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바람언덕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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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0,254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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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열은 아랫도리로 눈물을 잔뜩 쏟아낸 소현을 씻겨준 뒤에 번쩍 안아 들고 침대까지 와서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마치 갓 태어난 새끼의 태반과 양수를 제거하며 탄생을 축하하는 어미처럼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을 핥아나갔다.

미안함이 가득한 눈길로 만류를 할 때마다 키스를 하고서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뜨겁다 못해 완전히 녹아버린 듯한 보지 속으로 마침내 자지를 들이밀 때, 그녀의 두 눈에선 또다시 맑디 맑은 이슬이 비치고 있었다.

 

“하윽~ 자기야...”

 

달뜬 신음을 토하는 그녀의 새하얀 얼굴을 타고서 영롱한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재열은 그 눈물을 손가락으로 닦아주고는 따스한 미소를 지었다.

 

“세상 구경은 잘하고 왔어? 이제는 바람언덕에서 좀 쉬어야 할 시간이야...바람아가씨~ 쪽~”

“아앙~ 사랑해~”

 

촉촉한 입술을 살짝 맛본 다음 허리를 크게 한번 휘젓자 그녀가 재열의 목을 꽉 껴안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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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과음에다 밤새 시달렸을(?) 터인데도 새벽부터 깨 온종일 초조했을 거다.

사랑을 나누고 난 뒤 머뭇거리면서 말을 꺼내려는 그녀를 재열은 반강제로 재웠다.

물론 그 역시도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여체를 품에다 꼭 껴안고서 아주 깊이 잠들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땐 소현의 눈가로 덕지덕지 붙어있던 피곤한 기색이 말끔하게 사라져있었다.

 

“안녕~ 푹 잤어?”

“으, 응...자기는?”

“후후~ 네 덕분에 나도...”

 

꾹 끌어안자 보드라운 살결이 따스하게 달라붙어오면서 살갗으로 스며들 것만 같았다.

그의 가슴에다 얼굴을 묻고서 체취를 맡는 듯이 잠시 동안 숨을 깊게 들이키던 그녀가 감았던 눈을 떴다.

 

“..자기...나...”

“소현아...”

“으, 응...”

 

제법 마음을 다잡았는지 그래도 잠들기 전보다는 훨씬 더 단단해진 표정으로 입을 여는 소현의 말문을 막았다.

그러자 역시나 그건 그냥 겉모습뿐이었던지 금새 표정이 흐트러진다.

 

“나한테 미안해하지 않고 진심으로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으면 다 말해도 좋아..그럴 수 있겠어?”

“..........”

 

그 질문에 그녀의 입이 조개처럼 꽉 다물어졌다.

재열은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나중에 네 마음이 아주 편안해져서 그런 자신이 섰을 때 이야기해줘...기대할게..후후후~”

“....으, 응....알았어...”

 

물론 재열은 당장에라도 듣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머리 속으로 떠오르는 수많은 상상들이 숨결을 가빠지게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애써 생각을 딴 곳으로 돌렸다.

두근거리는 비밀스런 이야기 하나쯤은 소현에게 있어도 좋지 않겠는가? 어차피 아빠에게도 한가지를 약속 받았으니 말이다.

엄마에게도 분명히 아직도 남은 비밀들이 한두 개는 있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더 많을 것 같았다.

 

“..왜 웃어?”

“후후후~ 아니야...”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한다는 게 좀 오버를 했나 보았다.

무심결에 빙그레 웃는 그의 모습을 보고 소현이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

재열은 그녀를 자신의 몸 위로 올려놓고서 물었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하고 싶은 건? 엄마랑 아버지한테 용돈을 두둑하게 받아왔거든..후후후~”

“웅~ 별로 특별히...어머~!”

 

그때 갑자기 울린 전화에 그녀가 깜짝 놀랐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더니 지금 곁에 있는 약혼자 빼고야 걸려오는 전화에 겁낼 이유는 전혀 없는 소현인데도 저렇게 본능적으로 반응하는 걸 보자, 재열은 자신이 오기를 정말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누군데?”

 

핸드폰을 들고서는 받을까 말까 망설이는 그녀의 모습에 혹시나 그 남자가 아닌가 싶었다.

 

“으, 응...같이 온 친구...”

“받아봐...걱정이 돼서 전화했을 텐데...”

