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 금촌리 설화(金村里 說話) 3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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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6,993회 작성일 17-02-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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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촌리 설화(금촌리 설화) - 38


배은숙은 미처 사춘기를 맞기 전부터 최근까지 꽤 오랫동안 사랑의 열병을 앓았다.
그것도 하필이면 짝사랑에다, 삼각관계며, 사촌 오빠라는 금단의 대상이었기에 그 아픔과 후유증은 소녀의 가슴에 더욱 큰 멍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큰 아버지는 당시 경찰의 고위 간부였다. 동생인 그녀의 아버지가 경찰에 투신한 것도 그런 인맥의 작용이 컸던 셈이다.
큰 집의 7남매중 막내 아들인 배정규는 그녀보다 5살이 많았고, 5남매중 둘째인 그녀의 친언니 은정과는 동갑이었다.
그 두 집은 대구에서 한동네에 살았고 형제간의 우의도 돈독해 집안끼리의 왕래도 잦았다. 그중에도 동갑인 정규와 은정은 잘 어울렸다.


은숙은 철이 든 후 꽤 오랫동안, 그렇게 유난히 정다운 사촌 오빠와 친언니의 관계를 항상 부러움과 시샘의 눈으로 보면서 성장했다.
두 집안의 가족이나 적당히 터울이 진 자녀들이 함께 어울릴 때도 있었지만, 동갑인 정규와 은숙은 유난히따로 짝을 지어 놀기를 즐겼다.
은숙은 그런 사촌 오빠와 언니가 부러웠지만 5살이라는 나이 차이 때문에 그들이 소꿉장난을 할 때도, 더 자라서 줄넘기나 술레잡기를 할 때도, 혹은 소설이나 영화가 대화의 주제로 오를 때도 그들 사이에 끼어들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은숙은 그 오빠가 좋았다. 이성이나 사랑에 대해 막연한 동경만 갖고 있을 때부터도 나는 저 오빠한테 시집갈꺼야 라고 혼자 다짐을 하기도 했다.


한편 그렇게 단짝으로 어울렸던 정규와 은정은 시간이 흐르고 몸도 마음도 성장해 가면서 상대에 대한 감정도 변해 갔다. 친남매 이상으로 가깝고 동갑의 소꿉친구로 함께 뒹굴던 그들도 점점 서로를 이성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 반응은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나타났다.
정규에게는 은정이 갈수록 구원의 여인상으로 자리잡으며 애타게 사랑을 갈구하는데 반해, 은정은 사촌간이라는 현실을 인식하면서 일찌감치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늘 사촌 오빠와 언니의 어울림에 구경꾼 같은 존재였던 은숙은 그러한 두사람의 감정차이도 우연히 구경하게 되었다.


은숙이 중학교 1학년 때, 그녀의 아버지는 칠곡군의 한 파출소장으로 전보되어 가족도 모두 이사를 했다.
그해 여름방학에 정규가 혼자 작은 집을 찾았다. 정규와 은정은 다 고3이었고 역시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은 많았지만 왠지 그전 같지 않게 좀 서먹서먹해 보인다는 것을 은숙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날, 저녁을 먹고 꽤 늦은 시각에 정규와 은정이 집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은숙은 억제할 수 없는 호기심으로 그 뒤를 밟았다.
둘은 냇가의 뚝에 나란히 앉아 있었고 은숙은 살금살금 그들에게 닥아 갔다.
도란도란 들리던 말소리가 멈추고 둘은 포옹하더니 이어서 입술이 마주쳤다. 은숙은 자신이 마치 사촌 오빠와 키스하고 있는 것처럼 온몸이 짜릿해 왔다.


"아아, 이제 그만 ...... !"
정규의 손이 은정을 더듬으려 하자 그녀는 입술을 떼고 그를 밀어내며 차갑게 말했다.
"은정아! 내는 졸업하마 바로 서울로 올라 가잖나. 그 전에 내는 사랑의 확인을, 사랑의 정표를 ...... "
"또 그 소리 ...... ! 니가 다시는 그런 말 않겠다고 해가 오늘도 이래 만난 것 아이가? 정규야, 니는 와 그 헛된 집착을 못 버리노?"
"은정아! 우째 니를 잊을 수 있노? 철들면서부터 지금껏 니만을 사랑해 왔는데 ...... 첫사랑이면서 내 영원한 사랑인데 ...... "
"진짜 철이 들었으마 그기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는 것도 인정해야지. 와 우리가 다 멀쩡하고 앞날이 있는데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매달려야 하노?"


"아아, 은정아! ...... 사랑은 감정이다. 따지고 계산하면서 하는 기 아이란 말이다. 또 니를 아무리 잊을라 캐도 내는 안되는 기라. 니 없는 세상은 내한테 지옥이다. 차라리 같이 죽어뿌자!"
그의 애원은 한껏 비통하고 애절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냉정했다.
"또 그 소리 ...... 정규야, 니 사랑이 아무리 절실하다 해도 다른 사람들 생각도 좀 해봐라. 우리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죽으마 우리들 부모나 가족들의 마음은 어찌 되겠노? 나도 니를 오랫동안 좋아, ...... 아니 사랑이라 캐도 되겠지. 그래 니를 사랑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운명적으로 안되는 거 아이가? 그라마 그런 굴레에서 벗어날 줄도 알아야지."


