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번역 반(反)영웅-(부재: 로얄 블러드) - #7 야릇한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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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가지망생
댓글 0건 조회 1,652회 작성일 17-02-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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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셀롯의 방에서 나온 메이리는 전날 거둬들이지 못한 수건들을 회수해 요새 뒤의 우물가로 향하였다.
수건을 적실 시원한 물을 받고, 전날 쓴 수건들을 빨래감들 사이에 모아두기 위해서 말이다.
 
요새에는 총 2개의 우물가가 존재를 하고 있었다.
바로 주로 식용으로 쓰는 중앙 우물가와 빨래 및 가축들에게 주기 위해 쓰이는 요새 뒷면에 위치한 뒷 우물가가 그것이었다.
 
그렇다면 둘의 물 맛이 다른 것일까?

재밌게도 그건 절대 그렇지 않았다. 둘 사이에 물의 차이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둘 다 같은 지하수를 끌어다 쓰기 때문에 두 우물가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중앙의 우물가가 지하수가 먼저 도달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하지만 사람들은 겨우 그 정도만으로 물의 순위를 매겼다.
그리고나서는 자연스레 암묵적인 룰이 생겼다.
중앙 우물가가 더 깨끗함으로 인간들은 그곳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 때문에 중앙 우물가는 매우 엄중하게 관리가 되고 보호되어지고 있었다. 혹시라도 우물가에 독이라도 퍼지면 요새 안이 매우 위험해지기 때문에 말이다. 또한 그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만일을 대비해 쓰일 비상식수대도 따로 준비 되어져 있었다.
 
알게 모르게 암묵적으로 생겨져 버린 룰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에 대해 불만을 가지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 우물의 용도가 분담이 되어 서로간에 간섭을 하지 않아 매우 편해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그 덕분에 뒷 우물은 일꾼들 이외에는 다른 사람들이 통행을 자주 하지 않는 공간이 되어 일꾼들만이 아는 조용한 휴식터가 되어주었다.
 
(어서 물을 받은 뒤 왕자님께 돌아가야지.)
 
하루종일 란셀롯의 안내를 했음에도 메이리는 지친 기색이 보이질 않았다.
 
(후훗~ 오늘은 왕자님의 도움이 잔뜩 되어 드렸네.)
 
현재 그녀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
그 날은 종일 그녀가 좋아하는 왕자님의 도움이 실컷 되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녀 자신의 안내를 들으며 진지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란셀롯 왕자의 그 눈동자가 아직도 뇌리에 선했다.
 
-두근 두근
 
갑자기 그의 얼굴을 생각하자 가슴이 두근 두근 뛰면서 얼굴이 달아오르고 말았다.
 
"아휴~ 나도 참...왜 자꾸 이러지."
 
겨우 만난지 며칠이 되지도 않았는데도, 그 깡마른 왕자님이 너무나 좋았다.
처음엔 그 볼품없이 다치고, 고문 때문에 병든 모습에 측은함과 동정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의식을 읽은 이틀 동안 그를 보살펴 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허약한 그 모습에 연민의 정을 느껴버렸다.
 
(처음엔 무서운 분인 줄 알았는데...)
 
그가 의식을 깨었을 땐 그 날카로운 눈빛과 차가워보이는 분위기에 그녀는 겁을 집어먹었다.
 
(하지만 아니었어.)
 
실제 그를 접하게 되자, 신화와 불패의 주인공인 란셀롯이 그리 무서운 이가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물론 그건 순전히 그녀가 옛날의 란셀롯을 몰랐기 때문에 생긴 오해였지만 말이다. 그녀가 아는 건 오직 로드리아 저항군에 승리를 가져다주는 미화된 란셀롯 뿐이었다 불패란 것도 그가 진 마지막 패배가 배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로드리아의 국민들은 인정하지 않으려 했고 말이다.)
 
무엇보다 그녀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그의 모습은 메이리로 하여금 모성본능에 눈을 뜨게 하였다.
 
(몸도 편치 않으시니까 내가 꾸준히 곁에 있어 드려야지.)
 
왕자의 전담 메이드가 되었을 때는 자신이 과연 그런 대단한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오직 자신만이 그의 곁에 있고 싶었다. 그런 욕심이 생겼다.
 
(아...왕자님...!)
 