“아니...좀 있다 내가 하면 돼...”

“그래...그렇게 해...”

 

그렇게 변명을 대며 아예 전화기를 꺼버리는 걸 보니 짐작이 맞는 것 같았다.

아마 술기운에 전호번호를 알려준 모양이었다.

하기야 강제적인 게 아니라 스스로 몸을 허락할 정도였으니 당연했을 것이다.

남자라면 이렇게 어리고 예쁜데다가 순진하기까지 한 여자애를 그냥 스쳐지나 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웠을 테고 말이다.

재열은 그냥 모른 척하면서 그녀를 품에다 안았다.

 

“걔들한테 이야기를 안 한 거야?”

“했어...”

“뭐라고?”

 

소현은 다른 방을 잡은 뒤에 자기 짐을 거기다 옮겨놓고는 친구 중 한 명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 보자고 말했다.

그리고는 열쇠를 전해주면서 몸이 안 좋아서 먼저 올라가겠다고 하자 그 친구는 깜짝 놀라 달래고 설득하려 애를 썼다.

당연히 몸 상태가 안 좋다는 건 그저 핑계일 뿐 지난밤 때문이라는 걸 눈치챈 것이다.

하지만 소현의 결심이 요지부동이자 이번에는 다같이 돌아가자며 다른 친구들을 깨우러 가려는 게 아닌가!

소현이 할 수 없이 약혼자가 오기로 했다는 사실까지 고백하고 나자 친구는 너무나 어이없어했다.

그냥 숨기면 그만인데 저렇게나 일을 크게 벌이는 게 이해가 안 간다는 거였다.

하기야 재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후후후~ 그래서 친구들은 어떻게 한대?”

“잘 모르겠어...더 놀다가 내일 올라가겠지...”

“그러지 말고...나중에라도 꼭 통화를 해봐...걱정할 텐데...”

“알았어..자기야~”

 

어제 벌어진 사건으로 친구들에게 원망이 서린 듯한 그녀의 심드렁한 반응에 재열은 달래듯이 엉덩이를 두드려주었다.

그러자 그 손길이 기분 좋은지 가슴팍에다 뺨을 비비며 고개를 끄덕여왔다.

 

“너..점심은커녕 아침도 안 먹었지?”

“..으, 응...미안...”

 

눈을 부릅뜨며 화난 듯이 말하자 그녀의 고개가 쑥 들어가더니 기가 팍 죽는다.

재열은 그런 귀여운 모습에 탱탱한 엉덩이의 살집을 꾹 거머쥐면서 속삭였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어? 한번 더하고 밥 먹으러 나갈까? 아니면 밥부터 먹고 와서 또 할래?”

“앙~ 자기야~ 사랑해~”

“후후후~”

 

장난스러우면서도 끈적한 그의 말에 소현의 얼굴이 환해지면서 키스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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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과 마주친 게 정말로 우연이었는지 아니면 일부러 찾아 다녔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기야 동만 다를 뿐 어차피 한 콘도였으니 객실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해서 찾고자 마음먹었다면 못 찾을 건 없었다.

소현과 또 한번 뜨겁게 사랑을 나눈 뒤 점심을 먹으러 나오는 건물 입구에서 딱 마주치자, 재열의 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주춤대며 인사를 하는 그녀들이 어제의 그 난장판을 벌인 여자들치고는 제법 순진한 면들이 있었다.

 

“하하하~ 재미있게들 놀고 있어요?”

“네? 아...네....저.....”

 

별다른 감정 없이 그저 인사치레로 던진 그 말이 책망하는 소리로 들렸는지 얼굴이 확 붉어지면서 어깨를 움찔거리는 게 보였다.

특히나 저번에 끝까지 물고늘어지던 다혜라는 그 친구의 태도가 더더욱 그래서 조금은 의외였다.

재열은 자꾸만 새나오려는 웃음을 억지로 삼키고서 물었다.

 

“좀 늦었지만 우리는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인데...식사는 했어요?”

“네...저흰 먹었어요....”

 

같이 따라붙고 싶어하는 눈치면서도 이런저런 사정상 차마 그런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게 조금은 가련하기도 했다.

사실 그냥 놀러 와서 즐겁게 지내다 보니 그렇게 된 것뿐인데 그녀들이 재열에게 죄인처럼 굴 이유는 없었다.