"아아 ...... !"
그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비통한 신음을 질렀다.
그가 손을 내밀자 둘은 다시 포옹하고 입을 맞추었다. 키스는 꽤 오랜 시간을 끌었지만 그가 몸을 더듬으려 하자 그녀는 입을 떼며 다시 그 손도 매정하게 뿌리쳤다.
"아, 이래 뜨겁게 키스는 하면서도 와 더 이상은 안 되노?"
"이건 우리가 여섯살 때부터 해온 거 아이가?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선을 넘을 수 없는 기 현실 아이가? 우리가 이성을 가졌으마 그 현실도 인정해야지."


"그래도 은정아! 딱 한번만 ...... 한번만이라도 니를 갖고 싶다. 니를 진정 잊어뿌고 단념하기 위해서라도 딱 한번만 ...... "
그가 다시 포옹하려 내미는 손을 뿌리치며 그녀는 일어섰다.
"그걸 하마 나를 갖는 기가? 그걸 하마 나를 잊어뿔 수 있다고 ...... ? 그런 기 사랑이가? 니가 진정 나를 사랑해 왔다면 내 처지도 생각해 줘야지. 여자는 순결이라는 기 있다. 나는 그걸 이별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 일생을 같이 할 사람한테 주고 싶다. 정규야, 그동안 우리의 지난 날을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 상대에게 상처주는 일은 하지 말자!"


그녀는 집을 향해 혼자 발길을 돌렸다. 머리를 감싸고 있던 그의 어깨가 들썩이며 흐느끼는 소리도 새어 나왔다.
숨어 있던 은숙도 감정이 북바쳐 눈물을 흘렸다. 잠시 엿들은 것만으로 그녀는 사태를 모두 파악했다. 해사한 얼굴에 감상적인 정규 오빠는 금단의 사랑이라도 단념할 수 없다고 호소하지만, 원래 똑부러진 은정 언니는 매정하게 뿌리치고 있다.
둘 사이가 끊어진 것은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오빠가 너무 불쌍했다. 정규 오빠! 언니 대신 나를 가져요. 현실이 어떻더라도 나는 오빠만을 사랑해 줄게. 영원히 오빠만을 사랑할 거야. ...... 은숙은 이렇게 말하며 그에게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끝내 행동은 하지 못했다.


정규와 은정이 다 대학생이 된 뒤에도 그들은 가끔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은숙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그들을 살펴 봤는데 정규의 아련한 눈길을 은정은 묵살하며 더욱 서먹서먹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은정에게는 애인이 생겼다.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고 은숙이 고2 때 결혼식을 올렸다. 은숙은 결혼식에 참석한 정규에게 온통 신경이 쏠렸다.
그는 신부에게도, 혼주인 작은 아버지 내외나 친척들에게도 잘 웃으며 대범하게 행동했다. 그러나 은숙은 그 웃음 뒤에 가려진 사촌 오빠의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또 누가 그런 것을 알아채렸는지 모르겠지만, 가끔 고개를 들거나 시선을 돌릴 때의 그 충혈된 눈과 일그러진 표정에서 은숙은 실연의 종착점까지 온 한 남자의 애절하고 침통한 속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치 그 아픔을 공유하듯 그녀의 마음도 저려 왔다.
잔치가 끝난 뒤 정규가 살짝 빠져 나갈 때 은숙은 4년전처럼 그 뒤를 밟았다. 다만 그때는 미행대상이 사촌 오빠와 언니였지만 지금은 그 혼자인 것이 달랐다.
그녀의 예감대로 정규는 혼자 술집을 찾아 벌컥벌컥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 2시간쯤을 술집 밖에서 기다려도 나올 기미가 없자 그녀는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그의 앞자리에 마주 앉았다.


"아니 ...... ? 은숙이, 네가 웬 일로 ...... ?"
이미 만취상태로 게슴츠레한 눈에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하는 그에게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오빠! 너무 취했다. 이제 고마 마시고 집에 가자."
"흐 흐 흐 ...... "
일그러진 표정을 짓다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리고 그는 탄식조로 뇌까렸다.
"내 마음은 텅 빈 항아리. ...... 아무리 술을 퍼 부어도 여전히 속은 텅 비어 있구나."
다시 술잔을 집어 드는 손목을 꼭 잡으며 그녀는 말했다.