그녀는 깡마르고 거칠지만 따스한 그의 살갖을 생각하자 왠지 모르게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땀을 닦아주면서 처음 만지게 된 이성(남성)의 속살.
비록 그것이 그녀가 상상해보았던 건장하고 튼튼한 근육의 남성의 것이 아니었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리고보니 이 수건엔 그 분의 체취가 묻어 있구나.)
 
품에 안고 있던, 전날 그의 땀을 닦아내느라 쓴 마른 수건을 본 메이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수건을 자신의 코에 가져다 대고 말았다.
 
"흐읍~~."
 
강렬하게 느껴지는 남성의 체취.
비강을 통해 맡게 된 그 비릿한 수컷의 냄새는 그녀의 의식이 순간 붕 뜨게 만들었다.
 
-움찔!
 
아랫배 쪽이 조여오며 묘한 쾌감이 신경을 통해 전해져 왔다.
그녀의 사타구니는 서서히 젖어왔고, 몸은 열기로 인해 빨갛게 달아 올라갔다.
 
(란셀롯님...)
 
그의 냄새를 맡으면서 그를 생각하자 그년 더욱더 야릇한 기분에 빠져들고 말았다.
 
(하아, 하아...너무 강렬해.)
 
땀냄새가 그토록 매혹적인 최음제가 될 줄은 메이리는 미쳐 몰랐다.
물론 그것은 전적으로 그녀가 란셀롯을 좋아하기 때문이었지만 그녀는 그의 냄새에 심취해져 갔다.
 
-중독(中毒)
 
그녀는 중독이 된 듯 그녀는 수건에 배어있는 그의 체취를 탐닉해 나갔다..
 
-어질 어질~
 
"아흐윽~~더이상 서 있질 못하겠어."
 
냄새를 맡는 행위를 반복하자 결국 그녀는 다리가 풀려버렸다..
호흡이 멎어지고 눈동자가 풀려지면서 기분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을 해 엑스타시를 살짝 살짝 맛볼 수 있었다.
 
"헉, 헉, 하아, 하아~."
 
순간 짧은 엑스터시와 함께 심각한 호흡곤란에 빠진 그녀는 결국 다리의 힘이 풀려서 우물가 근처의 바위에 걸터앉을 수 밖에 없었다.
머리가 술에 취한 듯 몽롱했다.
 
"하아 하아~ 정말 빨리 돌아가야 하는데 내가 지금 뭐하는거람..."
 
원망스러운 듯 그러나 사랑스러운 듯 그의 체취가 아직도 잔뜩 묻어있는 수건을 내려본 메이리는 한탄을 내뱉고 말았다.
 
"....흐윽~"
 
마치 변태처럼 그의 냄새를 맡으면서 쾌감을 느끼다니 그녀는 자기 자신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음부에서 흐른 애액이 그녀의 팬티를 푹 적셔버려 마치 오줌을 싼 듯 축축했다.
 
"아아~ 아직도 흐르는 것 같애...어쩌지...?"
 
붉그레 얼굴을 붉힌 메이리는 자신의 추태에 울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런 꼴로는 절대 왕자를 보러 갈 수는 없었다.
 
(왕자님께 가기 전에 먼저 속옷부터 갈아입어야겠네.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 안될텐데...)
 
아직도 왕자의 몸에선 열이 날 것이 분명했다. 그녀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을 것이다.
 
"서두르자."
 
메이리는 지체를 한 만큼 조금만 더 빨리 움직이기로 하였다.
찬 물도 떠야됐고, 빨래감은 우물가 근처 빨래감 모은 곳에 던져 두어야 했으며, 새 마른 수건도 준비해야 했다. 왕자님에게 가기 전 속옷도 갈아 입어야 했으며, 저녁 식사도 주방에서 가져다가 왕자님께 드려야 했으며, 왕자님의 간호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왜 이 수건에선 밤꽃냄새가 희미하게 나는거지? 그리고 이 얼룩은 또 뭐고...?)
 
그녀는 자신을 심취시킨 수건에 대해 메우 소박한 의문을 품어 보았다.
그 수건에는 그의 땀냄새 이외의 다른 뭔가가 있었다.
 
(뭔가 야릇한 냄새인데 말야. 로제타한테 물어봐야 하나?)
 
메이리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길을 재촉했다.
 
결국 그녀는 그 날, 그 의문에의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적어도 친구인 로제타라는 다른 하녀가 그 답을 알려주기 전까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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