 

“후후후~ 그러면 오후에는 뭐하고 지낼 거에요?”

“네? 뭐..그냥....”

 

아침부터 황망하게 설치느라 노는 거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그가 워낙 별종이라 그렇지 따지고 보면 엄청난 사고가 터진 셈이었다.

비록 농담처럼 그런 말이 오가고는 했다지만 바람을 피우다 들킨 거였다.

더더군다나 그녀들이 그 사건의 주동자였다.

자신들의 난잡한 행동을 들킨 쪽팔림은 뒷전의 문제이고, 당장 재열이 뺨을 때리고 욕설을 퍼부어도 변명조차 못할 상황이었다.

 

“..특별한 계획이 없으면 저희랑 같이 놀아요...여기까지 왔는데 저도 해수욕은 해봐야죠..”

“네? 그래도...괜찮겠어요?”

“하하하~ 이런 미인들의 몸매를 볼 기회를 놓치면 바보죠...”

“어머~?”

 

그의 뻔뻔스러운 대답에 그녀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그리고는 소현을 쳐다봤지만 그의 팔뚝에 매달린 채 올려다보며 미소만 짓고 있었다.

재열은 너무나 예쁜 자신의 약혼녀에게 부드럽게 입맞춤을 하고는 다시 말했다.

 

“그러면 나중에 보기로 하죠...음..장소는 어제 놀았던 곳 근처...어때요? 소현이가 알고 있을 테니...”

“네? 네...그, 그렇게 해요...”

“그러면 좀 있다 봐요..아..참...우리가 조금 늦더라도 너무 걱정은 마세요...

우리 예쁜 소현이를 이틀 동안이나 못 봤더니 제가 좀 그러네요......후후후~”

“어머, 어머? 어머~!”

 

재열이 소현의 어깨를 껴안고서 그녀들 곁을 지나치자 뒤에서 놀라움에 찬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정말 고등학생이 맞긴 맞냐면서 그때 주민등록증을 확인해봤어야 한다는 말에는 크게 웃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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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대로 비키니를 입은 그녀들의 몸매는 아주 훌륭했다.

하기야 그렇기에 저런 걸 자신 있게 입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놀라운 건 소현의 복장이었다.

저번에 가족들과 휴가를 갔을 때와는 다른 재열도 처음 보는 거였다.

아마 그 이후에 이번 바캉스를 위해 새로 구입한 모양이었다.

원래 있던 것도 꽤나 노출이 심했는데 이건 그보다도 훨씬 더했다.

젖꼭지와 보지부분을 빼고는 거의 끈이나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아래쪽은 T-팬티나 마찬가지였다.

어쩐지 애초부터 옅었던 보지털이 왠지 더 정갈해진 느낌이 들더라니 이걸 입기 위해 정리를 한 모양이었다.

말은 안 했었지만 이곳으로 놀러 오면서 나름대로 자유를 만끽하려는 본능이 있었던 것 같았다.

가족여행을 가기 전에 그가 손수 골라주었던 것보다 노출이 더 심한 걸 고르다 보니 저런 게 나왔을 거다.

 

“와~ 끝내주는데? 이러고 다녔어? 여기 남자들을 몽땅 심장마비로 잡을 일이 있어? 쿡쿡쿡~”

“아, 아니야...허리에다 걸치는 스카프가 따로 있어...”

“후후후~ 그러면 물에 들어갈 때는?”

“그, 그거야...그렇지만...”

“아주 예뻐..사랑해...쪽~~”

“앙~”

 

그녀의 친구들도 상당한 미인에다 쭉 빠진 몸매였지만 소현과는 비교가 안되었다.

단연코 군계일학이었다.

아마 어제 그 남자일행들도 소현을 두고서 치열한 경쟁이 있었을 것 같았다.

최후의 그 승자가 누구인지 꽤나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부우~~ 염장커플은 물러가라~ 우린 완전 들러리네? 이거 기죽어서 살겠어요?”

“후후후~ 미안해요...”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 했던가?

그와 티격태격했던 다혜가 가장 스스럼이 없었다.

물에서 놀다가 재열과 소현이 잠시 밖으로 나와 파라솔 아래 앉아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이자 시샘이 났는지 금새 쫓아와서 훼방을 놓았다.

 

“휴우~~”

“후후후~ 또 왜 그래요? 다혜 씨...”

