나무를 해 날라보기도 했던 아소는
바다만큼이나 깊은산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다.
절정무사라도 자연적으로 생긴 절지에 들어서면 생사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지금 근방의 지형이라도 파악하려고 산 정상에 올라 주변을 돌아보는 중인데
지금 자기가 있는 곳이 험산의 깊은 협곡으로 협곡안에는 커다란 호수도 있고
주변은 울창한 나무들이 있는 지형이라 도주를 한다면 이곳만한 곳도 없는 곳이었다.
"여기가 좋겠군."하고 속으로 생각하는 것은 절벽과 그 절벽의 밑이 깊은 수심의 호수라는 것이다.
만일의 경우 철마표국의 일조장인 월인패도 철규에게 쫒긴다면
이곳이야 말로 자신의 구명줄이 될 장소였던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아소는 이곳을 중심으로 큰 원을 그리며 지형을 익히고
그 동선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한다.

월인패도 철규는 절정무사답지 않게 엄청난 체구를 지닌 사내였다.
키가 남보다 그리 크진 않지만 근육과 비계로 뭉쳐진 살집은 보통사람의 세배는 되는 중량이다.
거기에 천부적인 장사이고 성격이 과격해서 툭하면 반월형태의 마상거도를 빼드는
패도적인 사내였다.
그런 그였지만 무공이 절정에 달하고  국주의 명령에는 절대 복종하며 일처리도 실수가 없어  국주의 신임을 받고 있고
요번 출정에는 표국의 사활이 걸릴만큼 많은 무사들과 숱한 금전으로 모은 인간사냥꾼들로
신중한 행동으로 토벌대의 후미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설령산맥의 중심지인 설령산에 자리한 집마총채를 향해 진군하는 토벌대의 움직임에
마을을 지키기 위해 경계를 서던 화전민들이 이미 흩어지기 시작했고
포인대도 아홉개의 조로 나뉘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면서 철규는 다른 조와 암호를 주고 받으며 정찰을 하며 신중히 움직이는데
그 이유는 화전민들의 움직임을 파악해서 포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날파리처럼 귀찮게 하는 의혈회라는 조무라기 무사들을 사로잡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아소는 협곡을 내려다 보니   화전민들이 은밀히  움직이다가 서너명의 인영이 가로막고 서 있다.
그에 화전민들이 깜짝 놀라 숲으로 뛰어들어 보지만
능숙한 솜씨로 움직이는 포인대의 무기에 상처를 입어 사로잡히는 모습을 보며
"마치 어부가 그물을 쳐 놓은 것 같은 포위망이군.
 의혈회의 무사들은 이런 것들을 알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멀리서 홍연시[紅煙矢]가 하늘높이 솟아 오르며 날카로운 소적소리가 울려 퍼지자
"의혈회를 찾았나보군."하고 생각하며 은밀하게 그쪽으로 이동을 한다.
포인대의 무사한명을 사로잡아 자백을 받아낸 아소는 철규가 의혈회를 노린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고  의혈회가 있는 곳을 알았으니
철규보다 빨리 그들이 있는 곳에 도착해서 그들을 피신시키고 싶었던 것이다.

무기가 부딧치는 소리와 홍연시가 날아오르는 것을 보고 아소가 의혈회의 무사들이 포인대의 무사들과 싸우는 현장에 도착하자 의혈대는 당황한 표정으로 화급하게 무기를 휘두르고 있다.
아직 포위망이 좁혀지지 않아 아소가 도착했을때는 다행히 의혈대가 적을 물리쳤을때쯤이었고
아소가 나서 해치우는데 지치고  당황한 의혈대의 무사들은 멀거니 아소를 쳐다보자 
"모두 이 근처에 숨어 있어야 합니다.
 내가 적을 유인할테니 한식경쯤 지나 왼편 협곡을 따라 조심스럽게 산을 내려가십시요."
하고 말하고는 바람처럼 사라지자
그제야 감홍이 " 아. 그가 왜 떠났었는지 알겠군요." 하고 말하자 군현진이
"얼른 그의 말대로 근처에 숨읍시다. 등하불명이라고... 적이 쉽게 속아넘어갈것 같습니다."
하고 말하자 한팔에 깊은 상처를 입은 마소가 말없이 숲속에 몸을 숨기자
모두 은밀한 곳으로 몸을 숨긴다.

아소는 적당한 속도로 움직이며 눈에 보이는 적이 만만해 보이면 나타나고
홍연시를 날리면 그때야 적을 제압한후에  움직인다.
일격필살의 천뢰창법이지만 무제는 그것을 변형시켜 빠르고 유연한 창법을 쓸수도 있게 가르쳐주었고 아소의 창법은 전부 요혈만을 빠르게 노리는 창법을 사용해
전에 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적을 제압한다.
그리고 한가지 특징은 적을 죽이기 보다 팔다리를 부러트리거나 점혈을 해서 제압하는 것이라
살인에 대한 부담이 없어 훨씬 효과적인 공격이 되고 있었다.