"오빠! 오빠 마음 내가 다 안다. ...... 그라마 그 항아리에 술만 쳐넣지 말고 다른 걸 채워라. 차라리 내한테 다 풀어라! 화풀이를 하든 위로가 필요하든 내가 다 받아 줄께."
"아아, 은정아!"
그는 풀어진 눈으로 한동안 그녀를 응시하다 정신이 조금 돌아온 듯 고개를 저었다.
"아니지! 너는 은정이가 아니지! 꼬맹이 은숙이지! ...... 꼬맹아, 나를 놀리지 마라! 네가 어떻게 내 마음을 안단 말이냐?"
오빠. 나는 꼬맹이가 아니야. 그 전에 오빠가 언니의 몸을 원했던 때만큼 이제 나도 크고 성숙해 졌어. 차라리 나를 가져. ---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하고 눈물만 글성였다.


"흐 흐 흐 ...... "
그는 또한번 자조적인 웃음을 터뜨리고 허공에 시선을 둔 채 연극대사를 읊듯 말했다.
"소년은 운명적으로 한 소녀를 만났지. 둘은 서로를 사랑했지. 나는 그 사랑의 찜통 속에서 오랜 세월을 뜨겁게 뜨겁게 익어갔다. 하지만 나는 만두가 아니다. ...... 속이 텅 비었으니까 ...... "
그는 그녀 앞에서 계속 혼자 술을 들이키며 혀꼬부라진 소리로 횡설수설했다. 그녀가 가끔 위로의 말을 던지거나 맞장구를 쳐 주어봤자 별 효과는 없었다.
이미 통행금지 시각이 얼마남지 않아 그를 그대로 놔두고 갈 수도 없었다. 그녀는 그를 거의 끌다시피 해서 여관으로 들어갔다.


그날 밤은 모든 것이 엉망으로 이어졌다.
입구에서 방값을 계산하는 동안 그는 계단에 주저앉아 거의 인사불성이 되어 여관주인이 업어서 방에 들여놔야 되었다.
"오빠, 너무 취했다. 우선 잠을 좀 자마 술이 깰끼다."
부축을 해서 침대에 누이려는데 그가 왈칵 구토를 시작했다. 마주 선 그녀의 치마에 첫 구토물을 쏟아놓고 이어 방바닥과 화장실까지 구토물이 이어졌다. 등을 두드려 주고 억지로 양치질을 시켜 주자 그는 오물이 묻은 옷을 입은 채로 그냥 침대에 곯아 떨어졌다.


방안이 온통 오물과 악취로 범벅이 된 것을 그녀는 눈물을 찔끔거리며 혼자 다 치웠다.
구두를 벗기는 것으로 시작해 그의 것옷을 모두 벗겨 오물이 묻은 바지와 자신의 치마는 물수건으로 대충 닦아냈지만 와이셔츠와 브라우스는 물빨래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악취와 땀투성이 된 몸을 샤워까지 마치고 나자 새벽 4시가 가까워 왔다. 여전히 마음은 혼란스러웠지만 그녀는 그토록 사무치게 사랑해왔던 남자의 모습을 지그시 내려다 보았다.
조금전까지 방안을 진동했던 코고는 소리도 멎고 그 준수하고도 해사한 얼굴은 이제 좀 평온을 찾은 것 같기도 했다. 힘들었고 삭막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잠시 뿌듯한 기분에 잠겼다.


아직도 인사불성인 한 남자는 그녀가 죽음을 무릅쓰고 위험에서 구해 온 연인 같기도 하고 혹은 자신이 나포해 온 포로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술을 가만히 맞대었다. 잠자는 공주에게 왕자가 잠을 깨우듯 ...... 상대의 반응이 없자 그녀는 혀를 내밀어 그의 입술을 벌렸다. 그러나 곧 얼굴을 찡그리며 입을 떼었다. 그에게서는 술냄새보다 더 지독한 썩는 냄새가 풍겨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인, 혹은 포로에 대한 호기심은 아직 남아 있었다.
그의 팬티 고무줄을 들어 살짝 내리며 자지를 관찰했다. 그러나 그것도 실망스러웠다.
수북한 털 아래 보이는 것은 좀 굵기는 하지만 손가락보다도 짧아 보이는 거무튀튀한 고깃덩어리가 있을 뿐이었다. 살짝 찔러도 보고 쓰다듬어 봤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무 보는 이도 없건만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팬티를 덮었다.


그녀는 그 나이 되도록 성인의 자지를 본 적이 없었다.
음란 비디오나 동영상이 없었고 음란물을 쉽게 접할 수 없던 시절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녀 자신이 아직 그런데 호기심이나 흥미가 없었다.
학교 공부도 비교적 열심히 했고 가야금 연주나 태권도, 가끔 읽는 소설 같은 것만으로도 정서적 면에서 별로 아쉬울 것이 없었지만 더욱 큰 이유는 그녀가 열렬한 사랑에 빠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짝사랑의 대상에 섹스를 개입시키지 않았다. 그저 흠모하고 그리워 하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상상 속에는 동화의 삽화 같은 세계가 펄쳐지고 그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고 만족했다.
여고생이 되면서 자위를 몇번 해봤지만 그 행동마저 사랑하는 남자를 생각하면 너무 음탕하고 천박스러운 것 같아 심한 죄책감과 후회에 빠지기도 했다.