 

옆에 털썩 주저앉더니 대뜸 한숨부터 내쉬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다혜가 두 사람을 슬쩍 쳐다보더니 말했다.

 

“사실 재열 씨한테는 소현이가 아깝다고 생각했어요...”

“하하하~ 그건 사실이죠...”

“아, 아니야~ 힝~ 자기가 얼마나 멋진데 그래? 다혜 너 왜 그래? 씨~”

 

소현이 다혜에게 눈을 흘기며 그를 꽉 껴안아왔다.

 

“이 계집애가 사람 속에다 불을 지르네 질러?

그래, 그래..요것아~ 네 말이 맞아...내가 지금 그 말을 하려는 거거든? 칫~”

“자~ 자~ 둘 다 좀 진정하고..친구간에 싸움이 나겠네? 후후후~”

 

둘이 툭탁거리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이 잘 느껴졌기 때문이다.

꼭 자신이 아니라도 저런 친구들이 주변에 있어서 소현은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어제의 그 사건도 소현이 안타까워 재열에 대한 환상을 깨주려고 그랬을지도 모른다.

 

“처음 봤을 때...제법 잘 생기고 똑똑하다는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나이도 어린 게 잘난 척 어른 흉내를 내는 것 같아서...솔직히 좀 재수가 없었어요...”

“푸하하하~ 아주 정확하게 보셨네요?”

“아~~!”

 

갑자기 다혜가 굉장히 예뻐 보이면서 호감이 커졌다.

정말로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성격이 아니던가!

재열이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가 갑자기 탄성을 토해냈다.

 

“..역시...재열 씬...진짜로 이상해요...오늘 너무 놀랬어요...이젠 소현이가 이해돼요...”

“후후후~ 그거 비행기가 아니라 진짜 칭찬 맞죠? 고마워요...”

“자기야...”

“소현아...정말로 좋은 친구를 둔 걸 축하해...쪽~”

“앙~”

 

소현이 왠지 불안해하는 음성으로 불러오다가, 그가 또다시 입맞춤과 함께 꼭 끌어안자 안심이 되는지 금새 밝은 표정으로 배시시 웃었다.

다혜가 도저히 못 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내흔들더니 일어서며 말했다.

 

“에고~ 더 있다가는 속 터져 죽겠다...근데...재열 씨...”

“네?”

 

돌아서던 그녀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멋진 몸을 왜 숨겨두고 있었어요? 얼굴보다도 그게 더 마음에 드네? 호호호~”

“컥~”

“야~ 너?”

 

재열의 아래위를 쭉 훑어보며 그렇게 한마디를 던지고는 크게 웃으며 도망을 가버렸다.

그러자 소현이 발끈했지만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백사장을 뛰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이미 멀어지고 있었다.

 

“후후후~ 왜 걱정돼?”

“아, 아니야..자기...”

 

어디 그런 생각이 든다고 해서 그렇다고 말할 수가 있겠는가? 어제 자신이 저지른 짓이 있는데 말이다.

 

“잘 둘러봐...여기에서 너만큼 예쁜 사람은 없어..게다가 나만 사랑하잖아?”

“으, 응...”

 

그만을 사랑한다는 말에는 조금 주춤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게 틀렸다는 게 아니라 어제일 때문에 무심결에 그렇게 되는 것일 거다.

재열은 품에 안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그런 너를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지...아무 걱정하지마...

한가지만은 약속할게..내가 언제 약속한 걸 안 지키는 거 봤니?”

“아니~ 그런 적 없어...”

 

자신감과 확신에 넘친 소현의 대답이었다.

 

“널 사랑하는 마음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거야...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을 거고...”

“응~ 믿어~ 자기야...”

“그래..솔직히...”

 

재열은 조금 전 다혜에게 호감이 갔던 사실과 그 이유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어쩌면 두 사람간에 우연히 무슨 일이 생기지 않으리라고 자신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어차피 소현의 학교로 진학하기로 마음먹은 그이기에 앞으로도 쭉 보게 될 사람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알지? 내가 길게 말하지 않아도...”

“으, 응...알아...무슨 말인지...”

 

그래,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게 보여주는 게 오히려 그녀를 더 안심시키는 길이었다.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늘 곁에 붙어있었던 재열의 감정상태를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자기 몰래 뭔가가 있을 거라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것보다는, 이게 훨씬 더 마음 편하고 오히려 신뢰감도 실리는 것이다.