허름하고 낡은 도관이지만 세명의 도사가 거주하는 깨끗하게 청소된 도관에
월인패도 철규는 좌탁에 앉아 있고 그옆에는 두명의 여무사가 지키고 있다.
그리고 눈앞에는 세명의 남녀가 알몸으로 겁에 질려 떨고 있고 그들의 뒤에 서너명의
무인들이 팔짱을 낀체로 음흉한  눈으로  그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비싼 노예로 팔아 넘길수 있는 어린소년 소녀 한쌍과 반반한 계집을 찾아낸 심복이
그들을 잡아 와  철규는 지금 한참 기분이 좋아져 있다.
십년전에 중원황제의 암습사건이후 반역자로 몰려 설령산으로 숨어들었던
천유문가의 식솔이 잡힌 것이다.
그들이 황궁으로 잡혀 가던 중에 누군가의 도움으로 구조되었다고 했는데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아 있을줄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마에 있는 벼락맞은 형태의  화인으로 한번에 알아본 철규가 흥분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황궁에 있는 그들의 정적인 재상에게 넘기면 수만냥을 받을수 있고
또한 재상의 신임을 받아 중원천룡표국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수 있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철규가 그들의 옷을 벗기고 알몸을 확인하며 희롱하고 있을때
홍연시가 오르자 철규는 약간 인상을 찌부리며
"조무라기들이 설치는 구만.  귀찮지만..... 그래도 가보아야지."
하고 말하며 일어서더니 곁에 있는 갸냘픈 몸매의 무사에게
"저들도 데리고 간다. 천천히 가도 빠져 나갈 구멍이 없으니..."
하고 말하고 그에 방립에 망사로 얼굴을 가린 여무사가
"예. 걱정마세요. 저들은 우리가 확실하게 지키겠습니다."
하고 말하자 그녀의 엉덩이를 툭 친 철규가 천천히 도관을 빠져 나가고
그에 철규의 심복들이 철규를 따라가자 한 여무사는 품속에서 밧줄을 꺼내더니
"호호호. 내가 이런 맛에 따라온다니까.
 대주님만 따라 다니면 재미있는 일이 많아." 하며 말하며 알몸의 세사람에게 다가간다.
그녀는 알몸인채로 묶어서 끌고 다닐심산인 것이다.

아소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산등성을 따라 절벽쪽으로 향하고 그뒤를 십여명의 무사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뒤를 따른다.
그리고 멀리서 월인패도 철규가 그모습을 보며 천천히 따라오는것이 마치 맹수를 사냥하는 사냥꾼들의 모습인데
아소는 힐끔 그들을 쳐다보다가
"좋아 하긴 이르지. 네놈이 나서기 전에는 날 어쩔 수 있는 놈이 없어."
하고 절벽쪽으로 걸어가며 철규를 향해 큰 소리로 소리치자
그소리에 뒤를 따르던 무사들이 모두 달겨들려고 할때에
"하하하. 한마리뿐이지만 조무라기 모두를 합친것보다 났구나."하고 광소를 터트리는 철규에
모두 추춤하고  아소도 움찔하고 만다.
그모습을 보며 천천히 앞으로 나선 철규가
"흐흐. 그래도 내손에 죽어 이름이라도 날려 보겠다는 건가?" 하고 말하자
피식 웃은 아소가
"좋을데로 생각해.  난 네놈만 잡으면 저 조무라기들은 저절로 흩어질것같아 한소리뿐이지."
하고 대답하자 철규가 무시무시한 안광을 내품으며
"네놈을 사로잡을 것이다.
그런후에 어디에 사는 누군지 알아낸후 네놈 가족들을 모두 잡아내어 노예로 만들어 버리겠다."
하고 말하자 아소의 얼굴이 싸늘해지며
"그말 진심이겠지?  좋아. 내가 똑같이 해주지. 뭐. 내놈은 사로 잡을 필요도 없군.
죽지 않을만큼만 패서  네가족과 함께  노예선에 태워버리면 되지.
세명의 계집과 다섯의 아들딸을 그렇게 끔찍이 아낀다며...."
하고 아소가 이죽거리자 월인패도 철규는 분노에 얼굴이 불덩이처럼 달아오르더니
"이야합." 하고 소리치며 거대한 몸을 바람처럼 휘몰아치며 달려든다.
말위라면 더욱 위력이 있는 월인패도지만 커다란 덩치에 절정에 오른 내공과 무겁고 큰 무기를
들고 달겨드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마주칠 엄두도 나지 않는 모습인데
거기에 분노로 격발된 전력을 다한 무공이라 대도에서는 시퍼런 강기가 품어져 나와
공기를 진동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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