첫키스와 자지의 관찰은 그녀에게 실망을 주었지만 새로운 아침은 또 새로운 상황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잠을 깬 정규는 아직도 취기가 남은 듯 괴로운 표정이었지만 샤워를 하고 나자 좀 정신을 차린 모양이다.그는 옆에서 자신을 지켜준 은숙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으며 무척 미안해 하고 또 부끄러워 했다.
준수한 얼굴에 문학과 음악을 좋아하고 또 이처럼 순진하면서도 소심한 것 같은 성격도 어릴적부터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매력인지 모른다.
"오빠야! 아직도 속 쓰리제. 그래 마이 마신 다음날은 해장국으로 속을 풀어야 한다 카더라. 해장국 무러 가자!"


해장국을 먹으며 은숙은 계속 조잘댔다.
언니의 결혼식도 어제 정규가 부린 추태도 아예 없었던 일처럼, 연달아 다른 화제를 이어가며 깔깔 거렸다. 오히려 어젯밤에는 연극배우처럼 횡설수설하던 그가 가끔 함께 웃기도 하고 맞장구도 쳤지만 나중에는 아예 입을 닫고 표정도 좀 굳어진 듯 했다.
"잠깐, 그 여관에 다시 가자. 두고 온게 있어."
"뭐를 ...... ? 지갑은 내가 챙겨 확인했고 또 뭐를 놓고 왔나?"
그가 아무말 없이 걷기에 그녀도 별 생각 없이 뒤 따랐다.
여관 카운터에서 그가 돈을 내는 것을 보고 좀 의아했지만 둘은 어제의 그 방에 들어섰다.


"은숙아! 너를, ...... 너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이 방에 그냥 남겨두고 나온거야."
그는 곧바로 끌어안고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 어젯밤 그녀가 그에게 시도했던 것처럼 혀를 밀어넣었다.
그 혀는 달콤하면서도 황홀했다. 이어서 그가 그녀의 혀를 빨아줄 때는 온몸이 짜릿해져 가며 당장 주저앉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는 그녀를 침대에 걸터 앉히고 걷 옷을 벗겼다. 다시 키스를 하고 한꺼풀의 옷이 떨어여 나가고, ......
젖꼭지를 빨아댈 때는 더 자지러질 것 같은 기분으로 숨소리가 가빠졌고, 키스 한번에 옷 한 꺼풀이 벗겨져 나가며 아무 저항 없이 그녀는 곧 알몸이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본능적 수치심으로 다리를 모은 채 보지를 두손으로 가렸다.
그사이 그도 훌훌 옷을 벗으며 역시 곧 알몸이 드러났다.


"엄마야!"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손바닥으로 두눈을 가렸지만 곧 손가락을 벌려 그 놀라운 대상을 응시했다.
불과 몇시간 전에 쬐끄만 고깃덩어리로만 보였던 그것이 한껏 부풀어 마치 탱크의 포신처럼 그녀의 몸을 겨냥하고 있었다. 뭉뚝한 대가리는 주먹만큼이나 크게 느껴졌고 색깔도 새벽에 볼 때보다는 밝아 보이는데 포신에는 핏줄이 돋아 있어 더욱 힘찬 생명력을 느끼게 했다.
그녀를 눕히고 나란히 누운 그가 다시 진한 키스를 보내며 온몸을 더듬는데 그녀는 부끄러움과 설레임에 몸을 떨면서도 신경은 온통 그토록 위용이 넘치는 자지의 잔상에 머물러 있었다.


이제 곧 저것이 내 몸을 파고 들겠지. 얼마나 아플까? ...... 하지만 참아내야지. 언니는 거부했지만 우리는 비로소 하나가 되는 거야. 나는 오빠의 여자, 오빠는 나의 남자가 되는 거지. ...... 그런 생각만으로도 보지는 스스로 뜨거워지고 물끼가 그득한 것을 그녀는 느끼고 있었다.
거기에 더 큰 자극이 가해졌다. 그의 손길이 찾아온 것이다. 그 손길은 그녀가 17년간 간직해 온 순결의 문을 여는 열쇠 같았다.
이미 질퍽해진 질속을 헤집던 손가락이 그 물끼를 묻혀 공알을 부드럽게 문지를 때 그녀는 조금 겁이 나기도 했지만 자위를 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짜릿함과 황홀함에 자신도 모르게 가랭이를 더욱 벌리고 엉덩이를 비틀며 가쁜 숨소리를 냈다.


"어 ...... ?"
그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보지에 시선이 꽂혔다.
"너는 여기도 은정이를 닮았네."
음모가 성글게 나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녀는 갑자기 급소라도 맞은 듯 몸이 굳어지며 다급하게 물었다.
"언니캉도 했나?"
제가 말하고도 은숙은 그런 말이 나온 것이 이상했다. "했나?" 라는 질문은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빠구리 했느냐는 것인데 게다가 "언니캉도" 라는 말을 집어 넣었지만, 정규와 자신도 아직 빠구리를 한 상태는 아닌 것이다. 하지만 그 뉘앙스는 그대로 그에게 전달된 듯 했다.