게다가 약혼자가 친구와 섹스를 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어제 자신이 저지른 외도에 대한 부담감이 확 줄어든다.

그건 서로에게 미리 발부해준 일종의 면죄부나 마찬가지였다.

 

“근데...어제 술을 마실 때도 이러고 있었던 거야?”

“으, 응...방으로 돌아가서 갈아입을 시간이 없었어...왜?”

“후후후~ 아니야..보면 볼수록 예쁜 수영복이라서...”

 

그녀 자신은 잘 모를 것이다.

군살이 전혀 없는 홀쭉한 아랫배 때문에 골반으로 팽팽하게 걸쳐진 비키니가 피부에서 살짝 떠, 옆에서 내려다보면 안쪽의 보지털이 그대로 보인다는 걸 말이다.

소현의 육체 모든 곳을 눈을 감고도 샅샅이 그려낼 수 있는 그마저도, 보일 듯 말듯한 저 아찔한 광경에 아랫도리가 뻑뻑해질 지경이니 다른 남자들은 정말로 괴로웠을 게 분명했다.

그리고 조금 전 다혜가 그의 탄탄하고도 매끈하게 빠진 몸매를 훑고 내려와 마지막에 머문 곳이, 작은 삼각팬티 안으로 뚜렷하게 드러난 성난 자지였던 것도 바로 소현의 저 모습 때문이었다.

그녀가 농담처럼 한마디를 던지고 도망가버렸지만, 그걸 다시 말하자면 ‘당신의 큰 자지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라는 의미나 다름없었다.

물론 소현은 거기까지는 깨닫지 못한듯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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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같이 먹은 후 두 팀은 각자의 방으로 헤어졌다.

도중에 다혜가 어제 그 남자들은 이미 오전에 떠났다고 슬쩍 알려주었었다.

그게 소현을 위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여자들끼리만 조신하게 잘 거라는 자신에 대한 변호인지는 재열도 알기가 힘들었다.

둘이 함께 씻고서 침실로 돌아오자 침대 위에 있던 소현의 핸드폰에서 메시지도착을 알리는 신호음이 울리고 있었다.

 

“왜?”

“아, 아니야...”

 

그걸 확인하다가 화들짝 놀라서 지우는 그녀를 보고 묻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재열은 그녀 스스로 담담해질 때까지 계속 모른 척해줄까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소현아..이리와...”

“으, 응...”

 

물기가 촉촉한 매끄러운 여체의 촉감이 굉장히 감미로웠다.

그녀를 껴안은 채 침대에 드러누워서 다정하게 소곤거렸다.

 

“어제 그 사람이야?”

“그, 그게...”

“괜찮아...그러니까 편하게 이야기해...쪽~”

 

맞는 모양이었다.

움찔하면서 말을 더듬는 걸 보면 말이다.

재열은 그녀의 귓불에다 입을 맞춰주고는 매끄러운 등을 쓰다듬으며 달랬다.

사랑하는 사람의 입맞춤과 손길은 언제나 긴장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소현의 기색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으, 응...미안해...”

“후후후~ 자꾸 그러면 나도 미안해지는데? 널 괴롭히는 것 같아서...”

“아, 아니야...안 그럴게...”

“그래...됐어...나쁜 사람 같아? 널 못살게 굴어?”

“그런 건...아니야...그냥...”

“우리 서로 약속하지 않았어? 억지로 하지도 말고..그렇다고 일부러 피하지도 말기...마음이 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응..그랬어...”

 

그녀가 꺼려하는 게 두려움 같은 종류가 아니라 그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라는 건 일단 알았다.

재열은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만지다가 그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매끄러운 보지를 더듬었다.

그러자 다리를 벌려주는 그녀, 그곳이 빠르게 젖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냥 자연스럽게 통화하면 좋겠지만...아직은 네가 조금 불편할 테니까 저쪽 방으로 가서 하고 와...

어쨌던 하루 종일 통화가 안돼서 많이 답답해할 거야...너도 안부인사 정도는 하고 싶지?”

“아흑~ 아~”

 

음핵을 건드려보니 단단하게 성이 나있었다.

그리고 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자 신음과 함께 조여오면서 끈적한 물이 흘러내렸다.