"허 허 ...... !"
그는 맥빠진 웃음소리를 한번 내고서 말했다.
"지금의 네 나이 때, 그러니까 우리가 고 2 때 한번 봤어. 절대로 손은 안 대기로 약속해서 그저 보기만 한거야."
"오빠 것도 비 줬나?"
"물론. ...... 하지만 얼굴이 빨개지며 금방 외면을 해버려 제대로 보았는지는 나도 의문이야."
그의 손은 다시 보지를 덮어 잠시 중단된 동작을 이어가며 변명처럼 말했다.
"우리는 그 뒤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게 바로 은정과 나 사이의 종착역이었어. 그 후 은정이는 완전히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으니까 ...... "


그녀는 다시 그 짜릿한 자극을 느끼며 마음도 풀어졌다.
그래, 오빠와 언니는 오랜 세월을 함께 어울렸다고 하지만 결국 스치는 바람 같은 인연이었어. 정작 오빠를 차지하는 사람은 나야. 나 역시 아낌 없이 모든 것을 오빠한테 주겠어. ...... 그렇게 마음을 정리하자 연기만 나던 짚더미에 부채질을 하듯 그녀의 그녀의 몸도 불꽃이 일어나며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으, 으, ...... ! ...... 하아, ...... 하아 ...... !"
자극이 점점 강해지자 그녀는 신음을 참을 수 없었다. 가랭이는 더욱 벌어지고 엉덩이를 들썩였다.
손동작이 멈추고 그가 몸을 포갰을 때 신음도 멈추었지만 그녀는 더욱 짜릿한 자극에 몸을 떨었다. 포신 같은 자지가 피가 가득 몰린 보지 주변을 압박해 오는 것이다.


"오빠! 와 ...... ?"
그녀는 눈을 뜨고 물었다.
알몸이 된 후 잠깐 질문을 할 때 말고는 줄곧 눈을 감고 있었다. 그것은 수치감을 적당히 가려주기도 하지만 신비와 황홀감을 더욱 증폭시켜 주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몸이 떨어져 나가 눈을 떠보니 직전까지의 그 모든 느낌이 꿈 같다는 기분까지 들게 했다.
"은숙아! ...... 아무래도 우리는 ...... 우리가 이래서는 안 되지?"
심각한 표정이 된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와 ......? ...... 와 그라는데 ...... ?"
"우리는 사촌간이잖아. 이래서는 안 돼!"


그 말에 그녀도 멈칫했다.
정규와 은정의 사이처럼 그녀에게도 역시 그 장벽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니와 나는 다르다. 언니는 그것을 피해 도망쳤지만 나는 그 장벽을 허물고 뛰어 넘을꺼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서 ...... 그런 다짐은 그녀에게 새로운 용기를 부어 넣어주며 더욱 몸과 마음을 가열시켰다.
"오빠, 나는 괘않다! 사실 나는 오빠를 쭉 사 ...... 흐윽! ...... 아니, 오빠만을 사랑해왔다."
처음으로 먼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감정이 북받쳐 그녀는 울컥 울음을 터뜨렸지만 창피하지는 않았다.


"은숙아! 나도 네 마음을 알아. 너는 정말 사랑스런 아가씨야."
그는 손바닥으로 눈물을 훔쳐주며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여자에게는 순결이라는 것이 있어. 우리가 영원히 서로 사랑할 수 없는데 그것을 내가 깨트릴 수는 없어. 너도 언젠가 진정한 사랑을 만날꺼야. 그때까지 간직했으면 해!"
그녀는 감동을 받았다. 그 말은 몇년전 정규와 은정을 엿보았을 때 언니가 했던 말이었다. 그때 정규는 그래도 사랑의 정표를 나누자고 매달렸지만, 이제 그녀에게는 이렇게 배려를 해주는 것이다.
그때의 정규처럼 그녀도 반발하고 싶었다.
오빠, 나는 괜찮다니까. 앞으로도 나는 오빠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절대로 만날 수 없을꺼야. 그러니 아까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어. 그냥 날 가져. ......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차마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대신 ...... "
그가 중얼거리며 얼굴을 내려 보지를 덮었을 때 그녀는 허벅지를 모으며 비명을 질렀다.
"아이, 그카지 마라. 그쨔는 더러 ...... "
그녀의 저항은 거기까지였다. 남자의 입술이 공알을 빨아대다 혀가 질구를 콕콕 찌르고 다시 공알을 부벼댈 때 그녀는 아까 손가락이 건들일 때보다 훨씬 유연하면서도 강렬한 자극에 점점 깊은 희열의 늪속에 빠져 들어갔다.
그의 손가락은 젖꼭지를 비비다 다시 질구를 부드럽게 휘젖기도 해서 그녀는 다시 신음을 내며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하아 ...... ! 오빠, 나는 우째야 되노?"
그가 보지를 여전히 빨고 찔러대며 몸을 슬슬 돌리는 것 같더니 어느 새 그의 우람한 자지가 수직으로 그녀의 얼굴을 겨냥하고 있었다.
"은숙이 너 하고싶은대로 해."
그는 그 말만 하고 다시 보지의 애무를 계속했다.
잠시 머뭇거리다 그녀는 자지를 입에 물었다. 뭉클! ...... 입안 가득이 전해지는 촉감은 보기보다 딱딱하지 않았고 무척 뜨겁게 느껴졌다. 혀를 돌려보니 대가리 끝의 갈라진 틈새에서 액체가 나오는 것 같다. 그 맛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아, 이것이 정액이라는 것인가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


그에게도 그녀가 느끼고 있는 것 같은 자극이 오는지 엉덩이를 들썩거리자 자지는 입안을 들락거렸다. 팽창한 자지는 너무 길어 밀어 올 때는 목구멍까지 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러나 보지에 가해지는 자극 때문인지 자지의 맛인지, 그리 역겹거나 괴롭지는 않았다. 그녀가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더욱 강하게 밀려드는 황홀감이었다.
보지와 입뿐이 아니라 그 자극은 온 몸을 희열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했다. 그것이 정점인지, 아직도 더 높은 희열의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몸은 붕 뜨고 눈앞이 캄캄해지는 느낌 속에서 그녀는 자지를 입에서 빼고 비명을 질렀다.


"아악! ...... 아, 아! ...... "
순간 울컥 하고 보지에서 무엇이 터져 나왔다. 그가 황급히 입을 떼었고, 그녀 자신도 비명을 지르고 오줌을 싸 질렀다는 것을 알았지만 처음 느껴보는 희열 속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전히 그녀는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보지는 경련을 일으킨 듯 혼자 옴찔거리는 것 같고, 가쁜 숨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아 봉긋한 가슴이 오르내리고, 붕 떴던 몸은 아직도 허공을 헤메는 것 같았다.
"은숙아, 좋았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그가 젖가슴을 주무르며 말할 때 그녀는 비로서 정신을 차리며 수치감이 밀려왔다.


"아이 참! 내가 쌌제? 나도 모르게 오줌이 그마 ...... "
창피함에 어쩔 줄 몰라하는 그녀에게 그는 빙긋 웃음을 보이고 보지를 어루만지며 키스한 다음 말했다.
"맹추 아가씨야, 그건 오줌이 아니야. 네가 벌써 성숙한 여인이 되었다는 증거야. 바로 사랑의 느낌이 몸에서 분출된 거란 말야."
그 말을 듣는 것만으로 그녀는 아까의 희열이 다시 몸으로 퍼지는 것 같은데 그가 말했다.
"그런데 어쩌지? 나는 아직 그 경지에 다다르지 못했어."
한껏 팽창한 자지를 내밀며 하는 말에 그녀는 그가 자신처럼 정점을 맞지 못하고 욕구가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아 ...... 오빠! ...... 내가 우찌 해주마 좋겠노?"
"아까처럼 ...... 입으로 ...... "
그녀는 망서림 없이 자지를 물었다. 입술을 오무려 자지를 압박하며 그 끝이 목구멍에 닿을 때가지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그에게서도 작은 신음이 나오자 그녀는 속도를 더 빨리 했다.
"앗! 그만 ...... "
황급히 빼 낸 자지에서는 정말 대포가 발사하듯 희뿌연 액체가 튀어나와 그녀의 젖가슴에 적중했다. 대포는 혼자 벌떡거리며 두어번 더 정액을 뿜어 내는데 그것은 힘이 없이 그저 꿀럭거리며 아래로 떨어졌다.


"엄마야!"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젖통의 포탄에 우선 손이 갔다. 미끌거리면서도 좀 뜨겁다는 느낌이었다. 아까 입속에 넣었던 자지처럼 ...... "
"이제 네 손으로 마저 해줄래? 아직 남았는데 그냥 남겨두면 남자는 병이 생긴대."
그녀는 자지를 움켜 쥐었다. 그리고 아까 입으로 했던 것처럼 마찰을 시작했다.
"좀 더 빨리 ...... "
한 열번쯤 흔들었을까, 손바닥 안의 자지가 더욱 팽창되는 듯 하더니 다시 찍! 하고 정액이 튀어 나왔다. 계속 손을 움직이자 정액은 꾸역꾸역 나왔다.


"아아, 은정아!"
눈을 지그시 감고 있던 그의 입에서 이 말이 튀어 나오더니 그녀의 손을 잡아 멈추게 했다.
"아, 대단하다! 참말로 대단하다!"
동작은 멈추었지만 아직도 자지를 잡은 채 그녀는 놀란 얼굴로 탄성을 질렀다. 그녀의 손은 온통 정액투성이었고 바로 전 그가 언니의 이름을 불렀건만 난생 처음 보는 남자의 사정, 그 관능적이며 역동적인 장면의 감동이 자질구레한 것들을 압도했다.
불쑥 저 대단한 것들이 고스란해 내 몸속에 뿌려졌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자 보지도 짜릿해 오는 것 같았다.