아마 그녀의 몸과 머리 속은 어젯밤의 그 짜릿했던 쾌감을 다시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재열이 이야기를 하면서도 계속 애무를 한 건 그런 의도가 있었다.

 

“그냥 여기서 할래?”

“앙~ 아, 아니...잠깐 인사만 하고 올게...미안해...”

“후후후~ 미안해하지 말라니까?”

“으, 응...”

 

보짓물에 젖은 손으로 엉덩이를 토닥거려주자 소현이 전화기를 든 채 주춤주춤 발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되돌아온 건 생각보다 시간이 꽤 흐른 후였다.

조심스레 전화기를 내려놓고서 안겨오더니 한참 동안 그의 얼굴만 올려보다가 입을 열었다.

 

“안 물어봐?”

“집에 가서 천천히 생각해보고 다시 만나든지..아니다 싶으면 딱 잘라서 대답해줘..그러면 돼...”

“자, 자기야?”

“하하하~ 몰랐니? 사랑하는 사람의 생각쯤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는 걸...”

“자기야~ 사랑해~”

 

그가 넘겨짚은 게 너무나 정확했던지 소스라치게 놀랐던 그녀가 곧 눈물을 글썽이며 꼭 끌어안아왔다.

사실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뻔한 거였다.

그리고 그 남자가 어젯밤 일을 다시 언급하며 꽤나 자극적인 말들도 했을 것이다.

통화를 하러 가기 전보다 보지가 엄청나게 많이 젖어있는 걸 보면 말이다.

소현이 그와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이 높다는 예감이 들었다.

재열에 대한 미안함만 빼고 그 남자에 대한 호감은 물론 정사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것 같으니까 말이다.

그건 그 남자가 뛰어나다기보다는 외도가 주는 짜릿함이 원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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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의 친구들은 일정이 다 끝났지만 하루 더 묵고서 같이 올라가자는 재열의 제의에 미안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거기에는 소현의 진심 어린 권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재열로서도 그다지 손해가 아니었다.

자신들이 쓰는 객실에 방이 두 개니 잠잘 때 서로 불편할 일도 없었고, 귀경길에는 그녀들의 차를 얻어 타고 편안하게 가면 되었다.

더군다나 이런 미녀들 틈에서 마음껏 눈요기까지 하니 그야말로 횡재였다.

이틀 동안 거의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서로 부대끼고 논 덕에 아주 급격하게 가까워졌다.

그런 모습에도 소현이 더 이상 불안해하지를 않아 재열에게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꽃 같은 미녀들에 둘러싸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눈꼴사나웠던지, 그가 있음에도 헌팅을 시도해오는 남자들이 종종 있었지만 재열이 나설 틈도 없이 여자들이 아주 매몰차게 쫓아버렸다.

덕분에 소현의 일로 학교에서 한동안 짜릿한 시선을 받았던 학기초 못지않게 이곳에서도 공공의 적이 되어야 했다.

그런 질투의 눈길쯤이야 은근히 즐기기까지 하는 그였으니 당연히 무시를 했다.

 

“뭐야~? 이건 정말 반칙이라니까? 이거 위조한 거 맞죠?”

“하하하...소현아...네가 말해줘...”

 

마지막 날이랍시고 아예 저녁식사 대신 일찌감치 술자리로 시작한 콘도에서, 다혜가 갑자기 방바닥에 있던 재열의 주민등록증을 쥐고 흔들며 소리를 빽 내질렀다.

급하게 장을 봐와서는 닭도리탕을 만들어 척 대령하는 거나, 그 와중에도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애교를 떠는 소현을 챙기다 못해 키스에다 애무까지 해대고, 그녀들의 술 공격에도 태연하게 다 맞상대해 혼자서 멀쩡하니 아주 기가 막혔던 것이다.

그녀들이 어떻게 알랴? 그가 지내온 생활들과 경험을 말이다.

그와의 격차는 아마 최소한 프로와 아마의 정도는 되었다.

 

“웅~ 우리 자기는 원래부터 무지 어른스러웠어..뭐든지 잘하고...오빠 같았다니까? 그리고...”

“야~ 야~!! 그만~~ 내가 미쳐~~ 얘한텐 화도 못 내겠고...”