"은숙아! 오늘 고마웠어. 이렇게 마무리 짓는게 좋았지? ...... 우리 모두 잘 참아 낸 거야."
둘 다 옷을 차려입고 여관방을 나서기 직전, 그는 다시 진한 키스를 하고나서 다정스레 말했다.
"고맙다, 오빠야!"
새로운 감격에 그녀는 그를 꼭 끼어 안으며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픔도 상실감도 공포도 없이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뜨겁게 희열의 정점을 맛보게 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자금 온전한 처녀막과 순결을 간직하고 있다. ...... 그런 배려를 해 준 사촌 오빠가 정말 고맙고 더욱 진한 사랑을 느끼게 했다.


그들은 그 후에도 두번을 더 어울렸다.
한번은 지난 겨울방학 때 서울로 올라가서 큰집을 방문했을 때 정규의 방에서 ...... 또 한번은 그가 작은집을 찾아 은숙의 방에서 시도하려다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뜨일까봐 다시 옷을 챙겨 입고 여관방을 찾아 끝냈다.
장소가 어디든 이제 상황은 비슷했다. 처음 경험 때 같은 수치감이나 망설임도 없어져 서로의 행동도 익숙해졌다.
그의 입술은 입술에서 목덜미로, 다시 젖꼭지를 섭렵하고는 정해진 기착지처럼 보지에 머물렀다.
그녀도 스스로 옷을 벗고 남자가 청하기도 전에 자지를 매만지다 그가 자신에게 해준 것처럼 자지 밑둥에서 부랄까지 혀로 훑어주고 입안 가득한 자지에 마찰을 가해 주었다.


은숙의 몸은 남자의 입과 손의 놀림, 뜨거운 숨결이 닿던 첫경험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둘은 언제나 환희에 가득찬 사정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세번 째는 정액을 입안으로 받아 내기도 했다. 첫 정액이 발사되자 그도 놀라 자지를 빼려 했지만 그녀가 꼭 잡고 손놀림을 빨리 해 고스란히 입안에서 사정을 마치게 했다.
비릿하고 혀 끝에 쓴 맛이 느껴지는 그것을 삼킬 수는 없었다. 곧 뱉어내고 양치질을 한 뒤 둘은 다시 키스했다.
같은 행위의 반복되며 처음 같은 거부감이나 두려움은 없어졌고 몸의 반응도 빨리 왔지만 신비함이나 충격이 없어진 것처럼 그녀는 뭔지 모를 아쉬움 같은 것이 남기도 했다.


"야, 참말로 멋진 남자네! 그라고 이 가시나, ...... 니는 완전히 뒤로 호박씨 까고 있었네. 그리 멋진 사랑을 해왔으민서 우리를 깜쪽같이 속인 것 아이가?"
"지금 타 털어 놨잖나. ...... 그라고 그 전에는 남한테 말할 건덕지가 없다고 생각했던기라. 느그는 입만 열마 좆이 크니 적니, 오래 끌었니 빨리 끝났니 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데 내가 끼어들마 얼마나 웃기겠노? 내는 느그들 같은 진짜 섹스를 못해 봤으니까 ...... "
"니, 참말로 맹추가? 내숭부리는기가? ...... 니 몸이 그리 붕뜨고 온몸에 희열이 가득하고 꼭 싸기까지 한다는 기, 그기 바로 오르가슴 아이가? ...... 좆이 직접 들어와도 여자가 그런 기분 느끼기는 정말 드문기라. 안 그렇나?"


숙자의 시선이 동의를 구하듯 달자를 향했다. 달자는 아까 자신의 첫경험을 털어 놓으면서 꽤 많은 빠구리를 해왔으나 열광할 수 없었다는 경험도 밝힌 바 있다.
달자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숙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책에서 보이 서양 여자들도 일생 섹스를 하면서 오르가슴을 느껴 본 사람은 30프로밖에 안된다 카더라. 더구나 그 여자들도 매번 섹스할 때마다가 아니라 평균 7.5회에 한번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니는 백프로 아이가? ...... 그건 그 오빠의 기술이 좋아서겠지만 또 얼마나 나이브하고 착한 남자고. ...... 아, 나도 그런 남자 한번 만나고 싶다. 여자를 빠구리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그렇게 아껴주고 순결도 지켜주는 ...... 그런게 진정한 사랑 아이겠나?"


숙자가 영탄조로 말하며 좌중을 둘러봤다.
나야 적당히 대꾸할 말도 없어 가만히 있었고 은숙은 빙그레 웃기만 했다. 달자가 입을 열었다.
"그기 참말로 진정한 사랑이가?"
"와 ...... ? 어때서 ...... ? ...... 함께 알몸이 되어서도 욕망을 참으며 상대를 지켜 주고, ...... 얼마나 나이브하고 착한 남자고!"
숙자는 같은 말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이해시키려 했다. 그러나 달자는 차분한 말투로 반론을 제기했다.


"내는 그 남자가 너무 이기적이고 용기도 없는 사람 같다."
"무슨 그런 말을 ...... ?"
숙자가 화까지 나는 표정으로 반박하며 동조자를 얻고 싶은지 또 좌중을 둘러봤다.
"갸는 책임을 지고 싶지 않았던 기라. 은숙이 언니 한테야 오랫동안 그런 감정이 지속돼 왔으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갖고 싶었겠지. 하지만 은숙이 한테는 아인 기라. ...... 모험이나 도박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던 기라. 혹 사랑에 눈이 먼 은숙이가 끝까지 매달려도, 두 집안의 누군가 둘 사이를 알게 돼도 갸는 피해나갈 구멍이 있잖나? 내는 은숙이를 건들이지 않았다고 ...... 은숙이는 아직도 처녀막이 멀쩡하다고 ......"


"그기 ...... 그걸 꼭 이기적이니 용기가 없니 하고 꼬집을 끼 있나? 그 오빠도 남잔데 와 욕망이 없겠노? 그런데도 금단이라는 벽 때문에 끝까지 은숙이를 지켜줄라 카는 기 얼마나 가상하노? ...... 아, 나도 그런 남자를 정말 한번 만나고 싶다. 그렇게 열정적이면서 또 도덕심도 자제력도 있는 ...... "
"갸가 도덕적이라면 애초에 은숙이 옷도 벗기지 말아야 한다. 지는 숫처녀 알몸 까놓고 온갖 호작질 다 하고, ...... 지 좆도 빨려가 사정하고, ...... 남자는 좆물 빼마 일단 욕구를 다 채운 것 아이가? 그러이 갸는 모험을 않고도 언제나 실속을 다 채운 기란 말이다."
"사람 따라 생각이 갖가지다. 당사자인 은숙이, 니는 우예 생각했노?"
양쪽의 견해가 팽팽하자 숙자는 은숙에게 동조를 구했다. 은숙은 표정이 좀 일그러진 듯하며 입을 열었다.
"내도 처음에는 숙자, 니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성님 말이 맞다는 기분도 들더라."


지난 봄방학 때, 은숙은 정규가 대구에 사는 큰 고모댁에 들렸다는 말을 들었다. 그녀에게는 아무 연락도 없었고 작은 집을 들릴지 안 들릴지도 몰랐지만 그녀는 오빠를 보고 싶은 열망으로 고모댁을 찾았다.    
정규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맞았고 그의 옆에는 한 여인이 있었다. 정규는 그녀를 대학 후배라고 소개했고 두 여인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지금 고3이라지? 그래, 대학은 무슨 과를 지망할 꺼예요?"
그녀는 상냥하게 말을 걸어 왔지만 은숙은 어떤 대답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을만큼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여자의 직감으로 은숙은 정규와 그녀가 이미 빠구리까지 한 사이라는 것을 느꼈다.


정규가 농담을 하면 살짝 눈웃음을 치며 손등을 꼬집는 것이나, 은숙의 시선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위치에서 그의 손이 자연스레 그녀의 허리를 감다 엉덩이로 내려오는 것만으로도 은숙은 그 둘이 정규와 자신보다 더 깊고 뜨거운 사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규는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고모는 그 둘이 다음달에 정식으로 약혼식도 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집에 돌아 온 은숙은 한동안 방문을 잠그고 펑펑 울었다.
그녀는 배신감도 남을 원망하는 마음도 분노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공허하기만 했다. 사실 그런 대상도 없는 것이다. 그녀도 역시 텅빈 항아리였다.
그 속을 채우려고 그녀는 달자에게 빠구리의 기회를 청했고 거기에 내가 꼽힌 것이다.


"사람이 아이라 참말로 그 사랑이라는 요물이 갖가지다. 니도 그런 상처가 있었구나."
숙자가 팽팽했던 논쟁의 결말이 아니라 화제를 돌리는 것처럼 말했다.
"내사 ..... 반발심 때문인지 오늘 이래 일을 치루고 보이 별로 상처 같지도 않다. 처음에는 원망이나 배신감도 없었는데 한동안은 다시 그 오빠가 미워지고 나도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이 자리잡더라. 그런데 이제 나도 진짜 여자가 됐잖나? 지난 일들도 그저 살아가는 과정에서 격는 일이었다고 받아들여 지는기라. 이제 내도 허망한 상념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갖고 살 수 있다는 기분이다."
은숙의 차분한 말에 나도 격려를 보내고 싶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숙자가 새 화두를 던졌다.


"아, 그 자신감으로 이제 그 오빠한테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겠네. 나도 이제 아다를 깼다. 그러이 책임질 것도 없으이 우리도 진짜 빠구리를 하자 라고 ...... "
"뭐라꼬? ...... 내사 그럴 생각 없다. ...... 절대로 그렇게 약하고 구걸하는 모습은 안 보일끼다."
은숙은 얼굴을 약간 붉히다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나는 그녀가 언젠가는 숙자가 일러준 대로 시도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참, 내 이야기만 늘어 놓느라고 시간을 너무 까 묻네. 성님도 해야, ...... 그 회포를 풀어야 할 꺼 아이가?"
은숙이 무안을 감추듯 하는 말대로 이제 달자와 나는 회포를 풀어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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