“킥킥킥~”

“깔깔깔~~”

“하하하하하~”

“웅~”

 

다혜의 탄식에 모두가 배를 잡고 웃는데도 자기가 뭘 잘못 말했나 싶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순진한 소현의 모습이 더 웃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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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저께 밤도 비슷한 광경이었을 것 같다.

빈 소주병이 줄을 짓고 치마가 훌렁 올라가 팬티는 물론 거뭇거뭇한 보지털까지 다 보이는데도 그것도 모른 채 취해서 뭐라고 정신 없이 떠드는 그녀들과, 한술을 더 떠 바지 위로 더듬다 못해 아예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재열의 자지를 만지는 소현까지 아주 볼만했다.

그런 모습들에 대해 별달리 나쁘게 보지 않는 재열도 이 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소현에게 좀 주의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저건 습관적인 술주정이 될 가능성이 컸으니 말이다.

 

“응? 어디 갔지?”

 

화장실을 잠시 다녀오고 보니, 앉은 상태로도 몸이 흔들리는 두 여자가 종이컵을 부딪히며 원샷을 외치고 소현은 바닥에 모로 웅크리고 누워서는 혼자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들 사이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리더답게 그나마 제일 멀쩡했던 다혜가 안보였던 것이다.

고개를 돌리자 베란다 창 밖에서 사람의 실루엣과 함께 담뱃불 같은 게 깜박거리고 있었다.

재열은 그리로 다가가 창을 열고서 나갔다.

 

“안에서 피지 왜 여기서 그래요?”

“어머~”

“하하하~ 괜찮으니까 그냥 펴요...”

 

화들짝 놀라 피우던 담배를 끄려는 그녀를 말렸다.

그러자 다혜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에게 담뱃갑을 내밀었다.

 

“후후후~ 전 안 피워요...그렇다고 담배 피우는 사람들을 싫어하지도 않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재열이 웃으며 고개를 젓자 그녀가 묘한 눈으로 바라보더니 한걸음 다가왔다.

 

“후욱~ 지금 절 꼬시는 거에요? 그렇게나 사랑하는 소현이가 저 안에 있는데도?”

 

그의 얼굴에다 담배연기를 확 뿜으면서 굉장히 도전적으로 말하는 그녀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반짝거렸다.

결코 취기에 젖은 눈빛은 아니었다.

 

“후후후~ 글쎄요?”

“아니면...복수를 하고 싶은 거에요?”

 

그렇게 내뱉지만 그녀 스스로도 그가 소현을 원망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 듯이 보여 웃음이 나왔다.

소현의 말처럼 자유분방한데다가 직접 겪은 바로도 꽤나 발칙한 그녀였지만 지금 재열의 눈에는 깜직하고 귀엽게 보일 뿐이었다.

 

“다혜 씨...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서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요...”

“그, 그건...”

 

그녀는 정곡을 찔리자 도도함이 금방 무너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그 모습이 재열의 가슴에다 호감을 더욱 상승시키면서 여자의 내음을 찐하게 풍겨왔다.

한걸음 내디뎌 서로의 코가 맞닿을 만큼 다가섰다.

 

“소현이를 핑계 삼아 미움을 받으려고 할 만큼이나 스스로에 대해서 자신이 없어요?”

 

그녀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자 기겁을 하며 거실 쪽을 쳐다보았다.

 

“재, 재열 씨!!!”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유혹적인 모습이었다.

마치 엄마와 소현을 딱 반반씩 섞어놓은 듯했다.

 

“내가 마음에 들면 그냥 솔직하게 그렇다고 말해요...바보처럼 그러지 말고..나도 다혜 씨가 좋으니까요...”

“그, 그건...흐읍~”

 

나직한 속삭임에 움찔하는 다혜의 입술을 무지막지하게 덮쳐버렸다.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치켜 뜨고서 버둥거리는 그녀의 허리를 더욱 강하게 끌어당기며 입 속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허리에 있던 그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 바람을 넣은 타이어처럼 빵빵한 엉덩이를 거머쥐는 순간, 그녀가 목을 껴안으면서 혀를 아프게 빨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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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봄날도 한때요, 따스한 가을볕에 화상을 입는다죠?...
언제나 따스하기만 인생이 있다면야 아마 전생에서 우주를 구했을 거라는..
에...그리고 재열의 사고가 굉장히 특이하긴 하지만...꼭 상상만으로 존재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들 아시죠? 보통은 글의 주인공이 결국 필자를 닮은 거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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